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여론브리핑 2호]

1.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 다가오는 CSR 라운드 / 생색내기식 자선 활동보다 소비자에 대한 책임이 우선

2.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무엇으로 평가하나 / 한국 국민들이 뽑은 사회적 책임기업 BEST/WORST 10

 

 


 

  

기업의 사회적 책임, 무엇으로 평가하나

 

EAI거버넌스센터_정원칠

 

일반 소비자가 수많은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일일이 수집하여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국민들의 61%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대한 정보를 접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경우 대중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기업의 사회활동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뉴스 89.5%, 기업의 광고 79.9%가 압도적이었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집도 55.4%에 달했다. 인터넷 활용도는 미국(45.6%)나 영국(37.1%) 국민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도 선진국들의 기업처럼 사회적 공헌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발행하면서 기업의 보고서와 출판물을 통해 정보를 접해봤다고 하는 경우도 41.3%나 되었다. 하지만 직접 기업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여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경우는 20.5%에 불과 했다.

 

그렇다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공신력을 주는 지표는 무엇일까? 일단 한국인들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증거를 해당 제품이 신뢰할만한 공정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인증마크(32%)와 시민단체나 자선단체와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31%)을 중시한다. 미국은 시민단체와의 협력 여부가 30%, 기업이 자신의 활동을 소개하는 연례 기업보고서가 22% 순으로 높았다. 중국은 인증마크(35%)와 해당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정부차원의 인증(23%)을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증마크는 소비자가 한 눈에 믿을 수 있는 제품인지를 알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방식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인증제도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증제도를 다각도로 발전시키고 있는 유럽의 사례와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1997년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공식의제로 채택한 바 있기도 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매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보고서나 자료집을 의회 차원에서까지 발표하고 있다.

 

특히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최근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표준인증을 넘어 2008년부터는 기업, 정부, 노동자, 소비자 및 시민단체들이 총망라된 사회적 책임(SR: Social Responsibility)개념을 인증할 ISO 26000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사회구성원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국제적 표준화가 생각보다 빨리 진척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다 체계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 개발과 한국 자체의 검증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그림1] 4개국 CSR 확인증거

 

 

 

[그림2]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정보 취득 경로

 

 


 

 

한국 국민들이 뽑은 사회적 책임기업 BEST/ WORST 10

 

EAI여론분석센터_정한울

 

주) 1순위, 2순위를 합한 값. 일반적인 업종으로 답한 응답은 순위에서 제외함

 

국내외 기업에 대한 구분 없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잘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삼성이 가장 잘하는 기업과 가장 못하는 기업 모두에서 1순위로 꼽혔다. 주관식 질문으로 사회적 책임을 잘하는 기업과 못하는 기업 각각에 대해 두 개씩 답한 값을 합해 순위를 내본 결과이다.

 

국내 기업 중 독보적으로 1위를 한 삼성의 경우 응답자의 구체적인 사회 책임 활동보다는 ‘신뢰가는 브랜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국위선양’ 등 기업의 브랜드와 경제적 성취가 높은 평가의 근거였으며 LG는 ‘제품 및 서비스의 질’에 대한 높은 평가가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현대는 다양한 요인들이 지적된 가운데 대북교류 등 ‘남북관계 개선과 한국 경제의 성장에 기여한 역사적 공로’를 높이 산 응답자들이 눈에 띄었다. SK와 포스코를 꼽은 응답자들은 과반수 정도가 ‘사회적 자선 및 기부활동’을 높은 신뢰의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잘못하고 있는 기업으로 선정한 이유를 살펴보면, 삼성의 경우 직원들의 강한 노동강도와 무노조정책에 대한 반발이 주로 지목되었고, 대우는 IMF 당시의 문어발식 경영과 정경유착 등에 대한 불신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두산은 소유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갈등과 직원대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경우가 많았다. 현대는 직원 처우와 노동조합에 대한 대처가 불신의 구체적인 요인으로 지적되었다. SK는 주로 환경보호에 소극적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해석에 유의할 점은 응답자들이 경우 동일한 상호를 쓰되 실질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기업이나 최근 소유구조가 바뀐 기업에 대한 정보 등이 반영되지 않은 기업이미지를 가지고 답했다는 점이다. 또한 이번 조사의 시점이 2005년 12월이기 때문에 삼성 및 현대자동차의 편법 상속에 대한 수사 과정 및 8000억 사회기부에 대한 국민여론의 변화가 반영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결과에서 각 기업에게 사회적 공헌활동과 관련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 10위 내에 꼽히는 기업들은 삼성, LG, 현대, SK 등 굴지의 대기업 틈에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인 유한/유한킴벌리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유한/유한킴벌리는 환경 및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개념이 국내에 채 정착되기 전에 일관된 환경친화 경영 전략을 추진해온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제 사회적 책임 경영을 단순한 장기적 차원이나 기업경영 전략이나 단기적인 이미지 개선사업의 일환으로만 이해한다면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을 단순히 경제활동의 주체로 이해하는 좁은 인식틀에서 벗어나 사회라는 더 큰 단위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의 확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6대 프로젝트

무역ㆍ기술ㆍ에너지 질서의 미래

세부사업

디지털 경제 시대와 한국의 경제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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