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는 국가이익뿐 아니라 국민의 삶과도 직결되는 외교안보 분야의 어젠다 설정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2004년 6월에 18명의 외교안보 전문가로 국가안보패널(National Security Panel: NSP)을 구성하였다. 이후 국가안보패널은 《21세기 한국외교 대전략: 그물망국가 건설》(2006), 《동아시아 공동체: 신화와 현실》(2008), 《21세기 신동맹: 냉전에서 복합으로》(2010), 《위기와 복합: 경제위기 이후 세계질서》(2011), 《2020 한국외교 10대 과제:n복합과 공진》(2013), 《1972 한반도와 주변 4강 2014》(2015), 《미중의 아태질서 건축경쟁》(2017) 등 일곱 권의 책을 출판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워킹페이퍼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⑦ AI 군사혁신의 전개 양상 전망: 혁신 속도에 대한 두 관점과 미·중 사례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패널(NSP)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국제정치 전반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주요 국가들의 인공지능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워킹페이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군사, 안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의 근본적 성격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배분 구조에도 중대한 변동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각국이 국가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자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효율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이 어떠한 인공지능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어떠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 제도와 글로벌 협력 메커니즘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 시리즈는 각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함과 동시에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Ⅰ. 서론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 확산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인간의 거의 모든 영역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 예상되며 군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산업혁명 수준의 기술 변화는 예외 없이 전쟁 수행 양상 전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왔다.[1] 소위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RMA)을 촉발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반 군사혁신의 전개 속도와 양상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의 범용성(general-purpose enabling technology)과 혁신성으로 인해 무기체계뿐 아니라 군사력 운용의 거의 모든 부분을 빠르고 혁신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 본다.[2] 반대로 다른 한편에서는 과거 대부분의 군사혁신 사례에서 볼 수 있었던 바와 같이 기술의 잠재성을 완전히 구현하는 혁신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그 전개 양상 역시 점진적이고 불균등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3] 향후 인공지능 군사혁신의 변화 속도와 양상을 예측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에서 15년 이상을 내다봐야 하는 군사기획 및 군사력 건설 정책 결정에 있어서 미래 전장의 양상을 전망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AI 기반 군사혁신이 급속히 전개되어 기존의 작전 양식이 비효율적인 것이 된다면, 전통적 플랫폼에 대한 지속적 투자는 기회비용이 될 것이다. 반면,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한 단계적 전환이 전략적으로 합리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혁신의 속도에 대한 상반된 이론적 관점을 우선 정리하고, 이어서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혁신 및 국방개혁 동향을 분석할 것이다. 이는 방대한 연구 및 비공개 자료에 대한 접근을 요구하는 것으로 한정된 지면 및 본 연구의 성격상 뚜렷한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이론적 논거와 현재까지 접근 가능한 공개 자료들을 바탕으로 향후 군사력 건설 및 전략 기획에 필요한 유의미한 통찰과 정책적 함의를 제시해 보고자 할 것이다. Ⅱ. 이론적 논의: AI 군사혁신에 대한 두 가지 관점 1. 급진적 혁신론: AI에 의한 전쟁의 급속한 변혁 급진적 혁신론은 기본적으로 인공지능(AI)이 전쟁 양상을 근본적으로 뒤바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관점에서 AI는 장궁이나 전차처럼 특정한 무기 하나를 의미하지 않으며, 전기나 내연기관에 비견될 정도의 범용 기반 기술로 간주된다.[4] 다양한 군사 분야에 AI가 파고들어 무기체계와 교리 전반을 재구성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으로, AI의 등장은 전쟁의 성격과 속도 자체를 급격히 변화시킬 새로운 혁신 동인이라는 것이다.[5] 실제로 미국과 중국 양국은 AI가 미래 전쟁의 방식을 바꿀 전략기술로 부상했다는 인식 아래 경쟁적으로 AI 군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AI의 범용성과 혁신성으로 인해 기존 무기체계와 작전개념은 빠르게 시대에 뒤처질 수 있다. 급진적 혁신론자들은 군사력의 AI 통합이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전체 작전개념의 재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AI를 기존 방식에 부분 적용하는 데 그친 군대는 근본적 혁신을 추구하는 군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으며, 미래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조직 구조와 교리를 파격적으로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6] 한편 이러한 기술 혁신의 적용 속도는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지정학적 환경에 의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2035년까지 군 현대화를 완성하고 AI 중심의 ‘지능화 전쟁’을 구현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며, 자율 무인 무기, 지능형 센서, 네트워크화 지휘통제 등 신세대 AI 전력의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7] 중국군의 이러한 급속한 AI 전력화 노력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에서 나타나는 공격적 행태와 맞물려 주변 안보 환경에 중대한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여 미국 국방부 역시 AI를 핵심 미래전 기술로 선정하고 민간의 혁신 역량을 군사 분야에 신속히 도입하는 방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양국의 경쟁 구도 속에서 AI 군사기술 개발 경쟁은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AI를 통해 누가 먼저 미래전의 주도권을 쥐느냐가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나아가 최근의 지역 분쟁들은 AI 군사혁신의 실전 검증과 확산을 촉진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모두에 의해 AI 신기술이 대거 적용된 최초의 전쟁으로 불리는데, 이는 AI 기반 드론 전력과 자율 무기 시스템이 국제규범이나 제도의 속도보다 앞서 전장에 투입된 사례로 평가된다.[8]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즉흥적으로 사용되던 도구들이 최첨단 체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통해, 일부 낮은 수준의 AI 기술조차 전쟁의 양상을 얼마나 빠르게 바꿀 수 있는지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공유되었다. 예컨대 우크라이나군은 AI로 표적 식별을 수행하는 자율 드론을 활용해 기동전을 펼쳤고, 러시아군 역시 이에 대응한 드론 군집 전술과 AI 유도탄 사용을 점차 늘렸다. 이러한 새로운 전술과 기술은 우크라이나라는 실험장에서 효과가 입증된 뒤 곧바로 타 지역 분쟁에 전파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지역분쟁의 절박한 안보 상황은 평시에는 검토 단계에 머물던 AI 혁신 기술의 조기 실전투입을 강제하고, 그 성공 사례를 글로벌 군대들이 빠르게 모방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술적 혁신성과 지정학적 압력이 맞물리면서 AI 군사혁신은 필연적이고 불가역적인 흐름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 급진적 혁신론의 입장이다.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 추세와 패권 경쟁의 안보 딜레마가 겹쳐 어느 한쪽도 AI 도입 경쟁에서 물러설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군사적 AI 활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2. 점진적 혁신론: AI 혁신의 지연과 완만한 변화 점진적 혁신론은 인공지능(AI)이 군사력의 중요한 촉진 요인임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단기간에 전쟁 수행의 ‘근간’을 바꾸는 급진적 변혁으로 직결되기보다는, 제도·조직·교리·인력·획득체계의 제약 속에서 완만하고 불균등한 방식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9] 즉, 기술 자체의 잠재력은 크더라도 그 잠재력이 전쟁 수행 방식의 구조적 전환으로 “완전히 구현”되기 위해서는, 군대가 오랜 기간에 걸쳐 학습·실험·조직 재설계·전력 구조 조정을 수행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첫째, 군사혁신은 기술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성립하지 않으며, 이를 운용하는 조직·교리·작전개념·인력 구성·훈련·평가 체계가 동반 재편되어야 한다.[10] 특히 AI는 소프트웨어·데이터 파이프라인·네트워크·보안·인증·시험평가 등 복합 인프라에 의존하므로, 기존 무기체계처럼 “도입-배치”의 선형적 확산보다, 데이터 접근성, 품질, 갱신 주기, 운용 환경의 변동성에 의해 성능과 신뢰도가 크게 좌우된다. 이러한 조건은 평시 관료제와 획득제도의 관성 속에서 신속히 충족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혁신의 속도는 기술 발전 속도보다 느리게 나타날 수 있다.[11] 둘째, 새로운 기술이 제공하는 비대칭적 우위는 단기간에 삭감될 수 있다. 특히 AI는 범용 기반 기술이므로, 한 편의 공격 우위만 빠르게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무력화·상쇄하는 대응(방어) 기법과 체계 역시 빠르게 등장시킬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드론 운용이 급증했음에도 전자전(EW)·재밍·스푸핑 등 대응이 빠르게 강화되면서, 상당수 무인기가 목표를 상실하거나 임무 실패를 경험했고, 이에 대응해 광섬유 케이블 기반 운용, 통신 상실 상황에서의 AI 항법·표적 기능 등 “대응-재 대응”의 혁신 경쟁이 전장 수준에서 가속되는 양상이 확인된다.[12] 이러한 상호 적응은 “새 기술의 결정적 우위가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진적 혁신론의 핵심 논거를 강화한다. 셋째, 초기 기술은 대체로 완성도가 낮고 신뢰성이 제한되며, 기존 무기체계를 즉각 대체하기 어렵다. AI는 특정 과업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으나, 전장 환경에서는 데이터의 분포 변화, 적의 기만·교란, 센서/통신 제약, 실제 전투 데이터의 부족 등이 성능을 급격히 저하시킬 수 있다. 또한 AI는 전술적 최적화에서 강점을 보이더라도, 전쟁의 불확실성과 전략적 맥락 판단을 자동으로 해결하는 수준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기존 무기체계의 대체”보다 “기존 체계의 보완·개량(augmentation)”이 우세하고, 전쟁 수행 방식의 근간이 한 번에 전환되기보다는 ‘부분 자동화–선별적 도입–운용 교리의 점증적 조정’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넷째, 국방예산과 획득체계 관점에서도 ‘대체’보다 ‘개량’의 선택이 장기간 유지될 유인이 강하다. 대형 무기체계는 기획·개발·시험·양산·전력화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며, 이런 장주기 구조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전력에 대한 지속 투자(업그레이드·수명연장·개량)를 유도한다. 더구나 획득 과정이 길어질수록, 전력화 시점에서 기술이 이미 구식이 될 위험이 커져 “무엇을 대체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어떻게 점진적으로 통합할 것인가”가 현실적 의사결정의 중심이 된다.[13]  다섯째, 전쟁은 고도의 위험이 동반되는 사태이므로, 검증되지 않은 방식의 전면 적용에는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 점진적 혁신론은 군이 ‘실패 비용’이 큰 영역에서 새로운 개념을 무리하게 전면 채택하기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실험·검증·교리화를 거쳐 확산시키는 경향이 강하다고 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무인·자동화 기술의 활용이 급격히 확산되었음에도, 전자전과 대공 방어의 압력 속에서 무인기의 손실이 대규모로 발생하고, 그 결과 무인체계는 “전면 대체”라기보다 “고 손실-고회전의 소모적 운용”과 결합되는 경향이 나타난다.[14]  여섯째, 우크라이나 전의 실상은 “혁신이 전장을 바꾸는 속도”와 “혁신이 전쟁 수행의 구조를 바꾸는 속도”가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술 차원에서는 드론·센서·AI 보조 기능이 전장의 가시성과 타격 절차를 변화시키고 있으나, 동시에 강력한 방어·교란 수단의 확산, 높은 소모율, 인간의 통제·판단·보급 체계의 중요성은 여전히 전쟁 수행의 중심에 남아 있다. 특히 무인 전력 중심의 ‘기술적 환상’이 평시에는 강화되지만, 기술적 대등성과 상호 확산의 조건에서는 오히려 인간·조직·산업 동원의 비중이 재 부각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종합하면, 점진적 혁신론은 AI가 군사 영역에 광범위하게 스며들되, 그 효과는 (1) 조직·교리·인력·획득체계의 변화 속도, (2) 대응 기술의 빠른 등장과 우위 삭감, (3) 데이터·신뢰성·검증의 한계, (4) 장주기 전력구조와 예산 제약, (5) 전쟁의 위험회피 성향에 의해 제약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단기(향후 5년 내외)에는 “AI에 의한 전쟁의 전면적 변환”보다 “기존 전력의 성능·효율을 높이는 선택적 통합”이 우세하고, 중기(10~15년)에도 혁신은 국가·군종·임무 영역별로 상이한 속도로 비 대칭적이고 점진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Ⅲ. 사례 분석: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AI 적용 현황 본 장에서는 위에서 검토한 이론적 관점을 기초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AI 적용 현황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상술한바 이러한 작업은 본질적으로 매우 방대한 연구를 요구한다. 현 시점에서 AI 군사혁신의 실체와 범위를 규정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15] 본 연구는 이러한 한계를 고려하여 지난 10여년 간 미중 양국의 주요 인공지능, 자동화, 드론 및 로봇화와 관련된 정책 이니셔티브에 대한 최근까지의 연구 및 평가 결과들을 종합해 보고자 한다. 1. 미국의 AI 군사혁신 현황 평가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이 가속화되던 2010년대 중반 첨단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질적 우위 창출을 선언하는 ‘제3차 상쇄전략’ 개념에 입각한 ‘국방혁신구상(DII)’을 발표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군사분야에 적용하는 노력을 본격화하였다.[16] 2015년 당시 국방 부장관 워크(Robert Work)에 의해 발표된 혁신 계획의 핵심은 ‘자동화’ 및 ‘로봇 도입(robotics)’이었다. 지난 10년 간 미국은 국방부 및 합참뿐 아니라 각군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 이니셔티브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와 로봇 도입을 위해 노력해 왔다. 본 연구에서는 이중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를 중심으로 현재까지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해 보고자 한다.  ‘프로젝트 메이븐’은 2017년 미 국방부가 시작한 “알고리즘 전쟁(AWCFT)” 프로젝트로서, 드론 영상 등의 정보 처리에 AI 머신 러닝을 도입하여 군사정보 분석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이려 한 시범사업이다. 프로젝트 메이븐은 초기에는 중동지역 대테러 작전에서 무인기 정찰 영상 중 적 목표물을 식별하는 임무로 도입되었으며, 인간 분석관을 보조하는 소위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 형태로 운용되었다.[17] 2018년 구글의 참여 철회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후 팔란티어(Palantir) 등의 민간 기업이 참여하여 발전을 거듭했다. 운영 조직 측면에서, 프로젝트 메이븐은 2022년 미 국방부 합동인공지능센터(JAIC)와 통합되어 국가지리정보국(NGA) 산하 공식 프로그램으로 격상되었고, 2024 회계연도부터 안정적 예산을 확보하였다. 미 NGA 국장은 2023년 메이븐 이관 후 “짧은 기간 내 주요 기술적 도약을 이루었고, 이미 미국의 가장 중요한 작전들에 공헌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18] 실제로 2024년 2월 미 중부사령부는 “메이븐 AI 알고리즘이 해당 월 중동 지역에서 수행된 85회 이상의 공습 표적 선정에 기여했다”고 공식 확인하였으며, AI가 이라크·시리아의 공습 표적 식별과 예멘의 적 로켓 발사대 탐지, 홍해의 수상 위험물 식별에 활용되어 이후 실제 타격으로 이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19]  이처럼 메이븐은 실전에서 정보분석 속도 향상에 실질적 성과를 보였고, 2025년에는 NATO가 메이븐 기반의 AI전장 시스템을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국제적 확산 사례도 등장하고 있어[20] 성공 사례가 축적되면서 그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질 전망이다. 종합하면, 프로젝트 메이븐은 기술적 성숙과 조직 흡수에 성공하여 일부는 이미 미군 정보 자산으로 전력화된 상태이며, 실전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입증해 가고 있는 중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미 국방부가 추진 중인 JADC2는 모든 센서와 모든 사격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AI와 데이터 융합을 통해 신속한 군사 의사결정을 지원하려는 차세대 지휘통제 개념이다. 2022년 국방부는 JADC2 전략과 이행계획을 수립하였고, 2024년 초에는 최소한의 운용능력(Minimum Viable Capability)이 확보되어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실전 배치되었다고 발표되었다.[21] 실제로 2023년 예멘과 시리아에서의 드론 군집공격, 미사일 위협 대응 작전에 JADC2 초기 버전이 활용되어, 여러 센서 정보가 통합된 ‘공동 교전상황도(Common Operational Picture)’를 통해 함정과 전투기가 실시간 표적 격파 결정을 내리는 데 기여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JADC2 개념은 일부 전구에서 시험 운용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완전한 통합 구현에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있는 것으로 평가된다.[22] 미 회계감사원(GAO)은 2025년 보고서에서 “JADC2 구현을 위한 명확한 범주 정의와 성과측정 체계 부재”를 지적하면서, 각 군이 독자 투자한 시스템들이 JADC2 비전에 부합하는지 종합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AO에 따르면 “모든 센서를 모든 화력에 연결”하겠다는 초기 구상은 비현실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조정되었으며, DOD 차원에서 투자 가이드라인과 성과 지표가 부족하여 JADC2 추진 현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평가한다. 요약하면 JADC2는 일부 작전환경에서 시험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으나, 전군적 실전 운용 수준의 통합에는 이르지 못한 단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이니셔티브는 2023년 미 국방부 부장관 캐슬린 힉스가 발표한 혁신 구상 및 실행계획으로, 향후 2년 내 수천 대의 자율 무인체계를 획기적으로 증강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 구상은 공중, 해상, 지상 등 다영역에서 저비용 소모형(attritable) 드론을 “복제”하듯 대량 배치하여, 유사시 중국군의 방어망을 포화공격으로 무력화하거나 임무 수행 능력을 마비시키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다.  레플리케이터 계획은 발표 당시 추가 예산 없이 기존 예산의 전용과 획기적 획득 간소화를 통해 2025년까지 초기 성과를 내겠다는 과감한 목표를 내세웠다. 혁신 이행도 측면에서, 2024년 중반까지 미 국방부는 레플리케이터의 1단계로 자폭 드론 ‘Switchblade 600(공군)’과 소형 ‘고스트-X 드론(육군)’, ‘무인 수상정’ 등 여러 플랫폼을 선정하여 인도·태평양 사령부에 시범 배치했다고 밝혔다.[23] 2024년 5월에는 이미 일부 레플리케이터 드론이 인도·태평양 지역 미군에 인도되었으며, Hicks 부장관은 “전장 중심 혁신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24]  그러나 전력화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의회조사국(CRS)은 2025년 보고서에서 “당초 2025년 여름까지 수천 대 무인기를 전력화 하려 했으나, 해당 시점까지 수백 대 정도 배치에 그쳤다”는 전직 국방관리의 평가를 인용하며 초기 목표 대비 지연을 시사했다.[25] 또한 레플리케이터 추진과정에서 기밀성 유지로 정보공개가 제한되어 의회의 감독이 어렵고, 기존 전력과의 예산 경합 문제도 제기되었다. 기술적으로도 다 영역 드론 군집의 통합지휘, AI 자율성, 통신망 보안 등 난제가 남아있어, 전문가들은 미 군수획득체계의 관료적 장벽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한다.[26]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플리케이터 이니셔티브는 기존 사업과 달리 초 단기 성과를 중시한 “경로개척자(pathfinder)” 접근으로 미군 조직에 충격을 주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27] 향후 1~2년 내 소규모라도 실전배치에 성공한다면 혁신의 촉매가 될 수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부분적인 시험 단계로 평가함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2. 중국의 군사 AI 적용과 드론/무인체계 운용 사례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시진핑 집권기 들어 “지능화 전쟁(智能化战争)” 전략을 표방하며 AI를 중심으로 한 군사혁신을 국가적 중점으로 추진해왔다. 이는 정보화를 넘어 AI, 빅데이터, 자율 무인체계 등 첨단기술을 전쟁수행 전반에 활용하여 미래전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개념이다.[28] 구체적으로 PLA는 AI 기반 지휘통제체계, 드론 군집(swarm) 전술, 자율 무인 플랫폼 등 지능형 무기 개발을 핵심 분야로 설정하고, 최근 10년간 연구개발과 실증 실험에 매진해왔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대표적 혁신 노력에 대한 미국 내 평가를 기초로 그 기술적 진척과 전력화 수준을 평가한다. 중국군의 지능화 전쟁 개념은 2017년 당 중앙군사위원회 업무보고와 2019년 국방백서 등에 등장한 이후, PLA 현대화 노선의 핵심 기조로 자리잡았다. 지능화란 AI 기술을 모든 전쟁 영역에 확대 적용하여, “알고리즘 우위”로 적을 압도한다는 구상으로 정의된다. 중국은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 지능화 무기 및 장비 발전을 명시하고, “세계 군사강국 도약”을 위한 전략적 기회로 AI를 활용할 것임을 선언하고 있다.[29] 기술 개발 측면에서, 머신 러닝, 자율제어, 인간-기계 팀 구성(Human-Machine Teaming) 등의 분야에 군민융합을 통해 투자를 확대했고, 인공지능 연구를 주도할 국방과학기술대학(NUDT) 및 민간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적극 장려했다. 조직적으로는 합동참모부 산하에 지능화 추진 기구를 두고, 육해공군 및 미사일군, 전략지원군 별로 AI 활용 시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30] 예를 들어 2020년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 주관으로 개최된 “연합 지휘 알고리즘 경쟁”에서는 AI로 가상의 도서(島嶼) 상륙전 시나리오에서 정찰·전자전·화력 Strike 계획을 수립하도록 겨뤘는데, 이는 대만 공격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31] 이러한 모의전을 통해 PLA는 AI 알고리즘의 전술 의사결정 능력을 시험하고 인간 지휘관과의 협동 방안을 모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지능화 전략의 추진으로 이론·개념 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이루어졌다. 미 국방부 보고서는 “PLA 전략가들은 AI 등 신기술이 방대한 정보 처리와 기계속도의 의사결정을 가능케 하여 미래전에서 인지우위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32] 또한 중국군은 “지능화된 작전개념”으로서 지능 군집 소모전, AI 기반 우주전, 인지통제 작전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유·무인 복합체계와 분산형 ISR을 통한 전장 네트워크화를 구상 중이다.[33] 그러나 실질적 이행 수준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중국군 내부 문헌에서도 “미군 대비 AI 기술 군사적 활용에서 격차”, 데이터 품질과 네트워크 보안 미흡, AI 신뢰성 부족 등이 우려 사항으로 지적된다.[34] 즉, 개념적으로 지능화 전략이 정립되고 광범위한 실험이 진행 중이지만, 이를 현실 전력에 완전히 반영하기까지는 상당한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예를 들어, 중국 매체에 따르면 현대전에 응용할 AI 알고리즘이 수백만 회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술방안을 도출해내었고, 일부 AI 결정 지원 기능이 지휘소 훈련에 적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전 배치된 AI 지휘통제 시스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정보가 거의 없다. 중국군 관계자들도 AI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신뢰할 수 없는 AI에 생사를 맡길 수 없다”, “AI 오작동이 아군 피해나 예기치 못한 확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35] ‘드론 군집(swarm)’은 중국이 비대칭전력 강화를 위해 집중 투자한 분야로, 다수의 무인기들이 자율 협동하여 표적을 포위 공격하거나 교란하는 개념이다. 중국군은 드론 군집을 통해 상대의 방공망을 압도하고, 유인전력의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대량의 소모형 기체로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한다.[36] 기술적 진척 면에서, 중국은 지난 수년간 여러 기록적 시연을 선보인 바 있다. 2018년 중국전자과기그룹(CETC)은 고정익 드론 200대 군집비행에 성공하여 당시 세계 기록을 세웠고, 2020년에는 경량 전술 차량에 48셀 드론 발사기를 탑재해 소형 자폭 드론 48대를 일제히 발사하는 테스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37] 해당 소형 자폭 드론(loitering munition)은 카메라로 표적을 탐지한 후 목표에 돌입하는 형태로, 순항미사일과 무인 공격기의 중간 전력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군집 드론 기술의 전력화 여부는 분명치 않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해당 시스템이 PLA에 실제 배치되었는지는 불투명하며, “AI 반응속도 지연”, “전파 재밍 대응 취약” 등 해결해야 할 기술 문제가 남아있음을 인정한다.[38] 예컨대 2020년 티베트 군구 훈련에서 소규모 드론 편대를 운용한 사례가 있으나, 이는 정찰 및 보급용으로 알려졌을 뿐 대규모 군집공격 전력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39]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군산일체화’를 통해 군집 드론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공군 공정대학이 주최한 “무인쟁패(无人争锋)” 경연대회에서는 대학·기업팀들이 드론 군집 항전 알고리즘을 겨뤄 우수작을 선정한 바 있고, CETC 산하 연구소들이 스마트 군집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40] 종합하면, 중국의 드론 군집 기술은 시연 단계에서 세계 선두권 수준의 도약을 이루었으나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할 전력으로 전환했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어려우며 앞으로도 수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는 의견이 다수다. 향후 대만해협 등에서 드론 군집이 전개되었다는 징후가 나타날 경우 중국의 전력화 성공을 가늠할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는 시험적 운용 단계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Ⅳ. 비교 평가: 혁신 속도에 대한 이론적, 현실적 평가의 교차 미국과 중국 양국 모두 지난 10년간 AI 기반 군사혁신을 전략적으로 추진해왔지만, 이행 양상과 전력화 성과에는 일정한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프로젝트 메이븐처럼 구체적이고 한정된 임무에 AI를 적용한 사례는 조직에 흡수·전력화되어 실전적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JADC2처럼 광범위한 통합체계 구축을 요하는 혁신은 기술·조직·예산의 난맥 속에 부분적인 진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41] 한편 중국은 최고지도부 주도로 전군 차원의 AI 비전을 추진하여 개념 정립과 기술 실험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드론 군집 등 일부 분야에서는 시범 능력에서 미국을 앞서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전 경험 부재와 기술 신뢰성 한계로 인해, AI 체계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점에서 양국은 공통된다. 결국 혁신의 최종 시험대는 실전이며, 전쟁이 수반하는 고도의 위험성과 불확실성, 소위 ‘전쟁의 안개’를 고려할 때 “전장에서 활용 가능 수준에 이르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아직 미중 양국 모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업에서 급진적 혁신론이 예측한 혁신적인 양상이 보였고 미중 경쟁과 지역 분쟁 빈발이 이를 가속화한 것이 사실이나 점진적 혁신론이 지적하는 지체와 지연의 양상도 광범위하게 관찰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역 분쟁은 혁신을 시험하는 장이 되고 있으나 전통적 작전 양상의 지속성과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도 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고 드론과 저가의 다수 전력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어 리플리케이터를 추진했지만, 동시에 ‘대규모 재래전의 병참과 생산력이 결정적’이라는 점도 깨달았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분석하며 AI 무기가 고강도 지역전에서 결정타가 되지 못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자신들이 구상하는 지능화전에서도 인간 지휘, 재래식 화력과의 조화를 강조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급진적 전망이 현실의 마찰을 만나 수정되는 과정으로 점진적 혁신론과 부합한다. 다시 말해, 양국 모두 AI에 의한 작전 혁신을 적극 모색하면서도, 현재의 군사적 현실과 교훈을 반영하여 기대치를 현실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면성이 현 상황의 본질이며 미래의 전쟁 양상이 결국 상당 기간 ‘혁신과 지속의 복합물’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현실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사항은 비교적 명확해 보인다. 극심한 군사적 경쟁 상황 하에서 각국의 군은 인공지능 기반 기술의 잠재적 효과를 잘 인식하고 있으며 상대가 이를 충분히 활용할 경우 매우 큰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잘 인식하고 있다. 즉 미래전으로의 전환을 게을리할 ‘여유’란 없다. 다만 새로운 기술로 기존의 전쟁 수행 체계를 대폭 대체하기에는 여전히 이르다고 본다.  따라서 노력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된다. 첫째, 충분한 신뢰성을 갖추기까지 완성도 높은 새로운 전쟁 수행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노력을 지속하며 이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둘째는 상대가 사용할 완성도는 낮으나 비대칭적 방식의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역시 낮은 수준의 비대칭적 대응책을 준비해 두는 것이다. 요컨대 미래전적 요소는 당장 전장의 전반을 바꾸기보다 이를 비대칭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와 다시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의 국방 및 군사기획은 이처럼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고 복합하는 다중적 기획의 틀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   [1]박상섭, 『테크놀로지와 전쟁의 역사』, 서울, 아카넷, 2018. [2]Darrell M. West and John R. Allen, Turning Point: Policymaking in the Era of Artificial Intelligence, Washington, DC: Brookings Institution Press, 2020; Priyesh Mishra et al., Code, Command, and Conflict: Charting the Future of Military AI, Cambridge, MA: Belfer Center, Harvard University, 2025. [3]Radha Iyengar Plumb and Michael C. Horowitz, “Is the Pentagon Slowing Artificial Intelligence Adoptio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August 21, 2025. [4]Zachary Burdette, Dwight Phillips, Jacob L. Heim, Edward Geist, David R. Frelinger, Chad Heitzenrater, and Karl P. Mueller, An AI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How Artificial Intelligence Could Reshape Future Warfare, Santa Monica, CA: RAND Corporation, June 2025. [5]Joshua Glonek, “The Coming Military AI Revolution,” Military Review, May–June 2024. [6]Zachary Burdette et al., 2025, p. 2. [7]Joshua Glonek, 2024, pp. 91-92. [8]David Kirichenko, “How AI Is Eroding the Norms of War: An unchecked autonomous arms race is eroding rules that distinguish civilians from combatants.” AI Frontiers, May 27, 2025. [9]Barry R. Posen, The Sources of Military Doctrine: France, Britain, and Germany Between the World Wars, Ithaca, NY: Cornell University Press, 1984; Stephen Peter Rosen, Winning the Next War: Innovation and the Modern Military, Ithaca, NY: Cornell University Press, 1991. [10]Michael C. Horowitz, The Diffusion of Military Power: Causes and Consequences for International Politics,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0. [11]Lance Menthe, Li Ang Zhang, Edward Geist, Joshua Steier, Aaron B. Frank, Erik Van Hegewald, Gary J. Briggs, Keller Scholl, Yusuf Ashpari, Anthony Jacques, Understanding the Limits of Artificial Intelligence for Warfighters, Volume 1, Summary, Santa Monica, CA: RAND Corporation, January 2024. [12]UK Parliament Parliamentary Office of Science and Technology, Electromagnetic (Electronic) Warfare, London: POST, July 10, 2025. [13]Mary E. Oakley, Weapon Systems: Key Aspects of DOD’s Capability Development and Acquisition Process, testimony before the Subcommittee on Seapower and Projection Forces, Committee on Armed Services, House of Representatives, GAO-25-107928, Washington, DC: U.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May 21, 2025. [14]Dominika Kunertova, Tomorrow’s Drone Warfare, Today’s Innovation Challenge: Learning from the Ukrainian Battlefield, Zurich: Center for Security Studies, ETH Zurich, May 2024. [15]인공지능 기술의 범용성과 혁신성을 고려할 때 이 기술이 전쟁 수행 방식 및 국가 간 군사력 균형을 어떻게 변화시켜나갈지를 예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군사 강국들은 예고된 미래전 경쟁에 대비하여 군사혁신 및 국방개혁 방향을 정책적 수준에서 구체화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은 핵 지휘통제 등 핵무기 운영방식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주요 국가들 사이의 핵 균형 및 군사력 균형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는 전략무기에 대한 균형은 그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모든 국가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고 그 결과 대체적 균형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핵을 제외한 재래식 무기체계 및 전장에 분석을 한정한다. 참조: 설인효, “미래전과 데이터 기반 지능형 통합체계 구축: 미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사례 분석을 중심으로,” 『전략연구』 31 (3), 2024. [16]설인효, 박원곤, “미 신행정부 국방전략 전망과 한미동맹에 대한 함의: `제3차 상쇄전략`의 수용 및 변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국방정책연구』 115 (1), 2017. [17]윤대엽, “국방 인공지능 전환과 디지털 군사혁신: 메이븐 프로젝트와 러우전쟁의 교훈,” 『한국정치연구』 34 (2), 2025. [18]Jaspreet Gill, “NGA making ‘significant advances’ months into AI-focused Project Maven takeover,” Breaking Defense, May 24, 2023. [19]Mina Al-Oraibi, “US used AI to find targets for strikes on Syria and Yemen,” The National (relying on Bloomberg report), February 26, 2024. [20]Billy Mitchell, “NATO inks deal with Palantir for Maven AI system,” DefenseScoop, April 14, 2025. [21]Jon Harper, “US military deploys new JADC2 capability to Middle East,” DefenseScoop, April 3, 2024. [22]U.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 Defense Command and Control: Further Progress Hinges on Establishing a Comprehensive Framework, GAO-25-106454, April 8, 2025, pp. 1–3. [23]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DOD Replicator Initiative: Background and Issues for Congress, IF12611, updated November 2025, p. 2. [24]Patrick Tucker, “First Replicator drones already in Indo-Pacific, DOD says,” Defense One, May 23, 2024. [25]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2025. [26]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2025. [27]Brandi Vincent, “In wake of Project Maven, Pentagon urged to launch new ‘pathfinder’ initiatives to accelerate AI,” DefenseScoop, July 18, 2023. [28]Office of the Secretary of Defense,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RC 2023, Department of Defense report, October 2023, pp. 114–115. [29]Sam Bresnick, China’s Military AI Roadblocks: PRC Perspectives on Technological Challenges to Intelligentized Warfare, CSET Reports, June 2024. [30]Marcus Clay, “The PLA’s AI Competitions: Can the new design contests foster a culture of military innovation in China?” The Diplomat, November 5, 2020. [31]Marcus Clay, 2020. [32]Office of the Secretary of Defense, 2023, p. 97. [33]Office of the Secretary of Defense, 2023, p. 97. [34]Sam Bresnick, 2024, pp. 1-2. [35]Sam Bresnick, 2024, pp. 29-30. [36]John Harper, “US military deploys new JADC2 capability to Middle East,” DefenseScoop, April 3, 2024. [37]Ryan Pickrell, “China is practicing unleashing swarms of suicide drones packed with explosives from the backs of trucks,” Business Insider, October 16, 2020. [38]Ryan Pickrell, 2020.  [39]Antoine Bondaz & Simon Berthault, “China’s use of drones in the Sino-Indian border dispute: a concrete example of civil-military integration,” Foundation for Strategic Research Report, July 2023. [40]Marcus Clay, 2020.  [41]U.S.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GAO), 2025, p. 11.   ■저자: 설인효_국방대학교 전략학부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설인효 2026-01-27조회 : 136
워킹페이퍼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⑥ 한국 국방 AI의 발전 과정과 미래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패널(NSP)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국제정치 전반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주요 국가들의 인공지능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워킹페이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군사, 안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의 근본적 성격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배분 구조에도 중대한 변동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각국이 국가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자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효율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이 어떠한 인공지능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어떠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 제도와 글로벌 협력 메커니즘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 시리즈는 각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함과 동시에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Ⅰ. 서론: 국방 AI 정책의 개념과 군사혁신 AI는 이미 일상생활 전반에 깊이 스며들었으며, 예상보다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국방AI를 군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으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통합된 AI는 기술 그 자체의 우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정책적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국방AI의 경우, 시장이 정부 주도로 형성되고 보안상의 제약으로 민간 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책은 국방AI의 발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국방AI가 정책을 통해 어떠한 경로로 발전해 왔는지, 그리고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선 본 고에서 논의할 국방AI정책의 개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책이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채택한 행동방침을 의미한다. AI정책이라는 용어에서 AI는 정책의 목적 혹은 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국방AI정책의 선도국인 미국은 AI를 정책의 수단으로 이해하고 있다. 미 국방혁신위원회(DIB, Defense Innovation Board)는 「AI 원칙: 미 국방부에서 AI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권장사항」(2019)[1] 보고서에서, AI를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처리 기법과 기술, 그리고 해당 과정을 수행하는 추론 능력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이러한 AI 구성요소를 포함한 무기체계나 통합체계를 ‘AI체계(AI systems)’로 규정하였다. 이와 함께, 국방 분야의 ‘자율(autonomy)’ 개념은 AI와 동일하지 않다는 점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미 국방부 지침 DoDD 3000.09 「Autonomy in Weapon Systems」는 자율을 인간의 지시나 개입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인간이 해당 체계를 감독하거나 관찰할 수는 있으나 추가적인 지시 없이 사령관의 의도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본다. 일부 자율체계가 소프트웨어 구조상 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AI 외의 다른 기술적 방법으로 구현될 수도 있기 때문에 두 개념은 동일하지 않다. 결국 이러한 정의를 종합하면, 국방AI정책에서의 AI는 정책의 목적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로서의 과학기술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적 정리를 토대로 보면, ‘국방AI정책’은 AI라는 수단을 활용하여 국방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정책적 접근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단순히 AI 기술의 개발·활용을 넘어 안보적 목적을 지닌 전략적 정책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실제로 AI 역량의 부족은 정치·군사 지도층 사이에서 국가적 위협으로 인식되며 AI는 군사 전략과 교리의 변화를 수반할 정도로 군사혁신(military innovation)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때 군사혁신 개념은 국방AI정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군사혁신은 기원전 전쟁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군사안보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의 핵심 주제였으며, 그 정의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그리썸(Grissom 2007, 906-907)은 군사혁신 관련 문헌들을 검토하면서, 군사혁신이란 단순히 작전 실무(operational praxis)에 변화를 가져오는 수준이 아니라, 이러한 변화가 전투 상황에서 군사적 효과성을 상당히 향상시키는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썸(Grissom 2007)은 군사혁신에서 기술발전을 중요한 요소로 다루지 않았는데, 이는 군사혁신에서 기술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이 지배적일 것이라는 통념과는 배치된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군사적 변화가 단순히 새로운 기술에 뒤따른다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새로운 무기체계가 군이 아닌 과학자 및 기술 전문가 그룹에서 나오는 것으로 가정한다(Farrell and Terriff 2002, 13-14). 그러나 기술발전이 군사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독자적인 요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기술발전이 있더라도 이를 어떻게 군사적으로 운용할지 모색하는 것은 군사혁신의 핵심 요소이며, 기술발전과 실제 군사적 효과 사이에는 종종 시간차(time lag)가 발생하기도 한다. 전차의 첫 실전배치는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캉브레에서 있었으나, 이를 운용하는 전격전과 같은 제병연합(combined arms)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 에서야 비로소 나타난 데에서도 볼 수 있다(Horowitz and Pindyck 2023, 92-93). 결국 이러한 이론적 논의는, 국방AI정책을 ‘군사혁신의 제도화 과정’으로 이해하는 본 연구의 분석 틀로 이어진다. AI 기술의 발전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를 국방 영역에 어떻게 적용하고 운용하여 실질적인 군사적 효과성을 확보할 것인지를 함께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그러한 노력이 자원의 우선적 배분과 정책적·제도적 지지 기반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방AI정책은 AI 기술을 국가안보와 군사력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통합하려는 전략적 시도이자, 기술혁신이 군사혁신으로 제도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을 토대로, 각 정부의 국방AI정책 발전 양상을 분석하고 한국형 국방AI정책의 향후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AI 기술의 의제화(박근혜 정부) 1) AI 의제 부상(2016) 이전 AI 기술의 발전은 국방AI가 주요 의제로 부상할 수 있었던 근본적 배경이며, 한국에서도 2016년 알파고(AlphaGo)의 대흥행으로 AI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이미 그 이전부터 IT를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은 국가적 관심사였다. 한국은 후발주자로서 IT·ICT 산업 육성을 정부 주도로 추진해왔다.[2] 이에 따라 특정 기술이 정책의제로 채택되면 적극적인 육성과 투자가 뒤따르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AI도 초기에는 과학기술 부처 중심의 연구개발 과제 정책이 주로 추진되었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미국의 국방정책과 제도적 영향을 강하게 받아왔다는 역사적 맥락에 따라 국방AI가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미군정기 이후 한미연합훈련과 한미안보협의회의 (SCM) 등 정례적 교류를 통하여 한국은 미국의 국방정책 변화를 민감하게 수용해왔으며, 2016년 SCM에서 양국이 AI 기반 전투로봇 공동개발을 논의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또한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축 압박 속에서 첨단기술로 전력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며, AI에 대한 군의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2014년 통영함 군납비리 사건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인해 국방정책 전반이 위축되었다. 정부는 방위사업비리근절TF와 감사조직 신설 등 강도 높은 통제체계를 마련했지만, 이로 인해 국방연구개발과 방산정책은 활성화보다는 감독과 규제 중심으로 전환되었다. 이러한 경직된 분위기는 국무회의 발언에서도 확인되며, 결과적으로 국방AI가 태동하기에는 제도적 추진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 AI 의제 부상(2016) 이후 2016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제시한 ‘4차 산업혁명’ 개념은 AI를 핵심 의제로 다뤘으나, 당시 한국 정부 차원에서는 곧바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 해 3월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대국이 전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AI가 폭발적인 사회적 의제로 부상하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주요 부처들은 잇달아 AI 관련 정책을 발표했고, 박근혜 대통령 또한 국무회의에서 관계 부처에 장기적·전략적 대응을 지시했다. 이러한 관심은 ‘지능정보 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으로 구체화되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부터 ‘지능정보 민관합동 자문위원회’를 운영하며 전략 수립을 준비해왔고, 알파고(AlphaGo) 대국 이후 2016년 4월 관계부처 합동 대책 수립에 착수해 2017년 최종 확정·발간했다. 해당 대책은 지능정보기술 육성, 산업 진흥, 인재 양성 등을 포괄하는 범정부적 첫 AI 종합 계획이었다. ‘지능정보 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에서 국방과 관련된 내용은 간결하지만, AI에 대한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던 만큼 기존에 수행하고 있던 자율·무인로봇 관련 과제를 중심으로 개략적인 정책방향성을 잡았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분야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인간의 인지·판단에 주로 의존하는 국방시스템에 지능정보기술을 적용하여 병력자원 감축에 대비하고 작전수행 및 전력지원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장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 계획안을 살펴보면, 주·야간, 날씨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정밀탐지가 가능한 지능형 경계·감시시스템을 개발하여 전군에 배치(’17∼’25)하여 DMZ 경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 각종 국방 지휘·통제 체계에서 획득한 수많은 정보자원을 통합, 분석하여 지휘관의 판단을 지원하는 인공지능 작전참모를 개발·활용(∼’30)하겠다는 계획, 딥러닝 기반 군 전력장비 수리부속 수요 예측시스템을 개발·적용하여 국방예산을 절감하고 군 장병 개인 맞춤형 의료지원체계 구축(’17∼’25)하겠다는 계획이 있다. 또한 이를 구현하기 위해 지능정보 응용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사항이 언급되어 있다. AI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태동했으나 2016년 12월 대통령 탄핵 사태로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면서 초기의 한계는 불가피했다. 이로 인해 ‘지능정보 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은 4차 산업혁명 대응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이행에는 제약이 따랐다. Ⅲ. 국방 AI정책의 형성(문재인 정부) 1) 범정부 차원의 AI 정책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5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당시 5대 국정목표 중 하나인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해 ‘과학기술 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국정전략 8번)’을 국정전략으로 내세우고 6개의 국정과제를 제기했는데, 이 중 ‘소프트웨어 강국, ICT 르네상스로 4차 산업혁명 선도 기반 구축(국정과제 33번)’,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 산업 발굴·육성(국정과제 34번)’이 인공지능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과제라 볼 수 있다. 국방 측면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국정목표를 위해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을 국정전략을 세우고, 국방과학기술과 관련한 국정과제로 ‘방산비리 척결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국정과제 88번)’이 제시되었다. 이전 행정부의 방산비리 파문이 다음 행정부의 기조에도 영향을 줄 만큼 큰 사건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국정과제는 인공지능이 핵심은 아니었으나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추진계획에 해당하는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이전 행정부만큼 국방과학기술을 부흥할 것을 주문하는 요구는 약해졌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와 별도로 ‘4대 복합·혁신 과제’를 선정해 국가 비전을 구현하고자 했으며, 그중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혁신 창업국가’를 핵심 과제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인재양성, 도전적 R&D 체계 구축, 첨단기술 산업 육성 등을 추진했다. 과학기술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이루어졌으며, 국방과학기술에 한 언급은 줄었지만 과학기술 중심 정책 기조는 국방 분야에도 영향을 미쳤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2017년 출범 후 「I-Korea 4.0: ICT R&D 혁신전략(2018)」을 통해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스마트국방’ 구상을 포함했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AI R&D 전략(2018.5), 데이터 산업 활성화 계획(2018.6)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데이터·AI 경제를 혁신성장의 핵심으로 격상했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은 AI·빅데이터·네트워크 기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촉진하며, 국방을 포함한 공공 부문에서도 지능화 기술 도입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3] 2019년 중반 이후 AI는 국가 정책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선포식’(2019.6)에서 2030년까지 세계 4대 제조강국 도약을 목표로 AI 기반 산업지능화 및 국가전략 수립을 공식화했고, 이어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2019.10)에서 ‘AI 기본구상’을 선언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같은 해 12월 범정부 차원의 첫 「AI 국가전략」을 발표하며, AI를 국가 혁신정책의 중심축으로 제도화했다. 또한, 2019년 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정부는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2020년 7월 발표했다. 이 정책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로 구성되었으며, 특히 디지털 뉴딜은 D·N·A(디지털·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아 국가 AI 정책의 중추적 근거가 되었다. 2) 국방 차원의 AI 정책 2017∼2018년 동안 국방부는 다른 부처들과 달리 4차 산업혁명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지는 못했으며, 국방개혁 2.0 기본계획(2018.7)의 발간 전까지 관련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당시 국방부는 「국방과학기술 방위산업 진흥법」 제정과 미래도전기술개발도입을 위한 「방위사업법」 개정을 추진하며, 첨단과학기술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주력했다. 이 시기 국방부·과기정통부·방위사업청이 공동으로 추진한 「과학기술 기반 미래국방 발전전략」(2018)은 AI보다는 무인화·초 지능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국방에 접목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중점을 두었다. 이는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 경직된 제도를 완화하고, 국가 R&D 역량을 통합하여 과학기술 선도형 국방력을 구축하려는 초기 시도였다. 2019년 국방부는 ‘스마트 국방혁신’을 핵심 기조로 삼아, 국방개혁 2.0과 연계한 첨단화·효율화 정책을 본격 추진했다. 이를 위해 국방부 차관이 단장인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단’을 출범시켜 민간 첨단기술의 군 적용(spin-on)과 그 결과의 민간 환류(spin-off)를 통해 정부–민간 기술 역량을 통합하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인구절벽, 재원 제약, 인권·복지 요구 증대 등 새로운 제약 요인을 첨단기술로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었다. 다만 이 시기의 관심은 AI 기술 그 자체보다는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군에 적용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민간에서 발전된 기술을 국방에 도입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AI국가전략(2019)」에서도 국방부는 ‘산업 전반의 AI 활용 전면화’라는 기조 아래 국방 지능형 플랫폼 및 데이터 센터 구축, 지휘체계 지원 AI 개발 계획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국방백서에서 ‘인공지능’ 언급 횟수는 2018년 7회에서 2020년 24회로 증가했다. 또한, 2018년부터 노력해 온 방위사업 관련 법령 정비 결과가 2020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AI를 비롯한 국방과학기술 중심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만들어졌다. 가장 큰 변화는 하나의 방위사업법 체계로 되어 있던 것을 방위산업 육성 분야와 국방과학기술 분야에 각각 개별법을 만들어 3개의 분법체계로 구조화한 것이다(국방부, 2020: 109-110). 방위산업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위산업 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제정 2020.2.4., 시행 2021.2.5.)」은 사업 규모가 크거나 위험도가 높은 사업 등을 방위산업 국가정책사업으로 지정하고 지체상금 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연구개발 분야에서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제정 2020.3.31., 시행 2021.4.1.)」은 계약 방식으로만 추진해왔던 국방R&D에 협약 방식을 도입하고, 기술개발에만 적용했던 성실수행인정제도를 일부 무기체계 연구개발까지 확대하는 등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개발지원책을 마련했다. 「AI국가전략(2019.12.)」 이후 2020년부터는 국방부가 본격적으로 AI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총괄하기 위한 조직을 개편하고 추진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국방부에서 국방AI는 정보화 기획관실이 주로 관련 정책을 주도해왔다. 정보화 기획관실은 정보화 관련 제도(국방정보체계 등)를 담당하는 부서였기 때문에, 광주과학기술원(2018) 등 국방AI관련 정책연구를 의뢰하고 국방AI사업(지능형 경계감시 시스템 등)을 수행하는 등 빅데이터, AI와 관련하여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 하지만 정치적 추동력을 강하게 받을 수 있던 개혁실이 ‘스마트 국방혁신’의 일환으로 국방AI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국방부 차원의 총괄적인 국방AI역량 관리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국방부는 개혁실 내 전담부서로 임시 추진단 수준이었던 조직을 ‘스마트 국방혁신담당관실’로 정식 편성하여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2020년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스마트국방혁신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시연했던 당시 대통령의 발언(2020년 1월 21일)[4]에서도 그 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 결과, 첨단ICT 기술 국방 적용,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 활용 등을 통해 사업관리, 관련 부처와의 협업 강화, 기술도입을 위한 주요 정책·제도 개선을 수행했다(국방부 2020/12/16). 2021년 1월 대통령이 국방AI에 대한 의지를 밝혔던 것[5]에서 볼 수 있다시피, 국방AI정책의 추동력은 2021년도에도 유지된다. 국방부는 「국방 인공지능 추진전략(2021)」을 수립했을 뿐만 아니라[6], 국정 최우선 과제인 ‘한국판 뉴딜(2020.7.)’과 연계한 국방 분야 비전을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제시하면서 첨단기술을 활용한 정책 개발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국방부는 첨단과학기술군 도약을 위한 ‘미래국방혁신구상’ 추진을 2021년 7월에 밝히며, 인공지능과 무인체계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제안하고 국방과학기술의 중요도를 정책결정 과정에 반영[7]했다(박미영 2021/7/29). 대통령 임기 말이었던 만큼 일부 구상은 차기 행정부에서 구현되지 않거나 없어지기도 했지만, 국방부에서 국방AI만을 위한 제도정비를 했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방분야의 AI 기술 적용을 위한 핵심기술을 중장기적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미래국방 2030 기술전략: 국방 AI 기술로드맵」을 2022년 1월 발간하면서 국방AI를 구현하기 위한 계획들이 구체화되었다. Ⅳ. 국방 AI정책의 제도화(윤석열 정부) 1) 범정부 차원의 AI 정책 2022년 5월에는, 이전 정부와 다른 당에 기반을 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국방AI는 국방정책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국방·안보와 같이 당파성에 큰 영향을 받는 분야의 정책이 새롭게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그 중요성을 인식했기에 초당파적인 주요 정책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새로운 정부는 이전 정부에서 겪은 초기의 시행착오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아진 국방AI정책을 제시하고자 했다. 한국의 정책적 방향을 가장 압축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국정과제인데, 국정과제에서 국방AI에 대한 주요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대통령은 취임 후 국정과제로 “제2창군 수준의 「국방혁신 4.0」 추진으로 AI 과학기술 강군 육성”할 것[8]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이전 행정부에서도 중요 정책서로 다뤄온 국방개혁 기본계획인 「국방혁신 4.0」을 통해서 제2창군 수준으로 군 전반을 재설계하고 AI과학기술강군을 육성한다고 밝혔는데, 특정 기술이 국방분야 국정과제로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첨단기술을 빠르게 국방에 적용하기 위한 전력증강 프로세스, 군 구조 재설계, 혁신·개방·융합의 국방 R&D 체계를 구축한다는 점이 명확하게 밝혀진다. 동시에 국방분야에서 AI의 존재감이 두드러졌지만, 기본적으로 AI는 미래전략산업이자 초격차전략기술[9]로 받아들여져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동시에 AI뿐만 아니라 데이터, 관련 인프라 등이 함께 발전시킬 필요성이 확산되면서, 2022년 9월에는 AI 자체보다도 이와 관련된 제반 정책을 넓게 묶어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먼저,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주요 국정과제(11번)[10]를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11]가 공식 출범했다. 또한, 과학기술정통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구상’[12]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 이행안이자 국가 디지털 정책 종합계획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13]을 같은 달 발표한다. 디지털은 국가 간 기술패권경쟁에서 핵심적 요소라 보고, 정부주도를 넘어 민간주도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경제·사회의 전방위적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고자 했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6대 디지털 혁신기술[14]에서 초 격차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며, 2023년부터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인공지능 윤리, 제도 마련 등 국제적 인공지능 규범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밖에도 산업측면에서는 미래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신(新)성장 4.0 전략’[15]을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특히, 2022년 말 공개한 ChatGPT의 등장으로 2023년은 초거대AI와 이를 위한 기반 데이터를 지원하는 정책이 다수 수립되었다. 2023년 1월 총리주재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는 ‘전국민 AI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 계획’을 먼저 발표했는데, 국민과 인공지능 혜택을 공유하고 인공지능 산업 및 기술의 초격차를 실현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이에 따라 AI기술강국, AI 시장창출, AI일상화, AI 전문기업육성을 위해 10대 핵심프로젝트를 제안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예산 및 정책지원을 제안했다. 이후 4월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는 ‘초거대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관련 인프라 확충, 혁신생태계 조성, 제도 및 문화 정책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단순히 AI에서 초거대AI라는 새로운 잠재력을 확인하면서, 기술격차에서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과 더불어 AI의 위험성과 윤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렇게 제안된 정책적 노력들은 관계부처 합동이 작성한 ‘전국민 AI 일상화 실행계획(관계부처 합동 2023/9)’[16]으로 통합되어, 2023년 9월 ‘대한민국 초거대 인공지능 도약 행사’에서 과기정통부 장관이 발표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9/13). 2) 국방 차원의 AI 정책 국방AI정책에 대한 새로운 대통령의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화되었기 때문에 국방AI정책은 구체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방AI가 국정과제로 선언되고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된 만큼, 국방부도 이에 맞춘 기획문서를 작성하고 정책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먼저, 국방부는 2022년 7월 ‘국방혁신 4.0 추진단’을 구성한 이후 2023년 3월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국방개혁기본계획 문서는 향후 국방정책에 근거가 되므로, 앞으로의 국방정책 향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시작점이 된다. 「국방혁신 4.0」의 5대 중점 과제 중 하나는 ‘AI기반 핵심 첨단전력 확보’로 선언될 만큼 국방AI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국방부는 이를 위한 추진계획으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구축’, ‘우주·사이버·전자기 스펙트럼 영역 작전수행능력 강화’,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 (JADC2)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또한 AI의 기술적 측면에서는, ‘국방R&D 및 전력증강체계 재설계’라는 과제에서 ‘국방AI기반 구축’이라는 추진계획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다. 2023년 국방부 업무보고에서는 2022년까지는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이 주요 성과로[17] 보고되었으며, 국방AI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유·무인 복합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핵심기술[18] 개발을 위하여 도전적 국방 R&D에 투자를 확대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다. 동시에 국방부에서 주요 조직개편이 있던 만큼 향후에는 국방AI의 정책적 추동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2023년 5월에는 AI 등의 과학기술 강군을 지향하는 국방혁신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국방혁신위원회’가 출범했다. 국방혁신위원회는 국방과학기술 전체의 기본 정책방향이나 부처간, 민관군간 관련 정책 및 협업사항에 대한 조율을 수행하며, AI를 주요 기술 중 하나로 다루고 있다. 또한 국방부는 2023년 7월 본부 조직개편[19]을 감행하며, 첨단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의사결정체계를 효율화 하여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한 무기체계를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전력자원관리실 전력정책관’을 ‘전력정책국’으로 독립시켰고, 이하에 ‘첨단전력기획관’을 두어 국방과학 기술 중장기 정책 업무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전환업무를 전담시켰다. 동시에, 한시 조직으로 운영되던 국방개혁실을 차관 직속 정규조직인 ‘국방혁신 기획관’으로 개편하여 「국방혁신 4.0」의 안정적인 추진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는데, 해당 문서에서는 ‘AI과학기술강군 육성’이 핵심과제인 만큼 정책적 추동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국방AI를 직접적으로 총괄하는 조직인 ‘국방AI센터’는 2024년 4월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설치되었다. ‘국방AI센터’ 개소에 앞서, 국방부는 2023년 5월에 출범한 한시 사전조직인 ‘국방AI센터추진팀’[20]을 통해 전체적인 역할과 기능 등을 조율했다. 추진팀은 미국의 JAIC와 CDAO의 사례를 참고하며, 소요기획, 데이터관리, 플랫폼운영, 서비스개발, 시험평가 전 과정을 민간자문단과 함께 통합적으로 운영했다 (김세용·박흥순 2023). 사전조직의 규모가 20여 명으로 배정되고 군 차원의 총괄적인 검토를 수행하는 등 신중한 노력을 기하였는데, 이에 따라 ‘국방AI센터’의 개소는 국방AI정책의 재생산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구체적인 관련 정책과 제도의 변화는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Ⅴ. 국방 AI정책의 특징과 한계 본 연구는 국방AI정책을 “AI 기술혁신이 군사혁신으로 제도화되는 과정”으로 개념화하여, 기술·산업·안보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기술적 관점에서는 AI라는 기술혁신이 확산되는 것이 전제되기 때문에 국방 정책보다는 국가 정책 차원의 접근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AI와 같은 첨단기술은 초기 단계일수록 이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행위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를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AI가 국가 의제로 부상한 이후로, 각 정부는 AI기술역량 자체를 육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산업계의 AI기술역량을 강화하고 AI기술계의 산업화를 촉진하여 AI산업을 진흥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국가정책을 추진했다. 박근혜 정부의 ‘지능정보 사회 중장기 종합대책’, 문재인 정부의 'AI 국가전략’, '디지털 뉴딜', 윤석열 정부의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 ‘신(新)성장 4.0 전략’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술혁신이 군사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군 내부에서 해당 첨단기술의 필요성과 활용가능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1942년 독일군의 골리앗 궤도 지뢰(Goliath Tracked Mine) 사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골리앗은 원격 조종 소형 궤도식 폭약 운반차로, 현대의 무선 조종 로봇 차량의 전신으로 불릴 만큼 독일군의 혁신 사례였다. 골리앗의 시초는 1940년 말 독일 육군병기국이 프랑스에서 개발한 소형 궤도 차량 시제품을 세느강에서 확보하면서 이에 자극 받은 것이 기원으로, 독일군은 자동차 제조사인 칼 F.W. 보르크바르트(Carl F.W. Borgward)에 유사 차량 개발을 지시했고 실제 7,500여대를 생산했다. 실전에서의 군사적 효과성이 낮아 결국 폐기되었지만, 군에서 기술을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면 시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골리앗 사례는 신기술의 군사적 도입 여부가 기술 그 자체보다, 군 내부의 필요 인식 및 전력화 의지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또한, 이처럼 AI 기술혁신이 군사적 효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산업계의 역량이 필요하므로, 방위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방위산업은 안보와 산업이 교차하는 영역으로, 군이 새로운 기술을 흡수하고 전력화 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한다. 군은 기술을 직접 활용하는 것이 제한되기 때문에, 기술은 반드시 군이 운용 가능한 형태로 제품화되어야 하며, 이러한 제품화 과정을 담당하는 공급자의 집합이 바로 방위산업이다. 방산시장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개방적 시장과 달리, 정부와 군이 단일 수요자이자 소요 결정자로 기능하는 폐쇄형 시장이라는 점에서, 군의 소요가 민간 공급자의 기술보다 시장 형성에 더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갖는다. 방산시장은 기본적으로 소비자 우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은 희소자원인 만큼 정책의 초기 단계에서는 자연스럽게 공급자 확보를 중심으로 한 시장 형성, 즉 양적 확장 정책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방AI정책은 기술·산업·안보라는 이질적 요소를 동시에 이해하는 복합 역량을 갖춘 공급자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였고, 정부가 추진한 정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그림1> 국방AI 공급자 확보 전략첫째, 기존 방위산업의 AI 적용 확대 촉진 정책이다. 이는 기존에 군 내에 도입했거나 새로 도입하기로 결정된 체계에 AI를 탑재하여 AI 활용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대부분의 국방AI정책은 이를 위한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되어왔다. 박근혜 정부의 ‘지능정보 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기존에 있었던 체계에서 AI 기술을 탑재하는 형태의 사업들이 주로 추진되었다. 대표적으로,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경계·감시시스템을 노후교체하기 위한 소요를 지능형으로 개선하여 연구 개발하려는 계획이 있다. 방위산업은 플랫폼과 하드웨어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기반인 AI는 방위산업계에서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수용했다. 문재인 정부의 '스마트 국방혁신'을 위한 추진점검 회의 등에서도 AI와 같은 첨단ICT 기술의 국방 적용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는 자체적으로 AI 전담조직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러·우전을 계기로 AI 기반 방산기업의 경쟁력이 부각되자, 팔란티어(Palantir)와 같은 신흥 AI 방산기업과 공동개발·MOU를 통해 외부 역량을 흡수하는 전략을 택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둘째, 민간 AI기업의 국방 분야 유입 촉진 정책이다. 이는 AI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에 이르는 다양한 민간 주체가 국방 조달사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단순히 국방으로의 유입뿐만 아니라 AI기반 산업을 촉진하는 역할도 한다. 국가AI정책이 기본적으로 AI기반 산업 촉진에 중점을 두었던 만큼 각 정부의 국방AI정책들이 대부분 이러한 성격을 띄게 되었다.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의 'AI 국가전략'에서 제시된 지능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국방분야에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사업으로, 장기간에 걸쳐 통합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여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추진된 "차세대 지능형 SDDC(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 기반 국방통합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은 KT컨소시엄이 수주를 맡게 되었는데, KT뿐만 아니라 어빌리티시스템즈 등 기술력 있는 민간산업계의 국방분야 진출을 이끌어냈다. 동시에 국방사업 전문업체인 (주)네오위드넷도 AI 기반 운영환경을 구축하는 역량을 확장하면서 방위산업계의 AI기술력 확보에도 도움을 주게 되었다. 이 외에도 ICT 및 IoT 기업이었던 펀진(Funzin)이 합성데이터·퓨샷러닝·지휘결심지원 AI 개발을 통해 실제 군 운용에 참여한 사례가 있는 등 다양한 성과가 있었다. 셋째, 국방AI 기술 발굴 및 산업화 정책이다. 이는 민간에서 보안·사업성 등의 문제로 연구개발이 제한되는 분야를 정부가 직접 발굴·지원해 장기적으로 산업화하는 접근이다. 민간에서도 AI 전문가를 구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간 투자를 요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AI 기반 국방기술을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서는 '국방AI기반 구축'을 과제로 제시하며, 국방 AI 관련 법적·제도적 기반 마련과 조직 창설 및 고성능 AI인프라를 구축한데서 보다시피, 자체적인 국방AI역량을 강화하려는 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AI는 군사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국방AI를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분야가 있어 본 정책은 향후 체계개발에 매우 중요하다. 다만, 기존의 국방R&D는 특정 무기체계에 탑재할 계획이 있는 기술에 대해서만 개발이 가능했다. 이로 인해 신기술을 적기에 도입하는 것에 제도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노력해 온 법령 정비의 결과로 2020년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이 제정되었고, 기존 소요 없이도 신기술을 R&D사업화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정책의 흐름은 국방AI 생태계의 외연을 확대하고 기술·산업·안보를 아우르는 참여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했으나, 군사혁신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명확한 한계를 드러낸다. 기존까지는 소비자인 군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만한 잠재적인 공급자를 늘리는 것에 중점을 둔 정책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방AI정책은 군사전략적 문제 정의보다는 기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시범사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AI가 데이터 기반 학습과 지속적 피드백이 필수적인 소프트웨어형 기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데이터, 보안, 획득 등 여러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기술혁신이 군사혁신으로 전환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는 과정이 지연되고 있다. 종합하면 지금까지의 국방AI정책은 “양적 확장”이라는 초기 목표 달성에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실질적 군사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질적 고도화”가 필요한 단계이다. 이는 향후 한국형 국방AI정책이 집중해야 할 핵심 과제가 기술의 도입 자체가 아니라, 군사적 효과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조직적 생태계의 재구축임을 시사한다. Ⅵ. 결론: 한국형 국방AI정책의 미래 한국형 국방AI정책은 이제 초기의 외연 확장 단계를 넘어, 군사적 효과성을 중심으로 정책 목표를 명확히 전환해야 하는 분기점에 도달해 있다. 기술·산업·안보의 삼각축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 채 시장 형성과 공급 기반 확충에 집중해야 했던 초기 다계에서는 정책적 불가피성이 존재했으나, 향후에는 이러한 접근방식만으로는 군사적 효과를 확보하기 어렵다. 국방AI의 실질적 가치는 기술의 보유 여부가 아니라, 그것이 작전개념, 전투력 구조, 조직적 학습체계와 같은 군사역량에 어떻게 통합되는가에 따라 비로소 실현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군이 고품질의 전략적 소요를 제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립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요구사항 목록이 아니라, AI 기반 전장환경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합동작전 차원의 훈련, 실험, 데이터 기반의 검증 루프를 확립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군사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군 내의 첨단기술을 전략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거버넌스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군 차원의 전략, 교리, 운용개념 등이 AI 관점에서 재정립되어야 할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러우전에서 나타난 AI기반 무기체계의 실증 경험이나 팔란티어 등 글로벌 AI방산기업의 모델은 중요하지만, 이를 그대로 모방하는 방식은 전략적 효과를 담보하지 못한다. 북한의 위협방식, 한반도 지형, 연합작전 구조 등 한국 고유의 조건을 반영한 '한국형 AI군사전략'이 필요할 것이며, 그 속에서 공격, 방어, 지휘통제, 정보분석 등 영역별로 최적화된 기능적 요구가 도출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국방AI정책은 '참여자 확대를 통한 국방AI 공급자 기반 형성' 단계에서 '군사적 효과 중심의 전략적·제도적 고도화' 단계로 정책 목표를 명확히 재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은 단순한 추격자형 국방AI도입 국가를 넘어, 한국형 국방AI모델을 구축함으로써 기술혁신을 군사혁신으로 적절하게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 Ⅶ. 참고문헌 관계부처 합동. 2019. 『인공지능 국가전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 "뉴욕구상을 실현하는 디지털 대한민국의 청사진 나왔다." <보도참고자료>. 9월 27일. https://www.msit.go.kr/bbs/view.do?sCode=user&mId=113&mPid=112&bbsSeqNo=94&nttSeqNo=3182193(검색일: 2024. 5. 2.) 국방기술진흥연구소. 2022.『미래국방 2030 기술전략: 인공지능』. 국방부. 2020.『2020 국방백서』. 국방부. 2023.『2023∼2037 국방과학기술혁신 기본계획』. 박미영. 2019. "‘4차 산업혁명 스마트 국방혁신 추진단’ 논의내용 살펴보니." <보안뉴스>. 3월 19일. 박용주·차지연. 2022. "추경호, 신성장 4.0 전략으로 미래산업 성장동력 확보." <연합뉴스>. 12월 14일. https://www.yna.co.kr/view/AKR20221214023000002(검색일: 2024.5.2.) 안영국. 2020. "문 대통령, “디지털 강군, 스마트 국방 앞당겨야”...국방부·보훈처 업무보고." <전자신문>. 1월 21일. https://www.etnews.com/20200121000285(검색일: 2024.5.2.) 이부하. 2015. "ICT 법 체계 개선방안: 현행 ICT 관련 법제를 고찰하며." 『과학기술법연구』21, 3: 273-302. 임대준. 2023. "윤 대통령, 새 디지털 질서 구체화한 ’파리 이니셔티브’ 선언." . 6월 22일.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151903(검색일: 2024.5.3.) Defense Innovation Board (DIB). 2019. AI Principles: Recommendations on the Ethical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by the Department of Defense. Washington, D.C.: Defense Innovation Board. Farrell, Theo, and Terry Terriff. 2002. "The Sources of Military Change." In The Sources of Military Change: Culture, Politics, Technology, edited by Theo Farrell and Terry Terriff. Boulder, CO: Lynne Rienner Publishers. Grissom, Adam. 2007. "The future of military innovation studies." Journal of Strategic Studies, 29, 5: 905-934. Horowitz, M. C. and S. Pindyck. 2023. "What is a military innovation and why it matters." Journal of Strategic Studies, 46, 1: 85-114   [1]Defense Innovation Board (DIB), AI Principles: Recommendations on the Ethical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by the Department of Defense (2019). [2]선진국들이 정보통신산업에 대해 육성 측면은 시장에 맡기고 부작용과 폐해에 대해서만 규율하는 식으로 발전해왔던 것과 달리, 한국은 후발주자로서 IT와 ICT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ICT 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ICT관련 입법을 제정·시행하기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이부하 2015, 276) [3]I-Korea 4.0은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 구현’이라는 비전으로 ‘지능화 혁신 프로젝트’를 구상하였는데, 이 중 ‘사회문제 해결 기반 삶의 질 제고 및 新성장 촉진’을 위해 ‘스마트 국방’을 제시했다. 스마트 국방은 경계감시, 지휘통제, 전투훈련, 군수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을 적용하고, 국방 분야의 폐쇄성, 경직성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전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국방 기초·원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으로, 효율적 국방 운영체계 구축 및 군병력 감소에 대응하고자 했다. [4]해당 시연은 국방부 업무보고시 진행된 것으로, 당시 대통령은 군의 4차산업혁명 기술 적용을 독려했다. 대통령은 신기술을 적용한 국방체계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함께 등장한 새로운 양상의 위협에 대비할 뿐만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무기체계를 구축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하며, 민간의 첨단기술을 전력화하고 군에서 확인된 신기술을 민간에 이전함으로써 민간 기업 성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군과 민의 협력 시너지를 기대했다(안영국, 2020.1.21.). [5]인공지능,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군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군에서 드론 등의 산업을 주도하여 국내 민간산업 발전의 추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국방기술진흥연구소 2022, 6). [6]이 밖에도 무기체계 인공지능 적용 추진전략(방사청), 육군 인공지능 통합 로드맵 2022-2033(육군교육사령부) 해군 전장기능 지능화 추진 방향(해군), 인공지능 발전계획(공군) 등이 발간되었다. [7]예를 들어, 국방기본정책서의 부록 수준이었던 국방과학 기술진흥정책서를 ‘국방과학기술혁신 기본계획’으로 문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국방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하여 국방과학기술 정책 및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 사업 추진방향을 심의하고 AI 및 무인체계의 신속 전력화를 위한 소요를 검토하는 기능을 부여했다. [8]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목표)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고, 영웅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약속 20번) 중 국정과제 103번. [9]반도체AI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국정과제 24번), 민·관 협력을 통한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국정과제 77번),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국정과제 11번) 등. [10]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현(과기정통부·행안부·개인정보위). [11]디지털플랫폼정부는 정부가 독점적 공급자로서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협업하고 혁신의 동반자가 되는 새로운 국정운영 모델이자 핵심 정책 추진과제라고 밝혔다.  [12]뉴욕대학교에서 열린 디지털 미래상 토론회(비전 포럼)(9.21)에 참석하여, ‘디지털 자유시민을 위한 연대’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의 디지털 혁신 미래상과 자유인권연대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2.9.27). [13]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8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했다. 당시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경제수석, 과학기술비서관, 과기정통부장관, 산업부 차관, 중기부 차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으며, 그 외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 유관기관, SKT 등 대기업 및 중견·새싹기업, 기타 기관들이 참석했다. [14]①인공지능, ②인공지능 반도체, ③5·6세대 이동통신, ④양자, ⑤확장가상세계, ⑥사이버보안. [15]신성장 4.0 전략은 농업 중심의 성장 1.0, 제조업 중심의 2.0, IT산업 중심의 3.0에 이은 미래산업 중심의 새로운 성장전략을 의미한다(박용주·차지연, 2022.12.14.). [16]추진 배경으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22.9), 뉴욕구상(’22.9), 파리 이니셔티브(’23.6)(임대준, 2023.6.22)를 통해 새정부는 디지털 강국 실현을 추진해왔으며, 디지털 핵심인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계획(’23.1)’, ‘초거대AI 경쟁력 강화 방안(’23.4)’ 등 정책적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17]이후, 2023년 4월 국방과학기술혁신 기본계획이 발간되었는데, 재원배분 방향 및 중점 연구개발 방향 등을 규정하여 국방 연구개발 분야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수행(국방부, 2023: i)하는 본 문서에서는, 2019년에 발간된 이전 문서와 동일하게 10대 분야 30개 국방전략기술로 인공지능을 가장 먼저 소개하여 국방AI의 중요성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18]8대 게임체인저 분야: 인공지능, 극초음속, 합성생물학, 고에너지, 미래통신/사이버, 우주, 무인·자율, 양자물리. [19]「국방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2023.8.30.)」 타법개정, 대통령령 제33687호. [20]「자율기구 국방AI센터추진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2022.10.26 제정 2023.7.28. 개정, 국방부훈령 제2824호)」을 통해 국방AI센터를 설치하기 위한 사전 조직을 운영였다. 국방AI센터추진팀은, ‘행정기관의 조직과 정원에 관한 통칙’ 제29 조의3에 따라 국방AI센터창설과 관련한 업무를 위해 20여 명으로 구성되었다. 본 팀은 국방AI센터의 역할, 임무, 기능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 및 이행, 국방AI센터의 적기 창설을 위한 시설·인력·예산·플랫폼 등 업무제반 구성 추진, 국방AI센터 설립근거 마련을 위한 법령 제·개정, 국방부·각 군 등 주요기관과 국방AI센터 간 업무 협조체계 사전 구축, 향후 AI기반의 무기체계 등을 신속하게 획득하기 위한 기반체계구축, 기술개발 등 제반 업무 검토와 관련된 기능을 갖고 있다.   ■저자: 진아연_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진아연 2026-01-22조회 : 723
워킹페이퍼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⑤ 북한의 국방 AI 담론과 실천: 중국의 ‘지능화전쟁’과 러시아의 ‘전쟁의 지능화’ 사이에서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패널(NSP)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국제정치 전반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주요 국가들의 인공지능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워킹페이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군사, 안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의 근본적 성격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배분 구조에도 중대한 변동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각국이 국가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자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효율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이 어떠한 인공지능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어떠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 제도와 글로벌 협력 메커니즘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 시리즈는 각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함과 동시에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Ⅰ. 서론 북한의 군사지능화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인공지능(AI) 담론에 비추어 볼 때, 어떠한 유사성과 특징을 갖는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군사혁신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북한의 군사분야에도 군사지능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AI 담론과 같은 비교의 틀을 통해 살펴볼 때 그 성격과 방향성이 보다 분명히 드러날 수 있다.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 10년간 AI에 기반한 군사혁신 전략은 미국에서 출현해 중국과 러시아로 확산되어 왔다. 처음으로는,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경쟁국들이 자국의 군사기술적 우위를 상당 부분 따라잡았다는 판단 하에, 기술적 우위를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한 제3차 상쇄전략을 2014년에 발표했었다(Work 2021). 이 전략의 핵심은 미국의 전투체계에 AI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도입함으로써, 미래에는 알고리즘에 기반하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전투력을 구현한다는 것으로서, 이후 군사혁신의 주요 모델로 자리잡았다(Gentile et al 2021, ix-x). 뒤따라 중국은 미국의 제3차 상쇄전략 발표 두 달만인 2015년 1월에 상쇄전략을 언급하기 시작했고, 전략학(战略学)의 2017년도 개정판에서는 지능영역 개념을 제시했으며(Yatsuzuka 2022), 나아가 2019년도에 들어서는 국방백서에서까지 지능화전쟁의 등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혁신을 자신의 체계대항전 개념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적용해갈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러시아 역시 군사분야에 대한 인공지능의 도입을 강조해왔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2021년에 무기체계에 인공지능을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무엇보다 러시아군의 군사지능화에 대한 관심은 2022년 발발한 러우전쟁을 계기로 본격화되었다. 특기한 것은 러시아의 군사지능화에 대한 관심은 2013년, 이른바 게라시모프 독트린이 제기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미국의 미래 알고리즘전쟁에 대처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모델을 참고하여, 자체적인 군사지능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은 2024년 러시아파병 및 전투참가 이후 드론전에 대한 관심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한은 2024~2025년 두 해 동안 김정은 위원장의 참관 하에 4차례의 자폭용 무인기 성능시험을 진행했다. 매 시험 때마다 김 위원장은 무인기의 대량생산을 주문했다.[1] 이에 북한의 군사지능화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지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한국의 대응방안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이에 본고에서는, 북한이 군사지능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방국이자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AI 담론을 참고로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여,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AI 담론을 유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군사지능화 추진방향을 위치 짓고자 한다. 아울러, 이러한 분석으로부터, 북한의 군사지능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국방 및 외교 전략을 모색한다.  이 워킹페이퍼는 북한의 군사지능화가 전투체계 전반의 통합을 지향하는 중국식 ‘지능화 전쟁’보다는, 전술적 필요에 따라 인공지능을 선택적으로 도입하는 러시아식 ‘전쟁의 지능화’ 모델에 더욱 가깝다고 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지능화 담론을 ‘통합적 접근 여부’, ‘전략적 활용 여부’라는 두 축에 따라 유형화하고, 북한의 담론과 인공지능의 활용분야가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논한다. Ⅱ.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지능화 가. 중국의 군사지능화: 지능화전쟁 2017년 19차 중국공산당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전면적으로 군대현대화를 추진하라면서 그 내용 중 하나로 ‘군사지능화를 더욱 빨리 발전시켜야 한다(加快军事智能化发展)’고 언급했다.[2] 이어 열린 19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인 쉬치량이 군사지능화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는 2016년 3월의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국 이후 인공지능의 파급효과에 대한 관심이 중국 내에서도 커진 결과이기도 했다. 중국은 2019년 7월에 발표한 국방백서에서 ‘지능화전쟁’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공식 제시했다. 국방백서는 미래전의 형태가 될 지능화전쟁이 될 것이라면서, 그에 대비할 필요성을 시사했다.[3] “새로운 과학기술혁명과 산업혁명이 추진되는 가운데, 인공지능, 양자정보,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첨단과학기술은 군사영역의 응용도 가속화하고 있고, 국제군사경쟁 국면은 현재 역사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정보기술이 핵심인 군사첨단기술은 나날이 발전해고 있으며, 무기 및 장비의 장거리 정밀화, 지능화, 은밀화, 무인화 추세는 더욱 명확해지고 있고, 전쟁형태는 정보화전쟁으로 전환은 가속화되고 지능화전쟁은 실마리를 드러내고 있다.”[4] 과거 중국은 대비가 필요한 전쟁의 양상으로 전통적인 인민전쟁에 이어, 덩샤오핑 지도부 시기 현대전 조건 하의 인민전쟁을 제시했고, 장쩌민 시기에 들어서는 대규모전쟁보다 국지전에 초점을 두면서 1993년에 첨단기술 조건 하 국지전, 2004년에 정보화전쟁 조건 하 국지전으로 중국인민해방군의 군사력 건설 방향을 발전시켜왔다. 그러한 배경에서 지능화전쟁이라는 말을 전략지침 차원에서 언급한 것은, 앞으로 대비해야 할 전쟁양상이 정보화전쟁에 이어 지능화전쟁으로 상정될 것임을 밝힌 것과 같았다. 다만, 전쟁양상이 지능화전쟁으로 전환되었다고 하기보다 지능화전쟁이 실마리(端倪)를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함으로써, 본격적인 국방전략 전환이나 지능화전쟁에 대비한 군사교리 등장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임을 암시했다. 이즈음,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지능화전쟁 개념에 긍정적이더라도, 지능화전쟁으로 이행에는 향후 3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Cai and Lu 2017). 한편, 2019년 중국의 국방백서에서는 군사지능화의 발전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점도 주문했다.[5] 이는 중국이 2017년 이래 군사지능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음을 의미했다(Yatsuzuka 2022, 24-25).  나아가, 2022년도 20차 당대회(2022.10.16. ~ 22.)에 이르러서는, 지능화전쟁에 대해서 “지능화 전쟁의 특성과 법칙”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이해를 지향하는 형태의 언급이 나타나고, 군사이론과 교리의 개발단계에 진입했다는 점까지 시사되었다. 아래에 인용된 20차 당대회의 시진핑 업무보고를 보면,[6] 12번째 항목의 건군 100주년 분투목표 중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의 융합발전을 견지”한다고 언급하고, 전략전술과 관련해서 “정보화, 지능화 전쟁의 특성법칙”을 연구하여 군사전략을 새롭게 하고 전략전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는 지능화전쟁의 실마리가 잡히고 있다는 2019년 중국 국방백서에서의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었다. 또한 군사정책 과제의 하나로 무인 지능전쟁 역량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문이 등장한 것도 주목되었다. “계획대로 건국 100주년 목표를 달성하고, 인민군을 세계일류군대로 만드는 것은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의 전략적 요구이다. 신시대 당의 강군 사상을 반드시 관철하고, 신시대의 군사전략방침을 관철하며, 당의 인민군에 대한 절대적인 영도을 견지하며, 정치강군, 개혁강군, 과학기술강군, 인재강군, 의법강군을 견지하고, 투쟁, 전투준비와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며,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의 융합 발전을 견지하고, 군사이론 현대화, 군조직형태 현대화, 군사인력 현대화, 무기장비 현대화를 가속화하여, 국가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전략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신시대 인민군의 사명과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중략… 전면적으로 훈련과 전투준비를 강화하고, 인민군의 전쟁승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 정보화 및 지능화 전쟁의 특성과 법칙을 연구하고, 군사전략이론 현대화를 가속화하며, 인민전쟁전략전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강력한 전략위협(억지)역량 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영역과 새로운 품질의 작전역량 비중을 증가시키며, 무인 작전역량 발전을 가속화하고, 네트워크 정보체계의 건설과 운용을 통합해야 한다.”[7] 이즈음 자료를 통해 지능화전쟁으로 인한 전쟁의 변화와 제지권 개념이 등장해 있다는 점도 확인된다. 2021년 해방군보에 실린 한 기사는 지능화가 가져온 전쟁의 변화를 통제권의 변화, 승리이론의 변화, 작전형태의 변화, 전투력생성기제의 변화로 각각 설명했다.[8] 지능화전쟁은 지능영역의 통제권이 다른 영역의 통제권을 배가시키는 형태의 전쟁으로서 지능영역에 대한 통제를 상실하면 다른 영역에 대한 통제도 상실될 수밖에 없으므로, 통제권 차원에서 제지권(制智权)이 제공권, 제해권처럼 중요한 개념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한, 승리이론에서도 지능이 화력, 기동성, 정보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작전형태도 점차 지능화의 발전에 따라 무인화체계 작전이 표준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나아가, 전투력생성 기제도 무인체계가 전투경험을 축적하면서 무인 장비의 자기학습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아울러, 해방군보의 다른 글에서는 지능화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훈련 양식도 지능형 훈련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를 위해서는 인간지능과 기계지능의 협업을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9] 참고로, 중국에서 논의되는 지능화전쟁은 지능영역이 군사력을 결정한다는 사상을 반영했다(Yatsuzuka 2022). AI를 통한 정보통합, 신속한 의사결정, ‘스마트한’ 공격방식, 전 영역 공격·방어의 지능화로 지능영역이 군사적 능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정보화전쟁에서는 정찰과 모니터링의 제약이 군사력 향상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였다면, 지능화 전쟁에서는 AI의 도움으로 그러한 병목현상(bottleneck)이 해소되고, 육지, 바다, 하늘만이 아니라 우주 영역에서 수집된 광범위한 정보가 빠르게 처리되면서 다 영역 통합 타격이 가능해진다. 그와 더불어, 의사결정에서도 클라우드 및 AI의 도움으로 속도가 향상될 것으로 본다. 나아가, 지능화된 무기의 스워밍 협동과 보다 ‘스마트한’ 공격도 가능하다. 이러한 지능화전쟁에서는 인지영역, 사회영역, 사이버영역을 포함한 모든 영역의 공격과 방어에 지능화가 승패를 좌우할 핵심요소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국측 전문가들은 지능화전쟁을 정보화시대의 전쟁에 비추어 보다 포괄적인 통합전쟁(integrated warfare)으로 이해하며, 지능화무기와 그에 관련된 작전방식, 정보체계, IoT 정보화체계로 구성되는 것으로 본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국국방대의 팡홍량은 지능화 전쟁이란 “지능화전쟁은 육해공, 우주, 전자기, 사이버, 인지 영역에서 지능화된 무기와 관련 작전 방식을 이용하고, IoT 정보화 체계에 뒷받침하여 수행되는 통합전쟁”이라고 설명했다.[10] 중국의 지능화전쟁에 대한 시각은 지능화전쟁을 현대의 전쟁형태인 정보화전쟁이 진화한 것으로 보는 관점에 기반한다. 정보화전쟁은 특정한 물리적 표적을 정밀타격하기 위해 정찰, 의사결정, 타격실행을 서로 연결시킨 네트워크로 수행하는 전쟁으로 체계 간의 대항전이었다면, 지능화전쟁 역시 정보화전쟁이 고도화되어 시스템들의 시스템(system of systems)으로 수행되는 전쟁으로 체계대항전의 성격을 갖는다. 이 연장선에서 중국은 지능화전쟁과 관련해서도 기존의 네트워크 전쟁 수행방식을 적용하여, 상대국의 정보네트워크를 마비시키고 나서 분해된 상대국의 군사력을 장거리 타격으로 파괴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Dahm 2020). 끝으로, 중국은 인공지능 기반의 군사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중국 인민해방군 내의 연구기관에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을 독려하고 있으며, 민군 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Kania 2021).[11] 그에 따라 각군은 무인 무기체계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고, 국방대, 국방과기대 등을 통해 워 게임 시뮬레이션에 대한 인공지능의 응용, 지휘체계의 지능화 등의 잠재적 활용분야를 탐색하고 있으며, 국영방산기업을 통해 무기의 지능화와 무인체계 개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민군 융합의 차원에서는, 국가주도의 투자기금이 조성되고 있으며,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등 주요 대학과 상해, 천진, 선전 등 주요 지역거점을 중심으로 과학기술기금 혹은 민군 융합기금이 설립되어 민간과 군사 두 영역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민간기업들도 무인 헬기나 무인 함정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나. 러시아의 군사지능화: 전쟁의 지능화 군사지능화 담론을 소개하는 데에서는 중국보다 러시아가 오히려 더 이른 시기에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중국이 2017년 19차 당대회에 들어서야 군사지능화 문제를 언급했던 데 비해, 러시아에서는 2013년 2월 27일에 발표된 발레리 게라시모프(Valery Gerasimov) 총참모장의 글에서 미래전의 주요 수단으로 AI와 지능형 무기체계가 주목되기 시작했던 것이다(Gerasimov 2016, 26). 그는 “선견지명에서 과학의 가치(The Value of Science in Foresight)”라는 글에서 하이브리드 전쟁을 포함한 미래전의 양상을 분석하면서, 현대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군사장비의 자동화와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를 꼽았다. 그리고, 러시아 국방부는 2014년에 “전망적 군사로봇 개발 계획(Creation of Prospective Military Robotics through 2025)”를 발표하여, 지상, 공중, 해상 로봇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Bendett 2023).  이후에도 계속된 러시아의 국방 AI에 대한 강조는 군사 분야에서 인공지능 요소를 지닌 무기의 개발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2020년 12월에 푸틴 대통령은 미국 및 NATO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5개 우선순위의 하나로서, AI 요소를 지닌 무기개발을 제시했고, 2021년 쇼이구 국방장관은 인공지능 기술을 무기에 도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러시아의 군사지능화 문제에 대한 강조는 2022년 러우전쟁 발발 이후에 더욱 확대되었다. 2022년 11월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주권과 안보가 국내 AI 연구개발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2023년 11월에는 서방의 AI 독점은 위험하다고 언급한 것은 물론, 그로부터 한달 뒤에는, AI 기반 무기 및 로봇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청했다(Bendett 2024, 3). 특히, 러우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군사과학에서도 무인체계, 유무인 협업이 새로운 전쟁표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부상했다. 러시아군의 고위관계자들이나 이론가들은 러우전쟁이 전쟁의 성격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보고, 러시아군의 작전적, 전략적 개념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들은 러시아가 직면한, 첨단군사기술의 부상에 따른 군사적 문제에 대해서는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군사기술의 활용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Petersen et al. 2025, i). 그러나 러시아는 인간의 결정을 강조하며, 전쟁행위에서 AI의 역할은 보조적인 것에 국한될 것으로 본다. 중국이 지능화전쟁이라는 개념을 강조한다면, 러시아는 ‘전쟁의 지능화(интеллектуализация войны; intellectualized warfare)’ 개념을 강조한다. 이러한 논의에서는 전쟁의 지능화는 디지털 전투기술과 체계가 자연스럽게 진화한 결과라고 보면서도, AI의 역할은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지원에 국한된다고 설명한다(Bendett 2024, 6). 중국이 AI에 기반한 군사발전의 추세를 통합작전, 합동작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러시아는 비합동작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특정 임무와 영역에서 인공지능으로 군사적 실리를 얻으려는 공리적, 실용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endett et al. 2021, 63-74). 러시아는 중국의 지능화전쟁과 같이 미래전쟁의 성격으로서 지능화를 강조하고 있지는 않으며, 통합전쟁보다는 기존 전쟁수행방식의 틀 내에서 위기 시 비군사수단에 대항하거나, 개전 초기 정보 우세를 달성하는 등의 목적을 위해 AI를 선별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에 따라서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도 여론조작 및 영향력 공작, 민주주의 기구의 작동 저해, 핵심 인프라에 대한 교란 및 불능화, 정치·사회 영역의 혼란 조성 등을 목적으로 할 것으로 논의되어 왔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에서 군사적 인공지능 응용은 전자기전, 무인체계, 사이버전 영역에서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Bendett et al. 2021). 우선, 전자기전 영역에서 인공지능의 도입은 신호 분류, 데이터 번역, 중요신호 식별 등에서 작전의 효율을 40%가량 높여줄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무인체계에 대한 AI 응용은 무인체계의 작전 속도와 지속성, 작전범위를 늘려줄 수 있으며, 인간과 기계의 협업, 기계 간의 협업을 더욱 강화 시켜준다. 사이버전 영역에서도 정보전 수행역량을 제고하고 사이버전에서 승리하는 데 인공지능을 활용하고자 한다. 사이버 취약점의 식별, 효율적 스피어피싱, 사이버 작전의 은밀성 강화, 멀웨어의 자동기능 활성화에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서도 자율적인 멀웨어인 ‘크래쉬오버라이드(Crashoverride)’가 이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군은 러우전쟁 발발 이후 AI 적용을 위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다.[12] 다만, 이후에도 러사아의 주요한 AI 활용분야는 배회형 폭탄과 공중 드론, 로봇, 정보전 및 사이버전에 집중되어 있다(Bendett 2024 참조). 다.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지능화 유형 폴 루셴코(Paul Lushenko 2023)는 AI 기반 군사기술의 도입 유형을 의사결정의 수준(전술적 혹은 전략적 수준)과 감독 유형(기계감독 혹은 인간감독)이라는 두 변수에 따라 구분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전략적 수준의 의사결정을 기계감독 유형으로 하는 군사 AI는 ‘AI-지휘관(AI-General)’, 전략적 수준의 의사결정이 인간감독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모자이크전쟁(Mosaic Warfare), 전술적 수준의 기계감독 유형을 보여주는 군사 AI는 미노타우르스전쟁(Minotaur Warfare) 유형, 전술적 수준의 인간감독 유형은 켄타우르스 전쟁방식(Centaur Warfighting)에서 드러난다고 보았다.  이처럼 국가 간의 차이가 보여지는 부분을 중심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인공지능 활용 양상을 구분한다면, 다음의 두 가지 기준이 두 나라의 군사지능화 방향의 차이를 보여주는 데 유용하다. 첫째, AI의 도입에 따라 전쟁은 통합된 체계 간의 전쟁이 된다고 보는 지의 여부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고, AI를 통해 여러 전투체계의 통합을 달성하고자 한다. 반면, 러시아는 AI에 의해 전쟁이 통합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데 상대적으로 신중하거나 부정적이며, 기존의 전략적, 전술적 개념을 전면 수정하기보다는 필요한 부분에 한해 AI를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본다. 둘째, AI의 활용이 전략적인 수준에서 활용되어야 할지, 아니면 전술적인 수준에서 활용되어야 할지를 이해하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AI 지휘관과 유사한 활용방식을 지향한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전략적인 수준에서 AI를 사용하는 데 부정적으로 군사적 결정권은 반드시 인간이 행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 기준에 따라 중국의 군사지능화와 러시아의 군사지능화를 구별한다면, 두 나라 군사지능화의 성격은 아래와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표 1>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지능화 유형  Ⅲ. 북한의 군사지능화와 추진방향 가. 군사지능화 담론 군사분야의 인공지능활용에 대한 북한의 담론은 2013년에 무장장비의 지능화 개념으로부터 출발했다. 북한의 국방력 건설 중점 사항에서 무인화, 지능화 등이 제시된 것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는, 이미 10년전에, 북한이 인공지능의 군사적 응용에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2013년 8월 25일 김정일의 선군혁명영도 53주년 기념 담화에서 김정은 당시 노동당 제1비서는 국방공업부문에 대하여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무장장비를 더 많이, 더 질적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2014~2015년에도 신년사와 군사분야 현지지도, 정치국회의 등에서 지능화, 무인화 문제가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다. 먼저, 2014년 신년사에서도 무장장비의 지능화가 국방공업 부문에 대한 요구사항인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 정밀화”의 하나로 제시되었다. 그 이후 김정은 제1비서는 무기개발을 평가함에 있어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 정밀화”라는 기준을 제시했는데, 2014년 6월 전술유도탄 시험발사도 무기의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 달성의 성과로 언급되었다.[13] 뿐만 아니라, 2015년 2월 노동당 정치국회의 결정서에서도 “현대전의 요구에 맞게”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요구를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언급은 북한이 최소한 현대전쟁은 정밀 타격전일 뿐만 아니라, 무기의 경량화와 더불어 무인화 및 지능화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2020년에 들어서도 무장장비의 지능화가 필요하다는 북한의 담론은 지속되었다. 다양한 내부 보도를 보면, 북한 지도부 및 대중도 미국이 군사력 개발에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미매체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미국의 무인 잠수정 개발 동향 등이 노동신문을 통해 소개되었기 때문이다.[14] 또한 2021년 1월 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무장장비의 지능화, 정밀화, 무인화, 고성능화, 경량화”를 군수산업 연구개발의 목표로 제시했다.[15] 다만, 이 대목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국방공업 부문에 전략·전술핵의 개발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명중도 개선과 더불어 핵 투발수단의 다양화(극초음화, 고체연료화, 수중화) 등 과중한 전략무기개발 과업도 국방부문에 요구했기 때문에, 2020년대 초 북한 당국이 AI의 군사적 응용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여력은 제한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무장장비 첨단화 목표 중 지능화를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러한 미묘한 문구 변화를 통해 군사력 건설에서 첨단과학기술 도입 필요성의 우선순위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했을 가능성이 내비쳤다. 북한도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국의 지능화 전쟁 논의를 일정 수준 파악하고 있었다. 이례적으로 2022년 10월의 제22차 중국공산당 당대회에서 발표된 시진핑 주석의 보고문을 한 면에 걸쳐 거의 상세하게 소개했다.[16] 이 가운데에서 국방정책에 관한 대목으로서 지능화전쟁 문제가 언급된 부분은 아래와 같았다. <표 2>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 시진핑 업보고와 노동신문 보도 내용이를 살펴보면, 중국의 지능화전쟁 관련 논의 가운데 “무인작전역량의 발전을 가속화한다”는 부분만 직역되어 제시된 반면,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의 융합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대목, 정보화 전쟁과 지능화전쟁의 특성과 법칙을 연구해야 한다는 대목이 생략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2022년 당시 북한은 지능화전쟁과 같은 미래전 대비에 필요한 군사이론 및 교리 개발에는 비교적 소극적이었음을 시사할 것이다. 다시 말해, 20차 중국공산당 대회 보고문에서 지능화전쟁의 특성을 연구해야 한다는 핵심 문장이 노동신문에 소개되지 않았으며, 뒤이어 제시된 “군사전략이론 현대화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부분도 “군사이론의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간결한 표현으로 소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측의 보고문 중 “무인지능작전력량의 발전”을 다그쳐야 한다는 부분이 선별적으로 소개된 것은, 무인 무기체계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북한 역시 공감대를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다만, 약 2년이 흐른 뒤 김정은 위원장은 무인기 활용의 세계적 확대를 반영하여, 그와 관련된 군사이론과 교리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2024년 11월 김정은은 자폭용 무인기 성능시험에 대한 현지지도를 수행하면서, 무인기는 낮은 생산비용과 높은 군사적 효과로 인해 이제 군사분야의 필수적 수단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이와 같은 객관적 변화는 군사리론과 군사실천, 군사교육의 많은 부분을 갱신해야 할 필요성을 절박하게 제기하고 있다”며 국방과학 및 교육부문에서도 신속히 새로운 전법과 전술을 적용할 방법을 찾으라고 요구했다.[17] 김 위원장은 이때 그의 입장을 무인체계와 작전방안·교리를 결합시키는 “로선”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로부터 반년 뒤 김정은이 참가한 병종별 전술종합훈련에서는 특수부대의 드론전에 대비한 훈련방식이 반영되어 있었다. 북한 매체는 병사들이 드론을 운용하는 모습이나, 드론의 탐지로부터 은폐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진 길리슈트를[18] 입은 모습들을 보도했다. 이는 러우전쟁에서 습득한 전술을 특수부대 내에서 공유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19] 이는 북한군을 러시아에 파병한 데 따라, 드론전에 필요한 전술을 획득할 기회를 가진 결과로 보인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의 FPV 드론에 대응하는 3인 1조의 전술이나, 재밍건 사용법을 배울 수 있었다.[20] 북한 당국은 러시아에 전자전부대도 파병한 것으로 보도되면서,[21] 대(對)드론 작전 및 수단에 추가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낳았다. 종합하면, 북한은 러시아가 전쟁의 지능화를 언급한 것과 유사한 시점부터 무기 지능화 담론을 소개했고, 러우전쟁을 통해서 현대 드론전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켰다. 이로부터 미루어 볼 때, 북한은 러시아 군사지능화 담론의 영향을 받으면서, 러우전쟁의 전훈을 고려해 군사지능화 담론을 발전시켜온 것으로 보인다.  나.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 분야 김정은 위원장이 2013년 경부터 북한 군수산업에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를 요구한 만큼, 그러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북한의 노력이 이른 시기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네 가지 목표 중 지능화와 무인화 목표는 AI와 무인체계의 활용을 직접적으로 가리킨다. 1) 무인수상정 북한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무인 침투정과 그 유인화 모델 등을 우선 개발했다. 우선, 2013년 3월에 김정은 위원장은 제1501 군부대 첨단전투기술기재를 ‘지능화된 무기’라고 언급했다. “지능화가 높은 수준에서 보장된 함선은 항해와 사격조종을 비롯한 모든 전투행동을 자동적으로 할 수” 있다고 소개된, 이 기술자재는 무인 침투정로 추정된다.[22] 아울러, 김정은은 2013년 8월 새로 건조한 전투함정 기동훈련 현지지도 시에도 이 함정이 자동항해, 자동 사격조정, 동시타격 등이 가능한 “지능화가 높은 수준에서 보장된 함선”라는 언급이 등장했다.[23] 김정은은 이 현지지도에서 앞으로 함정건조 시 그 지능화수준을 더 높이라고 주문했다. 2013년 10월의 신형 전투함정 기동훈련 현지지도에서도 김정은 또다시 당시 제1비서는 “짧은 기간에 지능화, 경량화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되었다고 언급했다.[24] 이때 김정은이 시찰한 이 전투함정은 스텔스 형상 기술이 반영된 파도관통형 침투정으로서 시속 90km로 쾌속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침투정은 2013년 3월 24일 김정은 위원장의 제1501 부대방문 보도를 통해 노출된 무인 침투정의 유인화 변종으로 여겨진다.  2) 무인잠수정 북한은 무인 잠수정 분야에서는 핵 무인 수중공격정 ‘해일’을 개발해왔다. 북한이 2023년 3월에 첫 시험한 핵어뢰 ‘해일’은 핵 무인 수중공격정으로서 8자형 침로를 약 59시간 잠행하여 목표에 도달하였다고 보도되었다.[25] 해일 계열은 2023년 8월(해일-2)과 2024년 1월(해일-5-23)에도 추가 시험되었다.[26] 나아가, 일부 해외매체에서는 2025년 8월 말경 해일 핵 수중 무인 공격정의 실전배치를 준비하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27] 다만, 핵탄두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대형의 무인 잠수함과 관련 항법·통신기능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북한이 그러한 능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3) 대함미사일 북한 군사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재래식 무기의 정확도 등 성능을 강화하는 데 쓰일 수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대함 미사일이었다. 노동신문은 2015년 6월 실험한 대함미사일에 대해 지능화 기능으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탐색해서 명중시켰다고 언급했다.[28] 이 시기 북한이 개발한 지대함 미사일은 금성-3형으로서 러시아의 Kh-35에 기반하고 있었다. 따라서, 북한은 Kh-35를 역 설계하여 금성-3형을 개발하면서, 현대식 순항미사일에 탑재되는 유도·탐색 등 일종의 지능화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수 있다. Kh-35는 마지막 공격단계에서는 레이더 탐색기를 이용해 스스로 목표를 탐지하고 추적하는 능동유도기능을 갖추고 있다.[29] 북한은 2017년 6월 8일에 실시한 금성-3형 시험발사에서는, 금성-3형의 발사장면만이 아니라, 목표선박을 맞추는 모습까지 공개했다.  <그림 1> 2015년 2월 8일 금성-3형 발사 장면출처: 중앙일보(2017. 6. 9.) 참고로, 북한은 2020년 중반부터 대함미사일 등 순항미사일 개발에 상당한 역점을 두고 시험발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점에서 북한이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개발한 대함미사일에도 지능화 기술은 반영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30] 북한은 2020년 4월 문천에서, 2021년 3월 온천에서도 금성-3형 대함미사일을 지상발사방식으로 발사했고, 2024년 2월에는 신형 지대함 미사일인 ‘바다수리-6형’까지 시험발사했다.[31] 바다수리-6형에 대해 북한 매체는 이 미사일이 1,400초간 비행하여 표적을 명중시켰다고 보도했다. 4) 무인항공기 무장장비의 무인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는 무인항공기 분야에서도 뚜렷하다. 먼저, 2017년 1월 28일 탱크훈련 현지지도 시 김정은은 공병정찰기재의 현대화, 무인화를 위한 진전을 요구했는데,[32] 이는 무인 정찰기 개발을 촉구한 것으로 이해된다.[33] 이후 북한의 무인 정찰기 개발은 2020년대 초반 급진전되었다. 무인 정찰기의 조기개발이 5개년 북한 무기개발계획(2021~2026)의 역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림-1>의 새별-4형은 북한판 고고도 정찰기로서, 2023년 7월 26일 무장장비전시회-2023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다음날에는 정전협정체결 70주년 기념일 식전행사에 참가하여, 평양 시가지 상공을 저고도로 비행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란과의 기술협력으로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한다(Dempsey 2023).  <그림 2> 새별-4형출처: 중앙일보(2025.4.2) <그림 3> 새별-9형출처: 조선일보(2023.7.29) 이들 무인 정찰기가 실제로 고해상도 정찰능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겠지만, 북한은 새별-4형과 9형이 그러한 정찰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새별-4형과 9형 외형을 공개한지 2년 남짓, 2025년 3월 2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무인항공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을 현지지도하고, 이들 무인기가 “각이한 전략대상들과 지상과 해상에서의 적군 활동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탐지능력”을 갖추었다는 점을 확증했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2025년 5월 중순에도 이들 무인 정찰기를 시위비행에 동원했다.[34] 이 가운데, 새별-9형은 공격용 무인기로 쓰일 수 있는 기종이다. 북한은 2023년 7월 방북했던 쇼이구 국방장관에게 새별-9형을 공격용 무인기의 하나로 소개했다. 새별-9형이 모방한 미국의 MQ-9 리퍼 역시 정밀무기를 장착하고 이동표적 등에 대한 공격이 가능한 무기체계였기 때문에[35], 북한의 새별-9형 역시 대전차공격 및 요인공격에 활용될 수 있다고 추정되었다.[36] 나아가, 2025년 5월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 공군의 반항공전투 및 공습 훈련 현지지도 시, 북한은 새별-9형의 편대비행을 공개했다. 이를 볼 때, 북한군은 공격용 무인기의 운용규모 확대를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37] 덧붙여, 북한은 2024년 11월 무장장비전시회 ‘국방발전-2024’에서 소형 정찰용 드론 2기를 공개했다.[38] 각각 고정익 정찰기와 회전익 정찰기 유형인 이들 전술정찰기는 향후 자폭용 무인기와 결합해, 전차나 장갑차를 발견하고 공격하는 지상 드론전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5) 자폭용 드론 자폭용 드론은 북한이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무기체계이다. 2024년 11월 “국방발전-2024” 무장장비전시회에서 공개한 10종의 소형 군용 무인기 중에는 이스라엘의 하롭(Harop) 혹은 이란의 샤헤드 드론과 유사한 가오리형 무인기, 이스라엘의 히어로(Hero)-400 혹은 러시아의 란쳇-3과 유사한 십자형 무인기, 이스라엘의 히어로-120 혹은 러시아의 란쳇-1과 유사한 십자형 무인기, 그리고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골판지형 소형 드론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외에도 쿼드콥터형 무인기 3종도 이들과 함께 전시되었는데,[39] 이러한 무인기들 역시 수류탄 혹은 대전차폭탄을 탑재하고 자폭용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비용 타격수단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 가운데 북한은 하롭과 히어로 계열과 유사한 가오리형 무인기와 십자형 무인기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왔다(<그림 3>, <그림 4> 참조). 북한은 2023년 9월 북러정상회담 당시 러시아측으로부터 증정 받은 자폭용 무인기와 정찰용 무인기를 분해하여 관련 무인기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북한은 그 이후 자폭용 무인기 개발과정에서 2024년 8월, 11월, 2025년 3월과 9월에 걸쳐 네 차례의 자폭용 무인기 성능시험을 수행했다.  <그림 4> 2024년 8월 24일 김정은 현지지도<그림 5> 2024년 11월 14일 김정은 현지지도이후 김정은은 자폭용 무인기 개발 과정에서 지능화의 필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2024년 8월 자폭용 무인기의 첫 성능시험 시 김정은 위원장은 “무인기개발에서 인공지능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40] 이듬해에는, 2025년 3월 말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현지 지도하면서, 신형 무인 정찰기와 자폭용 무인기의 성능을 확인한 후 무력현대화에서 최우선시되어야 할 부분으로 무인장비만이 아니라 “인공지능기술분야”를 지목했다.[41] 아울러, 2025년 9월에는 북한 “무인무장장비체계들의 인공지능 및 작전능력고도화”를 주문했다. 나아가, 2025년 9월 18일 김정은 위원장은 금성 계열 자폭 무인항공기술연합체의 연구개발기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승인했다. 이점에서, 북한은 드론 관련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더욱이, 북한은 2025년 10월 당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는 컨테이너형 드론 발사대를 공개함으로써 향후 자폭용 무인기를 대량으로 운용할 준비를 진행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각 발사대에는 하롭형 드론이 6대씩 적재될 수 있었다.[42] 이러한 발사대는 북한이 미래전에서 드론을 대량으로 운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무기체계의 컨테이너화라는 추세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43] <그림 6> 북한의 드론 발사대(2025.10)출처: 경향신문(2025. 10. 12). 6) 전투 시뮬레이션 향후에 확대될 수 있는 인공지능의 군사적 활용 동향으로서, 인공지능을 워 게임 및 전투 시뮬레이션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2022년 북한 학술지 ‘정보과학’에 강화학습(RL) 방식의 워게임 시뮬레이션 개발에 관한 논문이 게재되었는데, 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포격전 시물레이션에 적용하려는 시도로 해석되었다. 이외에도 북한이 참조한 중국연구자들의 연구목록을 참고할 때, 북한군은 공중전 시뮬레이션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된다(Kim 2024).[44] 7) 전자전 및 사이버전 또한, 앞으로 북한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서, 전자전과 사이버전 분야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북한은 2023년 이래의 북러 군사협력을 배경으로 전자전장비 및 전자교란장치를 추가로 도입하고 있다. 그 이전에도 북한은 1990년대 후반에 러시아로부터 전자전 장비를 도입했고, 2010년대부터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GPS 전파교란을 시도해왔다. 여기에, 2023년 이후 전자전 장비를 추가 도입함으로써, 북한의 GPS 전파교란 횟수는 2024년 1,100회를 상회할 정도로 급증했다.[45] 그에 따라, 2025년 2월에는 북한의 GPS 전파교란으로 한국군의 중고도 무인 정찰기가 이상을 일으켜 우리측 지역에 추락하기도 했다.[46] 아울러, 북한은 2024년 말에 한국 전자전장비 생산업체를 집중적으로 해킹했다고도 알려져 있다.[47] 전자전 분야도 인공지능이 도입될 경우, 신호분류와 식별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관심과 더불어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어갈 수 있는 분야로 꼽을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은 사이버전 분야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고, AI 기반 사이버전을 전개해갈 가능성이 있다. 이미 2025년 7월 북한은 딥페이크로 생성한 이미지로 스피어피싱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48] 또한, 인공지능이 피싱공격의 은밀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북한의 AI 기반 사이버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국내외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Lakhani 2025 참조). 다. 북한 군사지능화의 추진방향 북한은 지능화, 무인화 문제를 중국이 군사지능화 문제를 제기한 2017년보다 앞선 2013~2014년 무렵부터 제시했다. 이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국방AI 담론은 중국의 지능화전쟁 논의보다는 러시아의 ‘전쟁의 지능화’ 담론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2013년 초 게라시모프 독트린 논의와 더불어, 당시부터 무인체계의 등장에 따른 전쟁의 지능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이러한 논의의 영향으로 2013년 경부터 무기체계의 지능화, 무인화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AI와 자율무기체계의 등장으로 인한 군사이론 및 군사훈련의 변화 필요성도 중국의 지능화전쟁 논의를 수용한 결과였다기 보다는, 북러 군사협력과 북한군 러시아 파병의 영향으로 2024년 말에 제기된 현상이었다. 또한 군사분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분야를 보았을 때에도, 북한은 지능화를 여러 체계의 통합으로 추진하기보다, 특정 분야에 대한 무인체계의 도입과 인공지능 기술 접목이라는 형태로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러시아가 군사적 필요에 따라 무인체계와 인공지능을 선택적으로 개발해온 방식과 유사하다. 이처럼 북한 군사분야 지능화의 담론과 주요 활용양상을 살펴볼 때 북한의 군사지능화는 중국형보다는 러시아형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표 3> 북한의 군사지능화 유형Ⅳ. 결론 이 글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지능화 추진 담론을 비교하고, 각 담론을 서로 다른 유형으로 구분한 바탕에서, 북한의 군사지능화 담론과 추진방향은 어떠한 유형에 가까운지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북한은 지능화전쟁이라는 개념을 통해 전쟁방식을 새롭게 재구축하는 중국 방식과 전술적 필요에 따라 인공지능을 실용적으로 도입하는 러시아 방식 가운데, 러시아 담론의 영향과 북한 자체의 여러 제약을 고려하여 러시아 방식에 가깝게 군사지능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은 최근 북러 군사협력과 러우전쟁 전훈의 영향에 따라 군사지능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 11월에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현실에 부합하도록 군사이론과 군사훈련을 갱신하라고 요구하자, 드론전에 대비한 훈련방식을 보급했다. 이 외에도 러시아에 파견되었던 병력이 습득한 전투방식을 특수작전군 내에 전파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무인체계의 개발에도 가속도를 내어, 종래 침투정과 잠수정, 미사일 분야에 국한되었던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을 무인항공기와 자폭용 드론 분야로 확대했다. 향후 북한은 자폭용 드론에 필요한 인공지능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대량생산체제도 구축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 하에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함의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째, 북한의 군사지능화는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 역시 분야별, 전술별로 정교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 둘째, 러시아가 인공지능과 북한이 러시아의 군사지능화를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의 러우전쟁 분석팀과의 지속적인 교류는 물론, 제도화된 소통채널 구축이 중요하다. 끝으로, 무인항공기와 자폭용 드론 분야에서 북한의 군사지능화가 빠르게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북한의 미래 하이-로우 믹스(high-low mix)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혁신을 추구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개발·방산·획득 기반을 체계적으로 구축해가야 할 것이다. ■ Ⅴ. 참고문헌 안보전략연구센터 국제전략연구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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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4. https://docs-library.unoda.org/General_Assembly_First_Committee_-Eightieth_session_(2025)/79-239-RussianFed-en.pdf(Accessed: December 11, 2025) [13]<로동신문>. 2014.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동지께서 최첨단수준에서 새로 개발된 초정밀화된 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지도하시였다.” 6월 27일. [14]노동신문은 “한편 베네수엘라신문 《엘 나씨오날》은 미해군이 인공지능기술을 리용하여 무인잠수정을 개발하고있는데 대해 까밝혔다.”고 언급했다. <로동신문>. 2020. “미국의 무장장비현대화 책동을 폭로.” 3월 23일. [15]<로동신문>. 2021. “우리 식 사회주의건설을 새 승리에로 인도하는 위대한 투쟁강령 -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하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보고에 대하여.” 1월 9일. [16]<로동신문>. 2022. “중국공산당 제20차 대회에서 한 습근평 동지의 보고.” 10월 24일 [17]<조선중앙통신>. 2024.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무인항공기술련합체에서 생산한 각종 자폭공격형무인기들의 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하시였다.” 11월 15일. [18]위장복의 일종으로 드론으로부터 은폐하는 데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김지헌. 2025. “김정은, 전술종합훈련 참관…‘사활적 임무는 전쟁준비 완성.’” <연합뉴스>. 5월 14일. [20]Kim, Min-young. 2024. "North Korean tactics revealed: Drone warfare in Ukrainian skies." Korea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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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7.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430364(Accessed: October 20, 2025) [22]김태훈. 2015a. “[취재파일] 北, ‘바다의 드론’ 무인 전투함정 개발 주장.” . 1월 9일; 김태훈. 2015b. “파도 뚫고 시속 90km로 달려…北 비밀 병기 실전 배치.” . 1월 8일. [23]<로동신문>. 2013a.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전투함선의 기동훈련을 지도하시였다.” 8월 25일. [24]<로동신문>. 2013b.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조한 전투함정들을 보시고 기동훈련을 지도하시였다.” 10월 12일 [25]<로동신문>. 2023. “중요무기시험과 전략적목적의 발사훈련 진행.” 3월 24일. [26]<로동신문>. 2023.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2》형 투입 수중전략무기체계시험.” 4월 8일; <로동신문>. 2024. “무모한 군사적대결광기를 절대로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 대변인담화.” 1월 19일. [27]정봉오. 2025. “北 ‘수중 核드론, 동해 시범 배치’…南항만 ‘방사능 쓰나미’ 노린다.” <동아일보>. 9월 5일. [28]<로동신문>. 2015.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인민군 해군부대들에 실전배비되는 신형반함선로케트발사훈련을 보시였다.” 6월 15일. [29]김민석. 2017. “러시아 모방한 북한 신형 지대함 미사일.” <중앙일보>. 6월 9일. [30]북한은 2020년 중반 이후 약 20차례의 순항미사일 시험을 실시하였다. [31]<로동신문>. 2024.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지상대해상미싸일 《바다수리-6》형 검수사격시험을 지도하시였다.” 2월 15일. [32]<로동신문>. 2017.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땅크장갑보병련대 겨울철도하공격전술연습을 지도하시였다.” 1월 28일. [33]아울러, 2017년 5월 28일 신형반항공유도무기체계 시험에서 공중표적의 하나로 무인기가 활용되기도 했다. <로동신문>. 2017.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국방과학원에서 조직한 신형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시험사격을 보시였다.” 5월 28일. [34]<로동신문>. 2017.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국방과학원에서 조직한 신형반항공요격유도무기체계의 시험사격을 보시였다.” 5월 28일. [35]Air Force. 2025. "MQ-9 Reaper." U.S. Air Force. January. https://www.af.mil/About-Us/Fact-Sheets/Display/Article/104470/mq-9-reaper/(Accessed: October 20, 2025) [36]새별-4형은 미국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를 모방한 무기체계로, 새별-9형은 MQ-9 리퍼를 모방한 것으로 널리 생각되고 있다(Dempsey 2023). [37]권윤희. 2025. “‘한국도 못한 걸 북한이 해냈다’…의기양양 김정은 ‘뒷배는 푸틴.’” <서울신문>. 5월 18일. [38]<군사세계>. 2024. “북 2024 국방무기 전시회에 등장한 화성19형, 신형전차, 드론 등 심층분석.” 11월 25일. [39]신대원. 2024. “北 ‘NK-방산’ 세일즈…골판지 드론부터 ICBM까지[신대원의 軍플릭스].” <헤럴드경제>. 11월 23일. [40]<조선중앙통신>. 2024.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조직한 무인기성능시험을 현지에서 지도하시였다.” 8월 26일. [41]<조선중앙통신>. 2025.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무인항공기술련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지도하시였다.” 3월 27일. [42]곽희양. 2025.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신형무기…‘화성-20형’과 드론 발사대.” <경향신문>. 10월 12일. [43]감시정찰능력과 드론 기술의 발달로 정밀유도무기를 대량으로 운용할 수 있는 미래에는 목표지점까지 이동해서 무기를 투하 혹은 발사하는 전투기나 함정 등 무기플랫폼의 가치는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만약, 다수의 드론 혹은 미사일을 발사지점까지 이동시켜야 하더라도, 컨테이너화 하여 은밀히 이동시키면 충분하다. 그에 따라 무기체계의 컨테이너화가 첨단무기개발의 한 추세로 자리잡아왔다. Hammes, T. X. 2018. "America is Well Within Range of a Big Surprise, So Why Can't It See?" War on the Rocks. March 12. https://warontherocks.com/2018/03/america(Accessed: October 20, 2025) [44]Kim Hyuk에 따르면, 북한이 인용한 중국측 연구는 다음과 같다. Huang, Qiwang and Weiping Wang. 2015. "Adaptive Human Behavior Modeling for Air Combat Simulation." 2015 IEEE/ACM 19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Distributed Simulation and Real Time Applications (DS-RT). October 14-16.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7395921/metrics#metrics(Accessed: October 20, 2025) [45]2024년 1월부터 11월 13일까지 발생한 북한의 GPS교란은 총 1,157건으로 앞서 북한의 GPS교란이 높은 수준으로 발생했던 2016년의 715건을 크게 웃돌았다. 배소영. 2024. “북한 GPS 전파 교란 올해까지 7000건 넘어.” <세계일보>. 11월 17일. [46]김예원. 2025. “군, 북한 GPS 전파 교란 맞서 ‘항재밍’ 능력 높인다.” <뉴스1>. 2월 28일. [47]양낙규. 2024. “北, 전자전 장비 집중적으로 해킹 [양낙규의 Defence Club].” <아시아경제>. 8월 10일. [48]조재학. 2025. “北 해킹그룹, 딥페이크 군무원 신분증 만들어 사이버 공격.” <전자신문>. 9월 15일.   ■저자: 이중구_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이중구 2026-01-22조회 : 384
워킹페이퍼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④ ‘인공지능(AI)’ 국제 연대: 쿼드와 오커스 그리고 중견국 연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패널(NSP)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국제정치 전반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주요 국가들의 인공지능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워킹페이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군사, 안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의 근본적 성격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배분 구조에도 중대한 변동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각국이 국가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자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효율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이 어떠한 인공지능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어떠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 제도와 글로벌 협력 메커니즘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 시리즈는 각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함과 동시에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Ⅰ. 서론 2025년 1월 20일에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1기와 달리 인공지능(AI)을 미국이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임기 말에야 제한적 수준의 AI 정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선 국면부터 AI 의제를 전면에 올렸고, 출범 직후 3일 만에 바이든 행정부의 AI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4110)을 폐기한 뒤 기업 친화적 성격의 새로운 행정명령을 공포했다. 이는 규제·위험관리 중심의 기존 접근을 사실상 접고, 민간의 자율성과 혁신 촉진을 우선순위로 삼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조치였다. 이어 2025년 7월 23일에는 「경쟁에서의 승리: 미국의 AI 실행 계획(Winning the AI Race: American AI Action Plan, 이하 AI Action Plan)」을 공식 발표하며 재집권 후의 AI 정책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AI Action Plan은 세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 제3축(Lead in International AI Diplomacy and Security – Export American Allies and Partners)이 AI 외교 및 연대와 직결된다. 핵심은 미국산 AI 제품·솔루션의 동맹·파트너국 확산을 통해 미국 중심의 보안·기술 생태계를 글로벌 표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침은 연대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하드·소프트웨어 채택을 강요 또는 견인하는 성격이 강하다. 2017년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제재할 때는 중국산 제품의 배제를 요구했지만 이번에는 중국산 제재를 넘어 미국산 채택 압박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즉, 국제표준의 미국화와 기술 확산의 주도권을 통해 미국의 AI 패권을 공고화 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AI 연대를 강화하려 하고 있고, 이에 대응하여 중국과 러시아도 AI 연대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Ⅱ. 미국의 AI 연대: 쿼드와 오커스 미국은 AI Action Plan에서 AI 동맹/연대 외교의 심화를 표명했는데, 이미 '인공지능에 대한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 on AI, GPAI)’, 쿼드(Quad), 오커스(AUKUS) ‘제2축’,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나토(NATO),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민주주의 정상회의 등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다양한 다자 플랫폼 전반에서 AI 의제를 다루고 있다.[1] 이 중 핵심은 쿼드와 오커스이다.  1) 현황 미국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와 오커스(미국·영국·호주)를 AI·첨단기술 협력의 허브로 활용하고 있다. 쿼드는 이미 AI-ENGAGE(농업), BioExplore(생물다양성) 등 응용 협력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며, 2021년 출범한 핵심·신흥기술 작업반(Working group) 등을 통해 의제별 연계를 진척시키고 있다. 2트랙 차원의 ‘쿼드 기술 네트워크(Quad Tech Network)’도 2020년 12월 가동되어 지속적인 정보교환 및 공동 연구의 기반을 넓히고 있다. 호주국립대 국가안보대학원, 인도의 옵저버연구재단(Observer Research Foundation), 일본의 정책연구대학원대학(National Graduate Institute for Policy Studies), 미국의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New American Security) 등이 참여하고 있다. 쿼드(Quad) 국가들은 ‘고위급 사이버 그룹’을 구성해 4국의 관련 전문가들이 정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그룹은 주요 기반시설의 안전 확보, 보안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사이버 위협으로부터의 회복력 제고 등을 목표로 공동 대응과 기술 협력을 추진한다.[2] 쿼드는 네 나라 모두가 민주주의라는 공통분모를 지닌다는 점에서 중국의 기술 권위주의 모델에 대한 규범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사이버–AI 연계 관점에서 감시·검열·허위정보 등 AI 남용을 방지하고, 개방·접근·안전의 기술 생태계 확보를 공동 목표로 삼는다. 2025년 7월 개최되었던 쿼드 외교장관 회의는 AI, 반도체, 기술 표준, 사이버 보안을 포함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협력을 핵심 의제로 채택했으며, 해저케이블 보안을 중점 협력 분야로 지정했고, 미국은 중국 기술이 포함된 해저케이블의 미국 연결 제한 방안을 준비 중이다.[3] 또한 4국은 AI 전문역량에 있어 상호보완성을 갖는다. 미국은 기계학습, 자연어처리에서 전문역량이 높고, 호주는 언어학, 이론 컴퓨터과학, 인도는 데이터마이닝, 데이터과학, 일본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에 강점이 있다. 이러한 차별적 비교우위는 연대 시너지를 창출할 기반이 된다. 한편, 오커스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중 핵심 국가인 미국, 영국, 호주의 협력이다. 전통적으로 파이브 아이즈는 냉전 기간부터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의 민군겸용기술 공동개발과 민감 정보공유를 이끌어 왔다. 다섯 국가는 정치·문화·언어적 정체성 공유를 바탕으로 오늘날 사이버안보·첨단기술 보호 메커니즘으로까지 협력의 영역을 확장했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캐나다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51번째 주’ 발언으로 미국과 캐나다 관계가 급랭하면서, 파이브 아이즈 응집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뉴질랜드의 경우 1980년 중반 뉴질랜드의 반핵 정책으로 인한 ‘미국·호주·뉴질랜드 동맹(ANZUS) 위기’이래 5개국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파이브 아이즈 중에서도 오커스 3국(미·영·호)의 협력이 파이브 아이즈의 핵심 축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오커스는 두 개의 축으로 진행된다. ‘제1축’은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원자력 잠수함을 제공하기 위한 협력이고, ‘제2축’은 세 나라의 첨단기술 공동개발 및 상호운용 강화를 목표로 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합의된 오커스(AUKUS)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계획대로 지속될지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설왕설래가 있었다. 2025년 6월 초에는 미국 측의 오커스 재검토 언급도 있었다. 하지만, 6월 중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계기 개최된 미국과 영국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가 오커스의 지속 추진을 확인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20일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회담을 하고, 호주에 대한 원자력 잠수함 제공 절차를 더욱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따라서, ‘제1축’의 추진은 점차 안정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반면, ‘제2축’은 8개 기술·기능 분야로 구성되며, 2025년까지 AI, 사이버, 양자컴퓨팅, 해저기술 협력이 우선 가동되고, 이후 극초음속, 전자전, 혁신, 정보공유로 협력의 범위가 확대된다. 협력의 범위뿐만 아니라 참여국 역시 확대될 전망이다. 2024년 9월 17일 오커스 3주년 공동성명은 캐나다·뉴질랜드·한국과의 ‘제2축’ 협의를 명시했다. 2025년 9월에는 일본이 처음으로 오커스 ‘제2축’ 활동에 참여해 무인기 AI 연구 협력을 논의했는데, 이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의 방위산업 협력을 심화하고 있는 최근의 전략 환경과도 맞물린다. 오커스 3국과 일본의 무인기 AI 연구는 일본이 영국·이탈리아와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적 기반으로 평가된다.[4] 2) 제약 요인과 과제 쿼드는 민주주의 연대라는 상징성과 플러스(+) 포맷의 개방성이 강점이지만, 인도의 전략적 유보가 상수다. AI가 미·중 기술패권의 중심축으로 부상할수록, 인도가 쿼드를 AI 연대의 플랫폼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지는 불확실하다.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와 인도의 러시아 산 원유 구입으로 붉어진 미국과 인도의 최근 불협화음도 이러한 우려를 키운다. 근본적으로 인도는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는 달리 문화적, 역사적으로 미국과의 정체성 공유 정도가 낮은 한계가 있다. 오커스 ‘제2축’은 미국의 수출통제 제도, 특히 ‘국제 무기 거래 규정(ITAR)’으로 인해, 기술·장비 이전이 지연되거나 차단되는 제약이 있다. 영국은 ITAR로 인해 소모되는 연간 비용이 국방예산의 약 1%에 달하고, 호주 역시 매년 수천 건의 허가 지연을 겪고 있다.[5] 이에 보잉, 안두릴과 같은 일부 기업은 호주 현지에서의 ‘연구·개발(R&D)’로 ITAR 제약을 우회하려 하고 있다.[6] 미국 국무부가 2024년 8월 영국과 호주를 대상으로 일부 완화를 단행했지만, 핵추진·양자 내비게이션 등 전략적으로 민감한 분야는 여전히 규제 테두리 안에 있다. 오커스를 통한 AI 협력이 실질적으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제도 장벽의 추가 완화, 3국 방산 협업 효율화, 나아가 기초연구의 과감한 통제 완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 AI Action Plan의 제3축이 미국산 AI 수출 확대와 더불어 컴퓨팅 자원 수출통제 강화 의지를 담고 있어, 오커스 ‘제2축’을 미국 AI 연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에는 아직 제도적인 제약이 남아 있다. Ⅲ. 중국, 러시아, 인도의 AI 연대 미국에 대응해 중국도 일대일로(BRI), 상하이 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의 네트워크에서 AI 의제를 논의하고 있다. 일례로 시진핑 주석은 2025년 9월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이 AI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7] 아울러 AI 발전은 상호 연계와 공동 노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하며, ‘냉전식 사고’에서 벗어나 협력적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중국은 유엔 등 다자 플랫폼에서의 논의에도 힘을 싣고 있다. 2023년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내놓은 데 이어, 2025년 7월 26일에 개최된 ‘세계인공지능대회(World Artificial Intelligence Conference, WAIC)’에서는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 신설 제안과 ‘글로벌 AI 거버넌스 행동계획’을 발표하며 대안 규범 정립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은 AI 연대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다층적인 글로벌 협력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8] 첫째,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인프라와 AI 기술 구축을 지원하는 ‘디지털 일대일로’ 프로그램을 강화하여 해당 국가들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둘째, 자국이 개발한 AI 모델과 기술을 무료로 공개함으로써 전 세계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국제 AI 생태계에서의 표준과 영향력을 주도하고자 한다. 셋째,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신흥 경제권과의 기술 협력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신규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AI 분야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BRIICS 회원국들과의 협력 심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BRICS 및 기타 신흥국들과 공동으로 AI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국제적 차원의 AI 협력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BRICS 국가들과 AI 관련 학회, 기관, 연구개발 조직이 참여하는 국제 연합체를 구성한다면, AI 분야의 공동 연구와 기술 협력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구체적인 협력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9] 한편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는 GPAI 참여국 확대를 매개로 미국과 중국 중심의 규범경쟁에 일방적으로 종속되지 않는 제3 세력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인도와 같은 역내 다수 국가가 ‘AI 주권 확보(소버린 AI)’를 기치로 AI 생태계 구축을 서두르더라도, 자본·기술·데이터·인재 등 핵심 요소에서 미국 및 중국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이 때문에 개별적인 노력을 뛰어넘는 중견국 다자 연대의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Ⅳ. 중견국 AI 연대의 가능성? 미국의 동맹국과 안보 우호국은 ‘소버린 AI’와 미국이 구축한 (또한 설정하고 있는) 표준의 수용 사이에서 선택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중국산 제품의 보안성 취약을 우려하여 미국산 제품의 도입을 선택하더라도, 미국산 제품의 보안성과 신뢰성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즉, 미국의 동맹국과 안보 우호국들이 주권·표준·안보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선택과 우선투자의 난제를 맞닥뜨리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국 우선, 동맹 경시 때문에, 미국 주도 AI 연구와 투자 네트워크의 응집력은 낮다. 미국은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고, 2025년 2월 뮌헨 안보회의에서 밴스 부통령의 강압적 태도가 동맹국들의 반발을 촉발했다. 더불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협상 분위기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대러시아 사이버 작전의 일시 중단을 지시했다는 보도는 동맹의 우려를 키웠다. 이는 마이클 왈츠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사이버 억제 대상국에서 러시아를 배제하고 중국과 이란만 지목했던 것과 겹치며 동맹국의 불신을 증폭시켰다.[10]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미국이 캐나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51번째 주” 발언으로 캐나다를 조롱하여 미국과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인 캐나다와의 관계가 악화되었다.[11]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역내 중견국이 개별적인 자강 전략과 병행하며 중견국 AI 연대를 모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12] 실제로 역내 중견국 간 양자, 삼자 협력 확대가 감지된다. 2025년 8월에 개최된 일본과 인도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인도에 대한 68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하였다. 동 회담에서 양국은 ‘신뢰할 수 있는 AI’ 국제표준 공동개발을 골자로 한 인도–일본 AI 이니셔티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2026년 2월 인도가 개최할 ‘AI 정상회의’에서 양국이 글로벌 규범 선도자를 자임할 가능성도 있다.[13] 또한 2025년 9월에 개최된 일본과 호주의 외교·국방 장관 2+2회의는 히로시마 AI 프로세스를 토대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체계를 구축하는데, 양국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인도도 2025년 8월 고위급 회담을 통해 반도체·AI·청정에너지 등 첨단 분야 전략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쿼드 참여국인 호주·인도·일본의 AI 공동연구·투자 수준은 매우 낮다. 세 나라의 공동연구는 전체의 4% 미만, 투자 연계는 1% 이하로 추정되는데, 주된 이유는 데이터 거버넌스 차이·역량 격차·지정학 우선순위 불일치이다.[14] 예컨대 인도는 2019년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제안한 ‘오사카 트랙’ 서명을 거부했다. 한국,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주요 중견국들은 핀테크와 모바일 기술에서 이미 높은 성취를 보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AI 도입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15] 그러나 AI 인프라의 미국 및 중국에 대한 의존은 기술적 자율성을 제한하며, 이러한 격차는 성장과 삶의 질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프라가 취약한 국가의 경우 인재와 자본의 유출로 영향력이 더욱 약화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연산능력, 데이터, 인재를 공동으로 확보하고 연구·제품 개발을 협업하는 지역 차원의 연대가 필요하다.[16] 이와 같은 문제의식은 2025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 주도 다자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아세안 간 디지털 전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Ⅴ. 전망 및 인도·태평양 질서에 대한 함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지경학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다양한 (소)다자 협력이 중층적으로 협력, 연계 또는 경쟁하고 있다. 미국 주도 안보 네트워크에서도 양자 동맹과 함께 쿼드·오커스 등 소다자 협의체가 부상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출범 뒤 자국우선주의 심화로 미국 주도 자유주의 질서가 흔들리면서, 중견국의 자강·연대 담론이 확대되고 있다. 역내 국가가 질서의 수동적 수용자를 넘어 일정한 규범·제도·기능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중견국 이상의 역량과 함께 소지역 리더십 및 지역 간 네트워크의 연결자(broke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역내에서 그럴수 있는 중견국은 일본·한국(동북아), 인도네시아(동남아), 호주·뉴질랜드(남태평양), 인도(인도양)를 꼽을 수 있다. 어느 중견 국가가 단독으로 역내 안보 질서 구축 및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역부족이지만 ‘소다자 연합을 구성하면 미국과 중국에 대해 일정한 레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연대는 미국 주도 안보 네트워크 내부의 중견국 연대라는 성격을 지니기에, 한편으로는 미국 네트워크를 보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미국과 중국 간 경쟁을 완화하는 균형 기제가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AI 분야에서도 중견국 연대의 필요성은 명확하지만, AI의 기술·인프라적 특성상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유지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의 압도적 인프라 우위 속에서 역내 중견국들은 오히려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즉, 중견국 연대가 진영 연대의 논리에 함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향후 AI가 국제적 위계의 핵심 결정요인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견국 AI 연합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AI 영역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중견국 협력에도 부정적 파급효과가 불가피하다. 앞서 살펴본 중견국 간 낮은 수준의 투자와 연구 협력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해준다. 중견국들이 직면한 이러한 현실적 제약하에서 미국의 AI Action Plan은 ‘포괄적 연대’라기보다 미국 중심의 AI 질서를 제도화하려는 전략적 구상에 가깝고, 쿼드와 오커스 내 AI 협력 역시 미국 주도 AI 연대를 뒷받침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견국들 사이에서 AI 분야 공동투자와 연구 협력의 규모는 실질적으로 확대되지 않고 있어, 중견국 연대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   [1]김상배, “미중 인공지능 패권경쟁과 한국: 국제정치의 전환과 중견국의 국가전략,” 국가전략, 31(2), 2025. p. 113 [2]Mandeep Singh, “AI-driven threats heighten regional focus on cyber defense,” Indo-Pacific Defense Forum, August 12, 2025.(https://ipdefenseforum.com/2025/08/ai-driven-threats-heighten-regional-focus-on-cyber-defense/) [3]연합뉴스, “미, 해저케이블에 중국 기술 사용 금지 추진…"보안 우려," 2025년 7월 17일.(https://www.yna.co.kr/view/AKR20250717028700009) [4]류호 “"오커스, 일본에 '무인기 탑재 AI' 공동연구 타진... 중국 견제 목적," 한국일보, 2025년 3월 4일.(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0415540000973) [5]오정미, “미국 상무부, 안보협력 동맹국인 오커스(AUKUS) 대상 수출통제 완화,” 수출통제 Issue Report, 전략물자관리원, 2024년 5월 3일; “미국, 방산협력 측면에서 수출통제 목록 정비 등 필요,” 해외연구동행 Report 2025-22, 2025년 7월 21일. [6]Rajiv Shah, “US export rules need major reform if AUKUS is to succeed,” The Strategy, Australian Strategic Policy Institute, February 16, 2023. [7]이동규, “2025년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나타난 중국의 의도와 한계” 이슈브리프, 아산정책연구원, 2025년 10월 2일.(https://asaninst.org/data/file/s1_1/222742fa858281cd85cc5db0e71d3150_UHky3TuA_56dc1199bdd7d5c4749bc1e2950bcd35a829461d.pdf) [8]이윤선, “[AI의 정치사회학] 미래 패권 좌우할 미·중 AI 세계대전,” 자유일보, 2025년 5월 6일.(https://www.jayu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40197) [9]이경아, “푸틴, 중국·인도 등과 'AI 동맹' 추진...미국 패권에 도전,” 사이언스 투데이, 2024년 12월 12일.(https://science.ytn.co.kr/program/view.php?mcd=0082&key=202412121136489802) [10]Michael Shoebridge, “The ‘5 Eyes’ & Trump: problems of trust & mistrust,” Strategic Analysis Australia, March 21, 2025. [11]The Economist, “Donald Trump v the spies of Five Eyes,” March 16, 2025. [12]Hans Horan, “Indo-Pacific Allies May Rethink US Intelligence Sharing After Gabbard, Patel Appointments,” The Diplomat, March 1, 2025. [13]최윤정, “‘트럼프 우선주의(Trump First)’와 인도의 인도-태평양 재조정,” 세종포커스, 세종연구소, 2025년 9월 15일.(https://www.sejong.org/web/boad/1/egoread.php?bd=1&itm=&txt=&pg=28&seq=12397) [14]Husanjot Chahal, Ngor Luong, Sara Abdulla and Margarita Konaev, “Quad AI,” Issue Brief, 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 May 2022. [15]Justin Lim, “AI 생산성 전쟁이 시작됐다 — 아시아 중견국, ‘AI 인프라 주권’의 기로에서다!,” Asean Daily News, 2025년 4월 16일. [16]전게서   ■저자: 박재적_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박재적 2025-12-05조회 : 720
워킹페이퍼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③ 중국의 국방 AI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패널(NSP)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국제정치 전반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주요 국가들의 인공지능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워킹페이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군사, 안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의 근본적 성격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배분 구조에도 중대한 변동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각국이 국가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자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효율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이 어떠한 인공지능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어떠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 제도와 글로벌 협력 메커니즘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 시리즈는 각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함과 동시에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Ⅰ. 전략 목표: 기술안보국가 구축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달성을 공언함으로써 중국이 세계질서와 혁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시진핑 주석은 2017년 10월 제19차 당 대회에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신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했고, 이후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개념을 당장(黨章)에 삽입함으로써, 그 이전과 이후가 본질적으로 다른 시대임을 천명했다. 그리고 중국은 일차적으로 2035년까지 기본적인 “사회주의 현대화의 새로운 발전 단계에 도달”함으로써 주요 이정표를 세우고 다음의 목표로 나아가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의 연장에서 최근 2025년 10월에 개최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는 향후 중국의 진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계기였다. 회의에서 통과된 ‘15차 5개년 계획’ 건의안은 단순한 경제의 양적 팽창보다는 내수진작 등 내부 경제 안정과 함께 ‘국가 안보’와 ‘질적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15차 5개년 계획은 핵심 화두는 ‘신질 생산력(新质生产力)’이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추격을 넘어, ▲인공지능(AI) 및 첨단 반도체 ▲양자 기술 ▲바이오 제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 수소 및 핵융합 에너지 등 미래의 판도를 바꿀 ‘신영역’에서 독자적인 기술 표준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기술 자립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국 경제의 체질을 기존의 부동산·인프라 중심에서 데이터·알고리즘 중심의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는 거대한 국가적 도전이다.  2035년 기본적인 ‘사회주의 현대화’ 목표(중등 선진국 수준의 인당 GDP 상정)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약 4.17%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4중전회에서 명시적인 성장 목표가 제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국가통계국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을 4.8%로 발표했고, 중국사회과학원은 15차 5개년 계획 기간 중국의 잠재 성장률을 연평균 4.88%로 추산했다. 또한, 4중전회 직후 리창 총리는 15차 5개년 계획이 종료되는 시점인 2030년의 중국 경제 규모가 170조 위안(약 3경 4천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미국의 전방위적인 첨단기술 봉쇄 돌파를 전제로 설정한 목표로 해석된다.  즉, 중국은 최소 4%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을 전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시진핑 체제의 중국은 국가 발전의 프레임을 과거의 ‘정보화(信息化)’에서 ‘지능화(智能化)’로 격상시키고, 당이 기술 개발과 자원 배분을 직접 통제하는 ‘기술안보국가(Techno-Security State)’ 체제를 추구하고 있다. 시진핑이 직접 주도하는 기술안보국가 달성을 위한 통합전략체계는 ▲혁신 주도형 발전 ▲군민융합 ▲국가안보전략 ▲군사력 강화라는 네 가지 축으로 구동된다. 이는 2013년 제3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이 직접 ‘국가와 시장의 신중한 균형’을 강조했던 초기 기조와도 뚜렷이 대비된다. 즉, 현재 중국은 ‘국가와 시장의 균형’을 중시하던 과거의 기조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안보와 경제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고도화된 ‘당-국가 자본주의’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Ⅱ. AI 혁신 및 생태계 구축 2010년대부터 중국은 AI 역량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착수하였다. 예를 들어 「인터넷+ 인공지능 3개년 추진계획 (2016)」에서 AI 산업의 초기 발전을 위해 AI 자원 및 혁신 플랫폼 구축, 지능형 제품 개발 등 기반 인프라 마련을 목표로 설정했다. 그리고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2017)」에서는 2030년까지 중국이 AI 이론, 기술, 응용 모든 면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프리미어 글로벌 혁신 센터’가 되겠다는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4년 양회 정부업무보고에서 ‘인터넷+’와는 차원이 다른 ‘AI+’ 전략을 공식 선포하며 디지털 기술 및 제조업과의 심층 융합을 국가 의제로 격상시켰다. 즉, 현재 중국 정부의 AI 정책은 초기 ‘기반 조성’ 단계에서 ‘규제와 진흥의 병행’을 거쳐, 2025년 현재 전 산업의 지능화를 꾀하는 ‘AI+ 행동’단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서 「국가 인공지능 산업종합표준화체계 구축지침 (2024)」은 2026년까지 50개 이상의 국가·산업 표준을 제정하여 AI 기술의 산업표준을 국가적으로 통일하고 산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지침을 제시하였다. 중국은 이와 같은 일관된 국가 총력 발전 과정을 거쳐 미·중 기술과 군사력 경쟁에서 ‘만도초차(弯道超车, 코너에서 추월하기)’와 ‘도약 발전(跨越发展)’을 이루어 경쟁의 ‘전략적 고지(制高点)’를 선점하고자 한다. <표 1>중국의 AI 관련 주요 정책 문서 제목 작성 주체 발표일 주요 내용 ‘인터넷+’ 인공지능 3개년 추진계획 (인터넷+계획) 互联网+”人工智能三年 行动实施方案[1] Internet+ Artificial Intelligence Three-Year Action and Implementation Plan 국가발전개혁위원회 (NDRC), 과학기술부(MOST), 공업화 신식화부(MIIT), 국가 사이버 정보판공실(CAC) 2016년 5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중국의 AI 산업을 조기에 발전시키기 위한 국가 전략을 설명.   중국의 AI 개발과 기술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목표 제시. 차세대 AI 발전계획 新一代人工智能发展规划[2] A Next Gener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Development Plan 국무원 2017년 7월 중국의 AI 개발 진전 및 AI 규제 구축을 위한 일정과 전략을 제시.   중국이 2030년까지 세계에서 AI 개발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목표 제시. 신뢰할 수 있는 AI 백서 可信人工智能白皮书[3] White Paper on Trustworthy Artificial Intelligence 중국정보통신기술원 (CAICT)과 JD Explore Academy 2021년 7월 AI 시스템의 신뢰성을 설명하는 데 중점.   관련 당사자들이 신뢰성 있고 투명하며 제어 가능한 AI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구축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잠재적) 방안을 제시. 차세대 인공지능 실증 적용 시나리오 구축 지원에 관한 고시 支持建设新一代人工智能 示范应用场景 Notice on Supporting the Construction of Next-Gener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Demonstration Application Scenarios 과기부 2022년 8월 AI 기술의 실질적인 응용을 촉진하고자 10개의 시범 응용 시나리오를 선정[4]. 생성 인공지능 서비스 관리를 위한 임시 조치 (생성 인공지능 서비스 잠정 관리 방안) 生成式人工智能服务管 理暂行办法[5] Interim Measures for the Management of 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Services 국가 사이버 정보 판공실(CAC),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교육부, 과학기술부(MOST), 공업화 신식화(MIIT) 등 7개 부처 공동 발표 2023년 7월 2023년 8월 15일에 공포·발효된 규정임.   생성 AI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되는 조치 및 제품 생산 시 AI 제공자의 의무를 규정. 중화인민공화국 인공지능법 (학자 제안 초안) 中华人民共和国人工智能法(学者建议稿[6]) Artificial Intelligence Law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Draft for Suggestions from Scholars) 중국정법대학 장링한 교수, 서북정법대학 양젠쥔 교수, 중국정보통신기술원 청잉 수석 엔지니어, 베이징항공우주대학 조징우 부교수, 동중국정법대학 한쉬즈 부교수, 서남정법대학 정즈펑 교수, 중난경제법대학 쉬샤오벤 부교수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 2024년 3월 AI 기술 혁신 촉진, AI 산업 발전, AI 제품과 서비스 규제 관련 법안의 초안임 (공식 입법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음). 2024년 정부업무보고 2024年政府工作报告 Government Work Report 2024 국무원 2024년 3월 양회 정부업무보고에서 ‘인터넷+’를 계승하되 차원이 다른 ‘AI+’ 전략을 공식 선포하며, 디지털 기술과 제조업의 심층 융합을 국가 의제로 격상. 국가인공지능 산업종합표준화체계 구축지침 国家人工智能产业综合标准化体系建设指南[7] Guidelines for Establishing a Comprehensive Standardization System for the N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Industry 공업화 신식화부(MIIT), 중앙인터넷 안전정보 기술위원회사무국, 국가발전개혁위원(NDRC), 국가표준화 관리위원회 2024년 6월 중앙정부의 인공지능 가속화 전략 (중공중앙, 국무원)의 이행을 위해 작성.   ‘신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 ‘국가표준화발전요강’,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등 주요 정책에 따른 후속 표준 정비 문서임.   핵심 목표(2026년까지): 국가·산업표준 50건 이상 신규 제정, 1,000개 이상 기업 대상 표준 적용 확산, 국제표준 20건 이상 제정 참여, 인공지능 고도화 및 산업 고도화 추진 인공지능+ 행동 심화 실시에 관한 의견 关于深化实施人工智能+ 行动的意见[8] Opinions on Deepening the Implementation of AI+ Action 국무원 2025년 8월 2027년까지 핵심 분야 융합 실현,2030년 AI 경제 주도권 확보, 2035년 AI 사회 전면 진입이라는 3단계 로드맵을 확정.이는 과거 ‘인터넷+’가 연결(Connection)에 중점을 두었다면, ‘AI+’는 ‘지식 창조와 판단’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  사실 이러한 중국의 발전 방향 제시와 일관된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엔비디아의 첨단 GPU 수출 통제를 필두로 전방위적으로 대중국 첨단기술 봉쇄를 추진하면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초기에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2024년과 2025년을 관통하며 목격되고 있는 현실은 역설적으로 제재와 봉쇄가 중국 AI 기술 생태계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진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은 단순한 기술 추격자의 지위를 넘어, 미국에 대항하는 ‘극한의 효율성’과 ‘인프라 장악’ 전략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대응 전략은 첨단 반도체 개발 및 범용 반도체 장악, 소프트웨어 효율화, 물리적 인프라 장악이라는 세 가지 축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거대한 국가전략의 산물로 이해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공개한 모델은 미국의 최첨단 AI 모델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성능을 보이면서도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들이 달성한 ‘가성비’의 비결은 제한된 GPU 자원 활용의 효율을 개선하는 아키텍처 혁신에 있었다. 이를 통해 딥시크는 입력 토큰 100만 개당 $0.14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다. 이는 당시 경쟁 모델인 OpenAI의 o1 대비 약 1/20~1/30 수준이고, GPT-4o와의 대비에서도 압도적으로 저렴한 수준이었다. 딥시크의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AI를 고비용의 ‘사치재’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범용재’로 전환하고,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로 인한 ‘컴퓨팅 파워 부족’ 문제를 막대한 자본 투자로 상쇄하는 양상을 보였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역대급 자본지출은 단순한 설비 투자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생존과 미래 패권을 위한 포석에 가깝다. 알리바바는 2024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197% 급증한 725억 위안(약 14조 원)을 투자한 데 이어, 향후 3년간 3,800억 위안(약 7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에 투입할 예정이다.[9] 알리바바는 이 투자의 목표를 명확히 ‘초인공지능(ASI, Artificial Super Intelligence)’ 구현에 두고 있으며,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라는 기존 캐시카우를 AI 인프라 구축의 ‘자금줄’로 활용하여, 자체 개발 오픈소스 모델인 ‘큐원(Qwen, 通义千问)’ 시리즈를 통해 AI 모델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텐센트 역시 2024년 767억 위안(약 15조 원)을 투자하며 전년 대비 221%라는 기록적인 자본지출 증가율을 보였다.[10] 텐센트는 자사의 독자 모델인 ‘훈위안(Hunyuan, 混元)’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한편, 이를 국민 메신저인 위챗(WeChat) 생태계에 깊숙이 통합시키고 있다. 특히 게임, 광고, 핀테크 등 자사의 방대한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AI 학습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AI 서비스의 실질적인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상반되지만 상호 보완적인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전략의 핵심 중 하나는 첨단 AI 칩의 자립으로, 화웨이가 그 선봉에 서 있다. 비록 초기에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없이 SMIC의 7나노(N+2) 공정을 개량해 생산해야 하는 한계로 인해 수율이 20%대에 머무는 등 고전했으나,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자본 투입과 공정 최적화를 통해 최근 수율을 40%대까지 끌어올리며 양산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는 금융, 에너지, 통신 등 국영 기업의 IT 인프라에서 미국산 하드웨어를 퇴출시키는 ‘소(消)A 정책’(‘Delete America policy)’, 즉 ‘문건 79호’을 통해 확실한 내수 시장을 보장해주고 있으며[11], 이로 인해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한우지(寒武纪, Cambricon)은 2025년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13배 이상 폭증하는 기염을 토하며 기술 축적을 위한 자금과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러한 첨단 칩의 자립화 노력의 이면에는 전 세계 범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려는 전략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제재의 칼날이 닿지 않는 28나노 이상 범용 공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2027년까지 전 세계 범용 반도체 생산 능력의 3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자동차, 가전, 산업 기기 등 전 세계 제조업 공급망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이며, 여기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은 다시 475억 달러(약 65조 원) 규모의 ‘빅펀드 3기(国家集成电路产业投资基金三期)’를 통해 HBM, 첨단 패키징, AI 가속기 등 취약 분야의 R&D 자금으로 수혈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요컨대, 중국은 범용 시장 장악을 기반으로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이 AI 구동의 필수 혈관인 광통신과 전력망 인프라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데이터센터 내부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결정하는 광모듈(Optical Module) 시장에서 중제쉬창(中际旭创, InnoLight)과 신이성(新易盛, Eoptolink)은 엔비디아를 포함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며, 차세대 기술인 공동 패키지 광학(CPO)과 선형 구동 플러그형 광학(LPO) 기술을 선도하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소비를 감당하기 위해 기존 변압기보다 효율이 월등한 고체변압기 기술과 특고압 송전망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여, 진판 테크놀로지(金盘科技) 등 자국 기업들이 전력 인프라 시장의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비유적으로 중국이 미국과 ‘두뇌’(AI 모델)를 두고 경쟁하면서도, 동시에 ‘신경망(통신)’과 ‘심장(전력)’을 장악하여 글로벌 AI 생태계의 하부 구조를 주도하려는 치밀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미국의 제재로 인한 하드웨어의 열세를 일차적으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의 최적화로 대응하고, 동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범용 반도체와 물리적 인프라 시장을 장악함으로써, ‘최고 성능’을 지향하는 미국 중심의 AI 질서에 맞서 ‘최적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새로운 AI 진영을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격차 싸움을 넘어, 자원, 전력, 인재 및 인프라를 아우르는 생태계 전체의 총력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Ⅲ. 국방 AI: 군민융합과 군사력 강화 1991년 걸프전을 통해 정보 우위의 중요성을 절감한 중국인민해방군은 미국과의 ‘세대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비대칭적 ‘살수간(杀手锏, 비장의 필살 무기)’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 이론가들은 AI로 인해 전장의 의사결정 속도가 인간의 인지 능력을 초월하는 전장 ‘특이점(奇点)’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인간을 ‘루프에서 제외(out-of-the-loop)’하는 완전 자율 시스템의 운용 가능성을 미국보다 더 개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미국을 넘어야 할 ‘강력한 적(强敌)’으로 상정하고 있으며, AI 기술 경쟁을 체제 대결의 핵심 전장으로 인식한다.[12] 흥미롭게도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군사 AI 역량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마치 냉전 시대의 ‘미사일 격차’ 논쟁처럼 중국 내 AI 투자와 개발을 더욱 촉진하는 명분이 되고 있다.[13] 이에 중국인민해방군은 AI 기술을 미래전의 승패를 결정할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이를 ‘지능화 전쟁(智能化战争)’이라는 새로운 작전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지능화’란 기존의 ‘기계화(mechanization)’, ‘정보화(informatization)’ 단계를 넘어, AI를 군사 시스템 전반에 통합하여 전장의 모든 요소를 지능적으로 연결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처음 언급한 이래 중국 군 현대화의 핵심 목표가 되었고, 일차적으로는 2027년 건군 100주년까지를 목표로 ‘지능화’ 체계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능화 전쟁 수행을 위한 핵심 교리는 ‘시스템 파괴전(体系破击战)’이다. 이는 단순히 적의 병력을 물리적으로 섬멸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 적의 지휘통제(C2), 정찰(ISR), 통신 허브 등을 AI로 식별하고 정밀 타격하여 전쟁 수행 능력 자체를 마비시키는 개념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육·해·공·우주·사이버 등 전 영역의 데이터를 AI로 통합 분석하여 최적의 타격 수단을 매칭하는 ‘다영역 정밀전’ 개념을 발전시켰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중국의 국방 AI 생태계는 전통적인 국영 방산업체와 급성장하는 민간 기술기업, 그리고 핵심 연구기관이 융합된 복합적인 구조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발전의 핵심적 배경에는 국가 안보의 틀에서 기술을 중시하는 군민융합(军民融合) 발전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의 군민융합은 시진핑 시대에 들어 국가 안보, 경제발전, 기술 혁신을 잇는 핵심 국가전략으로 격상되었다.  그리고 군민융합 목표 달성을 위해 시진핑 정부는 강력한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2017년 1월, 시진핑 주석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이 위원회는 정치국 상무위원, 주요 부처 장관, 군 최고위급 인사 등 26명의 핵심 엘리트로 구성되어 군민융합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자리매김했다.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 설립 이후 군민융합 관련 정책 추진이 가속화되었다. 덩샤오핑 시기 군수 공장의 민수 전환에서 시작된 과거의 민군통합(CMI) 정책은 리더십의 일관성 부족과 부문 간 이해관계 충돌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취임 직후부터 강력한 하향식 접근을 통해 민간과 군사 부문의 자원, 기술, 인력을 통합하여 ‘기술안보국가(techno-security state)’ 구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군민융합 전략은 경제적 자원 최적화를 통해 국방력과 경제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기술·정책·정치가 결합된 복합적 개념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과거의 단순한 ‘결합(结合)’을 넘어, 요소 간 심층적 침투와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질적인 ‘융합(融合)’을 지향한다. 중국군사과학원은 군민융합의 발전 단계를 ▲2010년대 중반까지의 초보 단계, ▲2020년대 초까지의 과도 단계, ▲심화 단계로 구분하며, 현재 심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한다. 군민융합 전략의 최종 목표는 ‘통합된 군민전략 체계와 전략적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군민융합 심화 발전 구조’ 형성을 목표로 하는데, 이 구조는 ‘전요소(full-element)’, ‘다영역(multi-domain)’, ‘고효익(high-return)’이라는 세 가지 속성을 포함한다. 특히 ‘다영역’ 측면에서 해양·우주·사이버와 같은 ‘중대안전영역’과 더불어 AI, 바이오테크, 신에너지 등 ‘신영역(nascent technological areas)’을 핵심 분야로 지정했다.  중국은 미국의 군민 상호작용 모델을 가장 중요한 참고 사례로 삼아 심도 있게 연구해왔다. DARPA, PPBE(기획·예산 편성·집행), JCIDS(합동 능력 통합 및 개발 시스템) 등 미국의 제도에 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중국은 자국의 특성에 맞는 군민융합 생태계를 구축하고 기술안보국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군민융합 이행의 핵심적인 두 축으로서 국방 장비 획득 시스템 개방과 군민 공동 연구시설 설립을 의제화했다. 이후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는 획득 시스템 개방하고, 민간기업의 방산 시장 진입을 위한 ‘무기·장비 연구·생산 허가증’과 ‘장비 계약업체 인증서’ 발급을 확대하였다. 또한, 2015년 설립된 온라인 포털 ‘전군무기장비구매정보망’을 통해 구매 정보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제고했다. 공동 연구시설 설립 차원에서는 미국 DARPA등의 역할을 참고하여, 대규모 종합 국가 연구소 체계를 구축했다.  핵심 연구기관으로서는 중국과학원(CAS)과 국방 분야에 특화된 7개 대학인 ‘국방칠자(国防七子)’가 연구개발의 핵심축을 담당한다. 특히 서북공업대학, 베이항대학, 베이징이공대학 등은 다수의 AI 국방 계약을 수주하며 기술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칭화대학, 상하이교통대학과 같은 일반 명문대학들도 군과의 협력을 통해 AI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14] AI 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는 양쯔강 삼각주(41%), 주강 삼각주(29%), 베이징-톈진-허베이(9%) 등 3대 경제권에 78%가 집중되어 있으며, 이곳에 기술기업과 연구소가 밀집해 있다. 그러나 이 외에도 쓰촨성, 산시성과 같은 전통적인 방산 허브 역시 AI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15] 현재 국영 방산업체의 경우 중국전자과기집단(CETC), 중국항천과기집단(CASC), 중국북방공업그룹(NORINCO) 등 전통적인 방산 대기업들이 여전히 고가치·대규모 AI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16] 이들은 C4ISR, 드론, 미사일 시스템 등 핵심 무기체계의 지능화를 담당한다. 민간 기술기업의 경우 계약 건수 기준으로 볼 때, AI 장비의 최대 공급자는 민간기업이다.[17] 이들 중 대다수는 2010년 이후 설립된 신생 기술기업으로, 예컨대, 아이플라이텍(iFlytek), 파이사트(PIESAT), JOUAV 등이 음성인식, 위성 데이터 분석, 무인기 분야에서 중국인민해방군에 핵심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18] 그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최근 전력 증강은 물리적 타격과 심리적 마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무인 병참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지능화 전쟁’의 형태를 띠고 있다. 우선, 중국은 AI를 목표 식별, 전술 결정, 전장 시뮬레이션 등에 적용하며 자율 작전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례로 시안공업대학(西安工业大学) 연구진은 딥시크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1만 가지 전장 상황을 48초 만에 분석해 기존 48시간 대비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다.[19] 다음으로, 공중에서 식별된 초대형 무인기 모함 ‘주텐(九天)’은 단순한 정찰 자산이 아닌, ‘이종(異種) 벌집 무인기’ 시스템을 통해 100여 대의 드론을 일제히 투사하여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포화(飽和) 공격’의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대만 해협 방어를 위해 구상 중인 ‘헬스케이프(Hellscape)’ 전략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FK-4000과 같은 고출력 마이크로파 시스템과 연계되어 창과 방패가 통합된 자율 작전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상에서도 지난 2월 중국 국영 방산업체 노린코(Norinco)가 공개한 자율 군용차량 ‘P60’의 경우 시속 50㎞로 주행하며 전장 지원 임무를 자체 판단해 수행하고, 중국군은 AI 로봇개를 활용해 화력 지원·지뢰 제거·정찰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20] 실제로 캄보디아와 실시한 ‘골든 드래곤(Golden Dragon) 2024’ 연합 훈련에서 QBZ-95 자동소총을 등 부위에 탑재한 로봇 군견이 공개된 바 있다. [21] 이러한 전방 전투력은 후방의 ‘지능형 무인 물류(智能物流)’ 시스템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는데, 중국인민해방군 연합군수지원부대는 이미 ‘루이자오(銳爪)’ 시리즈를 포함한 무인지상차량(UGV)과 로봇 개를 활용해 탄약과 보급품을 자율 수송하는 훈련을 작전 교리로 정착시켰으며, 공수부대의 무인기 보급 및 무인 창고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인명 피해를 배제할 수 있는 정밀 보급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이미 2020년경부터 ‘루이자오(銳爪)’ I 88대를 티베트 지역에 배치하였으며, 그중 38대는 인도 국경의 최전방 지역에 실전 배치하여 고지대 작전 능력을 검증해 왔다.[22] 더 나아가 중국인민해방군은 물리적 전장을 넘어 ‘인지전’ 차원에서 인간의 의지를 통제하는 ‘제뇌권(制腦權)’ 확보에 오픈소스 AI 모델인 딥시크(DeepSeek)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선전전을 넘어, 대만 총통 선거 당시 라이칭더 후보 관련 딥페이크 유포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생성형 AI를 통해 정교한 허위 정보를 대량 생산하고 사회적 혼란을 유도하는 고도화된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 이미 실전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Ⅵ. 정책적 시사점 첨단기술, 특히 AI 분야에서의 우위 선점 문제는 미·중 전략경쟁의 핵심 전장으로 인식된다. 중국은 미국의 전방위적인 기술 봉쇄를 돌파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 투입을 바탕으로 AI 생태계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진화시키는 중이다. 이러한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은 최대한 ‘선택’을 강요받는 위치에 노출될 개연성을 줄여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의 기본적인 생존 전략의 방향성은 ‘균형 외교’의 공간 확장과 ‘기술 자립도’의 제고를 통한 ‘전략적 불가체성(Indispensability)’을 확보하는 데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은 HBM(고대역폭 메모리)등과 같은 한국이 보유한 기술·제조업 차원의 우위를 유지하여 이를 미·중 양측에 대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술 자립도 유지·확대 차원에서 부단한 연구개발 및 인재 양성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기적으로 2027년까지 중국은 AI 굴기의 일환으로 28나노 이상 범용 공정에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전 세계 범용 반도체 생산 능력의 39%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막연한 전망이 아니라 상수로 수용해야 할 가까운 미래이다. 한국의 자동차, 가전 등 주요 제조업 공급망에서의 지렛대 및 핵심 원가 경쟁력이 약화될 개연성이 있다. 또한 한중 관계가 경직되는 돌발상황 발생 시, 중국의 공급 통제 등으로 인한 심각한 타격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안정적인 관계 관리 및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안보·국방 차원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은 AI 기술을 군사 시스템 전반에 통합하는 ‘지능화 전쟁(智能化战争)’을 군 현대화의 핵심 목표로 설정했고, 일차적으로 2027년 건군 100주년까지 이 체계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국방부 등 일개 부처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안보국가(Techno-Security State)’구축이라는 국가전략 목표 아래, 시진핑 주석이 직접 주도하는 군민융합(军民融合)전략을 통해서 경제·기술·안보가 연계된 국가 총력전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의 안보환경 이해 및 전장에 대한 적응 문제는 기존 군 조직 및 전문가에 한정 지어서는 풀 수 없는 거대한 문제이다. 한국도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복합적 안보 위협과 지능화된 전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사안을 국방부 등 일개 부처에 일임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주도권을 쥐고 국가전략 수준의 프레임 하 각계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국가 최고 리더십의 주도적인 개입 및 통솔이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 Ⅵ. 참고문헌 2025. "中 AI 시장 쟁탈전, 알리바바·텐센트 역대급 투자 경쟁.“ 2025년 4월 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CSF 뉴스브리핑. 2025. "중국, 딥시크 AI 기반 군용 무기 개발 가속화.“ CSF 뉴스브리핑, 2025년 10월 28일.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CSF 중국전문가포럼. Army Recognition. "Chinese Army (PLA) Inducts More Combat UGVs.“ 2020. Fedasiuk, Ryan, Jennifer Melot, and Ben Murphy. 2021. "Harnessed Lightning - How the Chinese Military is Adopting Artificial Intelligence.“ CSET, October 2021. Kania, Elsa B. 2017. "Battlefield Singularity: Artificial Intelligence, Military Revolution, and China’s Future Military Power.“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CNAS), November 2017. McFaul, Cole, Sam Bresnick, and Daniel Chou. 2025. "Pulling Back the Curtain on China's Military–Civil Fusion.“ 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 (CSET), September 2025. Peterson, Dahlia, Ngor Luong, and Jacob Feldgoise. 2023. "Assessing China's AI Workforce.“ Center for Security and Emerging Technology (CSET), November 2023. State Council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17. "A Next Gener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Development Plan (《新一代人工智能发展规划》).“ Full English translation. Issued July 8, 2017; released July 20, 2017. 《中华人民共和国人工智能法(学者建议稿)》. Scholars’ Draft AI Law. Accessed November 18, 2025. Archived at Perma. 中国信息通信研究院 (CAICT) & 京东数科. CAICT–JD《可信人工智能白皮书》 (CAICT–JD Trustworthy AI White Paper). 加拿大乐活网 (LaHoo). 2024. “美媒:中国‘79号文件’指示‘清除美国科技’” (U.S. Media: China’s “Document 79” Directs Removal of U.S. Technology). March 9, 2024. 国务院. 2025. 《国务院关于深入实施“人工智能+”行动的意见》 (Opinions of the State Council on Deepening the Implementation of the “AI+” Action). August 26, 2025. 中国政府网. 国务院办公厅. 2016. 《“互联网+”人工智能三年行动实施方案》 (Internet+ AI Three-Year Action and Implementation Plan). 国务院办公厅. 国务院有关部门. 2024. 《国家人工智能产业综合标准化体系建设指南(2024版)》 (Guidelines for the Construction of a Comprehensive Standardization System for the National AI Industry, 2024 edition). 中国政府网. 中央网络安全和信息化委员会办公室. 2023. 《生成式人工智能服务管理暂行办法》 (Interim Measures for the Administration of Generative AI Services). July 13, 2023. 国家网信办官网.   [1]国务院办公厅. 《“互联网+”人工智能三年行动实施方案》 (t0462_Internet+ AI 3-year Action and Implementation Plan). 国务院办公厅, 2016 https://perma.cc/X2M9-N7RQ [2]State Council, People’s Republic of China. A Next Gener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Development Plan (《新一代人工智能发展规划》). 전문(영문 번역본). 2017.07.08.(작성일);2017.07.20.(발표일) https://d1y8sb8igg2f8e.cloudfront.net/documents/translation-fulltext-8.1.17.pdf  [3]中国信息通信研究院 (CAICT) & 京东数科. CAICT–JD Trustworthy AI White Paper (CAICT-JD 可信人工智能白皮书). 存档页面 (Perma). https://perma.cc/9XZR-8KNE [4]스마트 농장 (智慧农场), 지능형 항만 (智能港口), 지능형 광산 (智能矿山), 지능형 공장 (智能工厂), 스마트 홈 (智慧家居), 지능형 교육 (智能教育), 자율 주행 (自动驾驶), 지능형 진료 (智能诊疗), 스마트 법원 (智慧法院), 지능형 공급망 (智能供应链) [5]中央网络安全和信息化委员会办公室. 《生成式人工智能服务管理暂行办法》 (Interim Measures for the Administration of Generative AI Services). 2023.07.13. 国家网信办官网  https://www.cac.gov.cn/2023-07/13/c_1690898327029107.htm [6]《中华人民共和国人工智能法(学者建议稿)》 (Draft AI Law — Scholars’ Proposal). 存档页面 (Perma). 访问日期:2025.11.18. https://perma.cc/L9E4-5K3V [7]国务院有关部门. 《国家人工智能产业综合标准化体系建设指南(2024版)》 (Guidelines for the Construction of a Comprehensive Standardization System for the National AI Industry, 2024 edition). 中国政府  https://www.gov.cn/zhengce/zhengceku/202407/content_6960720.htm [8]国务院. 《国务院关于深入实施“人工智能+”行动的意见》 (Opinions of the State Council on Deepening the Implementation of the “AI+” Action). 2025.08.26. 中国政府网 https://www.gov.cn/zhengce/content/202508/content_7037861.htm  [9]“中 AI 시장 쟁탈전, 알리바바·텐센트 역대급 투자 경쟁.” CSF 중국전문가포럼(대외경제정책연구원 KIEP) 뉴스브리핑, 2025.04.07. [10]Ibid. [11]加拿大乐活网 (LaHoo). “美媒:中国‘79号文件’指示‘清除美国科技’” (U.S. media: China’s ‘Document 79’ directs removal of U.S. technology). 2024.03.09. https://lahoo.ca/2024/03/09/667321?utm [12]Elsa B. Kania, "Battlefield Singularity: Artificial Intelligence, Military Revolution, and China's Future Military Power." 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November 2017, 12. [13]Ibid. [14]Ibid. [15]Dahlia Peterson, Ngor Luong, and Jacob Feldgoise, "Assessing China's AI Workforce." CSET, November 2023, 11-12. [16]Cole McFaul, Sam Bresnick, and Daniel Chou, "Pulling Back the Curtain on China's Military-Civil Fusion." CSET, September 2025, 12-13. [17]Ryan Fedasiuk, Jennifer Melot, and Ben Murphy, “Harnessed Lightning - How the Chinese Military is Adopting Artificial Intelligence.” CSET, October 2021. [18]Cole McFaul, Sam Bresnick, and Daniel Chou (2025) op. cit. [19]“중국, 딥시크 AI 기반 군용 무기 개발 가속화,” CSF 중국전문가포럼 뉴스브리핑, 2025년 10월 28일. [20]Ibid. [21]"Chinese military dogs of war go viral during joint drills with Cambodia." South China Morning Post, 2024.05. [22]Army Recognition. "Chinese Army (PLA) inducts more combat UGVs." 2020.   ■저자: 전재우_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전재우 2025-11-20조회 : 1655
워킹페이퍼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② 인도와 국방 AI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패널(NSP)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국제정치 전반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주요 국가들의 인공지능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워킹페이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군사, 안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의 근본적 성격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배분 구조에도 중대한 변동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각국이 국가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자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효율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이 어떠한 인공지능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어떠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 제도와 글로벌 협력 메커니즘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 시리즈는 각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함과 동시에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Ⅰ. 전략 및 정책 개요 인도는 1947년 독립 이후 빈곤에서 벗어나 진정한 독립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술 자립을 국가 발전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였다. 영국 식민지 경험은 군에 대한 불신을 낳았으며, 간디의 비폭력 독립운동 전통은 민군관계에서 민간의 우위를 제도적으로 유지하는 기반이 되었다. 독립 후 사회주의적 수입대체 산업화를 채택하여 냉전 기간 동안 경제성장이 더디었으나 1990년대 경제 자유화 조치 이후 인도는 빠른 경제성장을 경험하였으며, 특히 정보기술(IT)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세계적 IT 강국으로 부상하였다. 이 과정에서 첨단기술은 국가 안보보다는 경제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우선적으로 활용되었다. 인공지능(AI) 역시 경제 성장과 산업 발전, 그리고 인프라 개발에 기여하는 도구로 인식되었고, 군사적 활용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 인도 정부는 지속적으로 국내 산업 발전을 중시하며, AI 및 디지털 기술을 경제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 시키려 하고 있다(Mohan 2024, 445-449). 실제로 인도는 2026년까지 디지털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을 현행 약 11%에서 22%까지 확대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첨단기술 발전의 우선순위가 경제적 차원에 있음을 보여준다(Levesques 2024).  그러나 최근 들어 국제 안보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중국·파키스탄과의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AI의 군사적 잠재력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도의 전략적 안보 환경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간주되는 중국은 AI와 첨단기술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이를 국방 및 무기체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위기의식은 인도로 하여금 국방 분야 AI 활용에 대한 본격적 논의를 촉발시켰다(Bommakanti 2020). 또한, 인도와 적대적 관계에 있는 파키스탄이 중국과 협력하여 AI 기반 무기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 역시 인도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2018년 인도 정부는 모디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국가 싱크탱크인 국가변혁위원회(NITI Aayog)를 중심으로 『National Strategy of Artificial Intelligence: AI for All』을 발간하여 AI 발전에 관한 포괄적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국방 분야에서는 같은 해 국방생산부(Department of Defense Production)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AI 국방 활용 전략을 검토하였고, 6월에 『Strategic Implementation of AI for National Security and Defense』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해당 보고서는 공중 및 지상전, 사이버 방어, 핵·생물학 공격 대응에 AI의 적용 필요성을 강조하였으며, 민간기업과의 긴밀한 협업 모델을 권고하였다. 이어서 2019년에는 국방 AI 위원회(Defense AI Council, DAIC)와 국방 AI 프로젝트청(Defense AI Project Agency, DAIPA)을 설립하여 국방 AI 관련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하였다. DAIC는 국방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며, 각 군 참모총장, 국방연구개발기구(Defense Research Development Organization, DRDO), 산업계 및 학계 인사들이 참여한다. DAIC는 AI 정책 구상, 운영 체계 개발, 지원을 총괄하는 기구로 기능한다. 이와 함께 DAIPA는 국방생산부장을 기관장으로 하고, 각 군, 국방 공공부문사업(Defense Public Sector Undertaking, DPSU), DRDO, 학계 및 업계 대표로 구성되어 국방 분야 AI 기술 및 시스템 개발을 담당한다(Hooda 2023). 2022년 7월 인도 국방장관 라즈나트 싱(Rajnath Singh)은 ‘AI in Defense (AiDef)’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75개의 국방 AI 기술을 공개하였다. 여기에는 3D 프린팅 감시 시스템, 레일 장착 로봇, 자율 요격정, AI 기반 군집 및 폭풍 드론, 인지 레이더, 무인 차량, 동작 및 이상 감지기, 표적 식별 시스템, 얼굴·동작 인식 기술, 음성인식 및 실시간 번역기, 모니터링 및 예측 시스템 등이 포함되었다(Ministry of Defense 2022). 이는 인도가 첨단 AI 기술을 군사적으로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다. 효율적인 AI 활용을 위해 인도는 다량의 양질의 데이터 확보, 3군 간 AI 상호운용성 확대, 고성능 컴퓨팅 자원, 사이버 안보 강화, 윤리적·법적 책임 규범 정립, 그리고 민간 전문인력의 적극적 활용을 핵심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2023년 기준으로 미국보다 더 많은 국가 후원 사이버공격을 받은 국가로 보고된 바 있어, 사이버안보 문제는 군사 AI 운용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다(Hooda 2023; Mohan 2024). 국방 AI 실행계획은 국방참모장(Chief of Defense Staff, CDS)과 합동참모부(Headquarters of Integrated Defense Staff, HQ IDS)가 주도하고 있으며, AI 활용 목표, 적용 분야, 규모, 조직 개편, 윤리적 문제를 포함하는 전략을 수립 중이다. 이를 위해 합동참모부 내에 AI국(Directorate of AI)을 신설하여 정책, 데이터, 획득 부문을 담당하도록 하였다. 특히 인간-기계 관계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AI에 지나치게 많은 자율성을 부여할 경우 윤리적 문제가 심화될 수 있으나, 반대로 인간의 결정권을 과도하게 강조할 경우 AI의 역량 발휘가 제한될 수 있다는 딜레마가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인도군은 양자의 균형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고급 AI 인력이 장기간 국방 분야에 종사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민간 부문과의 경쟁에서 인도군은 불리한 위치에 있으며, 이에 따라 민간 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민간 부문은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군은 이를 이중용도(dual-use) 기술의 개발 및 적용으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의 국방 AI 투자는 여전히 중국에 비해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인도군은 매년 약 5천만 달러를 AI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나, 이는 중국의 투자 규모의 약 30분의 1에 불과하다(Krishnan 2023).  현재 인도는 미국, 이스라엘 등 우방국과 협력하는 한편, ‘아트만니르바르 바라트(Atmanirbhar Bharat, 자립 인도)’ 구호 아래 독자적 연구개발을 통한 국산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DRDO와 산하 인공지능·로봇센터(Center for AI & Robotics)는 국경 감시, 폭발물 처리 등 다양한 군사용 로봇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포괄적 안보전략은 아직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으며, 중국과 비교했을 때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비판이 존재하기에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Mohan 2024, 452-453). Ⅱ. 기술 및 기업 생태계 인도의 AI 및 첨단 국방기술 발전에는 스타트업의 기여가 두드러진다. IT 강국으로서 인도는 다수의 기술 스타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국방부는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AI 군사력 강화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탁월한 국방을 위한 혁신(Innovations for Defence Excellence, iDEX)’ 프로그램을 통해 Skylark Labs, Sagar Defence, Hindustan Aeronautics Limited, Bharat Electronics Limited 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학 연구소의 역할도 점차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또한 방위획득절차 2020(Defence Acquisition Procedure, DAP 2020)의 ‘Make’ 제도를 통해 국내 인재와 역량을 방위력 개발에 체계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절차를 확립하려고 노력하였다. 이 제도는 인도의 공공 및 민간 기업이 국방 분야의 개념화, 개발, 생산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재정적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이와 관련해서도 DRDO가 기술 이전을 촉진하고 혁신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부의 적극적 장려로 지난 10여 년간 급격히 진화한 인도의 스타트업과 인도가 자랑하는 중소기업 (micro, small and medium enterprises, MSMEs) 생태계는 국방 부문에서의 기술 혁신을 크게 진전시켰다고 평가받는다(Das 2024). 2025년 현재 $160억 규모인 전 세계 군사 분야 인공지능(AI) 시장 규모가 2030년까지 $350억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세계 다섯 번째 군사비 지출국가인 인도는 다른 강대국처럼 AI를 국방 전략의 핵심에 통합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도의 국방 AI 시장은 2025년 7억 달러에서 2030년 2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28%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글로벌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인도의 경우 국방 AI의 세계적 추세와 유사하게[1] 정보·감시·정찰(ISR) 부문이 여전히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율 및 반(半)자율 무기체계가 35%의 연평균 성장률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며, 그 뒤를 사이버 분야가 잇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아래 그래프 참조). 자율체계 분야에서는 드론 군집(swarm), 자율형 방공체계, AI 기반 해군 무기체계가 주요한 수익 창출 동인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Choudhary 2025). <그림 1>인도 국방 AI 시장 비교 전망출처: Lokesh Choudhary. 2025. “Defence In The Age Of AI: Is India’s Moment Here?” Aug 15. 인도의 국방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미 89%의 기업이 AI를 제품에 통합하였으며, 실시간 항법을 위한 드론 탑재(edge) AI에서부터, 군사 훈련 시뮬레이션을 위한 생성형 AI(generative AI) 등 분야에 진출하면서 이들 기업은 총 $3억 8,6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였다. 또한 최근 파키스탄과의 무력충돌 과정에서 AI 기반 무기체계가 크게 활약하며 AI의 전략적 잠재력이 명확히 드러났다. DRDO 주도 무기체계가 ISR, 자율 표적 탐지, 정밀 타격 시스템에서 공헌했는데 ideaForge, Big Bang Boom Solutions 등 민간기업도 크게 기여하였다. 인도 국방 기술 스타트업은 최근 드론 및 안티-드론 시스템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현재는 거의 모든 해당 플랫폼이 AI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Choudhary 2025). 드론 분야에서는 Adani Aerospace, Solar Defence, Zen Technologies, Idea Forge, and NewSpace Research & Technologies, Hindustan Aeronautics Limited (HAL) 등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하다(Haider and Babar 2025). 이러한 추세는 인도의 국방 스타트업 생태계가 AI 국방 혁신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Ⅲ. 군사 전략 및 작전 개념 인도의 국방 AI 활용은 지휘통제, 감시정찰, 무인전투, 사이버·정보전에 걸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인도의 군사사상은 오랜 힌두 철학 전통, 특히 dharmayuddha(정의로운 전쟁)와 kutayuddha(부정의한 전쟁)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러한 전통은 인도의 군사독트린이 비교적 방어적이고 수동적인 성격을 띠는 데 기여했으며, 민군관계에서는 민간의 우위가 제도적으로 강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안보환경의 변화는 인도로 하여금 새로운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이 보유한 고도화된 무인기 기술과 군집(drone swarm) 전술의 잠재적 위협, 그리고 파키스탄의 후원을 받는 무장단체에 의한 유사 공격 가능성은 국경 지역에서의 공세적 위협을 급격히 증대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위협 인식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여전히 전통적 방어 중심 독트린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군사적 행동의 정당성, 민간 통제 원칙, 그리고 국제법적 고려와 연결된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ounter-swarms 전술, 대(對)무인기 요격체계, 혹은 윤리적 제약을 일정 부분 완화한 AI 기반의 공세적 수단 개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의 병참·감시 운영, 내부 치안 임무 수행 등에서 AI와 무인체계가 가지는 실용적 가치는 더욱 높게 평가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도의 전술·작전 개념은 전통적 방어성향을 유지하면서도 무인체계·AI의 활용을 확대하는 이행적(transitionary)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ichberg and Roy 2024)[2]. 인도의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인간의 통제권은 매우 중요한 규범적 원칙이다. 민간 지도자들과 전략사상가들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기계적 살상이 발생하거나, 자율적 치명무기(LAWS: Lethal Autonomous Weapon Systems)의 전장 사용이 용인되는 상황에 대해 강한 반감을 표시해 왔다. 따라서 인간-기계 관계에서 인간 우월성(human primacy) 원칙은 인도 군사정책의 기초적 전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중·해상·지상 각 군별로 무인체계와 AI 적용의 확대는 불가피하다. 현재 인도 공군은 주로 무인기의 ISR(정보·감시·정찰) 기능을 인정하고 있으나, 전술적·운영적 요구에 따라 AI가 지휘관의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시키고 자동화된 권고(coalition of options)를 제공하는 사례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인도주의법(IHL)상 구별성(distinction)과 비례성(proportionality) 원칙의 준수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Reichberg and Roy 2024). 무엇보다도 AI 무기체계 운용과 관련하여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는 핵심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AI를 설계·개발한 과학자·프로그래머, 이를 획득·배치·운용하는 군 당국, 그리고 실제로 무기체계를 통제하는 장병들 사이에 책임이 어떻게 분배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규범과 교육·훈련 체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도는 기술개발자와 군 운용자의 공동 교육, 윤리·법적 책임을 포함한 통합적 훈련 프로그램, 그리고 AI 운용에 관한 명확한 규칙·절차(standard operating procedures)를 제정·시행함으로써 인간의 판단과 기계의 권고 사이의 균형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 인도의 각 군별 AI 기술 활용 상황 (1) 육군 인도 육군은 인공지능을 물류 관리, 전장 시뮬레이션, 예측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국경 지역에는 140개 이상의 AI 기반 감시 체계가 배치되어 있으며, Proactive Real-time Intelligence and Surveillance Monitoring(PRISM)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시청각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위협 식별에 활용한다. 또한, Seeker Monitoring and Analysis System은 안면인식(FRT) 기술과 연계되어 감시·모니터링 기능을 수행하며, 국경지역 차량 추적과 침입자 식별 등에서 활용도가 높다. 아울러 인도 육군은 가시선 밖(BVLOS) 타격 능력을 갖춘 자체 군집형·폭풍형 드론을 개발하고 있으며, 병사들에게는 다 언어 번역 장비를 지급하여 실시간 언어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인도 육군은 물체식별, 드론, 고해상도 카메라와 센서 등의 용도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Vivek 2024; Zaidi 2025; Mundhra 2025). 최근 NewSpace Research & Technologies는 인도 육군에 ‘자율 감시 및 무장 드론 군집’(autonomous surveillance and armed drone swarm, A-SADS)을 제공했다. 이 드론 군집에는 Beluga와 Nimbus Mk-III라는 두 개의 무인 시스템이 포함되는데 최대 사거리 50km에서 3시간 동안 군집모드로 배치되어 적을 압도할 수 있다고 한다(Haider and Babar 2025). 또한 인도 육군은 험준한 산악 지형으로 인해 재래식 수단을 이용한 물자 수송은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가 느려 병참 보급이 어려웠던 히말라야 고산지대인 파키스탄, 중국과의 북부 국경 지역에 물류 드론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육군은 12,000피트(약 3,657미터)를 기준으로 표준형 드론과 고고도 드론의 두 가지 범주를 구분하는데 고고도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하여 어떠한 날씨, 계절에도 산악 지역 군대에게 필요한 물자를 운반할 수 있는 고고도 드론을 적극 개발, 활용하는 것이다. 드론으로의 전환은 보급 임무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모두 줄여주고, 유인 헬기나 수송기에 비해 비용 효율적이며, 소음이 적어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눈사태의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기에 인도 육군의 물류 드론도 앞으로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Haider 2025 b)[3]. (2) 해군 인도 해군은 2020년부터 무인 항공기(UAV)를 주로 정보 감시 및 정찰(ISR) 임무에 사용해 왔다. 인도 해군은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해상 감시 및 위협 탐지를 수행하고 있으며, 특수부대 작전용으로 국산 자율 고속 요격정(AFIB)을 개발하였다. 또한 해상 동작 인식(Maritime Domain Awareness, MDA), 이상 감지, 음향 분석 등을 지원하는 AI 장비를 운용 중이다. 특히 전술 데이터 링크(Tactical Data Link, TDL) 시스템 구축은 해군이 원양 해군(Blue Water Navy)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데 꼭 필요하며, 2015-2030 인도 해군 국산화 계획(INIP)에도 필수적이다. 2023년에는 수중감시, 기뢰 식별 및 처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초의 무인수중차량(UUV)을 배치하였으며, 현재는 해군 함정에 탑재될 수 있는 AI 기반 전투 관리 시스템(Combat Management System. CMS)의 개발과 차세대 군함에 통합 플랫폼 관리 시스템(IPMS)과 같은 자동화 기술의 통합을 진행 중이다. 해군은 또한 모디 정부의 국산화 이니셔티브에 호응하여 토착 민간 기업, 스타트업, 학계 간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Vivek 2024; Pant and Bommakanti 2023, 13-14). (3) 공군 인도 공군은 무인기와 자동화 시스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AI 기반 방공 무기체계를 통해 적 항공기의 활동을 인식·분류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DRDO는 공군을 위해 새로운 유인-무인 팀(MUM-T: Manned-Unmanned Teaming) 구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는 중이며, 이는 육군의 관심도 함께 끌고 있다. 공군은 또한 AI 기반 캠페인 계획 및 분석 시스템(CPAS)을 구축하여 전력 운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정찰·가상현실·워 게임 분야에도 AI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인도 공군은 ISR과 원거리 표적 탐지, 파괴를 위해 이스라엘제 드론 획득을 위해 노력해 왔고 이번 파키스탄과의 무력충돌 때 이들 드론을 적극 활용하였다(Vivek 2024; Mohan 2024, 453-455; Pant and Bommakanti 2023, 15). 최근에는 Hindustan Aeronautics Limited(HAL) 회사가 자사의 "전투 항공 팀 구성 시스템"(Combat Air Teaming System, CATS)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 드론 개발을 추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이 개념은 유인-무인 팀 구성(MUM-T)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여 원격 조종 공중 플랫폼인 CATS 워리어(Warrior) 등 다양한 공격 및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번 파키스탄과의 교전에서 인도 공군 전투기 6대가 격추된 것으로 알려져 인도 공군의 명성에 타격을 입혔기에 앞으로 파키스탄 내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공군기의 스탠드오프 미사일과 함께 드론을 적극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인도는 파키스탄의 방공망을 뚫고 유인 전투기 손실을 막기 위해 CATS 워리어와 드론 군단을 통합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갈 것으로 보인다(Haider and Babar 2025). (4) 인도군 전체 차원 전체적으로 인도군은 음성인식 분석 소프트웨어를 도입하여 부대 내 의사소통을 개선하고 있으며, AI를 국방전략에 통합하는 것이 국방력의 국산화와 자립성 확보에 필수적이라고 인식한다. 또한 미국, 이스라엘, 일본 등 우방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첨단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으며, 대중(對中)·대파키스탄 억지력 강화뿐만 아니라 대반란·대테러(counter-insurgency & counter-terrorism) 작전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워게임, 훈련에서의 응용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다만 데이터 프라이버시, 사이버 보안, 윤리적·법적 문제에 대한 해결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으며, 미·중 AI 경쟁 구도 속에서 기술적 격차를 좁히는 것이 전략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3군 모두 AI 관련 부서가 설치되었고 민간과의 협력도 증대되고 있으나 높은 수준을 보유한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Vivek 2024; Pant and Bommakanti 2023, 30-31). 그리고 최근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3군 간 AI 상호운용성은 여전히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기에 개선이 요구된다. AI 기반 무기체계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컴퓨터 등 인프라 획득은 군의 재정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민간기업과의 협업도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도 정부 차원에서 AI를 위한 국가전략 등이 나오고 있으나 인도국방에 특화된 AI 전략은 아직 부재하기에 ‘AI 국방전략’이 수립되어 안보전략적 기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지족이 많다(Chakravarty 2025). 2. 5월 7~10일 인도-파키스탄 무력충돌과 국방 AI 최근 파키스탄과의 무력충돌에서 인도군 최초로 AI 기반 무기체계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주로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여러 차례 전쟁과 무력충돌을 경험한 바 있다. 파키스탄 무장단체의 공격에 강경한 대응을 천명한 모디 정부는 2016년과 2019년 발생한 인도령 카슈미르에서의 테러공격에 대해 각각 특수부대를 동원한 국부공격(surgical strike)과 공군기를 동원한 파키스탄 영내 타깃 공습으로 대응하였다. 2019년 2월의 강경대응으로 모디 총리가 큰 정치적 성과를 거두었기에 다음에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훨씬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던 가운데 2025년 4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테러공격으로 26명이 사망하자 인도군은 5월 7일 Operation Sindoor을 감행하였다. 이후 4일 간 양국은 공군기, 미사일, 드론을 사용하여 상대방의 공군기지·방공시설·미사일 기지 등을 공격하는 등 격렬한 충돌을 겪었고 핵무기 사용 위험성도 고조되었다. 다행히 더 이상의 확전 없이 위기가 경감되었으나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이번 무력 충돌은 양국 간 분쟁에서 최초로 드론을 포함한 AI 기반 무기체계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인도군은 테러 기지 파괴라는 확실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동안 발전시켜 온 공군의 정밀 타격능력을 주요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이러한 작전의 성공을 위해 드론을 광범위하게 활용하였다고 밝혔다(Times of India 2025). 인도군의 드론에 대한 관심은 9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나 만족스러울 정도로 성장하지 못하여 최근까지도 인도 자체 생산 드론보다는 주로 이스라엘에서 수입한 드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었다(Mahla 2022). 이번 분쟁에서도 인도군은 이스라엘제 IAI Searcher, Heron 드론을 정찰 임무에 활용하였으며, Harpy 및 Harop 자폭 드론(loitering munition)을 공습에 투입하였고 그 외에 Nagastra-1, Warmate R, Warmate 3 드론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Harop은 파키스탄 군사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데, Harpy는 적 방공망 제압(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s, SEAD)에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도-이스라엘 합작 Sky-Striker 드론은 테러 조직의 주요 기반시설 타격에 투입되었으며, AI 기반 통합항공지휘통제체계(IACCS)도 작전에 활용되었다. 반면 파키스탄은 중국 및 튀르키예산 드론과 자국 생산 드론을 수백 대 규모의 군집(swarm) 형식으로 운용하였다. 드론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미사일 등 다른 수단에 비해 가성비도 좋고, 장거리 정밀타격을 가능하게 하며, 상대적으로 제한된 확전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향후 인도–파키스탄 간 분쟁에서 더욱 광범위하게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드론의 대규모 사용은 오히려 안정-불안정 역설(stability–instability paradox)을 심화시킬 수 있다. 드론 운용 방식과 상대국의 인식 여하에 따라 확전 억제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할 수 있으며, 오히려 예상치 못한 확전을 유발할 위험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핵무기 보유국 간의 분쟁에서 드론을 ‘저위험·저확전 수단’으로 간주하고 의존하는 것은 의도하지 않은 군사적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전략적 함의를 지닌다. 하지만 인도 모디 총리가 어떠한 테러행위도 파키스탄에 책임을 묻고 응징하겠다는 소위 “new normal”을 공언하여 이번 경험은 향후 양국 간 분쟁에서 드론 및 AI 무기체계의 사용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Basrur 2025; Haltiwanger 2025; Dass and Basit 2025; Haider 2025a). 이렇게 파키스탄과의 무력충돌에서 드론이 큰 활약을 함으로서 앞으로도 인도 국방부가 드론 전력 향상에 노력할 것이 자명한 가운데 인도 정부는 이스라엘 등 외국으로부터의 기술협력, 완제품 수입 등의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화 비중을 늘리고자 한다. 2020년 모디 정부가 생산 연계 인센티브(Production Linkage Initiative) 제도를 시작하면서 드론과 관련 부품 생산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했는데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2025년 현재 600여개의 기업이 드론 관련 생산에 종사하고 있다.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 후 유사시 중요무기체계의 해외 의존의 위험성을 자각하면서 인도 정부는 7월에 $2억3천4백만을 국내 드론 산업에 배정하기도 하였다. 첨단무기체계 개발을 주도하는 DRDO는 2026년 공개 예정인 인도 최초의 스텔스 무인 플랫폼인 가타크(Ghatak)를 개발 중이며[4], 올해 초 대전차 및 벙커 공격 임무를 위해 소형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최초의 소형 회전 드론도 공개하였다. DRDO에서 개발하고 Bharat Electronics Limited(BEL)에서 제조한 D-4 대(對)드론(counter-drone) 시스템을 비롯하여 많은 민간 부문 기업이 상대방의 드론을 무력화하기 위해, 소형 유도 발사체를 사용하여 최대 2.5km 거리에서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바르가바스트라(Bhargavastra) 시스템 등 소프트 및 하드 킬 방식을 사용하는 대(對)드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인도 국방참모총장 차우한(Chauhan) 장군이 차세대 드론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새로운 드론 스타트업 설립을 강조하였듯이 향후 다양한 유형의 드론 플랫폼을 군에 신속하게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인도군의 현대 드론 전쟁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Haider and Babar 2025). 10월 초 Operation Sindoor를 평가하면서 작전 당시 정보 시스템 국장(DG of Info System)을 지낸 전자기계기술국 국장(DG Electronics and Mechanical Engineers) 라지브 쿠마르 사니 중장은 이 작전이 인도가 인공지능(AI)을 집중적으로 활용하여 수행한 최초의 군사작전으로서, AI가 위험을 식별하고 위협의 정확한 좌표를 제공하여 인간이 통제하는 형태로(humans in the loop) 목표에 대한 정밀 타격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하였다. 사니 장군은 인도군 AI에 26년간의 과거 데이터가 입력되어 파키스탄 군 정보를 확보하고 정확한 표적 지정이 가능 해졌다고 하면서 이러한 기능이 군용 대용량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을 통해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며, 이 모델은 약 6개월 후 가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전에 총 23개의 애플리케이션이 통합되어 전장 상황 전반을 파악하고 타격 후 평가를 제공했는데 주요 AI 기반 시스템에는 전자 정보 수집 및 분석 시스템(ECAS), TRINETRA(프로젝트 SANJAY와 통합), 예측 모델링 및 기상 예보 도구가 포함되며, 이 모든 도구가 전술적, 작전적 수준 모두에서 상황에 맞는 조정, 의사 결정 역량을 강화하고 지휘관에게 더 정확한 상황 인식을 제공했다고 치하하였다. 또한 인도군은 자생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 향상시켜 국가안보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다짐하였다(Sharma 2025; Philip 2025). 따라서 이번 작전에서 얻은 자신감과 AI 기반 무기체계 유용성에 대한 확인으로 향후 인도군의 AI 기반 무기체계 개발과 활용노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Ⅳ. 국제정치경제적 맥락 인도의 AI 국방 전략은 국제정치경제적 맥락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이 가속화되었다. 미-인도는 U.S.-India AI Initiative(USIAI)와 iCET(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ies) 협력을 통해 군사 AI 분야 협조를 강화해왔다. 모디 총리가 트럼프 2기 출범 직후 워싱턴을 방문하여 가진 미·인도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미·인도 TRUST(Transforming the Relationship Utilizing Strategic Technology) 이니셔티브’의 출범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이 이니셔티브의 핵심 축(central pillar)은 양국 지도자가 미국 및 인도의 민간 산업계와 협력하여 ‘AI 인프라 가속화를 위한 미·인도 AI 인프라 로드맵(U.S.-India Roadmap on Accelerating AI Infrastructure)’을 제시하는 데 합의한 것이다(Chaudhuri and Mohanty 2025). 인도의 유력 싱크탱크인 ORF(Observer Research Foundation)은 인도-미국 양국이 AI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이 태스크포스가 AI 혁신 가속화, 신뢰할 수 있는 AI 도입 활성화라는 두 가지 핵심 목표에 맞춰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확대하거나 영향력이 크고 확장 가능한 프로젝트를 곧 시작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기도 하였다(ORF & UC San Diego 2025). 그 외에도 인도는 MQ-9 리퍼 무인기 구매와 미국 기업의 인도 내 AI 시설 건설 등을 진행하며 미국과의 AI 분야 협력을 지속하였다[5]. 또한 이스라엘과도 Vision on Defence Cooperation을 통해 방산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Vivek 2024), 최근 인도-파키스탄 무력 충돌에서 이스라엘제 드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그 외에 일본, 프랑스 등 국가와의 협업도 강화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과의 AI 분야 협력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인도는 AI 자립화에 공을 들이면서도 첨단기술력이 발전한 국가들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Ⅴ. 핵심 평가 및 과제 인도의 국방 AI 전략은 ‘자립적 국산화’와 ‘국제 협력’이라는 이중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6]. 그러나 국가안보전략의 부재, 투자 및 인적자원의 부족, 중국과의 기술 격차 등은 주요 약점으로 지적된다. 최근 파키스탄과의 무력 충돌은 국방 AI 활용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켰으나, 드론 및 AI 무기체계가 반드시 확전 통제에 유리하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인도 국방부는 9월 초 방산 국산화, 방위 자립화를 통해 초음속, 레이저, 핵추진 함정과 함께 AI 기반 무기체계를 발전시켜 차세대 전장에 대비하겠다는 야심 찬 군 현대화 계획인 ‘15년 방위계획’을 발표하였다(Business Today 2025). 미래 전장형 무기체계 중 AI 기반 무기체계가 핵심 중 하나라는 것을 공언한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인도의 경험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드론 및 AI 무기체계의 군사적 사용과 그 전략적 함의에 대한 면밀한 분석은 한반도 안보 환경에 적용 가능한 교훈을 제공할 수 있다. 풍부한 IT 경험, 거대한 인력과 막대한 잠재력을 보유한 인도와의 AI 분야 협력도 주목해야 한다. 2024년 3월 발표된 한·미·인 3각 기술 협력은 반도체, AI, 우주, 생명공학, 양자기술 등에서 합의를 도출했으나 후속 조치가 미흡한 상황이다(Ramesh 2024). 이후 3국 간 첨단기술협력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었으나 트럼프 2기를 맞이하여 미국의 공세적 자국우선 정책으로 소원해진 상태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과 인도 간 협력을 더욱 추동하기도 한다. 올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Special Strategic Partnership) 수립 1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인도 간에는 조선업, 우주, 반도체, 재생에너지 등 협력하여 윈-윈할 분야가 대단히 많은데 AI는 대표적으로 협력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2015-17년 주인도 대사를 역임했던 조현 신임 외교부 장관은 8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뉴델리를 방문하여 인도 자이샹카르 외무장관과 반도체, 국방, 청정에너지, AI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적 야망(industrial ambition)”을 설정함으로써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더 확장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Indian Express 2025). 이렇게 지정학적, 경제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향후 한국은 인도를 AI 및 첨단 국방기술 발전의 전략적 파트너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 Ⅵ. 참고문헌 Basrur, Amoha.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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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nd Indian Army.“ Times of India, February 3.   [1]전 세계적으로 국방 AI 투자는 자율적으로 판단·행동할 수 있는 무인 전투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인다. 특히 드론 군집(swarm), 체공형 자살 드론(loitering munitions), 무인 전차와 같은 영역은 2025년 $19억(전체 시장의 12%)에서 2030년 $110억 달러(30%)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정보·감시·정찰(ISR) 분야는 2025년 51억 달러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2030년에는 26%의 점유율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방 AI 생태계 내에서 자율성과 전투 중심 응용이 점차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됨을 의미한다. 사이버 안보와 정보작전 분야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연평균 32%의 성장률이 전망된다(Choudhary 2025). [2]이러한 경향은 5월 파키스탄과의 무력충돌 이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3]하지만 드론을 활용한 인도의 국경지역 지상군에 대한 효율적 물자 지원이 향후 인도군의 모험주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파키스탄의 우려도 존재한다. [4]이 플랫폼은 약 1.5톤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1,000km에 달하고 최대 6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5]그러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인도-파키스탄 무력충돌 중재여부를 둘러싼 갈등, 어느 국가보다 높은 50% 관세 부과 등으로 인도-미국 관계가 최근 25년 간 최악의 상태이기에 양국 간 AI 등 첨단기술 협력 진행 여부는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Jacob 2025). [6]인도의 방위 국산화 노력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 2013-14년에서 2025-26년까지 세계 5위권의 인도 국방예산이 2.6배 증가하는 동안 비슷한 시기 (2014-15부터 2024-25) 자국산 방산 증가율은 2.24배 증가되었을 정도로 세계 최상위 무기수입국 인도는 방산 국산화에 매진하고 있는데 AI 국산화도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이다(Press Information Bureau 2025).   ■저자: 김태형_숭실대학교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김태형 2025-11-06조회 : 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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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 ① 미국의 인공지능 전략과 군사적 활용 전망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패널(NSP)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국제정치 전반에 가져오는 구조적 변화를 조망하고, 주요 국가들의 인공지능 전략을 분석하기 위한 워킹페이퍼 시리즈를 새롭게 시작합니다.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군사, 안보,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정치의 근본적 성격뿐 아니라 국가 간 세력 배분 구조에도 중대한 변동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날 지정학적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공지능은 각국이 국가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핵심 전략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자국의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고, 효율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산업 경쟁력과 안보 역량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이 어떠한 인공지능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그 전략이 군사·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움직임이 어떠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 분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 또한 독자적인 인공지능 발전 전략을 마련하여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국제질서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급속한 확산이 가져올 사회적·윤리적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규제 제도와 글로벌 협력 메커니즘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 시리즈는 각국의 인공지능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국제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탐색함과 동시에 정책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의 국제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학술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의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Ⅰ. 서론 미국은 인공지능(AI)을 단순한 과학기술이 아닌 국가의 생존과 미래 국제질서를 좌우할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우 이를 미중 전략경쟁의 맥락에서 타협 불가능한 핵심 기술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는 AI가 국가안보, 경제성장, 기술혁신, 국제적 영향력, 그리고 동맹 정책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파급력을 갖기 때문이다. 특히 국가안보 측면에서 인공지능은 미래전, 특히 지능화전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기술로써, 자율살상무기, 정보분석, 정찰·감시, 사이버전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전장에서의 의사결정 우위를 확보하는데 필수적이다.[1] 이는 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대한 균형, 억제, 전략적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미국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AI는 미국의 미래 글로벌 경제 리더십의 핵심요소로서,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의 투자 및 우수 인재 유입 확대 등 미국의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2] 그러한 측면에서 기술적 우위와 독립은 매우 중요하며, 중국의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 등 공급망에 대한 의존을 줄여가는 것이 필수적이고, 기술 표준을 주도함으로써 AI 기술 발전 방향을 선도하는 것이 핵심 과업이 되고 있다.[3]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AI의 권위주의적 활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감시와 사회통제를 목적으로 AI를 활용하는 것에 반대하며, 관련 글로벌 규범 마련 과정에도 참여하고 있다.[4] 이러한 전방위적 노력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동맹 정책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데, 특히 미국은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기술 파트너십, 개발협력 등을 제공하여 영향력을 확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 및 동아시아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전략 경쟁에 있어 우위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이때의 협력은 AI를 기반으로 한 집단 방위와 이를 위한 상호운용성 증대를 목표로 하며, 특히 인공지능 기반 지휘·통제 연결·통합을 통해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5] 현재 미국은 반도체, 클라우드 인프라, 초거대 언어모델, 인적 자원, 민간투자 생태계 등에 있어 중국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NVIDIA와 ASML의 장비 독점, AWS와 구글 클라우드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 센터, GPT와 Claude와 같은 AI 모델은 미국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반이 되었다. 아울러 Pytorch와 TensorFlow와 같은 오픈소스 플랫폼, 그리고 개방적 연구 환경은 혁신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이 민간 부문이 혁신을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던 미국의 AI 전략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정부의 역할이 확대되는 기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상대적 우위가 한시적이며, 중국과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중국의 군민융합 정책과 비교해볼 때 미국의 국가역량동원 정책은 여전히 시장중심 전략에 가깝지만, 기술외교의 양태는 조금씩 수렴되고 있다. AI의 군사적 활용에 있어서도 미국은 대중국 균형(balancing) 및 억제 차원에서 동맹국과의 기술 및 군사적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기술 주권과 지정학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 협력의 필요성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본 글은 이러한 맥락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전략을 비교해보고, AI 기술 개발 현황에 따른 미국 국방부의 조직 변화와 군사적 활용 방향성에 대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기술외교 및 AI 전략 차원의 함의를 도출해본다. ⅠⅠ.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법 비교 미국의 AI 전략은 행정부별로 그 목적과 우선순위가 조금씩 달라졌다. 예컨대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 라는 백악관 보고서를 인공지능에 대한 초기적 인식을 보여주었는데, 경제 및 산업 혁신 측면에서 AI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지만 이에 대한 안보화의 수준은 높지 않았다.[6] 다만 인공지능 사용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알고리즘의 공정성과 안전 문제에 대해 우려했다. 반면 트럼프 1기 행정부의 경우 AI를 국가안보와 미중 패권 경쟁의 승패를 좌우할 주요 수단으로서 다루기 시작했다. 2019년 2월 11일 행정명령 “Executive order on maintaining American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를 발표하였으며, 2019년 국방수권법에 근거하여 설치된 에서 구글의 에릭 슈미트와 로버트 워크 국방부 차관보를 필두로 국가안보 차원의 AI 중요성이 논의되었고, 그 결과 2021년 3월 를 발간하였다. 본 보고서를 기반으로 AI 기반 안보위협과 미래전 개념, 자율무기체계 등장으로 인한 전장 변화 등 본격적인 AI 안보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AI 활용 과정에서의 안전, 가치, 기술 통제를 중시하며 중국을 압박하는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우 혁신, 거래, 투자를 키워드로 중국과의 기술 경쟁을 시장 중심으로 관리하며 대비를 이루었다. 예컨대 바이든 행정부의 경우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를 통한 기술 통제에 방점을 두었는데, 2022년 10월 AI 개발에 필수적인 반도체 및 장비에 대해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광범위한 수출 규제 조치, 즉 “Export Control on Advanced Computing and Semiconductor manufacturing Items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는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AI 접근법을 보여준다.[7] 본 수출 규제 조치는 중국의 AI 기술 및 AI의 군사적 활용을 지연시키려는 방안이었으나,[8] 이러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독려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AI 기술이 글로벌 사우스로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져 글로벌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9] <표 1>바이든·트럼프 2기 행정부 AI 정책 관련 주요 문서 행정부 연도 문서명 핵심 내용 바이든 2022 Blueprint for an AI Bill of Rights 인공지능 시대 시민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5대 원칙(안정성, 차별방지, 개인정보보호, 알고리즘 투명성, 인간 개입 가능성) 제시 2023 Executive Order 14110 “Safer, Secure, and Trustworthy Development and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 연방정부 차원 AI 위험 기준 설정, 감독, 연구, 국제협력체계 구축을 명시한 포괄적 정책지침 2024 Memorandum on Advancing the US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 Harnessing Artificial Intelligence to Fulfill National Security Objectives, and Fostering the Safety, Security, and Trustworthiness of Artificial Intelligence 미국의 AI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1) AI 연구개발 투자 확대, 2) 국가안보 목적을 위한 AI 활용, 3)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확대 및 강화를 추진하는 정책 문서 2025 Executive Order 14141 “Advancing US Leadership in AI Infrastructure” 미국내 AI 인프라(대형 AI데이터센터, 청정에너지 인프라) 건립을 추진해 미국의 AI 리더십, 안보, 경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명령 트럼프 2기 2025 Executive Order 14179 “Removing Barriers to American Leadership in AI 미국의 인공지능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 폐지 및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행동계획 마련 요청 2025 Winning the Race: America’s AI Action Plan 미국이 인공지능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국내 AI 인프라를 구축하며, 국제외교·안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3대 정책기조를 중심으로 한 실행지침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우 AI 전략 우선순위로 규제 완화 및 혁신 속도 가속화에 방점을 두었는데, 예컨대 NVIDIA를 통해 미국의 AI 기술을 선진국에 판매해 미국의 시장 선점을 확대하고 대신 정부가 수익 일부를 회수하는 정책을 수행하기도 했다.[10] 이러한 규제 완화 정책은 미국 산업계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해외 투자 유입의 요인으로 평가받고 있다.[11] 또한 경쟁의 요소도 강조하는데, 예컨대 중국의 오픈소스 AI모델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내 개방형 AI 모델 개발을 장려하고, 미국내 AI 생태계에 보다 많은 지원을 하려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로서, OpenAI, Softbank, Oracle과 함께 총 5,000억 달러 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추진 중이며, 이는 중국에 대한 AI 인프라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5년 공표된 행정명령 14179 “Removing Barriers to American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와 “Winning the Race: AI Action Plan”의 경우 미국의 AI 글로벌 주도권 장악과 이를 위한 AI 기술 혁신 가속화, 미국형 AI 인프라 구축, 국제 AI 외교·안보 주도 등 세 가지 정책 기조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AI 풀스택(Full Stack) 수출 확대와 미국형 AI 표준화를 목표로 하는데, 이는 주변국들의 소버린 AI 개발 유인과 미국과의 협력 사이에 긴장 관계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AI 전략 가운데 규범 및 거버넌스 확립 요소를 강조하였는데, [표 1]에 언급된 행정명령 14110을 통해 AI의 활용에 있어서의 윤리적 기준 강화, 차별 방지 등을 위한 기준 마련 및 감독체계 확립을 시도했다. AI 안전 기준 및 표준 확립에 있어서 중국과의 협력도 모색한 바 있다.[12]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우 이와 같은 가치 및 규범 기반 논의에 소극적이며, 오히려 과도한 규제가 혁신의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그러한 측면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민간기업이 스스로 AI 안전조치에 책임을 지는 것이 효율적이며, 연방규제가 과도할 경우 기술 혁신을 저해한다는 기술현실주의(techno-realism)의 입장에 서있다고 볼 수 있다.[13]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에 대한 인식과 전략의 차이, 그리고 그러한 차이가 나타난 배경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의 경우 AI가 가져올 위험성을 예방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먼저 설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기술경쟁에서 앞서야 한다는 위급성에 근거해 기술혁신과 인프라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는 접근법을 보인다. 이에 따라 바이든은 규제를 통해 정부 및 민간 각급에서 활용될 AI 체제 안정성 확보에 주력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러한 규제를 혁신 저해 요인으로 보고 이를 완화 혹은 제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프라 구축의 경우, 두 행정부 모두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우 데이터센터, 전력망, 반도체 생산 등에 있어서의 속도와 효율성을 강조하는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규제, 청정에너지, 공정경쟁 측면도 함께 고려했다. 국제적 차원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적 AI거버넌스 구축 및 이를 위한 유사입장국의 결집에 집중한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우 기술 우위확보, 수출 활성화, 동맹 간 기술 공유 등을 통해 경쟁력 확보 중심 외교를 주도하고 있다.  요컨대 바이든 행정부의 AI 전략은 동맹과 규범, 윤리와 결합된 안보화의 시각에서 기반했다고 한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우 규범보다는 시장 선점, 비용과 효율 측면에서 선택적 파트너십 구축을 목표로 한다. 규제와 수출통제 중심 바이든 행정부의 AI 전략에 대해 미국 내 기술·산업계의 우려가 있었고, 특히 2024년 중국의 DeepSeek-V3 모델 등장 등으로 인해 위협 인식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략 변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14] 물론 이러한 인식은 트럼프 2기 행정부 특유의 미국 우선주의, 즉 경제 민족주의(economic nationalism) 기조와 맞물려 미중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로도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접근법은 국가역량 동원 확대 차원에서 과거보다 정부 주도성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의 군민융합체제와 유사한 발전 궤적을 걷게 되는 것인가의 우려도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개입 범위와 강도, 그리고 제도화된 기술 개발 구조 형성에 있어 중국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즉 연구자금 배분, 인프라 투자, 중앙집권적 기술 전략 개발, 부처간 조정 메커니즘 구축, 국영기업과의 협력, 강한 규제 및 통제 등 모든 단계와 영역이 정부의 통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미국은 여전히 기술 개발 기업의 자유로운 경쟁을 중시하고 규제를 최대한 완화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혁신과 자율성에 방점을 둔 미국의 전통적 자유시장 중심 전략으로 회귀한다는 평가도 존재한다.[15] 또한 미국 산업 생태계의 특성상 국가가 직접 투자 및 산업 조정을 시도할 경우 단기적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정부지원 의존, 비효율적 자원 배분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되었다.   만약 미국의 AI전략이 국가중심적으로 진화할 경우, 국방, 산업, 민간의 경계가 흐려지며 오히려 동맹국과 민간기업 간의 협력이 경직될 수 있고, 글로벌 AI 거버넌스 경쟁의 제로섬 경향이 짙어질 수 있을 것이다.[16] 다만 기술외교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은 유사한 궤적을 보이고 있는데, 예컨대 AI전략을 외교정책과 결합하여 동맹국 및 개도국에게 풀 스택 수출 및 규범확산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는 동맹국들에게 미중 간 선택의 압박으로 돌아올 것이며, 앞서 언급했듯 동맹국들의 소버린 AI개발의 유인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Ⅲ. 미국의 국방 AI 조직화 과정 및 국방 AI 전략 미국 국방부 차원의 AI 기술 개발 투자는 냉전기부터 시작되었으나, 1970-80년대 당시 초기 성과는 매우 부진하였다. 2014년 미국이 제 3차 상쇄전략을 제시하며 AI, 로보틱스, 빅데이터, 생명공학 등을 미래전을 주도할 기술로 규정했고, 이러한 인식은 2018년 국가국방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에 반영되며 AI는 본격적으로 국방 핵심 역량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특히 시기적으로는 세 단계에 걸쳐 점차 AI의 역할과 위상이 높아졌는데[17], 우선 2017-2018년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 시기는 매우 초보적인 AI 군사적 활용의 단계로서, 무인기 영상 분석 자동화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 메이븐은 빠른 속도로 실전에 활용되었고, 특히 중동 지역 IS 대응 작전에 활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두 번째 시기는 합동인공지능센터(Joint Artificial Intelligence Center, JAIC, 2018-22) 설립 이후 시기로서, 프로젝트 메이븐의 성공에 힘입어 국방부 최초 AI 허브를 설립하고 국방부 내 AI 활용 확대, 데이터 통합, 인공지능 관련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하는데 집중하였다. 2022년 이후 현재까지는 디지털 및 인공지능 총괄실(Chief Digital and Artificial Intelligence Office, CDAO)이 조직화된 단계로서, 이는 합동인공지능센터와 국방 디지털 서비스(Defense Digital Service), 데이터총괄실(Chief Data Office)을 통합한 결과이다. 이러한 통합 체제 출범을 통해 중복된 AI 프로젝트를 통합하고, AI와 데이터를 연계하는 통합적 거버넌스로서 기능할 계획이다. 또한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와도 연계, 데이터 중심 전쟁 수행체제로의 전환, 그리고 궁극적으로 AI 기반 전장우위 확보를 도모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국방 AI 조직화 결과 현재 주요 기관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표 2>미국내 국방 AI 관련 주요 기관 주요 기관 역할 조직 위상 DARPA · 첨단 기술 기초·응용 연구 · 기술 실험 및 R&D 선도 · 국방부 산하 연구개발 기관 DIU (Defense Innovation Unit) · 민간 기술의 군사적 전환 및 신속 조달 ·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기 설립 · 국방부 직속 실행조직 DIB (Defense Innovation Board) · 외부 전문가 중심 자문위원회 · 국방 혁신, AI 윤리, 데이터 거버넌스 등 자문 · 2016년 오바마 행정부 시기 설립 · 국방장관 직속 자문기구 CDAO · AI 및 데이터거버넌스, 통합전략 수립, AI 배치 관리 등 AI를 국방전역에 통합하는 허브 역할 · AI 정책, 표준, 통합, 데이터 관리 총괄; 전략과 데이터의 통제 및 조정 · 2022년 바이든 행정부 시기 설립 · 국방부 직속 기구  미국 국방부가 추진해온 AI의 군사적 활용은 주로 기술 억제 및 지휘통제 통합, 그리고 이와 맞물린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한 대중국 균형에 그 방점에 놓여있다. 실제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협력해 인공지능, 사이버, 우주, 양자 등 신흥 기술의 연구, 개발, 상업화, 전선 배치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중국이 남중국해, 대만해협, 혹은 여타 지역에서의 군사행동을 억제하고, 이러한 억제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는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전개되어왔다. 첫 번째, 미국 및 동맹국 군대의 국방기술 혁신, 둘째, 동맹간 신흥기술 체계의 상호운용성 및 정보 공유 확대, 셋째, 방위산업 관련 동맹국 간의 협력이었다.[18] 한편 기술 억제(technological deterrence)가 가능 하려면 민간 부문이 이끄는 혁신을 군사적으로 적용하는 정책, 제도, 연구자금 체계가 갖춰져야 하는데, 이것이 [표 2]에 언급된 미국 국방부 소속 DIU, 혹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련 벤처 투자회사 In-Q-Tel 등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또한 미국과 동맹국 간의 기술 생태계를 형성하는 작업도 필요한데, AUKUS Pillar 2, QUAD, 혹은 한미일 협력 등과 같은 소다자 협의체를 통해 기술 협력이 시도되어 왔다. 예컨대 QUAD의 경우,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y working group’을 설치하여 사이버 보안, 기술 표준화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AI 관련 기술 협력을 전개, 상호운용성 및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동맹국과의 AI 상호 운용성을 2025년까지 달성해야 할 핵심 목표로 설정하기도 했는데, 이는 AI 기술을 공동 작전 및 협력체계에 통합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왔다.[19] 이러한 기술 생태계가 대중국 억제 및 균형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동 교리 및 전략 개발, 실시간 정보 공유와 명령 전달이 가능한 지휘·통제 체계, 통합된 무기체계 및 플랫폼, AI 기반 데이터 융합이라는 다차원적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 모든 영역에서의 노력이 현실화되려면 미국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군사적·기술적 통합에 동의해야 하고, 이를 제도적, 법적으로 보장하는 단계까지 이르러야 한다.  예컨대 Mission Partner Environment(MPE)란 미군과 동맹국 간 실시간 작전 정보 공유를 통해 협업을 가능케 하는 통합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 한미 연합사 등을 통해 다국적 연합작전 수행 시, 서로 다른 정보보안체계와 네트워크를 연결하기 위한 공유 작전망(shared operational network)을 의미한다. 예컨대 연합군이 같은 화면을 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정보접근권과 보안 분류체계를 통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상황인식 강화, 합동지휘통제 실현, 신속한 결심 지원 확보 등을 목표로 한다. 이 체제는 데이터 연동, 권한기반 접근 통제,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마련 등을 통해 형성된다. 만약 이러한 체제에 AI가 접목된다면, 동맹 간 ‘실시간 결심공동체’로 진화하게 된다. 예컨대 MPE로 유입되는 다국적 감시·정찰 데이터와 작전 보고를 자동으로 분류하여 요약하게 될 것이다.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경우 AI-enabled Data Fabric을 통해 일본, 호주, 한국 등 동맹국의 센서 정보를 통합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 중에 있다. 또한 AI 기반 예측모델 구축 시, 다국적 작전에서 공동위협인식을 형성하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프로젝트 메이븐을 통해 AI를 통한 목표 식별 작업은 실전에 적용된 바 있다. 요컨대 AI기반 MPE는 이미 작동되었으나 완전한 통합은 요원한 상황이다. 현재는 인간에 의해 감독되는 AI(human-in-the-loop) 형태로 작동하고 있으며,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MPE체제에 접근하기 위한 인증체계에 대해서도 논의되고 있다. 예컨대 AI Passport의 경우 동맹국 AI 시스템의 신뢰성, 투명성, 상호운용성을 보증하는 인증체계를 의미한다.[20] MPE나 CJADC2(Combined JADC2)와 같은 다국적 작전 환경에서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한 인증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인증서를 확보해야만이 연합작전시 AI 상호운용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과 한미동맹 차원에도 많은 과제를 주고 있다. 예컨대 한국의 소버린 AI 개발이 국방 분야에서도 이뤄진다면, 연합 작전 시 필요한 인증서 확보가 필수적일 것이며, 소버린 AI와 동맹형 AI passport 간의 균형 유지도 필요하게 될 것이다. 굳이 연합작전을 상정하지 않더라도, AI 기반 확장억제, AI 기반 사이버·우주 안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과 동맹 및 파트너국 간의 데이터 공유, 이를 위한 정보망, 보안정책, 분류체계 논의 등 많은 사전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 Ⅳ. 정책적 함의 미중 전략경쟁 맥락에서 AI 기술 개발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더욱이 대중국 균형 차원에서 미국은 동맹국과 AI 기반 군사·기술적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불안정한 인도태평양 안보 환경 속에서 자율적 의사결정능력은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동맹간 연대는 유지할 수 있는가의 딜레마로 이어질 것이다.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마주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미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자율성의 측면에서 고려해봤을 때, 핵심 데이터 및 AI 알고리즘에 대한 기술적 주권 및 국가적 통제도 필요하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최근 한국 방산분야에서의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소버린 AI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그 외에도 국내 데이터 센터 구축, 대형언어모델 개발, 반도체 연계 AI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AI 기반 지휘통제체계 및 대응 체계 개발시, 자동화된 개입으로 인한 우발적 확전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AI 기술 개발 및 이에 기반한 동맹국과의 협력이 실제로 가능한가의 여부 역시 불확실하다. 현재 국방 R&D구조상 데이터는 분절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통합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거나, 대외비로 분류되어 있어 AI 학습 및 통합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AI전쟁 교리 및 법적·윤리적 프레임워크도 국방부내에 부재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동맹국과의 AI기반 국방협력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섣부른 시도가 되거나, 혹은 기술주권을 내어줄 수도 있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미중 전략경쟁은 앞으로도 장기화될 것이고, 그에 따라 AI 등의 신흥기술에 대한 우선순위화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전략환경을 고려해볼 때, 한국의 AI 기술 개발 및 군사적 활용 역량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개발 뿐만 아니라 대미 레버리지 개발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같이 동맹국에 대한 거래주의적 접근법을 선호하는 미국과의 군사적 협력에 대비한다면, 한국내 AI 생태계 구축 및 역량 강화를 통한 기술 주권 보호 조치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1]The White House, “Memorandum on Advancing the United States’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 Harnessing Artificial Intelligence to Fulfill National Security Objectives; and Fostering the Safety, Security, and Trustworthiness of Artificial Intelligence” (October 24, 2024); US DOD, “DOD Releases AI Adoption Strategy” (November 2, 2023); 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 “Interim Report To Congress” (November 4, 2019). [2]Executive Order 13859, “Maintaining American Leadership in Artificial Intelligence” (February 11, 2019) (https://www.federalregister.gov/documents/2019/02/14/2019-02544/maintaining-american-leadership-in-artificial-intelligence?utm_source=chatgpt.com ); Martijn Rasser et al, “The American AI Century: A Blueprint for Action“ CNAS Report (December 17, 2019); U.S. Senate, “The United State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 of 2021(USICA)“ (S. 1260); U.S. CHIPS and Science Act (August 9, 2022). [3]Mark Kennedy. “America’s AI Strategy: Playing Defense While China Plays to Win” Wilson Center Report (January 24, 2025). [4]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 and Technology, “AI Risk Management Framework” (https://www.nist.gov/itl/ai-risk-management-framework) [5]Lisa Curtis, et al, “Operationalizing the Quad” (June 30, 2022); Reuters, “With eyes on China, Us and Japan vow New Security collaboration” (April 11, 2024);; Adam Segal, “The Future of Technology Deterrence in the Indo-Pacific” Perry World House Report (May 19, 2025). [6]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 Committee on Technology, “Preparing for 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 (October 2016).(https://obamawhitehouse.archives.gov/sites/default/files/whitehouse_files/microsites/ostp/NSTC/preparing_for_the_future_of_ai.pdf) [7]US Department of Commerce, 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BIS), Implementation of Additional Export Control: Certain Advanced Computing and Semiconductor Manufacturing Items: Supercomputer and Semiconductor End Use; Entity List Modification (https://www.federalregister.gov/documents/2022/10/13/2022-21658/implementation-of-additional-export-controls-certain-advanced-computing-and-semiconductor) [8]Graham Webster, “Inside the Biden Administration’s gamble to Freeze China’s AI Future” WIRED (August 14, 2025). [9]Colin Kahl, “America is Winning the Race for Global AI Primacy- for now.” Foreign Affairs (January 17, 2025). [10]Tech Radar, “15% of Nvidia and AMD china chip sales to go to US government” (August 11, 2025); Amrith Ramkumar, “Trump’s Ai Strategy Against China Get Its First Big Test” Wall Street Journal (August 2, 2025) [11]Washington Post “Silicon Valley’s bet on Trump starts to pay off” (July 24, 2025) [12]Financial Times, “White House Science chief signals US-China Co-operation on AI Safety” (January 25, 2024). [13]AP News, “From Tech podcasts to policy: Trump’s new AI plan leans heavily on Silicon Vallye industry ideas” (July 24, 2025); Isti Marta Sukma, “Techno-Realism: Navigating New Challenges in the Contemporary Role of Technology in Politics” Security & Defense Quarterly Vol. 46 (February 2024). [14]고준성, “기술패권전쟁과 미국의 AI 관련 정책의 대전환,” 『외교』 제 154호 (2025): 114-138. [15]Sorelle Friedler et al, “What to make of the Trump Administration’s AI Action Plan” The Brookings (July 31, 2025). [16]Iskander Rehman et al, “Seeking Stability in the Competition For AI Advantage” RAND Commentary (March 13, 2025); Pablo Chavez, “US AI Statecraft” CSET Commentary (October 2025). [17]Lauren A. Kahn. “Risky Incrementalism: Defense AI in the United States,” Heiko Borchert, Torben Chutz, Joseph Verbovszky eds., The Very Long Game of Defense AI Adoption (Switzerland, Palgrave, 2025). [18]Adam Segal, “The Future of Technology Deterrence in the Indo-Pacific” The Perry World House Report (May 19, 2025). [19]Casey Mahoney, “Shared Responsibility: Enacting Military AI Ethics in US Coalition” The National Interests (April 30, 2022). [20]US Department of War, “Artificial Intelligence Defense Technical Review Explores Scalability and Federation” (July 11, 2024).   ■저자: 정구연_강원대학교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9) | jhim@eai.or.kr  

정구연 2025-11-03조회 : 1559
논평이슈브리핑
[EAI 논평 제1호] 한미정상회담의 평가와 과제 : 북한 제재전략에서 “공진화”(coevolution) 전략으로

냉전 초기에 만들어져 올해로 56세를 맞이하는 한미동맹은 지난 20년 동안 급변하는 탈냉전기의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한미 양국은 그 동안 냉전을 넘어선 전략적 공동 비전을 명시적으로 논의하지 못했다. 노무현 행정부는 한미동맹의 변환을 겪으면서 기지이전, 전시작전권 환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많은 이슈를 다루어 왔지만, 한미 간 전략적 비전을 공유하기보다는 상향식 문제 해결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행정부는 작년 부시 행정부와 함께 그간 소원했던 한미관계를 복원하고 향후 발전을 위한 많은 이슈들을 다루었지만, 본격적인 동맹 비전은 이명박-오마바 파트너십에 미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로 나온 동맹비전은 안보문제를 넘어 양국 공통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공동비전은 군사 이슈를 넘어 가치와 체제, 경제와 환경, 인권 등의 포괄적 분야에서 양국 협력의 향후 방향을 보여주었다. 동맹의 지리적 범위 또한 한반도와 아태지역을 넘어 전 지구적으로 확장되었다.   한미동맹의 미래는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외교전략은 더 이상 한반도에 갇혀 있을 수 없다. 동아시아와 지구 전체를 상대로 새로운 외교전략을 마련해야 할 만큼 국력이 성장하였기 때문이다. 이명박 행정부는 ‘글로벌 코리아’ (Global Korea)라는 국가전략의 구호를 내세웠지만 갈 길이 멀다. 보다 구체적인 정책 내용을 채워나가고, 국내의 강력한 컨센서스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미래비전은 한국의 전략적 도약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미국 역사 사상 유례 없는 경제위기와, 개전 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아프간 사태, 약화된 리더십을 복원해야 하는 등 과도기적 문제들 속에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장고 끝에 마련된 공동비전이 구체적 정책으로 현실화되는 앞으로의 과정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의 장기적 공동비전을 만들어 내고, 이에 입각하여 북핵 문제, 동맹의 지구적 역할 규정, FTA 등 비군사 이슈를 포함한 주요 문제들을 다루는 포괄적 논의의 장이었다. 그러나 북핵 국면의 심각성 때문에 정상회담의 상당부분은 북핵 문제에 집중되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인식과 전략목적, 정책방향 등에서 상당한 일치점을 보여주었다. 우선 양 정상은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라는 전략적 목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핵 국가의 지위를 갖겠다는 북한의 선언에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 중 단호한 거부의 입장을 드러냈다. 북핵 폐기를 추진하는 구체적 정책에 대해서도 양 정상은 일치된 견해를 표명하였다.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한은 “도발하고 보상받는 패턴”을 반복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고질적 패턴을 끊고 일관되고 효과적인 경제제재를 통하여 북한의 근본적인 행동변화를 촉구하기로 한 것이다.   북핵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한미 양국이 목적과 추진방법에서 이번처럼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새롭다. 북한의 행동이 유례없이 도발적이기도 하지만, 양국의 국가이익이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UN 제재결정 과정을 통하여 중국 등 주요국들이 동참하여 한미의 협력이 더 원활해진 것도 하나의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 프라하, 카이로 등 여러 연설을 통하여 ‘핵 없는 세계’를 추구하면서 ‘폭력적 극단주의’를 징벌하겠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를 통해 강건한 외교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미국 내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식 속에 북한은 이란, 이라크, 쿠바 등과는 달리, 적극적 외교의 대상국에서 벗어나 이제는 핵 없는 세계를 폭력적 극단주의로 위협하는 세력에 근접해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목적으로 내걸고 제재 국면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안보리 1874호 제재안의 효과적인 실행을 추구하는 동시에 북한 없는 5자회담의 구상을 내보였다.   문제는 제재 이후의 국면에서 부딪히게 될 북핵을 넘어선 북한 문제 전반이다. 대북 제재가 성공할 경우, 혹은 기대만큼 성과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북핵 해결의 새로운 출발점은 어디인가? 제재를 견디지 못한 북한이 회담장으로 돌아올 경우, 북핵 문제는 물론 북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한미 간의 새로운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는가? 더욱이 강성대국 건설과 후계구도를 놓고 선군 논리를 강화하는 북한이 이미 두 번째 맞이하는 경제제재에 물러서지 않을 경우, 한미 양국은 어떠한 대안을 가질 수 있는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원칙에 관해 양국 정상이 원칙적 의견 일치를 보인 것은 평가될 만하나, 앞으로의 문제를 보다 유연하고, 신중하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은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경우 맞이하게 될 ‘다른 길’(another path)을 강조하였다. 북한이 주목할 만큼 선명한 모습의 길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북한의 체제와 정권의 미래에 대한 한미 양국의 명확하고, 신뢰할 만한 논의를 확신하지 못한다면, 북한은 ‘다른 길’보다는 현재의 선군의 길에 명운을 걸 것이다. 중국 등 주변국 역시, 제재공조를 넘어선 비전이 마련되지 않으면 한국이 초청하는 5자회담에 참가하기를 주저할 것이다. 5자회담은 난관을 겪고 있는 6자회담보다 몇 배 어려운 회담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소외’를 걱정할 중국이 5자회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만들려면 6자회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5자회담에서 비핵화 북한이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부상하도록 돕는 방안을 새롭게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5자회담이 의미있게 추진되려면 한국은 이제부터 국민적 합의와 국가적 지혜에 기반해서 ‘다른 길’에서 펼쳐질 수 있는 새로운 ‘패턴’을 구상하고 동시에 국제적 합의를 위해 주변국의 협조를 이끌 수 있어야 한다. 이 작업은 백년에 유례 없는 글로벌 금융위기, 끝이 보이지 않는 테러와의 전쟁에 발목이 잡혀 한반도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룰 수 없는 오바마 행정부보다 이명박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 제재와 함께 ‘출구 전략’을 구상하기 시작해야 할 시점에 당면해 있는 것이다. 새로운 북한 선진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스스로 비핵화와 번영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변화와 더불어 21세기적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가는 주변국의 변화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기존의 햇볕정책과 제재정책을 넘어서는, 제3의 전략, 북한과 주변의 “공진화”(coevolution) 전략이다.   북핵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논란이 예상되었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는 본격적으로 표면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21세기 한미동맹은 북핵을 넘어서 세계적 차원의 많은 문제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한미동맹의 미래를 놓고 미국이 무엇보다 원하는 바도 한국의 세계적 역할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군사적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동비전에서 언급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지구적 차원의 안보문제를 둘러싸고 향후 양국 정부는 남북한 안보관계, 한국/미국 내 국민여론과 정치상황, 중국 등 주변국가의 이해관계를 저울질하면서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은 장기적 협력을 염두에 두고 서로의 입장을 양해하는 가운데 비교적 신중한 접근방법을 보여주었다. 문제는 앞으로 무수히 생겨날 많은 지구적 이슈들이다.   한국은 미국의 주니어 파트너로 지구안보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인질사태나 해적사태를 생각해 보면 한국의 지구적 지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우리의 지구 전략과 병행되는 한미동맹의 전략을 구체화해 놓아야 한다. 사실 한국군은 이미 글로벌 포스로서 세계평화와 지역안정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 역할은 북한 핵 위기가 악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서는 민간 차원의 기여에 중점을 두는 것이 한미동맹의 역할분담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양국이 합의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이 한반도를 넘어선 국제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은 무엇보다도 평화건설을 위해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지역재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러한 역할분담이 한미동맹과 미국의 국익, 그리고 국제평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 오바마 정부와 확실한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   한미 간에, 그리고 양국 내에 한미관계의 미래를 놓고 벌어지는 많은 논쟁은 불가피하고 또 바람직하기도 하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둘러싼 한미 양국의 견해차를 인정하면서도 협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FTA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적절한 추진방법을 찾고자 하는 견해를 표명하였다. 한미 FTA 자체를 비판하면서 재협상을 논의했던 과거보다 진일보한 입장이다. 쉽지 않을 비준을 앞두고 FTA 불씨를 지켜나가는 데 합의한 것은 실업대란에 처한 미국, 대선 때 한미 FTA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오바마의 선거전략 등을 감안할 때 평가할 만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역시 미국과의 FTA를 눈앞의 경제적, 전략적 이득을 극대화하는 수단이란 인식을 넘어 지구 경제위기 속에서 보호주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부상하는 동아시아 경제네트워크와 세계 최대 경제국을 연결함으로써 세계경제에 활력을 제공하는 지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대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향후 한미관계를 둘러싼 국내의 논쟁 또한 상호 차이를 인정하면서 합리적 타협점을 찾는 성숙한 민주주의에 바탕을 두어야 할 것이다. 북핵 문제, 한미동맹, FTA 등의 문제에 대해 진보 대 보수의 이념적 대립을 극복하고 진정한 국가이익을 둘러싼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논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정부 역시 이러한 논쟁에 귀를 기울이고 보다 장기적인 정책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향후 사태 전개의 핵심은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에 대한 국민적 컨센서스를 구축하고 상생의 여야관계를 만드는 데 성공하느냐에 있다. 외치는 내치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과제부터 우선 풀어야 한다.         위원장 하영선 (서울대학교)   위원 김성호 (연세대학교) 손    열 (연세대학교) 이숙종 (EAI 원장, 성균관대학교) 전재성 (서울대학교)   [EAI 논평]은 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통해 깊이 있는 분석과 적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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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 안보넷 2020-06-04조회 : 22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