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정연경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원은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이 큰 주목을 받으며 원내 진입에 성공한 바, 이들에 대한 투표를 결정한 요인들을 탐구하였습니다. 먼저, 신당 투표자들은 정치관심도가 높은 중산층 이상의 40-50대(조국혁신당), 20대 및 40대(개혁신당)가 주를 이루었으며 이들은 기존 양 거대정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기 위해 본인과의 이념적 거리가 비교적 가까운 대안 정당에 투표하였다고 분석하였습니다.

1. 들어가며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롭게 등장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성공적으로 원내에 진입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선거를 약 한 달여 앞두고 창당된 조국혁신당은 캠페인 기간 동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으며 선거 결과 원내 3당의 지위를 획득하였다. 개혁신당 또한 지역구 의석을 획득한 데에 더해 비례대표 봉쇄조항을 넘기며 원내 진입에 성공하였다.

 

본 보고서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들 신당 투표에 대한 정치적 결정 요인을 탐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많은 이들이 예측하듯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한 불만족이 이들 정당의 성공에 기여하였는가? 구체적으로 어떠한 형태의 불만족이 신당 투표 결정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미쳤는가? 저항 투표가 일어났다면, 이들은 기존 정당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한 것인가, 일시적으로 항의하는 것인가? 본 보고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전략적 저항 투표의 관점에서 구한다.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본 보고서는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신당 투표 결정 요인에 집중한다 점을 밝힌다.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고, 개혁신당 또한 43개 지역구에만 공천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 언급되는 “신당 투표자”란 22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한 유권자를 뜻한다.

 

2. 신당 투표자는 누구인가

 

1) 인구 사회학적 특성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을 비례대표 정당으로 투표한 유권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경우 남녀 비율이 비슷한 반면, 개혁신당 투표자의 경우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조국혁신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약 53%가, 개혁신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약 71%가 남성으로 나타났다.

 

둘째, 조국혁신당은 40-50대의 지지를, 개혁신당은 20대와 50대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50대 응답자 전체의 약 34%가 조국혁신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나 조국혁신당이 5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혁신당 투표자의 경우 약 23%가 50대, 약 22%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 20대의 약 10%가 개혁신당에 투표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셋째, 조국혁신당은 호남 지역 유권자의 지지를, 개혁신당은 강원·제주 지역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 광주·전라 지역 응답자의 약 43%가 조국혁신당에 투표하였다고 답하였고, 강원·제주 지역 응답자의 약 10%가 개혁신당에 투표하였다고 답하였다.

 

넷째, 두 정당 모두 중산층 및 상위층의 마음을 움직였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400-500만원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약 30%, 500-600만원이라고 답한 유권자의 약 26%가 조국혁신당에 투표하였고, 월평균가구소득이 600-700만원이라고 대답한 응답자의 약 8.6%가 개혁신당에 투표하였다.

 

2) 이념

 

신당 투표자들의 투표 결정 요인을 분석하기 위하여 이들의 정치적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표 1>은 각 정당의 투표자들이 스스로 본인의 이념을 주관적으로 평가한 결과의 평균값을 보여준다. 주관적 이념평가는 0점에서 10점까지의 11점 척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0점은 매우 진보, 5점은 중도, 10점은 매우 보수를 뜻한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의 평균 이념은 3.67점으로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평가하였으며 이는 더불어민주당 투표자들의 평균 이념 점수인 3.54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이 조국혁신당보다 더불어민주당을 이념적으로 가장 가까운 정당으로 평가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조국혁신당 투표자를 더불어민주당 투표자와 구분하기 어렵다. 개혁신당의 경우 평균 5.41점으로 스스로를 중도 성향의 유권자로 보고 있으며 이념적으로 개혁신당과 가장 가깝다고 평가하였다.

 

<표1> 정당별 투표자들의 본인 및 정당에 대한 이념 평가 평균값

 

3) 지지 정당

 

아래의 <표 2>는 신당 투표자들이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무엇인지에 대한 응답 분포를 보여준다. 먼저,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약 44%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조국혁신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약 19.5%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개혁신당 투표자의 경우 개혁신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유권자가 약 29.3%로 가장 많았으며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밝힌 경우는 약 9.7%에 지나지 않았다.

 

<표2> 비례대표 선거에서 신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지지 정당

 

4) 22대 총선 지역구 투표 선택

 

그렇다면 22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신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지역구 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했을까? 아래의 <표 3>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 및 개혁신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들의 지역구 선거에서의 투표 선택을 분류한 것이다. 조국혁신당 투표자 대부분(81.3%)은 지역구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지역구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했다고 응답한 조국혁신당 투표자는 약 4%에 그쳤다.“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라는 슬로건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례대표 선거에서 개혁신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37%는 지역구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약 32%는 개혁신당을 선택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개혁신당 투표자의 상당수인 약 22%가 지역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였다는 점이다. 이는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이 국민의힘을 외면한 것과는 다른 행태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의 투표자들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그룹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표 3> 비례대표 선거에서 신당을 선택한 유권자의 지역구 선거 투표 선택

 

5) 21대 총선 및 20대 대선 투표 선택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어느 정당을 지지했을까? <표 4>와 <표 5>는 22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한 응답자들의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투표 선택 분포를 보여준다. 먼저, 조국혁신당 투표자 대부분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민주당 지지자들이었다.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약 80%가 지난 21대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투표하였다고 응답하였고, 약 34%가 비례대표 국회의원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투표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당시 지역구 및 비례대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에 동시에 투표했다고 답한 유권자 또한 32.7%(104명)에 달한다.

 

<표 4>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의 21대 총선 투표 선택

 

<표 5> 개혁신당 투표자들의 21대 총선 투표 선택

 

한편, 개혁신당 투표자의 상당수는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을 선택하였다. 개혁신당 투표자의 약 33%가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지역구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하였고, 약 24%는 비례대표 선거에서도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투표하였다고 답하였다. 당시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에 투표했다고 답한 유권자 또한 약 20%(16명)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개혁신당 투표자의 약 27%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는 개혁신당 투표자 그룹이 국민의힘 이탈자와 더불어민주당 이탈자가 합쳐진 형태의 것임을 시사한다.

 

주지할 만한 특징은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투표자 중 상당수가 지난 21대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거대 양당이 아닌 제 3당에 투표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약 48%은 지난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정의당 등 군소정당에 투표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마찬가지로, 개혁신당 투표자의 약 68%가 지난 총선 비례대표 선거에서 군소정당에 투표하였다고 답하였다.

 

마지막으로 <표 6>은 신당 투표자들의 지난 20대 대통령선거에서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는지에 대한 분포를 보여준다. 지난 대선에서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80%는 이재명 후보에게 개혁신당 투표자의 63%는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하였다.

 

<표 6> 신당 투표자들의 20대 대선 투표 선택

 

6) 요약: 신당 투표자의 정치적 특성

 

조국혁신당 투표자 상당수는 진보적 유권자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거나 이념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가깝다고 느끼는 유권자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를 지지했거나 비례대표에서 제 3당을 지지했다. 반면, 개혁신당 투표자 상당수는 중도적 유권자로, 현재 기존의 거대 양당을 지지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으며 개혁신당을 지지하거나 이념적으로 개혁신당에 가깝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들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미래통합당과 그 후보를 지지한 비율이 높았다. 이러한 분포를 통해 크게 두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신당 투표자들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기존의 거대 양당 지지자들이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표를 제 3당으로 이전하여 양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신당 투표자의 대부분은 지난 비례대표 선거에서 이미 제 3의 군소정당에 투표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이들은 이미 기존 양당에 대하여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해 오던 유권자일 가능성이 높다.

 

요컨대, 신당 투표자는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으로 제 3정당에 표를 이전한 “저항 투표자”인 것으로 보인다. 본 보고서의 다음 장은 이러한 저항 투표의 관점에서 신당 투표 결정 요인을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

 

3. 신당 투표의 정치적 결정 요인: 저항 투표의 관점에서

 

본 보고서는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 Institute: EAI)이 22대 국회의원 선거 직후 실시한 유권자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당 투표자의 투표 결정 요인을 분석하기 위한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는 보고서 말미의 <표 10>에 제시하였다. 본 보고서는 이러한 통계 결과를 “저항 투표”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몇 가지 결과를 짚어 논하고자 한다.

 

1) 저항 투표 이론

 

저항 투표 이론에 따르면 유권자는 기존에 자신이 지지하던 거대 정당과 그 정당의 인물에 실망했을 때 이에 대한 불만족의 표시로 다른 정당에 전략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 단순다수 양당제 하에서는 경쟁하는 반대 정당에 투표를 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저항 투표가 일어나기 어렵지만 비례 다당제 하에서는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도구로서 저항 투표가 보다 손쉽게 사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저항 투표는 영국의 자유민주당(Liberal Democratic Party), 오스트리아의 오스트리아 자유당(Freiheitliche Partei Österreichs), 캐나다의 신민주당(New Democratic Party) 등 각국의 여러 제 3 정당의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Bowler and Lanoue 1992; Bergh 2004; Kang 2004). 한국의 경우에도 지난 여러 선거에서 지속적으로 저항 투표 효과가 확인되었다. 강원택 (2002)은 14대, 15대 대선에서 거대 정당이나 정치, 경제 전반에 대한 불만족과 제 3 후보에 대한 투표가 연관이 있음을 보였고, 그의 또 다른 연구에서 17대 총선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투표가 저항 투표와 관련이 있음 또한 보였다(강원택 2004). 나아가, 김성훈(2002)은 16대 총선에서 소수당에 대한 지지가 기존 정당의 정책 수준의 하락으로 인한 불만족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였다. 주민혜(2018) 또한 20대 총선의 비례대표 선거에서 국민의당에 대한 투표가 저항 투표의 속성을 가진다는 것을 보였다.

 

강원택(2002)의 한국의 제 3 정당 및 제 3 후보 지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기존 정당에 지지가 제 3 정당으로 이전되는 두 가지 매커니즘이 존재한다. 첫째, 제 3 정당에 진심으로 호감을 느껴 기존 정당에 대한 지지를 완전히 철회하고 새로운 정당으로 지지를 이전하는 “지지의 완전한 이전”이다. 이 경우 다음 선거에서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으로 돌아갈 유인이 적다. 둘째,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과 정치적 불만족을 표현하기 위하여 잠시 투표 선택을 바꾼 “지지의 일시적 이전”이다. 이 경우에는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충족되면 기존 정당으로 다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저자는 허쉬만(Hirchman 1970)의 이론을 바탕으로 첫 번째 저항 투표의 형태를 기존 정당에 대한 “이탈(exit)”, 두 번째 저항 투표의 형태를 “항의 (voice)”로 보았다(강원택 2002, 162).

 

저항 투표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기존 지지 정당에 대한 실망과 불만족이 높아야 한다. 둘째, 지속 가능한 실질적인 대안 정당이 존재하여야 한다. 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다양한 제 3 정당 후보가 등장한 바 두 번째 전제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경우 선거를 약 한 달여 앞두고 창당되어 지속적으로 20퍼센트 전후의 지지율을 보여 유권자에게 이 정당의 실질적으로 성공 가능한 대안 정당이라는 시그널을 준 바 있다.

 

이처럼 대안 정당이 존재하는 가운데,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족은 신당에 대한 투표로 이어졌을까? 이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기존 정당에 대한 정치적 불만족을 측정해야 한다. 본 보고서는 1) 기존 거대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 2) 기존 정당의 공천 과정 불만족, 3)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불만족의 세 가지 형태의 정치적 불만족을 측정하고 이것이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의 투표에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2) 정치적 불만족 (1): 기존 거대 정당에 대한 비호감도

 

유권자의 저항 투표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기존 정당에 대한 정치적 불만족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요구된다. 유권자의 기존 정당 정치에 대한 불만족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지표로 정당호오도를 들 수 있다. 정당호오도란 각 정당에 대한 호의적이거나 부정적인 느낌을 계량화한 것이다. 특정 정당에 대하여 부정적인 느낌을 가지는 것은 그 정당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족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시행한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 직후 이루어진 설문조사는 정당호오도를 0점에서 100점 사이로 측정하였는데, 0점은 특정 정당에 대한“대단히 부정적인 느낌”, 50점은 “호의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느낌”, 100점은 “대단히 호의적인 느낌”을 나타낸다.

 

<표 7>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투표한 응답자와 개혁신당에 투표한 응답자의 각 정당에 대한 호오도 평균을 전체 응답자 평균과 비교한 것이다. 먼저,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은 조국혁신당(68점)을 가장 호의적으로 보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65.5점) 또한 비슷한 정도로 호의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 상당수가 지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반면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은 개혁신당(22.5점)과 국민의힘(11.5점)을 매우 부정적인 느낌으로 평가하였다. 한편, 개혁신당 투표자들은 개혁신당(57점)을 가장 호의적으로 여기고, 그 외 정당은 모두 부정적인 느낌으로 평가하였다. 개혁신당 투표자의 상당수가 지난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을 선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을 부정적(32.8점)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 대다수가 국민의힘에 실망하는 등 불만족스러운 변화를 겪은 것으로 여겨진다.

 

<표 7> 22대 국회의원 선거 신당 투표자들의 정당호오도

 

<그림 1>과 <그림 2>는 본 연구의 핵심 분석인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델에서 정당호오도의 한계효과를 도식화한 것이다. 첫째,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에 대하여 부정적인 느낌을 가질수록, 그리고 조국혁신당에 호의적인 느낌을 가질수록 조국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둘째,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에 대하여 부정적인 느낌을 가질수록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지며 개혁신당에 호의적인 느낌을 가질수록 이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경험적 결과는 기존의 저항 투표 이론이 설명하는 바와 일맥상통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항 투표는 기존의 정당이 불만족스러울 때 그리고 지속 가능한 실질적 대안 정당이 있을 때 이루어진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기존 정당에 대한 부정적 느낌이 증가할수록, 그리고 특정 신당에 대한 호의적 느낌이 강할수록 그 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저항 투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 정당호오도가 조국혁신당 투표에 미치는 영향

 

<그림 2> 정당호오도가 개혁신당 투표에 미치는 영향

 

3) 정치적 불만족 (2): 기존 정당의 공천 과정 불만족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족은 선거 기간 동안 기존 정당의 공천 과정이 불만족스러운 데에서도 기인할 수 있다. 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귀하는 각 정당의 총선 후보자 공천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의 설문조사 문항을 활용하였다. 분석을 보다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공천 과정을 “못한 편이다”와 “매우 잘못했다”라고 응답한 불만족 유권자를 1, 그 외 유권자를 0으로 재코딩하였다.

 

아래의 <표 8>에서 볼 수 있듯이 조국혁신당 투표자 중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 불만족한 유권자는 약 32%로 전체 응답자 중 민주당 공천 과정에 불만족한 응답자 비율(약 51%)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와 달리, 개혁신당 투표자 중 민주당 공천 과정에 불만족한 유권자의 비율은 약 72%로 매우 높았다. 한편, 조국혁신당 투표자 중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불만족한 유권자 비율은 약 78%로 전체 응답자 평균(약 61%)을 훨씬 상회하였다. 개혁신당 투표자 중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불만족한 유권자는 약 68%로 이 또한 전체 응답자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표 8> 22대 국회의원 선거 신당 투표자들의 기존 정당 공천 불만족 정도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흥미로운 결론이 도출되었다. 국민의힘 공천과정에 불만족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조국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 공천과정에 불만족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 공천과정에 불만족한 유권자의 조국혁신당 투표 확률은 약 25%로, 그렇지 않은 유권자의 투표 확률인 20%보다 높게 나타났다. 비슷하게, 더불어민주당 공천과정에 불만족한 유권자의 개혁신당 투표 확률은 약 7%로, 그렇지 않은 유권자의 투표 확률인 4%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과정에 대한 불만족이 개혁신당에 투표에 미치는 효과나 더불어민주당 공천과정에 대한 불만족이 조국혁신당에 투표에 미치는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4) 정치적 불만족 (3):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불만족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에 대한 정치적 불만족이 신당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의 설문조사 문항을 활용하였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11점 척도를 기반으로 이루어졌으며 0점은 “매우 못한다”, 5점은 “보통”, 10점은 “매우 잘한다”를 의미한다. 아래의 <표 9>에서 볼 수 있듯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전체 응답자 평균 점수는 3.179점으로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했다고 답한 유권자의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균 점수는 이보다 훨씬 낮았다. 조국혁신당 투표자가 평가한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균 점수는 1.101점, 개혁신당 투표자의 평균 점수는 2.488점으로 매우 낮다. 신당 투표자의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족 정도가 매우 높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표 9> 22대 국회의원 선거 신당 투표자들의 대통령 국정운영 불만족 정도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개혁신당 투표자의 경우에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가 신당 투표 결정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하였다. 다시 말해,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점수가 낮을수록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진다. 아래의 <그림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매우 잘했다”인 10일 경우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은 0.01로 거의 0에 가깝고,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매우 못했다”일 경우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은 약 0.9로 증가한다.

 

<그림 3>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가 개혁신당 투표에 미치는 영향

 

아래의 <표 10>은 본 연구의 핵심인 로지스틱 회귀분석의 종합적인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표 10> 신당 투표 결정요인 모델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p<.01, **p<.05, *p<.1

 

4. 마치며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의 성공은 유권자들의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신당으로 투표를 이전하여 불만족을 표현하고자 한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연구 결과 유권자의 정치적 불만족은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인 느낌, 공천 과정에서의 불만족,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한 정당에 대한 실망감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만족의 정도가 심화될수록 신당에 대한 투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저항 투표가 일어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항 투표가 일어나는 매커니즘은 크게 기존 정당으로부터의 완전한 이탈, 그리고 기존 정당에 대한 일시적 항의 두 가지로 나뉜다. 그렇다면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은 기존 지지 정당을 완전히 이탈한 것일까? 아니면 기존 지지 정당에 일시적으로 항의하는 것일까? 본 보고서는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경우 민주당에 대한 일시적 항의의 의미로 저항 투표를, 개혁신당 투표자의 경우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완전한 이탈의 결과로 저항 투표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표 11>은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몇몇 정치적 특성의 최빈값을 요약한 것이다. 표가 주지하듯이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대다수는 과거에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했던, 현재에도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고, 이념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유권자들이다. 현재 시점에서 기존에 지지하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불만족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은 일시적으로 민주당에 항의의 표현을 하기 위하여 조국혁신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표 11> 신당 투표자의 정치적 특성 요약

 

반면 개혁신당 투표자는 대부분 과거에는 미래통합당을, 현재에는 개혁신당을 지지하고 이념적으로 가장 가깝다고 여기는 유권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혁신당 투표자들의 상당수가 과거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개혁신당 투표자들은 국민의힘 이탈자와 민주당 이탈자가 모인 그룹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의 경우와 달리 기존 양당 모두에 대한 불만족도가 높고 개혁신당을 가깝게 여긴다는 점에서 개혁신당 투표자들은 일시적인 항의보다는 완전한 이탈의 의미로 저항 투표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유권자가 저항 투표를 할 때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중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유권자가 특정 신당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느낄수록, 다시 말해, 정당호오도가 높을수록 그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았다. 둘째, 유권자들은 본인의 이념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았다. 조국혁신당과 응답자와의 이념 거리가 가까울수록, 개혁신당과 응답자와의 이념 거리가 가까울수록 유권자는 해당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정치관심도가 높을수록 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추후 보다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종합적으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신당 투표는 정치관심도가 높은 유권자가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과 불만족을 경험한 결과이며 대안 정당인 신당에 대하여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이념적으로 가깝다고 느낄 때 그 정당에 투표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조국혁신당 투표자는 민주당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항의의 목소리를 냈고, 개혁신당 투표자는 기존 거대 양당 모두에 돌아섰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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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정연경_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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