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빗장 풀린 日 관광 … 여행사·항공사 예약률 ‘훌쩍’

  • 2022-10-12
  • 한승곤 기자 (아시아경제)

일본, 2년 7개월 만에 한국인 무비자 관광 허용

하나투어 9월 일본 여행 예약률 8월 대비 625% 증가

제주항공 10월 인천~나리타 예약률 90% 중반 기록

 

일본이 무비자(사증 면제) 관광을 재개한 첫날인 11일 도쿄 시부야구의 패션 거리인 하라주쿠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등 68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다시 허용했으며 하루 5만 명 수준으로 유지해 온 입국자 수 제한도 없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일본 정부가 11일부터 한국 등 68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입국을 다시 허용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도 비자 없이 관광, 친족 방문, 견학, 시찰 등 목적으로 최대 90일간 일본에 머물 수 있게 됐다.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재개하는 것은 약 2년 7개월 만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 관광길이 활짝 열렸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 제품을 불매하는 운동을 뜻하는 `노노재팬` 움직임이 시들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일본 여행 예약률이 8월 대비 625% 증가했으며 모두투어는 1200% 올랐다고 밝혔다. 모두투어의 경우 전체 예약 중 일본 여행 비중은 22% 수준으로 도쿄·오사카 에어텔 상품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참좋은여행은 10월 일본 여행 출발자 수가 9월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664명이라고 밝혔다.

 

또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은 만석에 가까울 정도로 예약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기준 제주항공의 10월 인천~나리타 예약률은 90% 중반에 달한다.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부산~나리타도 예약률이 90% 초반에 육박하고, 부산~오사카·후쿠오카는 각각 80% 후반, 80% 초반의 예약률을 기록 중이다.

 

유통업계도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G마켓은 지난달 23∼30일까지 일본 여행상품 판매가 전월 같은 기간보다 1816% 증가함에 따라 패키지, 에어텔 상품에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할인쿠폰을, 신라면세점은 환율 보상 혜택 등을 제공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노노재팬을 둘러싼 여러 의견이 나온다. 여전히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꼭 일본으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견해도 있다. 노노재팬 운동을 강요할 수 없고, 일본 관광을 가는 결정도 자신의 자유라는 의견이다.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코로나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다가, 이제야 좀 갈 수 있게 되었는데, 노노재팬 언급은 좀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본 여행을 둘러싼 갈등 속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갔다는 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월 한국의 민간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 겐론NPO가 발표한 `한일 국민 상호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을 향한 한국인의 긍정적인 인식은 지난해 20.5%에서 올해 30.6%로 상승했다.

 

이는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9년(31.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일본 불매운동 이후인 2020년 조사에서는 12.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본 아사히맥주 광고가 국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에서 재개됐으며,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후 한국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유니클로도 국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인식 변화를 반영하듯 일본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은 지난해 48.8%에서 올해 40.3%로 낮아졌다. 이 또한 조사 첫해인 2013년(37.3%)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양국 간 호감도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았다.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한국인은 2020년 61.2%에서 2021년 71.1%, 올해 81.1%로 매년 높아졌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연구진은 "2012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논란을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한일 통화스와프 종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협의 중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불거진 양국 간 갈등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올해 양국의 여론은 뚜렷한 긍정적 양상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여행 수요 급증에 따라 김포~하네다(도쿄) 항공편은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부터 해당 노선 운항 횟수를 기존 주 28회에서 주 56회까지 증편한다고 11일 밝혔다. 김포~하네다 노선 운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3월 중단됐다가 올해 6월 재개됐다. 한일 4개 항공사는 각각 매일 2회 두 공항을 왕복 운항할 수 있다. 실제 증편 운항 시점은 항공사별로 수요를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일본항공·전일본공수가 해당 노선을 운항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