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나 진주교대 교수는 21대 대선에서 재현된 20대 유권자 내 ‘젠더 분열’ 현상이 일어난 원인을 분석합니다. 김 교수는 20대 남성은 보수, 20대 여성은 진보로 갈리는 이러한 균열 현상이 사회-문화적 이슈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하며, 이 같은 젠더 분열이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나아가 저자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과 동인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하기 위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Ⅰ. 서론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2030 청년 세대 내에서 성별에 따라 엇갈린 정치 후보 선택이었다. 2022년 대선 직후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20대 남성 약 58.7%가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반면, 20대 여성의 약 58%가 진보 성향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여 투표 선택의 뚜렷한 성차를 드러냈다. 이와 같은 청년 세대 내부에서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정치 성향의 차이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서도 반복되었다. 2030 여성이 4050 기성 세대와 함께 집회 현장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던 반면 동세대 남성들은 소극적인 참여도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와 그 공백으로 인해 치러진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어땠을까?
<그림 1>과 <표 1>은 20대 남녀의 엇갈린 표심이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재현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림과 표를 살펴보면, 20대 남성의 경우 김문수(43.3%), 이준석(34.4%), 이재명(20%), 권영국(2.2%) 순으로 투표한 반면, 20대 여성의 경우 이재명(66%), 김문수(21.3%), 이준석(8.5%), 권영국(4.3%) 순으로 선택해, 성별에 따라 투표 선택의 차이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20대 남성은 보수 성향 후보에, 20대 여성은 진보 성향 후보에 표가 집중되는 경향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다시 <그림 2>와 <표 2>를 살펴보자. 20대 남성 중 약 77.8%가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등 보수 진영에 투표한 반면, 진보 진영의 이재명 후보와 권영국 후보에는 22.2%만이 표를 던졌다. 이에 비해 같은 20대 여성은 진보 진영에 70.2%가량의 표를 몰아주었고, 보수 후보에 대한 지지는 약 29.8%에 불과했다.
이러한 청년 세대 내부의 성별 분화 현상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차이가 완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30대에서는 남성이 51.6%를 보수 진영에, 여성은 66.7%를 진보 진영에 지지했고, 나아가 중장년층에서는 이러한 남녀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40대와 50대는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진보 진영 후보를 지지했으며, 60대와 70대 이상에서도 남녀 모두 보수 진영 쪽으로 기운 모습을 보였다. 요컨대 연령대가 낮은 세대일수록 성별에 따른 투표 선택의 차이가 보다 명확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발견되었다.
<그림 1>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표 1>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
이재명 |
김문수 |
이준석 |
권영국 |
합계 |
|
20대 |
남성 |
20 |
43.33 |
34.44 |
2.22 |
100 |
여성 |
65.96 |
21.28 |
8.51 |
4.26 |
100 |
|
30대 |
남성 |
48.39 |
33.33 |
15.05 |
3.23 |
100 |
여성 |
66.67 |
30.77 |
2.56 |
0 |
100 |
|
40대 |
남성 |
68.75 |
24.11 |
4.46 |
2.68 |
100 |
여성 |
70.8 |
23.89 |
4.42 |
0.88 |
100 |
|
50대 |
남성 |
68.53 |
27.27 |
2.8 |
1.4 |
100 |
여성 |
65.35 |
29.92 |
4.72 |
0 |
100 |
|
60대 |
남성 |
46.72 |
50 |
2.46 |
0.82 |
100 |
여성 |
53.08 |
44.62 |
2.31 |
0 |
100 |
|
70대~ |
남성 |
23.71 |
71.13 |
5.15 |
0 |
100 |
여성 |
37.61 |
57.9 |
2.75 |
1.83 |
100 |
<그림 2>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범진보 VS. 범보수)
<표 2>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범진보 vs. 범보수)
|
|
진보 성향 후보 |
보수 성향 후보 |
합계 |
20대 |
남성 |
22.22 |
77.77 |
100 |
여성 |
70.22 |
29.79 |
100 |
|
30대 |
남성 |
51.62 |
48.38 |
100 |
여성 |
66.67 |
33.33 |
100 |
|
40대 |
남성 |
71.43 |
28.57 |
100 |
여성 |
71.68 |
28.31 |
100 |
|
50대 |
남성 |
69.93 |
30.07 |
100 |
여성 |
65.35 |
34.64 |
100 |
|
60대 |
남성 |
47.54 |
52.46 |
100 |
여성 |
53.08 |
46.93 |
100 |
|
70대~ |
남성 |
23.71 |
76.28 |
100 |
여성 |
39.44 |
60.55 |
100 |
Ⅱ. 20대 남녀, 이념 성향과 정당일체감의 차이
투표 선택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설명 요인 중 하나는 유권자의 정치 이념 성향과 정당일체감이다. 20대 남녀 사이의 뚜렷한 후보 선택의 차이는 <그림 3>의 이념 성향과 <그림 4>의 정당일체감의 양상과 상당히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의 주관적 이념 성향(진보, 중도, 보수)과 <그림 4>의 정당일체감을 세대-성별 인구집단으로 구분지어 살펴보면, 특히 20대 유권자 내에서 성별에 따른 이념 차이가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유권자의 이념 성향은 응답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이념 성향을 판단하도록 11점 척도로 물어본 후 진보(0~4), 중도(5), 보수(6~10) 세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정당일체감은 응답자가 평소 지지하거나 가깝게 느끼는 정당에 대해 물어본 결과이다.
1. 성별에 따라 다른 20대의 이념 성향: 20대 남성은 보수, 20대 여성은 진보
<그림 3>을 보면, 20대 남성 응답자의 51.9%가 스스로를 “보수 성향”이라 판단했고, “중도”(27.8%), “진보”(20.4%)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20대 여성 중 42.1%는 “진보 성향”을 선택했고, “중도”(38.6%), “보수”(19.3%) 순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20대 내에서 남성은 절반 이상(약 52%)이 보수 쪽으로 기울어 있는 반면, 여성은 약 42% 수준이 진보 성향을 선택해 이념 경험이 성별로 확연히 엇갈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이념 성향의 차이가 중장년층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앞서 살펴본 투표 선택의 세대-성별 집단별 특징과 매우 유사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2. 정당일체감: 남성은 개혁신당 또는 국민의힘, 여성은 민주당에 결집
<그림 4>를 살펴보면,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평소 지지하거나 가깝게 느끼는 정당은 ‘개혁신당’(44.7%)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국민의힘’(30.6%), 그리고 ‘더불어민주당’(21.2%) 순이었다. 나머지 정당(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은 총 4% 안팎에 머물렀다. 반면에, 반면 20대 여성이 일체감을 가지고 있는 지지 정당의 경우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응답이66.7%로 압도적이었으며 다른 지지 정당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었다. ‘국민의힘’(13.1%), ‘조국혁신당’(9.5%), ‘개혁신당’(7.1%), ‘진보당’(3.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종합적으로, 20대 남성은 상대적으로 범보수 계열 정당(개혁신당, 국민의힘)에, 2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으로 결집하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세대 내부의 이념 성향 및 정당일체감의 젠더 격차는3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50대 남녀는 스스로를 ‘진보’로 분류하는 비율이 대체로 높게 나타나며, 정당 지지도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넘는다. 반면 70대 남녀는 공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우세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요컨대 앞서 살펴본 투표 선택의 세대-성별 집단별 특징과 이념 성향, 그리고 정당일체감은 매우 유사한 패턴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청년 세대 내부의 이념 및 정당일체감의 성별 차이는 단순한 투표 선택 차원이 아니라 한국 정치의 분할선(cleavage)이 적어도 청년 세대 내에서 젠더를 중심으로 향후 재편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 3> 세대-연령별 이념 성향 차이
<그림 4> 세대-연령별 지지정당 차이
Ⅲ. 20대 남녀, 성평등 정책에서 이념 차이는 최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대 남성은 주관적 이념 성향에서 대체로 보수로, 20대 여성은 진보로 분류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렇다면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차원에서 진보 또는 보수적 입장을 드러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을 ‘보수’라고 정의하더라도, 경제적 보수(정부의 시장 개입 및 재분배 정책 반대)와 사회문화적 보수(가부장주의 및 전통 질서 옹호)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20대 유권자들이 스스로를 진보 혹은 보수로 규정할 때, 어떤 가치관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지 분석해야 한다.
<표 3>에는 6개의 진술이 나열되어 있다. 이 진술들에 대해 응답자가 1(전혀 동의하지 않음)부터 5(매우 동의함)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 진술 2, 4, 5번의 내용은 점수가 높을수록 ‘보수적 태도’라고 볼 수 있는 반면에 진술 1, 3, 6번은 내용을 보면 “동성애자, 소수자 권리 보장 필요”(1번), “기후 위기 대응 적극 추진”(3번), “여성 차별 해결”(6번)과 같이, 동의 점수가 높을수록 오히려 진보적 성향을 뜻한다. 따라서 한 방향으로 일관된 해석을 위해 1, 3, 6번 진술의 경우 역코딩을 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보수적인 성향이 되도록 점수를 부여하였다.
참고로 동성애자, 외국인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는 ‘사회적 평등’과 ‘다양성 존중’을 중시하는 진보적, 자유주의적 입장과 관련 있는 반면에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쪽은 ‘전통적 가치’나 ‘사회적 안정’을 우선시하는 보수적 성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음, 북한을 적대시하며 안보 위협을 강조하고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은 한국 정치에서 전통적인 보수로 분류되며 ‘강력한 국가 및 권위주의적 통제’를 선호하는 특징을 가진다. 반면 북한에 대해 사회문화 교류와 평화적 접근을 선호하는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로 분류된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방식에 있어서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자는 주장은 ‘공동체적 책임’을 중시하고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진보 및 환경주의적 태도를 반영하는 데 비해, 자유 시장 경제의 논리를 강조하며 환경 규제를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규제로 반대하는 입장은 보수적 관점으로 간주될 수 있다.
기업 경쟁력과 시장 유연성이 노동권 개선보다 중요하다는 입장 역시 복지국가와 노동자 보호를 중시하는 좌파, 사회민주주의 입장과 대비되는 보수적 태도에 가깝다. 능력주의적 보상을 당연시하고 결과적 불평등을 수용하는 입장은 보수적 시각인 반면, 과도한 격차를 부정하고 결과적 평등이나 재분배를 옹호하는 태도는 진보적 시각으로 간주된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성차별 해소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구조적 불평등 해소’와 ‘사회정의’에 방점을 찍는 페미니즘적 입장이며 진보적 태도에 가깝다. 반대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자율 및 개인 책임’과 자유시장적 해법을 더 신뢰하는 보수적 견해로 볼 수 있다.
<표 3> 이념적 태도(5점 척도; 점수 높을수록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간주)
구분 |
진술 |
비고 |
사회적 약자 |
1. 동성애자, 외국인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이 더욱 필요하다. |
역코딩 |
대북 인식 |
2.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므로 군사적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
|
환경 |
3. 생활이 좀 불편해지더라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역코딩 |
경제 |
4.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의 유연성이 노동권과 근로조건 개선보다 중요하다. |
|
능력주의 |
5. 개인의 성과와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격차와 불평등은 받아들여야 한다. |
|
젠더 |
6.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불이익이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
역코딩 |
<그림 5>와 <표 4>는 이 결과를 시각화한 것으로, 20대 남녀가 어떤 항목에서 특히 가치관 차이를 크게 나타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우선 <그림 5>와 <표 4>에서 남녀 간 가장 큰 이념적 태도의 차이가 나타나는 진술은,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불이익이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성평등 관련 진술이었다. 이 항목에 대해 20대 남성은 3.73 점(역코딩 후), 20대 여성은 2.03 점(역코딩 후)으로 남녀 간 격차가 1.71점으로 전 세대 집단에서 가장 큰 차이가 발견된다. <그림 5>에서 나머지 다섯 개의 그래프와 마지막 그래프의 패턴을 비교해보면, 20대 남녀 간 가장 의견이 큰 폭으로 벌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대와 달리, 30대(+1.06), 40대(+0.60), 50대(+0.49) 순으로 성평등 이슈에 있어 남녀 격차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줄어들었다.
한편, 젠더 이슈를 제외한 나머지 중 그 다음으로 20대 남녀 간 태도 차이가 가장 큰 항목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 대북 인식, 그리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인식이었다. 세 항목 모두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 안에서 남녀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 (각각 +1.08, +1.01, +0.75). <그림 5>의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 30대 (세 항목에서 격차는 +0.52, +0.59, +0.35) 이후 연령대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급격히 축소된다. 예컨대 사회적 약자 항목은 20대 +1.08 → 30대 +0.52 → 40대 +0.12 로 줄어들고, 60대부터는 –0.25(남성보다 여성의 보수 성향이 오히려 더 높음)로 반전된다.
한편, 상대적으로 20대 남녀 간 이념적 태도의 차이가 가장 작게 나타나는 항목은 경제적 태도와 능력주의에 관한 태도였다. 경제적 태도는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의 유연성이 노동권과 근로조건 개선보다 중요하다.” 진술에 관한 동의 수준을, 능력주의 태도는 “개인의 성과와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격차와 불평등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진술에 관한 동의 수준을 각각 나타낸다. 이 항목에 관해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남녀 간 차이가 매우 작다(20대 +0.19, +0.54; 30대 +0.09, +0.43; 40대 +0.07, +0.15 등). 즉 “기업 경쟁력 vs 노동권”과 “능력주의”에 관한 태도는 세대나 성별 구분 없이 중도에서 보수 쪽으로 대체로 비슷한 응답 분포를 보인다. 즉, 사회문화 이슈와 달리, 경제 및 능력주의 항목에서는 세대 및 성별 간 이견이 크지 않다. 정치적, 사회문화적 쟁점은 세대-성별에 따라 다른 반면, 경제 및 능력주의 이념 태도에는 20대 남녀 간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5> 세대-연령별 이념적 태도의 차이
<표 4> 세대-연령별 이념적 태도의 차이(성별 격차)
|
|
사회적 약자 |
차이 |
대북인식 |
차이 |
환경 |
차이 |
경제 |
차이 |
능력주의 |
차이 |
젠더 |
차이 |
20대 |
남성 |
3.63 |
1.08 |
4.13 |
1.01 |
3.19 |
0.85 |
3.09 |
0.19 |
3.56 |
0.54 |
3.73 |
1.71 |
여성 |
2.55 |
3.12 |
2.44 |
2.9 |
3.02 |
2.03 |
|||||||
30대 |
남성 |
3.42 |
0.52 |
3.91 |
0.59 |
2.72 |
0.35 |
3,19 |
0.09 |
3.59 |
0.43 |
3.22 |
1.06 |
여성 |
2.91 |
3.31 |
2.37 |
3.10 |
3.16 |
2.15 |
|||||||
40대 |
남성 |
3.24 |
0.12 |
3.60 |
0.28 |
2.25 |
0.07 |
3.37 |
0.07 |
3.33 |
0.15 |
2.78 |
0.06 |
여성 |
3.12 |
3.33 |
2.18 |
3.29 |
3.18 |
2.18 |
|||||||
50대 |
남성 |
3.12 |
0.10 |
3.71 |
0.37 |
2.33 |
0.26 |
3.23 |
0.04 |
3.30 |
0.08 |
2.58 |
0.49 |
여성 |
3.02 |
3.34 |
2.07 |
3.19 |
3.22 |
2.09 |
|||||||
60대 |
남성 |
2.82 |
-0.25 |
3.90 |
0.17 |
2.01 |
0.17 |
3.48 |
0.02 |
3.64 |
0.20 |
2.00 |
-0.10 |
여성 |
3.07 |
3.73 |
1.85 |
3.46 |
3.44 |
2.10 |
|||||||
70대~ |
남성 |
3.20 |
-0.09 |
4.18 |
0.32 |
2.23 |
0.25 |
3.76 |
0.28 |
3.69 |
0.15 |
2.15 |
-0.17 |
여성 |
3.29 |
3.87 |
1.98 |
3.47 |
3.54 |
2.32 |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모든 세대 가운데 현 20대 남녀 사이에서 투표 선택, 이념 성향, 정당 지지 등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특히 이러한 격차는 주로 젠더, 환경, 사회적 약자 같은 사회문화적 의제에서 두드러졌으며, 반면 경제적 사안이나 능력주의 관련 태도에서는 비교적 공통된 시각이 유지되고 있었다.
Ⅳ. 20대 남녀, 정치 참여 행동은 어떻게 다른가?
앞에서 살펴보았듯 투표 선택에서 20대 남녀 간 선택의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지만, 이들은 비제도적인 형태의 정치 참여 행동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이번 동아시아연구원 조사에서는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탄핵을 촉구 또는 반대하는 거리 시위나 집회 참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지 물었다. 참석한 적이 없거나 참석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않은 경우는 0점, 한 번 참여하면 1점, 두 번 참여하면 2점, 세 번 이상 참여하면 3점으로 점수화하였다. 또한 투표 참여의 경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투표나 본투표에 참여하였으면 1, 그렇지 않으면 0으로 구분하여 점수화하였다.
<그림 6>과 <표 5>를 보면, 20대 여성의 탄핵 촉구 집회 참여 수준은 약 0.5로 20대 남성(0.08)보다 여섯 배가량 높았으며,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탄핵 촉구 집회 참여도를 나타낸다. 탄핵 촉구 집회에 있어 이러한 세대 내 남녀 간 격차는 20대 안에서 가장 극명하게 두드러진다. 흥미로운 점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수준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대 여성이 동세대 남성에 비해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 차이를 넘어, 기본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내고 현안에 깊이 개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적 정치 효능감은 “내가 정치 과제나 참여 활동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이고, 외적 정치 효능감은 “정치 제도나 지도자, 공공기관 등이 내 의견과 요구에 반응하고 변화를 일으켜 줄 것이라는 환경에 대한 신념”을 의미한다. 두 개념은 모두 정치 참여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들에 해당한다.
<표 6>, <그림 7>, 그리고 <그림 8>에서 각각 20대 남녀의 내적 효능감과 외적 효능감 수준을 살펴보자. 우선 내적 정치 효능감(“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의 경우는 20대 남성이 3.74, 20대 여성이 3.57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외적 정치 효능감은 20대 여성이 20대 남성에 비해 더 높다. <표 7>에서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문장에 대한 동의 수준을 역으로 평가하면, “정치인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 때 점수가 낮을수록 “정치인이 신경 쓴다(외적 효능감이 높다)”는 뜻이므로, 20대 여성이 동세대 남성에 비해 정치인이 자신 의견에 귀 기울인다고 느끼는 정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대 여성은 전 세대-성별 인구 집단 중 유일하게 외적 정치 효능감 측정 점수가 가장 낮아(정치인이 자신들을 더 신경 쓴다고 느껴) 다른 모든 집단보다 정치권에 대한 자신감을 크게 드러낸다. 이 같은 결과는 20대 여성의 정치 행태가 단순한 ‘집회 참여’나 ‘투표 참여’ 수준을 넘어, “정치권이 자기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는 믿음(외적 효능감)을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20대 남성은 집회 참여가 적고, 외적 효능감도 여성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정치적 영향력을 체감하는 정도가 다소 떨어진다.
종합하면, 20대 남성은 정치적 의제에 깊이 관여하려는 열의가 다른 집단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며, 자신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20대 여성은 집회와 투표 등에서 적극성을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동세대 남성에 비해 정치권이 자신들의 요구를 경청할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갖고 있어, 20대 남녀 간 정치적 태도와 효능감 차이는 단순한 참여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림 6> 세대-연령별 정치 참여 행태
<표 5> 세대-연령별 정치 참여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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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촉구 집회 |
탄핵 반대 집회 |
대선 투표 참여 |
20대 |
남성 |
0.08 |
0.04 |
0.94 |
여성 |
0.50 |
0.09 |
0.96 |
|
30대 |
남성 |
0.22 |
0.16 |
0.95 |
여성 |
0.30 |
0.08 |
0.93 |
|
40대 |
남성 |
0.25 |
0.11 |
0.95 |
여성 |
0.26 |
0.12 |
0.96 |
|
50대 |
남성 |
0.26 |
0.07 |
0.99 |
여성 |
0.19 |
0.02 |
0.97 |
|
60대 |
남성 |
0.24 |
0.10 |
0.96 |
여성 |
0.07 |
0.06 |
0.97 |
|
70대~ |
남성 |
0.11 |
0.17 |
0.98 |
여성 |
0.11 |
0.23 |
0.98 |
<표 6> 세대-연령별 정치 효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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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효능감 나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
외적 효능감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는다. |
20대 |
남성 |
3.74 |
3.72 |
여성 |
3.57 |
3.46 |
|
30대 |
남성 |
3.66 |
3.77 |
여성 |
3.37 |
3.80 |
|
40대 |
남성 |
3.71 |
3.61 |
여성 |
3.46 |
3.66 |
|
50대 |
남성 |
3.81 |
3.73 |
여성 |
3.49 |
3.59 |
|
60대 |
남성 |
4.01 |
3.80 |
여성 |
3.62 |
3.83 |
|
70대~ |
남성 |
3.88 |
3.96 |
여성 |
3.68 |
3.81 |
<그림 7> 세대-연령별 정치 효능감: 나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림 8> 세대-연령별 정치 효능감: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Ⅳ. 맺으며
지금까지 분석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이어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20대 청년 세대는 성별에 따라서 서로 다른 투표 선택이 재현되었다. 20대 남성의 약 78%가 보수 후보(김문수, 이준석)에, 20대 여성의 약 70%가 진보 후보(이재명, 권영국)에 투표하여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성차는 투표 선택만이 아닌, 이념 성향과 정당일체감, 이념적 태도, 그리고 정치 참여 행태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 내에서 정치적 태도에 있어 뚜렷한 성차가 존재한다.
대체로 20대 남성은 스스로를 보수로, 20대 여성은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다. 이러한 이념 성향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가장 뚜렷하게 발현되는지 살펴보면, 여성에 대한 차별과 그 시정을 위한 정부의 개입 필요성에 관한 문제에서 가장 큰 태도의 차이가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20대 내 이념적 태도의 격차를 살펴보면 여성 차별 해결(+1.71점), 사회적 약자 권리 보장(+1.08점), 대북 인식(+1.01점), 기후위기 대응(+0.75점) 등 사회문화적 이슈에서 특히 남녀 간 차이가 0.75~1.71점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면, 기업 경쟁력 vs 노동권(+0.19점)과 능력주의(+0.54점) 등 경제적, 능력주의 태도에서는 0.5점 이내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20대 내에서 사회문화 분야의 젠더 갈등이 특히 두드러지지만, 적어도 경제 및 능력주의 분야에서는 꽤나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시사하므로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투표 선택과 같은 제도적 참여 뿐만 아니라, 비제도적 참여 행태에서도 20대 여성은 동 세대 남성에 비해 더 적극적이었으며, 정치권이 자신들의 요구를 경청할 것이라는 외적 정치 효능감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주요 정치적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20대 내 젠더 분열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격차는 20대 성인이 되면서 비로소 뚜렷하게 드러난 결과이며, 그 기원과 지속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심층적 연구가 요구된다. 특히, 개인의 정치적 가치관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치사회화(political socialization) 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10대 청소년기의 정치 사회화 과정 뿐 아니라 미디어 소비,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소셜 네트워크 상호작용 등이 젠더별 정치 태도와 참여 행동에 어떠한 경로로 형성되고 작동하는지 밝히는 심도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
■ 저자: 김한나 _진주교육대학교 도덕과교육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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