EAI는 9인의 일본 전문가로 연구진을 구성하여 총 11년간 11회에 걸친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를 3개의 주제 영역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여론으로 보는 한일관계, 2013-2023> 프로젝트를 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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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IHJ공동기자회견] 제13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 발표

◆ 제13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발표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 Institute: EAI)은 일본의 일본국제문화회관(International House of Japan: IHJ)과 공동으로 “제13회 한일 국민상호인식 조사”를 실시하여, 그 분석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한일 양국 국민 간의 상호 인식 및 신뢰도를 파악하고, 역사 문제, 경제협력 등 양자간 주요 쟁점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심층 진단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양국민의 미국 및 중국에 대한 인식, 자체 핵무장, 대만 해협 문제 등 동아시아 안보 현안에 대한 여론의 비교 분석을 통해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습니다. 본 조사의 상세 결과는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브리핑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으며, 보다 심층적인 분석은 추후 발간 예정인 이슈브리핑을 통해 제공될 예정입니다. ◆ 내외신 기자회견· 일시: 2026년 8월 3일 월요일, 오전 10:30~12:50· 장소: 동아시아연구원 컨퍼런스홀(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7길 1)· 발표: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연세대 교수), 짐보 켄 (API 소장, 게이오대 교수)· 대상: 한국 및 일본 포함한 국내외 방송사, 신문사, 인터넷 언론사 기자· 언어: 한국어(韓國語)-일본어(日本語) 동시통역

EAI-IHJ 2026-08-04조회 : 784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한일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에 대한 ‘미래지향’ 인식 강화: 제13회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 결과 분석

1. 셔틀외교의 핵심 어젠다: 미중 경쟁 시대의 ‘미래지향’ 한일협력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한일관계에 대한 일본 측의 우려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외교 기조 속에서 빠르게 해소되었고, 이재명 정부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정권 사이의 안정적 관계가 형성되었다. 2025년 10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 취임 후 다카이치 총리의 보수주의적 역사인식에 기인하는 한일관계에 대한 우려 또한 실현되지 않았다. 2025년 10월 경주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에서 처음 조우한 양 정상은 2026년 들어 각자의 고향에서(1월에 나라, 5월에 안동)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2025년 8월과 9월에 도쿄와 부산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사이의 정상회담으로 진행되었던 셔틀외교가 2026년에도 안정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자민당 정권 사이의 셔틀외교는 기본적으로 이재명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적극적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 가운데, 양국 정부가 미중 경쟁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2026년 들어 다카이치 정권도 이재명 정부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한 보류적 태도에 부응하면서 조세이(長生) 탄광 희생자의 DNA 감정에 대해 협력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조세이 탄광 이외의 역사인식 문제는 1월과 5월 정상회담에서 핵심적 주제라 보기 어렵다. 1월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발표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 협력의 질을 높이고,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논의했다고 하면서, 조세이 탄광 DNA 감정 이전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다.  “경제안보, 과학기술, 국제규범 형성과정은 물론 인공지능과 지식재산 보호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협력해 나갈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양국이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각자의 강점을 살린 경제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안정과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공동의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역내 안정을 위한 우리의 협력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기반이 되리라 믿습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 성과를 점검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스캠 등 초국가 범죄 대응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양국의 미래 세대가 상호 이해와 신뢰 속에 성장할 수 있도록 청년 세대 간 교류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1]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협력, 안보협력, 그리고 미래사회과제 공동대응 및 생활안전 보호에의 공조를 제시하며, 한일협력이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안정과 번영, 그리고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하는 의의가 있음을 말하였다. 일본 정부의 입장도 큰 차이가 없다.[2] 근린 국가 사이의 상호관계 강화를 넘어서, 양국의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을 아시아 지역질서와 세계질서의 안정과 번영으로 연계시키자는 비전은 ‘미래지향’ 한일협력론의 본질적 논리구조다. 2026년 이재명 정부와 다카이치 정권 사이의 한일협력 논의도 ‘미래지향’ 한일협력론의 논리에 입각해 있으면서, 그 협력의 내용이 미중 경쟁이라는 시대적 여건을 반영해서 업그레이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래지향’ 한일협력론은 오래되었다. 한일관계사에서 ‘미래지향’은 아주 오래된 수사(修辭)이지만, 199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총리의 방한 시에 수행한 국회연설 ‘아시아 속의, 세계 속의 한일관계’ 이래로 본격화된 ‘미래지향’ 한일협력론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渕恵三) 총리 사이의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 완연하게 드러났다.[3] 하지만 ‘미래지향’ 한일협력에 입각한 한일관계는 역사인식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정체성 정치가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의 진전에도 제약을 주면서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4]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이후 20여 년의 한일관계는 양국의 파트너십이 지역질서와 세계질서의 디딤돌이 되는 안정적 ‘미래지향’ 협력 관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더불어 한일 양국의 상호인식에서도 ‘미래지향’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높은 당위적 인식과는 별개로 역사인식 문제를 중심으로 하는 상호 불신과 불만 때문에 ‘미래지향’적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에는 유보적 태도가 컸다.[5] 또한 윤석열 정부 시기 대일정책에 대한 국내 정치화 속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여론도 분열 양상이 나타나면서 ‘미래지향’ 한일협력에 대한 전반적 공감대가 증가했다고 보기 어렵다.[6] 하지만, 2025년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일관계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전반적 입장은 양극화를 넘어서 ‘미래지향’ 한일협력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였다.[7]  2. ‘미래지향’ 한일관계의 인식: 역사-경제-안보 넥서스에서 미중 경쟁 시대 공동대응으로  2026년 7월에 동아시아연구원과 일본 국제문화회관이 공동으로 실시한 <제13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2025년 조사에서의 ‘미래지향’ 한일협력에 대한 한국 국민의 긍정 인식이 보다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추세는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에 대한 인식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2025년 인식조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에서 중점을 두어야 하는 이슈로 ‘경제, 기술, 안보, 환경 분야 등에서 미래지향적 협력 추진’(49.6%)이 ‘역사문제 현안 해결’(31.5%)을 넘어서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흐름은 2026년의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에 대한 응답에도 연속된다.  우선 2026년 인식 조사에서 한국 국민의 85%는 양국 사이의 경제협력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한일 경제협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부정적 의견은 3.3%에 그쳤다(<그림 1>). 물론 한일 역사인식 갈등이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한국 사회의 노재팬 대응이 발생하던 2019-2021년에도 한일 경제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당위적 찬성 응답은 80% 내외에 달하였다. 하지만, 2026년 인식 조사는 한일 경제협력의 강화 찬성 입장뿐만 아니라, 한일 경제협력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 이전보다 선명하게 글로벌 구조변동에 대한 공동 대응 목표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경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850명 중에서, 한일 경제협력의 양자적 상호의존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익 측면을 경제협력 필요성의 원인으로 응답한 비율은 21.2%에 머무른다. 반면에 미중 경쟁 속에서 한일의 경제적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76.8%에 달한다(<그림 2>). 물론 경제협력의 수준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제기하고 있는 ‘한일경제공동체’[8]에 대한 공감도가 크게 나온 점은 인상적이다. 이는 미중 경쟁의 심화 속에서 한일 경제협력이 한국의 경제적 미래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인식 강화는 한일 양국 정부가 글로벌 공급망과 신흥 기술 분야의 기술 협력을 중심으로 경제안보를 경제협력의 중심 테마로 논의하고 있는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2026년 인식 조사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에 대한 한국 국민의 적극적 동의 의견도 확인된다. 물론 한미일 안보협력에 대해 한국 국민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찬성 입장을 보여왔었고, 그 추세는 2026년에도 지속되고 있다(<그림 3>). 하지만, 2026년 인식 조사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에 대한 찬성 응답이 88.9%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찬성 응답률 66.1%를 상회하였다(<그림 4>). 한미일 안보협력보다 한일 안보협력에 대한 긍정 응답이 높다는 점은 유독 특기할 만하다. 한미 동맹에 대한 높은 가치 부여 속에서 일본과의 안보 협력에 대해 유보적이어도 한미일 안보협력에 당위적 찬성 입장을 지속해왔던 패턴의 연속된 흐름으로 보기 어렵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근간이 되는 한미 동맹 그리고 미국에 대한 긍정 인식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 속에서 축소되고 있다(<그림 5>). 한일 안보협력이 한미일 안보협력의 하위 과제로만 볼 수 없는 방향성임을 암시하고 있다. 물론 한국 국민 사이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의 수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현재 수준의 정보 공유에 대한 선호 응답이 41.0%에 이르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유보적인 군수물자 상호 지원 레벨의 협력에 대한 찬성 응답은 21.7%, 한미일 틀 속에서의 동맹 수준의 안보협력으로의 발전에 대한 찬성 응답은 26.2%가 나왔다(<그림 4>). 한일 안보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높은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한일 안보협력 수준에 대한 국내적 공감대 창출은 당장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다.  3. 안보협력과 경제협력에 대한 진영성 인식의 강화 과제  2026년 5월 안동에서의 정상회담 후 청와대 대변인 발표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대통령은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한일·한미일 협력뿐 아니라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하며 공통의 이익을 모색하는 과정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중일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민간 중심의 3국 간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 볼 것도 제안하였습니다.”[9]  한일협력을 한중일협력으로 연계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의 이 문구는 2025년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일본의 존립위기사태 발언으로 시작된 중일 간의 경색 국면을 의식하는 한편 한일 협력을 미중 경쟁 속 진영적 성격으로만 위치지어서는 안 되고 포괄성과 유연성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국민의 세계인식에서 미중 경쟁에 대한 진영성 인식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16년 사드 보복 이전까지 때론 일본보다도 위협으로 인식하지 않던 중국에 대한 안보적 위협 인식은 2026년에는 78.9%까지 증가하였다. 88.4%에 이르는 북한에 대한 위협 인식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그림 6>). 일본 국민의 중국 위협 인식과 동조화 현상이 발견된다.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국 국민은 일본 국민보다 발생 가능성에 대해 더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림 7>). 이와 연관되어 한국 국민 중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한반도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적 확대로 고려하는 인식도 증가하고 있다. 한미일 안보협력에 찬성하는 이유로 한국 국민은 여전히 북한 문제를 가장 크게 제기하고 있으나(76.6%), 중국 부상 견제 필요성에 대해 동감하는 비율(56.6%)과 미국 중심 지역 안보 협력 체제 강화에 찬성하는 비율(30.6%)에 이른다(<그림 8>). 한일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일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진영적 인식에 대한 공감 비율(20.1%)도 상당하다(<그림 2>).  물론 한국 국민보다 일본 국민의 진영 인식이 훨씬 강해 보인다. 한일 경제협력에 있어서도 한미일 협력을 위해 한일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일본 국민의 공감 비율은 한국의 공감 비율을 크게 상회하였다. 안보협력에 있어서도, 일본 국민들은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현재 압도적으로 크게 팽배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한반도 안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 크게 고려하는 한국과 동중국해에서의 안보 불안에 더 크게 고민하는 일본 사이에는 향후 안보협력의 구체적 논의에서 이견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그림 9>).  한일 양국 국민의 중국 위협에 대한 인식 공감대 확대는 미중 경쟁 시대에 한일 협력의 진영적 인식이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상황 속에서 한일협력과 한중일협력의 선순환 추구의 외교정책이 국내적 수용도를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4. 진영외교 넘어 한일협력에 대한 상상력  냉전기에 탄생한 한일관계는 기본적으로 진영외교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으며, 현재 미중 경쟁 속에서 한일협력의 진영성 강화에 대한 찬성 증가가 한일 양국 국민의 여론 속에서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냉전기에도 미중 경쟁기에도 한일 양국 간의 진영외교에 대한 태도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냉전기에 한국이 일본에 비해서 진영외교에 대한 선명성을 지녔던 것에 비해서, 미중 경쟁기에 진영외교에 대해서 일본이 보다 선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10]  2026년 인식조사에서 한일관계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78.8%의 한국 국민과 57%의 일본 국민이 중요한 이유에 대한 응답은 한일협력에 대한 양국 국민의 상상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본 국민은 안보 협력의 필요성을 가장 높게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의 안보 이익 공유 인식은 한국 국민 사이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중 경쟁기에 한일협력에 대한 진영성 인식이 한국 내에서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국 국민 대상의 조사에서만 선택지로 제시되어 있는 ‘강대국 간 갈등 속에서 한일협력은 새로운 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항목에 대한 한국 국민의 30%에 달하는 공감 비율이 눈길을 끈다. 한일협력이 미중 경쟁의 진영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지역질서와 세계질서의 안정성과 포용성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점으로 이어지는 인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상력이 ‘미래지향’ 한일협력에 대한 양국 국민의 인식에서 진영성 인식을 넘어서 그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한일협력이 지역질서와 세계질서의 미래를 견인하는 역할에 대한 외교 구상의 심화와 실행과 더불어, 이러한 상상력의 국내적 인식 제고를 위한 내교(內交)에 대한 정책관여자의 적극적 관심이 중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 <그림 1> 한국과 일본 사이의 경제협력의 미래  <그림 2> 한일 경제협력 강화해야 하는 이유  <그림 3> 한미일 삼각 군사안보협력에 대한 입장  <그림 4> 동아시아 위기 시 한일 안보협력  <그림 5> 미국에 대한 인상  <그림 6>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느끼는 국가/지역  <그림 7> 중국의 대만해협 군사충돌 가능성 전망  <그림 8> 한미일 삼각 군사안보협력에 대한 입장  <그림 9> 대만해협 충돌 시 한국에 미칠 가장 심각한 영향 [1] “한일 관계의 새로운 60년을 기대하며 (2026.1월 한일 정상회담).” 외교부. https://jp.mofa.go.kr/jp-ko/brd/m_1059/view.do?seq=1344872&page=1 [2] “日韓首脳会談.” 外務省. https://www.mofa.go.jp/mofaj/a_o/na/kr/pageit_000001_02697.html [3] 윤석정. 2019. “1990년대의 한일관계와 한일공동선언─ 한일관계의 구조변동에 의한 탈냉전기 협력과 제도화 시도.” 『일본학보』 120: 243-261. [4] 손열. 2018. “위안부 합의의 국제정치: 정체성-안보-경제 넥서스와 박근혜 정부의 대일외교.” 『국제정치논총』 58(2): 145-177. [5] 손열·이정환 편. 2024. 『여론으로 보는 한일관계 2013-2023』. 서울: EAI. [6] 손열. 2024. “정치 양극화에 동요하는 한일관계: 2024년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관계 개선과 여론 분열.” 『EAI 이슈브리핑』, 1-19. https://www.eai.or.kr/project/project_01_view.php?no=9795&project=103 [7] 손열. 2025. “한일관계, 역사문제 해결보다 미래지향적 협력을 원한다: 2025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결과 분석.” 『EAI 이슈브리핑』, 1-19. https://www.eai.or.kr/project/project_01_view.php?no=9829&project=103 [8] “SK会長「経済ルールづくり、日韓主導で」 アジアの未来で鼎談.” 『日本経済新聞』, 2026.06.10. https://www.nikkei.com/article/DGXZQOCB087XV0Y6A600C2000000/ [9] “한일 정상회담.” 외교부. https://jp.mofa.go.kr/jp-ko/brd/m_1059/view.do?seq=1344878&page=1 [10] 윤대엽. 2022. “동아시아의 진영 경쟁과 한일관계: 미소 냉전과 미중 경쟁 비교.” 이정환 책임편집. 『글로벌 구조변동과 한일관계』. 사회평론아카데미.  ■ 이정환_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email protected] 

이정환 2026-08-03조회 : 1066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한일 국민의 시각차: ‘상대국 인상’을 중심으로 제13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 분석

I. 들어가며 2013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 가운데 학계 및 미디어의 주목도가 가장 높은 항목은 상대국에 대한 인상이다. 인상이란 친일, 반일, 친한, 혐한 등으로 표현되듯이 상대국과의 관계로부터 획득한 현상이 마음속에 재현 혹은 감각적으로 표상된 것으로, 이미지 혹은 심상(心象)으로도 불린다. 인상은 특정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태도라는 감정적 형태 즉, 행동의 시점이나 준비태세를 가져온다. 한일관계에서 인상이 분석적 의미를 가지는 것은 상대국 인상이 상대국에 대한 태도, 특히 상대국과의 관계 인식에 영향을 준다는 데 있다. 그간 한일 여론 조사 결과를 둘러 보면 상대국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일수록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하고, 상대국과의 관계에 개선감을 갖게 됨을 알 수 있다.  한국 국민의 일본 인상과 일본 국민의 한국 인상은 2019-20년 양국 정부 간 수출통제와 상호무역보복, 안보갈등으로 이어진 최악의 상황을 겪은 이후 호전되어 꾸준한 상승을 이어왔다. 2026년도 조사 결과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좋은 인상은 2020년 최저점인 12.3%에서 2026년 54.3%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나쁜 인상은 71.6%에서 38.5%로 하락했다. 일본의 경우 좋은 인상은 2019년 최저점인 20.0%에서 2026년에는 35.3%로 상승했고, 같은 기간 나쁜 인상은 49.9%에서 44.1%로 하락했다.  시점을 좁혀 지난 1년 변화를 본다면, 한일 양국은 트럼프 2기 정권의 관세 및 투자 압박, 막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참전 요청, 중국의 경제 위협 등 여러 외부 충격에 직면했고, 국내적으로도 양국은 정권 교체란 커다란 정치변화를 겪었다. 이렇듯 한일관계를 교란할 만한 변수들이 줄이어 돌출했음에도 불구하고 2026년 여론 조사 결과는 전반적으로는 기존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양국 간 상호 인상의 차이도 드러났다. 2026년 현 시점에서 한국의 대일 인상 상승세가 견조한 반면 일본의 대한 인상 개선은 등락을 거듭하며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이래 양국의 상대국에 대한 인상 개선의 동력은 무엇인가? 양국 간 동력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 글은 동아시아연구원과 국제문화회관(International House of Japan)이 2026년 7월 20-21일 공동 실시한 한일 국민 상호 인식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두 차례 회귀분석을 실시하고, 여기서 도출된 변수를 중심으로 상호 인상의 개선 요인을 분석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한국국민의 일본에 대한 인상, 일본에 대한 신뢰도, 한일관계에 대한 평가는 2020년 이래 견고한 상승 추세이다. 일본의 경우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은 2025년 대비 10.5% 포인트 증가를 기록하였으나 전년도 낙폭을 만회한 수준으로서, 전반적으로는 등락을 거듭하는 불안정한 상승세라 할 수 있다. 한국에 비해 일본의 경우 인상 개선의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2. 인상 상승 요인으로서 첫째는 bottom-up 요인인 양국 민간 수준에서의 직간접 접촉(상대국 방문과 대중문화 소비)을 통한 호감도 상승이다. 한일 양국 공히 여행과 쇼핑, 식(食)문화와 대중문화 소비를 많이 할수록 상대국에 대한 긍정 인상이 상승한다. 둘째는 top-down 요인으로서 상대국 지도자 인상이 주요 변인이다. 양국민 공통으로 상대국 정부 지도자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가질수록 상대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이 상승한다.  3. 이상 세 변수로 양국의 상대국 인상 변화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일 인상 호전의 동력이 일본의 대한 인상 호전 동력보다 강한 이유는 상대국 방문과 대중문화 소비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국가 지도자에 대한 인상도 상대적으로 호전된 데 있다. 한편, 현재 이재명 대통령이나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양국 국민이 가지는 인상의 혼란은 상대국 인상 개선을 지체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II. 한일 상대국에 대한 인상 추세  한일 공동여론조사 과거 10년을 돌이켜 보면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상은 2020년을 예외로 하면 견고한 하강 곡선을 그렸다고 볼 수 있다([표 1]). 2017년 56.3%에서 2019년 49.9%로 하락하였으나, 2019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통제로 촉발된 무역분쟁과 안보갈등으로 한일관계가 국교정상화 이래 최악의 상태에 빠지면서 부정적 인상이 급증했다. 그러나 2020년 71.6%를 정점으로 부정적 인상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 2026년 38.5%에 이르렀다. 반면, 긍정적 인상 즉, 호감도는 2017년 26.9%에서 2019년 31.7%까지 상승한 후 2020년 급락하였으나(12.3%), 이후 꾸준히 상승하여 2026년도에는 54.3%를 기록했다. 불과 6년 만에 42% 포인트나 증가하는 엄청난 변화를 이루었다.  일본의 경우,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은 2017년에서 2021년까지 46-49% 정도로 작은 변동폭을 기록한 후, 2023년 32.6%까지 하락하였다. 2025년에는 51%로 급상승하였으나 올해 44.1%로 하락하였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의 경우, 2019년 20%에서 꾸준히 상승하여 2023년에는 37.4%를 기록하여 긍정적 인상과 부정적 인상의 골든 크로스를 이루었다. 그러나 작년에 24.8%로 8% 포인트 급락한 후 올해 35.3%로 10.5% 포인트 급등하여 하락폭을 만회했다([표 2]).  [표 1] 한국 국민의 일본에 대한 인상, 2017-2026.  [표 2]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인상  [표 3] 한국과 일본의 상대국에 대한 인상 비교, 2013-2026  [표 3]은 과거 14년간 한국과 일본의 상대국 인상 추이를 함께 대조하였다. 양자를 비교해 본다면 두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2013년 조사 실시 이래 2023년까지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전반적으로 한국의 일본 호감도 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었다가 2024년 이후 역전되어 한국의 일본 호감도가 상위에 놓이게 된 점이다. 상대국에 대한 ‘좋은 인상’은 2018-19년을 제외하면 일본이 한국보다 줄곧 높았으나 2025-26년 역전되었다. 마찬가지로 ‘좋지 않은 인상’은 2023년까지 10년간 일본이 줄곧 낮았으나 2025-26년 역전되었다.  둘째, 한국과 일본 사이 상대국에 대한 인상 개선의 흐름을 비교해 보면, 한국의 경우 2020년 이래 일본 인상 개선이 뚜렷한 추세로 자리잡은 반면, 일본의 경우는 한국 인상 개선 추세의 기울기가 완만한 데다 다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에 비해 일본의 경우 인상 개선의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가? 보다 구체적으로 2026년 현 시점에서 한국의 대일 인상이 일본의 대한 인상을 따라잡은 요인은 무엇인가? 다시 말해서 2020년 이래 대일 인상 개선의 동력은 무엇인가? 한편, 일본의 대한 인상이 기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III. 2026년 양국 응답자의 상대국 인상 분석  1. 한국 여론의 일본 인상 분석  이 글은 한국 응답자의 일본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식별하기 위해, 일본 인상을 종속변수로 놓고 독립변수를 네 가지 하위 모형으로 분류(일본에 대한 개인적 접촉과 소비, 일본 지도자 및 정부 태도, 일본과의 기능적 협력, 주변국 요인)하여 로짓회귀분석(logit regression analysis)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를 보면([표 4]), 일본 방문 경험, 일본 지도자 인상, 일본 대중문화 소비, 현재 한일관계 평가가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수들은 모두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인상과 정(+)의 관계를 보였다. 한 단위 변화에 따른 평균한계효과는 일본 방문 경험이 가장 크며, 방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없는 응답자보다 긍정적 일본 인상 확률이 평균 23%포인트 높았다. 변수의 전체 척도 범위에서 나타나는 예측 확률 변화는 일본 지도자 인상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지도자 인상이 1에서 5로 높아질 때 긍정적 일본 인상의 예측 확률은 31.8%에서 82.5%로 50.7% 포인트 증가하였다.  미국 인상과 중국 위협 인식 변수는 소규모 모형에서는 높은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으나, 다른 변수들을 모두 포함한 전체 모형에서는 10% 유의수준에서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는 소규모 모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전체 모형에서는 유의성을 상실하였다. 이는 해당 변수들의 설명력이 전체 모형에 추가된 다른 변수들과 일부 중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표 4] 2026년 한국 응답자의 일본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 로짓계수 (Logit Coefficient) 평균한계효과 (Average Marginal Effect) 해석 일본 지도자 인상 (척도: 1-5) .811*** (.09) .117*** (.012) 1단계 긍정적으로 변화할 때 긍정적 일본 인상 확률이 평균 11.7%p 증가. 최저→최고 수준에서 31.8%→82.5%(+50.7%p). 한일관계 평가 (척도: 1-5) .621*** (.12) 0.09*** (.016) 1단계 긍정적으로 변화할 때 긍정적 일본 인상 확률이 평균 9.0%p 증가. 최저→최고 수준에서 36.4%→73.4%(+37.0%p). 일본 대중문화 소비  (척도: 1-5) .509*** (.06) 0.074*** (.008) 1단계 증가 시 긍정적 일본 인상 확률이 평균 7.4%p 증가. 최저→최고 수준에서 43.4%→74.2%(+30.8%p). 일본 방문 경험 (척도: 0-1) 1.508*** (.178) 0.23*** (.026) 방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없는 응답자보다 긍정적 일본 인상 확률이 평균 23.0%p 높음. 주: 괄호 안은 강건 표준오차임. *** p<.01, ** p<.05, * p<.1 표에는 주요 설명변수 가운데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만 제시하였다. 2. 일본 여론의 한국 인상 분석  2026년 일본 응답자의 한국에 대한 인상을 분석한 결과, 한일관계 평가, 한국 대중문화 소비, 한국 지도자 인상, 한국 방문 경험이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유의 변수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과 정(+)의 관계를 보였다. 한 단위 변화에 따른 평균한계효과는 한국 방문 경험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없는 응답자보다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질 예측 확률이 평균 12.0%포인트 높았다. 변수의 전체 척도 범위에서 나타나는 예측 확률 변화는 한일관계 평가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한일관계 평가가 1에서 5로 높아질 때 긍정적 한국 인상의 예측 확률은 13.3%에서 65.4%로 52.1%포인트 증가하였다. 또한, 한일 안보협력 강화는 소규모 모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다른 변수들을 모두 포함한 전체 모형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이 감소하여 10% 유의수준에서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 5] 2026년 일본 응답자의 한국 인상에 대한 로짓회귀분석 주요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 로짓계수 (Logit Coefficient) 평균한계효과 (Average Marginal Effect) 해석 한일관계 평가 (척도: 1-5) 1.111*** (.166) .118*** (.016) 1단계 긍정적으로 변화할 때 긍정적 한국 인상 확률이 평균 11.8%p 증가. 최저→최고 수준에서 13.3%→65.4%(+52.1%p). 한국 대중문화 소비 (척도: 1-5) .65*** (.075) .069*** (.007) 1단계 증가 시 긍정적 한국 인상 확률이 평균 6.9%p 증가. 최저→최고 수준에서 24.4%→58.6%(+34.2%p). 한국 지도자 인상 (척도: 1-5) .55*** (.129) .058*** (.013) 1단계 긍정적으로 변화할 때 긍정적 한국 인상 확률이 평균 5.8%p 증가. 최저→최고 수준에서 25.9%→51.0%(+25.1%p). 한국 방문 경험 (척도: 0-1) 1.057*** (.213) .120*** (.025) 방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없는 응답자보다 긍정적 한국 인상 확률이 평균 12.0%p 높음. 주: 괄호 안은 강건 표준오차임. *** p<.01, ** p<.05, * p<.1 표에는 주요 설명변수 가운데 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만 제시하였다. 미국 인상과 중국 위협 인식 변수는 소규모 모형에서는 높은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으나, 다른 변수들을 모두 포함한 전체 모형에서는 10% 유의수준에서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는 소규모 모형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전체 모형에서는 유의성을 상실하였다. 이는 해당 변수들의 설명력이 전체 모형에 추가된 다른 변수들과 일부 중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IV. 상대국 방문, 상대국 대중문화 소비, 상대국 지도자 인상  흥미롭게도 한일 양국 국민의 상대국 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거의 동일하다. bottom up 요인인 상대국 방문 경험과 상대국 대중문화 소비, top down 요인으로서 상대국 지도자 인상과 현재 한일관계 평가가 공통적으로 꼽혔다. 이 가운데 현재 한일관계 평가 변수는 종속변수(=상대국 인상)와 상호인과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분석에서는 제외하고 나머지 세 변수들로 양국의 인상 변화 및 양국 간 인상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상대국 방문 경험  상대국 방문 경험은 상대국에 대한 직접 경험을 통해 스스로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의 경우, 기성 미디어 매체나 기성 교육 체계 속에서 재생산되는 상대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한다. 식민지 경험에 따른 일본에 대한 열등감과 굴욕감, 도덕적 우월감이 일본에 대한 경쟁적, 비판적, 부정적 감정이나 태도를 형성하고 역사문제 갈등을 통해 증폭되는 경로다(이용희 1970). 이에 반해 일본의 직접 경험은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하는 통로가 된다. 한국 국민은 직접 방문 혹은 뉴미디어를 통한 간접 방문을 통해 일본인의 ‘친절, 청결, 질서를 중시하는 국민성’에 호감을 표시하고 ‘매력적인 식문화와 쇼핑, 여행’을 즐기며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표 6]). ‘상대국 방문 후 좋은 인상으로 변했다’거나 ‘좋은 인상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라고 답한 비율이 84.3%로 압도적인 것은 직접 경험의 영향력을 방증한다.([표 7]).  [표 6] 상대국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된 이유  [표 7] 상대국 방문 후 인상 변화, 2021년과 2026년 비교  일본의 경우도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고정관념이 자리하고 있다. 선진국으로서 한국에 대한 우월감과 식민지 지배관계에 따른 후견주의적 사고, 그리고 한국의 추격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여 형성된 부정적 인상이 존재한다. 배외주의에서 나오는 ‘혐한’은 그 극단이다(석주희 2023). 그러나 직접 방문이나 뉴미디어를 통한 간접 방문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된다. 실제로 ‘한국 방문 후 좋은 인상으로 변했다’거나 ‘좋은 인상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라고 답한 비율은 79.6%에 이르렀다([표 7]). 그 이유로 일본 국민 역시 ‘식문화, 쇼핑, 관광 등 여행지로서 매력’을 1위로 꼽았고, 근소한 차이의 2위로 ‘K-Pop,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의 매력’을, 3위로 ‘한국인의 친근한 모습에 호감’을 꼽았다([표 6]).  2. 대중 문화 소비  직접 방문과 함께 대중문화 소비도 주요 요인이다. 일본에서 드라마, 영화, K-Pop, 패션, 뷰티 등의 인기, 한국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J-Pop, 소설 등의 인기가 상호 인상 향상에 기여하고 있음은 이미 몇몇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손열, 이하연, 2021; 최은미 2025). 2026년 여론 조사도 기존 연구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대중문화가 상대국 인상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반응은 한국에서 82.5%, 일본에서는 87.4%로 압도적이다([표 8]). 또한 주 소비층이 20-30대란 점에서 이들이 양국 사회에서 상대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주 동력이라는 점도 확인된다.  [표 8] 대중문화 소비와 인상 변화, 2022년과 2026년 비교. 이렇듯 민간 수준에서의 방문 및 대중문화 교류가 상호 인상 개선에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양국 사이 상호 교류와 소비의 폭은 대칭적이지 않다. 상대국 방문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으로부터 개방 첫 해인 2022년 기준으로 ‘상대국 방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한국은 38.7%, 일본은 27.6%로서 양국 간 격차가 존재했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국이 71.6%, 일본이 28.8%로서, 한국은 4년 사이 32.9% 포인트로 대폭 증가한 반면 일본은 2.2% 포인트로 미미한 증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격차는 2022년 22.1% 포인트에서 2026년 42.8% 포인트로 확대되었다([표 9]). 이러한 수치를 고려하면 상대국 방문에 따른 인상 개선 효과는 일본보다 한국에 월등하게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표 9] 상대국 방문 경험, 2022와 2026년 비교 대중문화 소비의 경우는 방문의 경우와 다소 다른 패턴이 드러나고 있다. 2022년의 경우, 응답자 중 ‘상대국 대중문화를 즐기는’ 비율은 한국이 18%, 일본이 34.5%로서 일본이 많았다. K-Pop과 K-드라마 등의 인기가 일본에서 지속 확대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2026년에는 한국이 42%, 일본이 29.7%로 한국이 앞질렀다([표 10]). 한국에서 지난 4년간 24%의 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일본 대중문화는 붐을 맞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과 J-Pop이 결합한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체인소 맨> 등이 큰 인기를 끌었고, 일본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이 줄을 잇고 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공동선언을 계기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이루어진 이래 전례 없는 호황기에 들어왔다. 전체적으로 대중문화에 따른 인상 개선 효과는 한국측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표 10] 상대국 대중문화 소비, 2022와 2026 비교 3. Top down 요인: 지도자 인상  상대국 방문과 대중문화 소비는 주로 상대국에 대한 인상 개선 효과를 가져오는 요인이지만, 상대국 지도자 인상은 인상 개선 효과나 인상 악화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는 요인이다. [표 11]에서 보듯이 한국 국민의 일본 총리에 대한 인상 추세와 일본에 대한 인상 추세는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일본 총리에 대한 부정적 인상은 아베 신조 총리 집권기 절정에 이르렀다가 2020년 그의 퇴진 이후 하락하였고, 아베 신조 집권기 극도로 낮은 수준이었던 긍정적 인상 역시 그의 퇴진 이후 꾸준히 상승하였다. 이와 함께 한국 국민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상 추이 역시 2020년을 정점으로 하여 꾸준히 하락하는 한편 긍정적 인상은 꾸준히 상승하였다. 긍정적 인상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서 최고점을 찍었고(32.5%),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로 이어지며 27.3%로 하락했다.  [표 11] 일본 지도자에 대한 인상 일본 총리에 대한 부정적 인상 요인은 대체로 일본에 대한 부정적 인상 요인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표 12]에서 보듯이 ‘상대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게 된 이유’로 한국 국민은 ‘한국을 침탈한 역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기 때문’ 혹은 ‘위안부나 강제동원과 같은 역사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여기서 일본의 역사인식을 문제 삼는 대상은 일본의 일반 대중이라기보다 일본의 지도자이다. 따라서 아베 총리와 같이 일본 지도자가 수정주의적 역사인식을 표출하는 경우 강한 거부감을 보내는 반면, 이시바 총리처럼 전향적 인식을 보일 때 긍정적 인상을 갖게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표 12] 상대국에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 된 이유, 2026 [표 13] 한국 지도자에 대한 인상 한편, 일본 국민은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상의 이유로 ‘일본에 대한 비판이나 반일감정’을 표출하거나 ‘강제동원이나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일간 합의나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를 꼽는다. 역사 인식 자체보다는 역사 문제를 다루는 태도에 부정적 또는 긍정적 인상을 갖는다는 것이다. 한일 위안부 합의가 형해화되고 반일 시위가 거리를 휩쓸었던 시기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반감, 그리고 대일 유화적 접근을 견지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인상은 이런 까닭이다.  이렇게 볼 때, 2025년 일본 국민의 대한(對韓) 인상이 급격히 악화된 원인(부정 인상은 32.8%에서 51%로 급상승)은 한편으로 한국 정정의 불안 즉, 계엄과 탄핵의 혼란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인상이 확산된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 새 지도자로 선출된 이재명 대통령의 야당 당수 시절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으로 형성된 부정적 이미지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작년도 여론조사는 이 대통령 취임 불과 2개월 후인 8월 18-20일 실시되었기 때문에 야당 시절 이미지가 주로 반영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상은 39.2%로 2023년 전임 윤석열 대통령이 기록한 4.1%에서 무려 35.1% 포인트 급등한 수치를 기록했다. 긍정 인상도 32.1%에서 10.5%로 급락했다.  2026년 조사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긍정 인상은 15%로 반등에 성공했고, 부정적 인상도 29.6%로 하락했다. 이는 2025년 8월 23일 일본 방문을 필두로 이시바 총리와 3차례, 다카이치 총리와 5차례 정상회담 등 정상외교를 통한 여러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실용외교를 강조하면서 위안부 합의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국가 간의 약속을 뒤집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고, 역사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협력을 저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일본의 조야(朝野), 나아가 국민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노력했다(손열 2025). 이번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일본 국민은 이 대통령에게서 대일 강경론자 이미지와 실용주의자 이미지의 혼재 속에서 다소 인상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부정적 인상은 이시바 총리의 32.5%에서 43.7%로 상승했고, 긍정적 인상은 32.5%에서 27.3%로 하락했다. 2025년 10월 집권한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매파 정치인이고 아베 신조의 후계자를 자처한 인물이다.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왔고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나 위안부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취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 국민은 다카이치 총리에 부정적 이미지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대중 관계 악화 속에서 한일 관계의 안정화를 위해 역사문제나 영토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관리하는 실용주의적 행보를 견지했고 셔틀 외교를 통해 한국 국민에게 우호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노력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인상 악화가 소폭으로 이루어진 것은 이러한 외교적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경우와 유사하게도 한국 국민들은 다카이치 총리로부터 우익 강경론자 이미지와 실용주의자 이미지가 혼재되어 일종의 인상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V. 나오며  한국과 일본 국민은 상호 인상 개선을 목도하고 있다. 2020년을 전후로 양국 정부가 불신의 소용돌이에 빠져 역사 갈등, 무역 분쟁, 안보 대립을 겪은 결과 국민간 상호 인상 역시 최악의 상태에 빠졌으나, 빠르게 인상의 호전을 이루어 오늘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아래로부터의 요인(bottom up)인 상대국 방문과 대중문화 소비 증가가 견조한 상승을 견인했다. 다른 한편으로 위로부터의 요인(top down)으로서 상대국 지도자 인상은 상대국 인상 개선을 촉진하기도, 지연 혹은 악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지도자 인상은 이념적, 정치적, 국제정치적 요인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한일관계 개선의 이미지에 맞게 지도자 인상 요인들이 구성되었을 때 상대국 인상의 개선을 견인했고 그렇지 않고 인상의 혼란(혹은 불안정)이 일어난 경우 개선이 지연되거나 후퇴했다. 2020년대 한국과 일본 사이 인상 개선의 양상과 속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상대국 방문과 대중문화 소비의 정도의 차이, 그리고 지도자 인상의 혼란 정도의 결과라 볼 수 있다.  한편, 2026년 시점에서 국제정치 변수로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 한미일 안보협력, 한일경제관계, 중국 위협 요인 등은 회귀 분석에서 소규모 모형에서는 유의성을 보였으나 전체 모형에서는 유의성을 잃었다. 그러나 한미일 협력이 궤도에 올랐던 과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상대국 인상에 유의한 설명변수인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트럼프 2기 동맹 불안을 겪고 있는 한일 양국에게 상호 협력 유인이 증대하는 경우 상호 인상 변화가 일어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상대국에 대한 인상 개선이 단순히 관심과 주의의 끌림을 넘어 긍정적, 협력적 태도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은 상호 인상 개선을 위한 전략적 구상을 모색해야 한다. 상대국 방문 기회와 대중문화 교류 기회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간 인적교류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법적,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보다 중요한 과제는 양국의 정치 지도층이 기성 세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신시대가 요청하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인상 요인들을 구성해 가는 일이다. ■  참고문헌  석주희, [여론으로 보는 한일관계 시리즈] ③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로 바라본 혐오 현상과 한일관계.” 2023. 11. 손열, [EAI 이슈브리핑] “한일관계, 역사문제 해결보다 미래지향적 협력을 원한다: 2025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결과 분석. “ 2025.손열, 이하연, [EAI 이슈브리핑] “대중문화 소비가 이끄는 한일 상호 호감도: 경색된 한일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2021.이용희, “한일관계의 정신사적 문제: 변경문화의식의 갈등에 대하여,” <신동아> 1970년 8월호.최은미, [EAI 이슈브리핑] “20·30세대가 견인하는 한일관계의 미래: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로 본 한일관계의 새로운 여론 지형” 2025. ■ 손열_동아시아연구원 석좌연구위원,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이아림_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박사과정.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email protected] 

손열 2026-08-03조회 : 2513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안보 위협과 일본에 대한 전략적 재발견: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로 본 한일 양자 협력 강화에 대한 국민 인식 분석

I. 서론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월 23일 정상회담을 갖고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는 것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이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열렸고, 17년만에 처음으로 회담 결과가 문서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더불어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집권 이전에 보였던 대일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이번 행보는 예상 밖의 전환으로 비춰졌다. 이는 한국 정부가 한일협력 강화와 이를 통한 한미일 삼각 협력 강화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국민들은 한일 협력 강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정부의 이러한 협력 강화 움직임을 받아들일 것인가?   한일 협력은 오랜 기간 역사 문제와 반일 정서로 인해 양자 수준에서 자생적으로 발전하기 어려웠고, 주로 미국을 매개로 한 삼각 협력의 틀 속에서 진행되어 왔다. 이는 냉전기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구축한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s)’ 체제의 산물이기도 하다 (Cha 2009).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한일 협력은 항상 미국의 중재와 설득을 통해서 진전되어 왔고, 한일 관계는 한미일 협력의 약한 고리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자국중심주의적 행보와 동맹 관여 축소는 기존의 ‘허브 앤 스포크’ 모델만으로는 지역 안보 현안을 관리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 행보와 한일 양국이 함께 내세운 협력 강화 메시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그렇다면 한국 대중은 이러한 한일 협력 강화 움직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과거에도 정부 차원에서 관계 개선을 시도할 때 국민이 그에 대한 수용을 거부하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나 반일 시위, 심지어 반정부 시위로까지 이어진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그렇다면 2025년 현재, 이재명 정부가 보여주는 수준의 한일 협력에 대한 인식 전환이 과연 대중들의 인식에서도 나타나고 있는가?   여론은 외교 정책을 직접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지만, 정책 결정자들이 선택 가능한 정책의 범위를 제한하고 정책 수행의 추진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1]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고는 2025년 8월 실시된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자료(N=1,585)를 활용하여 한국인의 한일 양자 안보 협력과 경제 협력에 대한 인식을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북한과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한일 협력 지지와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를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검증하고, 일본 호감도와 미국 신뢰도를 통제변수로 포함하여 그 영향을 함께 살펴본다. 나아가 한일 양자 안보 협력과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 여론의 영향 요인을 비교함으로써, 대중의 위협 인식이 두 협력 구도에 대해 어떻게 차별적으로 작용하는지를 규명한다.   II. 한일 양자 협력에 대한 여론 분포: 긍정 여론이 지배적   [그림 1] 한일 양자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한 입장 회귀분석에 앞서, 한일 양자 협력 강화에 대한 입장 분포를 먼저 검토한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일 양자 협력을 현재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은 “한일간 안보 협력을 지금 수준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보여준다. 전체 응답자의 75.5%가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으며, 부정적 응답은 14.9%에 그쳤다. 세부적으로는 21.1%가 ‘매우 긍정적’, 54.4%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부정적 응답의 경우 12%가 ‘대체로 부정적’, 2.9%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변하였다. 한편 9.6%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 한일 경제 협력은 안보 협력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한일 양국 간 경제 교류와 협력을 지금 수준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5.6%가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이 중 23.6%가 ‘매우 긍정적,’ 62%가 ‘대체로 긍정적’을 선택했다. 한편, 5.9%가 ‘대체로 부정적’, 0.9%가 ‘매우 부정적’을 선택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응답자는 6.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어느 쪽도 아니다’라는 중립적 견해는 7.6%를 차지했다.   [그림 2] 한일 양자 경제 협력 강화에 대한 입장   두 영역을 비교해보면, 경제 협력이 안보 협력보다 약 10%가량 높은 지지를 기록했으며, 부정적 응답과 중립 응답 모두 경제 협력 분야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종합하면, 한국 국민들은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일본과의 양자 협력을 현재 수준보다 강화하는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II. 위협 인식에 따른 한일협력 지지 패턴: 안보 협력과 경제 협력 비교분석   한국인들은 일본을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을까? 본 절에서는 회귀분석을 통해 한일 양자 협력에 대한 높은 지지가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과 상관성을 갖는지 검토한다. 이를 위해 한국의 외교·안보 환경과 관련된 네 가지 인식을 핵심 설명변수로 포함하였다.   첫째,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이다. 북한의 핵 능력 증강이 한일 양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위협인식이 일본과의 협력 강화 필요성으로 이어지는지 살펴본다. 한일 정상들의 공동 발표문에서 한반도 평화와 북한 문제 협력이 양국 협력의 중요 의제로 등장한 바 있다. 한국의 대중들이 이러한 협력방향을 수용하는지 검토한다.   둘째, 한국인들이 일본을 중국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파트너로 인식하는지 검토하고자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을 포함하였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의 73%가 중국을 군사적 위협으로지목한 바와 같이(손열·오인환·이아림 2025), 대중국 위협인식은 북한 다음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위협 인식이 일본과의 협력 지지로 이어지는지를 검토한다.   셋째, 미국에 대한 신뢰도를 통제변수로 포함하였다. 한일 협력이 주로 미국의 주도와 매개로 발전해 온 만큼, 미국에 대한 인식이 일본과의 협력 태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고려하였다. 넷째, 일본에 대한 호감도 역시 중요한 변수이다. 대일 감정이 한일협력이라는 정책에 대한 선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하여 일본에 대한 호감도를 통제하였다. 이 외에도 응답자의 성별, 연령, 이념성향, 소득수준, 교육수준을 통제하였다.   1. 안보 협력: 북한과 중국에 위협을 느낄수록 일본과의 안보 협력에 긍정적   한일 양자 안보 협력 입장에 대한 분석 결과, 북한과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할수록 일본과의 양자 안보 협력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2] [그림 3]은 한일 양자 안보 협력 지지에 대한 네 개 주요 변수의 한계효과를 제시한다. 첫째, 북한을 위협으로 인식할 경우, 한일 안보 협력을 지지할 확률이 16.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그렇지 않은 응답자에 비해 한일 안보 협력을 지지할 확률이 5.2%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2018~2021년 인식조사 분석에서 북한 및 중국 위협 인식이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 지지를 촉진한다는 기존 연구(정상미 2023)를 넘어, 한일 양자 안보 협력 지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대중의 위협 인식은 삼각 협력의 지지 기반일 뿐만 아니라 양자 협력에도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정부의 협력 강화 움직임이 일정 부분 대중적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림 3] 한일 양자 안보 협력: 주요 변수 한계효과   셋째, 미국에 대한 신뢰는 한일 안보 협력 지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이 일본과의 협력을 한미동맹의 연장선상에서, 또는 한미일 삼각협력과 연관 지어 상호보완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넷째,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주요 변수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보였다. 이는 일본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안보 협력이라는 정책 선호에도 강하게 투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25년 EAI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진 응답자가 52.4%로 집계되어, 처음으로 비호감 여론을 앞질렀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손열·오인환·이아림 2025). 앞으로도 양국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지속된다면, 양자 안보 협력에 대한 대중의 수용성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 경제 협력: 중국 위협은 안보 협력보다 경제 협력에서 더 큰 효과   [그림 4] 한일 양자 경제 협력: 주요 변수 한계효과   [그림 4]는 한일 양자 경제 협력에 대한 주요 변수의 영향력을 제시한다. 북한 위협은 한일 경제 협력과도 긍정적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찬성 확률 10.4% 증가), 그 영향력은 안보 협력(16.4%)에 비해 다소 약하게 나타났다. 반면, 중국 위협의 영향력은 안보 협력보다 경제 협력에서 더 큰 것으로 관찰되었다.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할 경우, 한일 양자 경제 협력에 찬성할 확률이 7.2%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국에 대한 신뢰도 역시 긍정적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찬성 확률 3.4% 증가), 그 영향력은 안보 협력에서의 효과보다(8.1%) 감소하였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여전히 높은 설명력을 보였지만, 역시 경제 협력에서의 영향력(16.9%)의 안보 협력 경우(20.5%)보다 감소하였다.   이러한 협력 유형 별 변수의 영향력 차이는 위협의 성격에 따른 대응 논리의 차이를 시사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직접적이고 군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안보 협력에 대한 요구를 더 크게 자극할 수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은 북한 발 안보 위협보다 덜 직접적이며, 경제적 압력과 군사적 부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경제 협력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과의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높은 현실에서, 한국 대중은 일본과의 경제 협력을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방책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경제 협력에서 일본 호감도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은, 경제 영역에서는 대일 감정에 대한 민감성이 더 낮고, 실용적 고려가 더 강하게 작용함을 보여준다.   3. 한일 양자 안보 협력 vs.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 주요변수 한계효과   [그림 5]는 한일 양자 안보 협력과 (빨간색 막대)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 (파란색 막대) 에 대한 각 변수의 영향력을 비교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중국 위협 인식의 영향력 차이이다.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할 때 양자 안보 협력 지지 확률은 5.2%p 증가하는 한편, 삼각 안보 협력 지지 확률은 8.6%p 증가하여 1.7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였다. 이는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데 있어 미국을 포함한 삼각 협력 체제가 더 효과적이라는 대중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한 위협은 양자 협력(16.4%p)과 삼각 협력(16.3%p) 모두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보였으며,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북한 발 위협이 한일 및 한미일 협력 모두의 공통 지지 기반으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나아가 북한 위협 대응을 목적으로 한일 안보 협력을 강화할 경우, 이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일본에 대한 호감은 양자·삼각 협력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으나, 그 효과는 한일 양자 안보 협력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양자 안보 협력이 상대국에 대한 정서적 요인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은 한일 양자 안보 협력보다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설명력을 가진다. 양자 협력은 감정적 요인에 보다 민감한 반면, 삼각협력에서는 구조적 위협 요인의 상대적 중요성이 증가함을 보여준다.   IV. 맺음말   이상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은 함의를 제시한다. 첫째, 북한과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이 한미일 안보 협력 뿐만 아니라 한일 양자 협력에 대한 지지로도 이어진다는 점은, 한국인이 일본을 안보 위협 공동 대응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한일 협력은 주로 미국의 중재와 설득을 통해 삼자 협력의 틀 안에서 진전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 확인된 일본과의 협력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지속된다면, 한일 양자 협력은삼각 협력의 하위 틀을 넘어서 자체적 동력을 가진 협력 축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 5] 한일 양자 안보 협력과 한미일 삼각 안보 협력간 비교 둘째, 한일 양자 안보 협력과 경제 협력 모두에서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큰 영향력을 보였다. 이는 대중의 협력 인식이 안보적 계산 뿐만 아니라 정서적 요인에도 크게 좌우됨을 보여준다. 따라서 한일관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되어 반일 감정이 다시 불붙지 않는다면, 협력 강화에 대한 국민적 수용성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반대로 역사 문제나 기타 갈등 현안이 재차 부상할 경우, 호감도 악화가 협력 지지 약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끝으로, 미국의 자국중심주의 행보가 이어질 경우 대중의 반감과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인의 인식에서 일본과의 협력 필요성을 추동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본 분석에서는 현재 미국에 대한 신뢰와 일본과의 협력 태도가 긴밀히 연동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현 시점에서는 한미일 삼각 협력이 상호 보완적 관계로 인식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향후 미국의 동맹 관여 약화가 심화되거나, 일방적 정책 추진으로 인한 동맹국들의 부담이 가중될 경우, 일본과의 양자 협력을 삼각 협력의 틀 안에서 뿐만 아니라 보완적 축으로 인식하려는 흐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실현 여부는 미국의 대외정책 방향,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 그리고 한일 양국의 관계 관리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손열, 오인환, 이아림 편. "2025년 EAI-API-KEI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및 제12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 분석." EAI 여론브리핑. 동아시아연구원, 2025년 8월 28일. https://www.eai.or.kr/new/ko/pub/view.asp?intSeq=23414&board=kor_issuebriefing&keyword_option=&keyword=&more=   정상미. "안보위협과 대일인식: 한일관계 개선·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에 대한 여론 분석 (2018~ 2021)." 국제정치논총 63, no. 1 (2023): 177-219. https://doi.org/10.14731/kjir.2023.03.63.1.177   Cha, Victor D. "Powerplay: Origins of the US Alliance System in Asia." International Security 34, no. 3 (2010): 158-196.     [1] Richard Sobel, The Impact of Public Opinion on U.S. Foreign Policy Since Vietnam.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1.   [2] 본고에 언급된 모든 결과는 95% ·99%신뢰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갖는다.      ■ 저자: 정상미_국립외교원 지정학연구센터 연구교수.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email protected] 

정상미 2025-09-03조회 : 2186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20·30세대가 견인하는 한일관계의 미래: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로 본 한일관계의 새로운 여론 지형

지난 8월 28일 EAI·API·KEI 공동조사 결과로 발표된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제12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는 한일관계를 둘러싼 여론 지형의 변화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는 가운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 교류의 확산, 실용적 협력에 대한 관심 증가, 그리고 미래지향적 관계 정립에 대한 의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한일관계의 전환점과 앞으로의 한일관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지속가능한 한일협력을 위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하고자 한다.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여론 지형의 변화: 20∙30세대가 견인하는 대일 호감도  전통적으로 한국의 대일인식은 부정적이었다. 1990년대부터 지난 30여년간 이루어진 한국의 대일인식 조사에서 부정인식은 긍정인식보다 높게 나왔고,[1] 이러한 결과는 줄곧 당연하게 여겨져왔다. 그러나 2023년 한일관계의 대전환이 일어나며 양국의 상호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20·30세대가 있다.   이번 EAI에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다음 [그림1]과[그림2]는 EAI에서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3년부터 2025년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의 상호인식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1] 한국의 일본에 대한 인상 (2013-2025)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13-2025)」 결과 참조하여 필자 작성 [그림 2] 일본의 한국에 대한 인상 (2013-2025, 2024 미시행)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13-2025)」 참조하여 필자 작성 [그림1]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한국의 일본에 대한 인식은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올해 조사에서는 처음으로 긍정인식(52.4%)이 부정인식(37.1%)을 넘어서는 ‘골든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그림2] 일본의 한국에 대한 인상은 2023년 여론조사에 비해 오히려 긍정인식은 37.4%에서 24.8%로 하락하고, 부정인식은 32.8%에서 51.0%로 상승하였는데, 이는 지난 해 12.3 계엄사태로 인한 국내 불안정과 한국의 정권교체에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조사 시기가 8.19-8.20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8.23-8.24)과 이시바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에 따른 효과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한편, 한국의 대일인식 변화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세대인식에 기반한 구조적인 변화라는 점이다.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시행한 여론조사 분석을 통해서도 한국인의 대일인식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밝혀진 바 있는데,[2] 이번 조사에서도 이러한 변화 양상이 재차 확인되었다.  [그림 3]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인상 (2025) (연령별)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25)」 참조하여 필자 작성 [그림3]은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인상을 연령별로 나누어 살펴본 것인데, 18-29세까지가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호감도를(62.7%) 보였고, 30-39세가 이를 뒤따르고 있는 것을(57.9%)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비호감도 측면에서 전연령대 중에서 가장 낮은 (18-29세 22.3%, 30-39세 26%) 비호감도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최근 상승하고 있는 한국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를 20·30세대가 견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20·30세대의 높은 대일 호감도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젊은 세대의 ‘문화라는 앵글 속 일본’, 기성 세대의 ‘역사적 관계 속 일본’ 20·30세대는 일본을 볼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다음 [그림4]는 일본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최대 3개)에 대한 응답을 연령별로 나누어 살펴본 것이다. 전체적으로 일본문화와 과거사 갈등이 많은 응답을 기록한 가운데, 젊은 세대일수록 문화, 스포츠 등 ‘문화적 소비와 취미, 즐거움의 대상’으로서, 기성 세대일수록 독도 문제, 과거사 문제 등 ‘한일관계와 갈등의 대상’으로서 일본을 떠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4] 일본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 (최대 3개 선택) (연령별)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25)」 참조하여 필자 작성 20·30세대들은 일본의 식문화(스시, 라멘, 오코노미야키 등)(70.8%)와 대중문화(J-POP, 망가, 애니메이션 등)(50.1%) 등 문화적 요소에서 기성 세대들과 현저히 높은 차이를 나타낸다.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연상하는 일본의 이미지 중 가장 높은 수치와 가장 낮은 수치의 차이를 알아보면, 식문화의 경우, 44.6%p, 대중문화의 경우 45.3%p까지 나타난다. 물론 20·30세대들 또한 독도 문제, 과거사문제 등 갈등 이슈 등을 떠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나, 문화적 요소에 따른 연령대별 차이가 훨씬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는 곧 한일간의 갈등 이슈가 20·30세대들의 대일인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를 압도할 만큼의 일본과의 인적 및 문화 교류의 영향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곧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계기로 본격화된 문화 및 인적교류의 효과성을 입증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태어나거나, 일본 문화가 한국내 정착된 이후 유년기를 보낸 젊은 세대들이 갖는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인식은 일본문화를 금기의 대상으로 삼던 시기에 유년기를 보낸 기성세대의 인식과는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림5]에서처럼 일본 대중문화를 즐기는 정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그 수치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5] 일본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정도 (연령별)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25)」 참조하여 필자 작성 실제로, 이와 같은 문화적 선호는 상대국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진다. 다음 [표1]을 보면,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는 이유에 대해 20∙30세대는 “일본의 식문화, 쇼핑, 대중문화 등”을 가장 큰 이유로 지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문화적 요인 보다는 국민성, 자유민주주의 가치 공유 등 국가정체성 등 보편성과 당위성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1]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는 이유 (연령별) (2개 선택)   생활수준높은 선진국 자유민주주의가치공유 친절/성실국민성 대중문화 식문화/쇼핑 전통문화 제품품질 일본인과의교류 18-29세 29.6 16.0 30.4 39.1 43.5 8.3 15.9 6.8 30-39세 28.1 24.1 30.5 28.1 41.9 5.4 19.6 8.4 40-49세 19.0 16.6 34.0 32.2 35.5 6.5 16.7 5.9 50-59세 20.5 24.6 48.7 13.7 33.5 4.9 24.7 7.2 60-69세 20.3 33.3 62.0 2.6 20.4 6.1 24.1 8.6 70세이상 16.8 38.8 72.8 5.6 15.9 4.1 21.3 16.2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25)」 중 일부 발췌 및 재구성 한편, 인적교류 활성화에 따른 상대국 방문 경험도 이와 같은 긍정적인 인식 형성에 밑거름이 된다. 다음 [표2]은 일본 방문 경험과 최근 5년간 일본 방문 횟수를 연령대별로 나타낸 것이다.  [표 2] 일본 방문 경험 및 최근 5년간 방문 횟수 (연령별)   방문경험 최근 5년간 방문 횟수 있다 없다 1회 2-4회 5회 이상 없다 18-29세 59.3 40.7 37.5 47.8 5.3 9.5 30-39세 59.4 40.6 36.7 36.0 12.8 14.5 40-49세 56.2 43.8 44.3 34.6 7.4 13.7 50-59세 55.8 44.2 34.0 40.0 11.9 14.2 60-69세 69.0 31.0 30.3 40.1 8.8 20.8 70세이상 65.3 34.7 40.1 30.9 6.7 22.3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25)」 참조하여 필자 재구성 일본 방문 경험에 유무가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재방문 수에 있어 20·30세대들이 타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점은 눈 여겨 볼 만하다. 즉, 최근 5년간 2-4회 방문경험은 18-29세가, 5회 이상은 30-39세가 타 연령대 대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젊은 세대들은 역사적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서로를 자유롭게 방문하고, 상대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수용하고 있으며, 이는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 증진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미래 세대의 인식 변화는 미래 한일관계의 긍정적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미래 세대가 바라는 한일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과거’와 ‘미래’ 사이의 균형을 찾는 20∙30세대  일본에 대한 높은 호감도를 보이는 젊은 세대가 자칫 역사 문제에 대해 소홀히 하는 것처럼 볼 수 있지만, 이 세대의 역사문제에 대한 인식은 기성 세대 못지 않다. 비록 역사 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기성 세대보다 낮을 수는 있지만, 사안의 심각성과 문제 해결의 필요성 만큼은 기성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름 [그림6]을 통해 확인할 수 있듯, 한일관계가 지향해야 할 목표에 대해 20∙30세대는 ‘양국간 역사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제시하였다.  [그림 6] 한일관계가 지향해야 할 목표 (2개 응답) (연령별)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25)」 중 일부 발췌 및 재구성 마찬가지로 [그림7]에서 알 수 있듯, 한일교류 발전을 위해 우선 필요한 조치로 “청년세대의 교류확대”와 더불어 “역사인식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한일간 민간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제시하였다. 문화 및 인적교류의 긍정적 효과를 가장 잘 알고 있는 20∙30세대가 교류의 양적 증대 뿐만 아니라, 교류의 질적 향상을 희망하고 있다는 결과가 보여주는 의미를 기성 세대들은 눈 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림 7] 한일교류 발전을 위해 우선 필요한 조치 (최대 3개, 복수응답) 출처: EAI.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2025)」 중 일부 발췌 및 재구성 이처럼 20∙30세대들이 그리는 한일관계는 과거와 미래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관계이다. 청년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적지 않은 교류 속에서 더 많은 교류를 희망하는 갈증을 나타내는 동시에, 단순한 양적 증가보다는 상호 이해를 위한 질적 교류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본다면, 양국간의 불편한 역사문제에 대해서도 회피하거나, 연기하지 않고, 직접 마주하겠다는 젊은 세대들의 의지라고도 볼 수 있다.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겠다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한일 정상간의 약속이 미래 세대의 바램과도 이어지는 대목이다. 활발한 문화 및 인적 교류의 지속적인 확대 속에서도 역사문제에 대한 접근이 병행이 요구되는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앞으로의 한일관계,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방안 한국의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일본에 대한 호감도 증가와 문화 교류의 활성화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여론 지형의 변화 속 한일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변화하는 여론 지형에 대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기반으로 한 방향성 설정이 필요하다. 현재 20∙30세대가 보여주는 높은 대일호감도는 지난 20여년 이상 이어져 온 문화 및 인적교류의 축적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현재의 높은 호감도가 이들이 40대, 50대가 되더라도 지속될 것인지는 담보하기 어렵다. 더욱이 양국 간의 활발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현재 양국 사회의 중추가 되고 있는 40∙50세대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 또한 탐구해 볼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달라지는 여론 지형의 변화를 추적하며, 수치 속에 담긴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인식 또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교류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한일 간의 청년 교류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청년 교류의 확대를 희망하는 청년들의 목소리는 현재 양국 교류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님을 의미한다. 따라서 청년 교류의 확대 뿐만 아니라,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20·30세대의 문화적 친밀감이 한일관계 개선을 견인하고 있는 만큼, 연수, 인턴십, 청소년캠프 등을 통해 청년교류를 늘리고, 양국이 함께 하는 공동 문화행사, 예술 및 스포츠 교류사업 등 제도적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한일간 출입국 절차 간소화의 지속적인 시행, 항공 및 관광 인프라의 청년 지원,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유학 및 단기 방문 지원, 취업 연수 확대 등을 통해 직접 경험 기회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젊은 세대의 교류 활성화 속 세대간 인식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한일관계에 대한 세대적 인식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류와 균형 잡힌 교육, 지속적인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청년 세대에 치우친 한일 교류를 청년과 기성세대간 교류로 확대할 수 있는 세대 통합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청년과 기성 세대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한일 역사 및 문화 캠프, 여행, 공동 포럼 등을 마련하고, 세대간 대화의 장을 마련해 소통을 늘려 세대간 공감을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  넷째, 양국의 젊은 세대가 역사 문제에 대해 상호 이해를 높이고,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 세대가 역사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만큼,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갈등과 반목이 아닌, 화합과 화해의 과정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양국의 비통한 역사에서 시작되었으나, 일본 도자기 문화를 활성화 시키는데 기여한 조선 시대 도공들의 이야기들은 한일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알고, 체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역사 및 문화 교육을 통해 양국간 이해 증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일 청년간 문화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양국 청년 중심의 협력사업 발굴을 제안한다. 대중문화, 식문화, 여행 등은 젊은 세대가 서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야이다. 이를 단순히 즐기는 개인의 취미의 영역에서 벗어나 상호 협력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방송 콘텐츠에서 한일 차세대간 공동 기획 및 제작 프로젝트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국이 함께 운영하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여 디지털 공간에서의 문화 콘텐츠의 접근성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대중문화 콘텐츠의 무단 도용을 감시하는 방안 모색이나, 관련 분야 인재 양성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은 다양하고 다층적인 교류 채널의 확대와 새로운 협력 모델의 실험이 필수적이다. 한일관계의 새로운 여론 지형을 만드는 20∙30세대가 중심이 된 과거와 미래의 균형점을 찾는 열린 사회적 논의가 병행될 때 한일관계는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일관계의 ‘뉴노멀’을 알리는 20·30세대의 구조적 인식 변화와 문화 교류의 영향이 지속 가능한 한일 협력의 기반이 될 것을 기대한다.■   [1] 최은미. 2022. 한국과 일본,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인가. ASAN Report. 아산정책연구원.  [2] 최은미·함건희. 2024. 한국인의 일본 인식(2014-2024). ASAN Report. 아산정책연구원.    ■ 저자: 최은미_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email protected] 

최은미 2025-09-02조회 : 3697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한미동맹 현대화와 국민 여론: 제1회 한미일 국민상호인식조사로 본 주한미군 기능 확대에 대한 한국 대중의 인식과 태도

1. 한미동맹 현대화 논쟁   21세기 들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은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군사력 현대화,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그리고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는 기존의 지역 안보 질서에 구조적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된 안보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양자동맹 구조는 새로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적응과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동맹 현대화(alliance modernization)는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새로운 도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기존 동맹 체제를 개선하고 강화하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미동맹 현대화 논의는 변화하는 지역 안보 환경에 대응하여 동맹의 작전 범위와 전략적 역할을 한반도 중심 체제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존 동맹 관계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동맹의 전략적 지평과 작전 영역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한미동맹 현대화는 다음과 같은 주요 영역을 포괄한다(민정훈 2025). 첫째,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 조정을 통한 전략적 유연성 확보이다. 둘째, 대북 방어 체계에서 한국군의 주체적 역할 확대와 이에 따른 국방비 지출 증대이다. 셋째, 한반도를 넘어 역내 군사적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다.   미국이 추진하는 동맹 현대화의 핵심은 대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주한미군이 한반도 방어라는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지역 차원의 안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한국 내 정치엘리트들의 인식과 평가는 정치적 진영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양지호 2025). 보수 진영은 한미동맹의 틀 내에서 대중 견제를 위한 전략적 유연성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이들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를 근거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공격받을 경우 한국의 자동 참전 가능성을 제시하며,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 자체가 대북 억제뿐만 아니라 주변국 견제 기능을 포함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진보 진영은 한미동맹이 본질적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들은 주한미군의 주둔 목적이 북한으로부터의 공격에 대한 전쟁 억지력과 방위력 제공에 있다고 판단하며, 북한 억지를 위해 배치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표명한다.   중국 견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안보 전략은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새로운 전략 구상 하에서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에 역량을 집중하고, 북한 위협에 대해서는 한국이 보다 주도적으로 대응할 것을 기대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양욱·이경석 2025). 이와 관련하여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에 순환 배치되고 있는 스트라이커 여단 4,500명의 감축 가능성을 제기하는 기사를 게재했으며(Youssef, Ward, and Martin 2025), 워싱턴 내부에서는 주한미군 규모를 약 1만명 수준으로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Kavanagh and Caldwell 2025).   한미동맹 현대화가 한국과 미국의 핵심 의제로 부상한 가운데, 이러한 변화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인식과 태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동맹 정책의 민주적 정당성과 지속가능성은 국민적 합의와 지지에 기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민 여론의 정확한 파악과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본 보고서는 2025년 8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 양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특히 인식 변화를 추동하는 주요 요인들을 규명함으로써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방안과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여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동맹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2. 주한미군 및 한미동맹 역할 변경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그림 1]: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한국에 주둔해 온 주한미군의 핵심 임무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대북 억제에 있었다. 이러한 전통적 역할은 70여 년간 한미동맹의 근간을 이루어왔으며, 한반도 안보 구조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변화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 속에서 주한미군의 기존 임무를 대북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확대해야 한다는 동맹 현대화 논의가 워싱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변화 가능성에 대해 한국 국민들은 어떠한 인식을 보이고 있는가? 2025년 8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중국 견제 강화로의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해 한국 국민의 58.5%가 찬성 의견을 표명하였다(찬성 40.5%, 매우 찬성 18%). 반면 반대 의견은 35.6%로 조사되었으며(반대 29.6%, 매우 반대 6%), 중립적 입장을 취한 응답자는 5.9%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주한미군의 역할 확대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한국 국민들이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어에 국한해야 한다는 전통적 입장에서 탈피하여, 대중국 견제라는 새로운 역할 변경에 대해 전향적 지지를 보이는 인식 전환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 2]: 한미동맹 역할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이의 연장선상에서 한미동맹의 역할에 대한 국민 인식은 어떠한 양상을 보이는가? [그림 2]에 따르면, 한미동맹이 기존의 북한 군사적 위협 대응이라는 전통적 역할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40.1%였다(매우 찬성 10.3%, 대체로 찬성 29.8%). 반면,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는 등 보다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응답자는 55.8%로 나타났으며(매우 찬성 24.4%, 찬성 31.4%) 중립적 의견을 표명한 응답자는 4.1%에 불과했다.   [그림 1]과 [그림 2]의 분석 결과는 한미동맹 현대화 논의에 있어서 중요한 함의를 제시한다. 한미동맹 역할에 대한 국민 인식의 구조적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약 60%에 달하는 한국 국민이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역할이 전통적인 한반도 방어(대북 억제)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이 한반도 중심의 제한적 틀을 벗어나 지역 차원의 포괄적 안보 협력에 대한 수용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3.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인식도: 추동요인들의 이론적 논의   그렇다면 한국 대중의 주한미군 대중국 견제 역할 강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촉발시키는 요인들은 무엇인가? 본 보고서는 (1) 대미 정책인식, (2) 안보 위협인식, (3) 대중 정책인식의 세가지 큰 범주에서 세부 요인들의 영향력을 분석하고자 한다.   3.1. 대미정책 인식과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견해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기능 확대는 미국의 대중국 전략 변화의 결과물이다. 중국의 국력 증강과 함께 전개되는 미중 전략경쟁에서 미국은 중국을 핵심 경쟁국으로 규정하고, 중국의 지역 내 영향력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거부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전경주 2025).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목적에 기반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군사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이 미국에 대한 실질적 도전 수준으로 발전함에 따라, 미국은 중국이 제1도련선 내부에서 군사적 지배력을 구축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역내 미군 배치를 대폭 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 속에서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 변경은 미국의 대만 방어와 직결되며, 중국을 제1도련선 내에서 억제하려는 미국의 핵심 목표와 연결된다(전재성 2025).   대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형성에서 미국에 대한 기본적 신뢰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될 것이라 예측된다. 2025년 8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5%가 미국을 한국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하는 반면, 30.2%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는 미국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안보전략 변화에 대한 한국 국민의 지지 가능성이 높아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의 방어를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 능력에 대한 신뢰도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주한미군의 전통적 역할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는 인계철선 기능이었다. 만약 주한미군의 일부가 대중국 견제 임무로 전환될 경우, 대북억제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한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미국의 핵우산은 대북억제를 위한 한국의 안보 정책의 근간요소이다. 8월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6.5%가 미국의 핵우산이 북한의 안보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34.1%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 전환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한국 국민들의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인식은 안보 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를 통해서도 형성된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은 자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제 기반 재건에 집중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대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는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라는 이중 부담을 지속적으로 안고 있는 상황이다(김학균 2025). 동시에 중국의 저비용 생산구조와 제조업 경쟁력은 미국 제조업의 상대적 쇠퇴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김수언 2025). 이러한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통한 미국 경제의 재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호무역주의적 조치는 동맹국인 한국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고세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하였고, 2025년 8월 1일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약속을 조건으로 상호관세율을 25%에서 15%로 조정했다. 여론조사 분석 결과, 한국의 대미 수출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을 응답자의 81%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국민들의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따른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대한 지지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미국의 고세율 관세를 낮추기 위해서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5.6%가 부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32.8%만이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동맹국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미국의 정책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반감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미국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의 대중국 과학기술 관련 무역 및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대중국 수출통제 정책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7.6%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일방적인 경제정책과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에 대해서 한국 국민들의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관세를 무기로 한 미국의 대규모 투자 압박과 미국의 패권유지를 위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은 대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 역할 변화에 대한 반감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3.2. 안보위협 인식과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견해   한국인들의 안보위협 인식도 대중들의 주한미군 역할 전환 견해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2025년 8월 여론조사에서 한국 국민들은 군사적으로 가장 위협적인 국가로 북한을 선택했으며, 83.6%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북한을 한국 안보에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은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한국전쟁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핵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2022년 9월 북한이 핵무력정책 법령을 채택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선제 사용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 국민들의 대북 안보위협 인식은 대중국 견제 강화를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대한 지지도를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한미군은 대북억제를 위한 핵심 임무를 지금까지 수행해왔기 때문에 대중국 견제로 역할이 변경될 경우 대북억제 태세 약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 대중들 사이에는 북한의 안보위협뿐만 아니라 중국 위협 인식도 상당히 확산되어 있음을 8월 여론조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84%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위협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최근 중국이 서해 잠정수치수역에 구조물을 일방적으로 설치하면서 서해에서 한중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 해양조사선 온누리호가 중국이 설치한 서해 구조물에 접근하자 중국 해경 함정들이 접근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노석조 2025). 또한 중국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중국은 한국방공식별구역이 국제공역이라는 논리로 일방적 진입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이성훈 2024).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국민들의 중국 안보위협 인식 증가는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 강화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안보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기저에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3.3. 대중정책 인식과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견해   마지막 범주는 대중국 정책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인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미국의 한국 대상 관세정책과 대미투자 압박이 강화되면서 한국과 중국 간 경제관계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으로서 한국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의 경제보복과 중국의 부상에 따른 내부 경제체질 변화로 인해 중국이 한국의 핵심 산업 분야 주요 경쟁국으로 부상하면서 한중 간 경제협력이 과거보다 다소 소원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적 압박이 강화되면서 중국과의 경제협력 중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8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3%는 현재 한중 간 경제협력 수준이 적당하다고 응답한 반면, 33% 정도의 응답자들은 한중 간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인식은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 강화에 대한 찬성도를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한중 간 경제협력과 중국의 안보위협을 별개 차원으로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중국과 경제협력은 하되 중국의 군사적 위협은 억제해야 한다는 인식을 국민들이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중국의 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인식이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 강화 인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한국 대중들의 대중국 정책 인식을 형성하는 또 다른 중요 요인은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다. 시진핑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다양하게 제기되어 왔다. 시진핑의 장기 집권을 위해서는 국내 정치세력들의 반발을 무마시킬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이 필요하기에 대만 침공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존재한다.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한반도의 안보 환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중국이 대만과 무력충돌을 할 경우 미국은 대만 방어를 위해 개입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대만 분쟁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또한 중국은 유사시 한국의 개입과 주한미군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과의 사전 논의를 통해 대만 침공 시기에 맞춰 북한의 군사도발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중국의 대만 침공이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운데, 한국 국민의 대다수가 가까운 미래에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72%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중국의 대만을 향한 군사도발이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또한 88%의 응답자들은 대만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이 한국의 국익에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국민들의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 인식과 대만해협이 한국에 미치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대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찬성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4.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인식도: 추동요인들의 실증적 분석   한국 대중들의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인식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요인들의 실증적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서, 본 보고서는 양적분석 방법을 사용하였다. [1] 앞서 설명한 한국 국민들의 대중국 견제 강화를 위한 주한미군 역할 변경 찬성도를 종속변수로 설정하였다. 독립변수들은 위에서 설명한 세 가지 범주-(1) 대미 정책인식, (2) 안보 위협인식, (3) 대중 정책인식-에 속하는 요소들로 설정하였다. 대미 외교정책 인식 관련 독립변수들로는 한국의 파트너로서의 미국의 신뢰도,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핵우산 신뢰도, 한국에 부과된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인식도, 관세비율 삭감에 따른 미국의 대미 투자 압박에 대한 인식도, 그리고 미국의 한국 대중 수출통제에 대한 인식도를 포함했다. 안보위협 인식 관련 독립변수들로는 북한과 중국의 안보위협도를 설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대중 외교정책 인식 관련 독립변수들로는 한중 경제협력 인식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 대만해협 위기가 한국의 국익에 미치는 영향도로 설정하였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표 1]: 실증분석 변수설정종속변수 주한미군 역할 변경 찬성도독립변수  대미정책 인식관련   -핵심 파트너로서 미국의 신뢰도   -미국의 핵우산의 신뢰도   -미국의 관세부과 인식도   -미국의 대미투자 압박 인식도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인식도  안보위협 인식관련   -북한 안보위협 인식도   -중국 안보위협 인식도  대중정책 인식관련   -한중 경제협력 중요도   -중국의 대만침공 가능성  -대만해협 위기의 영향도 통계분석 결과 [2]는 다음과 같은 주요 발견사항을 보여주고 있다([그림 3]). 첫째, 대미 외교정책 관련 독립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관세비율 삭감에 따른 미국의 대미 투자 압박에 대한 인식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독립변수들의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statistically significant)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중에서 미국 신뢰도 및 미국의 핵우산 신뢰도의 계수는 모두 양(+)인 반면, 미국의 관세정책과 대중국 수출통제에 대한 인식은 모두 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증적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한국 대중들은 미국을 한국의 중요한 파트너로 신뢰할수록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강화를 위한 역할 변경에 찬성한다는 의미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핵우산을 신뢰할수록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찬성한다. 이와 반대로, 한국에 부과하는 미국의 고율의 관세정책을 부정적으로 생각할수록 미국의 주한미군 역할 변경을 반대하고, 한국의 대중 무역수출 통제가 부적절하다는 인식이 강할수록 대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활용을 반대한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앞서 설명한 이론적 논의를 뒷받침하는 실증적 근거이다. 하나의 예외적인 사항은 미국의 대미투자 압박에 대한 인식도가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둘째, 안보위협 인식 관련 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북한 위협인식 변수와 중국 위협인식 변수의 계수들은 각각 음(-)과 양(+)으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 먼저 북한 위협인식도가 커질수록 대중국 견제를 위한 역할 변경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 위협인식도가 커질수록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 역할 변경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증적 결과는 앞서 논의한 이론적 설명을 뒷받침하는 결과이다. 셋째, 대중 외교정책 관련 독립변수들의 영향력을 살펴보면, 대만해협 군사충돌 가능성의 계수만 양(+)이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는 중국의 무력 침공 가능성을 높게 인식하는 국민일수록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찬성하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앞선 이론적 논의와 달리 한국 국민들의 한중 경제협력에 대한 인식과 대만해협 군사위기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은 주한미군 역할 변경 인식도 변화에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3]: 인식변화 결정요인 분석변수   마지막으로 응답자들의 인구통계학적 변수들 중 성별, 정당 지지도 변수들의 계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일수록 주한미군 역할 변경을 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응답자들은 초당파적으로 주한미군 역할 변경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국민들의 초당파적 지지는 당파성에 따른 정치엘리트들의 명백한 입장 차이와 매우 상반되는 결과이다. [3]   지금까지 각 변수들이 주한미군 역할 변경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통계적 유의성으로만 확인하였다면, 각 변수들이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은 어떠할까? 먼저 미국이 한국에게 있어 중요한 파트너라는 국민의 신뢰도가 한 단계 상승할수록(one-unit increase)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 찬성도가 3.6%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높아질수록 중국 견제를 위한 주한미군의 임무 변경 찬성도가 4.8%p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미국의 불공정한 관세 부과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도가 높아질수록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대한 찬성도는 8%p 감소했으며, 미국의 대중국 압박을 위한 한국의 대중 수출통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가 강해질수록 주한미군 역할 변경의 찬성도도 4.4%p 하락하였다. 대미 외교정책과 관련해서 주한미군 역할 변경 인식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는 미국의 관세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향후 주한미군 역할 변경을 추진함에 따라서 한국 국민의 동의를 높이고자 한다면 자국의 이익을 위한 한국의 경제압박 정책들을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안보위협 인식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중국 위협인식이 북한 위협인식보다 주한미군 역할 변경 찬성도에 훨씬 큰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위협인식도가 증가할수록 대중국 억제를 위한 주한미군 역할 변경 찬성도가 8%p 증가하는 반면, 북한 위협인식도가 증가할수록 주한미군 역할 변경 찬성도는 3%p 하락하였다. 중국이 한국에 미치는 안보위협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 가능성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우려가 상승할수록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강화 역할에 대한 찬성도가 5.2%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5. 정책적 함의 및 제언   대중국 견제 강화를 위한 주한미군 역할 변경 논의가 한국과 미국 간의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 구조 속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대전략 하에 한미동맹 현대화가 논의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주한미군 임무 변경이 자리잡고 있다. 6.25전쟁 이후 주한미군은 70여 년간 한국 방위의 핵심 역할을 담당해왔다. 인계철선 병력으로서 북한의 군사도발을 억제하는 중대한 임무를 지금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주한미군이 대중국 견제로 임무를 변경할 경우 한국 안보정책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미중 패권경쟁이 지속될수록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이 가속화될 것이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역내 동맹국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안보정책 나아가 외교 전반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주한미군 임무 변경에 대한 국민 인식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구조적 맥락에서 본 보고서는 한국 대중들이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떠한 견해를 갖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를 추동하는 세부 요인들을 살펴보았다. 동아시아연구원이 성인 1,5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중국 견제에 대한 주한미군의 임무 변경을 6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점은 한국 국민들이 초당파적으로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를 지지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 국민들이 앞서 설명한 지정학적 현실을 인식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군사적 팽창에 따른 안보위협을 국민들이 체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안보위협 인식도와 중국의 대만 무력통일에 대한 우려가 한국 국민들의 주한미군 대중국 견제 역할 강화 지지를 이끄는 핵심 요인이다. 인도태평양 지역과 서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이 확장될수록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찬성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국민들이 한미동맹이 미중 전략경쟁 심화라는 지정학적 변화에 맞춰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하는 데 동의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미국의 변화하는 대전략 속에서 주한미군 임무 변경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 대중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증대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속에서 보다 견고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핵우산을 한국에게 제공해야 한다. 미국의 확장억제 신뢰도를 강화하기 위해 한미가 2023년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도 불구하고, 미국 핵우산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대중국 억제에 활용하고자 한다면, 한국 국민들이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확장억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둘째,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동맹국 대상 관세정책을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자국 이익만을 추구하는 미국의 관세정책은 패권국이자 동맹국으로서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이 인식해야 한다. 나아가 중국의 과학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동맹국들의 대중국 수출 및 투자를 제한하는 미국의 외교정책도 주한미군 역할 변경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반감을 오히려 증대시킨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결국 미국이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역할 강화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보 분야에서의 신뢰성 제고와 경제 분야에서의 상호 이익을 고려한 정책 조정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한미동맹이 미중 전략경쟁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   참고문헌   김수언. 2025. "[김수언 칼럼] 트럼프, 왜 美 제조업 부활에 목매나" 『한국경제』. 7월 29일.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72996771 (검색일: 2025.8.27.)   김학균. 2025. "약달러, 무역 불균형 해결 못하고 자산버블 만들어" 『경향신문』. 7월 17일.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72054005 (검색일: 2025.8.27.)   노석조. 2025. "[단독] 서해 구조물에 온누리호 접근하자 中 함정 등 5척이 둘러쌌다" 『조선일보』. 6월 27일. (검색일: 2025.8.27.)   민정훈. 2025., "'한미동맹 현대화'의 주요 내용및 정책적 고려사항" 『IFANS FOCUS』 외교안보연구소. 8월 11일. https://www.ifans.go.kr/knda/com/fileupload/...=1716011922677052&fileSn=1 (검색일: 2025.8.27.)   양욱·이경석. 2025. “한미동맹의 전환 요구와 한국형 핵공유의 필요성” 아산정책연구원 이슈브리프 No. 2025-23. 8월 12일.https://asaninst.org/bbs/board.php?bo_table=s1_1&wr_id=539 (검색일: 2025.8.27.)   양지호. 2025 "'동맹 현대화' 질문에, 안규백 "주한미군 주둔, 북한 억지 목적"" 『조선일보』. 8월 26일. https://www.chosun.com/politics/diplomacy-defense/2025/08/25/A2N7ZZHPOFGNVDSE7DDF3Q2CHM/ (검색일: 2025.8.27.)   이성훈.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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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3. https://www.wsj.com/world/asia/u-s-considers-withdrawing-thousands-of-troops-from-south-korea-725a6514 (검색일: 2025.8.27.)   부록   [부록 표 1]: 로짓회귀분석 표모델 1모델 2모델 3모델 4종속변수: 대중국 견제강화 주한미군 역할 변경 찬반대미 정책 모델안보위협 모델대중 정책 모델전체모델미국인식: 신뢰가능국가(+).16***(.05).18***(.06)미국 핵우산인식: 한국방어 충분(+).22***(.05).24***(.05)미국 동맹국의 고율관세 부과: 반대(+)-.35***(.07)-.4***(.07)미국 고율관세 삭감 대신 대미투자: 반대(+).07(.06).09(.06)미국 동맹국의 대중 무역수출 통제: 반대(+)-.3***(.06)-.22***(.06)북한 위협인식: 위협적(+)-.06(.06)-.15**(.07)중국 위협인식: 위협적(+).46***(.07).4***(.08)한중경제협력: 강화(+)-.28***(.09)-.06(.09)대만해협 군사충돌 가능성: 가능(+).35***(.06).26***(.06)대만해협 위기의 영향: 한국국익에 중요(+)0(.07)-.06(.07)성별: 여성(+)-.35***(.11)-.27**(.11)-.31***(.11)-.24**(.12)나이0(0)0(0)0(0).01*(0)학력.01(.06)-.05(.05)-.06(.05)-.01(.06)소득0(.02)-.02(.02)-.01(.02)0(.02)정치성향: 보수성향(+).11***(.03).16***(.03).15***(.03).1***(.04보수정당 지지자(국민의힘, 개혁신당).3*(.17).53***(.16).52***(.16).3*(.17)진보정당 지지자(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25*(.14).23*(.13).29**(.13).32**(.14)상수.76(.59)-1.38***(.5)-.62(.54)-1.26*(.73)N1585158515851585Log Likelihood-952.77-1003.02-1001.13-920.22괄호 안은 강건표준오차(robust standard error)를 나타냄 *** p<.01, ** p<0.05, * p<0.1   [부록 표 2]: 기술통계표NMeanSDMinMax대중국 견제강화 주한미군 역할 변경 찬반1585.590.4901미국인식15853.481.1315미국 핵우산인식15853.291.1215미국 동맹국의 고율관세 부과15853.921.0015미국 고율관세 삭감 대신 대미투자15853.31.1015미국 동맹국의 대중 무역수출 통제15853.281.1915북한 위협인식15854.050.9815중국 위협인식15854.030.9115한중경제협력15852.180.6613대만해협 군사충돌 가능성15853.721.0315대만해협 위기의 영향15854.230.8515성별15851.50.5012나이158551.316.421991학력15854.461.0716소득15854.942.60111정치성향15855.152.01010보수정당 지지자(국민의힘, 개혁신당)1585.240.4301진보정당 지지자(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1585.420.4901   [1] 종속변수는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찬성도로, 역할 변경을 찬성한다는 응답들(찬성, 매우 찬성)을 1로 코딩하였고, 반대(반대, 매우 반대) 및 중립의 응답은 0으로 코딩하였다. 본 분석의 종속변수가 더미(dummy) 변수이기 때문에, 강건표준오차(robust standard error)를 활용한 로짓회귀분석(logit regression analysis)을 사용하였다. 다수의 독립변수들을 동시에 통계분석에 사용할 경우 독립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으로 인해 정확한 통계분석 결과를 도출하지 못할 수 있다. 다중공선성 문제가 통계분석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분산팽창계수(VIF: Variance Inflation Factor)를 계산한 결과, 모든 변수들의 평균 VIF값이 1.35로 나타났다. VIF값이 1.35인 경우 낮은 수준의 다중공선성을 의미하며, 통계모델의 추정결과를 신뢰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2] 특정 독립변수의 90% 또는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해당 변수는 종속변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특정 독립변수의 90% 또는 95% 신뢰구간이 0을 기준으로 우측에 위치할 경우, 종속변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영향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특정 독립변수의 90% 또는 95% 신뢰구간이 0을 기준으로 좌측에 위치할 경우, 종속변수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음(-)의 영향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3] 단 보수정당지지자 변수에 대한 계수는 90% 신뢰구간    ■ 저자: 이경석 _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email protected] 

이경석 2025-09-01조회 : 3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