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 OPINION Review No. 201006-04

 

<서울시장 선거> 를 중심으로

 

 


 

 

6・2지방선거와 투표율 증가

 

6・2 지방 선거의 투표율은 54.5%로 2006년 지방선거의 51.6%보다 2.9%p 상승하였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투표율의 상승이 야당 지지성향을 가진 20-30대의 투표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며, 투표율의 상승이 한나라당의 참패와 민주당의 약진을 초래한 원인의 하나라고 분석하여 왔다. 그러나 세대별 투표율에 관한 정확한 자료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표율 상승이 실제로 젊은 층의 투표참여가 증가한 때문인지, 또한 투표율 증가가 민주당의 약진에 기여하였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다.

 

연령이 투표에 미친 영향을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서는 세대별 투표율은 물론 세대별 투표성향과 세대별 유권자 구성비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세대별 투표성향과 세대별 유권자 구성비에 대한 자료는 존재하지만, 세대별 투표율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2006년 지방선거에서의 세대별 투표율 자료와 선거예측조사의 세대별 투표성향 자료를 활용하여 세대별 투표율을 추정하고 이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세대별 영향력을 분석하려고 한다.

 

세대별 투표성향

 

이번 5회 지방선거의 결과를 해석하는데 세대별 투표성향이 뚜렷이 다르다는 것은 출구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그동안 선거에서 젊은 층의 진보정당 지지와 노년층의 보수정당 지지는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그 정도는 선거마다 세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한 각 세대의 투표율의 차이도 선거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각 세대의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택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지와 세대별 투표율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를 동시에 확인할 때 선거결과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출구조사를 통해 확인된 서울지역의 세대별 후보 지지율은 아래의 [그림1]과 같다.

 

[그림1] 세대별 지지후보 : 서울시장 선거(%)

 

* 자료 : 방송3사 출구조사 데이터(2010.6・2)

 

20대의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대한 지지는 60대 이상의 오세훈 후보 지지율 71.8%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4.0%이며, 반대로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 대한 투표는 두 배가 넘은 56.7%에 이르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지지의 차이는 30대에서 나타난다. 30대에서는 오세훈 후보보다 한명숙 후보를 무려 2.3배나 많이 지지를 하였다. 역으로 60대 이상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지지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 비해 2.7배가 넘었다. 전체적으로 40대까지는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훨씬 많고 그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앞서 있다.

 

세대별 선거인 비율

 

선거결과에 세대별 투표가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투표성향뿐만 아니라 각 세대의 유권자 비율과 투표율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지난 2008년 총선자료를 바탕으로 볼 때 서울의 경우 유권자 비율은 아래의 표와 같다. 민주당의 지지가 우세한 30대까지의 유권자 비율이 46.4%이고,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많은 50대 이상의 비율은 32.3%이다. 유권자 비율로 본다면 20대에서 40대까지의 젊은 층이 훨씬 많지만, 이들의 투표율이 50대 이상 유권자들에 비해 상당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유권자 비율만으로 세대별 영향력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표1] 서울지역 세대별 선거인 비율(%)

 

*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2008) 『18대 국회의원선거총람』.

 

세대별 투표율 추정

 

세대별 투표율 변화의 특징

 

역대선거에서 세대별 투표율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는 전체 투표율에 따라 세대별 투표율 차이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투표율이 낮은 집단의 투표율과 높은 집단의 투표율 차이가 전체투표율이 낮아질수록 더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표2] 역대 선거에서의 세대별 투표율 차이

 

* 자료 : 중앙선거관리위원회(2008) <제 18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위의 표를 보면 1997년 15대 대선의 투표율은 80.7%이고 50대와 20대의 투표율은 각각 89.9%와 68.2%로 투표율 차이는 21.7%p였다. 그런데 2002년 16대 대선의 투표율이 70.8%로 낮아지면서 두 집단 사이의 투표율 차이는 27.2%p로 많이 늘어났다. 더욱이 2006년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51.6%로 떨어지면서 두 집단의 투표율 차이는 34.3%p로 벌어졌는데, 이 비율 차는 20대의 투표율 그 자체보다 더 큰 값이었다.

 

이처럼 전체투표율 변화와 세대간 투표율 변화폭을 관계를 보면 투표율이 낮아지면 모든 집단에서 같은 비율로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평균 이상의 투표율을 보인 집단의 투표율 감소비율은 비교적 낮으며, 평균이하의 투표율 집단에서 투표감소비율은 훨씬 더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대별 투표율의 추정

 

현재까지 선관위나 출구조사에서 세대별 투표율이 발표되지 않았는데, 중앙선관위는 선거후 전체 유권자의 10%를 표본으로 투표율을 조사한다. 그런데 그 자료수집과 공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한편, 출구조사의 경우 투표자만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투표율을 추정하기에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당분간 세대별 투표율은 추정치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표3] 서울시장 선거 세대별 추정투표율・선거인 구성・투표비중・투표성향

 

 

위의 표는 선거인비율과 출구조사에서 나타난 세대별 투표성향을 기준으로 투표율을 추정해 본 것이다. 추정투표율은 4회 지방선거에서 세대별 투표율과 2010년 선거전인 5월 25일 YTN에서 투표의사를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한 것이다. YTN의 투표의사를 그대로 반영하게 되면 예상투표율은 68.2%가 된다. 서울의 실제 투표율은 53.9%이므로 각 세대별 예상투표율에 (실제 투표율 53.9%/ 예상투표율 68.2%)의 비율을 곱해 보정한 ‘추정투표율1’은 20대는 40.8%, 60대는 69.6% 등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보정한 결과를 세대별 투표성향과 세대별 투표비중을 반영해서 후보별 득표율을 계산해 보면 [표4]에서 볼 수 듯이 오세훈 후보는 46.4%, 한명숙 후보는 47.8%를 득표한 결과를 얻게 된다. 이 결과는 실제 선거결과와 차이가 상당하다.

 

이러한 결과를 보정할 수 있는 근거가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평균투표율과의 차이가 젊은 층일수록 크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따라서 20대와 30대에서 투표의사보다 추정투표율을 낮게 잡고 대신 50대 이상에서 투표율이 추정투표율보다 좀 더 높아질 것을 감안하여 조정한 것이 두 번째 칸에 제시된 ‘추정투표율2’이다. 이 조정은 각 세대별 투표율을 0.1% 단위로 바꾸면서 각 후보의 득표율에 조응하도록 시뮤레이션을 하여 결정하였다. 또한 4회 지방선거때 보다 전체 투표율이 상승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투표율이 좀 더 많이 높아졌을 것을 감안하여 도출하였다.

 

이 추정치는 그 정확성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추세에 중점을 두어, 과연 세대투표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어림잡아 알아보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실제 투표율이 공개되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쨌든 위의 표에서 추정한 투표율2로 계산해도 오세훈 후보의 득표는 47.4%로 일치하고, 한명숙 후보의 경우 47.1%가 되어 실제 득표보다 약간 높게 나타난다. 이는 젊은 층의 투표율이 실제보다 약간 높게 계산되었다는 것이다.

 

[표4] 서울시장 선거 세대별 추정투표율 / 유권자 구성 / 투표성향

 

 

이러한 추정에 의하면 [표2]의 2006년 지방선거와 비교하여 20대의 투표율은 2%p 증가하였고, 30대는 2.1%p 높아진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40대는 3.5%p, 50대는 2.8%p, 마지막으로 60대 이상에서는 1.6%p 투표율이 높아졌을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투표율을 분석해면 전체투표율이 증가될 때 세대별 투표율에서 낮아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계층에서 투표율의 증가가 확인된다. 다만 증가된 폭이 세대별로 다를 따름이다.

 

일부 언론에 발표된 추정치들을 보면 20대는 34.6%, 30대는 이전보다 5.7%가 높아졌다고(조선일보, 6/9 “30대 표심에 주목해야” 변희재)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그리고 나머지 연령층에서 지난 4회 지방선거보다 투표율이 낮아지지 않았다고 본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후보와 한 후보의 득표율을 실제득표와 동일하게 산출할 수가 없다. 따라서 30대의 투표율이 지난 지방선거보다 월등히 높아졌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세대별 투표행태가 선거에 미친 영향

 

세대별 선거 영향력

 

만일 위에서 추정한 투표율이 타당하다면 어떤 연령층이 가장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까? 유권자비율과 오 후보와 한 후보에 대한 편향성을 계산하여 보면 오세훈 후보에게는 60대 이상이 50대에 비해 2배 이상 큰 기여를 했다. 반면에 한명숙 후보에게는 30대의 기여가 가장 컸다. 40대에 비해 2배 이상의 기여를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세대별 투표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했을 때 세대별 투표와 비교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이후 선거에서는 보수정당이 승리하였기 때문에 세대별 투표율을 비교하는데 많은 요인들을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2002년에는 진보세력이 승리했기 때문에 직접비교가 가능하다.

 

[표5] 2002년 대선과 2010년 지방선거 득표율 비교

 

* 자료 : 홍영림, “40대 야로 U턴”, 조선일보 (2010.6.7)

 

위의 표는 16대 대선과 5회 지선은 10년에 가까운 8년의 시간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세대를 10년차로 비교하였다. 즉 2002년 20대의 투표성향은 이번 지선에서 30대와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 2002년 대선에 비해 2010년 지선에서 한나라당의 득표율에서는 1.3%p 증가하였지만 50대에서 지지율 향상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민주당의 지지율 변화를 보면 2002년 20대였던 현재의 30대가 3.6%p 증가를 나타내 민주당의 전체득표율 변화 -1.6%p를 감안한다면 상당한 지지의 증가라고 하겠다. 표에서 보다시피 16대 대선에서 40대 즉 현재의 50대의 변화폭이 16.1%p(11+ 5.1)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30대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2002년 대선과 같이 승리를 하지 못한 원인 중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현재 40대의 지지가 민주당에서 6%p 이상 줄어든 것과 50대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크게 상승한 것이다. 투표율이나 투표성향의 변화 폭을 감안할 때 20대의 반란이나 30대의 민주당에 대한 높은 지지는 이전 선거의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새로 진입한 20대는 이전 20대보다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가 줄어들었다.

 

세대별 정치의식의 차이

 

40대는 정치의식에서 30대와 여러모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서울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선거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외교정책에 있어서 30대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유권자 비율이 45.8%인데 비해 40대에서는 51.5%로 차이를 보인다. 또한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합동조사단의 발표에 대한 신뢰도도 30대가 48.3%의 낮은 수준이지만, 40대는 62.6%로 훨씬 높은 신뢰도를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이 소득분배보다 중요하다는 비율(46.6%)도 20대나 30대 보다 높다. 그리고 자유보다 질서가 중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30대가 14.5%인데 비해서 40대는 29.8%로 거의 두 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결과들은 일관적으로 40대가 비록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이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현실적으로 안정적 사회에 좀 더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20, 30대와 비교하여 50대는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야당을 밀어줘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젊은 층의 경우 75% 이상의 유권자들이 한나라당 권력독점을 의식했지만, 50대에서는 그 비율이 50%가 조금 넘는 정도이다. 이러한 인식은 60대 이상의 유권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50대 이상의 유권자들은 국가정책의 효율성을 중시하고, 정치적 혼란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표6] 세대별 주요 정치 이슈에 대한 선호 (%) -서울 3차

 

*주: EAI·SBS·중앙일보·한국리서치 공동 2010 지방선거 서울시장 제3차 패널조사(2010.6.3-5)

 

전체평가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지난 지방선거와 비교하여 얼마나 다른지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여당이 대통령선거 이후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같은 중간평가적 선거에서 의석을 잃은 것은 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를 했던 것이 예외적인 정치결과라고 한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오히려 정상적인 선거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투표율도 95년 1회 지방선거때의 68.4%를 예외로 한다면, 2회 52.7%, 3회 48.9% 4회 51.6%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54.5%로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단체장 선거가 소선거구제이므로 당락을 따져볼 때 이전과 차이가 나지만 정당별 득표율을 보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세대별 투표율에 큰 변화도 없었으며, 투표성향의 특성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예측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추이는 변화보다는 지속성이 컸다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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