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① 리더십- 새누리엔 박근혜가 있었고 민주당엔 박근혜가 없었다

  • 김정곤·김성환기자 (한국일보)
② 전략- 새누리, MB정권과 차별화… 정권심판론 공세 비껴가

③ 충청·강원 공략- 새누리, 지지층 최대한 확장… 민주 "半半 나눠먹자" 안이

 

[4·11 총선 이후] ■ 선거 승패 원인은… 전문가 분석

 

전문가들은 4ㆍ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승리한 가장 큰 요인으로 '박근혜 효과'를 꼽았다. 반면 민주당은 전략과 리더십 모두에서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정권 말기 선거는 통상 야당이 손쉽게 이길 수 있는데도 민주통합당은 아무런 전략도 없이 이슈마다 잘못된 선택을 하는 바람에 사실상 참패했다는 지적이다.

 

리더십과 전략의 차이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12일 총선 승패의 요인을 "한마디로 새누리당에는 박근혜 위원장이 있었고 민주당에는 박근혜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00석 확보도 어렵다는 난파 상태의 한나라당을 떠맡아 당을 변혁시키고 총선을 진두지휘하면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말이다. 반면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공천 잡음과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 등 악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전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략에서도 새누리당이 완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판정이다. 새누리당은 야권의 정권 심판 공세에 대비해 이명박 정권과 철저히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을 사용한 반면 민주당은 불법사찰이라는 최상의 공격 무기조차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한울 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민주당은 불법 민간인 사찰이라는 대형 이슈를 성공시키지 못하고 '합법이냐 불법이냐' '참여정부에서도 있었다'는 논란으로 이끌어 유권자들이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차별화를 통해 야당의 심판론을 피해간 반면 민주당은 심판론을 제대로 구사하거나 부각시키지 못했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

 

선거 초기 불거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폐기와 제주 해군기지 이슈도 승패를 가른 전술적 요인으로 꼽힌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안보와 경제, 한미동맹 등 보수층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모든 요인을 갖춘 사안을 야당이 먼저 제기했다가 새누리당이 '말 바꾸기'로 역공하면서 되치기 당한 형세"라고 말했다.

 

지역 구도와 김용민 막말 파문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위원장이 선거를 진두지휘하면서 텃밭인 부산을 틀어막고 충청과 강원에서 지지층을 최대로 확장한 것도 새누리당의 승리를 가져온 요인으로 꼽혔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는 "심판론은 주로 수도권에서 작용한 반면 승패를 가른 충청과 강원에서는 박근혜 대망론이 먹혔다"면서 "민주당은 충청과 강원을 반반쯤으로 나눠 가질 것으로 안이하게 판단하면서 아예 선거대책이 없었다"고 말했다. 황인상 P&C정책개발원 대표도 "전략적인 승패 요충지에서 민주당은 대책과 전략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은 전국적으로 승패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성국 박사는 "노원을에서는 30대도 김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면서 "보수층이 전국적으로 결집하는 촉발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교수는 "김 후보를 사퇴시키지 못한 게 결정적"이라며 "민주당의 패배는 야당의 오만과 안이함이 부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민주당이 야권연대에 끌려다니면서 통합진보당에게 너무 많은 지역구를 내준 것을 패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