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는 국가이익뿐 아니라 국민의 삶과도 직결되는 외교안보 분야의 어젠다 설정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2004년 6월에 18명의 외교안보 전문가로 국가안보패널(National Security Panel: NSP)을 구성하였다. 이후 국가안보패널은 《21세기 한국외교 대전략: 그물망국가 건설》(2006), 《동아시아 공동체: 신화와 현실》(2008), 《21세기 신동맹: 냉전에서 복합으로》(2010), 《위기와 복합: 경제위기 이후 세계질서》(2011), 《2020 한국외교 10대 과제:n복합과 공진》(2013), 《1972 한반도와 주변 4강 2014》(2015), 《미중의 아태질서 건축경쟁》(2017) 등 일곱 권의 책을 출판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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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 Report 35] 중동 지역의 세계관과 동맹

인남식 교수는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이며 중동 이슬람 지역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인남식 교수는 연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정치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고 영국 더럼대학(University of Durham)에서 중동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외에도 교육방송EBS 영국 통신원, 카이로 알아흐람 (Al-Ahram) 신문사 정치전략연구소 (Centre For Political Science and Strategic Studies)에서 방문연구원 등의 활동을 하였다. 주요저서는《국제분쟁의 이해》(2000),《이라크 민주정부 수립의 전망과 함의》(2004) 외 다수가 있고 연구분야는 중동정치 및 테러리즘이다. 최근 저서로는《자발적 네트워크 테러리즘의 등장과 의미》(2009),《파키스탄과 미국의 딜레마》(2008) 등이 있다.         I. 서론   중동지역 의 정치적 불안정성은 만성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소위 ‘체질적인 불안정성’(inherent quality of instability)이라는 표현이 상용될 만큼 고질적인 분쟁 구도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전후 식민체제가 해체되면서 독립을 성취했던 국가의 상당수가 중동-아프리카 지역이었다는 사실과 연관된다. 기본적으로 부족단위의 유목문화 전통(nomadic tradition)을 유지하고 있는 아라비아반도, 레반트 지역 및 마그레브 지역에 인위적으로 국경이 만들어지고 국가 단위의 정치공동체가 세워졌다. 이는 5세기 넘도록 오토만 제국의 속주에 편입되어 정치와 유리되어 살던 중동지역 대다수의 주민들에게는 생경한 형태의 정치공동체였다. 따라서 국가단위의 자율성은 취약한 상황이 유지되었다. 이에 식민체제의 재편과 맞물려 중동지역 내에서의 국가 건설, 체제 형성과정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외부세력의 개입은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외삽적 요인은 역내 신생국 내정에 영향을 미쳐 정치 불안을 가중시켰다. 냉전체제 하에서의 중동의 지정학적 의미와 석유자원에 대한 관심이 일차적 원인이다.   이러한 외삽적 요인과 더불어 중동지역 내부의 문제 역시 지역 불안정성을 가중시켰다. 혼재하는 종파, 종족 갈등 및 역사적 분쟁 요인이 중첩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하는 배경이 되었다. 중동내부문화를 구성하고 있는 부족주의, 이슬람 및 지대추구행태 등의 문화, 정치, 종교 및 경제 요인이 결합되면서 좀처럼 안정화 기조가 정착되지 못했다. 정체성에 기반한 동맹 구도는 양면적이다. 내부 결속과 연대를 구성함과 동시에 ‘타자화’ 및 ‘배제’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연 및 민족 그리고 종교 정체성이 선명하고 강한 중동에 있어서 정체성 기반 동맹구도는 그만큼 배타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고질적 사회 갈등구도를 창출한다 (Ramsbottom 2005).   상기 내외 요인으로 인하여 반세기 이상 혼돈과 갈등이 증폭되면서 중동 지역은 동맹과 연대의 현상이 발현되기 시작했다. 냉전 초반에는 동서 진영론으로 인한 갈등이 반영되어 과거 식민모국과의 긴장 속에서도 바그다드 조약(Baghdad pact) 등의 냉전 동맹이 이루어지면서 외부 세력과 중동지역 국가 간 협력이 긴밀히 이루어지는 형태를 나타내기도 했다. 냉전이 본격화되면서 중동지역은 ‘아랍 대의’(Arab cause)에 입각한 정치적 결속운동이 일어났고, 이는 아랍 민족주의로 승화되면서 이념적 대결구도에서 탈피하여 민족, 문화적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냉전의 붕괴는 중동에서 새로운 동학과 지형을 배태했다. 대척점에 서서 반세기의 갈등 구조를 형성해 온 이념의 틀이 무너지면서 21세기 새로운 갈등구도에 관한 성찰들이 제기되었다. 중동지역과 관련하여 여타 지역과는 달리 문명담론이 급격히 부상하면서 헌팅턴의 테제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고, 후쿠야마의 세계관이 미국 및 서방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와 맞물려 그동안 수면 하에 잠복해 있던 ‘이슬람 부흥운동’이 본격적으로 정치화하기 시작했다. 9.11로 인해 반테러•비확산 노선이 가시화되고 아프간,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중동의 정치지형에 변화가 찾아왔다. 이란이 부상하고, 이란 이슬람 혁명노선에 동참하는 국가와 정치단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동지역에 편만한 반미 정서는 테러리즘의 확산을 추동하였으나 이슬람 테러리즘의 핵심인 알 카에다 류와의 연계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란이 주도하는 반미, 반이스라엘 연대가 힘을 얻고 있다.   이란의 부상과 시아 연대(Shiite coalition)의 확대는 새로운 형태의 동맹 구도가 출현함을 의미한다. 기존의 문화공동체에 입각한 아랍 민족주의가 쇠퇴한 후, 이념적 공백상태에 있었던 중동 지역에 초월적 가치에 입각한 이슬람 동맹이 등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와 맞물려 걸프왕정 및 세속주의 공화정을 중심으로 한 순니 아랍 권위주의 국가들의 긴장이 높아지며 이란 및 시아 연합에 대한 일종의 ‘대응 동맹’ 구도의 출현도 감지된다. 한편 오바마 행정부의 출현은 이러한 역학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고전적인 동맹관계를 유지해 온 미국과 이스라엘간의 연대는 과연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궁금증이 깊어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고는 중동지역의 동맹과 연대를 구성하는 기본적 단위인 정체성의 층위를 먼저 살펴보고, 이에 기반한 지배이념의 변화를 추적한다. ‘아랍’이라는 문화적 정체성에서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정체성으로 변환하는 추이 자체를 최근 중동 동맹질서 변화의 배경 변수로 판단한다. 최근 중동지역 내 일반적 정치현상으로 포착되는 이슬람 부흥운동과 맞물린 정치적 연대 결성의 변화 양상을 추적함으로써 중동지역의 전반적 정치지형을 파악하려 한다. 더불어 부시 행정부의 강력한 일방주의 정책에 맞섰던 이슬람 부흥운동이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중동정책에 어떻게 조응해 나갈 것인지를 전망한다...(계속) 

인남식 2009-12-28조회 : 13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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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 Report 34] 일본의 21세기 동맹전략 : 권력이동, 변환, 재균형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손열 교수는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중앙대학교 교수, 도쿄대학 외국인연구원, 와세다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연구관심은 일본정치경제, 국제정치경제, 동아시아지역주의이며, 최근 저술로는《21세기 동아시아: 경합하는 국제사회》(2009),《소프트파워의 정치: 변화하는 일본의 정체성》(2009), Japan’s East Asian Community (2009), Japan Between Alliance and Community (2009)등이 있다.         I. 서론   2009년 11월 오바마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하면서 매력공세(charm offensive)를 펼쳤다. 천황에게 깊은 90도에 가까운 깊은 절을 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킨 후, 산토리홀연설에서 본인이 취임 후 맞이한 첫 외국지도자가 일본수상이었으며 미국 국무장관이 취임 후 첫 순방지를 아시아로 정한 것은 50여 년만이며 일본이 그 첫 번째 방문국이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국가이며, 자신은 태평양적 정체성을 갖고 있고, 미일관계는 “불멸의 동반자(indestructible partnership)”이라고 선언하였다. 그는 미일관계가 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초석으로서의 군사동맹의 동반자를 넘어서 경제회복과 균형성장, 기후변화, 비확산, 인간안보 등 지구적 이슈영역에서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Obama 2009).   여기까지는 과거 부시정부의 대일정책과 차이가 없는 듯하다. 그러나 미국의 동아시아전략 속에서 일본의 지위는 변화하고 있다. 부시의 미일동맹이 동아시아외교의 초석(cornerstone)이었다면 오바마는 기존의 동맹이 갖는 한계를 인식한 위에서 복합적인 지역전략을 구사하고자 한다. 그는 중국과의 동반자관계를 강조하면서 이것이 일본과의 동맹약화를 의미하지 않음을 덧붙이고 있다. 나아가 아세안 및 APEC란 다자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또한 군사와 경제를 넘는 소프트파워적 외교를 강조하고 있다. 요컨대, 이는 아태담당 국무차관보인 켐벨(Campbell 2008)의 이른바 “균형력(power of balance)”이란 개념으로 이해된다. 미국은 근대적 의미의 세력균형을 넘어 서로 다른 이슈영역간의 균형, 양자와 다자간의 균형,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균형, 다양한 행위주체에 의한 균형을 이루어 가고자 한다. 동아시아관계에 있어서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보다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전략구상의 이면에는 그간 부시의 미국이 대테러전 수행과정에서 보여준 하드파워 중심 전략의 한계가 노정되어 오면서 소프트파워적 관점에서 새롭게 동맹의 의의를 찾게 된 측면이 있다(Armitage and Nye 2007b). 군사력에 대한 과도한 경사가 초래한 부작용을 치유하려는 모색이다. 보다 중요하게는 2008년 9월 서브프라임 위기를 계기로 추락하고 있는 미국의 하드파워(경제력)의 영향이다. 미국은 대공황 이래 최대의 경제위기에 직면하여 자국경제 추스르기에도 바쁜 실정이다. 대외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하드파워의 여력이 축소되는 속에서 이를 소프트파워로 보전하여야 한다. 2007년까지 미국의 소프트파워론이 하드파워의 과잉을 소프트파워로 보완(complement)하려는 담론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면 불과 1년 후인 2009년 초의 소프트파워론은 하드파워의 쇠퇴를 메워나가야 하는 기울어가는 초강대국의 아쉬운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클린턴의 스마트외교(Clinton 2009a), 게이츠의 균형전략(Gates 2009), 그리고 캠벨의 균형력(2008)이 이런 고민 속에서 등장한다. 미국은 동맹국 및 기타 우호세력과의 협조를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양자 및 다자적 전략적 관계를 균형적으로 활용해 가려는 사고가 상대적으로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삼중의 고민을 안고 있다. 첫째, 동아시아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미국의 능력과 의지가 초래하는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즉, 미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전략적 관계구상에 대비하여야 한다. 이는 미국이 부과하려 하는 더 많은 역할과 부담, 혹은 반대로 미국의 일본통과하기(passing)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둘째, 이 고민은 21세기 들어서면서 일본이 부딪치고 있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에 의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부상이 그 핵심이다. 이질적 정치체제인 데다가 역사문제로 정체성의 갈등상황을 연출해 온 상대가 일본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양국간 경제역전은 사실상 초읽기에 접어들었고, 군사비는 역전을 넘어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끝으로 일본경제는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수출시장이 축소되면서 상상외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드파워의 상대적 쇠퇴가 완연한 만큼 외교적 수단의 제약을 안고 있다.   일본이 20세기초 영일동맹적 발상으로 21세기에 미일동맹을 활용해서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20세기 초 일본은 한편으로 당시 세계패권국인 영국과 동맹을 맺고, 다른 한편으로 부국강병을 일관되게 추구하여 러시아를 꺾고 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반면, 21세기 동아시아의 전략환경은 국제정치의 단위체와 장場의 속성이 달라 전통적 균세와 자강의 전략으로 성공을 이끌기는 불가능하다 (하영선 2006). 21세기 핵심국가로서 미국은 동아시아를 국민국가라는 노드node 중심의 전통적 세력균형 혹은 전통적 상호의존의 장을 넘어서, 다양한 행위자(노드)가 다양한 영역에서 상대적으로 수평적이고 유연하며 다층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집합체로서 인식하고자 한다. 이러한 장에서 미국은, 균형력적 표현을 빌리자면, 통합(integrating), 혁신(innovating), 투자(investing)로 엮는 아시아네트워크(iAsia)의 건설자(designer)인 동시에 운영자(administrator)를 지향하고 있다 (Campbell 2008, 25-26). 여기서 동맹은 새로운 의미를 띤다. 전통적 동맹이 노드의 크기와 속성에 따라 형성되는 제도이라면, 새로운 동맹은 노드와 링크를 엮어가는 네트워크적 발상 하에서 상이한 속성의 행위자들이 서로 다른 층위에서 상호작용하는 관계를 조정하고 규율하는 복합동맹네트워크로 규정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미국은 일본과 군사, 반테러, 경제, 환경, 에너지의 영역에서, 또한 양자, 지역, 지구의 층위에서 복합적 동맹을 추구하며, 동시에 다자관계도 균형적으로 활용하는 네트워크적 동맹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일본은 보다 복합의 네트워크 속에 새롭게 위치되고 있는 것이다.   자민당 장기집권체제를 무너뜨리고 등장한 하또야마 민주당정권은 새로운 전략환경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다. 민주당정권은 근대적 동맹만으로 21세기를 헤쳐갈 수 없다. 대안으로서 하또야마는 미국과의 대등한 관계, 동아시아공동체의 추진이란 새로운 외교전략을 선보이고 있다(Hatoyama 2009). 그러나 단순히 동맹에서 공동체로의 상대적 이동으로는 21세기 동아시아를 헤쳐가기 어렵다. 동아시아는 복잡한 공간이므로 보다 복잡한 사고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동맹을 모색해야 한다.   이 글은 일본이 당면한 21세기 전략환경 하에서 추진해 온 동맹정책의 변화와 그 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다음 절은 일본이 마주한 전략환경을 기술한다. 그 핵심은 중국의 하드파워적, 소프트파워적 이중 부상에 따른 위협인식이다. 제3절은 동맹에 대한 일본 국내의 서로 다른 인식 속에서 특정 전략이 부상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미국과의 동반 변환, 동아시아공동체 추진이 주 사례가 될 것이다. 제4절은 두 전략의 결과로서 재균형의 과제, 하토야마정권의 대응을 전망하고자 한다...(계속) 

손 열 2009-12-28조회 : 13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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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 Report 33] 동맹의 역사

전재성 교수는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술로는《라인홀드 니이버의 기독교적 현실주의 국제정치사상》,《현실주의 국제제도론을 위한 시론》,《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와 베트남 파병을 둘러싼 미국의 대한(對韓)정책》등이 있다.         I. 서론   인간 집단이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른 집단과 군사적 협력관계를 맺어온 역사는 유구하다. 그러나 누가 군사력을 소유하고 있는지, 동맹을 맺는 정치적 주체가 누구인지, 동맹을 맺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 군사기술의 수준은 어떠한지 등에 따라 군사적 동맹관계의 형태와 내용은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 유럽의 지역질서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 근대 국제정치에서 군사적 동맹은 군사력을 독점하고 있는 근대 국민국가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근대 국제정치의 단위인 근대국가가 전쟁국가, 경제국가, 식민지국가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때, 군사력의 운용을 둘러싼 제반 정책이 국민국가의 결정에 달려있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주권을 소유한 국민국가들이 무정부상태적으로 조직되어 있는 근대국제정치에 고유한 현상이며, 근대 이전과 이후의 동맹은 현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근대 국제정치에서 국가들이 동맹을 맺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력균형이다. 국가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는 국가 이상의 국제제도가 부재한 상태에서 국가들은 자력구제의 원칙에 의해 안보를 추구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타국과의 군사동맹을 통해, 공격국가, 혹은 패권국가로부터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30년 전쟁을 마감한 베스트팔리아조약에서 국민국가의 영토군주들은 자국을 통치하는 제반 자율성을 획득해나가기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동맹체결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 21세기에 이르기까지 동맹은 여전히 국민국가들에 의해 체결되고, 종식되고, 기능하고 있다.   21세기 초 세계에는 다양한 동맹들이 존재하고 있다. 지구 군사적 차원에서 미국의 유일지도체제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세력은 현재로서 사실상 존재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21세기 동맹론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질문이 떠오른다. 냉전 시기까지 첨예하게 존재하였던 미소 양대진영의 세력균형과 이에 기반한 동맹체제의 논리는 더 이상 지속되지 않는가? 즉, 미국이 유일패권체제를 확립한 현재, 군사적 세력균형의 논리는 작용하지 않으며, 지금의 동맹체제들은 미국의 세력에 편승하여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이익균형의 동맹들로 구성되는가? 그렇다면 현재의 동맹들은 명시적 적을 상정한다기 보다는 군사적 위협 대응 이외의 다른 정치적 목적을 도모하고 있는가?   본 장은 근대 국제정치체제 하 동맹의 역사를 이론적 관점을 고려하여 살펴봄으로써 현재에 제기되고 있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부분적으로나마 구해보고자 한다. 본 장이 동맹의 역사적 개관을 통해 보이고자 하는 바는, 첫째, 21세기 초 미국의 군사적 단극체제가 지속되고 있더라도, 미국의 패권성에 대한 균형의 필요성 자체가 소멸한 것은 아니며, 향후의 사건 전개에 따라 미국에 대한 균형정책에서 파생되는 동맹결성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의 지구적 군사단극체제 하에서 지역적 세력균형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으며, 모든 지역적 분쟁에 미국이 군사적 균형자로 기능할 수 없는 만큼, 지역적 차원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체제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셋째, 탈냉전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국민국가 이외의 세력들이 주장하는 정치적 목적들이 부각되기 시작하였으며, 일부의 목적들은 군사적 수단과 결합되었다. 9.11 테러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바와 같이 테러집단과 같은 비국가적 군사집단들은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를 군사적 위협으로 삼는 국민국가들은 테러에 대항하기 위해 군사적 동맹을 지속할 필요를 느낀다.   넷째, 현재의 세력배분구조는 미국의 군사적 단극체제가 분명해 보이지만, 중국 등 새로운 강대국들이 경제적으로 부상함으로써 세력전이(轉移)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부상한 국가들이 군사적으로 성장하여 새로운 세력배분구조를 형성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상황에서, 예방적 군사동맹을 유지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즉, 향후의 세력배분구조에 대한 예측불가능성, 혹은 불확실성 자체가 균형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많은 국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지구질서에 순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측불가능하고 불리할 수 있는 배분구조의 등장을 막기 위해 부분적으로 현재의 동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섯째, 군사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군사적 기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 군사비의 40% 이상을 지출하고 있지만, 군사기술의 연구발전비는 세계 비용의 80% 이상을 지출하며, 군사기술의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군사적 세력균형을 도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 주도의 질서에 순응하고 있다.   여섯째, 세계화, 정보화, 민주화와 같은 대조류로 인하여 국제정치 자체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데, 주목할 만한 변화는 국민국가의 모든 정책에 대한 국내, 국제적 시민사회의 영향력이 증가한 것이다. 예전에 외교정책 일반, 특히 군사정책에 관한 정부의 결정은 일반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으며, 비판의 대상이 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민주화와 정보화된 정치환경에서 정부가 모든 결정을 공개적으로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여론의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강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론이 국제정치에 대해 도덕주의적, 자유주의적 경향을 강하게 띰으로 인하여, 국가들의 동맹정책은 단기적 군사이익 보다는 국가들 간의 가치정향의 일치성, 외교정책의 정당성 등이 더 중요한 결정요소로 등장하게 되었다. 이제 동맹은 상호 간의 가치의 일치, 신뢰의 정도, 정당성의 요소를 고려하여 결성되고, 유지되고, 또 종식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역사상에 걸쳐 매우 서서히 일어났으며, 사실 탈냉전기 동맹의 변화는 급작스러운 부분이 많다. 본 장은 17세기 이후 유럽과 세계의 동맹체제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개괄함으로써 현재 일어나고 있는 동맹의 변화를 더 명확히 보여주고자 한다...(계속) 

전재성 2009-12-28조회 : 1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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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 Report 32] 21세기 중국의 동맹정책 : 변화와 지속

조영남(趙英男) 교수는 2002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9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중국 북경대학(北京大學) 현대중국연구센터 객원연구원, 중국 남개대학(南開大學) 정치학과 방문학자, 미국 하버드-옌칭연구소 Harvard-Yenching Institute 방문학자를 역임했다. 주요 저서로는 Local People’s Congresses in China: Development and Transition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21세기 중국이 가는 길》(파주: 나남, 2009),《중국 의회정치의 발전》(서울: 폴리테이아, 2006),《후진타오 시대의 중국정치》(파주: 나남, 2006),《중국 정치개혁과 전국인대》(서울: 나남, 2000) 등이 있다. 최근에는 주로 중국의 의회제도, 법치(法治), 국가-사회관계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1. 서론   2008년 5월 27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을 공식 방문하는 날, 중국 외교부 진강(秦剛 2008) 대변인은 한 • 미동맹에 대한 중국 정부의 견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 미 군사동맹은 역사가 남긴 산물”로 “냉전시기의 군사동맹을 가지고 당면한 안보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또한 그는 “중국은 상호신뢰, 상호이익, 평등, 협력의 신안보관(新安全觀)을 수립할 것”을 주장하며, 아시아 지역에서 “국가 간 교류를 강화하고 상호 간의 신뢰를 증진하며 협력을 강화하여 공동으로 지역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유일하고 유효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중국 대변인의 발언은 한국 대통령이 중국을 공식 방문하는 날에 맞추어 나왔다는 외교상 결례라는 문제와 함께, 중국이 이례적으로 한 • 미동맹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한국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중국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된 미•일동맹에 대해, 또한 1999년 코소보Kosovo 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등 역할을 계속 확대 및 강화해온 북대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에 대해 신안보관에 근거하여 비판한 경우는 있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한•미동맹에 대해 이처럼 한국 대통령의 방문에 맞추어 비판한 것은 전례가 없었다. 이런 비판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의 등장 이후 한국 외교가 친미(親美)로 선회하고, 그런 정책전환의 일환으로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처럼 성격이 변화되어 대(對) 중국 견제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중국이 우려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이 북한과 냉전시기의 유물인 북•중동맹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한•미동맹을 “역사가 남긴 산물”로 비판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   이처럼 한•미동맹을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것이 타당한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중국 대변인의 발언은 우리에게 중요한 연구과제를 제기한다. 즉 개혁기 중국은 어떤 동맹정책을 추진해왔고, 향후에 그것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가 그것이다. 예를 들어, 아시아 안보질서가 한국•일본•태국•필리핀•오스트레일리아 등 5개국이 포함된 미국 주도의 양자동맹체제 즉, 소위 ‘바퀴 축과 살’hub and spokes 체제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현실에서, 중국은 자국의 안보를 확고히 하면서 세계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해왔는가? 또한, 중국은 북•중동맹에 대해 어떤 정책을 추진해왔고, 향후 그것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중국의 변화하는 동맹정책은 한반도 및 아시아 안보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한국은 이 같은 중국의 동맹정책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런데 중국의 동맹정책에 대한 기존 연구는 매우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단적으로, 개혁기 중국 외교, 특히 탈냉전기 변화하는 중국의 강대국외교, 주변국(아시아)외교, 다자외교, 공공외교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비교적 많지만 중국의 동맹정책을 전문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다. 중국의 동맹정책에 대한 기존 연구도 주로 미•일동맹의 강화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나 한•중 수교 이후 변화한 북•중관계를 분석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중국 동맹정책에 대한 연구 부족은 국제정치학에서도 동맹연구가 매우 부족하다는 스나이더(Snyder 1990)의 지적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중국의 동맹정책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은 것은 일차적으로 개혁기 중국 외교에서 동맹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개혁기 중국 외교의 핵심원칙은 ‘비동맹’(不結盟)이었고, 지금까지 중국은 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감안해도 두 가지 문제가 남는다. 첫째, 마오쩌둥(毛澤東) 시기 중국 외교는 미•소를 중심으로 한 동맹 또는 준(準)동맹정책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는데, 개혁기에 왜 비동맹원칙을 천명했으며, 실제로 중국은 이 원칙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타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전체 외교정책의 한 분야로 또한 다른 정책과의 긴밀한 연관 속에서 동맹정책을 추진하는데, 미 • 일동맹의 강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중국의 동맹정책을 분석하는 것은 관점의 협소화라는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해, 중국 외교 전체의 관점에서 중국의 동맹정책은 어떤 내용과 의의를 갖고 있고 실제로 그것은 어떻게 추진되었는가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우리는 중국이 단순히 미 • 일동맹의 강화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 자국 외교정책의 조정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동맹정책을 추진해왔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국의 동맹정책 분석과 관련하여 필자는 타즈하 폴Thazha V. Paul 등이 제기한 ‘연성균형’soft balancing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들은 탈냉전기 지구적 차원global/sys-tem level이나 지역적regional/subsys-tem 차원 모두에서 전통적 현실주의가 주장하는 경성균형 즉, 패권국가인 미국을 겨냥한 다른 강대국들의 군비증강과 동맹형성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이들은 탈냉전기 국제정치의 이런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연성균형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즉 세력균형 개념의 확장(경성균형, 연성균형, 비대칭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연성균형은 부상하는 또는 잠재적인 위협세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강대국 간에 형성하는 암묵적 비공격적 연합을 가리킨다. 연성균형을 위해 각국은 암묵적 이해 또는 공식적 동맹이 아닌 협약ententes을 체결하거나, 국제제도를 이용하여 임시연합을 구성하여 위협국가의 권력을 제한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사용한다. 이런 예로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동유럽 국가와 나토NATO의 협력,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인도의 협력,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1990년대 후반기의 중•러 협력,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러시아•프랑스•독일의 유엔United Nations: UN 안보리에서의 협력 등을 들 수 있다(Paul 2004, 3-4, 14-16; Fortman, Paul and Wirtz 2004, 369-370). 연성균형 개념은 아직 몇 가지 문제―예를 들어, 연성균형과 단순한 국가 간 제휴alignment의 차이, 연성균형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제시 부족 등―가 있지만, 탈냉전기 중국의 동맹정책을 이해하는 데에는 기존의 다른 어떤 개념이나 이론보다 적절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그런데 연성균형 개념을 개혁기 중국의 동맹정책에 적용할 경우에 문제가 있다. 폴에 의하면, 연성균형은 탈냉전기 지구적•지역적 차원에서 나타난 몇 가지 조건 즉, 미국 주도의 유사 단극체제의 형성, 증가하는 경제적 세계화, 공동의 적으로서 초국가적 테러리즘의 대두 등의 조건이 형성될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Paul 2004, 16). 그런데 뒤에서 상세히 분석하겠지만, 중국은 이 같은 지구적•지역적 차원의 조건이 형성되지 않은 1980년대 초부터 이미 비동맹 원칙 하에 전통적 현실주의의 세력균형 정책(즉, 군비증강과 동맹형성) 대신에 연성균형 정책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연성균형 정책이 지구적•지역적 차원의 변화뿐만 아니라 국내적 차원domestic level의 변화에 의해서도 충분히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말해 연성균형 정책은 지구적•지역적•국내적 차원의 다양한 요소에 의해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비슷하게 덩(Deng 2008: 6-7, 270, 275)은 탈냉전기 중국의 외교정책을 분석하면서, 그것이 과거 중국의 외교정책뿐만 아니라 현실주의에서 말하는 세력균형 정책과도 분명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말해, 중국은 동아시아의 패권국가인 미국에 대해 내적 또는 외적 균형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중국은 산적한 국내문제의 해결, 세계화가 가져다주는 이익의 극대화,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자국 권력과 긍정적 인식의 확대를 위해 국제지위 제고 전략을 추진했다고 주장한다. 덩의 연구는 중국의 동맹정책을 전문적으로 분석한 것은 아니지만, 또한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중국이 미국에 대해 현실주의적 세력균형 정책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하는 그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한편 이상의 주장과는 달리 로스(Ross 2004)는 세력균형 정치의 관점에서 탈냉전기 중국외교를 분석한다. 그는 탈냉전기 동아시아에는 미•중 양국이 주도하는 양극체제가 형성되었고, 양국은 서로에 대해 경성균형hard balancing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자국의 군사적 우위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군사동맹 강화, 군사력 전진배치, 국방비 증액, 전략핵 우위 확보(특히 미사일방어체제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국방비 증액과 군사능력 증강(전략 미사일 현대화 등), 경제적 기초 강화, 그리고 미국 권력을 제한할 국제적 지원 확보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그에 따르면 미•중 양극의 세력균형체제는 양국 간 무기체제의 전문화(미국은 해양강국이고 중국은 대륙강국)와 지역적 격리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고, 동시에 이 체제는 아시아 지역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로스의 주장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탈냉전기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 또는 패권체제가 아니라 미•중의 양극체제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로스와는 달리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 또는 유사 단극체제near-unipolarity를 주장한다(Goldstein 2003b; Mastanduno 2003). 또한, 중국의 군현대화와 군비증강을 미국에 대한 경성균형 정책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미국 국방부는 이렇게 보지만, 많은 연구자들은 중국의 군비증강을 자국 방위(특히 대만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제한적 역량강화로 본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균형 정책을 분석하면서 그 정책의 한 축인 외적 균형external balancing 즉, 동맹형성 문제를 검토하지 않고 내적 균형에만 초점을 맞추어 결론을 도출한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미국의 세력균형 정책을 분석할 때에는 내적 균형(군비증강)과 외적 균형(미국의 동아시아 동맹체제 강화)을 동시에 분석하면서 중국을 분석할 때에는 이를 생략한 것은 문제이다.   이 논문은 개혁기 중국의 동맹정책을 이해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사항을 분석하려고 한다. 우선, 이 연구는 개혁기 중국 외교정책의 조정과 그에 따른 동맹정책의 변화를 분석할 것이다(제2장과 제3장). 여기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외교정책의 핵심 이론으로 등장한 신안보관에 대한 분석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중국 국내적 요소의 변화 즉, 공산당 노선의 변화, 국제정세의 재인식과 새로운 외교방침의 채택, 외교정책의 새로운 이론(신안보관)의 등장 등에 의해서도 연성균형 정책이 형성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중국은 임기응변식의 즉자적 대응이 아니라 일정한 외교방침과 이론에 근거하여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동맹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이 연구는 미•일동맹의 강화와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분석할 것이다(제4장). 미•일동맹은 중국 입장에서 볼 때 최대의 안보 위협요소이다. 따라서 미•일동맹의 강화에 대한 중국의 태도와 정책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중국의 동맹정책이 변화된 지역 안보환경 속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구체적인 사례 분석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포함된다. 첫째는 북•중동맹에 대한 분석이다(제5장). 북•중동맹은 현재 중국의 유일한 군사동맹이며,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우리는 중국이 주도한 쌍무동맹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상하이협력기구(上海合作組織),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에 대한 분석이다(제6장). 이 기구는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기초로 중앙아시아 지역의 안보 및 기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주도적으로 만든 지역 다자안보기구이다.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중국이 어떻게 다자주의적 방식을 통해 미•일동맹의 강화에 대응하고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이 연구는 한•미동맹에 대한 중국의 정책을 분석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다. 최근까지 한•미동맹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중국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첫째는 한•중관계의 발전으로 한•미동맹에 대해 중국이 주목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둘째는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미동맹은 미•일동맹을 보조하는 주변적 요소일 뿐이다(張威威 2007; 石源華•汪偉民 2006). 향후 한•중관계의 변화와 한•미동맹의 강화, 특히 대 중국 견제 역할의 강화 여부에 따라 한•미동맹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는 전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고, 그런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한•미동맹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미•일동맹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분석을 통해 이 글은 개혁기, 특히 탈냉전기 중국은 현실주의적 세력균형론에서 말하는 경성균형이 아니라 폴 등이 말하는 연성균형 정책을 추진해왔고, 향후 단기간 내에도 이것이 변화하지 않을 것임을 주장할 것이다. 먼저, 이론적 측면에서, 중국은 1980년대 초부터 ‘비동맹원칙’에 기초하여 전통적 현실주의 동맹정책을 외교방침에서 배제했고, 1990년대에 제기된 신안보관에 의해 이것이 더욱 강화되었다. 또한, 실제 외교 면에서, 자국에게 가장 심각한 안보위협 요소로 인식된 미•일동맹의 강화에 대해 중국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군사력 증강, 미•일 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 지역 다자안보체제의 제창 등을 통해 탄력적으로 대응해 왔다. 그 밖에도 중국은 주도적으로 북•중동맹을 ‘혈맹’에서 단순한 국가 간의 협력관계로 약화시켰었고, 러시아와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형성하고 상하이협력기구를 설립하는 등의 공동협력을 통해 미국의 동맹체제에 대응해왔다.   마지막으로 동맹과 관련된 몇 가지 주요 개념에 대해 살펴보자. 스나이더(Snyder 1997, 4-5)에 따르면 동맹은 세 가지 성격을 갖는다. 즉 동맹은 첫째, 군사 또는 안보 목적의 결사이고, 둘째, 국가 간에 이루어지며, 셋째, 동맹국 밖의 국가를 겨냥한다. 이에 따라 동맹은 “국가 안보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특정한 조건에서 동맹국 밖의 국가를 대상으로 무력의 사용 또는 비사용에 대한 국가 간의 결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한 동맹을 유효하게 하는 수단으로는 합동 군사계획, 제3국과 분쟁중인 동맹국에 대한 지지 표명, 동맹 맹세의 공개적 천명 등이 있다. 한편 동맹은 크기에 따라 양자동맹과 집단동맹으로, 의무관계에 따라 일방동맹(보장)•쌍무동맹•다자동맹으로, 대칭관계에 따라 평등동맹과 불평등동맹으로, 목적에 따라 공격동맹과 방어동맹으로 나눌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군사지원을 포함하지 않는 특별한 동맹 유형으로는 중립협약과 불가침조약이 있다(Snyder 1997, 12-13). 이 논문은 이 같은 스나이더Snyder의 용법에 따라 주요 개념을 사용할 것이다...(계속) 

조영남 2009-12-28조회 : 14463
단행본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

EAI 국가안보패널의 두번째 단행본이자 EAI 외교안보연구시리즈 세번째 단행본인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가 발행되었습니다. EAI 국가안보패널은 2005년 9.19 공동성명직후 북핵위기의 궤적을 예측해보고 북핵위기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팀"을 구성하였고, 7개월간의 토론과정을 거쳐 본 보고서를 출판하였습니다.       목차    제 1 장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 : 진단과 처방 | 하영선   1. 마(魔)의 4각관계   2. 조준금융제재   3. 북한미사일 발사   4. 북핵실험   5. 북핵위기와 평화       제 2 장 북핵과 강압외교 | 신성호   1. 미국의 매파협상전략과 강압외교   2. 강압외교의 방법   3. 핵실험 후 미국의 강압외교   4. 북한의 반응   5. 주변국의 반응   6. 한국의 대응방안       제 3 장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 박종철   1. 문제제기   2. 미국 : 선비핵화 및 북한의 정상국가화   3. 일본 : 미국 대북정책과의 조율   4. 북한 : 선대북 적대시정책 중단과 체제보장   5. 한국 : 비핵화와 관계정상화의 단계적 이행   6. 전망   7. 정책제언       제 4 장 북한 경제개혁을 위한 남북경협 | 오승렬   1. 머리말   2. 북한의 정치경제 환경과 경제적 딜레마   3. 대북 경제정책의 기본구도   4. 북한경제 개혁개방 평가지표의 설정   5. 북한 경제체제의 전환유도를 위한 남북경협 로드맵   6. 맺음말       제 5 장북한 인권상황개선을 위한 고민 | 서병훈   1. 머리말   2. 북한 인권상화의 실태   3. 국제사회의 압력   4. 북한의 반발과 변화   5. 국제사회 개입의 정당성   6. 남한 진보진영의 역할   7. 맺음말       제 6 장 한반도 평화체제 | 전재성   1. 머리말   2.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대두의 새로운 맥략   3.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   4.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   5.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한국정부의 노력과 현 상황   6. 향후 전망 및 제언       부록        저자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 연구팀     위원장     하영선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 EAI 이사       연구팀     김병국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AI 원장   김하정 EAI 선임연구원   박종철 통일연구원 남북관계연구실장   서병훈 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신성호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오승렬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전재성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교수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단행본의 원고를 일부 공개합니다.

하영선 편 2006-12-06조회 : 1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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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19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 : 진단과 처방

개요 외교안보센터는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안보패널(회장 하영선 EAI 이사)을 구성하여 주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현실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국가안보패널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NSP 19차 보고서는 국가안보패널이 2005년 9월 6자회담 직후부터 7개월 동안 북한 핵 포기-강압외교-경제지원-관계정상화-북한인권-평화체제 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의 여섯번째 보고서로서, 제목은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이며 하영선 위원(NSP 위원, 서울대 외교학과)께서 대표집필하였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북핵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지난 1년 2개월의 제재국면을 반복하지 않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난 1년여 동안 북핵문제가 북핵위기로 치닫게 된 궤적을 따라간 다음 새로운 평화의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핵위기를 성공적으로 탈출하려면 제 4의 길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길은 핵무기를 최후의 보루로 삼는 선군주의로 수령체제를 수호하는 길이 아니라 비핵화를 기반으로 하는 개혁개방 정책의 추진으로 북한인민을 수호하는 길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 하영선, 서울대학교 외교학과  

하영선 2006-11-02조회 : 1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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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18 북한 경제개혁을 위한 남북경협

개요 외교안보센터(소장 김태현·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안보패널(회장 하영선 EAI 이사)을 구성하여 주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현실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국가안보패널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NSP 18차 보고서는 국가안보패널이 2005년 9월 6자회담 직후부터 7개월 동안 북한 핵 포기-강압외교-경제지원-관계정상화-북한인권-평화체제 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의 다섯번째 보고서로서, 제목은 "북한 경제개혁을 위한 남북경협"이며 오승렬 위원(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께서 대표집필하였습니다. 제18차 보고서는 현재의 남북경협을 정책효율성 측면에서 평가하고,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대가로 제공되는 경제보상과 북한경제의 개혁개발을 이끌기 위한 남북경협은 분리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승렬 위원은 남북경협이 북한경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기업간의 철저한 역할분담이 필요하며, 남북경협과 북한변화의 연관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정책논리 개발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개혁개방이야 말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수단이고, 한반도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기본전제이다. 핵문제를 우회하는 남북경협에는 한계가 있다. 논리적 틀없이 "이심전심"을 기대하는 일방적 대북지원은 국내 공감대 형성은 물론 주변국의 지지확보에도 불리하다." (본문 중에서)   저자 오승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대학 중국학부 교수  

오승렬 2006-10-25조회 : 1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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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17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고민

개요 외교안보센터(소장 김태현·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안보패널(회장 하영선 EAI 이사)을 구성하여 주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현실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국가안보패널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NSP 17차 보고서는 국가안보패널이 2005년 9월 6자회담 직후부터 7개월 동안 북한 핵 포기-강압외교-경제지원-관계정상화-북한인권-평화체제 간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북핵위기와 한반도 평화]의 네 번째 보고서로서, 제목은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고민"이며 서병훈 위원(숭실대 정치외교학과)께서 대표집필하였습니다.   제17차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서병훈 위원은 북한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북한의 인권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인권을 정치적 측면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보편성과 인도주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권문제는 국경과 문화를 넘어 인류 전체의 보편적 관심대상이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 보편성이란 매우 ‘얇기’(thin) 때문에 조심스러운, 또는 겸허한 접근이 요구된다." (본문 중에서)   저자 서병훈, 숭실대 사회과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서병훈 2006-08-23조회 : 12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