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일본의 미국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대일본 호감도는 올랐지만, 일본의 대한국 호감도는 떨어졌다.
한국 동아시아연구원(EAI), 일본 아시아-태평양 이니셔티브(API),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는 ‘제1회 한·미·일 국민상호인식 조사 및 제12회 한·일 국민상호인식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3개국 기관의 조사 시점은 각각 8월 중순 전후로 이재명 대통령의 방일·방미 전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이 신뢰할 만한 파트너인가’라는 물음에 한국 응답자의 30.2%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해 EAI가 별도로 진행한 여론조사(18.2%)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일본 응답자의 44.7%는 미·일관계 미래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긍정적’(23.6%)을 앞질렀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인상이 한국(73.1%)과 일본(70.1%) 모두 높았다. 고율의 상호관세에 대해서도 한국 80.9%, 일본 76.5%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대규모 대미투자를 약속한 ‘한·미 관세 합의’에 대해서는 한국 응답자의 55.6%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중국에 대한 위협감은 커졌다. ‘중국이 군사적 위협이다’라고 답한 한국 응답자는 73%, 일본 68.7%, 미국은 58.6%였다. ‘한·미 동맹이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는 등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물음에 대해 한국 응답자의 56.1%가 동의했다.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한국은 78.8%, 일본은 51.7%였다.
한·일의 상호인식은 엇갈렸다. 2013년부터 진행된 EAI 조사에서 한국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올해 처음 절반을 넘어 52.4%였다. 반면 일본은 2015년(52.4%) 이후 10년 만에 한국에 대한 ‘비호감’(51%)이 절반을 넘었다. 일본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호감’은 10.5%, ‘비호감’ 39.2%였다. 손열 EAI 원장은 “이 대통령과 진보정권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미지가 바뀌지 않았고, 계엄·탄핵으로 한국 민주주의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극화 경향도 나타났다.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 51.1%가 일본이 ‘비호감’이지만,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는 22.7%가 ‘비호감’이라고 답했다. 보수라고 밝힌 20대 남성의 89.9%는 일본을 ‘호감’이라고 답했지만, 진보라고 밝힌 30대 여성은 40.4%만 ‘호감’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8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일본과 미국 조사는 각각 API와 YouGov가 진행했다. 일본은 지난 19~20일 만 12세 이상 1037명, 미국은 8~19일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