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정치를 바꾸자] 국민의 눈으로 정치개혁

  • 2003-11-10
  • 김병국 (조선일보)

5개월동안 폭넓은 토론 필요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정치인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을 대변하는 대리인일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평범한 진리가 지켜지지 않는다. 국민이 주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틈을 타, 대리인인 정치인이 국가와 정치의 주인인 양 행세한다.


특히 정치개혁의 주체는 국민이어야 하는데, 그 기본틀을 짜는 것이 언제나 정치인의 몫이 되고 만다. 그러니 발전이 있을 수 없다. 개혁의 대상이 주체가 되니 개혁은 핵심을 비켜가게 마련이다.

 

이제 5개월만 지나면 총선이다. 정치권이 다시금 개혁을 약속하면서 사실상 정치개혁의 핵심을 피해가는 게임을 시작할 때다. 이번만큼은 국민이 주인으로서 책임을 다하면서 정치권을 다그치고 껴안아 진정한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국민이 방관자로 남기에는 경제든 안보든 우리의 상황이 너무나 절박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은 ‘국민’의 시각에서 정치개혁 아젠다를 구상하고 폭넓은 논의를 불러일으킨다는 목표 아래 연초에 EAI 정치개혁연구팀을 구성하였고, 석 달에 걸쳐 주례 세미나를 열어 전·현직 국회 및 행정부 인사의 조언을 참고삼아 개혁의 틀을 짰다.

아울러 다섯 차례에 걸친 내부 회의를 통해 연구팀 전체의 통일된 의견을 모았다.

 

EAI가 그 결과물로서 내놓는 보고서는 통합능력과 정책능력 및 정치능력을 두루 갖춘 신(新)정책세력 을 화두로 삼는다. 일할 줄 아는 일꾼이 선거에서 대거 당선되어 국회를 일터로 바꾸어놓는 것이 정치개혁의 궁극적 목표라는 주장이다.

 

우리가 공천과 선거 및 정당조직에서부터 정치자금에 이르는 다양한 이슈 영역에서 내놓는 개혁안은 하나같이 신정책세력의 등장 가능성을 확대시키기 위한 것이다. 정책형 정치인이 한 ‘개인’이 아니라 힘을 가진 ‘세력’이 될 때 한국 정치는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김병국, EAI원장ㆍ고려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