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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⑦ 6070 보수연합 해체와 4050 친 민주당 투표성향의 뿌리

Ⅰ. 서론   이 장은 21대 대선 투표에서의 2030 이외 세대에서의 계엄과 탄핵, 그리고 제21대 대선에서의 투표행태를 다룬다.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25년 6월 4-5일 양일 간 실시한 제21대 대통령 표심 분석조사 및 그 외 필자가 가용한 서베이 데이터들을 활용하여 제21대 대선과 20대 대선에서 세대투표 양상을 비교하고, 2030세대 이외의 세대 즉 4050세대나 6070세대의 투표행태에 대한 면밀한 분석 필요성을 제기한다. 최근 수년 간 한국사회에서 2030세대의 젠더갈등이라는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면서 세대투표는 주로 2030세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최근 두 번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 세대투표에서 몇 가지 주목할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2022년도와 2025년 출구조사에서 확인된 세대투표 양상을 비교해보면 2010대 중반 이후 강화되어 온 U자 포물선 세대투표 패턴이 유지되고 있다. [그림 1]의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본 장에서 주목하는 4050세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의 우위, 2030세대에서의 이재명 후보과 윤석열 후보의 팽팽한 경합, 6070세대에서의 윤석열 후보 지지의 우위 현상이 뚜렷했다. 40대에서는 이재명 61% 대 윤석열 35%, 50대에서 이재명 52% 대 윤석열 44%로 이재명 후보 지지가 우위, 20대에서는 이재명 48% 대 윤석열 46%, 30대에서도 이재명 46%, 윤석열 48%로 초 박빙 구도였다. 반면 60대에서는 이재명 33% 대 윤석열 65%, 70대 이상에서 이재명 29% 대 윤석열 70%로 보수후보 지지가 뚜렷했다.   [그림 2]의 제21대 대통령 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를 보면 40대와 50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각각 72.7%, 69.8%로 압도적이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는 22.2%, 25.9%에 그쳤다. 친 민주당 이재명 지지강도가 20대 대선에 비해 강해졌다. 반면 제일 눈에 띄는 변화는 60대다. 70대 이상은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64%로, 34%를 받은 이재명 후보를 압도하며 지난 대선에 비해 강도는 약화되었지만 여전히 강력한 친 보수 세대의 특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는 압도적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60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48% 대 49%로 경합했다. 한편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지지가 촉 박빙 대결을 했던 2030세대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과 비이재명 후보 지지율의 구도로 비교하면 이번에도 상당한 경합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비 이재명 후보의 표가 김문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지지로 분산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20대, 30대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각각 41%, 48%로 김문수 후보의 31%, 33%를 능가했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지지율 24%, 18%를 합하면 경합 구도가 유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 제 20대 대통령 선거 세대별 투표(%), [그림 2] 제21대 대통령 선거 세대 투표 양상(%)   자료: 2022년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 자료: 2025년 방송3사 출구조사   [그림 3]과 [그림 4]에서 세대별 젠더 투표의 관점에서 보면 2030세대는 남녀 간의 투표성향에 차이가 분명한 반면, 4050세대, 6070세대에서는 젠더 간 지지후보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30대는 주목할 만하다. 20대 대통령 선거 시기 세대별 젠더 투표 경향을 비교해보면, 20대 대선에서는 주로 젠더 격차가 20대에 집중되었지만, 제21대 대선에서는 20대뿐 아니라 30대에서 남녀 간 투표행태의 차이가 분명해졌다.[1] 20대 남녀의 격차는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 격차가 -22%p, 윤석열 후보 지지율 격차는 +25%p였고, 21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 격차는 -34%p, 김문수 후보 지지율 격차는 +12%p,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7%p 차로 더 커졌다. 반면 30대 남녀의 격차는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 격차가 -7%p, 윤석열 후보 지지율 격차는 +9%p에 그쳤지만, 21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 격차가 -19%p, 김문수 후보 +4%p, 이준석 후보 지지율 격차는 +17%p차로 격차가 더 커졌다.[2]   [그림 3] 제 20대 대통령 선거 세대x젠더 투표(%), [그림 4] 제21대 대통령 선거 세대x젠더 투표(%)[3]    자료: 2022년 대선 방송3사 출구조사, 자료: 2025년 방송3사 출구조사   이러한 세대투표에서 나타나는 변화들을 몇 가지 연구질문을 던져준다. 첫째, 4050세대에서 나타나는 일관된 친 민주당 정치성향과 투표행태는 그 자체로 연구의 관심사다. 우선 4050세대는 왜 이렇게 일관된 친 더불어민주당 성향을 보이는가? 둘째, 속칭 한국사회 보수의 기반으로서 6070 세대의 보수연합에서 70대 이상에서 보수후보 지 성향은 4050처럼 굳건히 유지되었지만, 60대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가 지난 대선에 비해 많이 상승했다. 이번 대선은 6070 보수연합의 해체조짐이 뚜렷하다. 60대의 보수기반 이탈은 왜 그런가? 일시적 현상일까? 구조적 현상일까? 셋째, 소위 이대남, 이대녀의 갈등으로 상징되는 청년세대의 젠더 투표 균열이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장에서는 세대정치 행태에서 세 가지 중요한 변화(① 4050의 친 민주 성향 강화 ② 6070 보수연합의 해체 ③ 20대 젠더갈등의 확장)현상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변화의 요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나이 효과와 관련한 소위 ‘ACP 효과(Aging, Cohort, Period)’에 주목하기로 한다. 세대투표 연구에서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정치성향의 변화가 발생한다고 보는 ‘연령 효과(aging effect)’를 주장하는 입장과 태도형성기에 각인된(imprinted) 정치성향이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유지된다고 보는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론이 대립해왔다. 반면 기간 효과는 특정 연령대나 특정 세대위치에 있는 집단에만 집중되는 현상이 아닌 ‘냉전해체’나 ‘9.11 테러’와 같이 전 세대에게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친 동시적 태도 변화를 지칭한다(강원택 2010; 박원호 2013; Bhatti and Hansen 2012; Mannheim 1997; Tilley and Evance 2013).   한국에서 대체로 6070세대를 전쟁/유신/산업화 세대로 정의하며 보수성향으로 설명하거나 60년대생과 70년대 생을‘386세대’나 ‘노무현 세대’로 정의하며 진보성향/친 민주당 성향을 설명하는 것이 대표적인 코호트 효과에 기반한 설명이라 할 수 있다. 한편 2024년 12.3 계엄과 2025년 헌법재판소 탄핵판결 등 “계엄과 탄핵”이슈의 영향력도 최근 세대정치행태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 일종의“기간 효과(period effect)”로 볼 수 있다(노환희 외 2013; 박재홍 2009; 배진석 2022; 이상신 외 2020; 정한울 2020; 허석재 2014).   마지막으로 20대의 젠더 투표 격차가 다른 세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젠더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소위 페미니즘 태도가 20대를 넘어 다른 세대로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변화의 산물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별도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대남의 보수화 과정은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에서 출발하여“페미니즘 대통령”을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반발을 거쳐 정책선호에서의 이념적 보수 정체성을 수용하는 경로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국승민 외 2022; 천관율·정한울 2019).[4] Ⅱ. 계엄과 탄핵국면에서의 세대연합 변동   1. 제22대 대선과 세대투표   우선 동아시아연구원의 대선 표심 분석 조사와 여타 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출구조사에서 나타난 4050의 친 민주성향의 강화현상과 60대와 70대의 디커플링 현상을 확인한다. [표 1]에서 연령대별 2022년 대통령 선거 투표했다고 답한 응답자 1,238명의 지지후보를 보면 출구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2030세대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28~31%)과 윤석열 후보 지지율(28~31%) 격차가 10%p 미만인 경합 구도였고 ‘기권/응답 유보’등 유동층이 24~33%로 유동성이 가장 높은 세대였다. 반면, 4050세대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각각 52%가 윤석열 후보 지지(24~30%)를 2배 가까이 앞서는 우위를 보인다. 6070대의 경우 이 때까지만 해도 윤석열 후보 지지율(45~68%)이 과반에 육박하거나 훌쩍 뛰어 넘었고,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22~37%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6070세대의 보수후보 지지연합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5]   그러나 [표 2]의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몇 가지 변화가 확인된다. 우선, 4050세대에서는 이재명 후보 지지율 우위(각각 60%%)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지지(20~26%)를 크게 앞섰다. 2030세대에서 20대는 여전히 경합 세대의 양상(이재명 25%, 김문수 27%, 이준석 18%, 권영국 3%)을 보였지만, 30대에서도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46%까지 올라가면서 친민주당 성향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확실히 60대의 지지 이탈현상은 본 서베이에서도 확인된다. 70대에서는 60%가 김문수 후보 지지, 이재명 후보 지지가 30%로 두 배 차이가 났지만, 60대에서는 45%가 이재명 후보, 42%가 김문수 후보, 2%가 이준석 후보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보수후보 지지율과 대등해졌다.   [표 1] 연령대별 2022년 제20대 대선 지지후보(투표 응답자 1,238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민주노동당 권영국 기권/응답유보 전체 18~29세 28 31 6 2 33 100 30~39세 37 28 7 4 24 100 40~49세 52 24 3 3 17 100 50~59세 52 30 3 3 13 100 60~69세 37 45 2 1 14 100 70세 이상 22 68 2 2 7 100 전체 39 37 4 3 18 100 EAI·한국리서치 <제20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표 2] 연령대별 2025년 제21대 대선 지지후보(투표 응답자 1,310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기타 기권/응답유보 전체 18~29세 35 27 18 3 0 17 100 30~39세 46 23 7 1   23 100 40~49세 60 20 4 2   15 100 50~59세 60 26 3 1   10 100 60~69세 45 42 2 0   12 100 70세 이상 30 60 3 2   5 100 전체 47 33 6 1 0 13 100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후보에 대한 인식에서도 세대별 정치성향은 뚜렷하게 확인된다. 0-10점으로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평가한 결과(0점 매우 싫다~5점 중간~10점 매우 호감)가 [그림 5]이다.   4050세대에서는 이재명 후보 호감도만 6.0점, 5.5점으로 호감을 갖고 있는 반면 김문수 후보 호감도는 각각 3.2점, 3.5점으로 낮았고 이준석 후보 호감도도 2.8점, 2.5점으로 매우 냉담했다. 투표에서는 20대와 함께 양 진영 후보 지지가 경합했던 30대의 후보 호감도는 이재명 후보가 5.0점으로 김문수 3.0, 이준석 3.1점을 오차범위를 넘어 우세했다. 반면 70대 이상은 보수정치의 기반 답게 김문수 후보 호감도가 5.9점, 이재명 후보 3.3점, 이준석 후보 2.9점으로 친 김문수 정서가 뚜렷했다.   20대와 60대는 후보에 대한 태도에서도 경합했다. 20대에서는 이재명 4.2점, 이준석 4.1점, 김문수 3.9점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초 박빙 경합하는 구도다. 반면 60대에서는 이재명 후보 호감도와 김문수 후보 호감도가 각각 4.4점, 4.5점으로 초 박빙 구도였고, 이준석 후보는 2.9점에 그쳤다. 강한 6070에서 이준석 후보 호감도가 이재명 후보 못지 않게 비 호감 대상이라는 점이다.   [그림 5] 세대별 대선 후보 호감도(0점 매우 싫다~5점 중간~10점 매우 호감)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그림 6]에서 자신의 지지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친 이슈(1+2순위)를 선택한 다중응답 비율을 보면 전체적으로 가장 많은 응답 건수를 받은 것은 역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로 중복응답 총 200% 대비 58%의 비율을 기록했다.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및 사법 리스크”를 뽑은 응답이 전체 응답 케이스 기준 47%, “이재명 후보의 대중협력중시 기조”가 35%, “김문수·한덕수 후보 단일화 및 대선후보 경선 과정”이 32%, “이준석 후보의 제3지대 독자노선과 양당체제 비판”에 반응한 비율은 12%, “이준석 후보의 청년 정책”을 뽑은 비율이 9%, “기타” 7% 순이었다(합계 200%).   각 선택한 이슈별로 실제 투표 후보를 보면 해당 이슈가 누구한테 유리한 이슈였는 지 확인이 된다. 계엄과 탄핵, “계엄 탄핵”을 꼽은 응답자의 71%, “이재명 후보의 대중 협력중시 노선”을 선택한 사람과 “김문수ㆍ한덕수 단일화 및 대선후보 경선”을 선택한 사람은 각각 57%, 53%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김문수 후보 지지는 33%에 그쳤다. 반면 “이재명 도더성 논란과 사법 리스크”를 선택한 사람은 62%가 김문수 후보를 지지했고, “이준석 후보의 제3지대 독자노선”은 김문수 후보 38%. 이재명 후보 32%, 이준석 후보지지 20%, “이준석 후보 청년 정책”을 선택한 사람은 이준석 후보 36%, 이재명 후보 17%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계엄과 탄핵이슈의 압도적 영향력 속에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던 것으로 보이며, 김문수 후보는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이슈 외에는 지지를 흡수한 이슈가 없었다. 오히려 이준석 후보는 상대적으로 독자 후보 노선과 청년정책으로 득표력을 만들어내는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림 6] 지지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친 이슈: 1+2순위 합 비율, %)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표 3] 지지후보 결정에 영향 미친 이슈 다중응답별 대선 지지후보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노당 권영국 기타 응답거부/ 유보 응답 건수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및 탄핵국면 71 15 3 2 0 9 840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논란 및 사법 리스크 18 62 7 1 0 11 680 이재명 후보의 대중(對中) 협력중시 57 33 2 0 0 8 508 김문수ㆍ한덕수 후보 단일화 대선 후보경선 53 33 3 2 0 9 469 이준석 후보 제3지대 독자노선/양당 비판 32 38 20 1 0 9 173 이준석 후보의 청년 정책 32 17 36 2 0 13 127 기타 48 27 0 5 0 20 104 합계 응답수 1412 984 181 42 2 281 2901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흥미로운 점은 2030세대는 “계엄과 탄핵”이라는 민주당에 유리한 이슈와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과 사법 리스크”라는 보수선호 의제를 선택한 비율이 대등했고, “이준석 후보의 제3지대 독자노선”이나 “이준석 후보의 청년정책”을 선택한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았다. 반면 4050세대는 대체로 압도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계엄선포와 탄핵 국면”을 선택(40대 63%, 50대 70%)하여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 요인이 되었음을 시사했다, 밤 년 70대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의 명분이 되는“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논란과 사법 리스크”를 선택한 비율이 69%로 가장 높았으나 60대에서는 가장 영향이 컸던 이슈가 “비상계엄과 탄핵(60%)”였고 동시에 반민주당 투표를 강화시킨 요인인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및 사법 리스크”를 선택한 비율도 54%로 대등했다. 60대의 표가 김문수 후보지지 못지 않게 이재명 후보 지지로 이탈한 데는 역시 “계엄과 탄핵”이슈에 60대의 상당수가 반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표 4] 연령대별 지지후보 결정요인 1+2순위 다중응답(multiple responses) 분석표 (1+2순위)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국면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 및 사법 리스크 이재명 후보의 대중(對中) 협력 중시 기조 김문수ㆍ한덕수 단일화 및 대선 후보 경선 과정 이준석의 제3지대 독자노선 및 양당 체제 비판 이준석 후보의 청년 정책 기타 전체 응답 케이스 18~29세 47 40 27 28 22 29 8 219 30-39세 56 46 35 32 14 11 6 212 40-49세 63 38 43 30 10 6 10 250 50-59세 70 37 39 33 8 4 7 287 60-69세 60 54 34 36 7 2 7 258 70세 이상 46 69 30 35 13 3 3 224 응답건수 840 680 508 469 173 127 104 1451명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2. 정당 지지에서의 세대연합 변동   대선투표에서 4050세대는 친 민주당, 70대는 친 국민의힘, 2030세대와 60대에서 친 민주 대 비민주 경합하는 구도는 정확히 지지정당에서의 세대균열을 반영한다. [그림 7]의 세대별 지지정당을 보면 40, 50세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각각 53%, 49%로 우세했고, 조국혁신당 지지율 8%, 11%과 진보당 지지율까지 합하면 대체로 범민주당/진보 진영을 지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 국민의힘 지지는 각각 17%, 23%였고, 개혁신당 지지도 각각 3% 수준이었다.   2030세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가 33%, 43%로 4050세대에 미치지 못했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17%, 21%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2030세대에서 개혁신당에 대한 지지율(20대 20%, 30대 10%)과 무 당파 비율(20대 21%, 30대 20%)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는 것이 특징이다. 주목할 점은 정당지지에서도 60대와 70대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는 57%, 개혁신당 3%였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26%, 조국혁신당 2%, 진보당 2%에 불과했고, 무당파는 10% 수준에 그쳤다. 여전히 국민의힘 지지기반임을 분명히 했다. 반면 60대는 더불어민주당 34%, 조국혁신당 10%, 진보당 1%로 범민주정당 지지가 45%였고, 보수정당 지지는 국민의힘 37%, 개혁신당 5%, 기타 1%를 모두 합해야 43%에 그치며 과거의 보수정당 지지기반 시절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그림 7] 세대별 정당지지 분포(%)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이러한 세대균열 패턴의 변화는 최근 5년 간 지속적으로 정당지지연합의 변화가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 [그림 8]은 전국지표조사(NBS)의 정당지지율을 2020년 7월부터 연간으로 통합하여 2025년 8월결과까지 통합하여 도식한 결과다. 2030세대는 2020년 총선 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우세했지만 2022년 대선을 거치면서 경합하는 세대로 변화하였다. 윤석열 정부 시기와 2024년 총선 후 특히 12.3 게엄 이후 2030세대도 전체적으로는 경합구도가 유지되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우위로 완만하게 나타나는 상황이다.   반면 4050세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 우위가 유지되었고, 2024년 총선과 12.3 계엄을 거치면서 더 강화되었다. 40대에서는 시기 구분 없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우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50대의 경우 2022년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에 오차범위로 근접하며 경합하는 세대 양상이었다. 윤석열 정부 시기에 총선과 계엄을 거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정체/하락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4050세대의 친 민주연합이 공고해졌다.   6070세대에서의 정당 지지율 변화가 가장 컸다. 2020년 총선 이후 2022년 대선까지 6070세대는 공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10% 후반대에서 20% 초반대까지 하락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50~60%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 시기에 6070 보수연합이 공고해졌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시기 총선이후 계엄과 탄핵 국면을 거치면서 60대와 70대 이상 공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30~37% 수준 대까지 상승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60대에서는 2022년에는 50%를 상회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2025년에는 40%초반대까지 하락하고, 조국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합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지율의 합에 필적할 정도로 경합세대로 변했다. 70대에서도 2025년 국민의힘 지지율이 60%에 근접하다 50% 초반대까지 떨어지고, 더물어민주당 지지율도 20%대에서 30%에 근접할 정도 상승했지만, 양당 지지율 격차는 20%p 이상 차이를 유지하며 보수우위가 유지된다.   2024년 총선-계엄-탄핵 과정에서의 정당 지지율을 보면 세대별로 변동의 폭에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전 세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답보 혹은 하락하고, 민주당 지지율은 일관되게 상승하는 공통점을 보여, 계엄과 탄핵 이슈의 영향이 전 세대에 공통적으로 작동하는 전형적인 ‘기간 효과(period effect)’로 작동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8] 최근 5년 간 세대별 정당 지지변화 자료: 전국지표조사(NBS)(2020.7-2025.8) Ⅲ. 세대균열 변동 요인: 계엄과 탄핵 태도와 정치적 정향(political orientation)   1. 단기 변동 요인: 계엄과 탄핵 이슈의 기간 효과(period effect)   그렇다면 실제 계엄과 탄핵을 바라보는 세대별 인식 차이가 어떠한 지 살펴보자. 진보정책연구원·한국사람연구원·한국리서치 <제2차 내셔널어젠다 조사>조사에 따르면 [그림 9]처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결정에 대해 4050세대는 각각 84%가 잘된 결정이라 보았다. 2030세대 역시 73~76%가 탄핵에 동의했다. 주목할 점은 70대 이상에서도 잘된 결정이라는 여론이 52%, 잘못된 결정이라는 인식이 43%로 약간 찬탄여론이 우세했고, 특히 60대에서는 62%가 탄핵에 긍정적이었다.   특히 한국에서 극우논란을 낳은 서부지법 사태와 구속자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도 전 세대에서 “불법 폭력이므로 엄정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이 “윤 대통령의 부당한 구속에 대한 정당한 의사 표현이므로 선처해야 한다”는 의견을 크게 앞섰다. 특히 4050세대에서 엄정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이 85~86%로 강했고, 2030세대에서도 극우화에 대한 우려와 달리 79%~82%가 용인하지 않는 여론이었다. 이는 최근 연구들에서 극우 성향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나는 70대에서도 “정당한 의사 표현이므로 선처해야 한다”는 우호적 여론은 43%에 불과했고, 과반인 54%는 “불법 폭력이므로 엄정 처벌하라”는 입장이다. 6070 보수연합에서 이탈조짐이 있는 60대에서는 과반을 훌쩍 넘은 68%가 서부지법 폭력사건을 용인하지 않는 원칙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선 과정은 물론 대선 이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등에서 계엄과 탄핵을 옹호하는 후보가 당선되면서 강경한 목소리가 강화되면 60대의 보수이탈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 5]와 [표 6]에서 세대별 남녀의 계엄과 탄핵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면 우선 극우화 되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20대 남자의 경우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 결정”에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70%, 서부지법 폭력 사태에 대해서도 “국가기관인 법원에 대한 불법 폭력이므로 엄정하게 처벌해야”한다는 응답이 81%나 되어 20대 여자나 최소한 계엄과 탄핵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보면 이들 집단을 극우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최근 조사 연구에서 20대 남자의 극우화를 분석한 글로는 국승민(2025), 김창환(2025), 전혜원(2025), 최영준 외(2025), 정한울(2025)를 참조할 것. 김창환, 전혜원, 최영준 외의 결과 대체로 20대 남자의 보수화 혹은 극우화 가능성을 인정한 반면 국승민(2025), 정한울(2025)은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 계엄과 탄핵에 대한 태도 기준으로 보면 이들을 극우집단으로 진단하는 것은 무리이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음을 강조한다.   [그림 9] 세대별 헌재 탄핵인용에 대한 태도(%), [그림 10] 세대별 서부지법사태와 구속자 처벌(%)   자료: 진보정책연구원·한국사람연구원I·한국리서치 <제2차 내셔널어젠다 조사>(2025년 5월2-4일)   [표 5] 세대별 남녀의 헌재 탄핵에 대한 태도(%)), [표 6] 세대별 남녀의 서부지법사태 처벌(%) 헌법재판소 탄핵인용에 대한 태도 합계 서울서부지방법원 사태와 구속자 처벌 합계 잘된 결정이다 잘못된 결정이다 모르겠다 국가기관인 법원에 대한 불법 폭력이므로 엄정하게 처벌해야 대통령의 부당한 구속에 반대의표시를 한 것으로 선처해야 모르겠다 18-29남 70 16 14 100 81 11 8 100 18-29여 82 7 11 100 78 7 15 100 30대남 74 14 12 100 87 8 5 100 30대여 72 21 7 100 75 21 4 100 40대남 87 9 3 100 86 11 2 100 40대여 80 15 5 100 81 16 3 100 50대남 85 13 2 100 92 6 3 100 50대여 85 9 6 100 81 13 6 100 60대남 67 28 4 100 77 22 1 100 60대여 58 37 5 100 58 41 1 100 70대남 60 40 100 80 20 100 70대여 58 33 8 100 75 25 100 합계 76 18 6 100 80 16 4 100   자료: 진보정책연구원·한국사람연구원I·한국리서치 <제2차 내셔널어젠다 조사>(2025년 5월2-4일)   2. 장기적 변동 요인: 이념적 재편인가? 코호트 효과인가?   동아시아연구원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에서 연령대를 5세 단위로 세분화를 해서 자신의 주관적 이념점수 평균을 내보면 2030 세대 5.0~5.1로 중도에 근접했고, 4050세대는 4.5~4.7로 약간 진보 쪽에 포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70대의 경우 74세까지의 전반기는 6.1, 7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6.3점으로 확실히 보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는 60대이다. 386세대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60대 전반기(60-64세)까지는 0.49점으로 중도적 진보쪽에 가깝고 한편 60대 후반의 경우 5.6점으로 60대 전반기에 비해 보수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이전까지 보수지지연합의 한 축이었던 60대가 이탈하는 데에는 중도진보적 성향이 강해진 60대 전반기의 영향이 컸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50대나 60대 후반의 상대적 보수성 대비 60대 전반기의 상대적 중도 진보성의 이유는 무엇인가? 한 가지 가설은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386세대”가 60대로 진입하면서 발생한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386세대의 최연장자(60년생)이 65세임을 감안하면 386 앞세대인 1950년대생와 386세대 사이의 이념적 성향 격차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60년대생을 386세대로 조작정의 한다면 60년대 생은 56세(69년생)~65세(60년생)까지 포진하게 되면서 대략 60대의 60%(60~69세 중 60-65세)가 386세대이다. 실제로 [표 7]에서 동아시아연구원 서베이의 연령대별로 출생 년대를 살펴보면 60대 응답자의 37%가 1950년대 생이었고, 63%가 1960년대 생 즉 ‘386세대’로 분류된다. 앞으로 4년만 더 지나면 한국의 60대는 모두 386 세대로 교체되게 된다.   [그림 11] 연령대별 주관적 이념성향 점수 평균(0점 매우 진보~5점 중도~10점매우 보수)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표 7] 본 서베이 데이터로 본 출생연대 규모   출생코호‎트 전체 1940년대 이전 1950년대 생 1960년대 생 1970년대 생 1980년대 생 1990년대 생 2000년대 이후 연령 18~29세           54 46 100 30-39세 57 43 100 40-49세 55 45 100 50-59세 44 56 100 60-69세 37 63 100 70세 이상 29 71 100 전체 4 17 20 20 16 15 7 100 자료: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물론 386세대가 실증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진보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그렇게 진보적 성향(대선투표, 주관적 이념성향 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배진석 2017, 2022). 동시에 최소한 선거정치(대선투표, 주관적 이념성향 등)에서 과거의 권위주의 시대에 성장한 1940년대 생이나 1950년대 생에 비해 반보수주의적 후보나 정당을 선호하고, 복지나 대북 이슈 등 이슈 등에서 상대적 진보성을 보인다는 소위“386 세대효과”가 전면적 혹은 조건부로 확인된다는 연구도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오세재·이현우 2014; 노환희 외 2013).[6]   우선 간단히 386세대(1960년대 생)의 최근 두 차례의 대선투표 결과를 살펴보자. 대체로 2007년 전체적으로 보수후보 지지가 우세했던 2007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젊을수록 민주당/진보성향이 강하고, 나이 들수록 보수후보를 지지하는 선형관계가 나타나다 2017년 선거 이후로 점차 4050이 가장 강한 진보적 투표행태를 보이는 U자패턴이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선이나 선거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혹은 진보정당 후보 지지율 기준으로 보면 386이 가장 진보적이지는 않으며 1970년대생이 친 민주당/친 진보 투표의 최 정점임을 보여준다(배진석 2017; 정한울 2020).   실제로 이번 본 동아시아연구원의 서베이 결과에서 지난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누구를 찍었는지, 그리고 이번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찍었는지 보면 386세대는 이전 1940년대생, 1950년대 생이 압도적으로 윤석열(61~76%), 김문수 후보(55~71%)를 지지했던 것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지지(20대에서 45%, 21대 대선에서 54%)가 윤석열 후보지지(35%)나 김문수 후보(32%), 이준석 후보(3%) 지지를 압도한다는 점에서 상대적 진보성이 확인된다. 그러나 1970년대생, 1980년대생에 비하면 친 민주당/친 진보 투표행태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1970년대생은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45%, 윤석열 35%,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60%, 김문수 22%, 이준석 5%로 이재명 지지가 강화되었다. 1980년대 생도 20대 대선서에서 이재명 46% 대 윤석열 20%,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56%, 김문수 21%, 이준석 4%로 이재명 후보 지지가 압도적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이 가장 큰 세대로 볼 수 있다.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에서는 이재명 후보와 보수후보 지지율이 팽팽했고, 특히 21대 대선에서 이준석 후보 지지율이 13~20%로 높아 1970~80년대생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필자가 2013년 논문에서 당시 40대 이하 청-중년 세대(386세대의 주력인 1963-1967년생, 1968-1972년 이후 출생세대)에서는 16대, 17대, 18대 3차례 대선 과정에서 잠시 보수후보인 이명박 후보 지지로 쏠렸다 다신 문재인 민주당 후보지지 우세로 유턴하는 코호트 효과가 뚜렷한 반면, 당시 50대 이상인 1958-62년생 이전 출생자들에서는 보수후보 지지가 강화되는 연령효과가 강화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내영·정한울 2013). 그 이후 투표행태를 보면 386세대는 2017년 대선에서 탄핵심판을 내세워 압도적으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2022년 대선, 2025년 대선에서도 일관되게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재명 후보 지지우위가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친 진보/친 민주 코호트로서의 투표행태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표 8] 출생코호트별 제20대 대선과 제21대 대선 투표 결과(%) 제20대 대통령 선거(2022년) 전체 제21대 대통령 선거(2025년) 합계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기타 기권유보 투표권 없음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기타 기권 유보 1940년대생 15 76 9 100 21 71 3 5 100 1950년대생 27 61 3 2 7 100 35 55 3 2 6 100 1960년대생 45 35 2 2 16 100 54 32 3 12 100 1970년대생 54 26 3 3 14 100 60 22 5 2 12 100 1980년대생 46 26 4 2 22 100 56 21 4 0 19 100 1990년대생 33 31 9 4 23 100 37 27 13 2 0 20 100 2000년대생 19 29 3 3 25 22 100 34 26 20 5 16 100 합계 39 37 4 3 16 2 100 47 33 6 1 0 13 100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연령대별뿐 아니라 출생 년대를 기준으로 본인의 주관적 이념점수 평균을 구해보면 76세 이상의 1940년대 이전 출생자는 6.7점으로 강한 보수성을, ‘전후 산업화 세대’라고 할 수 있는 1950년대 생(66세~75세)은 5.9점으로 보수성이 명확하다[그림 12]. 한편 56~65세에 해당하는 소위 ‘386세대(1960년대 출생자)는 4.9점으로 중도에 근접한 진보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1970년대생(46세~55세)이 4.6점으로 가장 진보적이며, 1980년대생(36세~45세)도 4.8점으로 진보성향이 확인된다. 1990년대 생은 5.2점으로 중도보수적 성향이 나타났고, 2007년까지의 2000년대생이 4.8점으로 진보성이 나타난다[그림 13].   [그림 12] 연령대별 주관적 이념성향 점수(점), [그림 13] 출생 년대별 주관적 이념성향 점수(점)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자료: EAI·한국리서치 <제21대 대선 표심 분석 조사>   [그림 14]의 출생연대를 2002년 선거 기준으로 각 연령대의 출생연도를 5년 단위로 나눈 출생 코호트들이 2002년 대선부터 2025년 대선까지 총 6차례 대선 과정의 여론조사에서 연령이 늘어갈 수록 주관적 자기이념분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여준다.[7]지난 6차례 대선까지 23년 간(조기대선으로 2년 제외) 각 출생 코호트별 주관적 이념평가 점수의 변화추이를 보여준다. 그래프가 우상향이라는 것은 나이들 수록 보수화, 우하향은 나이 들수록 진보화, 수평이동은 젊은 시기 정치적 태도가 지속되는 코호트 효과를 추정하게 해준다.   조사 결과를 보면, 첫째, 우리가 주목하는‘386 세대’ 이전 세대인 1940년대생, 1950년대생은 나이가 먹을수록 보수화(우상향)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연령, 코호트, 기간 효과를 엄밀히 식별할 수는 없는 변화추이를 통해 나이가 들수록 변화하는 추이에는 연령효과와 기간 효과의 합성된 결과지만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령효과 작동하고 있음을 추록할 수 있다(이내영·정한울 2013).   둘째,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는 386세대에 근접한 ‘1958~62년생’, ‘1963~1967년생’, ‘1968년~1972년생’을 보면 그 앞의 세대와 달리 2007년 및 2012년까지는 이들도 다소 보수화되나(상향이동)하지만 2017년 이후 다시 하락하며 2002년 시점의 이념위치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생애주기와 기간 효과를 거치면서 변동을 하지만 대체로 청년기의 정치적 태도가 대체로 유지되고 회귀한다는 점에서 ‘코호트 효과’의 특성이 나타난다. 그러나 2002년 당시 서베이 결과를 보면 386세대의 주관적 이념위치가 그 위 세대인 1940년대생, 1950년대 생들이 +0.5~+1.3이었던 것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진보적 위치(-0.5~0점 사이)에 위치하지만 절대감을 –0.2~+0.5까지 대체로 중도 근방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8]   한편 386 이후 세대들인 1970년대생~1990년대 생은 20대 시기부터 386세대에 비해 진보적 위치(-)영역에서 출발해서 현재까지 대체로 진보적 성향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2000년대 출생집단에서는 남성집단의 보수화에 영향을 받아 스스로 20대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중도보수적 포지션에서 출발하는 경향이 확인된다.   아직은 한국선거의 역사가 짧고 각 세대 코호트의 투표행태의 변화를 설명하기에는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아 1940년대~1950년대생의 나이가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이 지속될지, 지금까지는 코호트 효과 특성을 보여준 386세대가 앞으로는 앞세대들처럼 보수화되는 경로로 바뀌지는 않을지, 현재 386보다 더 진보적 태도(주관적 이념성향에서나 투표선택에서)를 보인 1970년대생, 1980년대생의 진보성이 앞으로도 유지될지, 2000대 이후 출생자들의 보수성은 앞으로 어떻게 변동할지 확정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림 14] 출생코호트 집단들의 23년 간의 대선 시기 주관적 이념성향 변동(점)   자료: 정한울(2020, p89 그림 9), EAI 선거여론조사(2002; 2025), EAI 패널조사(2007; 2012; 2017; 2022) 합산   3. 젠더 투표의 확장 요인: 계엄과 탄핵 이슈의 기간 효과(period effect)   앞서 살펴본 대로 젠더 간 투표균열 현상이 주로 20대 현상에서 30대로 확산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생겼을까? 무엇보다 페미니즘 갈등이 전 세대로 확산되고 있으며, 페미니즘 갈등이 이념갈등과 중첩되는 현상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선 필자가 2019년 20대 남자 프로젝트를 통해 마련한 6개문항을 활용한 페미니즘 지수(-12점 매우 안티 페미니즘 ~0점 중립~+12 매우 친 페미니즘)를 세대별 남녀의 평균 점수 변동추이를 그린 것이 [그림 15]이다.   페미니즘 갈등이 집중되었던 20대에서는 남녀 간 인식차이에 변동이 없이 고착되는 양상이지만, 매년 진행한 추적조사를 보면 젠더 간 페미니즘 인식격차가 20대를 넘어 30대, 40대, 50대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30대의 경우 20대 못지 않은 인식격차로 이어졌고, 이러한 인식격차가 정치적 태도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관율은 이를 “권력과 젠더가 만나는 지점에서” 이대남과 이대녀의 젠더갈등이 확산된다고 표현했으며 국승민은 젠더갈등이 이념갈등과 중첩되는 현상을 지적했다(천관율·정한울 2019; 국승민 2022). [그림 16]은 국승민이 시사인·한국리서치 <20대 여자> 조사에서 객관적 지표를 합성하여 만든 진보이념 지수와 페미니즘 지수와의 상관관계를 세대별로 그린 그래프로서 전 세대에서 페미니즘 지수는 진보적 태도를 강화시킨다. [그림 17]은 최근 진보정책연구원의 내셔널 어젠다조사를 활용하여 주관적 이념점수와 페미니즘 지수관계를 도식화한 것이다. 국승민의 그림에서 페미니즘과 진보이념의 중첩현상이 전 세대적 현상이지만, 기울기(상관관계 강도)를 보면 역시 20대와 30대가 40대 이상보다 더 큰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주관적 이념기준으로 보면 페미니즘과 이념적 정체성 간의 관계는 주로 2030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며, 4050세대나 6070세대까지는 확산되지 않았다.   종합하면 결국 젠더갈등(페미니즘 갈등)이 정치균열, 이념균열로 연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젠더갈등(페미니즘 갈등)이 전 세대적으로 확산하고 있고, 이러한 젠더갈등이 이념갈등과 중첩되는 현상이 강화되면 젠더에 따라 정치적 행태가 충돌하는 현상으로 확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 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치권의 동원과 언론,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의 촉발 요인이 필요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정이 맞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20대와 30대서 집중적으로 젠더 투표 양상이 나타나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 4050세대에서도 남녀 간 젠더 투표 균열이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림 15] 세대별 남녀의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 자료: 한국사람연구원·한국리서치 정치사회조사 DB(2019-2025)   [그림 16] 페미니즘 지수와 진보이념 지수, [그림 17] 페미니즘 지수와 주관적 이념지수 자료: 국승민(2022), 자료: 진보정책연구원(2024) Ⅵ. 시론적 탐색: 4050세대의 친 민주 성향과 70대의 보수성의 뿌리   1. 정치적 상징(일체감을 느끼는 대통령)으로 본 코호트 분류   짧은 민주화 및 정당의 역사 덕분에 정치코호트의 특성을 포착하려는 시도는 부족했다. 각 세대의 정치적 성향과 행태에 대한 특징은 분석하지만 정작 그러한 세대특성이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필자는 세대를 특정의 정치코호트로 형성하는 데는 대략 18~25세 정도라고 추정되는 청년시기 정치적 태도형성기의 역사적 경험과 당시에 형성된 정서적 애착은 고유의‘세대 정체성’으로 고착되며 장기적인 정치선호와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에서도 한국사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의 경험이나 초기 성인기의 첫 투표 경험(first elections effect) 등이 태도형성기(impressionable years)에 공유하며 다른 세대집단과 차별화된 가치관과 정향이 형성되다고 한다(Alwin and Krosnick 1991; Mannheim 1997; Pilcher 1994). 예를 들어 이 해당 시기의 역사적 사건과 시대정신을 기준으로 세대코호트의 명칭을 부여하기도 한다. ‘한국전쟁 세대’, ‘산업화 세대’, ‘386 세대’ 등이 그렇다.   정작 이들 세대 코호트들이 동질적인 정치 코호트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 혹은 그러한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요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탐색은 부족했다(이내영·정한울 2013; 정한울 2020). 필자는 한국의 경우 정치적 코호트의 특성을 파악하는 분석 지표로서 정치적 사회화 초기 시기에 투표했던 대통령을 정치적 일체감을 형성하는 대상으로 보고 역대 대통령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정치코호트의 정향을 포착해자고 제안한다. 미국에서 뉴딜 대공황 기 루즈벨트에 투표한 세대가 ‘뉴딜 민주당’ 코호트로 이해하는 한국의 경우 주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자신의 정치적 태도 형성기를 지배한 정치적 상징과 일체화의 대상이 주로 자신이 청년기에 투표하거나 경험한 대통령에 대한 일체감으로 표출되고 있는 경향에 주목하여 이념적 해당 시기를 통치했던 대통령(상징)을 이용해보자는 것이다.   이미 1940년대, 1950년대생들의 경우 전후 복구와 산업화 과정에서 자신들의 역사적 경험과 정치적 태도를 규정하는 일체감을 갖는 정치적 상징은 다름 아닌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학술적 용어로 사용되지는 않지만, 전후 세대, 산업화 세대라는 사회경제적 코호트 규정보다 이들의 정치적 태도를 설명하는 용어로는 오히려 “박정희 세대”라는 명칭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나아가 현재 4050세대 정치적 코호트의 상징은 노무현 대통령이라 생각된다. 이들은 정치사회화의 초기의 대통령 선거에 다수가 지지했던 대통령이기도 했지만, 노무현이라는 상징을 통해 반독재, 반 지역주의로 대표되는 정치개혁을 실현한 세대로서 국에서 망국적 지역주의를 대체하는 “세대정치” 돌풍을 만들어낸 세대였다. 그 정치적 상징이자 구심점이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역시 학술적으로 많이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현실에서는 박정희 세대에 대응하는 노무현 세대라는 호명도 심심치 않게 확인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1940년대~50년대생이 공유하는 냉전시기 반공체제와 산업화 시대를 상징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정권교체이후 (1) 망국적 지역주의를 대체하는 세대/이념정치를 연 세대 경험(강원택 2002; 이내영 2002) (2) 참여정부로 명명한 인터넷 정치/월드컵 문화 등 새로운 참여 방식에 익숙한 세대(윤성이 2003) (3) 노사모, 인터넷 공론장을 통한 정치 캠페인으로 조직적 역사 경험을 공유한 세대(조화순 2008; 윤용희 2003)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현재의 4050세대(2002년 대선 전후 2030세대)를 “노무현 세대/노무현 코호트”로 분류해보고자 한다.   2. 각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적 상징: “박정희 세대” v. “노무현 세대”   우선, 각 세대별로 각 진영의 역대 대통령 각각에 대해 갖고 있는 호감도(심리적 애착)를 통해 실제로 박정희, 노무현 전대통령이 세대 일체감을 형성할 정치적 상징으로 기능하는지 확인해보다. 2025년 5월에 실시한 진보정책연구원·한국사람연구원I·한국리서치 <제2차 내셔널어젠다 조사>에 포함된 역대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 조사결과를 보자. [그림 18]에서 “매우+약간 호감이 간다”고 답한 비율을 기준으로 분류보면 진보/민주당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 호감비율이 72%, 김대중 대통령 61%, 문재인 대통령이 46%로 뒤를 이었다. 반면 보수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대통령 50%, 김영삼 대통령 44%, 보수층에서 국부로 추앙하는 이승만 대통령 32%, 이명박 대통령 30%이었고 탄핵이 된 박근혜 대통령 27%, 윤석열 대통령 21%이었다. 쿠데타로 처벌받은 전두환ㆍ노태우 대통령 호감도는 16-18%에 불과했다. 각 대통령들이 각 진영을 대표하는 정치적 상징이라고 보면 현재 보수 정치권은 두 차례의 탄핵을 거치면서 정치적 상징 자본이 크게 약화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그림 18] 역대 대통령 호감도 평가(%) 자료: 진보정책연구원·한국사람연구원I·한국리서치 <제2차 내셔널어젠다 조사>(2025년 5월2-4일)   연령대별로 역대 대통령 호감도를 확인해보자. 중요한 것은 각 세대별로 자신의 정치적 사회화 기의 대통령에 얼마나 호감과 애착을 갖고 있는 지이다. 정치 코호트론에 따르면 정치적 태도형성기, 첫 투표 선거들에서의 정치적 경험이 해당 정치세력에 대한 일체감으로 연결되어 장기간 자신의 가치관과 태도정향을 만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해당 정치적 대상에 대한 상징(여기서는 해당 시기의 대통령과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애착이 없이 해당 세대가 공유하는 정향을 수용할 리 없다.   그렇게 보면 4050세대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애착은 4050세대의 친 민주당 정향과 정치행태에 영향을 주는 코호트 효과의 원천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무현 대통령 시기에 초기 정치적 사회화를 겪었던 4050세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호감도가 80~82%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2030세대에서 69~75%나 되었다. 특히, 보수성이 가장 강한 70대 이상에서도 호감 비율이 54%였다. 주목할 점은 보수연합에서 이탈하고 있는 60대에서도 노무현 대통령 호감도가 69%로 박정희 대통령 호감도와 견줄 정도이다. 그 다음이 김대중 대통령으로 마찬가지로 4050세대에서 호감비율이 70~72%로 높고, 2030에서 49~63%, 60대에서 62%, 70대 이상에서는 46%로 낮았다.   반면 보수 대통령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정치적 상징이자 구심이다. 70대 이상에서 75%의 호감, 60대에서 67%, 50대에서 52%로 호감이 많았다. 다만 20대~40대에서는 32~36% 수준에 그쳤다. 2040세대에서 상대적으로 호감이 높은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이다. 그 외 보수대통령은 전반적으로 70대 이상에서만 상대적으로 높은 호감 비율을 기록했고, 2030, 4050은 물론 60대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을 제외하면 호감이 높은 보수 대통령은 없다. 쿠데타의 주역이었던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에 대한 호감비율은 70대 이상에서조차 34-36% 수준에 그쳤고 그 외 세대에서는 10~22% 수준이다.   [표 9] 연령대별 역대 대통령 호감도 “매우+약간 호감이 간다”비율(%)   박정희 김영삼 이승만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전두환 노태우 문재인 김대중 노무현 20대 이하 32 37 20 39 14 17 11 16 45 49 69 30대 36 44 21 26 16 13 11 13 49 63 75 40대 35 42 24 18 15 15 10 15 62 70 82 50대 52 38 23 18 23 14 12 11 53 72 80 60대 67 49 40 35 40 29 21 22 38 62 69 70대 이상 75 54 64 47 56 43 36 34 29 46 54 자료: 진보정책연구원·한국사람연구원I·한국리서치 <제2차 내셔널어젠다 조사>(2025년 5월2-4일)   주목할 점은 [그림 19]을 보면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전까지는 박정희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만큼이나 시민들로부터 정서적 일체감과 호감을 보였는데.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여파로 보수세력에 대한 존중과 애착이 반감된 결과이다. 이후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2040 젊은 세대에서의 낮은 호감도가 가져온 결과로 보인다. 최근 보수층의 지지기반 약화(대표적인 사례가 60대의 정치적 보수연합에서의 이탈)가 계엄과 탄핵이라는 단기 이슈의 영향에만 의존한다면(이후 소위 탄핵의 강을 건너면) 기존의 보수적 정치성향은 복원이 될 수 있는 단기 재편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필자의 가정대로 역대 대통령 호감도가 각 정치 코호트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를 결정하는 정치코호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리면 보수의 기반 약화와 지지층 이탈은 상당 기간 지속될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노무현ㆍ김대중으로 대표되는 4050세대는 여전히 두 정치적 상징에 대한 정서적 애착이 작동하고 반대로 보수 대통령에 대해서는 일체감을 느끼지 못한다. 반면 6070 중 70대 이상에서만 보수대통령에 대한 일체감이 작동하고, 60대에서는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박정희,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호감과 견줄 정도이다. 60대는 더 이상 과거처럼 강력한 보수진영의 근거지 역할을 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그림 19] 진보와 보수의 정치적 상징에 대한 호감도 변화(%) 자료: 동아시아연구원 DB(2012-2016), 한국사람연구원ㆍ한국리서치DB(2021-2025). Ⅴ. 결론   세대투표의 관심이 소위 ‘이대남’, ‘이대녀’현상에 집중되고 있고, 계엄과 탄핵 이후 우려했던 정치적 내전에 대한 우려를 뒤로 하고 빠르게 정국이 정상화되고 있다. 그러나 대선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정당이 크게 무너지지 않고 선전을 했지만, 대선이 끝나자 정당지지율이나 제반 정치지표에서 보수진영의 지지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실제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세대투표 양상을 보면 보수정치의 위기현상이 두드러진다.   계엄과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41%로 선전하고, 이준석 후보의 8%를 합하면 이재명 후보와 팽팽한 경합을 펼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착시가 국민의힘이 자성과 성찰, 보수 혁신의 개혁 대신 ‘윤 어게인’과 탄핵반대 아스팔트 보수에 더 의존하는 경향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본 보고서에서 살펴본대로 지난 대선에서의 보수후보의 상대적 선전은 계엄 이전까지는 승리를 낙관할 수 없었다 사법 리스크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과 안티 더불어민주당 정서에 기댄 보수의 총 결집의 결과였을 뿐 승자가 뒤바뀌지는 않았다. 오히려 대선결과 이후 빠르게 보수진영의 지지기반이 붕괴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인사과정에서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정치적 기반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우위현상에 큰 타격이 발생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 2016-2017년 1차 탄핵 이후 형성된 더불어민주당 우위의 탄핵유권자 정치연합의 힘으로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듯이 이번에도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다시한번 더불어민주당 우위의 정치구도가 형성되었다.   보수정당의 입장에서 더욱 치명적인 위기요인은 첫째, 제2차 탄핵유권자 정치연합의 근거지 역할을 한 4050세대는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친 민주당-반보수당 정서가 훨씬 공고해졌다. 대선투표에서 정당지지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결집이 강해졌고, 반 국민의힘 태도도 공고해졌다. 새정부의 핵심지지기반이 결집되어 있다는 것은 현재의 더불어민주당 우위구도가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조건임을 시사한다. 본 논문 후반부에서 시론적 차원에서 제기했지만 이들 4050세대는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상징을 중심으로 정권교체 이후 (1) 권위주의적 동원과 3김의 낡은 지역주의 동원 정치의 종식과 정치개혁의 시대과제 (2) 인터넷/월드컵 문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 (3) 노사모/인터넷 공론장이라는 새로운 정치참여의 정치적 경험을 세대 정체성을 공유한 집단으로서 그 어떤 정치코호트 보다도 동질적이면서 행동적인 집단이다. 이 세대가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의 정권교체를 뒷받침했고, 이재명 정부의 국정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   둘째, 지난 2016년-2017년 1차 탄핵 때에는 끄덕 없었던 60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뼈아프다. 4050만큼이나 강력했던 6070세대의 보수지지 연합이야 말로 1차 탄핵이후 5년 만에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었던 근거지 역할을 했다. 계엄과 탄핵을 거치면서 강력했던 6070 보수연합에 균열이 생겼음을 확인한 것이 본 보고서의 중요한 발견이다. 3년전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60대가 이번 선거에서는 2030세대와 유사한 경합세대로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 정당지지 및 주관적 보수 정체성 약화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60대의 지지이탈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60대는 확실히 이전 60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60대의 변화가 또한 상대적으로 친 민주당성향/진보성향이 강한 소위 386세대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60대의 주력으로 물갈이 되고 있는 현상의 결과라는 점에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1960년대 출생의 386 코호트는 이전 1940년대, 50년대 생이 50대를 넘어 60대에 진입하면서 보수적 성향이 강해지는 연령효과가 집중적으로 나타난 반면, 현재 60대를 물갈이하고 있는 386세대는 그 이전 세대와 다르게 2002년부터 2025년까지 6번의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진보적 성향을 유지하는 정치 코호트가 확인되었다.   셋째, 본 챕터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 젠더 투표 균열현상이 30대로까지 확산되었고, 이러한 경향이 4050세대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지적하였다. 한국에서 젠더 정치가 확장되는 과정은 페미니즘을 둘러싼 젠더갈등이 정치적 균열과 이념균열과 중첩되면서 정치적 관심과 영향이 커졌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어 왔다. 필자는 현재 페미니즘을 둘러싼 갈등이 20대를 넘어 3040세대, 심지어 50대에서도 강화될 조짐이 있어 일정한 조건이 마련되면 젠더 갈등 정치가 전세대로 확산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자 했다. 2022년 젠더 정치가 전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을 보면 역시 정치권과 언론의 동원, SNS나 각종 커뮤니티로 대표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젠더갈등 촉발 환경이 결합하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윤석열 정부 시기에 젠더갈등 동원이 둔화되면서 잠복되는 듯했지만, 오히려 이번 대선에서 다시한번 그 젠더 정치의 폭풍이 30대로 확산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지난 5-6년 간 젠더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혐오 정치의 열전이 한국사회의 다른 중요한 갈등이나 차별의 문제를 덮어버릴 정도의 충격을 안긴 것이 사실이다.   이상의 논의에서 다룬 한국 세대정치 행태의 변화는 실증적으로 검증해야 할 중요한 연구 질문들이다. 본 챕터에서는 서베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나름의 가설적 수준의 해석과 의견을 공유하는데 집중했다. 본 장에서의 논의를 통해 필자의 문제의식과 주장이 충분히 검증되었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논의를 위한 의제를 던지는 데 주력했고, 이장에서 다룬 논의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데이터 수집과 보다 심층적인 분석과 해석작업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현재로서는 시론적 차원의 논의에 머물지만, 그 질문들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후속연구와 검증을 오래 미룰 수 없을 듯하다. 본 챕터에서 던진 질문과 가설에 대한 후속연구는 다음을 기약하지만, 본 챕터에서 던져진 세대정치 함의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과 고민은 미루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4050세대의 강한 결집과 보수지지연합의 한 축이 무너진 현상은 우선 보수정당에게 중요한 위기와 도전요인이 될 것이다. 보수이탈을 가져온 계엄과 탄핵으로 보수의 위기는 심각한데, 보수당의 당 대표선거는 이러한 위기 요인을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그 만큼 보수정치의 정상화는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보수정치의 정상화가 지연되면 한국정치의 정상화도 어려워진다. 한편 계엄과 탄핵을 넘어 국정의 안정과 정상화를 이끌어야 하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입장에서도 지금의 상황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정치적 환경의 유리함이 자칫 이재명 정부와 집권여당의 오만한 일방주의로 연결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다수 국민이 우려하고 있는 미중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의 활로 찾기, AI시대의 국가경쟁력의 모색, 저출산-고령화, 지방소멸 등의 국가적 난제도 심각하다. 다수의 국민들이 걱정하는 국가과제를 뒤로하고 당파적 과제에 매몰되면 20년 이상 갈 것 같던 높은 지지율도 한 순간에 사라진다. 문재인 정부시기에 대한 반면교사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Ⅶ. 참고문헌   김기동·이재묵, 2021. “한국 유권자의 당파적 정체성과 정서적 양극화.” 한국정치학회보 55(2): 57–87.   국승민. 2025. “20대 남자 극우화? 충분한 증거 없다.” 시사인 929호.(2025/06/26).   ______. 2022. “한국 정치구도를 바꿀 젠더갈등.” 『20대 여자』. 시사인북.   ______. 2025a. ““중국이 한국 정치 개입“.믿을수록 반민주적.” 시사인 9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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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남자의 지지율이 여자의 지지율을 상회했음을 의미하며, (-)는 여자의 지지율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2] 2030 세대의 남녀 간 투표성향의 차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에서 다루기 때문에 본 장에서는 우리가 관심을 두고 있는 지난 대선에 비해 남녀 간 투표 성향의 차이가 20대를 넘어 30대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러나 4050세대에서는 여전히 젠더 차이가 없다는 것도 4050 투표행태에서 주목할 점이다[그림 2].   [3] 방송3사 출구조사의 세대별 젠더 간 지지율 결과의 분류기준이 일관성이 없다. 때로는 60대이상까지 분류(20대 대선)하기도 하고, 때로는 70대 이상까지 분류(21대 대선)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이를 일치시킬 원자료가 없어 여기서는 그대로 언론에 보도된 결과표를 소개한다.   [4] 천관율은 이대남과 이대녀의 갈등이 “‘권력(정치세력에 대한 태도)’과 ‘젠더(페미니즘)’가 만나는 지점”이라고 표현했다(천관율·정한울 2019).   [5] 기권과 응답유보자를 제외한 투표자만 기준으로 보면 60대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가 53%, 이재명 후보 지지가 44%에 우위가 확인된다.   [6] 이에 대한 논의에 대해서는 배진석(2017)과 배진석(2022)을 참조할 것. 코호트 효과, 연령 효과, 기간 효과 간 완벽한 선형종속(Period=Age+Cohort) 관계 때문에 기간(조사연도), 연령(나이), 코호트(출생연도) 등 세 변수를 포함하면 각각의 독립적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분별할 수 없는 ‘식별의 문제(identification problem)’에 봉착한다(허석재 2014; 이내영·정한울 2013; Bhatti and Hansen 2012).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약조건을 부과하거나, Intrinsic estimator(I.E) 혹은 위계적 APC모델 등을 적용하는 시도가 필요한데 이는 본 챕터의 범위를 넘어선다(Koo et al. 2024).   [7] 척도는 이전 자료와 비교하기 위해 0-10점 척도에 –5를 하여 –5(매우 진보)~0점(중도)~+5(매우 보수)로 조정하여 평균을 산출했다. 가로축은 5세 단위로 구분한 조사 시점의 응답자 연령대로서 대통령 선거는 5년주기이기 때문에 차수가 바뀔 때마다 5 살 증가하기 때문에 선거 차수마다 한 칸씩 우로 이동하게 된다. 출생연대별로 1차 2002년 대선에서 ‘35~39세’ 였던 사람(1963년~1967년생)은 2차 2007년에는 ‘40~44세’, 2012년에 ‘45세~49세’, 2017년에 ‘50~54세’, 2022년에 ‘55~59세’가 되고, 마지막 2025년 선거에서는 3살만 증가하여 ‘58~62세’가 되는 해인데, 그래프 축에서 5년 단위 축을 임으로 수정할 수 없어 5살을 더한 ‘60~64세’눈금에 도식이 된다는 점이라는 것을 혼돈해서는 안된다. 각 출생연대의 6개의 점 중 5번째 점(2022년 조사)과 마지막 6번(2025년 조사)째 점 사이 간격이 그래프에서 5년이지만 실제는 3년이 된다.   [8] 이는 386세대의 진보성을 선험적으로 인정해서는 안되며 실증적으로 보면 상대적으로 이전 권위주의 산업화 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지만, 그 이후 70년대생이나 80년대 생보다는 특별히 진보적이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86세대의 진보성”을 반박한 배진석(2017; 2022)의 논의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대적으로 기존 60대의 다수를 점했던 1940년대생, 1950년대생에 비해서는 확실히 진보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투표에서도 몇 번의 예외(예를 들면 참여정부 심판에 손을 들며 상당수가 이명박 후보 지지나 문국현 후보 지지로 이탈했던 2007년 대선)이나 친 민주당/친 진보 투표를 했던 것은 분명하다.     ■저자: 정한울_한국사람연구원 원장.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정한울 2025-09-04조회 : 5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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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⑤ 지역주의의 재편과 공간적 분화

Ⅰ. 서론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헌정 질서가 중대한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치러진 이례적 조기 대선이었다. 2024년 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령 선포 시도는 국내외에 큰 충격을 안겼고, 1987년 체제 아래 발전해 온 한국의 민주주의 정치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여파로 한국에서는 또 다시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사태가 반복되었고, 이에 따라 원래보다 2년가량 앞당겨진 2025년 6월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되었다. 이 같은 비상 국면은 정치적 책임성 확보와 권력 남용에 대한 제도적 견제, 그리고 민주주의 회복을 향한 유권자들의 요구를 더욱 고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대선은 자연스럽게 이념 지형이나 지역·세대 등 전통적인 정치 균열보다는, 헌정 위기를 둘러싼 책임 공방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단일한 정치 의제가 유권자 선택을 좌우하는, 이른바 단일 쟁점 선거(single-issue election)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되었다. 정파적 양극화와 진영 대립에 대한 유권자의 피로감 속에서, 지역주의 역시 이번 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퇴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흘러나오기도 하였다.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론과 민주적 가치에 대한 민감성이 지역을 초월한 유권자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실제 선거 과정과 결과는 이러한 기대가 과연 현실화되었는지에 대해 다시금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 시도와 헌정 질서 위기에도 불구하고, 탄핵 반대 여론과 맞물려 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양상이 두드려졌고, 계엄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공유해야 할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반등 추세를 보였다. 이는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진보-보수 간 진영 대립 구조와 정파적 양극화가 여전히 유권자 선택에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또한 선거 과정에서도 국민의힘이 후보 경선에서 계파 갈등과 내부 혼선을 겪었음에도, 야당 후보의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던 일부 전망과 달리 보수 유권자들이 다시 결집해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실제 선거 결과에서도 진보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 세대 및 성별 간의 투표 격차, 그리고 동서 지역 간 전통적인 균열 구조가 일정 부분 재현되었다. 요컨대, 불법 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거에서 익숙한 전통적 정치 지형과 분열 구도가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전통적 정치 균열의 지속 가운데, 특히 주목할 점은 집권 여당이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의 결집 정서에 의존하는 선거 전략을 펼쳤다는 사실이다. 21대 대선은 헌정 위기라는 특수한 정치적 환경에서 치러졌으며, 그런 가운데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의 결집 정서에 의존하는 선거 전략을 펼쳤다. 물론, 이러한 전략이 실제 유권자 선택에 미친 효과는 경험적 분석을 통해 신중히 평가될 필요가 있다.   사실 지역주의는 오랜 기간 동안 한국 선거 지형을 규정짓는 핵심적 균열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념, 세대, 계층, 젠더 등 다양한 대안적 정치 균열 요인이 부상하면서 지역주의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최준영·조진만 2005; 강원택 2003; Kim, Choi & Cho 2008).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일련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주당이 보수정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 특히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 선전하면서, 영남을 중심으로 지역주의 완화와 정당 재편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기도 했다(정재도·이재묵 2018; 강원택 2019, 윤지성 2023; 도묘연 2024).   이러한 지역주의 약화 주장의 배경에는 최근 수년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영·호남 간 정당별 격차가 점차 줄어든 흐름이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제19대 대선에서 부산(38.7%)과 울산(38.1%)에서 1위를 차지했고, 경남(36.7%), 대구(21.8%), 경북(21.7%)에서도 선전하며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른 성과를 거두었다. 5년 뒤 열린 제20대 대선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산 38.2%, 울산 40.8%, 경남 37.4%로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같은 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전북과 전남에서 각각 14.4%, 11.4%를 얻어 두 자릿수 지지를 확보했다. 이번 제21대 대선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이어져, 이재명 후보는 부산과 울산에서 40%를 넘겼고, 출신지인 경북에서도 25.1%의 지지를 얻었다.   물론, 지역주의 약화론과는 달리 지역주의가 퇴색했다는 주장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견해도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유권자의 정치적 태도 형성과 정당 선택에서 지역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새로운 균열 요인들과 중첩되어 그 영향력을 지속하고 있다. 즉, 단일 결정 요인으로서의 비중은 줄었더라도, 한국 정치의 다층적 구조 속에서 지역주의는 여전히 의미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7년 대선 이후 한동안 지역별 정당 재편 흐름이 이어졌지만,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한 사례는 PK 지역의 정치적 유동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주의가 단순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재구성되는 형태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2022년 대선 이후 치러진 몇 차례의 전국 단위 선거를 면밀히 살펴보면, 지역주의 투표행태의 지속 효과를 뒷받침하는 경험적 증거가 여전히 다수 발견된다(윤광일 2012; 김용철·조영호 2015; 문우진 2017; 노기우 외 2018).   2025년 조기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시도와 탄핵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사건에 따른 단일 쟁점 선거로, 기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작동해온 지역주의나 정당 정치 지형 등의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선거에서 특히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주의의 공간적 분화와 완화 경향이 관측되어 온 만큼, 이번 선거는 한국 지역주의 투표행태의 현주소를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여전히 특정 정당에 대한 지역 충성에 기반했는지, 혹은 이념·세대·젠더 균열 또는 계엄 사태와 같은 전국적 의제에 더 큰 영향을 받았는지를 분석하는 일은, 지역주의의 지속성과 변화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2025년 대통령 선거를 중심으로 한국 유권자들의 지역주의 투표행태가 오늘날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포괄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다. 여기서 ‘지역주의 투표행태’란 특정 지역의 지배정당이나 전통적 연고 정당에 대해 해당 지역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정치 행위를 말한다. 이러한 지역 기반의 편향된 행위는 정당 경쟁의 역동성을 약화시키고 대안 세력의 출현을 저해하며, 궁극적으로는 책임정당제를 토대로 한 대의민주주의의 작동을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지역주의가 약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소멸하는 것인지, 아니면 보다 정교하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변형되어 지속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한 학문적 과제이자 민주주의 이론을 검증하는 실증적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본 연구는 기존의 지역주의 연구들이 주로 유권자의 출신지나 거주지와 같은 정태적인 문항을 중심으로 지역 연고성을 측정해 왔던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향후 특정 정당(특히, 더불어민주당 혹은 국민의힘)을 계속 지지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문항을 활용함으로써, 지역주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보다 동태적이고 전망적인 분석틀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단순한 지지율 분석을 넘어, 지역 기반 정당 지지의 정치적 내구성과 장기적 재편 가능성을 함께 탐색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들과 차별화되는 실질적 기여를 지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집권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이었던 만큼, 3년 전 대선과 비교해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주의 투표 성향이 다소 완화되는 패턴이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관찰되어 온 지역주의 투표 행태의 지역적 분화 양상은 이번 특수한 환경에서도 여전히 유지되었다. 특히 지역주의 강도가 높은 호남, 그중에서도 광주·전라와 대구·경북에서는 전통적 지역주의가 비교적 강하게 온존하였으며, 반면 최근 완화 추세가 지속되어 온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그 변화 경향이 한층 뚜렷하게 확인되었다. 나아가 이번 연구는 영남과 호남 모두에서 향후 정당 지지 성향과 관련해 지역주의 투표 행태에 중대한 변화 가능성이 존재함을 경험적으로 확인해 주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향후 한국 사회에서 지역균열의 완화와 책임 정당 정치의 강화를 위한 정치개혁의 방향에 주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Ⅱ. 한국 선거에서의 지역주의 연구: 변화와 지속성   한국 선거에서의 지역주의는 오랫동안 투표행태 연구의 핵심 주제였으며, 그 변화 양상에 대해서는 종종 대비되는 논의가 제기되어 왔다. 일부 연구는 유권자 세대 교체, 정치·사회 변동, 미디어 환경 변화 등을 배경으로 지역주의가 완화되거나 약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연구들은 특정 지역, 특히 전통적 정치적 기반 지역에서 지역주의가 여전히 강하게 지속되거나, 형태를 달리하며 재구성되어 온존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본 절에서는 이러한 대립적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지역주의 변화와 지속성을 설명하는 다양한 관점을 비교·분석한다.   한국 선거에서 지역주의 투표행태가 처음 나타난 시점에 대해서는 1971년 박정희와 김대중이 맞붙은 제7대 대선을 기점으로 보는 견해와,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선거인 제13대 대선으로 보는 견해가 공존한다(강명세 2001). 그러나 이러한 ‘지역주의 정초(定礎) 선거’에 대한 견해 차이와 관계없이,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regionalism)가 민주화 이후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정치·사회적 균열 구조로 기능해 왔다는 점에는 학계의 대체적인 합의가 존재한다. 특히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와 이듬해 총선에서 드러난 영호남 간 투표행태의 극명한 차이는, 이후 선거에서 지역 기반 유권자가 특정 정당을 장기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패턴을 고착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한국선거학회 2011, 윤지성 2024 재인용). 이러한 지역주의 투표행태는 대의민주주의의 책임성과 대표성을 약화시키고, 정당 경쟁의 역동성을 저해하며, 대안 세력의 등장을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지역주의의 형성 원인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설명된다. 첫째, 정치경제적 관점은 권위주의 시기 영남에 대한 경제적 우대와 호남의 상대적 소외가 지역 간 경제발전 격차와 사회경제적 차별 인식을 심화시켜, 지역주의의 구조적 기반을 형성했다고 본다(최장집 1996). 둘째, 엘리트 정치동원론은 민주화 이후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정치엘리트가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선거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지역주의를 제도화·고착화했다고 해석한다(손호철 1996). 셋째, 합리적 선택이론은 유권자들이 자신과 지역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지역 중심 투표를 선택한다고 설명한다(조기숙 2000). 세 관점은 각기 구조적 조건, 엘리트 주도, 유권자 행위라는 분석 단위를 설정하여, 지역주의의 발생과 지속 메커니즘을 이론적·역사적으로 탐구해 왔다.   2000년대 이후 일부 연구들은 지역주의의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세대·이념 등 대안적 균열이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하기 시작하였다(강원택 2003; 최준영·조진만 2005; Kim, Choi & Cho 2008). 예컨대 강원택(2003)은 2000년대 초반 선거 분석을 통해 지역주의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나, 세대 간 이념 격차가 확대되면서 투표 선택에서 독립적인 변수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최준영·조진만(2005) 역시 17대 총선 결과를 분석하여, 영호남에서도 세대와 이념 균열이 전통적 지역 균열의 강도를 일부 완화했음을 실증했다. IMF 위기 이후의 이념 균열 부상, 3김 퇴장과 86세대 부상 등 세대 교체를 포함한 2000년대 정치 환경 변화는 지역주의 선거 행태의 완화와 대안적 균열의 부상을 촉진한 주요 배경으로 지적된다.   이에 반해 다른 연구들은 세대, 이념, 계층 등 새로운 정치적 균열이 부상하더라도, 지역주의가 여전히 한국 유권자의 정치 태도와 투표행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보여준다. 윤광일(2012, 2013)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 데이터를 분석하여 영호남 지역 정당지지가 여전히 강고하게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김용철·조영호(2015)는 세대·계층 구분과 무관하게 TK(대구·경북)와 호남 등 전통적 지역에서 유권자의 정당 선택이 일관되게 지역적 분할 구조에 좌우되고 있음을 입증하였다.   문우진(2017)은 여론조사와 사회심리 지표 분석을 통해 지역정체감과 내집단 편향성이 집단 간 정치 태도 차이를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노기우 외(2018)는 실험연구를 통해 영호남 유권자가 타집단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보이지는 않지만, 자기 지역(내집단)에 대한 정서적 편애가 여전히 존재하며, 이러한 ‘정서적 지역주의’가 투표 상황에서도 유의미하게 작동함을 실증하였다. 종합하면, 최근 대안 균열이 부상했더라도 지역적 배경은 공간적·심리적 수준에서 한국 유권자의 정치 태도와 행태에 깊이 각인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 지역주의 연구 중 일부는 변화와 지속성 논의와는 다른 시각에서, 지역주의 영향권 내부의 공간적 분화(spatial differentiation)와 지역적 변이(variation)에 주목하였다(정재도·이재묵 2018; 강원택 2019; 도묘연 2024). 공간적 분화 연구들은 영남의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호남의 광주·전남과 전북 간 지역주의 패턴 차이를 분석하였다. 영남의 경우, TK에서는 지역주의가 강하게 지속되는 반면, PK에서는 2000년대 이후 뚜렷한 완화 경향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 PK 유권자들의 전통적 보수정당에 대한 정치적 애착은 크게 약화되었으나, 이는 곧바로 진보정당에 대한 일방적 지지로 전환되지는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영남 지역주의가 구조적으로 분화되고 있으며, PK에서 정당지지 성향의 탈지역화와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윤지성(2017, 2020)은 이러한 변화를 ‘영호남 대립의 3분화’로 규정하며, TK·PK·호남이라는 세 구도의 재편 속에서 PK의 정치적 유동성이 선거 상황에 따라 수도권이나 타 지역과 유사한 투표 패턴을 가능하게 한다고 분석하였다.   한편, 공간적 분화가 아닌 경계지역에 주목한 연구도 존재한다. 지역적 변이는 기존 지역주의 아성의 경계에서 나타나는 이웃효과(neighborhood effect)와 밀접히 관련되며, 박정희·이재묵(2023)은 영·호남 행정 경계 읍·면 분석을 통해 지리적 인접성, 생활권 공유, 교류 활동이 지역주의 완화에 기여함을 실증하였다. 이 연구는 ‘영남 속의 호남, 호남 속의 영남’이라는 현상을 제시하며, 지역주의 완화의 공간적·사회적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다.   다른 측면에서, 지역감정의 측정 방식과 정치·사회 환경 변화, 그리고 사회변동에 따른 집단 정체성 변화는 지역주의의 완화 또는 성격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지역주의 태도를 간접적으로 측정한 연구들은 영호남 유권자 간 지역감정이 과거보다 약화되었음을 보고하였다(최준영 2008; 노기우·정민석·이현우 2018). 특히 노기우 외(2018)는 영·호남 지역주의가 배타적 적대감에서 내집단 정서적 편애로 전환되고 있음을 실증하였으며, 세대교체와 함께 부정적 지역감정이 점차 약화될 가능성을 지적하였다. 정치환경 변화 역시 지역주의 완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재묵·김기동(2017)은 SNS와 같은 새로운 매체가 교량형 사회자본을 형성·확산시켜 지역주의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하였다. 정체성 변화 연구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한다. 김기동·이재묵(2022)은 출신지보다 거주지 정체성이 더 강하게 나타나며,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한 거주지 정체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 격차 심화 속에서 지역주의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선행연구는 한국 지역주의의 구조적 기원과 고착 메커니즘(정치경제, 엘리트 동원, 합리적 선택)을 규명하는 한편, 2000년대 이후 대안적 균열의 부상, PK 지역의 유동화, 미디어 환경 변화, 정체성 이동 등 약화 가능성도 함께 제시해 왔다. 최근에는 영남 내부의 분화, 경계지역의 완화 효과, 가족사회화와 교차 연고, 거주지 정체성 강화 등 미시적·공간적 요인을 포괄적으로 분석하며, 지역주의의 변동성과 재구성 가능성에 주목하는 연구가 늘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본 논문은 전통적 지역 균열이 변화하는 정치·사회 환경 속에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 경험적으로 검증하고, 그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특히 정치 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세대 교체, 디지털 전환 등으로 정치균열의 복잡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지역주의 투표 행태의 지속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둔다.   Ⅲ.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지역주의: 20대 대선과의 비교   2025년 6월 3일에 실시된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불법 계엄 사태라는 비정상적 정치 상황 속에서 치러져, 선거 전까지는 지역주의보다는 사건·이념 중심의 투표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선거 결과를 보면, PK 지역의 보수정당 지지 약화, 수도권 및 일부 영남 지역에서의 탈지역화 양상 등 기존 연구에서 확인된 지역주의 완화 경향이 일정 부분 지속되었다. 또한 TK와 PK, 호남 간의 공간적 분화 역시 과거와 유사한 형태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와 정치적 위기 국면 속에서 각 지역별 전통 지지 기반이 결집하는 단기적 정치 동원 효과가 발생하였으며, 그 결과 TK와 호남에서는 전통적 정당 편향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2025년 대선이 장기적으로는 지역주의 완화와 유동성 확대라는 추세를 보여주면서도, 단기적 정치 상황에 따라 지역주의가 재가동될 수 있는 구조적 잠재력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위의 <그림 1>은 제21대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들의 지역별 득표 현황을 3년 전의 20대 대선과 비교해 나타낸 것이다. 특히 PK(부울경) 지역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약진이 눈에 띄지만, 3년 전과 비교해 해당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상승폭이 매우 두드러지지는 않는것도 사실이다. 또한 TK 지역과 호남 지역에서 여전히 견고한 지역주의 투표 행태는 이번 조기 대선에서도 여전히 강하게 관찰되었다.   <그림 1> 제21대 대선에서 주요 정당 후보의 지역별 득표율(20대 대선과의 비교)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영남 지역에서의 지역주의 완화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대구·경북(TK)보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민주당은 이번 21대 대선에서 PK에서 약 40%의 지지를 확보했으며, 특히 부산에서는 40.14%를 득표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는 최초로 40%를 돌파했다. 이는 20대 대선 당시 부산 득표율(38.15%)을 상회하는 수치로, 부산을 정치적 근거지로 활동한 노무현 전 대통령(16대 대선 29.85%)과 문재인 전 대통령(18대 대선 39.87%, 19대 대선 38.71%)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1]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부산의 낙동강 벨트(강서구, 북구, 사상구, 사하구 등)에서는 강서구(45.75%)를 포함해 보수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앞서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해당 지역이 신도시와 산업단지가 밀집해 젊은 층과 외지인 비율이 높고, 전통적 보수 성향이 약화되는 사회구조적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기에 구축된 민주당의 지역 기반, 지역균형발전과 신공항 추진 등 맞춤형 공약이 결합해 효과를 발휘했다. 또한 청년 및 이동 인구 증가, 무당층 확대 등으로 정당 충성도가 약화되면서 PK 내 경합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PK, 특히 낙동강 벨트와 신도시·공단 지역에서 기존 보수 일변도의 정치 구조가 구조적·지속적으로 분화되는 ‘탈지역주의’ 경향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후보별 공약 효과, 인구구성 변화, 세대교체, 지역 현안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한편, 부산의 낙동강 벨트와 유사하게 공업 및 산업 단지가 밀집하여 대표적 노동자 거주 도시로 알려진 울산에서도 이재명 당선자는 42.54%를 득표하여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47.57%)에 단지 5.03%포인트 뒤졌다.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3년 전 20대 대선 후보 때 얻은 40.79%를 뛰어넘어 역대 민주당 후보 최고 수치로 기록되었다.[2]   Ⅳ. 21대 대선 유권자 투표 행태 분석: 기술통계(Descriptive Statistics) 분석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 요인이 다른 선거 영향 요인들에 비해 어떠한 독립적 효과를 가지는지, 또한 이념·정당·세대 등 대안적 균열 요인이나 계엄과 탄핵과 같은 이번 선거의 특수한 정치적 맥락 속에서 지역 변수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개인 수준의 미시자료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요구된다.[3]   미시적 수준에서 지역주의 투표행태의 변화를 확인해 보기 위해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 직후 유권자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하였다. 조사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선거 직후인 2025년 6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실시하였다. 표본은 지역·성·연령대별 비례할당 방식에 따라 구성된 온라인 패널 1,509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하여 확보하였다. 총 6,701명에게 조사 요청을 발송하였으며, 그중 1,509명이 응답하여 응답률은 22.5%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이다.   이번 조기 선거에서 나타난 지역 균열의 완화 경향은 앞서 제시한 광역단체별 실제 투표 결과뿐 아니라, 선거 직후 실시된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되었다. ‘2022년 대선과 이번 대선에서 각각 어느 후보를 선택했는가’라는 문항을 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는 3년 전보다 영남 지역을 포함해 전 지역에서 고르게 득표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영남 지역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2022년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에 비해 다소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였다.   <그림 2> 거주지역별 투표선택(2022년 대선과 2025년 대선)   <그림 2>는 거주 지역별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이하 20대 대선)와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이하 21대 대선)에서의 후보 선택 분포를 비교한 것이다. 분석에는 “지난 대선(제20대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선택하였는가”와 “이번 21대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선택했는가”라는 두 문항이 각각 활용되었다.   그림에서 보이듯, 거주지역별 투표 선택을 기준으로 한 미시적 분석에서도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주의의 공간적 분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우선 전통적 지역주의의 양 극점인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의 대비가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다. 광주·전남에서는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92.8%)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21대 대선에서도 85.6%로 높게 유지되었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65.6%)와 김문수 후보(21대 대선 54.4%)로 이어지는 보수 정당 지지가 여전히 우세하다.   이들 지역과 대조적으로 부산·울산·경남(PK) 지역에서는 미시적 투표 선택 수준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난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50.8%를 득표했던 것에 비해,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는 49.2%로 소폭 하락하였다. 특히 이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2022년 45.6%에서 2025년 49.2%로 상승하며, PK 지역의 정치적 유동성과 ‘탈지역주의’ 경향을 뒷받침한다.   한편,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경우,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각각 51.3%, 59.4%였으나, 21대 대선에서는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각각 48.7%, 40.6%로 하락하였다. 이는 수도권에서 보수 정당의 지지 기반이 약화되고 무당층 또는 진보 지지층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강원·제주와 대전·충청에서도 일정한 변화가 감지된다. 강원·제주의 경우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60.9%였던 지지율이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 39.1%로 크게 하락하였다. 대전·충청은 상대적으로 변화 폭이 작지만, 보수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감소하고 이재명 후보 지지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전통적 지역주의 구도가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는 지역(광주·전남, 대구·경북)과, 점진적으로 탈지역주의가 확산되는 지역(PK, 수도권, 강원·제주)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PK와 수도권에서의 변화는 세대교체, 인구 이동, 정치적 무당층 확대 등 구조적 요인과 함께, 2025년 대선의 특수한 정치 환경이 결합하여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3> 유권자 거주지별 정치인 호감도(0=매우 싫음, 10=매우 좋음)   이어서 <그림 3>의 박스 플롯(box plot)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주요 후보자에 대한 지역별 호감도를 분석한 결과를 나타낸다. 호감도는 0점(매우 비호감)에서 10점(매우 호감)까지의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5점은 ‘보통’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전통적인 지역주의 구도가 후보자 호감도에도 일정하게 반영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먼저, 광주·전라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의 평균 호감도는 7.57로 매우 높게 나타난 반면, 보수 정당 소속인 김문수 후보(3.66)와 이준석 후보(3.93)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해당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강한 긍정적 평가와 보수계 후보에 대한 낮은 선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에 대구·경북에서는 김문수 후보의 호감도가 6.15로 가장 높았으며, 이재명 후보(5.39)와 이준석 후보(4.83)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TK 지역에서 보수 정당 후보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우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재명 후보가 경북 안동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출신지 연고에 대한 호소가 눈에 띄게 효과적이지만은 않았다는 점이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김문수 후보(6.30)와 이재명 후보(6.14)의 호감도가 비슷하게 나타나, TK 지역에 비해 보수·진보 간 선호 격차가 완화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호감도가 PK 지역에서 TK보다 높다는 점은 이 지역의 정치적 유동성과 탈지역주의 경향을 뒷받침한다.   요약하면, 양대 정당 대표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를 중심으로 볼 때 영호남 지역주의 투표 정서의 비대칭적 변화가 관찰된다. 호남에서는 여전히 전통적 지역주의 정서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반면, TK 지역에서는 비보수 정치인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완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전반적으로 지역별 후보 호감도 분석은 전통적 지역주의 구도가 여전히 잔존하면서도, 특히 PK 지역에서 후보 간 호감도 격차가 축소되는 등 완화 경향이 병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득표율 분석에서 확인된 공간적 분화 및 탈지역주의 양상과도 일관된 결과이며, 향후 특정 지역의 고정적 지지 기반이 약화되고 선거 국면과 이슈 환경에 따라 지지 구도가 유동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 4> 계엄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 정당 인식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시도와 탄핵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사건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치러졌다. 이러한 특수한 정치 환경 속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와 책임 인식이 선거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본 연구는 여론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계엄·탄핵 사태에 대한 지역별 책임 정당 인식을 살펴보았다(그림 4 참조).   분석 결과, 전국적으로는 집권당인 국민의힘에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는 계엄·탄핵 사태의 책임 인식에서 지역 간 인식이 상당 부분 일치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두 정당 모두 책임이 있다’는 응답 비율(29.9%)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TK 지역 유권자들이 국민의힘 책임을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민주당 역시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보는 인식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에 대한 단독 책임 인식은 전 지역에서 낮았으나, TK 지역과 일부 PK 지역에서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TK 지역의 책임 인식이 전통적인 일방향적 정당 편향에서 벗어나, 사안별로 양당 모두를 비판하는 다층적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계엄·탄핵 사태에 대한 평가에서는 강한 보수 지지 기반 지역조차 일정 부분 ‘양당 책임론’을 공유하며, 이는 향후 지역정치 구도의 변화를 예고할 수 있는 징후로 해석될 수 있다.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는 특정 지역 연고를 가진 유권자들을 대안 없는 ‘정치적 볼모’로 묶어 두는 구조적 특성을 지녀 왔다. 이러한 구조는 지역 정당 또는 기존 지역 패권 정당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 정당의 존재를 제약해 왔으며, 결과적으로 양대 정당 간 고정적 지역 대결 구도를 고착화시켰다. 그러나 만약 정당법 개정을 통해 지역 정당 설립이나 기존 지역 패권 정당의 실질적 경쟁 세력 출현이 허용된다면, 현재의 지역주의 구도는 상당 부분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이번 조사에 향후 양대 정당에 대한 지지 의향을 묻는 문항을 포함하였다. 이는 기존의 ‘현재 선거에서의 선택’을 묻는 문항과 달리, 장래 지지 가능성을 통해 유권자의 잠재적 정치 재편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향후 민주당/국민의힘을 지지할 의향이 있는가”를 1점(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4점(매우 그렇다)까지의 4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그림 5> 향후 양대 정당지지 의향(거주 지역별)   <그림 5>는 응답자의 거주지역별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한 향후 지지 의향 평균값을 비교한 결과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가 강한 광주·전라에서는 민주당 지지 의향이 3.13으로 매우 높고, 국민의힘은 1.63에 그쳐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반대로 대구·경북(TK)에서는 민주당 2.31, 국민의힘 2.26으로 격차가 미미했으나, 민주당이 근소하게 앞선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한때 보수정당의 핵심 기반이었던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민주당 지지 의향(2.45)이 국민의힘(2.18)을 웃돌아, 전통적 보수 우위 구도에서 이탈하는 흐름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TK와 PK 모두에서 민주당 지지 의향이 과거보다 확장되고 있으며, 그중 PK에서 변화 폭이 더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강원·제주 역시 민주당(2.70)이 국민의힘(1.95)보다 높아 격차가 완화된 모습을 보였고, 수도권(서울, 인천·경기)에서도 민주당이 다소 높은 평균값을 기록했으나, 그 차이는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정리하면, 향후 정당 지지 의향 분석은 영남 지역 지역주의의 변화를 보다 뚜렷하게 보여준다. 특히 PK 지역에서는 두 정당 간 지지 의향의 격차가 크지 않아, 정당 지지 기반이 점차 다원화되고 탈지역화되는 추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변화는 영남 전역에서 전통적인 일방향적 지지 구조가 균열되고, 정치적 선택의 폭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앞서 살펴본 ‘향후 정당 지지 의향’ 분석에서는 일부 영남 지역, 특히 PK와 TK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 격차가 크지 않거나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장래 정치 환경 변화 시 지역주의 완화 가능성이 존재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경향이 실제 세대별 투표 행태에서도 관찰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본 연구는 선거 직후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광주·전라,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지역의 세대별 득표율 분포를 분석하였다(<그림 6> 참조).   분석 결과, 광주·전라에서는 전 연령대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가 절대적으로 우세했으나, 보다 보수적 성향의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가 21.1%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세대별 편차가 존재했다. PK 지역에서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민주당 지지가 높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국민의힘 지지가 증가하는 전형적인 세대 분할 패턴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18~29세에서는 민주당(52.6%)이 국민의힘(47.4%)보다 높았으나,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이 90.0%로 압도적이었다.   한편, TK 지역에서는 여전히 국민의힘 강세가 유지되지만, 18~29세(민주당 53.8%, 국민의힘 46.2%)와 40대(민주당 63.2%, 국민의힘 36.8%)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하였다. 반면 30대, 60대, 7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이 다시 우위를 보였다. 특히 30대(국민의힘 68.8%, 민주당 31.2%)와 70대 이상(국민의힘 72.2%, 민주당 27.8%)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이러한 결과는 영남 지역 내부에서도 세대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게 분화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에서는 기존 지역주의 구도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향후 정당 지지 의향’ 분석에서 나타난 양당 지지 격차 축소 현상과 맥을 같이 하며, 장래 정치 환경 변화나 제도 개혁 시 영남 지역주의의 완화 가능성이 세대 교체를 매개로 가속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림 6> 거주지역에 따른 세대별 투표 선택 결과(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종합하면, 2025년 조기 대선은 정치 양극화와 계엄·탄핵이라는 단일 쟁점이 부각되면서 일부에서는 지역주의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다. 실제 분석 결과, PK 지역을 중심으로 과거와 유사하게 지역주의 완화 경향이 일관되게 나타났으나, 동시에 전통적 지역주의 구도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도 확인되었다. 이는 지역주의가 단기적 정치 환경 변화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더라도, 구조적·심리적 기반이 여전히 강고함을 시사한다. 다만, 향후 정치 제도 개혁, 정당 체계 변화, 유권자 세대 교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지역주의 완화가 보다 가속화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수년간의 한국 선거에서는 특히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공간적 분화 속에서 지역주의의 변화와 지속성이 일관되게 관측되어 왔다. 동시에 정치·이념적 양극화의 심화, 세대 및 젠더 분화 등 대안적 정치·사회 균열의 부상으로 인해, 향후 한국 유권자들의 지역주의 투표 행태가 과연 지속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주의의 지속성을 평가하는 또 다른 방법은 영호남 지역 유권자들의 이념적 분포가 실제로 얼마나 다른지를 비교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도식이 여전히 유효한지, 그리고 영남 내부에서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 유권자들이 이념적으로 얼마나 유사하거나 다른지를 확인하는 것은 지역 균열의 정치·이념적 구조를 점검하는 유용한 접근이 될 수 있다.   <그림 7> 거주 지역별 유권자 이념 성향 분포(대구·경북, 광주·전라, 부산·울산·경남) 준거집단: 서울 지역 거주 유권자들의 이념성향 분포   <그림 7>은 서울 지역 유권자를 기준(reference) 집단으로 삼아, 광주·전라(호남),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유권자들의 자기 이념 성향(0=진보, 10=보수) 분포를 비교한 커널 밀도 추정 결과를 제시한다. 분석 결과, 호남은 전반적으로 진보 성향 쪽으로 분포가 치우쳐 있으며, 대구·경북은 보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은 분포가 좌우로 고르게 확산되어 있어, 특정 이념 스펙트럼에 집중되기보다 다양한 정치 성향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호남과 TK 지역에서 전통적인 이념적 구도가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되는 반면, PK 지역에서는 이념 스펙트럼의 다원화와 정치적 유동성이 더 크게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Ⅴ. 21대 대선에서의 지역주의 효과에 대한 종합 분석   위의 기술통계 분석을 통해 확인한 지역별 투표 행태와 정당 지지 성향의 차이를 보다 종합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본 연구는 세 가지 주요 종속변수를 설정하여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첫째,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의 후보 선택(민주당 이재명 후보=1,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0)을 종속변수로 한 이항 로지스틱(binary logistic) 분석, 둘째, 두 후보에 대한 호감도 차이를 종속변수로 한 OLS 분석, 셋째,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한 향후 지지 의향을 종속변수로 한 순서형 로지스틱(ordinal logistic) 분석을 수행하였다.   각각의 경험적 분석 모델에는 지지 정당 더미 변수(즉, 정당일체감)과 자기 이념 성향(0=가장 진보, 10=가장 보수)을 핵심 정치적 변수로 포함하였으며, 연령, 성별(여성=1), 교육 수준, 소득 수준 등 주요 사회경제적 변수들을 통제하였다. 또한 20·30대 남녀 간 정치적 성별 격차(gender gap)를 보다 정밀하게 통제하기 위해 연령과 성별의 상호작용항(연령×성별)을 추가하였다. 분석의 초점은 거주지역 변수(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가 각 종속변수에 미치는 독립적 효과를 확인하는 데 두었다.   <그림 8>은 ‘이재명 후보(민주당) 투표=1, 김문수 후보(국민의힘) 투표=0’을 종속변수로 한 이항 로지스틱 분석의 계수 추정값과 95% 신뢰구간을 시각화한 결과이다. 분석 결과, 정당일체감 변수의 효과는 압도적으로 컸는데 이는 최근 한국 정치에서 심화되고 있는 당파적 양극화(partisan polarization)를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으며(양의 방향, p<.001), 국민의힘 지지자는 반대로 김문수 후보 선택 가능성이 현저히 높았다(음의 방향, p<.001). 자기 이념 성향 역시 유의하게 작동하여, 보수 성향이 강할수록 김문수 후보를, 진보 성향이 강할수록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역 변수 중에서는 광주·전라 거주가 이재명 후보 선택 가능성을 유의하게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p < .001). 반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거주는 모두 음(-)의 계수를 보였지만, 해당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이번 선거에서 이들 지역의 지역주의 효과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정당일체감과 이념 성향이 여전히 후보 선택에 가장 강력한 설명력을 갖는 가운데, 광주·전라 지역에서만 지역 변수의 유의미한 효과가 관측되어, 지역주의의 지속성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지역 거주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과거 선거에서 나타났던 뚜렷한 영남 지역주의는 이번 선거에서는 뚜렷하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8> 21대 대통령 선거에서의 유권자 투표 선택(종속변수: 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택)   앞선 이항 로지스틱 분석에서 확인된 후보 선택의 결정 요인을 보다 정교하게 이해하기 위해, 본 연구는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간 호감도 차이를 종속변수로 설정한 OLS 회귀분석을 추가로 실시하였다(<그림 9> 참조). 호감도 차이는 각 후보에 대한 0~10점 호감도 평가값의 차이(이재명–김문수)로 산출되었으며, 양(+)의 값일수록 이재명 후보에 대한 상대적 호감이 높음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정당일체감 변수의 영향력은 투표 선택 모형과 동일하게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김문수 후보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국민의힘 지지자는 그 반대 방향으로 강한 부(-)의 효과를 보였다(p<.001). 자기 이념 성향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쳐, 진보 성향이 강할수록 이재명 후보에 대한 상대적 호감이 높은 반면에 보수 성향일수록 김문수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9> 이재명-김문수 후보 간 호감도 차이를 활용한 OLS 분석 (종속변수: 이재명 호감도-김문수 호감도)   지역 변수에서도 투표 선택 모형과 유사한 패턴이 일부 확인되었다. 광주·전라 거주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유의하게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이는 지역주의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대구·경북 및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김문수 후보에 대한 상대적 호감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해당 지역 변수들의 계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이번 대선에서 영남 지역의 지역주의 정서가 호감도 수준에서도 뚜렷하게 작동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TK보다 PK의 계수 크기가 더 작다는 점은, 영남 내부에서도 지역주의 완화의 정도가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반적으로는, 후보 선택뿐 아니라 호감도 평가에 있어서도 정당일체감과 이념 성향이 주요한 설명 변수로 작동하며, 지역 변수는 호남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설명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는 영남 지역의 지역주의가 이전 선거에 비해 약화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뒷받침한다.   <그림 10> 향후 민주당-국민의힘에 대한 지지 의향(순서형 로지스틱 분석)   앞선 분석들이 주로 2025년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한 정치 환경에서의 실제 후보 선택과 정치인 호감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본 연구의 가장 독창적인 시도는 현 시점의 선택을 넘어 향후 양대 지역 패권 정당에 대한 지속적 지지 의향을 직접 측정했다는 점에 있다. 이는 전통적 지역주의 연구가 주로 과거 선거 결과와 고정적 정당 지지 구조에 기반해 지역주의의 지속·완화 가능성을 추론해온 방식과는 질적으로 다른 접근이다. <그림 10>는 향후 민주당(좌측)과 국민의힘(우측)에 대한 지지 의향을 종속변수로 설정한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를 시각화한 것이다. 통계 분석에는 위와 마찬가지로 정당일체감, 자기 이념 성향, 연령, 성별, 학력, 소득, 거주지역(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20·30대의 성별 격차를 고려한 연령×성별 상호작용항을 포함하였다.   향후 정당 지지 의향을 종속변수로 설정한 분석 결과, 전통적으로 지역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알려진 광주/전라 및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지역 거주 변수 모두 민주당 또는 국민의힘 지지 의향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전라 지역의 경우, 민주당 지지 의향 모델에서 계수 방향은 양(+)의 값을 보였으나, 신뢰구간이 0을 포함하여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은 수준이었다. 영남 지역(TK 및 PK) 역시 마찬가지로, 두 정당에 대한 지지 의향 모두에서 거주 지역 변수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는 후보 선택이나 호감도 평가에서 여전히 지역주의의 일정한 흔적이 감지되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향후 지지 정당에 관한 유권자의 태도는 이념 성향, 정당일체감 등 정당정치적 요인들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유권자들이 특정 시점의 대선 후보 선택이나 정서적 호감과 달리, 중장기적인 정당 지지에서는 지역보다 정당 일체감이나 이념적 자기정체성이 보다 결정적인 설명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지역주의의 장기적 완화 가능성이 영남뿐 아니라 호남에서도 일부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통적 지역주의의 핵심 기반으로 여겨졌던 광주/전라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절대적 지지 성향이 유의한 변수로 작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지역 기반 정당 지형이 재편될 여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호남 모두에서 기존 지역 기반 패권 정당 외에 새로운 지역 기반 정당의 등장이나, 지역 내 정치적 다원성 확대가 실현된다면, 현재와 같은 지역주의적 정당 대립 구도는 점진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 이는 한국 정당체계의 공간적 분화 가능성과 지역주의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중요한 실증적 함의로 평가될 수 있다.   종합하면, 세 가지 회귀분석 결과는 정당일체감과 자기 이념 성향이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정치 행태 결정 요인임을 일관되게 보여주었으며, 거주지역 역시 이를 통제한 이후에도 후보 선택, 후보 호감도, 향후 정당 지지 의향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TK·PK와 호남 간의 뚜렷한 대조는 전통적 지역주의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PK 지역과 일부 TK 지역 젊은 세대에서 나타난 효과 약화는 지역주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목할 점은, 향후 정당 지지 의향 분석에서 실제 선거 결과나 호감도 평가보다 양당 간 격차가 축소되는 양상이 확인되었다는 점으로, 이는 정치 환경 변화, 제도 개혁, 세대 교체 등이 결합될 경우 지역주의의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지역주의의 현재적 지속성을 일부 확인하면서도, 특히 영남 지역의 공간적 분화와 세대 변화, 그리고 향후 정당 지지 구도의 유동성을 통해 장기적 변화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정치의 지역 구조와 정당 체계 변화를 전망하는 데 의미 있는 함의를 제공한다.   Ⅵ. 결론   2025년 조기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시도와 탄핵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사건에 따른 단일 쟁점 선거로 치러졌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이례적·특수한 정치 환경 속에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일각에서는 지역주의나 정당 정치 지형과 같은 기존 전국 단위 선거의 주요 투표 결정 요인이 이번 선거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선거에서 특히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주의의 공간적 분화와 완화 경향이 지속적으로 관찰되어 온 만큼,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주의 투표 행태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했는지를 변화와 지속성이라는 큰 맥락 속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는 한국 지역주의의 구조적 기원과 고착 메커니즘(정치경제, 엘리트 동원, 합리적 선택)을 규명하는 동시에, 2000년대 이후 대안적 균열의 부상, PK 지역의 정치적 유동화, 미디어 환경 변화, 정체성 이동 등 지역주의 약화 가능성도 함께 제시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영남 내부의 분화, 경계지역의 완화 효과, 가족사회화와 교차 연고, 거주지 정체성 강화 등 미시적·공간적 요인을 아우르는 분석을 통해 지역주의의 변동성과 재구성 가능성에 주목하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연구 흐름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2025년 조기 대통령 선거라는 특수한 정치 환경 속에서 전통적 지역 균열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경험적으로 검증하고, 그 변화 가능성을 전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정치 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세대 교체, 디지털 전환 등으로 정치균열의 복잡성이 증대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기술통계 분석과 회귀분석을 종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지역주의 투표 행태의 지속성과 변화 양상을 동시에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경험적 분석 결과, 현직 대통령 탄핵 이후 조기에 실시된 이번 특수한 선거에서도 영호남을 축으로 한 전통적 지역주의 투표 행태가 거시적 수준에서는 여전히 나타나고 있음이 다시금 확인되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특히 영남 지역에서 지역 균열의 약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의 지지세는 지속적으로 확장되어 왔으며, 이번 선거에서는 부산과 울산 모두에서 4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시적 수준에서 개인의 투표행태를 살펴보면, 후보 선택, 후보 호감도 격차, 그리고 향후 정당 지지 의향 등 모든 측면에서 호남 지역과 다르게 영남 지역에서의 지역주의 투표 성향이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음을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 정당 지지 의향 분석에서는 영남 지역 유권자들의 국민의힘 이탈 가능성이 한층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모두에서 연령 집단별로 정당 선택이 다변화·세분화되는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특히 젊은 세대에서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세대별 변화는 향후 정당 지지 의향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국민의힘은 영남 지역을 포함한 전국 모든 광역 단위에서 민주당보다 낮은 평균 평가 점수를 기록하였다. 이는 세대 교체와 더불어 영남 지역의 지역주의 투표 행태에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험적 증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역주의 완화를 위한 제도 개혁 방향에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요컨대 지역 정당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 현행 정당법 개정을 통해 지역 패권 정당의 독점을 완화하고, 동일 연고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지역 정당 또는 대안 정당의 출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지역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대안 선택지를 제공하고, 특정 정당에 대한 구조적 의존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더 나아가 세대별·지역별 정치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비례대표제 강화, 선거구 재조정, 정치 신인 진입 장벽 완화 등의 제도 개선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번 분석이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한 정치 환경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주의 변화 추세를 추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세대 교체와 정치적 사회화 과정, 지역 간 인구 이동, 온라인·SNS 기반 정치 정보 환경 변화가 지역 균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지역주의 약화가 실제로 정치 양극화 완화와 민주주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검증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2025년 조기 대선을 사례로 하여 전통적 지역주의의 지속성과 영남 지역 내부의 완화 및 재편 경향을 동시에 확인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제도 개혁, 정당 체계 변화, 세대 교체와 맞물릴 경우, 한국 정치에서 지역주의의 구조적 약화를 촉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지역 정치의 민주화와 정당 경쟁의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제도 개선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   Ⅶ. 참고문헌   강명세, 2001. “지역주의는 언제 시작되었는가?: 역대 대통령 선거를 기반으로.” 『한국과 국제정치』, 17집 2호, 127–158.   강원택, 2003.『한국의 선거 정치: 이념, 지역, 세대와 미디어』. 서울: 푸른길.   ______. 2019. “정당 지지의 재편성과 지역주의의 변화: 영남 지역의 2018 년 지방선거 결과를 중심으로.” 『한국정당학회보』, 18집 2호,5–27.   김기동·이재묵, 2022. “한국 유권자의 지역정체성과 지역주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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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묵 2025-08-27조회 :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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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⑥ 부정선거 인식의 결정요인과 투표행태에 미치는 영향

Ⅰ. 서론   2024년 12월, 한국 사회는 전례 없는 정치적 위기를 경험했다. 위헌적 계엄령 선포와 함께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은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민주주의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의혹들이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음모론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는 점이다. 사전투표 조작설, 서버 해킹설, 중국 개입설 등 다양한 형태의 부정선거 담론이 등장했고, 일부 보수층에서는 결국 "사전투표 = 부정선거"라는 인식으로 단순화되어 확산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특정 정치 세력의 주장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정치적 결과로 이어졌다. 보수 정당 국민의 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1] 지역별로 사전투표율에 격차가 나타나는 등 실제 선거 참여 행태에도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2] 이는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인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를 흔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선거 정당성에 대한 의문은 민주주의 체제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린쯔(Linz, 1978)는 선거 정당성의 상실은 민주주의 붕괴의 핵심적인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부정선거 담론의 확산과 그로 인한 ‘불신의 정치’는 민주주의의 미래에 중대한 위협이다. 선거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붕괴될 때, 유권자들은 정치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되며, 이는 투표 불참과 같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지거나 혹은 기존의 민주적 절차를 부정하는 급진적 행태로 발현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나타난 사례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속적인 부정선거 주장은 단순히 선거 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를 넘어 미국 의사당을 선거부정론자들이 폭력적으로 점거하는 정치폭력까지 발생하였다. 또한 실질적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 자체를 감소시키는 결과까지 가져왔다. 이는 부정선거 담론이 어떻게 민주적 참여의 기반을 약화시고 민주주의 체제 자체 붕괴시킬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3] 따라서 무엇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선거가 불공정하다고 믿게 만드는지, 그리고 이러한 인식이 그들의 정치 참여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체계적이고 실증적인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21대 대선이라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첫째, 유권자의 부정선거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선거무결성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 정치적 양극화, 사회경제적 배경 등이 부정선거 인식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할 것이다. 둘째, 부정선거 인식이 투표 참여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특히 사전투표, 본투표, 투표 불참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중심으로,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이 실제 투표 행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분석할 것이다. 이는 부정선거 담론이 단순한 의견 표출을 넘어 실제 민주적 참여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 이상의 연구 질문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본 논문은 최근 한국 사회에서 첨예한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한 부정선거 담론의 실체를 파악하고, 이것이 한국 민주주의에 가하는 위협의 본질을 진단하고자 한다. 나아가 선거의 신뢰를 회복하고 ‘불신의 정치’를 극복하기 위한 학술적, 정책적 함의를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학술적 기여를 통해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먼저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제도적 신뢰, 정치적 양극화, 인구통계학적 요인의 독립적 기여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방법론적으로 기여한다. 제도적 신뢰 이론과 정치적 양극화 이론을 통합한 분석틀을 통해 선거무결성 인식의 복합적 결정구조를 규명하여 이론적으로 기여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부정선거 인식이 실제 투표행태(투표 방식 선택, 투표 참여)와의 관계를 살펴봐 선거무결성 연구가 인식 차원을 넘어서 행태까지 확장하려고 한다.   본 본문은 위에서 제기한 두 가지 질문에 순서대로 답하는 형태로 구성되었다. 2장에서는 선거무결성과 제도적 신뢰, 정치적 양극화에 관한 이론적 검토를 통해 연구 가설을 설정한다. 연구 질문에 대한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그 의미를 설명한다. 3장에서는 부정선거 인식이 투표 참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두 번째 연구 질문에 대한 교차분석 결과를 분석한다.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는 연구 결과의 정책적 함의와 한계를 논의할 것이다.   Ⅱ. 선거 무결성, 제도, 그리고 양극화   선거무결성(electoral integrity)은 민주주의 체제의 정당성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다. 민주주의에서 권력의 정당성은 궁극적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확보되기 때문에, 선거 과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정치 체제 전반의 정당성이 흔들리게 된다(Norris, 2017). 린츠(Linz, 1978)가 강조했듯이,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은 시민들로 하여금 제도적 경로를 통한 갈등 해결을 포기하게 만들고, 체제 밖의 급진적 행동이나 정치 참여 회피로 이어질 수 있다. 2025년 한국 대선에서 나타난 현상은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동안 선거무결성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주로 행정적 효율성이나 제도적 개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김용철 외, 2013; 조진외 2015), 유권자의 인식 구조와 그 정치적 결과에 대한 통합적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특히 한국적 맥락에서 제도적 신뢰, 정치적 양극화 등이 선거무결성 인식에 미치는 상호작용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다(이한수, 2017). 유권자들이 선거의 공정성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즉 선거무결성 인식(perceptions of electoral integrity)은 객관적인 선거 현실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로 부상해왔다(Norris, 2013a; Carreras & Irepoglu, 2013). 이러한 인식은 민주적 거버넌스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며, 선거 부정이 만연하거나 무결성이 부족하다고 인식될 경우 정치적 신뢰와 정당성을 훼손하고, 유권자 투표율 및 참여율을 저하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정권 불안정, 폭력, 심지어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Norris, 2013b).   선거무결성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은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기존 연구들은 승자/패자 효과(Winners/Losers effect), 정치적 정체성, 사회경제적 배경, 미디어 노출, 제도적 신뢰, 정치적 효능감 등 다양한 요인들을 선거무결성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2025년 한국 대선의 특수한 맥락을 고려할 때 두 가지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제도적 신뢰로 선거관리기관에 대한 직접적 불신이 선거부정 의혹의 핵심 근거로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제도적 신뢰가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둘째, 정치적 양극화로 인해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거과정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은 정치적 양극화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선거제도에 대한 신뢰 및 정치적 양극화는 부정선거 인식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1. 제도적 신뢰(Institutional Trust) 이론   제도적 신뢰와 관련된 이론인 이스턴(Easton, 1965)의 정치적 지지 이론은 민주주의에서 정통성의 수준이 정부의 행위를 정당하다고 여기는 시민의 비율에 달려 있다고 보고 정치 제도에 대한 신뢰는 정치 시스템의 정당성과 안정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특히 선거 관련 제도들에 대한 신뢰는 선거 결과의 인정과 민주주의 과정에 대한 신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노리스(Norris, 2014)는 선거관리기관, 정당, 사법부 등 선거 과정에 관여하는 핵심 제도들에 대한 신뢰가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인식을 결정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민주주의에서 선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선거관리기관의 존재와 역할이 필수적이다(Pastor, 1999; Bjornlund, 2004; Elklit & Reynolds, 2001, 2002). 선거관리기관에 대한 신뢰는 선거무결성 인식의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한국에 대한 연구에서도 확인된다(조진만 외, 2015). 유권자들은 선거무결성을 판단할 때 선거관리기관의 직접적인 활동과 기능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에 기반하여, 본 연구의 첫 번째 가설을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4]   가설 1(제도적 신뢰 가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선거부정 인식이 낮을 것이다.   2. 정치적 양극화와 정파적 편향(Political Polarization and Partisan Bias)   정치적 양극화의 경우 정치적 정당성향과 이념은 선거 공정성 인식에 강력하고 일관된 요인으로 분석된다(Sances & Stewart, 2015). 특정 정당 지지자들이 상대 정당 지지자들 대비 매우 높은 부정선거 인식을 보이는 것은 정치적 정체성이 객관적 사실 인식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이는 '동기화된 추론(motivated reasoning)'의 작동을 보여주며, 정치적 양극화가 단순한 정책 차이를 넘어 현실 인식의 차이로까지 확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Kriška & Kováčik, 2024).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적 양극화뿐만 아니라 정서적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으며(김기동 & 이재묵, 2021; 장승진 & 서정규, 2019), 이러한 양극화 추세는 선거 부정 시비와 불복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선거 결과는 유권자의 선거무결성의 인식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승자/패자 효과’ 이론에 따르면 선거에서 패배한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승리한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보다 선거무결성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Anderson et al., 2005; Birch, 2008; Cantú & García-Ponce, 2015; Nadeau & Blais 1993). 21대 대선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야당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선거 과정에 대해 더 비판적인 인식을 가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가설을 다음과 같이 설정한다.   가설 2(정치적 양극화 가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거부정 인식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 가설 2-1: 보수 성향일수록 선거부정 인식이 높을 것이다. • 가설 2-2: 야당(국민의힘) 지지자일수록 선거부정 인식이 높을 것이다.   3. 통합적 분석의 필요성과 연구 가설   한국에서 선거무결성에 관한 기존 연구들은 제도적 측면에 집중하거나, 유권자 인식을 분석하더라도 제도적 신뢰와 정치적 양극화의 효과를 통합적으로 검토한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두 요인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두 요인을 통합 분석 틀 안에서 검토하여 각 변수의 독립적인 영향력을 규명하고자 한다. 특히, 정치적 양극화라는 강력한 효과를 통제한 이후에도 제도적 신뢰의 순수한 영향력이 여전히 유의미하게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세 번째 가설을 설정한다.   가설 3(통합 가설): 제도적 신뢰의 효과는 정치적 성향을 통제한 후에도 유의미하게 유지될 것이다.   4. 분석 방법 및 결과   대중 인식 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거무결성 인식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총 1,509명 중 결측값을 제외한 1,101명(73.0%)이었으며, 가중치(WT)를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종속변수인 선거부정 인식은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 또는 '선거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을 이분형 변수로 재코딩하였다(0=그렇지않다, 1=그렇다). 종속변수가 이분형 변수인 점을 고려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logistic regression)을 적용한다. 선거부정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의 상대적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hierarchical logistic regression)을 실시했다. 위계적 접근법은 이론적 근거에 따라 변수들을 단계별로 투입함으로써 각 변수군이 종속변수에 미치는 독립적 기여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3단계 위계적 접근법을 사용하여 분석을 진행하였다. 3단계는 다음과 같다.   Block 1: 기본 통제변수 (인구통계학적 변수) - 성별, 연령, 거주지역, 학력, 가구소득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이다. 이러한 변수들은 정치적 태도와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기본적인 사회경제적 배경 요인들로, 후속 블록에서 투입되는 주요 변수들의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먼저 통제할 필요가 있다.   Block 2: 주요 독립변수 (제도적 신뢰) -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신뢰, 정당공천 과정에 대한 신뢰, 법원에 대한 신뢰를 제도적 신뢰의 변수로 삼았다. 이들 변수는 본 연구의 주요 가설인 "제도적 신뢰가 높을수록 선거부정 인식이 낮아질 것이다"를 검증하기 위한 변수들이다.   Block 3: 정치적 통제변수 (정치성향) - 이념성향과 정당지지 등 정치성향 변수들을 투입한다. 정치성향은 선거부정 인식을 강하게 예측하는 변수로 알려져 있어, 이를 통제한 후에도 제도적 신뢰의 효과가 유지되는지 확인함으로써 제도적 신뢰의 순수한 효과를 측정하고자 한다.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다. 최종 분석 모형은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하며(p<.001), 종속변수인 선거부정 인식을 약 41.4%(Nagelkerke R²)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과학 연구에서 상당히 높은 설명력을 보였다. 모형의 예측 정확도 역시 80.5%로 우수한 수준이었다. 위계적 분석 결과, 각 변수군의 독립적 기여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1단계에서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은 부정선거 인식 변량의 15.6%를 설명했다. 2단계에서 제도적 신뢰 변수들을 추가하자 모델의 설명력(Nagelkerke R²)은 31.2%로 15.6%p나 높이져, 제도적 신뢰가 매우 중요한 예측 요인임을 시사했다. 마지막 3단계에서 정치성향 변수를 추가하자 설명력은 다시 41.4%로 10.2%p 증가하여, 정치성향 역시 강력한 독립 변수임이 확인되었다.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 최종 모형([표 1] 참조)을 통해 나타난 부정선거 인식의 주요 결정 요인은 다음과 같다.   <표 1> 선거부정 인식에 대한 위계적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최종모형) 주: 분석 대상: 1,101명 (전체 1,509명 중 73.0%) *p<0.05, **p<0.01, ***p<0.001 (준거집단: 성별(남성), 연령(18-29세), 거주지역(서울), 이념성향(진보), 지지정당(더불어민주당), 가중치(WT) 적용)   1) 압도적 영향력의 제도적 신뢰: 선거관리위원회   분석된 모든 변수 중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대한 신뢰는 부정선거 인식을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었다. 선관위의 선거 관리가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유권자는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유권자에 비해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생각할 확률이 약 5.8배(OR=5.843)나 높았다. 이는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부정선거 인식 확률을 484%나 증가시키는 엄청난 효과 크기를 의미한다. 가령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선관위를 신뢰하는 집단의 부정선거 인식률이 20%라면, 불신하는 집단에서는 그 비율이 6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다른 제도적 신뢰 변수들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정당 공천 과정이나 법원의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부정선거 인식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유권자들이 선거의 무결성을 판단할 때, 선거를 직접 주관하는 선관위의 역할에 압도적으로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강력한 현실 인식의 분할: 정치적 양극화   정치성향 변수들 역시 부정선거 인식에 매우 강력하고 일관된 영향을 미쳤다. 지지정당의 경우, 국민의힘 지지자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에 비해 부정선거 인식 확률이 약 4.1배(OR=4.144) 높게 나타났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의 부정선거 인식률이 15%일 때, 국민의힘 지지자는 약 4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큰 차이다. 이념성향에서는 진보 성향 대비 보수(OR=2.034)와 중도(OR=2.402) 성향 응답자 모두 부정선거 인식이 현저히 높았다. 이는 정치적 정체성과 지지 여부에 따라 동일한 선거 과정을 전혀 다르게 인식하는 '동기화된 추론'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 주목할 만한 발견: 중도층의 높은 불신과 세대간 격차   이번 분석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인식이다. 이들은 진보 성향 유권자보다 부정선거 인식 확률이 2.4배 높게 나타나, 보수 성향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부정선거 담론이 특정 정치 진영에 국한되지 않고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음을 의미하는 위험 신호이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뚜렷한 세대 차이도 확인되었다. 60대 응답자는 청년층(18-29세)에 비해 부정선거 인식 확률이 약 70%나 낮게 나타나(OR=.308), 가장 강한 억제 효과를 보였다. 이는 청년층의 부정선거 인식률이 45%라면, 60대는 약 15%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큰 격차다. 반면 50대 역시 유의미한 억제 효과를 보였으나, 30대, 40대, 70대 이상은 청년층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노년층일수록 보수성향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이다. 60대 이상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 부정선거를 실제로 경험한 결과 민주주의 하에서의 선거과정이 상대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실시되었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4) 제한된 영향력의 인구통계학적 변수   성별, 거주지역, 가구소득은 부정선거 인식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학력의 경우 고학력일수록 부정선거 인식이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뚜렷하지 않았다. 이는 부정선거 인식이 개인의 사회경제적 배경보다는 제도적 신뢰와 정치적 정체성에 의해 주로 형성됨을 시사한다.   Ⅲ. 부정선거 인식과 투표방식   연구의 첫 번째 질문을 통해 규명한 ‘부정선거 인식’이 유권자의 구체적인 정치 참여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자 한다. 이는 부정선거 담론이 단순한 인식의 차원을 넘어 실제 투표 행태의 변화까지 유발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불신의 정치’가 민주주의 과정에 미치는 실질적 파급력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한국에서 사전투표제도(Early Voting)는 2012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도입되어 2013년 4월 24일 재·보궐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최초 시범 실시되었고 21대 대선에서도 사전투표가 실시되었다. 이번 대선에서 사전투표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지만 보수층의 일부는 사전선거의 부정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조선일보 2025/05/29).[5] 또한 선관위가 사전투표를 부실하게 관리한 사건들도 발생해 논란이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투표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대한 경향성을 찾아보려고 했다. 총 1,509명을 대상으로 질문 1 "부정선거가 있었나요?" (답변: 그렇다/그렇지 않다), 그리고 질문 2 "투표를 어떤 방식으로 하셨나요?" (답변: 사전투표/본 투표/투표 안함)를 물어보았다. 이 중 1,378명(91.3%)이 유효한 답변을 해주었고, 131명(8.7%)은 모름 혹은 무응답으로 답변해 분석해 포함시키지 않았다.   부정선거 인식과 투표 참여 방식 간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교차분석을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아래 [표 2]와 같다. 표의 백분율(%)은 부정선거 인식 집단(열) 내에서의 투표 방식 선택 비율을 의미한다.   <표 2> 부정선거 인식에 따른 투표 참여 방식 교차분석   부정선거 인식 투표 참여 방식 그렇지 않다 그렇다 사전투표 521 (55.3%) 119 (27.3%) 본 투표 396 (42.0%) 294 (67.4%) 투표 안함 25 (2.7%) 23 (5.3%) 전체 942 (100.0%) 436 (100.0%)   전체 응답자의 약 31.6%는 해당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고 인식하였으며, 나머지 68.4%는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답했다. 분석 결과, 두 집단 간의 투표 방식 선택에서 뚜렷한 차이가 발견되었다. 첫째,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인식하는 집단('그렇지 않다')에서는 사전투표를 선택한 비율이 55.3%로, 본투표를 선택한 비율(42.0%)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집단이 투표 방식에 대한 특별한 불신 없이 편의성이 높은 사전투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인식하는 집단('그렇다')에서는 정반대의 패턴이 관찰되었다.   이 집단에서는 본투표를 선택한 비율이 67.4%에 달해, 사전투표를 선택한 비율(27.3%)을 압도적으로 상회하였다. 부정선거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투표 불참률 역시 부정선거 인식 집단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부정선거를 인식하지 않는 집단의 불참률은 2.7%에 불과했으나, 인식하는 집단에서는 5.3%로 약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를 통해 부정선거 인식이 있는 사람 중,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 또는 불참을 택하는 비율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부정선거 인식 집단에서 본투표(67.4%)와 투표 불참(5.3%)을 합한 비율은 72.7%로, 사전투표 비율(27.3%)보다 현저히 높았다.   두 변수 간의 연관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한 결과, 피어슨 카이제곱 값은 94.624(자유도=2)로 나타났으며, 유의확률(p)은 .001 미만으로 매우 높은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 이는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과 투표 참여 방식 선택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연관성의 강도를 나타내는 크레머 브이(Cramer's V) 값은 .262로 산출되어 사회과학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중간 정도(moderate)'의 연관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부정선거 인식과 유권자의 투표 방식 선택에 무시할 수 없는 정도의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의 결과는 먼저 부정선거 인식은 단순한 정치적 태도를 넘어 실제 투표 행위의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사전투표 제도에 대한 불신이 해당 제도의 이용 기피로 직접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선거 제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경우, 유권자들이 특정 제도를 의도적으로 회피하거나 배제하려는 행태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 둘째, 부정선거 인식과 투표 방식 선호의 양극화는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킬 수 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부정선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본투표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된다면, '사전투표=특정 정당 우세', '본투표=다른 정당 우세'와 같은 잘못된 프레임이 고착화될 위험이 있다.   이는 선거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 투표 방식에 따른 유불리 논쟁을 촉발시켜 결과에 대한 불복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분석 결과는 선거 관리 기관이 모든 투표 방식, 특히 사전투표 제도의 전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투표지 관리, 이송, 보관, 개표 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소통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선거 제도의 신뢰 회복은 유권자의 정치적 효능감을 높이고, 선거 결과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며, 궁극적으로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과제이다.   Ⅳ. 결론   본 연구는 2024년 12월 위헌적 계엄령 선포와 함께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21대 대선을 중심으로 한국 유권자들의 부정선거 인식 형성 메커니즘과 그것이 투표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연구의 출발점이었던 두 가지 핵심 질문에 대한 분석 결과는 한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불신의 정치'의 실체와 그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첫 번째 연구 질문인 "유권자의 부정선거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에 대한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신뢰가 압도적으로 강력한 예측변수라는 점이다. 선관위를 불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유권자는 그렇지 않은 유권자에 비해 부정선거 인식 확률이 5.8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선거관리기관이 민주주의 정당성의 핵심 축이며, 유권자들이 선거의 공정성을 판단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기준점임을 확인해준다.   정치적 양극화의 영향 역시 매우 강력하게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부정선거 인식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보다 4.1배 높았으며, 이념성향에서도 중도와 보수 성향자 모두 진보 성향자 대비 현저히 높은 부정선거 인식을 보였다. 특히 중도 성향자들조차 진보 성향자보다 2.4배 높은 부정선거 인식을 보인 것은 이러한 담론이 특정 정치 진영을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음을 의미하는 위험한 신호이다. 세대간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60대는 청년층 대비 약 70% 낮은 부정선거 인식을 보였는데, 이는 민주화 과정을 직접 경험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 간의 제도적 신뢰 차이를 반영한다. 반면 성별, 거주지역, 가구소득 등 전통적인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두 번째 연구 질문인 "부정선거 인식이 투표 참여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에 대한 교차분석 결과는 부정선거 인식이 단순한 정치적 태도를 넘어 실제 투표행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인식하는 유권자들은 사전투표보다 본투표를 압도적으로 선호했다(67.4% vs 27.3%). 또한 이들의 투표 불참률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5.3% vs 2.7%), 부정선거 인식이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가 제시하는 정책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선거관리기관의 신뢰성 강화가 최우선 과제이다. 선관위에 대한 신뢰가 부정선거 인식에 미치는 압도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선거관리기관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는 민주주의 정당성 유지의 핵심 요소이다. 개표 과정의 실시간 공개 확대, 선거 관리의 기술적 측면에 대한 공개적 검증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제도적 신뢰를 높여야 한다. 특히 사전투표 제도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표지 관리, 이송, 보관, 개표 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소통해야 한다.   둘째, 정치적 양극화 완화를 위한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매우 높은 부정선거 인식과 중도층까지 확산된 불신은 정치적 양극화가 현실 인식의 근본적 분화로까지 진전되었음을 보여준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선거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치권이 극단적 담론을 자제하며, 선거 결과 수용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허위정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팩트체킹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 셋째, 세대간 신뢰 격차 해소를 위한 체계적 접근이 요구된다. 청년층의 높은 부정선거 인식은 미래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체계적인 민주주의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세대간 정치적 소통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청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정보 확산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소통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넷째,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부정선거 인식이 실제 투표 방식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모든 투표 방식에 대한 신뢰를 균등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의 인위적 구분이나 선호 양극화를 방지하고, 모든 투표 방식이 동등하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이 연구는 몇 가지 중요한 한계점을 갖는다. 첫째, 횡단면 조사의 한계로 인한 인과관계 규명의 어려움이다. 본 연구는 특정 시점에서의 인식과 행태를 측정한 횡단면 조사에 기반하고 있어, 제도적 신뢰와 부정선거 인식 간의 관계가 일방향적인지, 상호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다.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부정선거 인식을 유발하는지, 혹은 그 반대 방향의 관계가 있는지를 명확히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21대 대선이라는 매우 특수하고 갈등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부정선거 인식이 투표 방식 선택에 미치는 영향의 인과적 메커니즘을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다. 향후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선거 전후 유권자의 인식 변화를 추적하는 패널 데이터를 활용한 종단적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시간에 따른 인식의 변화 과정과 그 원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Ⅶ. 참고문헌   김기동·이재묵, 2021. “한국 유권자의 당파적 정체성과 정서적 양극화.” 한국정치학회보 55(2): 57–87.   김용철·조영호, 2013. “한국 대선의 민주적 품질: 다차원적 평가모델의 경험적 분석과 함의: 다차원적 평가모델의 경험적 분석과 함의.” 한국정당학회보 12(1): 31–60.   이한수, 2017. “선거와 선거관리에 대한 유권자 의식 분석: 제19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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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학 2025-08-27조회 :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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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③ 제21대 대선 속 20대 남녀

Ⅰ. 서론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2030 청년 세대 내에서 성별에 따라 엇갈린 정치 후보 선택이었다. 2022년 대선 직후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20대 남성 약 58.7%가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반면, 20대 여성의 약 58%가 진보 성향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여 투표 선택의 뚜렷한 성차를 드러냈다. 이와 같은 청년 세대 내부에서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정치 성향의 차이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에서도 반복되었다. 2030 여성이 4050 기성 세대와 함께 집회 현장의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던 반면 동세대 남성들은 소극적인 참여도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선고와 그 공백으로 인해 치러진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어땠을까?   <그림 1>과 <표 1>은 20대 남녀의 엇갈린 표심이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재현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림과 표를 살펴보면, 20대 남성의 경우 김문수(43.3%), 이준석(34.4%), 이재명(20%), 권영국(2.2%) 순으로 투표한 반면, 20대 여성의 경우 이재명(66%), 김문수(21.3%), 이준석(8.5%), 권영국(4.3%) 순으로 선택해, 성별에 따라 투표 선택의 차이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20대 남성은 보수 성향 후보에, 20대 여성은 진보 성향 후보에 표가 집중되는 경향이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다시 <그림 2>와 <표 2>를 살펴보자. 20대 남성 중 약 77.8%가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등 보수 진영에 투표한 반면, 진보 진영의 이재명 후보와 권영국 후보에는 22.2%만이 표를 던졌다. 이에 비해 같은 20대 여성은 진보 진영에 70.2%가량의 표를 몰아주었고, 보수 후보에 대한 지지는 약 29.8%에 불과했다.   이러한 청년 세대 내부의 성별 분화 현상은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차이가 완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30대에서는 남성이 51.6%를 보수 진영에, 여성은 66.7%를 진보 진영에 지지했고, 나아가 중장년층에서는 이러한 남녀 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40대와 50대는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진보 진영 후보를 지지했으며, 60대와 70대 이상에서도 남녀 모두 보수 진영 쪽으로 기운 모습을 보였다. 요컨대 연령대가 낮은 세대일수록 성별에 따른 투표 선택의 차이가 보다 명확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발견되었다.   <그림 1>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표 1>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권영국 합계 20대 남성 20 43.33 34.44 2.22 100 여성 65.96 21.28 8.51 4.26 100 30대 남성 48.39 33.33 15.05 3.23 100 여성 66.67 30.77 2.56 0 100 40대 남성 68.75 24.11 4.46 2.68 100 여성 70.8 23.89 4.42 0.88 100 50대 남성 68.53 27.27 2.8 1.4 100 여성 65.35 29.92 4.72 0 100 60대 남성 46.72 50 2.46 0.82 100 여성 53.08 44.62 2.31 0 100 70대~ 남성 23.71 71.13 5.15 0 100 여성 37.61 57.9 2.75 1.83 100   <그림 2>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범진보 VS. 범보수)   <표 2> 세대-연령별 투표 선택 차이 (범진보 vs. 범보수)     진보 성향 후보 보수 성향 후보 합계 20대 남성 22.22 77.77 100 여성 70.22 29.79 100 30대 남성 51.62 48.38 100 여성 66.67 33.33 100 40대 남성 71.43 28.57 100 여성 71.68 28.31 100 50대 남성 69.93 30.07 100 여성 65.35 34.64 100 60대 남성 47.54 52.46 100 여성 53.08 46.93 100 70대~ 남성 23.71 76.28 100 여성 39.44 60.55 100   Ⅱ. 20대 남녀, 이념 성향과 정당일체감의 차이   투표 선택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설명 요인 중 하나는 유권자의 정치 이념 성향과 정당일체감이다. 20대 남녀 사이의 뚜렷한 후보 선택의 차이는 <그림 3>의 이념 성향과 <그림 4>의 정당일체감의 양상과 상당히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의 주관적 이념 성향(진보, 중도, 보수)과 <그림 4>의 정당일체감을 세대-성별 인구집단으로 구분지어 살펴보면, 특히 20대 유권자 내에서 성별에 따른 이념 차이가 다른 연령대보다 훨씬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유권자의 이념 성향은 응답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이념 성향을 판단하도록 11점 척도로 물어본 후 진보(0~4), 중도(5), 보수(6~10) 세 그룹으로 구분하였다. 정당일체감은 응답자가 평소 지지하거나 가깝게 느끼는 정당에 대해 물어본 결과이다.   1. 성별에 따라 다른 20대의 이념 성향: 20대 남성은 보수, 20대 여성은 진보   <그림 3>을 보면, 20대 남성 응답자의 51.9%가 스스로를 “보수 성향”이라 판단했고, “중도”(27.8%), “진보”(20.4%)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20대 여성 중 42.1%는 “진보 성향”을 선택했고, “중도”(38.6%), “보수”(19.3%) 순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20대 내에서 남성은 절반 이상(약 52%)이 보수 쪽으로 기울어 있는 반면, 여성은 약 42% 수준이 진보 성향을 선택해 이념 경험이 성별로 확연히 엇갈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이념 성향의 차이가 중장년층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앞서 살펴본 투표 선택의 세대-성별 집단별 특징과 매우 유사한 패턴으로 나타난다.   2. 정당일체감: 남성은 개혁신당 또는 국민의힘, 여성은 민주당에 결집   <그림 4>를 살펴보면, 20대 남성들 사이에서 평소 지지하거나 가깝게 느끼는 정당은 ‘개혁신당’(44.7%)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국민의힘’(30.6%), 그리고 ‘더불어민주당’(21.2%) 순이었다. 나머지 정당(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은 총 4% 안팎에 머물렀다. 반면에, 반면 20대 여성이 일체감을 가지고 있는 지지 정당의 경우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응답이66.7%로 압도적이었으며 다른 지지 정당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었다. ‘국민의힘’(13.1%), ‘조국혁신당’(9.5%), ‘개혁신당’(7.1%), ‘진보당’(3.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종합적으로, 20대 남성은 상대적으로 범보수 계열 정당(개혁신당, 국민의힘)에, 20대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으로 결집하는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세대 내부의 이념 성향 및 정당일체감의 젠더 격차는3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50대 남녀는 스스로를 ‘진보’로 분류하는 비율이 대체로 높게 나타나며, 정당 지지도 역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을 넘는다. 반면 70대 남녀는 공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우세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요컨대 앞서 살펴본 투표 선택의 세대-성별 집단별 특징과 이념 성향, 그리고 정당일체감은 매우 유사한 패턴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청년 세대 내부의 이념 및 정당일체감의 성별 차이는 단순한 투표 선택 차원이 아니라 한국 정치의 분할선(cleavage)이 적어도 청년 세대 내에서 젠더를 중심으로 향후 재편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림 3> 세대-연령별 이념 성향 차이   <그림 4> 세대-연령별 지지정당 차이   Ⅲ. 20대 남녀, 성평등 정책에서 이념 차이는 최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대 남성은 주관적 이념 성향에서 대체로 보수로, 20대 여성은 진보로 분류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렇다면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차원에서 진보 또는 보수적 입장을 드러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을 ‘보수’라고 정의하더라도, 경제적 보수(정부의 시장 개입 및 재분배 정책 반대)와 사회문화적 보수(가부장주의 및 전통 질서 옹호)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20대 유권자들이 스스로를 진보 혹은 보수로 규정할 때, 어떤 가치관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지 분석해야 한다.       <표 3>에는 6개의 진술이 나열되어 있다. 이 진술들에 대해 응답자가 1(전혀 동의하지 않음)부터 5(매우 동의함)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 진술 2, 4, 5번의 내용은 점수가 높을수록 ‘보수적 태도’라고 볼 수 있는 반면에 진술 1, 3, 6번은 내용을 보면 “동성애자, 소수자 권리 보장 필요”(1번), “기후 위기 대응 적극 추진”(3번), “여성 차별 해결”(6번)과 같이, 동의 점수가 높을수록 오히려 진보적 성향을 뜻한다. 따라서 한 방향으로 일관된 해석을 위해 1, 3, 6번 진술의 경우 역코딩을 하여, 점수가 높을수록 보수적인 성향이 되도록 점수를 부여하였다.   참고로 동성애자, 외국인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는 ‘사회적 평등’과 ‘다양성 존중’을 중시하는 진보적, 자유주의적 입장과 관련 있는 반면에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쪽은 ‘전통적 가치’나 ‘사회적 안정’을 우선시하는 보수적 성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음, 북한을 적대시하며 안보 위협을 강조하고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은 한국 정치에서 전통적인 보수로 분류되며 ‘강력한 국가 및 권위주의적 통제’를 선호하는 특징을 가진다. 반면 북한에 대해 사회문화 교류와 평화적 접근을 선호하는 이들은 전통적인 진보로 분류된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 방식에 있어서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자는 주장은 ‘공동체적 책임’을 중시하고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는 진보 및 환경주의적 태도를 반영하는 데 비해, 자유 시장 경제의 논리를 강조하며 환경 규제를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의 개입과 규제로 반대하는 입장은 보수적 관점으로 간주될 수 있다.   기업 경쟁력과 시장 유연성이 노동권 개선보다 중요하다는 입장 역시 복지국가와 노동자 보호를 중시하는 좌파, 사회민주주의 입장과 대비되는 보수적 태도에 가깝다. 능력주의적 보상을 당연시하고 결과적 불평등을 수용하는 입장은 보수적 시각인 반면, 과도한 격차를 부정하고 결과적 평등이나 재분배를 옹호하는 태도는 진보적 시각으로 간주된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성차별 해소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구조적 불평등 해소’와 ‘사회정의’에 방점을 찍는 페미니즘적 입장이며 진보적 태도에 가깝다. 반대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자율 및 개인 책임’과 자유시장적 해법을 더 신뢰하는 보수적 견해로 볼 수 있다.   <표 3> 이념적 태도(5점 척도; 점수 높을수록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간주) 구분 진술 비고 사회적 약자 1. 동성애자, 외국인노동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이 더욱 필요하다. 역코딩 대북 인식 2.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므로 군사적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환경 3. 생활이 좀 불편해지더라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역코딩 경제 4.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의 유연성이 노동권과 근로조건 개선보다 중요하다.   능력주의 5. 개인의 성과와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격차와 불평등은 받아들여야 한다.   젠더 6.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불이익이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 역코딩   <그림 5>와 <표 4>는 이 결과를 시각화한 것으로, 20대 남녀가 어떤 항목에서 특히 가치관 차이를 크게 나타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우선 <그림 5>와 <표 4>에서 남녀 간 가장 큰 이념적 태도의 차이가 나타나는 진술은,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불이익이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성평등 관련 진술이었다. 이 항목에 대해 20대 남성은 3.73 점(역코딩 후), 20대 여성은 2.03 점(역코딩 후)으로 남녀 간 격차가 1.71점으로 전 세대 집단에서 가장 큰 차이가 발견된다. <그림 5>에서 나머지 다섯 개의 그래프와 마지막 그래프의 패턴을 비교해보면, 20대 남녀 간 가장 의견이 큰 폭으로 벌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대와 달리, 30대(+1.06), 40대(+0.60), 50대(+0.49) 순으로 성평등 이슈에 있어 남녀 격차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줄어들었다.   한편, 젠더 이슈를 제외한 나머지 중 그 다음으로 20대 남녀 간 태도 차이가 가장 큰 항목은 사회적 약자의 권리 보장, 대북 인식, 그리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인식이었다. 세 항목 모두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 안에서 남녀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 (각각 +1.08, +1.01, +0.75). <그림 5>의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 30대 (세 항목에서 격차는 +0.52, +0.59, +0.35) 이후 연령대에서는 이러한 격차가 급격히 축소된다. 예컨대 사회적 약자 항목은 20대 +1.08 → 30대 +0.52 → 40대 +0.12 로 줄어들고, 60대부터는 –0.25(남성보다 여성의 보수 성향이 오히려 더 높음)로 반전된다.   한편, 상대적으로 20대 남녀 간 이념적 태도의 차이가 가장 작게 나타나는 항목은 경제적 태도와 능력주의에 관한 태도였다. 경제적 태도는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의 유연성이 노동권과 근로조건 개선보다 중요하다.” 진술에 관한 동의 수준을, 능력주의 태도는 “개인의 성과와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격차와 불평등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진술에 관한 동의 수준을 각각 나타낸다. 이 항목에 관해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남녀 간 차이가 매우 작다(20대 +0.19, +0.54; 30대 +0.09, +0.43; 40대 +0.07, +0.15 등). 즉 “기업 경쟁력 vs 노동권”과 “능력주의”에 관한 태도는 세대나 성별 구분 없이 중도에서 보수 쪽으로 대체로 비슷한 응답 분포를 보인다. 즉, 사회문화 이슈와 달리, 경제 및 능력주의 항목에서는 세대 및 성별 간 이견이 크지 않다. 정치적, 사회문화적 쟁점은 세대-성별에 따라 다른 반면, 경제 및 능력주의 이념 태도에는 20대 남녀 간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5> 세대-연령별 이념적 태도의 차이   <표 4> 세대-연령별 이념적 태도의 차이(성별 격차)     사회적 약자 차이 대북인식 차이 환경 차이 경제 차이 능력주의 차이 젠더 차이 20대 남성 3.63 1.08 4.13 1.01 3.19 0.85 3.09 0.19 3.56 0.54 3.73 1.71 여성 2.55 3.12 2.44 2.9 3.02 2.03 30대 남성 3.42 0.52 3.91 0.59 2.72 0.35 3,19 0.09 3.59 0.43 3.22 1.06 여성 2.91 3.31 2.37 3.10 3.16 2.15 40대 남성 3.24 0.12 3.60 0.28 2.25 0.07 3.37 0.07 3.33 0.15 2.78 0.06 여성 3.12 3.33 2.18 3.29 3.18 2.18 50대 남성 3.12 0.10 3.71 0.37 2.33 0.26 3.23 0.04 3.30 0.08 2.58 0.49 여성 3.02 3.34 2.07 3.19 3.22 2.09 60대 남성 2.82 -0.25 3.90 0.17 2.01 0.17 3.48 0.02 3.64 0.20 2.00 -0.10 여성 3.07 3.73 1.85 3.46 3.44 2.10 70대~ 남성 3.20 -0.09 4.18 0.32 2.23 0.25 3.76 0.28 3.69 0.15 2.15 -0.17 여성 3.29 3.87 1.98 3.47 3.54 2.32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모든 세대 가운데 현 20대 남녀 사이에서 투표 선택, 이념 성향, 정당 지지 등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특히 이러한 격차는 주로 젠더, 환경, 사회적 약자 같은 사회문화적 의제에서 두드러졌으며, 반면 경제적 사안이나 능력주의 관련 태도에서는 비교적 공통된 시각이 유지되고 있었다.   Ⅳ. 20대 남녀, 정치 참여 행동은 어떻게 다른가?   앞에서 살펴보았듯 투표 선택에서 20대 남녀 간 선택의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지만, 이들은 비제도적인 형태의 정치 참여 행동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이번 동아시아연구원 조사에서는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탄핵을 촉구 또는 반대하는 거리 시위나 집회 참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지 물었다. 참석한 적이 없거나 참석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않은 경우는 0점, 한 번 참여하면 1점, 두 번 참여하면 2점, 세 번 이상 참여하면 3점으로 점수화하였다. 또한 투표 참여의 경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투표나 본투표에 참여하였으면 1, 그렇지 않으면 0으로 구분하여 점수화하였다.   <그림 6>과 <표 5>를 보면, 20대 여성의 탄핵 촉구 집회 참여 수준은 약 0.5로 20대 남성(0.08)보다 여섯 배가량 높았으며,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탄핵 촉구 집회 참여도를 나타낸다. 탄핵 촉구 집회에 있어 이러한 세대 내 남녀 간 격차는 20대 안에서 가장 극명하게 두드러진다. 흥미로운 점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한 수준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대 여성이 동세대 남성에 비해 이념 성향이나 지지 정당 차이를 넘어, 기본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내고 현안에 깊이 개입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적 정치 효능감은 “내가 정치 과제나 참여 활동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이고, 외적 정치 효능감은 “정치 제도나 지도자, 공공기관 등이 내 의견과 요구에 반응하고 변화를 일으켜 줄 것이라는 환경에 대한 신념”을 의미한다. 두 개념은 모두 정치 참여 행동을 설명하는 중요한 심리적 요인들에 해당한다.   <표 6>, <그림 7>, 그리고 <그림 8>에서 각각 20대 남녀의 내적 효능감과 외적 효능감 수준을 살펴보자. 우선 내적 정치 효능감(“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의 경우는 20대 남성이 3.74, 20대 여성이 3.57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외적 정치 효능감은 20대 여성이 20대 남성에 비해 더 높다. <표 7>에서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문장에 대한 동의 수준을 역으로 평가하면, “정치인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할 때 점수가 낮을수록 “정치인이 신경 쓴다(외적 효능감이 높다)”는 뜻이므로, 20대 여성이 동세대 남성에 비해 정치인이 자신 의견에 귀 기울인다고 느끼는 정도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대 여성은 전 세대-성별 인구 집단 중 유일하게 외적 정치 효능감 측정 점수가 가장 낮아(정치인이 자신들을 더 신경 쓴다고 느껴) 다른 모든 집단보다 정치권에 대한 자신감을 크게 드러낸다. 이 같은 결과는 20대 여성의 정치 행태가 단순한 ‘집회 참여’나 ‘투표 참여’ 수준을 넘어, “정치권이 자기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라는 믿음(외적 효능감)을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반면 20대 남성은 집회 참여가 적고, 외적 효능감도 여성에 비해 낮은 편이어서 정치적 영향력을 체감하는 정도가 다소 떨어진다.   종합하면, 20대 남성은 정치적 의제에 깊이 관여하려는 열의가 다른 집단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며, 자신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반면 20대 여성은 집회와 투표 등에서 적극성을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동세대 남성에 비해 정치권이 자신들의 요구를 경청할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갖고 있어, 20대 남녀 간 정치적 태도와 효능감 차이는 단순한 참여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림 6> 세대-연령별 정치 참여 행태   <표 5> 세대-연령별 정치 참여 행태     탄핵 촉구 집회 탄핵 반대 집회 대선 투표 참여 20대 남성 0.08 0.04 0.94 여성 0.50 0.09 0.96 30대 남성 0.22 0.16 0.95 여성 0.30 0.08 0.93 40대 남성 0.25 0.11 0.95 여성 0.26 0.12 0.96 50대 남성 0.26 0.07 0.99 여성 0.19 0.02 0.97 60대 남성 0.24 0.10 0.96 여성 0.07 0.06 0.97 70대~ 남성 0.11 0.17 0.98 여성 0.11 0.23 0.98   <표 6> 세대-연령별 정치 효능감     내적 효능감 나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외적 효능감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는다. 20대 남성 3.74 3.72 여성 3.57 3.46 30대 남성 3.66 3.77 여성 3.37 3.80 40대 남성 3.71 3.61 여성 3.46 3.66 50대 남성 3.81 3.73 여성 3.49 3.59 60대 남성 4.01 3.80 여성 3.62 3.83 70대~ 남성 3.88 3.96 여성 3.68 3.81   <그림 7> 세대-연령별 정치 효능감: 나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림 8> 세대-연령별 정치 효능감: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Ⅳ. 맺으며   지금까지 분석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이어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20대 청년 세대는 성별에 따라서 서로 다른 투표 선택이 재현되었다. 20대 남성의 약 78%가 보수 후보(김문수, 이준석)에, 20대 여성의 약 70%가 진보 후보(이재명, 권영국)에 투표하여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성차는 투표 선택만이 아닌, 이념 성향과 정당일체감, 이념적 태도, 그리고 정치 참여 행태에 이르기까지 다차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 내에서 정치적 태도에 있어 뚜렷한 성차가 존재한다.   대체로 20대 남성은 스스로를 보수로, 20대 여성은 스스로를 진보로 규정한다. 이러한 이념 성향이 구체적으로 어디서 가장 뚜렷하게 발현되는지 살펴보면, 여성에 대한 차별과 그 시정을 위한 정부의 개입 필요성에 관한 문제에서 가장 큰 태도의 차이가 나타난다. 구체적으로 20대 내 이념적 태도의 격차를 살펴보면 여성 차별 해결(+1.71점), 사회적 약자 권리 보장(+1.08점), 대북 인식(+1.01점), 기후위기 대응(+0.75점) 등 사회문화적 이슈에서 특히 남녀 간 차이가 0.75~1.71점으로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면, 기업 경쟁력 vs 노동권(+0.19점)과 능력주의(+0.54점) 등 경제적, 능력주의 태도에서는 0.5점 이내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20대 내에서 사회문화 분야의 젠더 갈등이 특히 두드러지지만, 적어도 경제 및 능력주의 분야에서는 꽤나 공감대가 형성돼 있음을 시사하므로 주목할 만하다.   아울러 투표 선택과 같은 제도적 참여 뿐만 아니라, 비제도적 참여 행태에서도 20대 여성은 동 세대 남성에 비해 더 적극적이었으며, 정치권이 자신들의 요구를 경청할 것이라는 외적 정치 효능감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2010년대 후반 이후 주요 정치적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20대 내 젠더 분열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격차는 20대 성인이 되면서 비로소 뚜렷하게 드러난 결과이며, 그 기원과 지속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한 심층적 연구가 요구된다. 특히, 개인의 정치적 가치관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치사회화(political socialization) 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10대 청소년기의 정치 사회화 과정 뿐 아니라 미디어 소비,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 소셜 네트워크 상호작용 등이 젠더별 정치 태도와 참여 행동에 어떠한 경로로 형성되고 작동하는지 밝히는 심도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     ■ 저자: 김한나 _진주교육대학교 도덕과교육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김한나 2025-08-26조회 :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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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④ 21대 대선에서 윤석열 지지연합은 어떻게 분열되었는가?

Ⅰ. 서론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파면)으로 예정보다 2년이나 빠른 조기대선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불과 3년 전인 2022년 실시된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의 윤석열 후보는 전체 투표수 중 48.56%를 얻어 47.83%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재명 후보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 속에서 치러진 조기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의 김문수 후보는 41.15%를 획득하는데 그쳤으며,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재명 후보가 49.42%를 얻어 제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국민의힘은 20대 대선에서 16,394,816표를 획득하였는데, 21대 대선에서는 14,395,639표를 획득하여 지난 대선과 비교하여 약 13% 정도 적게 득표하였다. 21대 대선의 투표율이 79.4%로 20대 대선(77.08%)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 대선 대비 약 13% 정도의 득표수 감소는 단기간에 상당히 많은 유권자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된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의 보수 몰락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보수 진영은 탄핵을 둘러싸고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되었으며, 탄핵은 대통령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실제로 보수 유권자들 중 진보정당으로 지지를 전환한 유권자는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강원택 2017; 송진미·박원호 2018; 장승진 2018). 이러한 현상은 이번 21대 대선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대선 결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보수진영은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득표율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실제로 보수 유권자 중 진보정당 지지자로 변화한 숫자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장은 3년 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던 윤석열 지지연합(투표자 집단)의 분열을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의 주요 결정 요인 중 하나로 보고, 누가 왜 윤석열 지지연합으로부터 이탈하였는지를 분석하였다. 분석을 위해 본 논문은 동아시아연구원(EAI)이 21대 대선 직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서 실시한 <2025 한국인의 동아시아 인식조사> 설문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설문조사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성·연령대별 비례할당을 통한 표집을 통하여 2025년 6월 4일부터 5일까지 웹조사로 실시되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집 오차는 ±2.5%p였다. 전체 표본의 크기는 1,509명이며 응답율은 22.5%였다.   Ⅱ. 윤석열 투표자는 21대 대선에서 얼마나 이탈하였는가?   본 장은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의힘 이탈 유권자의 특성을 알아보기에 앞서, 실제로 윤석열 투표자 중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투표선택을 변경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그림 1>은 이번 21대 대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20대 대선과 21대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1>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92.1%가 다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반면에,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76.8%만이 같은 정당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대선의 선거결과과 매우 박빙 (0.73%p 차이로 247,077표 차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각 진영의 유권자 이탈율은 이번 선거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20대 대선 투표선택 유권자별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렇다면 이번 21대 대선에서 이탈한 윤석열 지지자들은 누구에게 투표하였는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으나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이탈한 유권자 중 같은 보수계열 정당인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8.3%였으며, 진보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11.9%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로 투표선택을 변경한 11.9%의 수치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 후보인 김문수 후보(3.8%)와 이준석 후보(1.7%)에게로 투표선택을 변경한 유권자 수를 합친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숫자라고 하겠다. 이러한 수치는 박빙이었던 지난 대선의 선거결과를 이번 대선에서 뒤바꾸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상황을 감안해 보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이번에 다시 보수 진영 후보인 김문수 후보(76.8%)와 이준석 후보(8.3%)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비율은 85.1%로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비율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과 비교하여 매우 높은 편이다. 2012-2017 패널데이터를 분석한 장승진(2018)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2017년에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32.65%에 그쳤으며,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중 26.53%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보수 정당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한 맥락을 가진 19대 대통령 선거와 비교하여 이번 21대 대선에서의 보수 유권자 이탈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할 수 있다.   Ⅲ. 계엄과 탄핵은 윤석열 지지연합의 이탈을 불러왔는가?   19대 대선과 비교하여 이탈율이 적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양당제적 맥락에서 3년 만에 특정 정당 지지자 중 약 20% 정도의 유권자가 지지정당을 바꾸는 일은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분명 이러한 현상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이라는 정치적 사건들이 큰 영향을 준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은 기존의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그림 2>, <그림 3>, <그림 4>는 2024년 12월 3일 실시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그 이후 결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파면)결정에 대한 유권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그림 2>, <그림 3>, <그림 4>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비상계엄, 탄핵결정, 탄핵과정에서의 여당의 태도에 대한 응답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2>, <그림 3>, <그림 4> 모두에서 유사하게 윤석열 투표자 중 약 40% 정도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림 2>를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40%가 계엄이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답한 반면에, 약 45%가 계엄이 반헌법적/불법적 행위였다고 응답하였다.   <그림 3>을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47%가 탄핵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응답한 반면에, 약 37%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잘한 일이라고 응답하였다. <표4>를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42%가 여당(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에서 적극적으로 대통령을 지켰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약 42%는 여당(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에 대해 반성하고 받아들여야 했다고 응답하였다. 계엄과 탄핵에 대한 이러한 응답을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의견이 계엄과 탄핵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 크게 갈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 윤석열 대통령의 작년 12월 3일 계엄에 대한 의견   <그림 3> 윤석열 대통령 탄핵(파면)에 대한 의견   <그림 4>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여당(국민의힘)의 행태에 대한 의견   <그림 2>, <그림 3>, <그림 4>를 보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윤석열 후보 투표자들의 태도가 분열되어 있으며, 약 40% 정도의 윤석열 후보 투표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상반된 태도가 21대 대통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림 5>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계엄에 대한 의견과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5>는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이 비상계엄에 대한 의견에 따라 21대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하였는지를 보여준다. 비상계엄에 대한 의견은 총 5단계 리커트 척도로 물었는데 ‘매우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응답한 경우에는 98.4%가 김문수 후보에게, 1.6%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비상계엄이 반헌법적/불법적 행위였다’고 강하게 생각할수록 줄어들었는데, ‘비상계엄이 매우 반헌법적/불법적’이라고 응답한 유권자 중에는 46.2%만이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35.2%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18.6%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그림 6>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탄핵에 대한 의견과 21대 대선 투표선택   이러한 현상은 <그림 6>의 탄핵결정에 대한 태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표6>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 중 ‘탄핵결정이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응답한 유권자의 98.7%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에 대한 투표 비율은 탄핵결정이 잘 한 결정이라고 하는 방향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는데, ‘탄핵이 매우 잘 한 결정’이라고 응답한 유권자의 경우 36.4%만이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39.0%는 이재명 후보에게, 24.6%는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계엄과 탄핵에 대한 윤석열 투표자들의 입장 차이가 투표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비상계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탄핵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윤석열 투표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경향이 높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비상계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탄핵결정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유권자 중 각각 46%와 37%에 달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것을 보여주어 진영 간 양극화가 심각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Ⅳ. 지역, 이념, 세대, 이슈로 본 윤석열 투표 이탈자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이번 21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을 이탈한 유권자들은 분명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사건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 사건 이외에도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에 영향을 준 요인들 역시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0대 대선과 달리 이번 21대 대선에서는 보수 진영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라는 두 개의 정당으로 나누어져 경쟁을 하였기 때문에, 보수 진영 내에서도 유권자들이 다양한 요인에 따라 투표선택을 달리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논문은 지역, 이념, 세대, 이슈에 따라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났는지 분석하였다.   지역, 이념, 세대, 이슈는 한국정치에서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요인들이다. 특히 지역주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데, 그 영향력의 크기가 선거의 맥락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한국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문우진 2017; 장은영·엄기홍 2017; 윤광일 2020; 윤지성 2023). 이념은 한국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있어 지역주의 다음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념이 한국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강원택(2003) 이후 많은 연구들이 한국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있어 이념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이갑윤·이현우 2008; 조성대 2015; 강원택·성예진 2018). 마지막으로 세대와 이슈 역시 2000년대 이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하였는데,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386세대라는 민주화 운동 세대에 대한 주목을 시작으로(강원택 2003; 박원호 2012; 노환희·송정민 2013), 최근 20대의 보수화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최종숙 2020; 우인범·장승진 2023). 따라서 본 논문은 이러한 기존연구에 기초하여 지역, 이념, 세대, 이슈에 따라 어떤 유권자가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지지연합으로부터 이탈했는지 살펴보았다.   우선 지역적 관점에서 <그림 7>은 지역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21대 대선에서 이탈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은 광주/전라였는데, 기존 윤석열 투표자의 52.6%만이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다음은 강원/제주로 70%의 윤석열 투표자가 다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그 다음은 대전/충청으로 75.5%의 윤석열 투표자가 다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전통적인 보수정당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지난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약 20% 정도가 이번 21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비율은 서울과 인천/경기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영남권 보수정당 유권자의 이탈율이 높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호남이나 충청, 강원과 비교하여 서울과 경기도의 보수정당 지지 유권자의 이탈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림 7> 지역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8>은 이념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예상대로 자신을 진보라고 규정한 유권자 집단에서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이탈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자신을 진보라고 규정한 응답자의 56.3%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40.6%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반면에 자신을 보수라고 규정한 유권의 86.5%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5.8%만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7.7%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중도층에서는 61.9%가 김문수 후보에게, 25.4% 이재명 후보에게, 12.7%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투표자 중 중도층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반적인 예상대로 보수적인 윤석열 투표자일수록 21대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았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진보적인 유권자일수록 이번 21대 대선에서 이탈할 확률이 높았다.   <그림 8> 이념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9> 세대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9>는 세대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어린 세대일수록 이탈자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에 나이가 많을수록 다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다. 더 나아가 젊은 세대의 경우 국민의힘을 이탈하여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는데, 세대가 올라갈수록 이준석 후보보다는 차라리 진보 후보인 이재명 후보로 지지를 변경한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보수로 분류되는 이준석 후보가 보수 진영에서도 젊은 세대에 크게 지지를 받는 반면에, 중장년층에게는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보수 진영 내에 세대에 따른 분열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에 영향을 미친 주요 이슈로 본 장은 부정선거 이슈와 젠더 이슈에 주목하였다. 부정선거 이슈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극우와 온건 보수를 가르는 이슈라고 할 수 있으며, 젠더이슈는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을 가르는 이슈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0>은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나 선거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진술에 대한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준다.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나 선거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할수록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수록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다.   한편 <그림 11>은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불이익이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진술에 대한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준다. 주목할만한 점은 해당 진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할수록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대로 동의한다고 한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아졌다. 한편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외하고는 80% 내외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림 10> 부정선거에 대한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11> 젠더 이슈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Ⅴ. 다변인 통계분석   본 장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어떤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이탈하였는지를 분석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위에서 살펴본 주요 요인들은 계엄 및 탄핵에 대한 입장, 지역, 세대, 이념, 그리고 부정선거와 젠더문제에 대한 태도였다. 각각의 변수들이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위에서 개별적으로 살펴보았으나, 좀 더 엄격한 통계적 분석을 위하여 해당 변수들을 모두 포함한 통계분석 모델을 추정해 보았다. 종속변수의 특징을 고려하여 통계검증 모델은 다항로짓(multinomial logit) 모델을 사용하였다. <표 1>은 해당 통계모델의 결과를 보여준다.   <표 1>에서 표본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이며, 다항로짓 모델의 준거집단은 “김문수” 후보에 대한 투표선택이다. “이재명” 열에 있는 회귀계수들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와 비교하여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특징을 보여주며, “이준석”열에 있는 회귀계수들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와 비교하여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특징을 보여준다. 먼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특징을 살펴보면, 계엄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일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자가규정 이념이 진보적일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또한 부정선거에 대한 입장에서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생각할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을 준거집단을 할 때 서울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이 이재명 후보보다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표 1>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모델(다항로짓 모델)   모델 1 이재명 김문수 계엄에 대한 입장 903 (.213)*** .889 (.204)*** 이념 -.651 (.131)*** .005(.141)     세대 18-29 준거집단 준거집단 30-39 .216 (.812) -1.428 (.603)* 40-49 -.004 (.783) -2.109 (.696)** 50-59 -.051 (.788) -2.083 (.711)** 60세 이상 -.759 (.754) -3.615 (.764)***       거주 지역 서울 -1.423 (.680)* .075 (.764) 인천/경기 -.654 (.628) .080 (.733) 대전/충청 -.365 (.767) -.155 (1.061) 광주/전라 .620 (.987) 1.786 (1.223) 대구/경북 준거집단 준거집단 부산/울산/경남 -.843 (.698) .117 (840) 강원/제주 -.827(.892) -.199 (1.228) 부정선거에 대한 입장 -.925 (.254)* -.476 (.228)* 젠더 이슈에 대한 입장 -.230 (.185) .378(.191)* 남성 .200 (.377) .612 (.522) Constant 2.041 (1.836) -4.237 (2.041) 표본수 476 McFaddem’s R2 .414 참고: 로짓모델의 준거집단은 “김문수”, *P<0.05, **P<0.01, ***P<0.001   한편, 이준석 후보의 경우에는 계엄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일수록 김문수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았으며, 세대별로는 20대가 다른세대와 비교하여 김문수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이념이나 지역의 경우는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선택에 있어 크게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다. 이슈에 있어서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부정이 없었다고 생각할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았으며, 젠더이슈에 있어 여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진술에 동의하지 않을수록 김문수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윤석열 지지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자신의 투표선택을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에게로 변경한 이유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통적으로는 계엄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부정선거 주장을 믿지 않는 윤석열 투표자들이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이재명 후보나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이탈자들은 젠더이슈에 대한 태도나 세대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Ⅵ. 나오며   본 장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연합(투표자 집단)의 분열 양상과 그 정치적 이탈 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지난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 약 20%가 이번 제21대 대선에서 투표 선택을 변경하였으며, 그중 진보 진영으로 이동한 비율은 약 12%에 불과하였다. 이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 간의 정치적 양극화가 한국 정치에서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 선거가 양당 구도에서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임을 감안할 때, 전체 유권자의 12%가 불과 3년 만에 진영을 완전히 전환한 현상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러한 규모의 이탈은 선거 결과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수준의 정치적 재편을 의미하며, 이는 윤석열 지지연합 내부의 결속력이 일정 부분 균열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윤석열 지지자의 이탈은 단순한 정치적 피로감이나 일시적 전략투표의 결과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이라는 정치적 위기가 촉발한 가치·이념적 균열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통계 분석 결과, 계엄에 대해 부정적이고 탄핵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유권자일수록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편, 윤석열 지지에서 이탈한 유권자의 향방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진보진영인 이재명 후보로 이동한 집단은 진보 성향이 강하고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특성을 보였으며, 비슷한 보수진영인 이준석 후보로 이동한 집단은 주로 20대 청년층으로, 젠더 이슈에서 반(反)페미니즘적 태도를 나타냈다. 이는 동일한 ‘윤석열 이탈자’라도 정치적 재배치의 경로가 상이하며, 각 경로가 서로 다른 정치·사회적 의제와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첫째, 탄핵과 같은 정치적 위기는 단일한 정치 진영 내부에서도 해석과 반응의 다원성을 드러내며, 이는 선거 시 지지연합의 해체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동일한 이탈 현상이라도 배후 동기와 가치 지향에 따라 재편 양상이 다르므로, 정당은 단순한 ‘이탈 방지’ 전략을 넘어 세분화된 유권자 집단에 맞춘 차별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본 연구는 단일 시점의 설문자료에 기반하였기에, 장기적 추세나 사건 발생 이전의 잠재적 균열 요인을 충분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패널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치적 충성도의 변화를 종단적으로 추적하고, 계엄·탄핵과 같은 고강도 정치 사건이 유권자 정체성과 정당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제21대 대선에서 나타난 윤석열 지지연합의 분열은 단순한 선거 패배가 아니라, 정치적 위기와 가치 균열이 중첩된 구조적 사건이었다. 이는 위기 상황이 진영 내부의 이질성을 어떻게 표출시키고, 궁극적으로 정치 지형의 재편을 촉발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   Ⅶ. 참고문헌   강원택. 2003.『한국의 선거정치: 이념, 지역, 세대와 미디어』 서울: 푸른길.   ______. 2017. “2017년 대통령선거에서의 보수 정치: 몰락 혹은 분화?” 『한국정당학회보』 16권 2호, 5–191.   강원택·성예진. 2018.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념과 세대: 보수 성향 유권자를 중심으로.” 『한국정치연구』 27집 1호, 205–240.   노환희·송정민. 2013. “세대 균열에 대한 고찰: 세대 효과인가, 연령 효과인가”박찬욱·강원택 편. 『2012년 대통령 선거 분석』 139–184. 서울: 나남.   문우진. 2017. “지역주의 투표의 특성과 변화: 이론적 쟁점과 경험분석” 『의정연구』 23권 1호, 82–111.   박원호. 2012. “세대 균열의 진화: 386세대의 소멸과 30대 유권자의 부상”박찬욱·김지윤·우정엽 편. 『한국 유권자의 선택 1: 2012 총선-아산정책연구원 선거연구 시리즈 1』 185–218.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송진미·박원호. 2018. “정당 이탈의 서막: 2012년, 2017년 대선을 중심으로”2018년 한국정치학회-한국국제정치학회 하계학술대회. 서울. 6월.   윤광일. 2020. “지역균열의 유지와 변화: 제19대 대선의 경험적 분석”한국선거학회 편. 『한국의 선거8: 제19대 대통령선거와 제7회 동시지방선거』 53–88. 서울: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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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섭 2025-08-26조회 : 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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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① 2025 대선과 진보-보수의 이념 지형

Ⅰ. 서론 선거에서 유권자의 투표 선택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념은 투표 선택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주목받아 왔다. 한국 정치에서도 이념 요인이 유권자의 투표 선택에 미치는 효과는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확인되었다. 민주화 이후 한국 유권자의 이념과 투표행태에 대한 선구적 저작인 강원택(2003)의 <한국의 선거정치: 이념, 지역, 세대와 미디어>는 지역주의가 압도했던 1997년 대선에서도 이념 변수가 일정 부분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음을 밝힌 바 있다. 이후 다수의 후속 연구에 의해 이념이 한국 선거 결과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핵심 요인이 되었다(김성연 2022, 2023; Kim, Choi, and Cho 2008; 이내영 2009; 김정 2022; 강원택 2013; Kang 2008).  그렇다면 2025년 상반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이슈를 둘러싸고 전국이 극심하게 분열된 끝에 실시된 6.3 보궐대선에서, 이념은 어떤 방식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갈라놓았을까? 이 선거는 양대 주요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강력한 지지 기반을 가진 채 후보를 냈으며, 국민의힘에서 파생된 신생 정당의 후보와 의회 밖 진보정당 후보도 이들과 경쟁했다. 더구나 당시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원과 국회 등 제도에 직접적 폭력을 행사하며 선거부정론과 같은 음모론을 지지하는, ‘자유우파’를 자처하는 극우 세력의 부상이라는 정치적 상황을 마주하고 있었다. 한편 2024년 12월 계엄사태 이전부터 이미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 요인으로 진보와 보수 간의 이념적 대립이 지목된 바 있으며(이혜인 2025), 여러 다른 자료와 연구들 또한 한국 사회에서 이념 갈등이 증폭되어 왔음을 직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이동한 2025; 임재형 2024; 가상준·유성진 2023). 따라서 비록 탄핵과 계엄이라는 구체적인 이슈들이 선거를 지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대립 구도가 유권자들의 투표 선택에 여전히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기존에 널리 활용된 단일한 진보-보수 이념 스펙트럼이 현재 한국 유권자들의 이념 지형을 포착하는 데에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고, 이를 보완할 다차원적 이념 공간을 탐색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대선 직후 실시된 2025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복수의 정책태도 문항으로부터 두 개의 독립적인 잠재 이념 차원을 추출하고, 각 후보 지지층이 이념적으로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시각적으로 제시할 것이다. 특히, 전통적인 진보-보수의 일차원 스펙트럼에서 스스로 중도에 가깝게 위치한다고 평가한 이준석 후보의 지지층이 다차원적 이념 공간에서 결코 중도가 아님을 밝힐 것이다. 또한 회귀분석을 통해 이념적 요인들과 기타 변수들이 유권자들의 투표 선택에 미친 독립적 영향을 분석할 것이다. 이를 통해 조직적 뿌리와 보수적 이념을 공유하는 김문수와 이준석 후보 간의 투표 선택을 가른 요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중도보수를 표방하면서 윤석열 탄핵 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재명과 이준석 후보 간 유권자 선택은 어떠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었는지 살펴볼 것이다.  Ⅱ. 자료와 변수 1. 이념과 균열  이념(ideology)이란 ‘어떤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에 대한 비전을 의미한다(Downs 1957; Hinich and Munger 1994; Heywood 2021). 가장 일반적으로 오래된 이념 구분 방식은 좌-우 스펙트럼으로,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이후 복잡한 현실을 단순하고 보편적으로 구조화하는 일종의 ‘정치적 에스페란토어’로 자리 잡았다(Laponce 1981). 전통적으로 좌-우 구분은 자유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 정도나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국가 지원 수준 등, 경제적 이슈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다운스(Downs 1957)의 중위유권자 이론(median voter theory) 역시 단일한 좌우 이념 축을 전제한 것으로, 이 차원에서의 유권자 이념 분포에 따라 정당들이 전략적으로 이념적 위치를 조정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현대 정치의 현실은 다차원적이어서 단일 차원의 좌우 스펙트럼으로는 복잡한 이념 구조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정당들이 경제적 이슈에서는 모두 우파적 입장을 취하더라도, 낙태나 성소수자 권리와 같은 사회문화적 이슈에서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기도 하며(Benoit and Laver 2006), 급진우파 정당들이 문화적으로는 매우 보수적이지만 경제적으로는 국가의 적극적 개입과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등 오히려 좌파적 성격을 띠기도 한다(Bornschier 2010).  균열 이론(cleavage theory)은 이러한 다차원적 정치적 경쟁을 이해하기 위한 고전적 출발점을 제공한다. 립셋과 록칸(Lipset and Rokkan 1967)은 정당 체계가 사회의 근본적인 갈등 구조를 반영한다고 보았는데, 근대 국가 형성과 산업화 과정에서 등장한 중심-주변, 교회-국가, 도시-농촌, 자본-노동이라는 네 가지 주요 균열이 정당 간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서구의 정당 체계를 장기간 '동결(freezing)'시켰다고 보았다.  그러나 균열 이론에 대해, 사회적 균열이 곧바로 정당 경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 엘리트와 정당이 특정 갈등을 전략적으로 동원함으로써 비로소 정치적 균열이 형성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Sartori 1969, 1990; Evans 1999). 또한 유권자의 태도가 다차원적일지라도 실제 정당 경쟁은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한 단일한 좌우 구도로 수렴된다는 관점도 제기되었다(Sartori 1976; Mair 2007). 크뉫센(Knutsen 1995) 역시 모든 정치적 균열이 기본적으로 좌우 구도로 연결되며, 균열은 뿌리 깊은 사회적 이해관계보다는 심리적 특성에 기반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정당과 유권자 간의 연계가 점차 약화되는 탈정렬(dealignment) 현상이 보고되어 왔다(Pedersen 1979; Dalton et al. 1984). 탈정렬은 유권자의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이 약해지면서 투표 선택의 변동성(volatility)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크뉫센과 스카버러(Knutsen and Scarborough 1995)는 사회적 균열과 집단 정체성보다는 개인의 가치 지향이 투표 결정에서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달튼(Dalton 1984, 2000)은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판단과 선택 능력이 높아지는 '인지적 동원(cognitive mobilization)'의 증가로 설명한다. 즉, 사회적 자유주의 확산과 개인적 가치의 부각으로 인해 균열 이론의 핵심 전제였던 사회집단 내부의 동질성이 약화되고, 유권자 투표 선택이 개인화되었다는 것이다(Kriesi 2010).  한편, 이러한 변화를 기존 균열의 약화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가치 기반 균열의 등장으로 인한 재정렬(realignment)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잉글하트(Inglehart 1977, 1990)는 탈물질주의(post-materialist) 가치의 부상으로 정치 균열 구조가 전통적인 경제적 균열에서 가치·문화 갈등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연구들은 유럽의 정당체계가 유로 위기와 난민 위기와 같은 외부적 충격으로 인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주목한다. 특히 호흐와 마크스(Hooghe and Marks 2018)는 글로벌화 관련 이슈들이 기존의 국가주권 및 문화적 정체성 문제와 결합하여 새로운 정치 균열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한다. 즉, 세계화에 따른 이익과 손해에 따라 유권자들의 정치적 태도가 갈라지면서 초국적 균열(transnational cleavage)이라는 새로운 분열선이 등장한 것이다. 이 균열의 양극단에는 국가주권과 민족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급진우파 정당과, 개방성 및 탈물질주의적 가치를 내세우는 녹색당과 같은 정치세력이 각각 자리 잡았다. 이는 균열 이론의 중심이 전통적인 사회구조적 접근에서 가치와 태도를 강조하는 인지적 접근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논의들은 현대 정치에서 이념을 단순히 좌우 스펙트럼이라는 일차원적 틀로만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특정 사회집단이 공통의 사회경제적 위치와 경험을 바탕으로 동질적 투표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간주되었으나, 오늘날에는 개개인의 가치와 경험이 보다 다양해지면서 정치적 선택도 개인화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정치적 이념과 균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가치 지향과 사회적 경험을 포괄할 수 있는 다차원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2. 한국의 이념 균열과 이념 측정 방법  1997년 15대 대선을 계기로, 한국 정치에서 이념의 영향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강원택 1998). 이후 2000년대 여러 선거에서 투표 선택에서의 진보–보수 이념이 유권자 선택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었다(정진민 2003; 이내영 2009; 강원택 2003; Kim, Choi, and Cho 2008; 이갑윤·이현우 2008). 이제 지역주의와 함께 진보-보수의 이념은 선거 분석에서 무시할 수 없는 주요 변수가 되었다.  그러나 이념이 선거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에 대해 여전히 학계의 견해 차가 존재한다. 특히, 특정 단기적 이슈가 선거를 압도할 경우에도 이념이 여전히 의미 있는 변수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김성연(2022)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보궐대선에서 이념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나아가 20대 대선에서도 이념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투표에는 유의미하게 작용했으나 윤석열 후보에 대한 투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한다. 이는 이념이 언제나 일관되게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확고한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또 다른 쟁점은 이념 성향의 측정 문제이다. 국내 선거 연구에서는 유권자에게 본인의 이념을 11점 척도(0–10)로 묻는 방식이 널리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관적 이념 척도는 응답자마다 기준이 달라 절대적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고 신뢰성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이내영 2009; 이갑윤·이현우 2008). 더구나 이렇게 측정하는 방식은 일차원 상에서 갖는 강도와 방향만을 보여줄 뿐, 정책 선호의 내용이나 일관성을 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류재성 2013). 따라서 이념 측정에 있어 좀 더 구체적인 정책 선호 문항 활용과 같은 대안적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 결과, 정책 또는 이슈에 대한 태도의 종합적인 점수를 주관적 보수-진보 이념 위치와 병행하여 그 효과를 검증하는 선거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진보-보수의 이념이 반영하는 구체적인 갈등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 완전히 합의되진 않았다. 다만, 그동안 대부분의 연구들은 대북관계와 안보 이슈와 관련된 태도가 한국의 보수-진보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다. 대표적으로 강원택(2005)은 국회의원과 같은 정치 엘리트들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하여, 가장 첨예하게 집단 간 시각차를 드러내는 이슈는 반공 이데올로기에 대한 태도와 관련 있다고 보고했다. 윤성이와 이민규(2014)의 연구도 대북 정책에 대한 태도가 주관적 이념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요소임을 밝힌다.  강원택(2011)은 립셋과 록칸(Lipset and Rokkan 1967)의 균열 이론을 활용하여 한국 정치 균열의 양상과 그 기원을 분석하는 데, 여기에서도 반공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갈등이 강조된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진행된 국민국가 건설 과정에서 부각된 민족 또는 체제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 반공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한 진보와 보수 간의 정당 경쟁으로 발전했고, 2000년대 이후 정치적으로 더욱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보았다. 이렇게 주관적 이념 평가의 의미 문제에 천착한 연구들은 대부분 대북 및 안보 이슈가 가장 핵심적인 구성요소로 보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정책과 세금, 복지 이슈에 대한 태도 역시 이념의 주요 구성요소임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윤성이와 이민규(2014)는 청년 세대로 국한한다면 경제적 분배와 성장에 대한 태도가 주관적 이념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을 밝혔고, 조우와 구(Jou and Koo 2019)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 국가 시민들 사이에서 경제적 이슈에 대한 태도와 주관적 이념 평가 간의 상관관계가 과거보다 더 강해진 것을 관찰했다. 한편, 탈물질주의적 가치에 대해 강원택(2011)은 아직 이를 둘러싼 갈등이 미미하다고 진단했으나, 최근의 연구들은 정치경제 영역뿐 아니라, 사회적이고 탈물질주의와 관련된 영역, 그리고 젠더 관련 쟁점들에서 유권자들 사이의 이념적 분화를 보고하고 있다(구본상 2024; 박영득·김한나 2022).  정책태도에 주목하는 연구들은 대체로 이념 균열이 일차원적이라는 전제에서 탈피하고자 시도해왔다. 또한 선거에서 좀 더 구체적인 이슈나 정책에 대한 태도가 투표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도 주목한다(김성연·김준석·길정아 2013; 이갑윤·이현우 2008; 구본상 2024).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복수의 정책태도 문항들을 활용하여 대안적인 이념 지표로 사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분야의 정책들을 단일 차원의 이념 스펙트럼으로 요약하거나 분야별로 비슷한 주제의 문항들을 묶어서 각 분야별 요약을 한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고전적 검사기법(classical test theory)을 사용하여 단순하게 응답 값의 평균을 구하는 방식을 썼다. 이 경우, 해석이 용이하고 직관적이라는 장점이 있으나, 난이도, 변별도와 같은 문항별 특성이 응답자의 능력(또는 태도)에 의존하여 응답자 집단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일반화가 어렵다. 이를 보완하는 연구로 최효노(2022)는 문항반응이론(item response theory)을 적용하여 정책태도를 측정했는데, 이때에도 여러 정책태도 문항들을 단일차원으로 종합했다는 한계가 있다.  문항반응이론(IRT)을 사용하면 응답자의 능력을 측정할 때, 문항의 난이도나 변별도와 같은 특성이 특정 응답자 집단이나 문항 구성에 덜 민감하며, 비교적 고정된 파라미터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추정된 잠재적 특성 점수는 특정 표본 내에서의 상대적인 위치보다는, 문항 및 표본 특성에 구애받지 않고 일반화 가능한 척도로 표현된다. 또한 개별 문항에 대한 응답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다 정교한 측정이 가능하다(Hambleton, Swaminathan, and Rogers 1991).[1] 그러나 단일 차원 문항반응이론(unidimensional IRT)을 활용하여 서로 이질적인 정책 문항들을 하나의 차원으로 축약하거나, 정책 영역별로 별개의 단일 차원을 설정하는 방식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존재한다. 첫째, 경제, 안보, 사회문화 등 서로 상이한 정책 영역의 문항을 무리하게 하나의 차원으로 통합하면 각 영역 고유의 이념적 내용이 희석되어, 해석의 정확성이 떨어진다(Treier and Hillygus 2009). 둘째, 특정 정책 영역 내에서도 문항들이 본질적으로 복수의 잠재 차원을 반영할 때 이를 단일 차원으로 강제하면 모형의 단일차원성 가정이 위배되어 모형 적합도와 신뢰성이 저하된다(Embretson and Reise 2000). 결국 현실의 다차원적 이념 구조를 정확히 포착하려면, 후술할 다차원 문항반응이론(multidimensional IRT; MIRT)을 활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Ⅲ. 데이터와 연구방법 21대 대선에서 이념에 따른 후보 선택의 정렬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그리고 주관적 자기이념과 구별되는 정책 태도에 기반한 유권자들의 당파적 정렬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났는지 살펴보겠다.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2025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응답자료이다. 이 설문조사는 21대 대선 직후 이틀간(2025년 6월 4-5일) 웹 조사 방식으로 수행되었고,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 표집을 통해 최종적으로 1509명의 응답을 수집하였다(응답률 22.5%). 이 중 투표에 참여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1451명이며, 후보별 투표 분포는 다음과 같다: 이재명 48.7%, 김문수 33.9%, 이준석 6.2%, 권영국 1.5%. 그 외에 투표 대상을 밝히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9.1%, 기타 후보 및 모름/무응답을 합친 응답이 0.7%였다.  주요 독립변수인 이념은 두 가지 방식으로 측정한다. 우선, 기존 연구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 방식인 진보(0)~보수(10)의 일차원적 척도를 통해 유권자들이 주관적으로 스스로의 이념적 위치를 평가한 응답을 활용한다. 각 후보의 투표층별로 주관적 이념의 분포를 비교하여, 과연 이번 선거가 진보와 보수로 유권자가 양극화되어 당파적으로 정렬된 선거였는지 평가할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는 보수, 이재명과 이준석 후보는 공통적으로 중도보수를 각각 표방했다는 사실이다. 과연 각 후보 투표층의 이념 분포에 정당과 후보자들의 이러한 명목상 이념이 반영되었을까? 아니면 최근 이념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심각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실제 유권자의 이념 분포에 더욱 반영되었을까?  다음으로, 주관적 자기이념과 별개로 정책태도에서 나타나는 이념적 차이를 살펴본다.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에서 진보-보수 이념의 주요 축을 이루었던 대북 안보 및 경제 정책 태도 문항들과, 최근 수년간 사회적으로 새로운 갈등 이슈로 부각된 소수자, 젠더, 기후위기 관련 정책 태도 문항들을 활용하여 다차원적 이념 균열을 탐색할 것이다. 고전적 검사기법이나 단일차원 IRT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본 연구는 복수의 잠재 차원을 동시에 추정해 문항 간 구조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반영하는 MIRT를 적용한다. 이렇게 측정된 이념의 이차원 공간에서 후보별 투표층의 분포를 시각적으로 비교하여 이념에 따라 투표가 어떻게 갈렸는지 드러낼 것이다. 이는 유권자들이 선택한 후보에 따라 이념적으로 다른 입장을 가졌다는 것뿐 아니라, 그동안 기존 연구가 상대적으로 간과하거나 저평가했던 탈물질주의적 가치들, 즉, 사회정의, 성평등, 환경과 같은 사회문화적 이슈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정치적 균열의 차원으로 등장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다른 변인들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이념이 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지 통계적으로 검증할 것이다. 경제·안보와 사회문화의 각 이념 차원에서 유권자의 이념적 위치에 따라 특정 후보에 대한 투표 확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특히,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여 사표가 예상되는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이 왜 김문수나 이재명이 아니라 이준석에 투표했는지, 이들의 투표 선택을 가른 요인들은 무엇인지 통계적으로 분석한다. Ⅳ. 분석결과 1. 진보-보수로 양극화된 대선?  <그림 1(a)-(d)>는 11점 척도로 측정된 주관적 이념 분포를 각 후보별 투표층으로 나누어 시각화한 결과이다. 이 결과가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에 따라 이념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는 점이다.  먼저, 이재명 후보 투표층의 주관적 이념 분포는 0-4까지, 즉, 흔히 진보로 분류되는 값이 과반수인 55%가 집중된 반면, 6-10 (보수 성향) 구간 응답은 14.5%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념적 편향은 김문수 후보 투표층에서 그 반대 방향으로, 더 심화되어 재생된다. 김문수 투표층 중 0-4 구간의 비율은 5.4%에 불과한 반면, 6-10 구간이 전체의 72.8%를 차지하며 보수로 극심하게 편향된 분포를 나타낸다. 김문수 후보와 동일한 정당으로부터 파생된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 투표층은 김문수 투표층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편향성이 두드러지게 완화된 양상을 보인다. 이준석 투표층은 0-4 구간이 14.6%, 6-10 구간이 44.9%를 차지했다. 유일하게 진보를 표방했던 권영국 후보 투표층은 0-4 구간이 55.6%, 6-10 구간이 5.6%로, 이재명 투표층보다 더 왼쪽으로 편향된 응답 패턴을 나타냈다.[2] 이러한 차이는 <그림 1(e)>에 나타난 각 후보 투표층의 중위값에서도 잘 드러난다. 중위값이 이재명 4, 김문수 7, 이준석 5, 권영국 3.5로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에 있어 이념에 따라 뚜렷하게 정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국회 의석의 대부분을 함께 차지하면서 교대로 대통령직을 차지해 온 두 주요 정당 후보의 지지층이 이념적으로 극명하게 양분되어 있다는 점에서 최근 학계 내외에서 자주 제기된 ‘이념적 양극화 현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준석 투표층의 이념적 분포가 이재명과 김문수 투표층 사이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투표층 중, 11점 척도의 정중앙인 5를 택한 비율이 40.4%로, 다른 후보 투표층보다 높게 나타난다. 이들은 스스로를 중도 또는 중도보수로 여긴다. 이준석 투표층은 중도에 집중되어 있으면서도(해당 표본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음에도 불구하고) 분포의 폭이 좁아, 내부의 이념적 동질성이 매우 강한 특성을 나타낸다.  <그림 1(a)-(e)> 후보별 투표층의 주관적 자기이념 분포: 진보(0)~보수(10) 단일 스펙트럼 한편, <그림 1(e)>에서 보이듯, 이준석 투표층과는 대조적으로 권영국 투표층은 주관적 자기이념 측면에서 내부적 이질성이 두드러진다. 이는 일차적으로 권영국 투표층의 표본 크기가 전체 표본 대비 지극히 작다는 점(18명)을 고려할 때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18명).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권영국 투표층이 가지고 있는 이념적 특성이, 주관적 자기이념 척도가 전제하는 일차원적 구도로는 충분히 포착되지 않는 복합적인 성격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2. 중도의 이준석? 이재명-김문수 사이, 이준석 투표층의 자리  그렇다면 스스로를 중도에 가장 가깝게 규정하면서 내부의 이념적 동질성이 매우 높은 이준석 투표층을 이념적 중도라고 보아야 할까? 이준석 후보와 그 지지층은 과연 중도를 대표하며 나아가 이념적 양극화의 폐해를 해결할 만한 가능성을 가진 집단인가?  이준석 투표층의 성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전체 연령층과 39세 이하 청년층으로 구분하여 이준석 투표층의 이념 분포를 세밀히 살펴보았다. <그림 2(a)>를 통해 전체 연령층에서의 중위값은 5로 정중앙에 위치했지만, 39세 이하 청년층의 중위값은 6으로 나타나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전체 이준석 투표층 중 스스로를 극단적 보수(8-10 구간)로 규정한 응답자의 비율은 14.6%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39세 이하 청년층으로 한정하면 이 비율이 21.8%로 증가했다(<그림 2(b)>). 특히 이준석 투표층 내 극단적 보수 성향을 보이는 응답자의 대다수가 39세 이하 청년층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3] 다시 말해, 이준석 투표층의 중도성은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특히 청년층 내에는 강경 보수적 성향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림 2 (a-b)> 이준석 투표층 내부의 주관적 자기이념 분포: 전연령대 vs. 39세 이하 물론 이러한 분석만으로 이준석 후보 지지층을 보수 또는 심지어 극우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다만, 세대별 개표 결과를 보면 이준석 후보가 청년층에서 유독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고, 특히 30대 이하 남성들이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준석 후보와 그의 지지층이 한국 정치에서 중도의 대안으로 기능할 가능성과 한계를 보다 신중하고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3. 정책태도 문항을 통해 본 후보 별 투표층의 이념 다음으로, 사회문화 분야와 경제안보 분야를 포괄하는 6개의 정책태도 문항들을 통해 후보별 투표층의 정책 태도를 비교해 보자. 이 문항들은 계엄, 연금개혁, 부동산 폭등 등, 시의적이고 단기적인 정책 이슈들과는 달리,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가치 지향이 담겨 있어 진보-보수의 이념으로 충분히 해석이 가능하다. 사회문화 정책 태도는 사회적 소수자(동성애자·외국인노동자·장애인)에 대한 권리보장(포용 및 사회정의), 기후위기 대응(환경), 여성 차별 해소(성평등)와 관련된 문항으로 측정하였고, 경제안보 분야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비 강화(대북 안보), 시장과 기업의 경쟁력 우선(시장주의), 불평등 수용(능력주의) 문항들로 구성되었다. 사회문화 분야 문항들의 경우,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을 산정하여, 각 문항별로 보수적인 태도를 가진 유권자들의 비율을 구했다.  <표 1>의 결과를 보면, 후보자 투표층 간의 정책적 성향에서 흥미로운 차이가 발견된다. 먼저 김문수와 이준석 지지층은 안보 및 경제 능력주의 이슈에서 강력한 보수적 성향을 공유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강경 대응과 능력에 따른 불평등 수용에 있어서 김문수 투표층은 각각 81.5%, 60.7%, 이준석 투표층은 각각 70.8%, 60.7%로 나타났다. 다만, 시장과 기업의 경쟁력을 노동권과 근로조건 개선보다 중요시하는 비율에서 김문수 투표층은 60.3%로 매우 높았던 반면, 이준석 투표층은 40.4%로 이재명 투표층(38.2%)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이 문항에서는 전통적인 경제적 보수 성향이 상대적으로 약함을 나타냈다. <표 1> 6개 정책태도문항별 보수 응답의 비율: 후보 별 투표층 비교 그러나 이 두 후보 투표층은 사회문화적 이슈에서 미묘하지만 눈에 띄는 차이를 드러냈다. 소수자 권리 보호 정책에 대한 반대 비율은 김문수 지지자가 과반을 넘긴 52.4%로 나타났지만, 이준석 투표층은 43.8%로 그보다 약간 낮았다. 반면 여성 차별 해소 정책에 정부 개입을 반대하는 비율은 이준석 투표층(40.4%)이 김문수 투표층(18.8%)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서도, 보수 비율은 김문수 투표층(14.3%)에 비해 이준석 투표층이 25.8%로 1.8배 높게 나타났다.  반면, 이재명과 권영국 투표층은 사회문화적 이슈에서 뚜렷한 진보적 가치를 공유했다. 이재명 투표층의 경우 소수자 권리(21.7%), 성평등(8.4%), 기후위기 대응(4.4%) 등에서 보수적 입장을 보이는 비율이 매우 낮아 전반적으로 강력한 진보적 성향을 나타냈다. 권영국 투표층의 경우, 개인 성과 기반의 능력주의 수용 항목에서 44.4%가 보수적 입장을 보여, 이재명 지지층(35.5%)보다 약간 높게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 진보적 가치에 우호적이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안보 문항에서 이재명 투표층의 39.9%가 보수성향인데 비해 권영국 투표층은 16.7%로 가장 낮아, 전통적으로 강력한 이념 구성요인으로 꼽혀온 대북안보 이슈에서 두 후보 투표층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보면, 김문수와 이준석 투표층은 안보 및 경제 능력주의 분야에서 대체로 보수적 가치를 공유하면서도 사회문화적 이슈에서는 보수성향의 정도와 방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그리고 이재명과 권영국 투표층은 전반적으로 진보적 가치를 지지하면서도 시장주의, 대북안보, 기후위기 등의 이슈에서 각각 뚜렷한 개별적 특성을 드러냈다.  4. 사회문화-경제안보의 2차원 이념 구조 이념 성향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6개 정책태도 문항에 대해 차원의 수를 전제하지 않은 채 탐색적 다차원 문항반응이론(MIRT) 분석을 실시하였다. MIRT는 각 문항이 여러 잠재요인(θ)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추정함으로써, 단일 차원 IRT보다 더 풍부한 이념 구조 정보를 제공한다(Hassan and Miller 2022).  분석 결과, 문항들은 ‘사회·환경·젠더’와 ‘안보·시장·능력주의’라는 두 가지 주요 차원을 중심으로 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2>). 2차원 등급반응모형(Graded Response Model)을 적용한 결과, 두 요인 간 상관계수는 0.112로 낮아 각 요인이 독립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문항의 공통분산(communality)은 평균적으로 0.50 내외로, 두 잠재요인이 문항 변동의 절반 이상을 설명하고 있었고, 두 요인의 SS loadings도 1.5~1.6 수준으로 전체 분산을 균등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한계신뢰도는 F1(0.358), F2(0.363)로 다소 낮은 편이나 탐색적 분석 단계에서 허용되는 범위였다. 한편, 정책 이념 요인과 주관적 자기이념 간의 상관관계는 사회문화 이념(F1)과 r = 0.25(p < 0.01), 경제안보 이념(F2)과 r = 0.36(p < 0.01)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대북 안보 및 경제적 차원이 주관적 자기이념 인식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기존 문헌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표2> 6개 정책태도 문항의 2차원 등급반응모형 (GRM) 요인적재량 및 공통분산 MIRT를 활용해 사회문화 차원과 경제안보 차원별로 각 투표자의 위치(θ값)를 추정하였다. 이때 추정된 θ값의 분포는 이론적으로 평균 0, 표준편차 1의 정규분포에 근접하지만, 실제 표본의 특성과 문항 구성에 따라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그림 3(a)-(b)>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후보별 투표층을 색상으로 구분해 2차원 이념 공간에 시각화한 결과이다. 사회문화적 차원(F1, Y축)은 위로 갈수록 보수적이고, 경제안보 차원(F2, X축)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보수 성향이 강함을 나타낸다. 각 집단의 응답자들이 밀집된 영역은 커널 밀도 추정(kernel density estimation)으로 산출한 밀도 값이 상위 25%에 해당하는 고밀도 지점만을 이용해 볼록껍질(convex hull)로 표시하였다. 이는 몇몇 극단적인 데이터(이상치)의 영향을 줄이면서 데이터의 핵심 분포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먼저 전체 연령층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그림 3(a)>에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투표층의 볼록껍질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넓게 분포해 명확히 구분되지만, 중간 영역에서는 두 집단이 상당히 중첩된다. 각 투표층별 x값, y값의 평균점(centroid)을 굵은 X자로 표시해 보면, 두 투표층의 센트로이드가 원점(0, 0)을 기준으로 1사분면과 3사분면에 거의 대칭적으로 위치한다. 즉, 두 후보 투표층은 사회문화 차원보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더 뚜렷한 이념적 차이를 보이지만, 사회문화 차원에서도 일정한 구분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그림 3(b)>에 나타난 권영국 투표층은 두 차원 모두에서 센트로이드가 음(-)의 값을 보여 일관된 진보 성향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다만 표본 규모가 매우 작아 분산이 커, 명확한 패턴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주목할 만한 집단은 이준석 투표층이다. <그림 3(b)>에서 이준석 투표층은 경제안보 차원에서 분포가 좁고 중도에 집중적으로 위치한다. 따라서 전통적인 경제안보 이념 축으로는 이들을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으로 명확히 치우쳤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이준석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자신을 프랑스의 중도우파 정치인 마크롱,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추진한 김대중 전 대통령, 그리고 좌우를 아우르는 대연정을 주장하며 때때로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한다"고 비판받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빗대어 중도적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데이터상에서도 이준석 투표층은 경제안보 축에서 중도 또는 중도우파에 해당한다. <그림 3(a)-(b)> 2차원 정책태도이념 분포: 각 후보 투표층별 비교 (전체 연령대) 반면, 이들의 사회문화적 이념 분포는 위아래로 훨씬 넓고, 특히 보수적 방향으로 뚜렷하게 편중되어 있다. 이준석 후보는 기존의 경제안보 중심 이념 구도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사회문화적 차원—즉 포용, 개방성, 탈물질주의적 가치를 둘러싼 이슈—에서 보수적 유권자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며 새로운 정치적 균열을 성공적으로 동원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이념 축에서 넓은 지지 기반을 나누어 가지면서도, 동시에 중간 지대를 상당 부분 공동으로 점유하고 정책적으로 수렴하는 상황에서, 이준석 후보가 차별화된 지지층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국민의힘보다 더 오른쪽으로 위치할 경우 극우라는 비판에 즉각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즉, 이준석 후보는 경제안보 차원에서는 중도적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동시에,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보수적 유권자를 결집함으로써 새로운 정치적 지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5. 2차원 이념 공간에서 분열된 청년층 2025년 대선 결과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제3 후보인 이준석 후보에 투표한 유권자 비율이 20-30대 청년층에서 유독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소위 ‘이대남’의 ‘보수화’, 나아가 ‘극우화’ 현상이라는 주장이 빈번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청년층의 이념 분포를 후보 투표층별로 비교할 때, 그 양상은 전체 유권자와 비교하여 어떻게 다를까? <그림 4(a)-(b)>는 39세 이하의 투표자만을 대상으로, 위와 동일한 2차원 이념 공간을 재구성한 결과이다.  이재명과 김문수 후보의 청년 투표층을 비교하면, 두 집단 간 분포가 중첩되는 정도가 전체 연령대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다. 이준석과 권영국 투표층의 경우, 상위 25% 밀집지역이 전혀 겹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각 집단의 센트로이드 간 거리 역시, 청년층에서 더 크게 벌어져, 이념적 분열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이 분열은 좌우(경제안보)보다는 사회문화적 차원, 즉 Y축 방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이준석 투표층은 이재명 투표층과는 밀집 지역이 완전히 분리되어 나타나는 반면, 김문수 투표층과는 중도에 가까운 영역에서 넓게 겹치는 모습을 보인다. 동시에 사회문화 차원의 보수성이 이준석 투표층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한편, 정의당은 노동자 중심 정체성이 약화됐다는 내부적 비판에 직면해왔는데, 대선 직전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변경하여 ‘노동’을 강조하는 동시에 기후위기, 페미니즘, 차별금지법 등 사회문화적으로 진보적인 이슈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선택했다. 실제로 39세 이하의 권영국 투표층은(해당되는 표본이 극소수임을 고려하더라도) 사회문화와 경제안보 차원 모두에서 진보적 성향을 보여, 민주노동당이 새로운 정치적 균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음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이러한 결과는 청년층에서 이념적 분화 및 이념에 따른 당파적 정렬에 있어 사회문화적 차원이 중요해졌음을 시사한다. <그림 4(a)-(b)> 2차원 정책 태도 이념 분포: 후보 투표층별 비교 (39세 이하만) 6. 왜 이재명이나 김문수가 아니라, 이준석에 투표했는가? 투표자의 후보 선택 결정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binary logistic regression)을 사용하였다.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multinomial logistic regression)의 경우, 분석 대상인 세 후보의 투표자 수가 각각 이재명 705명, 김문수 496명, 이준석 89명으로 현저히 불균형하여, 특히 이준석 투표층의 비율(7%)이 매우 낮았다. 이러한 표본 불균형은 다항 로짓 모형에서 소수 범주(이준석)에 대한 회귀계수 추정의 불안정성 증가, p-값 왜곡, 그리고 과적합(overfitting)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분석의 안정성과 해석의 명료성을 높이기 위해, 본문에서는 이준석과 김문수, 그리고 이준석과 이재명 후보 간 각각의 이항 로지스틱 모형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각 후보 간 선택 결정 요인을 보다 안정적이고 명확하게 분석하고자 하였다.  먼저, 이념적으로 상당 부분 겹치는 것으로 나타난 김문수와 이준석 투표층만을 대상으로 살펴보겠다. <표 3>의 이준석(=1) 대 김문수(=0) 분석에서, 후보 간 투표 선택을 가장 잘 설명하는 변수는 비상계엄에 대한 인식(1=계엄선포는 정당하지 않음, 0=보통 또는 정당함)이었다. 계엄을 정당하지 않다고 평가한 유권자는 그렇지 않은 유권자에 비해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오즈가 약 4-6배 정도 높았다. 또한, 주관적 자기이념과 경제안보 차원 이념에서 덜 보수적일수록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주관적 자기 이념이나 경제안보 차원의 정책 태도 이념에서 덜 보수적일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반대로 사회문화 차원에서는 보수적일수록 이준석 후보 투표 확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하게 나타났다(모형 3). 다른 요인들을 고정했을 때, 사회문화적 이념 위치가 0에서 1로 보수적 방향으로 이동하면, 이준석 후보 투표 오즈는 약 42% 증가하였다. 그 외에, 39세 이하 청년, 남성일수록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표 4>의 이준석 대 이재명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로 비상계엄 인식이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비상계엄을 정당하지 않다고 평가할수록 이재명 후보 선택 오즈가 이준석 후보에 비해 3-4배 높았다. 또한 주관적 자기이념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및 경제안보 차원 모두에서 보수적 성향이 강할수록 이재명이 아니라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매우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특히 이 세 이념 중 가장 설명력이 강하게 나타난 것은 사회문화 차원 이념으로, 이 값이 0에서 1로 더 보수적 방향으로 이동하면 이준석 후보 투표 오즈가 2.5-2.7배 증가한다. 한편, 연령이 40대 이상이거나, 여성이거나 이준석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몇 가지 흥미로운 발견들이 더 있다. 먼저, 주관적 계층인식에서 스스로를 상층 또는 중상층으로 인식할수록 이재명보다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 변수는 이준석-김문수 비교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으므로, 다른 조건들이 동일하다면 이준석 투표층은 적어도 이재명 투표층보다는 경제적으로 상층에 가까운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표 3> 이준석 vs. 김문수 투표 선택 이항 로짓 회귀분석 결과 <표 4> 이준석 vs. 이재명 투표 선택 이항 로짓 회귀분석 결과 다음으로, 외적 정치 효능감이 높을수록 이준석이 아닌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이준석 지지층이 적극적 '행위자'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관망자'에 가까울 가능성을 시사한다. 흥미롭게도, 언론과 일부 평론가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이준석 지지층—특히 청년 남성 유권자 그룹—의 정치 효능감이 급상승했다고 평가해 왔다. 예컨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선출을 계기로 청년층이 정치적 자신감을 얻었고, 이후 20대 대선에서는 밈(meme)이나 쇼츠(shorts) 등의 콘텐츠를 자발적으로 생산하며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했다는 분석이 있다(고혜지 2022). 나아가 2025년 상반기 탄핵 국면에서는 "청년 우파들이 얻은 정치적 효능감과 자신감이 8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왔다(이동수 2025). 그러나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이러한 평가와 달리, 적어도 외적 효능감이 높은 응답자들은 이준석보다는 이재명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음을 보여준다.  지역적 맥락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 선거에서 가장 강력한 지역균열인 영남–호남 축을 식별하기 위해, 기준 범주를 호남, 비교 범주를 영남과 기타(수도권·충청·강원·제주)로 더미화하여 거주 지역을 통제하였다. 분석 결과, 다른 요인을 모두 통제했을 때, 호남 거주자는 김문수보다 이준석을, 영남 거주자는 이재명보다 이준석을 선택하는 경향이 미약하게나마 확인되었다. 이는 지역주의적 투표 행태가 여전히 강력한 한국 선거에서—비록 각 지역의 압도적 1위 후보에 비하면 매우 미약한 수준이긴 하지만—이준석 후보가 일부 유권자들에게 대안적 선택지로 고려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에는 사회문화적 차원 이념이 이준석 후보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살펴보겠다. <표 3-4>의 모형 3에 포함된 변수들을 다음과 같이 고정시킨 후 시뮬레이션하여 이준석 후보 선택 예측 확률을 계산했다. 연령은 39세 이하, 성별은 남성, 거주지역은 호남·영남을 제외한 기타 지역, 그리고 경제·안보 이념, 주관적 자기 이념, 내적·외적 정치 효능감, 주관적 계층인식, 4년제 대학 재학 이상 여부 등 나머지 변수는 모두 표본 전체의 평균값을 적용했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평가를 4–5점(부정적으로 인식)과 1–3점(중립 또는 정당한 조치)으로 구분하여, 두 집단별로 이준석 후보 선택 확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했다. 이처럼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통제함으로써, 순수하게 사회문화 이념이 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일 때 이준석 후보 선택 확률이 어떻게 변하는지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림 5 (a)>는 이준석 vs 김문수 경쟁 구도에서 사회문화적 이념 성향이 –2.5(매우 진보)에서 +2.5(매우 보수)로 이동할 때,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의 변화를 나타낸다. 비상계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모두, 사회문화 차원의 이념이 매우 보수일 때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매우 진보일 때보다 각각 약 39%, 18%만큼 상승한다. 특히 사회문화적 이념이 매우 보수(+2.5)이면서, 계엄을 비판적으로 보는 39세 이하 남성 (영호남 이외)의 경우,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약 60%에 달한다. 또 비상계엄에 대해 그리 비판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해도, 보수적 사회문화 이념을 지녔다면 이준석 투표 확률은 최대 23%까지 높아진다.  <그림 5(b)>는 이준석 vs 이재명 구도에서 사회문화적 이념이 보수적일수록 이준석 후보 지지 확률이 더욱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이 드러난다. 이는 이재명과 이준석 사이에서 고민하는 유권자들이 투표 선택을 할 때 사회문화적 이념 성향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회문화적으로 매우 진보적(-2.5)인 유권자는 비상계엄에 대한 인식과 상관없이 95% 이상의 확률로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다. 그러나 이 차원의 이념이 매우 보수적(+2.5)이라면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84% (비상계엄을 중립 또는 정당하게 보는 경우)까지 치솟는다.  이 집단은 비상계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더라도 이재명보다는 이준석에게 투표할 확률이 약 61%로 나타난다. 다만 <그림 5 (a)>와 대조적으로,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중립적 입장이거나 정당한 조치로 보는 집단(기타)이 부정적으로 보는 집단에 비해 모든 이념 구간에 걸쳐 더 높은 이준석 투표 확률을 보인다. 매우 보수적인 사회문화 이념 성향을 가졌지만, 계엄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는 이준석 후보 선택 확률이 약 23% 정도 차이가 난다.  <그림 5 (a)-(b)> 사회문화 이념 점수 변화에 따른 이준석 후보 투표 확률 시뮬레이션(비상계엄에 대한 인식별 비교)  주목할 만한 점은, 사회문화적으로 매우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비상계엄에 대한 인식과 무관하게 이준석 후보에게 등을 돌리고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한국의 정치 행태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탈물질적 가치, 포용, 개방성과 같은 사회문화적 이념이, 유권자의 투표 결정에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등장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어떤 유권자들에게는 이 이념 성향이 최근 수개월간 한국 사회를 극렬하게 분열시켰던 특정 정치적 사건에 대한 평가조차 압도할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사회문화적으로 뚜렷하게 진보적인 유권자들의 경우, 이준석 후보가 제시하는 정치적 메시지나 정책적 입장이 근본적으로 그들의 신념 체계와 충돌한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비상계엄과 같은 민감한 정치적 사건에 대한 견해와 무관하게 거의 자동적으로 그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최근 한국 정치 지형에서 등장한 새로운 이념 균열이 단순히 개별 정책이나 특정 정치 사건에 대한 태도를 넘어 보다 심층적인 가치관 및 세계관에 뿌리를 둔, 근본적이고 견고한 정치적 분할선을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Ⅴ. 결론 본 연구는 2025년 보궐대선에서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이 ‘이념’임을 확인하였다. 유권자들은 주관적 이념 척도 상에서 기성 양당 후보의 투표층이 각각 진보와 보수의 양극단으로 명확하게 나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한국 유권자의 투표 선택이 이념적으로 뚜렷하게 분화된 진영 경쟁 구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이념을 측정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일차원 상의 주관적 이념 대신, 복수의 정책태도 문항을 활용하여 2025년 대선에서 유권자의 이념 구조가 최소한 두 가지 차원으로 분리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보였다.  첫 번째 차원은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에서 핵심적인 이념 구성 요소로 자리잡은 대북 안보 및 시장주의와 능력주의를 포함하는 경제안보 차원이며, 두 번째 차원은 소수자 권리, 환경, 성평등에 대한 태도를 포함하는 사회문화적 차원이다. 이재명과 김문수 후보 투표층은 경제안보 차원 상에서 상대방 진영과의 이념적 거리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동시에 이 축의 중간 지대를 중심으로 두 후보의 투표층 간 이념이 상당 부분 중첩되어 분포했다. 다시 말해, 기성 양당의 투표층은 이념적으로 대립적이지만 완전히 분리된 양극이 아니라, 중도 주변에서 상대 정당 유권자들과 정책 태도와 가치 지향을 어느 정도 공유하는 이들도 적잖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념적 양극화, 또는 이념의 당파적 정렬이 극심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 섞인 인식이 학계 내외에 있지만,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극단적인 소수의 목소리가 과대 대표되어 우리 사회에 메아리 치고 있을 가능성을 더 뒷받침한다.  이차원적 이념 공간에서 부각된 집단은, 이번 대선에서 제3의 정치세력으로 등장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투표층이었다. 이들은 경제안보 차원에서는 대체로 보수 성향이지만 중도 가까이에 집중적으로 분포하여 기존의 양대 정당 지지층과 상당 부분 겹쳤다. 경제안보 차원, 즉 일반적으로 한국의 좌-우 이념을 구성한다고 인식되는 차원에서 볼 때, 이준석 투표층은 세 정당 중 가장 중도에 가까운 유권자 집단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념 축인 사회문화 차원에서 이 집단은 상당히 강한 보수 성향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개방성, 포용, 탈물질주의적 가치에 반대하면서 보수적 정책을 지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즉, 경제와 안보 같은 전통적 보수 이념에서는 중도의 가면을 쓴 채, 새롭게 형성되어 주요한 갈등 축으로 떠오른 사회문화적 이념 차원에서는 확고히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유권자 집단이 2025년 보궐 대선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본 연구의 분석 결과 만으로는 이 집단이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 처음 한국 정치에 등장했는지 밝히긴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유권자의 이념 지형이 반공 이데올로기의 수용 대 거부나 자유시장 대 정부 개입과 같은 전통적인 균열에 기반한 대립을 넘어, 개개인의 가치와 경험에 따라 갈라지는 이념 차원이 새롭게 추가됨으로써 더욱 복합적인 이념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 새로운 이념 균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뚜렷한 분화를 경험하고 있는 유권자 집단은 다름 아닌 청년층이다. 기존의 진보–보수 균열이 주로 거대 담론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서 형성되었다면, 새로운 균열은 정체성, 개인의 가치관 및 라이프 스타일 등을 둘러싼 미시적 차원의 균열이다. 그렇기에 청년층은 한국 사회의 갈등을 일상에서 직접 마주하는 차별과 혐오, 불공정과 같은 구체적이고 감정적인 문제로 체감할 수 있다. 현재의 청년들은 앞으로도 사회문화적 이념 차원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분화하며 정치화될 가능성이 높고, 지금의 경험은 향후 이들이 장년층이 되었을 때의 정치적 태도까지도 규정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이념 균열이 더욱 첨예한 갈등과 사회적 긴장으로 확대되기 전에, 포용과 다원주의라는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규범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교육하고 정착시킬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는 특정 이념 집단의 제도적 대표성 문제를 넘어서,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 방향에 관한 보다 근본적이고 전환적인 논의를 요구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니며, 이에 따라 몇 가지 후속 연구 과제를 제시할 수 있다. 첫째, 2025년 보궐대선이라는 단일 시점에서의 데이터를 활용한 단면적 분석에 그쳤기에, 새로운 균열이 얼마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수적이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소수의 정책 태도 문항만으로는 유권자의 복합적 이념 구조를 완전하게 포착하기 어렵기에, 향후 연구에서는 이론적 검토에 기반하여 추가 문항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확장된 문항을 바탕으로 다차원 문항반응이론 모형을 적합하면 각 요인의 정보량을 강화함으로써 응답자의 위치 추정값인 θ값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으며 한계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본 연구는 선거 개표 직후의 횡단면 조사 데이터를 사용하므로, 주요 정치적 태도 변수(주관적 자기이념, 비상계엄 인식, 정책태도이념)의 값들이 투표선택 이후 사후적 합리화(post-hoc rationalization) 또는 동기화된 추론(motivated reasoning)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 변수와 투표선택 간 관계에 대한 인과적 관계가 밝혀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보다 엄밀한 인과적 추론을 위해서는 선거 전·후 패널 데이터나 무작위 실험 등의 대안적 설계가 필요하다. 넷째, 본 연구에서는 일부 청년층의 사회문화적 보수주의와 이들의 투표 선택 간의 관계를 밝혔지만, 이러한 태도가 어떤 경험과 조건에서 형성되는지는 향후 연구에서 미시적인 메커니즘을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가 한국적 맥락에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사회문화적 균열이 나타나는 글로벌한 흐름의 일환인지, 비교정치학적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호주 사례에서 Z세대 남성이 윗 세대 남성이나 또래 여성보다 전통적 성역할 신념을 더 강하게 고수한다는 보고나(Clarke 2025), 유럽 27개국에서 극우정당의 성과가 청년 남성의 지지에 크게 의존하며, 청년 세대 극우정당 지지의 성별 격차가 2020년 이후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Milosav et al. 2025)은, 청년 남성의 보수 성향 강화가 특정 국가에 한정된 예외가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향후 동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수 사례 비교 연구와 함께 세계 가치관조사 데이터 등을 활용한 다국가 비교 연구를 수행하여, 한국 사례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판별할 필요가 있다. ■ Ⅶ. 참고문헌 가살준·유성진. 2023. “공공갈등의 이념화 현상에 대한 연구: 당파성에 따른 갈등인식.” 『사회과학연구』 31(2), 8-36.  강원택. 1998. “유권자의 이념적 성향과 투표행태.” 이남영 편. 『한국의 선거 Ⅱ: 제15대 대통령선거를 중심으로』. 서울: 푸른길 ______. 2003. “『한국의 선거정치: 이념, 지역, 세대와 미디어』” 서울: 푸른길.  ______. 2005. “한국의 이념 갈등과 진보ㆍ보수의 경계.” 『한국정당학회보』 4(2), 193-217.  ______. 2011. “한국에서 정치 균열 구조의 역사적 기원: 립셋-록칸 모델의 적용.” 『한국과 국제정치』 27(3), 99-129.  ______. 2013. “한국 선거에서의 '계급 배반 투표'와 사회 계층.” 『한국정당학회보』 12(3), 5-28.  고혜지. 2022. “2022 대선은 정치 효능감 느끼는 청년들의 '밈' 대선.” 『서울신문』. 2022-02-01.  구본상. 2024. “20대 유권자 투표행태에서 드러난 현대적 성차 (modern gender gap):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분석.” 『정치정보연구』 27(2), 33-63.  길정아·김준석·김성연. 2013. “한국 유권자들은 정책에 따라 투표하는가? — 정책태도와 투표행동의 연관성 분석.” 『한국정치학회보』 47(1), 167–183.  김성연. 2022. “근접성 모형, 방향성 모형, 그리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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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진 2025-08-25조회 :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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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② 한국 청년층의 정치적 성향과 후보선택

Ⅰ. 서론   한국 사회의 청년층에 대한 정의는 매우 난해하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우리말샘 등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청년층은 ‘사회 구성원 가운데 청년기에 있는 사람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이다. 청년층에 대한 구체적인 특징을 제시하지 않고 동어반복적인 이러한 정의는 중장년기, 노년기의 연령집단과 대비를 통해서만 청년층을 이해하게 한다. 그 결과 한국 청년층은 ‘청년기’에 대한 통일된 생물학적 연령 규정 없이 다양한 연령대를 통해 범주화된다. 예를 들어, 법률적 측면에서 청년기본법은 19세부터 34세,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15세부터 29세,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은 15세부터 34세를 청년으로 규정하며,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39세까지 청년으로 간주한다.   학술적 측면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반적으로 특정 선거 시점을 기준으로 10년 단위의 연령집단을 범주화한 후 가장 어린 연령집단인 29세 이하를 청년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더구나 이러한 청년층의 범주화 문제는 최근 청년층을 하나의 ‘세대담론’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로 더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M세대, Z세대 또는 이들을 통칭하는 ‘MZ세대’와 같은 개념과 함께 누가 청년층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본 장은 청년층에 대한 이러한 개념적 정의의 부정확성에도 불구하고 2017년과 2022년, 그리고 2025년 세 차례에 걸친 한국 대통령 선거 과정을 통해 한국 청년층의 정치적 성향과 행태가 중장년, 노년층과 차별적인지를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용어의 부정확성 아래서도 이러한 연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하나는 최근 한국 청년층의 정치적 태도에 대한 점증하는 관심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 확연히 증가한 청년층의 투표율과 정치참여는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실제 구체적인 결과로도 표출되었다(이정진 2022; 조창덕 2022). 또한 2010년대 후반부터 제기된 ‘이대남’, ‘이대녀’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내적 분열 현상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지녔으며,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유사한 영향력이 목격되었다(김은이·송민호 2022).   다른 하나는 최근 한국 청년층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는 과거는 물론 서구의 청년층과 많이 다르다는 의심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청년층은 권위나 전통을 거부하거나, 헤게모니에 반대하고(Gramsci 2011),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하다(Mill 2015)고 알려졌다. 현대 사회학 및 정치학은 이러한 청년층의 성향을 빈번히 검증하였다. 알윈과 크로스닉(Alwin and Krosnick 1991)은 나이가 들면서 보수적인 정치적 태도를 지니게 된다는 점을 종단자료(longitudinal data) 분석을 통해 확인하였고, 글렌(Glenn 1974)은 이러한 보수화는 나이와 함께, 출생코호트의 차이(cohort differences)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밝혔다. 최근 미국과 영국의 M세대 또는 Z세대에 관한 연구결과 역시 이러한 이론적 예측이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미국의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 2018)는 M세대를 1981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로, Z세대를 1997년부터 출생한 이들로 범주화하고, 미국 내에서 M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가장 진보적이며(liberal) 민주적이라는 사실을 검증하였다. 또한 영국의 사회조사 국립센터(National Centre for Social Research)는 2024년 보고서를 통해 영국 내 1997년과 2012년 사이 출생한 Z세대가 인터넷과 함께 성장하고 환경과 사회문제에 관심을 지닌 최초의 세대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은 권위에 반대하고, 마약 허용과 사형 금지를 선호하는 자유주의적 경향이 강하며, 사회복지에 대한 선호가 높은 진보성이 강한 세대라고 평가한다 (Lucas et al. 2024). 결국 현재 서구의 청년층인 M세대와 Z세대는 여전히 ‘청년은 진보’라는 오래된 모토(moto)에 부합하는 특성을 지닌다. 반면, 최근 한국 사회는 청년층의 보수화에 대한 인식이 팽배하다. 특히 안보나 성평등 의식 등을 두고 한국 청년층의 보수화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최종속 2020). 본 연구는 이러한 논쟁을 보완할 구체적인 근거를 확대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청년층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를 통시적으로 비교함으로써 그 특징을 밝히는 것은 방법론적으로 상당한 한계가 있다. 본 연구를 탐색적 수준의 논의로 한정하는 것도 이러한 한계 때문이다. 우선, 장기간에 걸친 특정 연령집단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에 관한 분석을 위해서는 충분한 자료의 축적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세 차례에 걸친 대통령 선거 관련 설문자료를 비교하는 장점이 있지만 각 시기별 조사에 활용된 설문문항이 상이하기 때문에 여전히 비교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변수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둘째, 청년층으로 규정된 일정한 인구집단에 대한 분석은 연령(Age), 기간(Period), 세대(Cohort) 간 선형관계로 인해 각 변수의 독자적 영향력을 식별(identification)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위계모형(hyerarchical model) 등 방법론적 개선책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 역시 충분한 자료 축적을 바탕으로 활용 가능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 청년층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의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살펴볼 수 있는 한정된 자료 내에서 분석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청년층에 대한 선험적 연령 범주화를 시도하기보다 2017년 대선 시점을 기준으로 5년 단위로 연령집단을 범주화한 후, 이들이 세 차례에 걸친 대선에서 보여준 정치적 태도와 행태를 통해 한국 청년층을 규정할 수 있는 연령의 범위 및 특징을 밝히는 귀납적 논증방식을 택하고 있다.   Ⅱ. 자료와 변수   본 연구는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n Institute)에서 2017년, 2022년, 2025년 대선 직후 한국인의 정치적 인식과 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진행한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한다. 장기간에 걸친 정치적 인식과 행태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풍부한 자료가 장기에 걸쳐 축적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자료는 아쉽게도 이러한 요건의 일부만 충족한다.   우선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자료는 신뢰할 만하다. 신뢰할 만한 자료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해당 자료를 방법론적으로 유사한 과정을 거쳐 축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동아시아연구원에서 진행한 대선 사후 설문조사는 세 차례 조사 모두 한국리서치라는 동일한 설문조사 전문기관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설문조사 과정의 방법론적 일관성을 충족한다. 반면, 본 연구에서 활용하는 자료는 풍부하지는 않다. 8년에 걸친 세 차례의 대선 사후 연구는 각각의 시점에서 중요한 현안들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시점별 특수성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세 시점에 걸쳐 지속적으로 축적된 자료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본 연구에 활용된 자료적 특성으로 인해 본 연구는 결국 2017년 이후 세 차례의 설문조사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세 가지 변수를 분석한다. 세 가지 변수는 선거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활용하는 미디어 유형의 차별성, 자기규정적(self-placement) 이념성향, 각 선거에서 선택한 후보자에 관한 것이다. 이들 각각의 정보를 측정하기 위해 활용된 설문문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응답자들이 선거 관련 정보를 어떤 미디어를 통해 얻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문항은 “귀하께서는 선거와 관련한 정보를 다음 중 어떤 경로를 통해 가장 많이 얻으셨나요?”로 세 차례의 설문조사 모두 동일한 문항이 활용되었다. 다만 응답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답항으로는 2022년 설문조사에서 2017년 설문조사에는 없었던 ‘유튜브’와 ‘중안선관위에서 보내는 선거자료’가 추가되었고, 2025년 설문조사에서는 2022년에 비해 ‘카카오톡, 텔레그램 및 그 밖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추가되었다.   본 연구는 응답자의 유형을 ‘전통미디어 또는 레거시미디어’ 이용자 집단과 ‘뉴미디어’ 이용자 집단, 그리고 그 밖의 미디어 이용자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전통미디어’ 이용자 집단에는 공중파 TV, 종합편성 TV, 신문, 라디오를 통해 선거정보를 획득한다는 응답자가 포함되었고, ‘뉴미디어’ 이용자 집단에는 ‘인터넷 포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유튜브’, ‘팟캐스트’, ‘온라인커뮤니티’ 등 각 설문시점에서 추가된 뉴미디어를 반영한 뉴미디어 활용자를 포함하였다.   다음으로 응답자의 자기규정적 이념성향은 “귀하께서는 자신의 이념 성향이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매우 진보적이면 0점, 중도적이면 5점, 매우 보수적이면 10점으로 하여 0에서 10사이의 숫자를 말씀해주십시오”라는 문항으로 측정하였다. 마지막으로 응답자의 대선 후보 선택은 각 선거 시점에 출마한 주요 양당 후보와 의석이 있는 제3정당 후보를 기호순으로 제시하고, 기타 후보를 포함한 답항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이에 따라 응답자들에게 제시된 제3후보는 2017년에는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후보가 포함되었고, 2022년에는 심상정 후보, 2025년에는 이준석, 권영국 후보였다.   한국 사회 내 청년층으로 함께 묶일 수 있는 연령집단을 파악하고 이들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의 특징을 규명하기 위해 본 연구는 2017년 대선 당시 연령을 기준으로 5년 단위의 출생코호트를 범주화한다. 그리고 세 차례의 대선 과정에서 관찰되는 출생코호트별 정치적 태도와 행태의 유사성을 근거로 청년층을 범주화한다. 이를 위해 출생코호트의 경우 2017년은 9개, 2022년은 10개, 2025년은 11개의 출생코호트로 구분하였다. 2017년 9개의 출생코호트는 당시 60세에 해당한 1957년 출생자를 기준으로 그 이전 출생자를 모두 하나의 출생코호트로 취급하였으며, 이후 5년 단위의 연령집단으로 구성하고, 1993년-1997년 출생코호트를 가장 젊은 연령집단으로 하였다. 2022년 대선에서는 2017년의 9개 출생코호트에 1998년-2002년 출생코호트가 추가되었으며, 2025년 대선에서는 2003년 이후 출생코호트가 추가되었다.   <표1>은 본 연구에서 활용된 자료를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시점별 출생코호트의 분포를 보면 일부 출생코호드의 자료 수집이 상대적으로 빈약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1983년-1987년 출생코호트와 1993년-1997년 출생코호트, 그리고 2025년 1993년-1997년 출생코호트와 2003년 이하 출생코호트가 전체 응답자 비율에서 6% 미만을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집단에 비해 자료가 빈약하다. 그러나 가장 적은 집단도 50명 이상의 응답자에 관한 자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통계학적 분석에 유의미한 오차를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또 한 가지 살펴볼 부분은 2022년 대선 설문에서 응답자들이 선거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정보원에 대한 응답과 본인이 선택한 후보에 대한 응답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측값 역시 체계적인 오차를 발생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분석의 타당성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표 1> 기술통계     2017 2022 2025     개체수 개체수 개체수 범주 출생코호트 1957년 이하 210 (18.2) 286 (18.9) 270 (17.9) [0,1] 1958-1962 157 (13.6) 160 (10.6) 159 (10.5) [0,1] 1963-1967 132 (11.4) 161 (10.6) 151 (10.0) [0,1] 1968-1972 131 (11.3) 142 (9.4) 162 (10.7) [0,1] 1973-1977 140 (12.1) 143 (9.4) 153 (10.1) [0,1] 1978-1982 136 (11.8) 136 (9.0) 125 (8.3) [0,1] 1983-1987 78 (6.7) 116 (7.7) 114 (7.6) [0,1] 1988-1992 119 (10.3) 117 (7.7) 132 (8.7) [0,1] 1993-1997 54 (4.7) 114 (7.5) 94 (6.2) [0,1] 1998-2002   113 (7.5) 106 (7.0) [0,1] 2003-     70 (4.6) [0,1] 전체개체 1,157 (100)1 1,515 (100) 1,509 (100) [1,11] 정치성향변수 선거 정보원 1,156 1,100 1,509 [1,3] 이념성향 1,133(4.83)2 1,491(5.29) 1,509(5.13) [0,10] 후보 선택 1,133 1,050 1,443   참고: 1. 비율; 2. 평균   분석하려는 내용은 출생코호트에 따라 선거 관련 정보를 얻는 주요 미디어 유형이 다른지이다. 선거 관련 정보를 얻는 주요 미디어는 응답자 개인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에 관한 직접적인 정보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미증유의 새로운 정치 환경을 생성하며 개인의 정치적 태도 형성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발전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거나, 숙의를 위한 온라인 공간을 확대하려는 태도가 발전할 수 있는 반면, 정치적 양극화 및 극단적인 정치 혐오가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논의는 연령과 뉴미디어 활용 간 밀접한 연관성을 강조한다(심미선 2022). 따라서 출생코호트별로 전통적인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방식의 차이, 그리고 그러한 차이가 지속적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한국 사회 내 중장년 및 노년층과 다른 청년층의 현주소를 파악하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표 2> 출생코호트별 TV, 신문, 라디오 등 전통미디어를 통한 선거정보획득 행태 출생코호트 2017년 기준 연령대 2017 2022 2025 이용 안함 이용함 이용 안함 이용함 차이1 이용 안함 이용함 차이2 1957이하 60세 이상 14.8 85.2 31.6 68.4 -16.8 46,3 53.7 -14.7 1958-1962 55세-59세 22.4 77.6 42.0 58.0 -19.6 46.5 53.5 -4.5 1963-1967 50세-54세 41.7 58.3 48.8 51.2 -7.1 44.4 55.6 +4.4 1968-1972 45세-49세 44.3 55.7 58.6 41.4 -14.3 46.3 53.7 +12.3 1973-1977 40세-44세 44.3 55.7 67.8 32.2 -23.5 52.9 47.1 +14.9 1978-1982 35세-39세 44.9 55.2 73.6 26.4 -28.8 54.4 45.6 +19.2 1983-1987 30세-34세 64.1 35.9 68.9 31.1 -4.8 50.9 49.1 +18.0 1988-1992 25세-29세 68.1 31.9 77.3 22.7 -9.2 57.6 42.4 +19.7 1993-1997 20세-24세 66.7 33.3 75.3 24.7 -8.6 70.2 29.8 +5.1 1998-2002 15세-19세     82.2 17.8   57.6 42.5 +24.7 2003- 19세 이하           53.5 46.5   전체 40.6 59.4 58.3 41.7 -17.7 51.3 48.7 +7.0 교차분석 검정값 (χ2(8), χ2(10)) 152.4** 140.1** 26.6** 참고: * p<0.1, ** p<0.05, 1= (2022년 이용율-2017년 이용율), 2=(2025년 이용율-2022년 이용율)   <표2>는 우선 출생코호트별로 공중파 채널 및 종합편성채널 등 TV를 주요 선거 정보원으로 활용하거나 신문, 라디오를 활용한 비율을 보여준다. <표2>의 결과에 따르면, 2017년 한국 청년층은 당시 34세에 해당하는 1983년 이후 출생자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1983년 이후 출생코호트들이 TV, 신문, 라디오와 같은 전통 미디어 또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선거 정보를 획득한 비율은 각각 35.9%, 31.9%, 33.3%로 40% 미만이었다. 반면, 1982년 이전 출생자들은 50%대에서 80%대까지 전통 미디어를 이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흥미롭게도 1963년-1982년 출생자들은 50%대의 이용율을 보이고 있으며, 1962년 이전 출생자들은 70%대 이상의 이용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청년층, 중장년층, 노년층의 3개 범주 간 확연한 구분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2017년 대선 국면에서의 선거 정보를 얻는 주요 정보원에 대한 위와 같은 청년층 구분의 타당성은 2022년과 2025년 대선 국면을 거치면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2022년 대선 국면은 모든 출생코호트를 통해 2017년에 비해 전통 미디어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출생코호트별 전통 미디어 의존도의 등락으로 인해 청년층을 범주화할 수 있는 기준 연령을 설정하기 쉽지 않다. 50%의 전통 미디어 의존도를 기준으로 한다면, 청년층은 심지어 2022년 선거 당시 54세인 1968년 출생자부터 포함한다. 40% 이하 의존도로 낮추더라도 당시 49세인 1973년 출생자부터 포함해야 한다.   2025년 대선 국면도 이와 유사하다. 2022년에 비해 아주 노령에 속하는 두 개의 출생코호트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출생코호트 모두에서 전통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상승하였다. 또한 출생코호트별 전통 미디어 의존도의 등락은 크게 50% 이상의 의존도를 보이는 1972년 이전 출생자들과 50% 미만의 의존도를 보이는 1973년 이후 출생자들로 집단을 구분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50% 미만의 의존도를 보이는 1973년 이후 출생자들 가운데 청년층과 중장년층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위와 같이 출생코호트별 선거 정보를 얻는 주요 정보원의 시기적, 코호트별 변이는 현재 한국 사회 내 미디어 활용행태가 청년, 중장년, 노년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2022년과 2025년 대선 국면의 변이에도 불구하고 2017년 대선 국면에서 발견한 34세의 타당성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재고해 볼 수 있다. 첫째, 2022년 대선 국면에서도 34세에 해당하는 1988년 이후 출생자들의 전통 미디어 의존도는 20%대 또는 10%대로 매우 낮다는 점이다. 당시 40세-44세에 해당하는 1978년-1982년 출생코호트 역시 26.4%의 낮은 의존율을 보이지만 이는 2022년 당시 시점에서 미디어 이용행태의 상당한 변화 속에서 이루어진 오차 정도로 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2022년 대선 국면에서 전통 미디어를 통해 선거 정보를 얻는 사례가 확연히 축소된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2025년 다시 대다수의 출생코호트에서 전통 미디어 이용율이 높아진 변화와 함께 고려할 때, 코로나19 펜데믹의 영향을 예상해볼 수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아래 대면접촉이 줄고 비대면을 통한 의사소통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정치 지식이나 정보 역시 비대면 의사소통을 위해 활용한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로부터 얻었을 것이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펜데믹이 해소된 2025년 시점은 이러한 영향에서 벗어나 통 미디어 이용이 다시 증가한 시기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매해 실시하는 언론수용자 조사 역시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2024년 언론수용자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을 거치면서 이전 시점에서 급증하던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활용한 뉴스 이용율이 점차 하락하는 것이다(한국언론진흥재단 2024). 결국 코로나19 펜데믹은 사회 전체적으로 뉴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율의 상승과 전통 미디어를 활용한 뉴스 이용율을 하락시키는 효과와 연관된다. 그리고 그 결과 2017년 구분 전통 미디어 의존도에 따라 구분 가능하던 청년, 중장년, 노년층 간 전통 미디어 활용의 격차를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이러한 해석이 타당하다면, 코로나19 펜데믹과 같은 사회 전체적인 변화를 통제하는 경우 기존의 청년층 범주화는 유용성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둘째, 2025년에 오면 전통 미디어 의존도가 거의 모든 출생코호트에서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2025년 대선 국면에서는 전통 미디어 의존도를 청년층을 범주화하기 위한 정보로 활용하는 것의 유용성은 매우 낮다. 다만 34세를 2017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34세까지를 청년층으로 삼았을 때, 2025년 청년층은 선거 정보를 얻기 위한 전통 미디어 의존도의 측면에서 중장년 및 노년층과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가능할 것 같다.   <표 3> 출생코호트별 인터넷포털, SNS,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한 선거정보획득 행태 출생코호트 2017년 기준 연령대 2017 2022 2025 이용 안함 이용함 이용 안함 이용함 차이1 이용 안함 이용함 차이2 1957이하 60세 이상 90.0 10.0 73.2 26.8 +16.8 57.4 42.6 +15.8 1958-1962 55세-59세 79.5 20.5 61.3 38.7 +18.2 57.2 42.8 +4.1 1963-1967 50세-54세 64.4 35.6 52.1 47.9 +12.3 64.2 35.8 -12.1 1968-1972 45세-49세 58.0 42.0 43.4 56.6 +14.6 56.8 43.2 -13.4 1973-1977 40세-44세 57.1 42.9 36.5 63.5 +20.6 53.6 46.4 -17.1 1978-1982 35세-39세 56.6 43.4 32.2 67.8 +24.4 48.0 52.0 -15.8 1983-1987 30세-34세 38.5 61.5 36.7 63.3 +1.8 55.3 44.7 -18.6 1988-1992 25세-29세 35.3 64.7 35.2 64.8 +0.1 50.0 50.0 -14.8 1993-1997 20세-24세 35.2 64.8 32.1 67.9 +3.1 43.6 56.4 -11.5 1998-2002 15세-19세     26.0 74.0   55.7 44.3 -29.7 2003- 19세 이하           55.8 33.2   전체 62.5 37.5 46.8 53.2 +15.7 55.0 45.0 -8.2 교차분석 검정값 (χ2(8), χ2(10)) 165.9** 115.3** 15.3 참고: * p<0.1, ** p<0.05, 1= (2022년 이용율-2017년 이용율), 2=(2025년 이용율-2022년 이용율)   <표3>은 선거 정보를 획득하는 정보원으로 전통 미디어의 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을 뉴미디어 활용도의 측면에서 재확인하고 있다. 선거 정보를 획득하는 정보원은 전통 미디어 이외에 뉴미디어와 주변 사람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전물 등 다양하다. 따라서 청년층의 전통 미디어 의존도가 감소하는 현상이 다른 정보원보다는 뉴미디어의 이용행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표3>의 결과는 <표2>와 유사한 해석과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우선 2017년 대선 국면을 중심으로 한국 청년층은 당시 나이 34세에 해당하는 1983년생 이후 출생자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각각 61.5%, 64.7%, 64.8%가 선거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포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반면, 1982년 이전 출생자들의 뉴미디어 의존도는 40%대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과 2025년 대선 국면에서 뉴미디어의 활용도 역시 <표2>와 유사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2022년 대선 국면에서 뉴미디어의 활용도만 살펴보면 1973년 이후 출생자 집단과 이전 출생자 집단 간 차이가 관찰되지만 2022년 당시 34세에 해당하는 1988년 이후 출생자 집단의 뉴미디어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2025년 대선 국면에서 뉴미디어 의존도는 청년, 중장년, 노년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모든 출생코호트에 걸쳐 일정 수준에 수렴해 있다.   결과적으로 선거 정보를 얻기 위한 미디어 이용 행태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 내 중장년 및 노년층과 대비되는 청년층을 범주화하는 것은 타당성이 낮다. 다만, 2017년 대선 국면에서 34세 이하는 전통 미디어에 대한 낮은 의존율과 뉴미디어에 대한 높은 의존율을 통해 35세 이상의 연령집단으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2017년 당시 30세-34세에 해당하는 1983년-1987년 출생코호트를 한국 사회 내 중장년 및 노년층과 대비되는 청년층의 시작 연령대로 설정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러한 범주화의 타당성은 후속 연구의 다양한 검증을 통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제한된 타당성 내에서 1983년-1987년 출생코호트부터 청년층을 범주화한다면, 2025년 현재 한국 청년층이 선거 정보를 얻기 위해 미디어를 이용하는 행태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중장년 및 노년층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일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언급하고 넘어갈 사안은 이러한 결과는 주 정보원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러한 결과는 뉴미디어의 이용 빈도 및 내용을 포함한 미디어 이용과 관련된 더욱 구체적이고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청년, 중장년, 노년층을 비교하는 경우 달라질 수 있다.   Ⅲ. 한국 청년층의 이념성향   개인의 정치적 태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이념 성향을 들 수 있다. 이념성향은 개인이 자신과 사회를 이해하고 정치적 선택을 할 때 기준이 되는 인지적 틀인 것이다(Rokeach 1973). 개인의 이념성향과 나이와의 연관성은 글의 서두에서 논의했듯이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진보인 경향이 있다거나(Glen 1974), 새로운 진보적 가치에 더 쉽게 반응하는(Alwin et al. 1991) 경향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젊은층의 성향은 나이가 들수록 전통적 가치나 질서를 중시하면서 보수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사회적 통념이다.   그러나 최근 논의는 개인의 이념적 성향과 나이와의 관계를 너무 단순하게 이해할 수 없으며, 생애주기효과(age effect or life-cycle effect), 세대효과(cohort effect), 기간효과(period effect) 등과의 비교를 통해 더욱 면밀히 검증할 것을 요구한다. 개인이 나이를 먹으면서 보수화된다는 것을 생애주기효과라고 하면, 세대효과는 그러한 보수화가 단순히 나이와 상관있는 것이 아니라 젊었을 때 접한 역사적, 정치적 경험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모든 청년층이 진보적 가치에 친숙한 것이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나 1960년-1970년대 시민권 운동, 반전 운동, 페미니즘 운동 등을 경험한 베이비붐 세대가 청년기에 진보적인 특징을 지닌다는 것이다(Firebaugh and Davis 1988). 또한 기간효과는 특정 시기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모든 연령대, 세대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의미한다.   이러한 논의를 한국 청년층의 이념 성향에 적용할 때, 다음과 같은 특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령효과 또는 생애주기효과가 지배적이라면 본 연구에서 범주화한 모든 출생코호트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보수화되는 경향이 관찰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세대효과가 지배적이라면 특정 출생코호트는 다른 출생코호트들과 달리 일정한 이념 성향을 시기에 무차별하게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경향이 관찰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간효과가 지배적이라면 특정 시점에서 모든 출생코호트에 걸쳐 진보화 또는 보수화가 일시적으로 전개되었을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림1> 출생코호별 이념성향 평균: 2007, 2022, 2025 대선 시점에서   <그림1>은 5년 단위로 범주화한 11개 출생코호트의 이념 성향 평균을 세 차례의 대선 시점에서 국소적 다항회귀법을 활용한 추세선(local polynomial smoothed line)으로 표현하고, 추정 평균의 95% 신뢰구간을 나타낸 것이다. 2017년은 실선으로 표시된 95% 신뢰구간 내부에 실선으로 평균이 표시되었으며, 2022년은 회색의 영역으로 표시된 95% 신뢰구간 내부에 실선으로 평균이 표시되었고, 2025년은 연녹색의 영역으로 표시된 95% 신뢰구간 내부에 점선으로 평균이 표시되었다.   <그림1>의 2017년 이념 성향의 분포는 미디어 이용 행태에서 관찰된 것과 유사하게 2017년 당시 34세인 1983년 이후 출생자를 청년층으로 범주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이념 평균은 4점과 4.5점 사이에 위치하고, 95% 신뢰구간의 상한도 4.5점을 넘지 않는다. 0점에서 10점의 스펙트럼상에서 중도를 5점으로 측정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진보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1982년 이전 출생자들 가운데 1968년-1972년 출생코호트까지는 평균적으로 진보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나이가 어린 집단에 비해 보수 성향이 강하며 1967년 이전 출생자들부터는 평균적으로 5점 이상의 보수 성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2017년 대선 국면의 한국 사회는 서구와 유사하게 젊은 사람들은 진보적이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보수화되는 연령효과가 관찰된다. 또한 진보 성향은 2017년 당시 49세인 1968년 출생자까지 목격되며, 이 가운데 청년층으로 구분해볼 수 있는 집단은 1983년 이후 출생코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22년과 2025년의 분포는 연령과 이념 간 더 이상 유효한 연령효과가 존재하지 않지만 동시에 보수적 청년층을 범주화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다시 말해 2022년과 2025년의 출생코호트별 평균적 이념 성향 분포가 보여주는 U자형 추세선은 연령과 이념 간 관계를 중심으로 젊은 보수층, 중장년의 진보층, 그리고 노령의 보수층의 구분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특히 2017년 대선에서 발견된 34세를 기준으로 청년층을 구분하는 것의 타당성도 높다. 2022년 대선 당시 34세였던 1988년 이후 출생코호트들은 U자형 추세선에서 보수 성향에서 진보 성향을 나타내는 방향으로 이념 점수의 하락이 시작하기 전 마지막 코호트를 형성하고 있으며, 2025년 대선에서도 정확히 범주화되지 않았으냐 2025년 대선 당시 34세였던 1991년 출생자를 포함하는 1988년-1992년 출생코호트를 기준으로 2022년과 유사한 이념 점수의 하락 추세를 살펴볼 수 있다.   위와 같이 34세를 기준으로 한국 청년층을 범주화할 때, 2022년 대선 국면의 한국 청년층은 보수 성향이 강했다고 할 수 있다. 2022년 모든 출생코호트에 걸쳐 보수화가 진행되면서 2022년 34세에 해당하는 1988년 출생 이후 출생코호트들은 모두 5점 이상의 평균적 이념 점수를 보이며 보수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한정훈(2022)은 이들이 스스로 자기를 규정하는 측면에서 보수 성향이 강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청년층이 보수적 세대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2022년 34세 이하 한국 청년층이 과거의 한국 청년층 및 서구의 한국 청년층과 달리 이념적으로 보수라는 자기 정체성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2022년 모든 출생코호트가 보수화되면서 일시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드러낸 것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2025년 분포를 통해 재검증된다. 2025년 대선 국면에서 2022년 34세 이하 한국 청년층은 2022년과 유사하게 5점 이상의 평균적 보수 성향을 유지하고 있으나 2022년에 비해 이념 점수의 하락에서 보이듯 그 강도가 약해졌다. 더구나 2025년 대선에 새롭게 참여한 22세 이하의 청년층은 평균적 이념 성향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진보성을 보인다.   <표4>는 위와 같은 한국 청년층의 특징을 다른 세대와 좀 더 쉽게 비교하기 위해 <그림1>의 정보 가운데 각 출생코호트별 평균적 이념 점수만을 중심으로 재정리한 것이다. 또한 출생코호트들 간 평균적 이념 점수의 차이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인지를 보이기 위해 <표4>의 맨 아래 행에는 일원분산분석을, 맨 오른쪽 두 개의 열은 집단 간 평균비교를 시행한 결과를 포함한다. 우선 2017년 출생코호트별 평균적 이념 점수를 살펴보면, 당시 34세인 1983년생을 기준으로 청년층을 구분할 수 있다. 당시 30세-34세에 해당하는 1983년-1987년 출생코호트는 평균적 이념 점수가 3.94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을 드러내며, 이들을 포함하여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젊은층을 청년층으로, 이들보다 나이가 많으며 4점대의 평균적 이념 점수를 지닌 이들을 중장년층으로, 그리고 5점대의 평균적 이념 점수를 지닌 이들을 노년층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따라서 2017년 대선 국면은 청년층에서 노년층으로 갈수록 보수화가 진행되는 연령효과를 관찰할 수 있는 시점이었다.   청년층의 진보적 성향과 연령효과의 예측으로부터 벗어나며 새로운 청년층, 청년 보수층이 등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근거는 2022년 이념 성향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2년 대선 시점에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은 평균적 이념 점수가 4.57에 해당하는 1973년-1977년생 출생코호트이다. 이들보다 젊거나 노년의 집단은 모두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인 이념 성향을 보이며, 그 결과 청년층의 보수와 또는 보수 청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제기되었다(허석재 2014).   또한, 당시 사회 전반적인 보수화는 청년층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 연령에 대한 논의도 복잡하게 한다. <표4>에서 2017년과 2022년의 변화를 보여주는 행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출생코호트별 대부분의 유의미한 이념적 변화는 보수화의 진전이었다. 이러한 사회 전반적인 보수화는 2022년 당시 34세 해당하는 1988년생을 기준으로 청년층을 구분하기 어렵게 한다. 왜냐하면, 2017년에 34세였고, 2022년 현재 39세인 1983년생이 속한 출생코호트 역시 그 이후 출생코호트들과 유사한 5점대의 이념성향을 지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2022년 새롭게 대선에 참여한 1998년 이후 출생자들 역시 5.46의 보수 성향을 지니고 있어 2022년 대선에서 청년층의 규정은 39세까지 확대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2025년 대선 국면에서 2022년 보수화의 경향이 반전된 것 역시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화 경향의 강도는 2022년 보수화의 강도만큼은 아니었다. 거의 대부분의 출생코호트에서 진보 방향으로의 평균적 이념 점수의 변화가 이루어졌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미치지 않고 있다. 다만 1983년-1987년 출생코호트가 다시 평균적으로 진보 성향을 지닌 집단이 되었고, 그 결과 2025년 34세에 해당하는 1991년생을 포함하는 1988년-1992년 출생코호트를 기준으로 청년층을 범주화하는 것의 타당성도 강화되었다. 또한 2025년 처음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2003년 이후 출생코호트들은 2022년 대선 국면과 비교할 때 상당한 진보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것 같다.   <표4> 출생코호트별 세 번의 대선 시점에서 응답자 이념 평균 비교 출생코호트 2017년 기준 연령대 2017 2022 2025 2017-2022 변화 2022-2025 변화 1957이하 60세 이상 5.97 6.03 6.14 보수화(0.06) 보수화(0.12) 1958-1962 55세-59세 5.37 5.36 5.35 진보화(0.002) 진보화(0.01) 1963-1967 50세-54세 5.12 5.19 4.75 보수화(0.07) 진보화(0.45) 1968-1972 45세-49세 4.5 4.99 4.75 보수화(0.50*) 진보화(0.24) 1973-1977 40세-44세 4.4 4.57 4.63 보수화(0.17) 보수화(0.06) 1978-1982 35세-39세 4.55 4.99 4.69 보수화(0.43*) 진보화(0.30) 1983-1987 30세-34세 3.94 5.06 4.72 보수화(1.13*) 진보화(0.34) 1988-1992 25세-29세 4.12 5.33 5.23 보수화(1.21*) 진보화(0.10) 1993-1997 20세-24세 4.07 5.14 5.1 보수화(1.07*) 진보화(0.04) 1998-2002 15세-19세   5.46 5.14 젊은층 보수 진보화(0.32) 2003- 19세 이하     4.6   젊은층 진보 집단 간 평균비교(일원분산분석), 검정값(χ2(8), χ2(10)) 53.0** 35.2** 4.6     참고: * p<0.1, ** p<0.05   결국 한국 사회 내 유권자의 이념 성향은 청년층, 중장년층, 노년층의 구분에 상당 부분 유효한 기준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념 성향을 활용할 경우, 34세를 기준으로 청년층을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게 보인다. 반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수화되고 청년층이 진보 성향을 지닐 것이라는 서구의 연령효과는 현재 한국 사회에는 유효성이 낮다. 현재 한국의 청년층은 2022년 사회 전반적인 보수화 속에서 보수 성향을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25년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민주주의 재정립을 위한 사회적 노력 속에서 과거 청년층과 유사한 수준의 진보적 성향으로 회귀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한국 청년층이 과거의 청년층과는 다른 독특한 가치관과 정체성을 지닌 세대로 발전하는 것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관찰되는 시기적 특수성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Ⅳ. 한국 청년층의 후보선택의 변화   지금까지 선거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의존하는 주요 미디어, 그리고 이념 성향의 측면에서 한국 사회 내 중장년, 노년층과 구분되는 청년층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그나마 타당성이 높아 보이는 기준이 30-34세에 해당한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대선 국면에서 후보 선택을 중심으로 이러한 분류의 타당성을 재고하도록 하겠다.   <그림 2> 출생코호트별 대선 민주당 후보 지지율 변화   먼저 <그림2>는 세 차례의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가 얻은 지지율을 출생코호트별로 보여준다. 검정색 두꺼운 실선으로 표시된 2017년 대선을 살펴보면, 2017년 당시 34세보다 29세에 해당하는 1988년 이후 출생코호트를 한국 청년층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1988년-1992년 출생코호트가 민주당 후보를 가장 높은 비율로 지지하면서 그 이전 출생코호트와 일정한 단절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반면 2022년과 2025년 대선은 29세 기준의 타당성이 높진 않다. 2022년 29세는 1993년-1997년 출생코호트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젊은 인구집단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이들 양 옆의 출생코호트인 1988년-1992년 출생코호트와 1998년-2002년 출생코호트가 유사한 수준의 낮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하나의 연령집단에 이들 세 출생코호트 전체가 포함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경우 2022년 대선에서는 29세 기준보다 34세 기준의 타당성이 높아진다. 2025년 대선 역시 2022년과 유사한 경우이다. 2025년 대선에서 29세는 1996년 출생으로 1993년-1997년 출생코호트에 포함된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 지지율을 통해 1993년-1997년 출생코호트를 포함한 청년층을 규정하기 위해서는 2003년 이후 출생코호트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과 유사한 수준의 지지를 보낸 1988년-1992년의 출생코호트까지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르면 2025년 대선 역시 34세인 1988년 출생 이후를 청년층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이와 같은 청년층 범주화와 달리 2022년과 2025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한국 청년층의 지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젊은 유권자가 진보적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한 서구 사회와 달리 한국 청년층은 2022년과 2025년 대선에서 대조적인 정치행태를 보인 것이다.   <표5>는 이 같은 한국 청년층의 대선 후보 선택 행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출생코호트별 각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후보, 제3후보에 대한 지지행태를 구분하고 있다. 2017년 대선에서는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등 대중적 인기가 높은 세 명의 제3정당 후보가 있었고, 2022년 대선에서는 심상정 후보, 2025년 대선에서는 이준석, 권영국 후보 등이 국회 내 의석을 지닌 정당 후보로 경쟁하였다. 각 시점에 제3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이들에 대한 지지율을 의미한다.   우선, 2017년 대선 국면을 기준으로 할 때, 당시 29세인 1988년 출생을 청년층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은 <그림2>의 설명과 동일하다. 2017년 대선 당시 25세 이상 29세 이하였던 1988년-1992년 출생코호트의 70% 이상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였으나, 이들보다 나이가 많은 1987년 이전 출생코호트들의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60%, 50%대로 점차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2022년과 2025년은 각 시점에서 29세를 기준으로 청년층을 범주화하는 경우 각 시점에서 30세-34세에 해당하는 출생코호트의 민주당 지지율이 범주화된 청년층과 유사하다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논의에 근거할 때, 대선에서 후보지지행태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도 각 시점별로 34세를 기준으로 청년층을 범주화하는 방안의 타당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각 대선 시점에서 34세를 기준으로 청년층으로 규정하는 경우 한국 청년층의 후보 지지행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상대적으로 진보 정당 후보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서구 청년층과 달리 한국 청년층의 지지는 진보 정당 후보에 집중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청년층은 2022년 대선 국면에서는 민주당 후보보다 국민의힘 후보를 더 지지하고 있으며, 2025년 대선에서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를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보내고 있다.   둘째, 한국 청년층은 유력한 제3당 후보가 경쟁하는 경우 주요 양당 후보에 비해 제3당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2017년 대선 국면에서 한국 청년층의 제3후보 지지율은 25%-37%에 머물면서 중장년, 노년층의 제3후보 지지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2025년 대선에서 이들은 제3후보에게 28% 이상의 지지를 보내며 20%대 이하의 지지를 보낸 중장년 및 노년층과 구분된다. 이와 같은 한국 청년층의 제3후보 지지행태와 관련하여 한 가지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들의 지지가 이준석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인지의 여부다. 2025년 대선 직후 한국 청년층의 제3후보에 대한 지지가 이준석 후보 개인적 매력에서 기인하며 대선에서의 지지는 개혁신당에 대한 지지로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1]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이준석 후보가 경쟁하지 않았던 2017년 대선에서도 한국 청년층이 제3후보에게 높은 지지를 보냈던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 오히려 한국 청년층의 제3후보에 대한 지지는 주요 양당에 대한 항의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국 청년층은 최근 한국 정치 상황에서 청년층에 대한 주요 양당의 정책적 관심이 낮고,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에 항의하고, 제3의 대안을 찾고자 하는 특징을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2017년에는 연령과 무관하게 제3의 대안에 관심이 높았으나, 2025년에는 청년층에게만 이러한 관심이 유지된 것이다. 한국 젊은층이 이준석 후보를 지지한 이유가 후보 개인의 정의로움이나 도덕성 때문이 아니라 후보의 청년 정책이 상대적으로 잘 제시되었기 때문이라는 최근 언론보도도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한다. [2]   <표 5> 출생코호트별 세 번의 대선 시점에서 후보 지지에 관한 교차분석 출생코호트 2017년 기준 연령대 2017 2022 2025 민주 국힘 제3 민주 국힘 제3 민주 국힘 제3 1957이하 60세 이상 36.2 36.2 27.5 33.0 65.5 1.5 31.3 61.1 7.6 1958-1962 55세-59세 37.2 30.1 32.7 41.0 55.6 3.4 44.4 45.1 10.5 1963-1967 50세-54세 49.6 16.8 33.6 41.0 55.6 3.4 58.6 29.0 12.4 1968-1972 45세-49세 65.6 7.8 26.6 60.6 37.4 2.0 59.9 28.7 11.5 1973-1977 40세-44세 62.6 3.6 33.8 67.6 31.5 0.9 69.4 16.3 14.3 1978-1982 35세-39세 64.7 6.0 29.3 59.3 38.3 2.5 55.1 28.8 16.1 1983-1987 30세-34세 63.2 2.6 34.2 57.5 41.4 1.2 62.5 20.2 17.3 1988-1992 25세-29세 71.6 3.5 25.0 39.5 55.6 4.9 44.5 27.3 28.1 1993-1997 20세-24세 58.5 3.8 37.7 50.0 47.2 2.8 37.5 27.3 35.2 1998-2002 15세-19세       39.1 53.1 7.8 34.3 31.3 34.3 2003- 19세 이하             48.7 23.1 28.2 전체 54.2 15.4 30.5 47.1 50.1 2.8 48.9 34.4 16.8 교차분석검정값 (χ2(8), χ2(10)) 170.6** 68.8** 208.6** 참고: * p<0.1, ** p<0.05   Ⅴ. 결론   본 장은 청년층의 미디어 이용실태, 이념성향, 후보지지행태를 분석함으로써 최근 한국 사회 내에서 점증하는 청년층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에 관한 관심과 논의를 확대하고자 했다. 이러한 연구의 시작점은 청년층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는 데 있다. 청년층에 대한 정의가 분명할 때, 청년층의 정치적 태도와 행태의 특징은 그 외의 연령층과 비교를 통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청년에 대한 규정은 법적으로도 학술적으로도 매우 다양하다. 그 결과 한국 청년층의 특성에 대한 규명 역시 합의 수준이 낮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제약 속에서 2017년 이후 세 차례의 대선 과정에서 한국 청년층이 보인 정치적 태도와 행태를 비교함으로써 청년층에 대한 범주화를 시도하고 특징을 기술하였다. 이 과정에서 청년층을 선험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5년 단위의 출생코호트를 활용하여 중장년, 노년층과 대비되는 정치적 태도와 행태를 보이는 연령층으로 청년층을 파악하였다. 이와 같은 전략을 통해 본 연구에서는 2025년 현재 한국 사회 내 청년층은 넓게 범주화하여 34세까지인 1991년 이후 출생자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들 청년층은 2017년 대선 시점까지는 서구와 유사하게 진보적 성향과 후보지지 행태를 보인 반면, 2022년과 2025년 대선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후보지지 행태적 측면에서도 민주당 후보에만 초점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한국 청년층은 유력한 제3당 후보가 경쟁할 때마다 이들에게 30% 수준의 지지를 보내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대변되는 주요 양당에 대한 실망과 비판을 표출하고 있다.   본 연구의 위와 같은 발견은 2010년대 35% 수준이었던 39세 선거인 비율이 2024년 국회의원 선거 시점에서 29.9%까지 하락한 인구구조의 변화와 함께 한국 사회에 함의하는 바는 클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과거 ‘청년층은 진보’라는 통념이 한국 정치에서 완화되면서 청년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기성 정당들 간 경쟁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2025년 이준석 후보에게 몰렸던 청년층의 지지는 이준석 후보가 내세운 청년 정책의 타당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으로 선거 때만 ‘청년’을 내세우던 주요 양당과 달리 실현가능하고 효과적인 정책적 대안을 청년에게 제시함으로써 주요 양당에 대한 불만을 규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둘째, 한국 청년층의 선거인 구성비의 지속적인 하락은 중장년 및 노년층과 비교할 때 청년층의 사회적 영향력을 축소한다. 이는 청년층 내부적으로 정치적 선호를 소통과 집약의 필요성이 강해질 것을 함의한다. 현재 20대 여성과 남성 간 대결 상황은 이같은 청년층의 세력화에 심각한 장애 요인이다. 따라서 한국 청년층의 미래는 청년층 결집의 미래적 필요성과 성별 차별성이라는 현재적 갈등 용인 간 상호작용 결과와 밀접히 연결될 것이다.■   Ⅶ. 참고문헌   김은이·송민호. 2022.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20대의 이대남 인식과 정책 평가가 투표 참여에 미친 영향” 『사회과학연구』 제48권 3호, 1-32.   손정희·김찬석·이현선. 2021. “MZ세대의 커뮤니케이션 고유 특성에 대한 각 세대별 반응연구”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연구』 77.   심미선. 2022. “미디어메시지 리터러시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 『한국언론정보학보』 제116권, 38-76.   이민형. 2023. “세대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MZ세대“를 중심으로” 『신학과 실천』 87:667-691.   이정진. 2022. “지방선거를 통해 살펴본 청년정치의 한계와 가능성” 『한국지방정치학회보』 제12권 2호, 27-51.   조창덕. 2022. “청년의 정치참여는 청년정책예산에 영향을 미치는가? 2009-2018 광역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국지방자치학회보』 제34권 1호, 119-142.   최종숙. 2020. “‘20대 남성현상’ 다시 보기: 20대와 3040세대의 이념성향과 젠더의식 비교를 중심으로” 『경제와 사회』 통권 제125호, 189-224.   허석재. 2014. “세대와 생애주기, 그리고 투표선택: 1992-2012 대통령 선거분석” 한국과국제정치 제30권2호, 16-199.   한국언론진흥재단. 2024. 『2024 언론수용자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   한정훈. 2022. “한국 청년층의 보수화? 2012년부터 2022년 대통령 선거의 이념적, 정책적 태도와 투표행태를 중심으로” 『국제지역연구』 제31권 2호, 285-318.   Alwin, Duane F., & Krosnick, Jon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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