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우선’에 韓日국민 비호감 증폭…대미 신뢰도 ‘급속냉각’
2025-08-28 매일경제 (김성훈ㆍ김상준 기자)

동아시아硏, 美日싱크탱크와 공동 인식조사

 

한일 국민 30% “미국과의 양자관계 악화돼”

 

韓30%·日45% “미국 믿기 힘들다” 답변해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에 대한 한국과 일본 국민의 대미(對美) 신뢰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국제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공개됐다. 집권 이후 관세·안보 등 전 분야에서 미국 우선 정책을 동맹국 등 전 세계에 강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반발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28일 동아시아연구원(EAI)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연구원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제1회 한미일 국민상호인식 조사 및 제 12회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의 EAI와 일본의 아시아퍼시픽이니셔티브(API), 미국의 한미경제연구소(AEI) 등 공동 여론조사를 진행한 세 나라 싱크탱크 인사들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 국민 27.6%와 일본 국민 34.9%는 각각 올해 한미·미일 관계가 악화됐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미국에 대한 신뢰도도 뚜렷하게 나빠졌다. 한국의 경우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작년보다 12% 늘어난 30.2%에 이르렀다. 일본 역시 미일관계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44.7%에 이르러 긍정적 인식(23.6%)를 크게 앞질렀다.

 

손열 EAI 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한일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 저하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높은 비호감(한국 73.1%, 일본 70.1%), 관세전쟁 등 미국의 경제-무역정책 및 안보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이 강요하는 고율 상호관세에 대해서는 한국의 경우 80.9%, 일본 역시 76.5%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한국민들의 경우 지난달 극적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서도 55.6%가 반대 입장을 내서 32.8에 머무른 찬성 응답을 크게 앞섰다.

 

이번 3국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한 한·일의 반대 여론은 대단히 높은 반면, 안보정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경향성도 드러났다.

 

이와 관련, 손 원장은 “한일 양국 국민이 중국의 도전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중국이 해양 패권을 추구하고 한국과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내 구조물 설치 등을 두고 갈등을 빚은 상황 등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에는 한국 국민의 73%가 ‘중국은 한국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일본의 68.7%, 미국의 58.6%를 넘어서는 수치다. 보다 구체적인 사례 질문으로 ‘대만해협에서 중국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것’이라 전망한 한국민은 72.1%에 달해 미국의 42%, 일본의 42.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날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일 관계 개선을 지지하는 양국 여론은 견조한 흐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도전과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 태도에 대한 전략적 인식 공유 등 ‘동병상련’ 입장이 양국 간 결속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인상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의 대(對)한국 호감도는 2023년 37.4%에서 올해 24.8%로 더 떨어졌다.

 

손 원장은 “한국의 현 집권세력(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반일(反日)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불신과 의구심과 계엄과 탄핵, 정치적 대립 등 한국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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