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이슈브리핑
[신년기획 특별논평 시리즈] ⑥ 관세 전쟁에서 복합 경쟁으로
이승주
EAI 시니어펠로우(중앙대 사회과학대학장)

Editor's Note

이승주 EAI 시니어펠로우(중앙대 사회과학대학장)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이 2026년에는 투자 합의 이행을 둘러싼 ‘관세 전쟁 2.0’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저자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AI 알고리즘 경쟁을 넘어 피지컬 AI와 디지털 화폐 경쟁으로 확장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복합 경쟁 시대에 한국이 ‘미국 리스크’에 대비해 입체적인 통상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 생태계의 단절 보다는 안정적인 ‘재연결’을 모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2026년 신년기획 특별논평 시리즈 개요


동아시아연구원은 새해를 맞아 급변하는 세계질서와 국제정세를 전망하는 「2026년 신년기획 특별논평 시리즈」를 발간합니다. 2026년 국제정치는 미·중 전략 경쟁의 구조화, 동맹 질서의 재편, 지정학과 경제·기술 안보의 결합, 그리고 인공지능과 군사·안보 환경의 급속한 변화가 중첩되는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중견국과 지역 질서 전반에 새로운 선택과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본 시리즈는 미국을 출발점으로 일본, 중국, 인도·태평양, 국제정치경제, 인공지능(AI), 국방, 북한, 유럽에 이르기까지 주요 행위자와 핵심 이슈를 순차적으로 조망함으로써, 2026년 세계질서의 구조적 변화와 그 함의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자 합니다. 각 논평은 단기적 현안 분석을 넘어 중장기 전략 환경을 진단하고, 한국 외교·안보 전략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2026년 신년기획 특별논평 시리즈」 발간 순서


1. EAI 선정 2026년 국제정세의 10대 트렌드 [논평 읽기]

2. 미국 [논평 읽기]

3. 일본 [논평 읽기]

4. 중국 [논평 읽기]

5. 인도·태평양 [논평 읽기]

6. 국제정치경제 [논평 읽기]

7. 인공지능(AI) [논평 읽기]

8. 국방 [논평 읽기]

9. 유럽 [논평 읽기]

10. 북한 [논평 읽기]


   

2025년 회고: 관세 전쟁과 AI 광풍

 

2025년은 관세 전쟁의 광풍이 휘몰아쳤다. 2025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해방의 날’(Liberation Day)를 선포하며, 우방과 적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관세 부과를 위협하였다. 이후의 사태 전개는 알려진 그대로다. 한국을 비롯하여, EU,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25%의 상호 관세를 낮추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해야 했다. 외견상 관세율 인하를 위한 협상이었지만, 협상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15% 관세율을 얻어내기 위한 기이한 협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투자를 연계하여 전가의 보도와 같은 거래적 접근을 동맹을 상대로 실행에 옮긴 결과였다. 그러나 대미 투자 합의가 이행으로 이어지기까지 미결의 과제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2026년 세계 질서의 한 단면을 예고한다.

 

2025년은 미국에게도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해였다. 반도체 수출 통제를 수단으로 AI 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하게 했다는 믿음이 ‘제2의 스푸트니크 순간’(Sputnik moment)라고 불리는 ‘딥시크(DeepSeek) 충격’으로 급격하게 흔들렸다. 딥시크가 오픈 AI(OpenAI) 및 구글(Google) 등 미국 빅테크와 달리 경량화 모델을 출시하며 AI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 그대로, 미국 AI 산업에 경종이었다. 중국의 추격이 거셀수록, 첨단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지는 그만큼 더 강해졌다. AI 산업에서 ‘풀스택(fullstack) 리더십’을 행사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선언이 이를 반영한다. 그 결과 미국 수출 통제의 제한적 완화 여부와 상관없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성하려는 중국의 대응 전략 역시 돌아오기 어려운 지점을 이미 지난 것으로 보인다.

 

2026 세계 질서 전망

 

2026년은 관세 협상의 이행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한편으로는 무역 협상을 지속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피지컬 AI와 디지털 화폐 등으로 전장을 확대하는 복합 경쟁이 전개될 것이다.

 

관세 전쟁 2.0

 

2026년 세계는 두 가지 측면에서 관세 전쟁 2.0에 돌입할 전망이다. 첫째, 한국, EU, 일본 등 미국의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였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식은 저마다 상이하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대미 투자가 적기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행의 구속력과 책임을 둘러싸고 미국과 상대국 사이에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26년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한번 승리를 주장하기 위해, 상대국에 대한 압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없다.

 

또 다른 문제는 투자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관세-투자 연계의 구조적 결함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쟁에 나선 일차적인 목적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있었다. 문제는 관세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한 미국 내 투자 유치가 규모가 커질수록 무역 불균형을 오히려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한 결과를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둘째, 2026년에는 관세 전쟁의 후폭풍이 미국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대외적으로 최대의 관건인 미중 무역 협상을 타결시켜야 하는 과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방위적인 관세 전쟁을 벌인 결과, 미국 정부의 관세 수입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의 관세 수입은 2025년 4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하여 10월까지 2,050억 달러를 넘어섰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 789억 달러에 비해 2.6배 증가한 수치이다. 2025년 8월까지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9% 수준으로 당초 예상보다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로 인한 물가 인상 요인 가운데 미국 소비자 부담 비율이 30%~40% 선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관세 부과의 영향이 미국 내로 본격적으로 전가되어 소비자 부담 비율이 약 60%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하면, 2026년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역시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좋지 않은 국내정치 환경이다.

 

미중 무역 협상과 이후

 

미중 무역 협상은 2026년 최대의 도전 과제이다. 2026년 중국은 더 이상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여 압박하였던 2017년의 중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0년 1단계 합의가 이행되지 못한 원인을 둘러싸고 갈등이 고조되자, 중국은 미국에 대한 반응적 전략에서 탈피하여 능동적이고 선제적 전략으로 전환을 끊임없이 준비해왔다.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보복 관세의 부과로 맞받아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국내적으로 미국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수단을 업그레이드하고, 대외적으로 국제기구를 활용하는 동시에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와 협력을 강화하는 입체적 전략을 추구해왔다. 국내외적 축적의 결과는 2025년 대미 협상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에 수출 통제 카드를 협상의 주요 국면마다 꺼내 들며 미국을 거꾸로 압박하였다.

 

수출 통제는 2026년에도 중국의 대미 전략에서 핵심적 대응 수단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주요 핵심 광물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다. 정제 후 기준으로 중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흑연 96%, 희토류 91%, 코발트 78%, 리튬 70%, 구리 44%, 니켈 31%에 달한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단기적으로 구조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어렵다. 더욱이 중국은 수출 통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 산업을 구조 조정하는 등 지난 수년 간 내실을 다져왔다. 중국 정부가 중희토류와 경희토류 공급에서 지배적 위치를 가진 중국희토류그룹과 중국북방희토를 중심으로 다수의 희토류 기업들을 통합하였다. 희토류의 무기화를 더욱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시행할 수 있는 국내적 태세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지난 9년 동안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대한 대응 수단을 찾아왔듯이, 이제 미국이 중국의 역공에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은 2025년 12월 팩스 실리카(Pax Silica)로 맞서려고 한다. 단기적으로 압박과 협상의 이원적 접근을 통해 중국과 갈등을 관리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유사 입장국들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효과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재편

 

WTO가 세계무역전망(Global Trade Outlook)에서 2025년 세계 상품 무역이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듯이, 2025년 관세 전쟁, 미중 전략 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세계 상품 무역은 회복 탄력성을 보여주었다. 관세의 직접적 영향을 덜 받는 서비스 무역 또한 당초 전망치보다는 낮으나, 4.6%라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6년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상품 무역과 서비스 무역이 각각 0.5%,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2026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공급망 구조적 변화와 관련, 복합적인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공급망 교란의 영향으로 인해 지구적 가치 사슬(global values chains: GVCs)의 평균 생산 단계가 더 길어질 전망이다. 둘째,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에서 리쇼어링과 지역화가 강화됨에 따라, 대외 의존도가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지정학적 균열선에 따른 세계 무역 질서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난 수년 간 미국과 중국은 상대에 대한 직접적인 의존도를 낮추는 데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견제를 우회하여 제3국을 통해 시장 접근을 유지, 심지어 확대하는 간접적 의존도가 증가하는 현상이 대두되었다. 그 결과가 멕시코 및 베트남과 같은 연결 국가의 등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초기부터 이 국가들을 겨냥한 것은 중국에 대한 간접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었다. 2026년에도 상대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회로를 발굴하고, 이를 차단하려는 게임이 지속될 것이다.

 

새로운 전장

 

피지컬 AI

 

2026년에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AI 분야에서 경쟁과 협력의 이중 동학을 지속할 것이다. 2025년 대규모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s: LLMs) 중심으로 AI 경쟁이 펼쳐졌다면, 2026년 초부터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humanoid)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피지컬 AI 경쟁으로 이미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2025년 전기차에서 중국은 국내 공급 과잉을 수출로 밀어내며 세계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2025년 10월 기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 판매는 1,710만대로, 전년 대비 25.5% 증가하였다. BYD가 332만대로 세계 1위를 차지하였고, 이어 중국의 지리(178만대)가 2위를 차지하였다. 반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였던 테슬라(Tesla)는 130만 8천대로 전년 대비 7.7% 감소하였다.

 

자율주행 자동차에서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선두주자 테슬라에 더하여, 엔비디아(Nvidia)가 자율주행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하고, 새로운 경쟁 모델을 제시하였다. 휴머노이드에서도 테슬라의 3세대 옵티머스(Optimus)와 중국 유니트리(R1)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2026년 1월 CES에서 현대차 자회사 보스톤다니내믹스(Boston Dynamics)가 아틀라스(Atlas)를 선보이고 2년 내 자동차 공장에 투입할 계획을 밝히며, 차세대 휴머노이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임을 예고하였다.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경쟁의 전면은 기업 간 경쟁이지만, 이면은 국가 간 경쟁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엔비디아가 알파마요를 2025년형 벤츠 CLA에 처음 적용한 데서 나타나듯이, 기업 간 경쟁은 궁극적으로 생태계 구축 경쟁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 간 합종연횡이 지정학적 균열선에 따라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가 전략과 기업 전략 사이의 연계가 중요하다. 휴머노이드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딥마인드의 AI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미나이 로보틱스(Gemini Robotics)를 아틀라스와 통합할 계획을 공개하였다. 이는 생태계 구축이 진영 내 국가들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다.

 

스테이블코인 vs. 디지털 위안화

 

디지털 화폐는 미중 전략 경쟁의 또 다른 트리거(trigger)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7월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2026년 발효됨에 따라,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자산 시장을 비롯한 세계 금융 질서의 새로운 변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달러 패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여 스테이블 코인 및 CBDC 등 디지털 화폐를 공격적으로 규제하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스테이블 코인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이미 2014년 테더(Tether; USDT)가 출범한 이래 자국의 화폐 가치가 급락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사용자가 5억 명을 돌파한 현실을 무시하기 어려운 데다, 달러 패권을 오히려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지니어스법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상환 요청에 대비하여 달러를 포함한 현금성 자산을 준비금으로 쌓아두도록 한데다, 전체 스테이블코인의 99%가 달러 기반인 것이라는 점이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한다. 반면, 중국은 고객 신원 확인과 자금 세탁 방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금융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이유로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암호 화폐에 대해 부정적이다. 중국은 대신 달러 패권에 도전하기 위해 디지털 위안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대응 전략

 

2026년에도 세계 경제 질서의 불확실성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어떤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까? 지난 수년 동안 한국에게 경제 안보 리스크는 중국 또는 일본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국은 미국 리스크가 부상하는 새로운 경제 안보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첫째, 한국은 무역 협상의 상시화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 2025년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의 기본 방향에 합의한 이후, 수개 월의 진통을 거쳐 세부 합의에 도달하였다. EU, 일본 등과 비교할 때, 이행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제거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그 원인의 소재와 상관없이 제2의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거래적 접근 차원에서 ‘의도적 비일관성’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안별 논리적 접근을 넘어서는 입체적 전략이 요구된다.

 

둘째, 2026년은 관세를 넘어 전선의 확대가 예상된다. 2025년은 좁은 의미의 관세 협상이었지만, 2026년 미국은 합의의 이행에 더하여 새로운 쟁점으로 우선순위를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한 장치는 이미 2025년 11월 타결한 한미 팩트 시트(Fact Sheet)에서 내재되어 있다. 미국산 상품의 대한국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주정부와 협력하여 “Buy America in Seoul”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나, 망 사용료와 온라인플랫폼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받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셋째, 미국과 중국의 무기화된 상호의존이 초래할 간접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 2017년 중국, 2019년 일본으로부터 무기화된 상호의존을 경험한 이래, 다변화, 기술 주권의 강화, 소부장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해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2025년 10월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행하는 데 있어서, 미국뿐 아니라, 중국 기술이 사용된 제3국 제품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 데서 나타나듯이, 무기화된 상호의존이 포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해외 진출한 한국 기업이 간접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넷째, 미국과 중국이 첨단산업에서 생태계 경쟁으로 나아가고 있는 데 대비하여야 한다. 미국과 중국이 AI를 비롯한 주요 첨단산업에서 풀스택 경쟁에 이미 돌입하였다. 미국과 중국이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성하려는 추세는 되돌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세계 경제 질서의 분절화는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분절화는 과거로 회귀가 아니라, 재연결이어야 한다. 한국은 유사 입장국과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질서가 단절로 퇴행하지 않도록 방지하고, 재연결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지향하여야 한다. 


 

■ 이승주_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사회과학대학장.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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