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는 국가이익뿐 아니라 국민의 삶과도 직결되는 외교안보 분야의 어젠다 설정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2004년 6월에 18명의 외교안보 전문가로 국가안보패널(National Security Panel: NSP)을 구성하였다. 이후 국가안보패널은 《21세기 한국외교 대전략: 그물망국가 건설》(2006), 《동아시아 공동체: 신화와 현실》(2008), 《21세기 신동맹: 냉전에서 복합으로》(2010), 《위기와 복합: 경제위기 이후 세계질서》(2011), 《2020 한국외교 10대 과제:n복합과 공진》(2013), 《1972 한반도와 주변 4강 2014》(2015), 《미중의 아태질서 건축경쟁》(2017) 등 일곱 권의 책을 출판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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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13 확산안보구상과 한반도

개요 EAI 외교안보센터는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안보패널(회장 하영선 EAI 이사)을 구성하여 주요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함께 현실적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국가안보패널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NSP 13차 보고서의 제목은 "확산안보구상(PSI)과 한반도"이며 신성호 위원(서울대 국제대학원)께서 대표집필하였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 주도의 확산안보구상(PSI)에 부분적으로 참여할 것을 발표한 것과 관련하여 PSI의 역사적 배경 및 구체적 활동, 그와 관련된 국제적 논쟁 등을 살펴보고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의미를 제시하였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에 대한 PSI 봉쇄가 불가피할 경우 이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의 PSI 부분참여 결정은 일차적으로 북핵과 관련한 미국의 PSI 대북 봉쇄 시 발생할 수 있는 위기상황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함과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방지라는 인류보편적 가치의 추구 그리고 미국과의 동맹관계 관리라는 복합적인 고려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정부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써 대량살상무기 확산반대라는 대원칙에 기반하여 PSI에 대한 무조건적인 유보보다는 북핵 문제에 영향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의 원칙적인 참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문 중에서)   저자 신성호, 서울대학교 교수  

신성호 2006-01-24조회 : 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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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12 동북아경제협력과 한국의 FTA 전략

개요 FTA 정책은 단순히 대외경제정책의 한 부분이 아니다. 이것은 우선 국가의 경제선진화 전략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 대외개방과 국제경쟁력 증대를 통한 경제선진화를 추구하자면 적극적인 FTA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내적 저항이 따르겠지만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어 극복해 나가야 한다. FTA 정책은 국가의 대외전략과도 긴밀히 연관돼 있다. 어떤 나라와 어떤 수준의 FTA를 언제 체결할 것인가는 국가의 대외전략 및 지역질서의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FTA는 역내 회원국들 사이의 교역과 협력을 증진시키는 반면에 역외 국가들은 차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도 FTA 등 지역협력의 추구가 활발하다. 1997년의 금융위기 이후 동아시아 지역의 달라진 모습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한 배를 타고 있다는 공동체 의식과 더불어 중국의 급속한 성장과 적극적 노력이 지역협력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과 동북아 3국으로 구성된 ASEAN plus Three (APT)의 역할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역내 국가들 사이의 쌍무적 차원에서나 하위 지역적 차원에서 FTA 체결 등 지역협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지역협력의 경쟁적 추구 이면에는 각 국가들의 경제적 이익확보와 영향력 증대를 위한 시도가 깔려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경쟁과 한국과 ASEAN의 동아시아 지역협력 네트워크의 허브역할을 위한 노력이 두드러진다. 물론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역할도 중요한 변수이다.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구체적 모습은 각 행위자들의 이러한 노력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 상황에서 동북아와 동아시아의 중견 산업국가로서 한국이 어떠한 선택을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미래와 지역질서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참여정부는 한국의 FTA 정책을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한 최초의 정부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칠레와의 FTA 협상이 타결되고 일본과의 FTA 협상을 위한 기초가 마련됐지만 FTA 정책은 어디까지나 대외경제정책의 덜 중요한 한 부분에 불과했다. 그러나 참여정부에 들어와 한․칠레 FTA의 국회비준과정을 거치면서 FTA 정책추진에 필요한 기본적인 틀이 완성되었다. FTA 로드맵이 공표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체계가 마련되었다. 그결과 싱가포르, EFTA와의 FTA 협상이 타결되었고, 일본, ASEAN, 캐나다와의 협상이 진행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나라들과 FTA 체결을 위한 사전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참여정부의 FTA 정책은 짧은 기간에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FTA 정책은 보다 큰 틀에서 상당한 비판도 역시 받을 수 있다. 첫째, FTA 정책의 비효율성이다. 대규모의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면서 추진되고 있는 FTA 정책이 소규모의 개방경제들과의 FTA에 그치고 있는데다가, 구조조정을 통한 국제경쟁력 증진이 확보되지 않고 있어 개방에 대한 저항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둘째, 대외전략 목표의 상충성이다. 참여정부는 동북아 협력과 한국의 동북아 경제중심 건설을 국정목표로 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무역의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의 FTA 정책은 범세계적 수준에서 추진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제외교보다 안보외교가 우선시되는 한국 외교정책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FTA 정책이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비현실적인 동북아 경제중심의 국정목표가 FTA 정책의 적극적 추진에 방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FTA 정책의 비전략적 접근이다. FTA가 경제외교와 안보외교를 위한 중요한 수단임을 고려할 때, 국가의 경제이익과 안보이익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추진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FTA 추진의 근본적인 목표나 방향에 있어서 일관성을 결여함으로써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분간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예컨대, FTA 추진의 우선적인 목표가 동북아 협력인지, 동아시아 협력인지, 아니면 범세계적인 수준에서의 네트워크 구축인지 분명하지 않다. 물론 이 세 차원에서의 협력이 함께 추구될 수 있다. 그러나 전략적 우선순위의 설정은 필요하다. 한국의 FTA 정책, 나아가 대외통상전략 및 국가발전전략이 효과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의 기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통상국가로의 발전방향에 관한 기본적인 합의가 국민과 정치세력들 사이에 형성되어야 한다. 물론 이러한 합의를 위해서는 개방에 따른 수익과 피해를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이를 정책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한다. 둘째, 대내외 협상의 목표와 대비책이 그러한 발전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 기본적이고 추상적인 수준에서의 합의가 현실적으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개별 협상의 목표와 전략이 그러한 합의에 비추어 설정되고 추구되어야 한다. 셋째, 통상국가 발전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통상정책결정 및 집행의 기구가 설립돼야 한다. 경제외교와 안보외교의 관계설정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틀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력 증대와 더불어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역할과 책임도 증대되었다. 한국은 더 이상 극빈개도국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국제질서를 좌우할 수 있는 강대국도 아니다. 이상적인 대외정책목표를 설정하는 것 보다는 변화하는 국제관계의 현실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현실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목표의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북아 공동체나 동북아 경제중심과 같은 목표는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보다 중요한 대외정책의 추구에 필요한 관심과 역량을 허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저자 정진영, 경희대학교 교수

정진영 2006-01-01조회 : 1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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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11 [2차개정]북핵문제와 6자회담

개요 2002년 10월 제2차 북핵위기가 발발한 이후, 21세기 한반도는 역사의 결정적 갈림길에서 여전히 북핵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제4차 6자회담이 2005년 9월 19일 공동성명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북핵폐기원칙과 북한의 동결과 보상의 원칙은 쉽사리 실질적 이행 합의를 마련하기 어려워 최종 협상의 성공가능성은 확신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핵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새로운 문명표준의 역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못하면, 21세기 한반도 역사의 미래는 어둡다. 한국은 북핵위기의 전개과정에서 6자회담의 한 당사자로서, 북미간 협상의 촉진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북핵위기의 타결을 바라는 입장에서 각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냉정하게 계산하고 행동하는 현실적 사고보다는 이상적 사고에 사로잡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보지 못하고 있다.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져서 관련당사자들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사고에 철저하지 못한 탓이다. 북핵위기의 타결에 한국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각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냉정히 파악함과 동시에,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읽고 현실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북한은 ‘조선반도핵문제’의 해결책으로서 미국이 대북적대시정책을 평화공존정책으로 전환하고, 북한의 핵포기, 미국의 핵 위협 제거, 관계정상화, 비핵화에 따른 경제손실의 보상, 평화체제의 구축을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단계별로 동시이행하자고 주장한다. 만약 6자회담에서 공동성명 이행문제가 타결되지 못할 경우, 북한은 다시 핵억제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 포기와 핵억제력의 지속적 추진이라는 두 가지 대안은 현재로서 모두 성사되기 어려우며, 한반도에 위기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21세기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으로 반(反)대량살상무기 테러전을 상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와 반테러동맹체제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하고, 북핵문제를 반대량살상무기 테러전의 시각에서 다루고 있으며, 단지 핵 없는 북한이 아닌 정상국가로 변화된 북한과 교섭을 한다는 강경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6자회담 타결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전략은 6자회담을 추진함과 동시에, 체제변환을 위한 자유의 전파, 확산안보구상에 기반한 경제제재, 군사제재의 대안을 추진할 준비를 갖추어 가고 있다. 한편, 한국이 북핵문제 해결의 3원칙으로 내세운 북핵불용, 평화적 해결, 주도적 역할은 상호모순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부족하다. 한국은 6자회담과 자유의 전파, 확산안보구상의 다중접근에 기반한 미국과 일본의 입장과는 차이를 보이는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대북압박의 대안에서 특히 그러하다. 한국이 5차에 걸친 6자회담에서 제안한 방안은 미국의 북핵폐기 원칙과 북한의 동결과 보상원칙의 입장 차이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북핵문제의 해결이라는 결과보다는 6자회담 진행 과정에 주력하는 과정관리의 입장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장기적, 중기적, 단기적 대안을 생각해 보면, 장기적으로 한국은 민족적 국제공조를 통한 북핵문제의 해결이라는 한 단계 높은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고안해야 한다. 타자와 우리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동시에 고려하는 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21세기적 방식을 추구하는 북한 지도부의 새로운 리더쉽이 필요하다. 새로운 리더쉽을 기반으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재확인, 국제원자력위원회 및 핵확산금지조약의 규범준수 등을 실천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반면, 미국 및 당사국들은 북한에 대한 법적, 경제적, 정치적 담보를 약속하여 북한이 21세기적 해결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합의해야 한다. 중기적으로 한국정부는 6자회담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북한과 미국의 전략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때의 결과를 정확히 파악하여 6자회담의 당사자들에게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본합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6자회담을 보다 복합적으로 발전시킨 틀을 필요로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한국정부는 6자회담의 지속을 위하여 협상의 과정을 관리해 나가되, 북미 간의 전략적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여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정부는 4차 6자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대규모의 경제지원과 관련당사국들의 관계개선을 통해 북핵문제를 풀어보려는 평면적 대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조선반도핵문제’는 수령체제의 확고한 정치, 군사적 보장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북한의 기본입장과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검증가능하고 완전한 핵폐기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6자회담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구조적 불안정은 심화될 것이다. 한국정부는 국면타결을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고려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미국은 이러한 노력이 반테러 동맹구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것이고, 북한은 문제해결이 아닌 문제유예를 위한 일시적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다.   저자 하영선, 서울대학교 교수 전재성, 서울대학교 교수

하영선 · 전재성 2006-01-01조회 : 1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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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10 미국의 동아태전략 : 변화와 지속성

개요     이른바 ‘범세계적 반테러 전쟁’(GWOT: Global War on Terror)이 9․11이후 미국 외교안보정책의 최대 화두로 등장하면서 유럽이나 동아시아와 같은 특정 지역에 대한 미국 외교정책은 세인들의 관심으로부터 점차 멀어졌다. 미국이 반테러 전쟁에 4년 이상 정렬을 쏟아 붇는 동안 중국은 동아태지역에서 양자 및 다자외교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의 외교적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은 결국 테러와 WMD 확산이라는 21세기적 안보위협과, 중국이라는 잠재적 패권 도전세력의 등장이라는 19세기적 안보위협에 동시에 대처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향후 미국의 동아태전략은 이러한 ‘두 가지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을 담게 될 것이다.         부시 2기 행정부의 외교는 기존의 반테러․반확산 기조에 자유의 확산이 더해지면서 공세적 성격을 유지할 것이나, 수행방식에 있어서 동맹국과의 협의 및 국제사회의 지지를 유도하는 등 ‘스타일’의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 냉전 종식 후 역대 미 행정부는 동맹정책, 대 중국정책, 지역 주둔 및 협력정책, 그리고 한반도 정책에 있어서 지속성과 변화를 보여주었다. 부시 2기 행정부의 동아태전략은 반테러 동맹체제 구축, 대 중국 협력과 경쟁 병행, 지역 및 다자주의의 보완적 활용, 한미동맹 재조정 및 대 북한 ‘변환외교’ 등의 내용을 담을 것이다.         동맹정책에 있어서 미 부시 행정부는 대규모 주둔기지를 바탕으로 통합된 전략을 추구하는 전통적인 동맹체제보다는 여러 동맹국들과 소규모 기지 체계에 바탕을 둔 협력체제를 유지하면서 북핵, 테러, 인도적 사태 발생 시 신속 대응하는 ‘신동맹체제’를 구체화해 나가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일본을 ‘범세계적 동반자’(global partner)라고 호칭하고 있는 부시 행정부는 미일동맹의 ‘세계화’를 구체화하기 위해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전략적 공동목표를 설정해 갈 것이다. 특히, 전 세계 개발원조액의 40%를 차지하는 미일양국은 2005년 3월 라이스 국무장관이 제안한 ‘전략적 개발동맹’(strategic development alliance)에 따라 개발원조를 전략적 차원에서 체계화하는 노력을 배가할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동아태전략의 핵심 내용 중의 하나는 바로 역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다. 따라서, 한미양국은 “사전협의를 전제로 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인정”이라는 방식으로 동 문제의 해결을 도모할 것이다. 미국은 또한 미-호주 동맹과 미일동맹을 전략적으로 연계하기 위한 미-호-일 3자 전략대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특히 인도와 일본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도함으로써 일본, 호주, 인도 등과 함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constrainment)해 나갈 것이다.         미 국방부의‘2005년 중국 군사력 평가 보고서’(Annual Report to Congress: The Military Power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05)는 “중국의 군사력은 대만해협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나아가 미국에 대한 위협이다”라고 규정했다.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처음으로 중국의 위협이 양안관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동아태 지역적 차원의 위협임을 강조한 것이다. 미 부시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제 및 반테러 협력을 지속해 나가면서도 장기적 전략이해의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을 좌(중앙아시아 미군 주둔 확대), 우(미일동맹 강화, 한미동맹 재조정), 아래(베트남․인도와의 협력 강화, 동남아 테러대응체제 확립)로부터 견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미국은 신중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란 핵문제 ‘악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부시 행정부는 북핵문제와의 ‘동시 악화’를 막기 위해 “북한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공감대가 국제사회에 확산되기 전까지 6자회담 틀을 고수할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핵문제 해결 모색 과정에서 북한이 핵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같은 광범위한 문제로의 ‘이슈 확대’를 시도하여 핵문제에 대한 초점을 흐리고 주한미군의 지위문제에 영향을 주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평화체제 논의를 뒤로 미룰 것이며, 동시에 북한 인권문제를 이슈화해 나갈 것이다.         미국은 신동맹체제를 보완하기 위한 기제로서 역내 다자 및 지역주의 외교에도 관심을 증대시킬 것이다. 역내 안보현안들이 포괄적 성격을 띠어감에 따라 미국 혼자 혹은 동맹체제만으로 이를 다루기에는 복잡한 장애요인들이 존재하므로 미국은 역내 다자협력기구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의 공세적 다자 및 지역주의 외교를 차단하고 미국의 역내 주도권의 유지 확대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단, 지역주의 외교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개념적으로 ‘동아시아 지역주의’(East Asian regionalism)가 아닌 ‘아태지역주의’(Asia Pacific regionalism), 즉 동아시아 국가들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 국가를 포괄하는 지역협력을 지향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동아태전략은 한국에게 몇 가지 전략적 도전을 제기함과 동시에 전략적 간극 조정을 위한 노력을 요구한다. 첫째, 한국은 전략적 중심축을 한미동맹에 두면서, 동시에 미국으로 하여금 대 중국 견제보다는 중․일간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들의 입장을 골고루 충족시키는 전략임을 강조해야 한다.         둘째, 동북아 국가들 간의 소지역협력을 한국이 주도해 나가면서 한중협력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 동시에 범지역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만의 ‘동아시아 지역주의’보다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태평양 국가들을 포함한 ‘아태지역주의’에 동참하고 기여하는 것이 중국과 미국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한미동맹이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이후에도 ‘포괄적 역동적 동맹’의 형태로 지속된다는 비전에 양국이 합의하고 이를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포괄적 한미동맹이란 새로운 안보 위협, 즉 테러, 마약, 환경오염, 불법인구이동, 해적 행위 등에 포괄적으로 대처해 나감으로써 역내 다자안보협력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동맹을 뜻하는 한편, 역동적인 동맹 관계는 북한의 위협은 물론 중일간의 전략적 경쟁으로부터 야기되는 ‘새로운’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역동적 균형자’(dynamic balancer) 역할을 의미한다.         넷째,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지속해 나가되, 특정 국가를 적으로 삼지 않는다는 대전제하에 중국, 일본, 러시아와의 전략적 대화 및 교류를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는 21세기 한․일 파트너십의 공고화, 한․중 및 한․러 전략적 관계 구축을 뜻한다. 특히, 중국은 북한 핵문제와 미사일 개발과 같은 중요한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하므로 한․중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북아 내 소다자주의(minilateralism)를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 한반도와 4강을 총체적으로 포괄하는 동북아 다자협력체를 확립하기 이전에 3자 형태의 소다자주의 협의체가 활성화될 경우 동북아 안보협력 구도 정착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한․미․일, 한․중․일 등 3자간 공식․비공식 3자 대화를 활성화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미․중관계, 중․일관계의 안정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저자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2005-11-16조회 : 1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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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R9 정보화시대의 군사제국

개요     한․미 양국은 현재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북한에 대한 위협인식의 격차를 비롯하여 한국민의 민족주의 성향 증대, 미국의 세계전략 수정에 따른 동맹관 변화 등 한미동맹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러한 도전요인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한미동맹이 처한 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 유연성과 작전계획 5029를 둘러싼 논란은 양국의 시각차를 잘 드러내는 사안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한․미 양국은 지난해 말부터 FOTA를 대신하여 한미 안보정책구상회의(SPI)를 출범시켜 동맹의 미래를 연구하고 있지만 동맹의 미래를 결정할 청사진은 아직 상당 부분 미완성이다.     한미동맹의 골간인 주한미군은 현재 본격적인 조정과정을 겪고 있다. 한․미 양국이 최종 합의한 주한미군 감축계획의 골자는 이라크전 지원을 위해 차출된 미2여단전투단을 포함한 주한미군 12,500명을 2004년부터 2008년까지 3단계에 걸쳐 감축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용산 기지 이전과 미 2사단의 오산․평택 이전까지 합의하였다. 이로써 주한미군 감축과 한미동맹 재조정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한반도 안보환경은 현재 제2차 북핵 위기로 인해 매우 불안한 상태에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안보에 일익을 담당해온 미국의 안보 기여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서 왜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과 동맹조정이라는 중요한 변화를 추진하는 것일까? 한미동맹의 최근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사안은 아니다. 실상 미 국방부는 냉전이 끝난 직후부터 전 세계적인 미국의 동맹정책과 해외기지정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으며, 그 과정은 9.11 테러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국제안보환경에서 변화의 핵심은 안보위협의 유형과 종류가 전통적인 국가 대 국가의 관계를 벗어나서 확대되는 것이며, 이에 따라 안보위협의 주체도 각종 비국가 행위자로 확대되면서 국제관계의 설정과 관리가 과거와는 다른 접근을 요한다는 데 있다. 특히 대량살상무기와 대규모 테러 등 각종 비대칭 위협은 21세기 안보의 핵심 문제가 되었다. 미국은 이러한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군사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군사전략이며, 전 세계적인 미군의 해외기지 조정과 동맹 네트워크의 재정립은 새로운 군사전략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냉전기를 통해 미국의 군사전략은 냉전의 최전선에 전진 배치된 대규모의 군대에 일차적인 중요성을 두었다. 그러나 탈냉전기의 군사전략은 거점 위주의 방식보다는 거점과 거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에 더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한국에게도 매우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미국의 새로운 군사안보전략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첨단기술을 적용한 첨단군사력 건설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첫째는 군사혁신과 군 변환 연구이다. 군사혁신은 첨단정보기술을 군사력에 응용하여 조직과 교리까지도 바꿈으로써 전쟁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의미를 지닌다. 군 변환은 군사혁신을 실제로 적용하여 군대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으로서 첨단 정보과학기술을 응용하여 산업사회 군사력을 정보화 시대 군사력으로 전환하고 냉전기 군사태세를 탈냉전기 군사태세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이다. 둘째는 네트워크중심 전쟁(network- centric warfare) 개념이다. 네트워크중심 전쟁은 네트워크 컴퓨팅(network- centric computing)과 마찬가지로 전 지구를 엮는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여하한 플랫폼이라도―전함, 비행기, 육상전투차량, 혹은 심지어 말단 보병에 이르기까지―언제든지 네트워크에 로긴하여 데이터의 업로드, 다운로드를 자유로 구사하게 한다는 개념이다. 무기체계들이 전장공간 내 어느 곳에 위치하든 간에 네트워크상에 존재하기만 하면 신속하게 효과 위주의 집중공격에 참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동과 수송 소요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전투참여 요원들이 공통으로 보유하는 지식이 많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되면 각 플랫폼이 무엇이냐 보다는 그것들이 어떻게 합동작전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는 것이다. 셋째, 최근의 미 군사교리는 신속결전작전(RDO: Rapid Decisive Oper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신속결전작전에서는 입체성, 통합성, 정확성, 기민성 등이 강조되며, 미래전의 양상이 순차적이 아닌 동시병렬적 공지합동작전으로 치러질 것임을 보여준다. 미 합참 자료에 의하면 신속결전작전은 미래전을 위한 합동작전개념이다. 신속결전작전은 지식, 지휘통제, 효과 기반 작전(effect-based operations)을 결합하여 원하는 정치․군사적 결과를 얻기 위한 것이다. 신속결전작전에 의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적이 저항할 수 없는 방향과 차원에 걸쳐 비대칭적 공세를 펼쳐 작전의 조건과 템포를 주도하게 된다. 네트워크 중심전쟁 개념과 신속결전작전은 이미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통해 그 위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첨단기술 전쟁만이 미래의 전장을 지배할 유일한 변수는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미래의 전쟁은 첨단전쟁과 재래식 전쟁이 혼재하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크며, 비록 해․공군력과 정밀무기가 전세의 큰 흐름은 주도한다 하더라도 전쟁의 종결에는 여전히 소총 든 보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미국은 변화된 안보환경과 군사교리에 입각하여 새로운 동맹의 개념을 설정하고 이를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새로운 동맹개념의 핵심은 과거와 같이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고정된 지역적 동맹이 아니라 임무에 따른 유연한 연합과 연합국을 엮는 다차원 네트워크이다. 새로운 동맹개념에 부응하여 미 국방부는 점에서 선으로, 그리고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군사안보전략을 변화시키고 있다. 미국의 군사안보전략이 추구하는 변화는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첨단 IT 기술에 기반한 군사혁신과 군 변환으로 나타나고,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는 동맹국/기지 정책의 네트워크화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안보환경에 대처하는 미 군사력 변환은 동맹 네트워크, 군사역량, 그리고 글로벌 방위태세 세 가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방위태세 재편은 GPR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의 입장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글로벌 방위태세 조정과 그에 따른 동맹 네트워크 재편이다. 첫째, 글로벌 방위태세 조정은 미군의 해외배치를 새로운 안보환경의 실정을 정확히 반영하도록 조정하는 것이다. 냉전기 동안 미국은 적과 대치한 최전선에 요새화된 대규모 병력을 주둔시켜 적을 억지하고 동맹국 방어의 의지를 과시하며 적대행위 발생시 현장에서 즉시 대응하는 전략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냉전이 끝난 지금 미군은 변화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여 전개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의 대규모 영구기지에 덜 의존하는 대신 소규모 시설을 순환하는 배치방식을 따를 것이다. 둘째, 새로운 글로벌 방위태세의 핵심은 반테러 전쟁과 미래의 위협에 보다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다. 이를 위해 기존의 동맹관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새로운 동맹관계를 창출하고, 과거의 비우호적 국가들에게도 손을 내미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셋째, 글로벌 방위태세 조정과 함께 지속적인 군 변환이 병행되어야 한다. 과거 미군은 대규모 군대와 싸울 목적으로 편성되었으나 이제 소규모 테러 네트워크와의 싸움처럼 기민한 움직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덩치 크고 둔한 사단보다는 작고 모듈화된 여단, 첨단 통신, 제대간 합동성 및 통합, 그리고 신속하고 효율적인 조정이 더 선호된다. 네트워크중심전쟁과 합동 및 연합작전은 새로운 시대의 전쟁에서 필수적이다. 이러한 논의에서 알 수 있는 바는 21세기 군사안보환경에서 갈수록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증대되리라는 것과 미국의 군사전략이 그에 부응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 대 국가의 전쟁양상에서 21세기의 군사안보는 국가 대 네트워크의 전쟁양상으로 변화할 것이며, 전쟁의 지배적인 양상은 여전히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지지만 갈수록 전쟁에서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으로 연결되어 있다. 때문에 미국 군사전략의 변화는 한국의 안보에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그런 이유로 미국의 군사안보전략에 대한 포괄적 이해는 매우 중요하며, 새로운 군사전략에서 네트워크 특징이 드러나는 측면을 집중 분석함으로써 21세기 제국의 네트워크 전략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 또한 해외주둔정책 변화, 동맹국 정책의 변화, 대테러․반확산 연대의 구축 등 초강대국의 압도적 힘으로도 풀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군사안보전략의 네트워크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입장에서는 몇 가지 자문할 문제가 있다. 첫째, 우리는 왜 미국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며, 미국은 또 왜 한국과의 동맹을 필요로 하는지 냉철한 검토가 필요하다. 적어도 한반도가 평화적으로 통일되기까지는 한미동맹은 유사시 한국의 군사안보역량을 보완하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점차 가시화되는 중․러의 미국 영향력 확대 견제 움직임을 감안할 때 한미동맹은 미․일 안보협력을 보완하는 기능이 있다. 때문에 미국의 입장에서도 한미동맹은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할 때 한미동맹은 적어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긴밀히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한미동맹의 배타성, 특히 중국을 포위하는 것으로 비쳐질 우려를 어떻게 극복하는가가 향후 동맹의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둘째, 미국 군사안보전략의 세계적 변환을 염두에 둘 때 한미동맹의 과제는 무엇인가? 동맹조정의 과도기에 처하여 우리가 유념할 사항은 우선 한미동맹의 상호운용성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향후 한․미 양국은 동맹의 네트워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심사숙고해야 한다. 비록 미2사단의 한강 이남 이전으로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은 소멸되었지만 ‘신뢰의 인계철선’은 유지되어야 하고, 21세기에 제대로 기능하는 동맹이 되기 위해서는 양국 군대가 상호운용성 개념 아래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미국의 21세기 군사혁신의 구체적 표현인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단순히 자주 국방의 문제가 아니라,  21세기 한국 군사혁신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한미군 재배치는 걱정만 하고 있을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이제는 우리도 한국형 군 변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한국이 미국과 같은 첨단기술 위주의 군 변환을 추구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렇다면 한국이 우리의 처지에 맞는 군 변환을 추구하려면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우선순위에 대한 점검이 시급하다. 넷째, 갈수록 네트워크화하는 국제안보환경에서 우리는 어떤 네트워크를 주도해야 하나? 한미동맹이라는 큰 그물망 속에서 우리는 어떤 그물망을 쳐야 앞으로의 안보환경에서 우리의 생존을 확보하고 평화번영을 이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미국 주도의 그물망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맹강화의 이익이 동맹완화의 위험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앞으로의 세계는 국제정치의 힘센 행위자들이 이중 삼중으로 쳐놓은 거미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환경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미국 중심의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과의 네트워크를 경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이 살아갈 미래 환경은 한국 국내와 한반도, 동북아, 글로벌 차원에서 얽히고설킨 복합적 그물망의 시대이다. 우선은 미국이 쳐놓은 그물망을 잘 활용하고, 한반도 주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능력대로 독자적인 그물망을 치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북아에서는 당분간 점차 가시화되는 중-러의 군사 안보협력 강화에 미일동맹이 맞서는 구조가 추세이겠지만, 복합적 그물망 시대에 그것을 양자택일의 구조로 규정하여 우리 스스로 운신의 폭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우리 스스로 남을 얽어매는 거미줄을 칠 능력이 안 된다면 남이 쳐놓은 그물망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한국처럼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국가의 생존을 위한 지혜가 될 것이다. 저자 이상현, 세종연구소

이상현 2005-10-03조회 : 12541
기타
EARS 2호 전환기의 한미동맹과 국민여론

개요     EAI 여론분석센터(소장 이내영)가 여론분석 보고서 EARS Series 2 "전환기의 한미동맹과 국민여론"을 이내영 소장·정한울 선임연구원·정원칠 선임연구원의 공저로 발간했다. EARS Series는 주요 이슈에 대한 전문가와 일반인의 여론조사 결과를 EAI의 전문 연구원들이 분석하여 작성한 보고서로서 지난 해에는 EARS Series 1 "노무현 정부 국정 1년 평가와 전망"를 발간한 바 있다.       이번 EARS Series 2  "전환기의 한미동맹과 국민여론"은 2004년 7월에 EAI · CCFR · CIDE · COMEXI가  공동 기획한 "Global Views 2004 : 한국·미국·멕시코 3개국 대외인식 비교연구"의 여론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현재 최대 현안으로 되고 있는 한미동맹관계에 대한 양국 국민들의 인식을 경험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주한미군 감축으로 상징되는 동맹재편과정이 국민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균형 있게 분석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한 결과 한국의 반미여론을 근거로 한 한미동맹 위기론은 상당부분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한미동맹의 재편과정이 한국국민들의 대미인식을 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있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이러한 주장은 기존 인식에 대한 새로운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상당한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는데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목차       보고서를 펴내며 요약문 전환기의 한미동맹과 국민여론 Ⅰ. 서론 : 전환기의 한미동맹과 국민여론 Ⅱ. 한국사회의 대미인식 : 변동과 양극화 사이에서 Ⅲ. 한미동맹 위기론 : 그 허와 실 Ⅳ. 전환기의 한미동맹과 분화하는 대미인식 Ⅴ. 결론 참고문헌 부록1. 조사방법 개요 부록 2. 조사 설문지와 빈도표       EAI는 이후에도 우리사회와 한반도를 둘러싼 첨예하고도 민감한 문제를 여론조사라는 수단을 통해 심도 깊게 진단하는 것은 물론 관계 전문가들의 면밀한 연구를 통해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EARS Series는 그 결과물을 담아내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하게 될 것이다     저자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 정원칠, EAI 선임연구원  

이내영 정한울 정원칠 2005-05-11조회 : 12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