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배영자 건국대 교수는 반도체의 공급망 안정성을 미중 경제안보의 핵심 이슈로 꼽고, 해당 분야에 대한 미중의 산업정책과 기술혁신 역량 및 국제협력이 향후 미중 경제전쟁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한국이 첨단 반도체 주요 제조국으로서 두 강대국 간 반도체 경쟁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진단하고, 그 대응책으로 독자적인 반도체 기술 역량을 강화하여 이를 외교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리더십과 실행력을 갖출 것을 제언합니다.

Ⅰ. 반도체와 경제안보

 

1. 경제안보의 부상

 

미중경쟁과 코로나 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경제안보 이슈가 부상해왔다. 경제안보는 과거에는 사회질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한 저소득층 생계 지원의 필요성 혹은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안정이 국가안보의 주요한 토대라는 의미로 이해되었다. 최근 경제안보는 주로 공급망 안정성, 수출입 및 투자 규제,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 첨단기술혁신역량 강화 등의 내용으로 논의되고 있지만 국가마다 학자마다 내용에 차이가 있어 명확히 개념화하기 쉽지 않다(백우열 2022; Golea and Hideg 2022). 경제안보는 지경학(geo-economics), 경제통치술(economic statecraft), 산업 정책(industrial policy), 중상주의(mercantilism), 과학기술혁신(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 STI)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제통치술은 국가의 외교적 목적 달성을 위해 경제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으로, 예컨대 수출입통제, 관세, 자산동결, 원조 중지 등을 상대국에 압력을 가하고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기 위해 활용해 왔다(Blackwill and Harris 2016). 경제안보는 정치·외교·군사와 경제의 상호 연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통치술이나 지경학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미소냉전기에 경제통치술이나 지경학적 고려는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경제적 자원을 활용하여 소기의 정치외교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도였음에 반해, 최근 경제안보 개념은 세계화 이후 통합된 세계경제질서 속에서 경제적 상호의존의 심화와 패권 경쟁이 중첩되는 지점에서 발전되고 있는 점이 큰 차이로 보인다.

 

양자의 차이점을 정리해 보면 첫째, 전통적인 경제통치술의 효과가 제한적이고 일방적이었던 것과 달리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화된 상태에서 경제적 수단을 외교적 목적으로 활용할 때는 효과가 매우 크고 쌍방적이다. 요소수나 마스크와 같은 단순한 생산품의 공급망 단절도 상대국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수출통제로 인해 상대국에 피해를 입힐 수 있지만 피해가 자국에게 되돌아 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공급망 안정성이 경제안보의 핵심 이슈로 논의되고 있다. 상호의존관계의 무기화(Weaponized Interdependence) 속에서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 경제의 취약성을 완화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을 도입할 수 밖에 없다(Farrell and Newman 2019). 둘째, 최근 경제안보에서는 첨단기술이 핵심적인 의제가 되고 있다. 과거에도 국가간 첨단기술을 둘러싼 경쟁과 갈등이 존재하였지만 미중 경쟁으로 첨단기술의 이중용도(dual use) 특성이 부각되면서 특히 군사기술혁신의 토대가 되는 첨단기술을 둘러싼 경쟁과 견제가 증대되고 있다. 국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현재 경제안보의 주요 의제로 공급망 교란 위협에 대비한 공급망 안정성(첨단기술과 원자재) 확보 및 다변화, 첨단 기술역량 강화, 기술유출 규제, 기술협력 파트너십 등이 논의되고 있다.

 

2. 반도체 산업과 안보

 

반도체기술과 산업 발전은 미국의 국가안보적 고려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으며 전개되어 왔다(배영자 2020). 반도체 기술의 토대가 된 트랜지스터와 집적회로의 출현은 19세기 후반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된 일련의 기술들에 기반한 것이지만 이것이 산업으로 발전하게 된 데에는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과 이후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무기 개발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된다(Morris 1990). 1947년 미국 벨랩에서 최초의 트랜지스터가 만들어졌는데 이는 2차대전 직후부터 진행된 학제적 연구개발의 결과였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민간 부문에서 이루어졌지만, 이는 전쟁기간 동안 급진전된 기초 연구에 토대하였다. 2차 세계대전 참전에 즈음하여 버니바 부시(Vannevar Bush) 주도로 설립된 과학연구개발국(Office of Science and Research Development: OSRD)을 중심으로 군사적 목적을 위한 과학적 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하였고 여기서 레이더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초기 형태의 반도체 개발이 진행되었다(Braun and Macdonald 1982). 종전 이후 과학연구개발국은 해체되었지만 군--학을 아우르는 연구인력들간의 광범위한 협력의 유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기술의 군사적 활용에 관심을 가졌던 군의 직접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던 성과였다.

 

1950-60년대 냉전이 공고화되고 미국의 대소 군사적 우위가 중시되는 분위기에서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반도체 수요를 창출하고 민간부분의 반도체 기술혁신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민간 전자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하며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군사 부문에 비해 민간기업의 투자자원과 역량이 앞서면서 이들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민간기업 주도 반도체 산업 발전과정에서도 미국 국방부는 최첨단 반도체 칩 생산의 중요성을 국가안보적 관점에서 강조하고 지원하였다. 예컨대 일본의 도전으로 미국 반도체산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을 때 1987년 미국 국방과학이사회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제조 능력과 기술 우위의 잠식으로 인한 위협을 특히 무기생산역량 감소라는 측면에서 분석하고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별 기업 수준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우므로 정부와 산업계가 공동 컨소시움을 건설해야 하며 초기 운영자금의 상당 부분을 국방부가 출연할 것을 권고하였다(Defense Science Board 1987). 이의 권고대로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제조 기술 확보를 목표로 국방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DARPA)를 구심점으로 하여 14개의 반도체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연구컨소시움 세마테크(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Sematech)가 출범하였다.

 

미국에서 시작된 반도체산업은 1980년대 이후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시아 유럽 등지로 확산되었고 현재 약 20여개 국가가 반도체 생산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형태로 형성되어 왔다(정형곤 2023). 세계군사안보 질서에서 미국의 공고한 우위와 굳건한 동맹 및 세계화가 내세운 효율성 제고와 비용절감 등의 논리가 결합되면서 반도체 생산네트워크가 확장되었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 제조에 대한 미국의 국가안보적 관심은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 일본 그리고 한국 기업에 의해 메모리칩이 제조되기 시작하고, 칩의 제조에 특화한 대만기업 UMC, TSMC 등이 등장하면서 낮은 비용으로 고품질 칩을 제조하는 아시아기업들이 반도체 제조와 패키징을 주도하게 되었고 미국내 반도체 제조 역량이 약화되었다(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2023).

 

미중 기술 갈등 본격화와 함께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있던 반도체 제조 기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한편, 코로나로 인해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 이슈가 부각되면서 반도체가 경제안보의 핵심적인 이슈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2015년 ’중국제조2025‘ 발표를 기점으로 중국 첨단기술 도전이 강화되고 아울러 첨단 반도체 주요 제조국가인 대만과 한국에서 안보 불안 이슈가 제기되면서 미국내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 역량 약화는 단순히 산업경쟁력의 저하를 넘어 국가 안보 위기로 인식되었다.

 

반도체칩은 2023년 현재 연간 약 1조개 이상 생산되어 스마트폰, 전투기, 자동차, 시계, 커피메이커 등 다양한 제품에 장착된다. 반도체 칩은 생산에서 활용까지 원료, 장비, 소프트웨어, 제조, 패키징 과정을 거치는 동안 약 70여 개 국 국경을 넘어 2만5천 마일을 이동하며 이 과정을 10여 개의 기업이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Guptaand and Borges 2023). 미국은 반도체산업의 형성과 혁신을 이끌어 왔고 현재까지 칩 설계와 장비 부문의 견고한 우위를 토대로 전체 반도체 생산 네트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단 반도체 제조를 대만과 한국에 의존하고 있고 중국이 이 부분에서 빠르게 기술혁신역량을 강화하며 뒤따르고 있어, 미국이 필요로 하는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위협으로 인식된다.

 

현대 무기체계와 플랫폼은 반도체에 깊이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1980년대부터 스마트 시스템을 무기체계에 적용하여 소련에 비해 압도적인 군사력을 구축해 왔고 반도체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미 국방부는 2003년 군용 칩의 안정적 생산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파운드리 프로그램(Trusted Foundry Program)’을 통해 약 75개사 이상과 협력해 왔고 2021년 현재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군용 칩의 2% 정도가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hivakumar and Wessner 2022). 국방용 칩은 특이한 소재와 기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다양한 기능을 요구하여 상업용 칩과는 달리 대량생산되기 어렵다. 또한 상용 칩의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른 상황에서 국방부가 자체적으로 일관된 반도체 전략을 세우고 칩 개발과 제조를 이끄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군용 칩은 시장에서 구매되고 있다. 미국 무기체계에 쓰이는 반도체 가운데 어느 정도를 해외생산, 특히 대만에 의존하고 있는지 전모를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상당 부문 의존하고 있으리라 추측되고 있다. TSMC 인공지능 칩(Artificial Intelligence chip) 뿐 아니라 F-35 등 다양한 무기에 쓰이는 칩을 공급하고 있으며, 군사용 반도체의 경우 일반적인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직접 회로 반도체(Field-Programmable Gate Array: FPGA) 칩에 내열과 방사능에 강한 기능을 첨가해서 생산하고 있다.

 

2023년 현재 미국은 칩 디자인 부분에서 세계시장의 85%를 점하고 있는 반면, 제조는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첨단 공정인 7나노 이하 제조는 전적으로 대만과 한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패키징 역시 5% 이하만이 미국에서 수행되고 있다(SIA 2023). 제조와 패키징 부문에서 자연재해나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특히 AI부문에서 중국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미국 인공지능 안보위원회(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 NSCAI) 보고서는 미국이 10년내에 AI 역량을 강화하지 못하면 중국의 AI 기반 공격이 미국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NSCAI 2021). AI 역량 강화를 위해 중요한 부분인 최첨단 AI 칩은 보통의 CPU 보다 1000배 정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며 최첨단 공정으로 생산된 칩을 장착하고 있다. 미국이 최첨단 AI 칩을 미국내에서 제조할 수 있게 되는 것과 중국 기업이 첨단 AI 칩을 수입하거나 제조할 수 없도록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를 위해 중요한 요소로 인식된다.

 

현재 미국 반도체 제조기업 인텔은 10-7 나노 수준의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TSMC 아리조나 공장에서 5나노 칩이 생산될 예정이다. 3나노 이하 최첨단 칩은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에서 제조되고 있다. 대만과 미국의 협력관계를 고려할 때 대만이 미국에 칩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 한 두 세대 반도체 기술이 뒤쳐져 있고 외국기술의 도움 없이 도약하기 어렵다고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지진, 중국의 군사적 행동, 제3자를 통한 중국으로의 기술이전 가능성 등등 여전히 미국 정부는 첨단 칩 확보에 취약한 지점과 중국의 도전으로 인한 위협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반도체 기술 부문에서 혁신역량을 강화해 왔고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대대적인 반도체 육성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및 장비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재 첨단 반도체 제조 부문의 기술혁신에서 어려움에 당면하고 있다.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 노력은 지속되고 있으며 첨단 반도체 제조를 제외한 성숙 반도체 칩 제조, 설계, 패키징 등 여타 부문에서 중국기업들이 약진하고 있다(이미혜 2023). 중국의 경우 반도체가 최대 수입품목임과 동시에 중국의 군사적 도약을 위해서 첨단 반도체 칩의 확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 모두 반도체 기술혁신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가 경제와 군사, 4차산업혁명과 군사기술혁신 양부문의 핵심적인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미국 중국 뿐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 육성과 기술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들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으며 경제안보 정책에서 반도체가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Ⅱ. 미중 반도체 갈등과 반도체 산업 재편

 

1. 미중 반도체 갈등 전개와 현황

 

반도체에 대한 경제안보적 관점과 주요 정책들의 흐름은 미국이 주도해 왔다. 중국은 2014년 반도체 메모리 및 파운드리 육성을 위한 펀드, ‘국가집적회로 산업투자기금(國家集成電路産業投資基金)’을 조성하고 2015년 중국제조2025를 통해 본격적인 반도체 산업 지원 정책을 펴기 시작하였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 말기에 미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약화를 다루는 백악관 보고서가 발표되었다(The White House 2017a).

 

보고서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반도체 시장구조를 왜곡시키고 있고, 미국 반도체 기술혁신 동력이 약화되는 현실 속에서 미국 정부가 반도체 기초연구와 문샷 프로젝트 펀딩 및 인력 양성 등 반도체 기술혁신을 적극 지원해야 하며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국제규범 위반에 적극 대응하며 수출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보고서는 경제안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않았고 반도체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실제로 정권 교체로 보고서에서 제안된 내용들이 실행되지 못했지만 오바마 행정부 말기부터 반도체 산업에서 중국의 도전과 미국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 미국의 핵심이익을 보존하기 위한 4개의 기둥 가운데 하나로 경제번영(Promote American Prosperity)이 제시되면서 경제의 안보적 성격이 명시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하였다(The White House 2017b). 역대 국가안보전략들도 미국의 경제적 번영을 내용으로 포함하고 있었으나, 주로 자유무역과 세계시장 확대와 같은 가치의 측면을 언급한 반면,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무역불균형 해소, 수출기회확대 등을 통해 미국 경제를 활성화시켜 자국 노동자와 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시각에서 경제를 안보전략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전략이 발표될 즈음에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은 ‘경제안보가 곧 국가안보(Economic Security is National Security)’임을 강조하면서 경제안보라는 개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다(Garamone 2017; Navarro 2018). 코로나 발생 이후 해외로 이전된 부품 등 생산 공급망을 다시 미국 내로 옮겨야 한다는 리쇼어링(reshoring) 논의가 제기되면서 공급망 안정성이 경제안보의 주요 영역으로 포함되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안보 전략은 체계적이기보다 이슈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반도체와 관련하여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이나 불법적 기술 유출을 통해 기술혁신을 이루어 왔다고 비판하였다. 이에 따라 2018년 외국인투자위험심사현대화법(Foreign Investment Risk Review Modernization Act: FIRRMA)을 통해 미국내 외국인투자에 대한 심사범위를 확대하고 미국외국인투자위원회(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 CFIUS)의 권한을 강화하여 중국자본의 미국 첨단기업 인수합병에 제한을 걸기 시작하였다(배영자 2022). 2017년 중국계 사모펀드 캐니언브리지캐피탈파트너스(Canyon Bridge Capital Partners, Inc.)의 미국 반도체설계기업 래티스세미컨덕터(Lattice Semiconductor) 인수합병 거부, 반도체 시험 장비회사 엑세라(Xcerra) 인수합병 무산, 2018년 중국계 싱가포르기업 브로드컴(Broadcom Corporation)의 퀄컴(Qualcomm) 인수합병 시도 좌절 등 이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전략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이 수출 통제였다. 미중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 미국은 2018년 수출통제개혁법(Export Control Reform Act: ECRA)을 제정하여 수출 통제와 관련한 법적 권한 일체를 대통령에게 영구 위임하고 미국 관할 및 역외 수출, 재수출, 이전 등을 조사, 감독, 규제, 금지 할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하였다. 이 법에 근거하여 2018년 말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미국 정부는 푸젠진화반도체(晋华集成电路), 화웨이(Huawei) 등 중국 반도체 기업들을 거래 제한 리스트에 올리고 이들에 대한 반도체 장비와 첨단 반도체칩 수출을 규제하였다.

 

수출제한 조치 가운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했던 것이 2020년 5월 외국산 제품일지라도 미국 기술, 소프트웨어, 장비, 소재를 사용하거나, 이러한 시설을 통해 생산된 경우, 미국 당국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수출이 가능하다는 해외직접생산품 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 FDPR)을 적용한 조치였다. 이 조치의 실질적인 의도는 화웨이를 조준한 것이었다. 화웨이는 2019년부터 퀄컴 등으로부터 미국 통신용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되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에서 칩을 설계하고 이를 TSMC에서 제조하여 공급받아 왔다. 이 조치로 화웨이는 더이상 TSMC로부터 최첨단 반도체칩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어 이를 장착한 최신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 놓을 수 없게 되었다. 미국 기업의 장비나 첨단 반도체칩 수출을 규제하는 것을 넘어 TSMC와 같이 미국 기술을 활용하는 외국기업들 마저도 중국 반도체 기업과의 거래를 허가 받으라는 미국의 제재는 조임목(chokepoint)을 통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혁신 속도를 늦추고 더욱 강하게 압박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회로와 자체 기술혁신을 통해 휴대폰과 통신장비 부문에서 여전히 승승장구해 온 화웨이가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바이오의약품 등 4개 품목에 대해 100일 간의 공급망 조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 14017호에 전격 서명하였다(The White House 2021).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미국 위치를 확인하고 재편하기 위한 포문을 열었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과 재편을 경제안보의 주요 내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후 미국의 첨단 제조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이어지고 동맹국들과의 협력이 강조되면서 바이든 행정부 경제안보 전략의 큰 그림들이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2022년 하반기에 발표된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전략에는 경제안보 관련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경쟁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현대적인 산업혁신 전략을 이행하여 첨단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위해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협력한다는 내용이 강조되고 있다(The White House 2022). 현재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안보 전략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발표한 문건은 존재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마련된 조치들과 주요 관료들의 연설문 등을 통해 경제안보 전략의 주요 내용들을 알 수 있다(Raimondo 2023; Sullivan 2022; Sullivan 2023).

 

바이든 경제안보 전략은 미국 첨단 제조 역량강화, 대중 기술 수출 규제, 제3국과의 협력 증진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반도체 부문에서도 3가지 주요 전략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미국 의회는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혁신 역량강화를 위해 반도체및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을 제정하였다. 반도체법의 첫 집행을 앞두고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은 한 연설을 통해 이 법의 구체적인 목표는 2030년까지 미국에 두 곳의 새로운 대규모 반도체 제조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최첨단 반도체칩을 제조하는 역량을 확보함과 동시에 반도체 후공정(packaging), 연구개발설비 등을 포함한 견고한 반도체 공급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아울러 미국 반도체팹들이 첨단 메모리칩은 물론 자동차 의료기기 등에 사용되는 중저가 레거시 칩도 생산하여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제시하였다. 그동안 미국이 제조업의 뒷받침 없이도 첨단기술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다고 잘못 판단해 왔음을 반성하면서, 반도체법은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미국 건국시조 해밀턴부터 케네디 행정부의 우주탐사를 위한 대대적인 과학기술 투자까지 이어진 전통을 복원하고 발전시키는 역사적 소명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미국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산업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법은 초당적 지지 속에서 통과되었고 현재 많은 미국 및 해외기업들이 2000억이 넘는 반도체 부문 투자를 약정하였다.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은 동맹국들과의 파트너십 강화와 협력을 위해 G7,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ndian-Pacific Economic Framework: IPEF) 등과 같은 포괄적인 틀을 활용하고 구축하는 한편 칩4 등 소다자협력, 일본 네덜란드 대만 등 개별 국가들과의 양자 협력 등을 동시에 진행하며 주요국가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국제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조치는 미국이 한국과 대만기업의 최첨단 공정을 미국에 투자하여 건설하게 한 것과 일본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들로 하여금 중국 수출 규제에 동참하게 하는 것이었다. 현재 삼성과 TSMC는 미국에 최첨단 반도체 공정 시설을 건설 중이며 2023년 하반기부터 네덜란드 ASML Holding N.V.과 일본의 니콘, 도쿄 일렉트로닉스 등이 반도체 주요 장비의 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해 왔다. 이외에도 미국은 인도와 2023년 반도체 공급망 관련 협력 강화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인도의 역할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생산기지인 말레이시아와도 반도체 공급망 탄력성 강화를 위한 협력각서를 체결하였다. 전방위적 국제협력을 통해 미국은 자국내에 첨단 반도체 공정 및 후공정 시설을 확보하는 한편,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반도체와 후공정 관련 공급망을 확보하고, 주요 장비업체들로 하여금 대중 수출 견제에 동참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된 수출규제와 투자 제한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지 및 확장되었다. 미국은 첨단기술 부문에서 경쟁국과 ‘최대 격차(as large of a lead as possible)’ 유지 필요성을 느끼고, 특히 민군 이중용도 기술에 대한 수출 규제를 확대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반도체 수출통제 가운데 가장 대표적 조치는 2022년 10월 반도체 수출규제 범위를 18nm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으로 명확하게 규정하여 통제한 것이었다. 기존의 대중 수출 규제가 주로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 본 조치는 통제목록(Commerce Control List) 자체를 규정하여 통제대상을 확대한 점이 차이가 난다. 중국내 특정 기업이 아닌 중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최종용도를 기반으로 광범위한 통제를 유도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여파가 클 수 밖에 없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미국의 수출 규제 조치는 미국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망 안정성을 훼손하며, 중국의 보복을 유발하고 반도체 기술향상으로 이끌 것이라고 주장하며 추가 규제를 자제할 것을 요청하였다(SIA 2023). 그러나 미국 정부는 2023년 11월 다시 한번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확대 보완 조치를 발표하였다. 기존 수출통제에 대해 중국이 해당 조치를 우회하려는 시도가 진행되었고 이로 인해 중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및 AI 연구 수준 제고를 제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되었다. 예컨대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하거나 감시망 밖에 반도체 제조 기지를 구축하는 경우가 있었다. 아울러 기존에는 193nm 미만 파장을 가진 광원(EUV)을 사용하는 장비를 통제했으나, 본 확대 조치는 193nm 이상 파장을 가진 광원(DUV)을 사용하는 노광장비를 명시적으로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하여 규제 범위를 확대하였고 특히 AI 연구와 관련되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였다.

 

2023년 초반 EU에서 대중전략이 경제의 분리를 의미하는 디커플링이 아니고 위험을 완화하는 디리스킹임을 밝힌 이후(von der Leyen 2023), 미국의 주요 관료들은 미국의 대중 전략 역시 디리스킹임을 표명하였다(Sullivan 2023). 미국 기업인과 관료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미중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하였지만 반도체 부문은 대중 제재 완화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대중 규제의 범위가 확산되고 세밀해지는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다.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의 효과, 특히 미국 기업들의 매출 감소와 연구개발 투자 감소에 대한 논쟁과 지속 가능성 여부에 대한 회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는 지속되고 보완되고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상무부는 이제까지 주로 첨단 반도체 칩을 규제해 왔던 것에서 범위를 확대하여 소위 레거시 칩으로 알려진 범용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의 부상 효과에 주목하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첨단 분야에 집중된 가운데, 제재에서 한발 비켜선 28나노 이하 반도체 부문이 전략적 구멍이 되고 있다는 미국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의 지적이 있었고(CRS 2023), 미국 하원 중국특위 역시 중국의 범용 반도체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연합뉴스> 2024/01/09). 이들은 "중국이 세계 경제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용반도체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미국이 중국 범용반도체에 의존하게 되면 미국의 경제군사적 안녕이 중국 공산당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였다. 러몬도 장관 역시 "미국의 범용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하는 외국의 비시장적 조치에 대응하는 것은 미국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언급하였다.

 

상무부는 2024년 1월 미국 자동차, 항공우주, 방산 등 분야 100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범용반도체를 어떻게 공급받고 있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과거 철강이니 태양광에서 가격경쟁력을 토대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시장지배자가 된 사례와 같이 범용반도체 부문에서 유사한 상황이 진행된다면 이 역시 안보위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고 미국이 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되겠지만 미국이 중국의 범용반도체 공급을 제재하는 방식은 관세,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을 포함할 것으로 전망해 볼 수 있다. 미국 상무부의 범용반도체 관련 조사가 알려진 이후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중국 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 공고를 통해 희토류 정제‧가공‧활용 관련 4개 기술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컴퓨팅은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2019년 푸젠진화, 창장메모리, 허페이창신 등 3사의 약진으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했었지만 미국으로부터 장비 수입이 제한되면서 막대한 차질이 발생하였다(배영자 2022). 미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에 대해 중국은 “무역과 기술 문제를 무기화하고 있다”, “즉각 잘못된 행동을 멈추기를 촉구한다”며 “중국은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해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리를 단호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 중국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으며 크게 두 갈래의 흐름으로 대응하였다.

 

둘째, 기술자립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강화한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통제 이후 구체적인 기술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면서 기술 및 산업 생태계 자립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3년 과학기술 자립 자강을 위해 중국 공산당 산하에 과학기술 부문 정책을 주도할 ‘중앙과학기술위원회’가 신설되었다. 시진핑이 전인대 지역 대표단 회의에서 “우리가 예정대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과학기술의 자립과 자강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였고 과학기술 자립을 이루기 위해 당 중앙이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이미혜 2023). 중국은 2014년과 2019년에조성된 1,400억위안, 2,000억위안의 국가반도체펀드를 넘어서는 3,000천억 위안 규모의 3기 반도체펀드를 준비하고 있고 특히 반도체 제조 장비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반도체 부문에서 어려움에 봉착한 중국은 부가가치가 낮지만 전기차, 사물인터넷 등의 성장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범용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육성 및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자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쉽지 않겠지만 2024년에 미국이 첨단 반도체에 이어 범용 반도체에 대한 견제를 시작하는 경우 일정 수준의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3년 화웨이가 자체 제작 7나노 프로세서칩을 장착한 최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를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현재 중국이 첨단 반도체칩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대량생산하는 것은 어렵지만, 첨단 반도체 칩의 제조는 중국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카드이며 미국의 거센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이 절실하게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중국이 반도체 부문에서 추구하는 목표는 최첨단 반도체 칩의 안정적 공급, 반도체공급망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제조 및 장비 부문으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한국과 대만 기업을 따라잡고 최첨단 반도체를 중국 내에서 제조하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며 중국이 지속적으로 노력해 갈 것임은 자명하다. 중국이 얼마나 빠르게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바이든 정부의 경제안보 정책의 키워드는 공급망과 첨단기술이며 소위 3P 정책—첨단제로 역량강화 지원(promotion), 수출통제(protect), 기술동맹(partnership)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향후 반도체를 둘러싼 갈등을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가 2024년 미국 대선이다. 공화당 정부가 들어서면 수출통제는 지속되겠지만 첨단제조 지원이나 기술동맹 양상에는 큰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 첨단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3P 정책은 한 세트로 작동해야 하는데 이 가운데 한 축이라도 무너진다면 결과는 중국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3P 정책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보조금 지급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수출통제에 대한 피로감이나 반발의 증대, 동맹국들의 동상이몽 등등 문제가 드러나면서 장기적으로 어떻게 이 정책들을 끌고 갈 수 있는지에 대한 해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중국의 경우도 기술혁신 역량강화와 기술자립을 위한 지원정책들과 노력들이 과연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문제다. 시진핑 및 공산당 권력 강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것이 시장 활성화 및 기술혁신 친화적인 사회문화 확산과 공존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으며, 중국은 현재 양자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역사적으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2. 반도체산업 재편과 향후 전망

 

미국과 동맹국들의 대중 첨단 반도체칩 및 장비 수출 규제와 각 국 반도체부문 투자 증대로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어 왔다. 특히 반도체 공정과 후공정 과정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이미혜 2023; 정형곤 2023 등). 이제까지 대만 TSMC과 한국 삼성전자에 집중되어 있던 첨단 공정 부문에 미국의 인텔과 일본의 라피더스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TSMC, 삼성전자, 인텔은 2024-5년 사이 2나노 칩의 대량생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라피더스는 2027년 2나노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첨단 공정부문은 당분간 TSMC, 삼성전자, 인텔의 3강체제가 유지되면서 라피더스가 양산에 성공하면 4강체제로 다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범용반도체를 생산하는 성숙공정의 경우 중국의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이며 인도가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특히 20-45/50-180 나노 범용반도체 제조에서 중국이 각각 27%, 30%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반도체 생산은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면서 미국 마이크론, 일본 키옥시아, 중국 YMTC 등이 경쟁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 규제로 한국 기업의 중국 파운드리 생산능력 및 중국기업의 성장이 제한되면서 당분간 메모리 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의 경우 이제까지 D램은 일본과 대만, 낸드플래시는 싱가포르가 주 생산지였다. 미국 반도체법의 지원에 힘입어 마이크론은 현재 미국 아이다호와 뉴욕에 투자하여 미국 생산 비중을 10% 수준에서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미국 파운드리 설립 등이 안정화되면 메모리칩 생산기지가 다변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후공정 패키징은 중국, 대만, 한국 등에서 진행되어 왔고 인도, 동남아 등으로 생산기지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 공정의 화두인 첨단 패키징 부문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은 자국내 첨단 패키징 투자를 증대하는 한편, 전통적 패키징은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과의 협력을 통해 생산능력 증대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 부문의 경우 현재 미국 일본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반도체 전 분야에서 빠르게 경쟁력이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히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여전히 취약한 상태이다.

 

반도체산업에 관해 보다 장기적으로 전망하고자 할 때 미국 대중 수출통제의 지속 여부, 미국을 위시한 동맹국들의 협력 지속 여부, 미국 반도체법 등의 효과로 첨단 제조 공정의 미국내 성공적 안착 여부, 중국 기업의 반도체 기술혁신 노력과 정부지원의 효과 등이 중요하다. 내용적으로는 반도체 공급망의 블록화와 미국의 우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중국의 반도체 기술혁신이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을지가 관건이다(Diamond et al. 2023).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가 첨단 칩과 장비부문에서 계속 확장되어 왔고 현재 범용칩 부문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미국의 수출통제 및 반도체 공급망 블록화 추세가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 중국 시장 축소로 인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및 연구개발투자 감소로 수출통제의 지속적 확산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주목된다. 2024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반도체법의 지속적 지원 효과나 동맹국과의 협력 양상이 변화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과 중국 기업의 혁신 성공 또한 여러 가지 장애나 변수가 논의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할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현재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반대로 2030년까지 미국내 첨단제조와 첨단 패키징이 일정 수준으로 자리잡는 반면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혁신이 계속 지체되어 미국 주도의 첨단반도체 공급망과 중국 주도 범용반도체 공급망이 공존하는 경우이다. 둘째, 반도체 첨단 공정과 장비 부문에서 중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혁신을 진행하며 첨단 반도체 부문과 범용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이 일정 정도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반도체 공급망 전체가 블록화되는 경우이다. 이외에도 중국이 범용반도체 부문에서도 더 이상 확장하지 못하거나 미국 주도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보다는 범용반도체 부문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며 미국에 의존하는 상태가 더 나을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첨단 반도체 공정과 장비를 스스로 생산하거나 수입할 수 있는 상황이 최선이다. 관건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공정과 장비 우위에 대한 점유 지속성에 있으며, 결국 양국의 산업정책과 기술혁신 역량 및 국제협력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Ⅲ. 한국의 대응 전략

 

미중 기술경쟁으로 인한 경제기술안보 부상으로 현재 국가들은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대응하고 있다. 전략의 구체적 내용은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크게 보면 공급망과 첨단기술을 키워드로 하여 첨단기술 역량 제고, 공급망 안전성 강화, 기술동맹 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첨단기술, 특히 반도체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공급망 안전성 확보를 위한 모니터링과 대응체제 구축, 한미 첨단기술 협력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1992년 과학기술협력협정을 체결하고 이후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개최하며 협력 어젠다를 모색해 왔고, 개별 기술차원에서는 한미 원자력협정이 체결되어 양국 간 협력이 지속되어 왔다. 미중 기술갈등 심화와 함께 낮은 수준의 간헐적인 협력이, 보다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현재, 특히 첨단기술 부문에서, 여러 채널을 통해 미국과의 협력이 강화되면서 안보 중심의 한미 동맹이 기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의 미국 반도체 파운드리 투자가 진행 중이고 양자정보과학기술협력, 아르테미스협정 등이 체결되었으며 최근 차세대 핵심신흥기술대화(Next Generation Critical and Emerging Technologies Dialogue)가 신설되어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바이오 등에서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반도체 부문에서 설립 중인 미국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와 한국 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를 포함하여 민관 연구 기관들 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공동연구 지원 기회를 확대하며, AI 분야에서 미국은 한국이 내년 주최 예정인 미니 AI 화상정상회의, AI 글로벌포럼,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sponsible Artificial Intelligence in the Military Domain: REAIM) 등에 협력하고, AI 작업반을 구성하여 국제표준, 공동연구, 정책 간 상호호환성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과의 협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미국은 반도체 인공지능 기술 부문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 없이 한국 반도체 인공지능 기술혁신 역량 강화는 불가능하다. 미국과의 협력을 중심에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미국의 압도적 우위 속에서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을 찾기 쉽지 않아, 협력이 형식적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 어젠다를 모색하고 제안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아울러 양국의 이해가 모든 부문에서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국이 협력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와 대응이 필요한 부분을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 예컨대 미국이 반도체 제조의 중심이 될 때 한국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을 어느 부문에서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미국의 첨단기술 정책은 국경을 넘어 우리에게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사안사안별로 한국 기업의 이해를 지키기 위해 정보력과 협상력의 업그레이드 및 민관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미국과의 협력 강화로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반도체나 AI와 같은 첨단기술 부문은 미중 전략 경쟁의 핵심인 군사기술과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에 미중 디커플링 추세가 완화되기 어렵다. 미국과의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범용반도체나 기초연구 부문에서 협력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런 메시지를 조심스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은 극단적 대치보다는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도 일종의 역할 분담을 통해 중국전문가 친중 정치경제인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소통을 강화하며 대중 외교를 이어가야 한다.

 

한미 협력 강화가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 약화로 진행되지 않도록 반도체 부문에서 다자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현재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대만, 일본, EU의 상호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각 국의 기업들이 교차 투자하는 가운데 미국-일본-대만의 라인업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의 협력 중심이 미국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동시적인 다자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은 2023년 양국 간 수출 규제 해제로 협력 기반을 마련하였고, 한국 반도체 기업과 일본 소재부품장비 기업 간 공조를 강화하여 반도체 공급망을 확충하고 안정성을 증대하려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요코하마시에 반도체 연구개발 및 시제품 라인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러한 양 국간 협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일본 이외에도 대만, EU, 인도, 인도태평양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 어젠다를 모색하고 협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하였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국내에서 다양한 반도체 미국은 자국 반도체 공장에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25% 세액공제를 제공하고, 반도체 시설 투자와 R&D에 520억달러(약 73조원)를 지원한다. EU 역시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430억유로(약 59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유럽반도체법’을 마련하였다. 일본은 정부가 700억엔(약 6650억원)을 지원하고 소니, 도요타, 키옥시아 등 일본 대표 기업이 함께 모여 첨단 반도체 회사 ‘라피더스’를 설립했다. 또한 반도체 기업 설비 투자의 40%가량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TSMC가 이 지원을 받아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이른바 'K칩스법'이 마련되었고 반도체와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산업에 설비투자를 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15%, 2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부문에 대한 지원 규모나 방식은 여전히 다른 나라에 못 미친다. 아울러 미중 기술경쟁 시대에 반도체 기술 역량 강화와 이를 위한 외교적 틀을 짜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고,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반도체 외교가 수행되어야 한다. 우리가 보유한 반도체 기술이 가장 중요한 외교 자산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기술과 외교의 간극이 크다. 반도체라는 내용과 외교라는 틀이 상호침투하여 융합되어 한국의 세계정치적 위상 제고와 비전을 구심점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실행력이 요청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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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자_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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