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중국 너무 컸다, 일본 지지 늘어나

  • 2006-02-03
  • 이내영 외 (매일경제)



13억 인구에 연평균 10%에 가까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인들의 경외(敬畏)의 대상이다. BBC월드서비스, EAI, 매일경제신문, 한국리서치에서 33개국 3만9435명을 대상 으로 중국의 세계에 대한 영향을 조사한 결과 긍정적 평가(45%)가 부정적 평가 (2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에 상당한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우선 미ㆍ중 양국 국민 사이에 상대국에 대한 반감이 급상승하면서 큰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미국 국민 중 반수에 못 미치는 46%만이 중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 해 비판적 태도를 드러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반수(53%)를 넘었다. 중국 국민 역시 지난해 조사에서는 미국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42%에 머물렀지만 이번 조 사에서는 무려 62%로 급격하게 치솟았다. 미국과의 협력관계 속에서 경제성장과 국제외교 역량을 강화하려는 중국으로서 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조사에서 중국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이끌었던 아시아에서 비판적 여론 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 1년 사이 인도에서는 무려 22%포인트, 필리핀에서는 16%포인트, 인도네시 아에서도 8%포인트나 중국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감소하는 등 중국의 부상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위축은 아시아에서 영향력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부상과 크게 대 비된다. 일본은 중국을 제외한 32개국에서 56%의 우호적 평가를 받아 중국을 압도했다. 특히 일본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세계평균보다 높은 62%(중국은 50%)의 지지 를 받았다. 전통적으로 반일감정이 높은 한국에서도 일본에 대한 평가(44% 긍 정)가 중국에 대한 평가(40% 긍정)보다 긍정적이다. 아시아인들이 중국보다 일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국에 작 지 않은 타격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서방 선진국 국민들은 중국을 경탄보다는 경계의 눈으로 보 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서방 선진국 국민들의 중국에 대한 냉담한 반응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22%, 독일 31%, 프랑스 31%, 캐나다 36%, 영국 40% 등 G7 국가에서 중국의 국제적 역할을 우호적으로 평가 하는 비율은 반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미국 39%, 이탈리아 42%, 독일 34%, 프랑스 49%, 캐나다 49%, 영국 46% 등이었다. 여전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에 수출상품의 구매자들인 서방선진국 및 주변 국 국민들의 평가가 부정적인 것은 상당히 뼈아픈 일이다. 2020년까지 연평균 7% 이상의 고도성장을 지속해 "전면적 소강사회"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 국이기에 특히 그렇다.

이 같은 도전에 대해 중국 지도부가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대외인식과 외교력을, 장기적으로는 미래 중국의 위상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반대로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화평굴기"를 내세 우며 외교 전쟁에서 할 소리는 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강대국간의 마찰 이 더욱 세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공동기획 = BBC월드서비스ㆍEAI/매일경제ㆍ한국리서치 / 이내영 EAI여론분석 센터장 / 김태현 EAI외교안보센터소장 / 민병원 서울산업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