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독도 평화사절단 “전쟁범죄 부인하는 일본의 침략주의 행위 규탄한다”

  • 2022-07-07
  • 하용성 기자 (일요신문)

[일요신문] 평화시민네트워크가 참여한 애국시민단체 독도평화사절단은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4일까지 열흘간 부산·서울·울릉도·독도를 순회하는 ‘독도평화사절단 순례길’ 행사를 가졌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 3당 관계자들의 이번 순례를 지지하는 행사도 울릉도와 독도에서 열렸다.

 

특히 정의당 김종대 전 의원과 독도평화사절단은 “준비 안 된 한일관계 개선은 무모한 짓”이라고 메시지를 밝히며, 일본의 과거 침략주의·제국주의 행위에 항의하기 위해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했다.

 

#“사죄배상 없는 관계개선 반대”

 

1992년 1월 이후 30년간 지속된 전국의 ‘수요집회’에 이어 6월 29일 78차 수요시위(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무효와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78회 수요시위)와 부산 수요집회(친일매국세력 규탄 및 한일정상회담 반대)가 부산에서 함께 개최됐다.

 

부산 초량동 일본 영사관 인근,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과 정발장군동상이 있는 부산항일거리에서 열린 이날 집회에서 박희선 부산노동자겨레하나 공동대표는 대통령의 ‘나토회의 참가’를 비판했다. 부산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는 “사죄배상 없는 관계개선 반대한다. 소녀상·노동자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석영미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와 국내 극우단체의 소녀상 철거 소동을 언급하며 “이에 맞서 끝까지 싸우고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일제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특별위원회’ 소속 단체 회원들도 이날 100여 명에 달하는 노동·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함께 강풍을 동반한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참여해 “윤 대통령의 나토회의 참석을 규탄한다”, “일제 강제징용 사죄 배상하라”라는 등의 준비해온 메시지를 함께 외쳤다.

 

전위봉 노동자상건립특위 상황실장은 한미일 정상회담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와 함께 “정부를 상대로 강력히 항의하는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지지하는 시민단체들 중 일부는 행사 이후 곧바로 울릉도로 합류해 전국각지의 독도평화사절단과 함께 울릉도 평화소녀상을 찾아 일정을 시작했다.

 

#일본 규탄 메시지 줄이어

 

김종대 전 의원은 이번 독도탐방행사에서 평화사절단과 함께 직접 울릉도, 독도를 탐방하고 ‘선상 시민평화 토크’를 열었다. ‘독도 평화소녀상 설치 캠페인’을 지지한다는 의사표시와 함게 ‘한반도 평화통일, 세계평화와 공동발전’을 주제로 평화시민교실을 펼쳤다.

 

독도평화사절단 일행은 “일본은 사드배치 정상화, 인도태평양전략과 경제포럼의 지원, 나토회의 아시아 확대를 기회로 지금 미국의 치마폭에 숨어 조용히 패권전략을 꾀하고 있다. 독도 평화소녀상 건립캠페인을 통해 일본의 숨은 야욕을 사전에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성 경기도의원(경기도의회 특별전문위원회, 독도사랑 국토사랑회 회장)은 “일본의 독도침탈 야욕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역사왜곡에 맞서 독도 지키기를 실천해왔다. 이번 평화사절단 독도탐방을 힘차게 응원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원 129명은 지난 3월 광교신청사로 평화의 소녀상을 이전하는 모금운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진보당 여성엄마당 윤서영 위원장(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여성행동 집행위원장)은 “20여개 단체연합인 여성행동은 더욱 많은 평화의 소녀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정부와 극우 단체들의 베를린 등 세계 10여 개국에서 가진 평화소녀상 철거 관련 행동에 대해 분노한다. 국제사회연대로 일본의 사죄배상이 선행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역사부정 만행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평화사절단의 독도방문과 평화소녀상 울릉도 신공항 건립추진 캠페인을 지지하며 수요집회의 참석과 지속적인 활동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사죄배상은커녕 반성조차 없는 일본을 규탄하는 목소리는 울릉도·독도 밖에서도 울려 퍼졌다. 한정화 베를린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베를린 교민들과 독일 시민단체, 재 베를린 일본여성들까지 일제히 단합해 24시간 내내 일본정부와 극우단체에 대항하며 베를린 평화소녀상을 지키고 있는데, 멀리 한국에서 독도평화사절단이 연대지지를 해줘 큰 위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울릉도와 독도에서 터진 외침

 

‘부산 수요집회’에 이어 ‘울릉도 수요집회’도 이어졌다. 전국에서 독도평화사절단에 참가한 시민들은 독도 침탈에 대한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울릉도와 독도에서 울릉도 평회소녀상 앞에서 사과를 들고 사과를 하고 사죄하는 퍼포먼스로 ‘전국민 평화소녀상 챌런지’를 진행하며 전 세계 평화시민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수요집회를 여성행동과 공동주관하는 ‘부산항 미군세균실험실 폐쇄찬반 부산시 주민투표위원회, 200여개 단체 관계자는 “부산시민 15만 명의 서명으로 이뤄진 부산항 미군 세균실험실 주민투표 행정소송 항소에서도 패소함으로써 미국이 기지 내에 핵실험이나 무슨 짓을 해도 용인된다는 선례를 남겼다. 이제는 일본마저 한국 국민을 무시하고 사과와 반성 없이 한일관계정상화를 추진한다”고 격분했다.

 

평화시민네트워크 김용필 대표는 “1952년 9월 미군의 독도 폭격은 일본이 이곳을 미 공군의 폭격 훈련지로 제공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번 독도 방문은 ‘불침항모’와 같은 2025년 울릉도 신공항의 완공과 해군기지가 조속히 설치되기를 기원하며 동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동맹은 예전의 동맹의 개념에서 탈피해야 한다. 군사적 동맹이 모든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안전장치가 될 수 없다”며 “진정한 동맹, 기술과 경제 영역의 전략적 경쟁, 기후변화나 보건협력과 같은 초점의 동반자, 국제질서와 규범 개념의 맞수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해당 어느 영역에서 어떠한 위협이라고 정의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며, 한국도 이번을 계기로 국가 대전략 차원에서 한미일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독도 방문 기간 동안 200여개 시민단체는 응원 메시지를 통해 “미국의 치마 밑에 숨어 독도를 강탈하려는 일본은 전범임을 자인하라”,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간 중 일본 지도자와의 만남은 친일 굴욕 외교를 추진하는 것”이라는 등의 목소리를 냈다.

 

코리아국제평화포럼 류경완 대표는 “나토를 유럽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진출시키고, 나토와 한미동맹, 일미동맹 등을 결합시켜 미국 주도의 지구적 동맹을 구축하려는 미국의 기도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며 “마드리드에서 벌어진 연이은 정상회담 취소사태는 국제적 망신거리가 됐다. 유럽 국가들도 억지춘향식의 아시아권까지의 연대에 관심이 없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고 직격했다.

 

동아시아 연구원 김양규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이번 마드리드 나토정상회담에 한국과 일본을 초청하고 유엔사를 확대해 온 것은 중국 및 러시아 등의 권위주의 국가들과 더욱 치열해지는 전략경쟁에 대비해 전 지구에 흩어진 동지국가들의 역량을 총집결하려는 새로운 판을 짜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 네트워크 시스템이 형성됨으로서 잃어버리는 것은 2019년 강제동원 배상 판결 문제와 무역 전쟁, 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유예 이후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경색된 한일관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