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91호] EAI · 한국리서치 공동기획 11월 정기여론바로미터조사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국민여론에 미친 영향
[분석1] 안보심리에 미친 영향: 안보불안하다 81.5%, 전면전 가능성 26.8%
[분석2] 연평도 포격에 대한 정부대처 평가: 잘했다 24.7%, 잘못했다 72.0%
[분석3] 대북인식/대북정책 선호에 미친 영향
[분석4] 연평도 포격이 국내정치인식에 미친 영향
[관련 보고서] EAI 여론브리핑 제92호 “강온양면 혼재, 대북인식 변화를 읽는 키워드”
[The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North Korea: Witness to Transformation 인용문 보기
[분석1] 2000년 이후 안보불안심리 변화: 최고조에 달한 안보불안 81.5%
2000년대 최대 안보위기감: 화해와 위기의 교차
김대중~노무현 정부시기: 2002~3년 서해교전/북핵개발 54.8% → 2006년 북핵실험 63.8% →2007년 정상회담 31.9%
● 11월 23일 북한의 포격에 의해 연평도가 화염에 싸이고 군인 및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서해상에서 세 차례의 교전과 천안함 침몰 사건이 있었지만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군사적 공격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충격과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 실제 이번 북한의 연평도 공격 직후 실시한 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 11월 여론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안보상황에 대해 “불안하다”는 응답이 무려 81.5%(매우 불안 34.9%+약간 불안 46.6%)로 2000년 동일문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이래 가장 높은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다.
● 1차 남북정상 직후인 2000년 조사에서 불안하다는 응답이 18.9%에 그쳤지만, 이후 부시행정부 등장이후 북핵문제로 인해 불안감이 고조되다 2003년 1월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계기로 54.8%까지 상승했다. 2004년 들어와 두 차례 6자 회담 국면을 거치며 43.0%까지 완화되었던 안보 불안감은 2006년 북한의 제1차 핵실험 충격으로 63.8%까지 올라갔지만 2007년 제2차 정상회담으로 31.9%까지 떨어졌다.
[그림1] 2000년대 이후 안보불안감 변화: 불안하다(매우+약간) 응답비율 (%)
이명박 정부 시기 : 연평도 포격으로 역대 안보불안감 최고조 달해
2차 북핵 실험 (09.06) 59.2% → 천안함 발표(10.05) 75.4% → 연평도 포격(10.11) 81.5%
● 현 정부 초기만 해도 큰 위기 요인이 없어 안보불안감을 표현한 응답이 2009년 3월 조사에서 29.5%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 대미 강공 드라이브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2009년 4월 5일 장거리 로켓발사시험을 시작으로 5월 25일에는 제2차 북핵실험으로 안보불안감이 32.8%에서 48.4%로 높아졌다. 확산방지구상(PSI) 등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6월 조사에서는 59.2%까지 높아졌다.
● 2009년 8월 들어 북한이 억류된 두 여기자를 석방하고,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해 현정은 현대회장이 방북하는 등 일시적 해빙무드에 힘입어 안보불안감이 급격히 줄어든 바 있다.
● 2010년 들어와서는 3월 26일 천안함 사건 발발 직후 불안감이 2006년 제1차 북핵실험 당시 수준인 66.8%까지 올랐고, 한 달 뒤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공식발표로 75.4%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7월 한미연합훈련 등 한미공조의 수위를 높이면서 59.6%까지 안보 불안감이 진정되는 듯 하다 이번 연평도 포격으로 무려 81.5%까지 안보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게 된 것이다.
● 이번 연평도 포격의 경우 안보불안감을 크게 상승시킨 것은 무엇보다 정전협정 이래 한국의 영토와 민간인을 직접적인 타격의 대상으로 삼아 곡사포라는 중강도 이상의 군사행동을 감행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남북간 적지 않은 군사적 충돌과정에서 지켜져 왔던 국제법상의 민간인, 민간물자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구별의 원칙’ 마저 이번 공격을 통해 허물어졌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와 우려가 심각해진 결과로 해석된다.
[그림2] 이명박 정부 시기 2009-2010년 안보불안감 변화: 불안하다(매우+약간) (%)
전면전 우려는 낮아: 전쟁 날 것 같다 26.8%, 전쟁은 안 날 것 71.4%
여성(35.4%), 젊은 층(20대 35.7%, 30대 32.5%), MB 비판층(30.9%)에서 전면전 우려 커
● 이러한 안보불안감이 전면전으로 확전 우려까지 나아간 것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한 생각이 드세요? 그렇지 않은가요?” 물어 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26.8%만이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고 답했고, 71.4%는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 그러나 성별, 세대별로는 적지 않은 온도차가 확인된다. 남성은 18.0%만이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답한 반면, 여성 응답자의 경우 35.4%가 전쟁이 날 것 같은 불안한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세대별로는 젊은 층에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컸고, 나이든 세대에서는 전면전에 대한 우려가 적었다.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는 응답을 보면 20대는 35.7%, 30대의 32.5%로 평균 응답을 웃돌았고, 40대에서는 25.1%, 50대 이상에서는 19.6%만이 전쟁이 일어날 것 같다고 답해 대조적이었다. 대통령 국정 지지여부에 따라서도 약간의 인식차이가 확인된다. 대통령 국정 지지층에서는 22.2%만이 전쟁가능성에 우려를 표했지만, 국정에 비판적인 응답층에서는 30.9%가 전쟁가능성을 답했다. 학력이나 직업, 지역별로는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림3] 성/연령/대통령 국정지지 별 전쟁가능성 평가: “전쟁 일어날 것 같다” (%)
[분석2]. 연평도 포격에 대한 정부 대응 평가
정부대응 평가: 잘했다 24.7%, 잘못했다 72.0%, 진보와 보수 모두 비판적
연평도 대응에 대한 반감 국정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10월 51.0%→ 11월 44.2% 6.8%P 하락
● [그림4]를 보면 이러한 분노와 충격을 반영하듯 정부 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냉담했다. 잘 대응했다는 응답이 24.7%(매우 잘 대응하고 있다 1.9%, 잘 대응하는 편이다 22.8%)인 반면 잘못했다는 응답은 72.0%(잘못 대응한 편이다 46.0%, 매우 잘못 대응하고 있다 26.0%)에 달했다.
● 주목할 점은 정부여당의 반대파인 민주당 지지층, 진보층 뿐 아니라 정치적 기반이 되는 정부여당의 지지층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높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잘못했다는 응답이 63.4%, 보수층에서도 72.8%가 '정부가 대응을 잘못했다'고 답해 이번 대응에 대해 지지층에서조차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의 국정평가를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층에서도 58.8%가 잘못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 이러한 비판여론을 반영하듯 청와대와 정부는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의 다양한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확전을 감수하고서라도 군사적 응징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가 하면 반대로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문제라는 상반된 평가도 존재한다. 한편, 초기 대응과정에서 정부의 대응방향의 혼선 및 대국민 메시지 관리의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한, 낙후된 군사 시설 문제, 연평도 대민관리의 문제 등 다양한 시각에서 다양한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걸린 위기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응체제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으려면 위기 시 표출되는 여론에 대한 면밀하고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그림4] 국정지지/이념성향별/지지정당별 연평포격에 대한 정부대응평가: “잘못함” (%)
정부대응 미숙이 안보불안감 증폭시켜
정부대응 “긍정평가층” 안보불안 71.6%, “부정평가층” 안보불안 85.6% 15%p 더 높아
● 정부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증폭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대응으로 인해 불안감이 커졌음은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을 정부가 잘했다는 층에서는 안보가 불안하다는 응답이 71.6%였지만, 정부 대응이 잘못되었다고 답한 층에서는 안보불안감이 85.6%나 되었다.
● 정전협정 이래 처음으로 한국 영토 및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중강도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대응과 무관하게 안보불안감을 높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대응을 잘못했다는 응답층에서 잘했다고 응답한 층보다 불안하다는 평가가 15%p 더 높았다는 것은 정부 대응으로 불안감이 증폭되었음을 시사한다.
● 더구나 그 강도를 보면 차이는 더 크다. 정부가 연평도 공격에 대해 잘 대응했다는 층에서는 전반적인 안보상황이 “매우 불안하다”는 응답이 18.2%, “약간 불안하다”는 응답은 53.5%로 다소 약한 불안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정부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대응을 잘못했다고 응답한 층에서는 “매우 불안하다”는 여론이 41.3%나 되었고, “약간 불안하다”는 응답은 44.3%로 나타났다. 매우 불안하다는 응답의 경우 긍정평가층에 비해 부정평가층에서 약 33.1%p나 높게 나왔다.
[그림5] 연평포격에 대한 정부대응평가별 안보불안감(%)
(1) 긍정평가층(197명)의 안보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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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정 평가층(576명)의 안보불안감 |
여론을 통해 본 정부 대응의 세부 평가 : 공과 실
잘한 대응: “없다” 26.1% > “확전방지” 21.8% > “한미동맹” 16.5% > 불안심리 억제 9.4% > “경제관리” 6.4%
잘못한 대응: “위기관리 시스템”36.5% >“군사응징”23.8% >“대응방향 혼란”13.1% >“정부 발표의 혼란” 11.4%
● 정부 대처에 대한 여론의 전체적인 평가는 매우 냉혹하지만 좀 더 세분화하여 냉정히 따져보면 이후 정부 위기대응체제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번 북한의 연평도 무력공격에 대한 정부 대응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물어보았다.
● 정부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는 현재 팽배해진 비판여론을 반영하듯 “잘한 점이 없다”는 냉소적 평가가 26.1%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초기 대통령의 대응 메시지로서 적절성 논란을 빚고 있는 “확전 방지”를 긍정적 평가 요인으로 꼽은 응답이 21.8%로 두 번째로 많았다. “확고한 한미동맹 유지”를 꼽은 응답이 16.5%였다. “군사적 응징”을 잘했다는 응답은 9.5%에 불과했다. “국민 불안 심리의 확산 억제”를 꼽은 응답이 9.4%, “경제적 위험 관리”를 잘했다는 응답 6.4%, “기타” 5.4% 순이었다.
● 잘못한 점에 대한 지적으로는 “전반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꼽은 응답이 36.5%로 가장 높았고, “미온적인 군사응징”을 꼽은 응답이 23.8%로 뒤를 이었다. 정부의 “북한에 대한 대응방향 혼란”을 꼽은 응답이 13.1%, “정부 발표의 혼란” 11.4%, “대중국 외교력의 부재”를 곱은 응답이 6.9%로 뒤를 이었다. “기타” 3.3%, “잘못한 것이 없다”는 응답은 1.4%였다.
● 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군사적 응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 보다 전반적인 위기관리시스템의 부재나 대응전략의 혼선 등 우리 정부 대응에서 나타나는 비체계성과 혼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즉 북한의 공격이나 그에 대한 응징 수위를 정하는 문제 못지 않게 정부의 대응전략과 대국민 메시지 관리에 있어 나타난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여 위기발생시 정책의 일관성과 확실성을 높일 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6] 연평포격에 대한 정부대응 세부 평가: 잘한 점과 잘못한 점 (%)
(1) 잘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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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잘못한 대응 |
진보도 보수도 비판적, 비판이유에는 시각 차 커
진보와 중도층은 “위기관리시스템의 혼선”을, 보수층은 “미온적인 군사대응”을 가장 문제시
●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정부의 연평도 북한 포격에 대한 대응을 보는 시선은 진보도 보수도 곱지 않았다. 그러나 진보나 보수가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를 보면 적지 않은 시각차이가 확인된다.
● [그림7]을 보면 진보 및 중도층에선 위기 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전반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한 응답이 각각 42.3%, 41.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북한에 대한 대응방향에서의 혼선”이나 “정부 발표에서의 혼선” 등 정책방향과 대국민 메시지 관리에서 나타난 비일관성을 지적한 응답이 각각 23.9%, 25.0%로 뒤를 이었다. 최근 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에 대한 미온적 군사대응”을 지적한 응답이 각각 20.9%, 19.7% 수준이었다.
● 한편 보수층에서는“북한에 대한 미온적 군사대응”을 지적한 응답이 32.2% 가장 많았다. “전반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한 응답이 27.8%였고,“북한에 대한 대응방향에서의 혼선/ 정부 발표의 혼선”을 지적한 응답이 합해서 25.7%였다.
● 초기 정부 대응에서 북한에 대한 응전보다 확전방지나 국내 관리를 우선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여론은 주로 보수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 및 보수성향의 유권자 층에서는 위기대응체제의 부재와 정책적 혼선을 지적하는 응답이 많았다. 현재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 내에서 잘 논의되고 있지는 않지만, 정부대응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대목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림7] 이념성향별 연평포격에 대한 가장 부정적인 평가 요인 (%)
[분석3]. 대북인식/대북정책 선호의 변화: 천안함 여론과 연평도 여론의 비교
사건개요 비교
●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의 가장 큰 차별점은 천안함 사건의 경우 정부 공식발표에 따르면 북한 잠수정이 남한 영내에 침투하여 한국의 전투함에 대해 어뢰를 발사하여 침몰 시킨 사건으로서 국제법상의 민간인 및 민간시설 타격 금지 원칙의 틀내에서 벌어진 군사행동이지만 연평도 포격사건은 민간인 및 민간시설을 타격 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에 있다.
● 천안함 사건의 경우 북한이 천안함 공격을 부인함으로써 정부의 공식입장으로서 북한의 소행임이라는 판단을 내리는데 약 2개월이 소요된 반면, 연평도 포격의 경우 북한이 3일 만에 공식적으로 북한이 정밀타격 했음을 발표함으로써 책임소재의 확실성에서도 차이가 난다.
● 주변국의 대응에 있어서도 천안함 사건의 경우 한국, 미국, 일본을 한축으로 하고 중국, 러시아, 북한이 다른 한축이 되어 사건의 진상을 둘러싼 인식 및 대응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정부가 발표한 천안함 사건 진상의 내용을 수용하지 않았다. 연평도 포격 사건의 경우에는 러시아가 즉각적으로 북한에 책임소재가 있음을 명백히 밝히며 대응하고 있는 반면 중국 정부의 경우는 사건의 발단이 북한 근해에서에서의 한국의 사격훈련 직후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처음에는 양비론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11월 28일부터 서해해상에서 미국 항공모함까지 동원된 한미군사훈련이 시작되면서 태도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주중 북한대사 면담이나 한국의 배타적 경계수역 내 한미군사훈련은 용인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북한의 오판적 재도발을 억지하려고 하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 정부 대응에 있어서 초기 혼선이 빚어졌다는 점에서 비슷한 데 천안함 사건의 경우 사건 발생 직후 청와대는 “북한의 소행은 아닌 것으로 추측 된다”고 입장 표명을 하고, 사건 초기 희생자 수습 및 장례 절차→ 진상규명 → 대응 수순을 밟아나갔다. 그러나 천안함 인양을 계기로 진상규명에 속도를 내면서 5월 20일 합동조사위원회는 북한의 어뢰공격임을 공식화하고, 이대통령은 5월 24일 전쟁기념관 대국민담화를 통해 일련의 대북대응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의 재도발 시 군사적 응징의사를 천명하고 남북관계의 단절 및 유엔안보리 회부 등을 담은 대북제재방안을 내놓았다. 초기 신중한 접근에서 후반기 신속한 대응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어서 여론은 북한 책임론을 수용하면서도 5월 30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7.2%가 여권이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 연평도 포격사건에서는 사건 발발 초기 대통령 메시지가“확전방지 관리”에 있음이 언론에 보도된 후 시간을 두고 이는 와전된 보도이며“강력한 응징”의 메시지였다는 청와대 해명이 국방장관의 국회 증언 등과 상충하면서 의혹이 증폭되었다. 여기에 민간인까지 포함된 영토에 대한 포격공격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나 북한의 이상 징후 포착에도 불구하고 연평도 주민에 대한 사전 대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 각종 비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급기야 김태영 국방장관의 사표를 전격 수리하며 정국 수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표1] 천안함 사건 개요 및 연평도 사건 개요
천안함 여론과 연평도 여론의 비교
천안함 대응 잘했다 41.2%(4.24)→57.6%(5.28), 연평도 대응 잘했다 24.7%
천안함 평가 정파적 해석(보수-긍정, 진보-부정) 경향, 연평도는 보수/진보 공히 비판적
● 무엇보다 연평도 포격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가 천안함 대응에 대한 평가에 비해 매우 부정적이다. 천안함 사건의 책임소재에 대한 공식발표가 있기 전인 4월 24일 조사에서 정부대응이 잘했다는 응답이 41.2%로 과반수에 못 미쳤지만 5.24일 대통령 대국민 담화 직후인 5월 28일에는 57.6%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시기 이러한 효과에 기반하여 5.28일 국정지지율이 50%를 넘어서기도 했다(EAI 여론브리핑 82호 참조). 반면 사건 초기여서 이후 변화의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정부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지지율은 24.7%에 불과하다.
● [표2]에서 확인되듯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는 당파적 시각이 영향을 미치면서 진보, 민주당 지지층, 국정 비판층은 긍정적 태도를, 보수, 한나라당 지지층, 국정 지지층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철저히 양극화된 인식을 보여주었다. 반면 연평도 포격의 경우 비당파적 평가가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이는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정부의 반대층 뿐 아니라 보수-한나라당 지지층-국정지지층에서도 정부의 대응(특히 북한에 대한 미온적 대응)에 비판여론이 비등해있기 때문이다.
군사적 보복 조치의 활용에 대한 인식 크게 변화
“제한적 군사보복 바람직하다” 천안함 사건 직후 28.2% → 연평도 사건 직후 68.6%
● 그 동안 북핵 위기, 미사일 위기, 천안함 위기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안보위협의 상황에서 정부의 대응방향에 대한 인식에서 여론을 조사하면 대체로 국제공조나 대북 경제제재 수단을 선호하고 남북관계의 단절에 대해서는 찬반이 맞선 반면, 제한적인 차원에서나마 군사적 수단을 활용하는 데는 거부감이 컸다.
● [표2] 바람직한 위기해결 수단을 묻는 질문에 대해 천안함 사건 직후 여론조사에서는 ‘유엔안보리 회부’ 75.0% > ‘대북경제제재’ 58.5% > ‘남북관계의 단절’ 45.2% > ‘제한적 군사적 보복’ 28.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 직후 조사에서는 다른 수단에 대한 인식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지만 제한적 군사보복 조치가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68.6%로 상승했다.
● 명백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적절한 군사적 보복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보수층은 물론 중도, 진보층까지 확산된 결과다. 이는 역시 한국의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었다는 점과 금기시된 민간인 살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국민정서와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인식의 양면성(ambivalent attitude)의 심화: 군사조치의 수용은 대북인식의 전환점
군사조치 수용(68.6%)하면서도 유화적 대북정책 선호(55.2%) 공존하는 양면성은 심화될 듯
● 그 동안 한국사회에서 일종의 금기처럼 다수 여론이 대북 군사조치에 대한 거부감이 컸지만 이번 연평도 피격을 계기로 그 금기가 깨진 셈이다. 이는 앞으로 대북 대응의 최후의 수단으로서 군사행동이 이제 북한의 태도에 따라서 국민들이 선호하는 대북정책의 수단으로서 상당한 우선순위가 부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북인식 변화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강경정책에 대한 선호로 무게중심을 완전히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선호하는 대북정책의 선호에서 경제교류, 관광 등 남북관계의 완전 단절을 바람직하게 보는 시각은 42.5%이지만, 이를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여론이 53.9%로 우위에 있다[표2].
● [그림8]에서 정부가 추진해야 할 대북정책의 방향으로 ‘강경대처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42.7%에 그쳤지만 ‘화해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55.2%로 다수를 이룬다. 물론 지난 6월 5일 조사에선 ‘강경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 37.1%, ‘화해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 61.5%였던 것에 비하면 강경한 여론이 다소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수는 유연한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여론 속에 전면전에 공포는 여전히 깊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으며 현재 대북 제한적 군사조치까지 수용하는 여론이 커지는 것은 무엇보다 전면전의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 전제하에서 가능하다. 또한 당장 민간인 사망과 우리 군의 피해에 따른 정서적 반응이 혼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유화적 정책으로 전환을 주문하는 것은 한 개인에게 있어 상충된 가치가 공존하는 전형적인 양면적 태도의 사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안보의 지렛대, 한미동맹
안보위기 고조, 한미동맹지지 상승, 10년 1월 34.7% → 7월 43.2% → 48.6%
● 참여정부 시기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한미간 비대칭적 관계를 개선하고 한미동맹 우선의 안보정책에서 탈피하려는 여론의 움직이 있었지만, 북한 핵개발, 장거리 로켓, 천안함, 이번의 연평도 사건을 거치면서 한미동맹에 대한 지지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
● 올 1월 만하더라도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묻는 문항에 대해 30.8%가 탈미자주외교정책을, 33.6%가 현상유지의 중도적 입장을, 34.7%가 한미동맹의 강화를 지지하는 등 일종의 정치적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이 발발 한 후 실시한 7월 조사에서는 탈미자주외교를 선호하는 입장은 23.7%로 줄고, 현상유지 입장은 30.4%로 정체, 한미동맹의 강화 입장이 43.2%로 8.5%p 상승했다.
● 4개월이 지난 11월 연평도 사건 이후의 조사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탈미자주 입장의 선호는 18.1%로 올 1월 대비 -12.7%p 감소했고, 현상유지 입장은 여전히 30.5%로 변함이 없었지만 한미동맹 강화입장은 48.6%까지 상승했다. 1월 대비 무려 13.9%p 상승한 결과다. 남북 군사적 갈등관계가 심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북 대응에 대한 신뢰가 공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8] 향후 정부의 대북 정책 및 바람직한 한미관계 추진방향 (%)
향후 대북 정책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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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바람직한 한미관계 |
[표2]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여론 비교
[분석4]. 연평도가 국내정치에 미친 영향
MB 국정지지율의 하락 51.0%→44.2%, G20 효과 원상복귀
정당지지율엔 변화 없어, 한나라당 35.2%, 민주당 23.5%
차기대선, 박근혜 30.8% > 유시민 8.5% > 손학규 5.8% > 이회창 5.3% 순
● 이번 연평도 포격에 대처하는 정부 대응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전체 대통령 국정 지지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조사에서 51.0%로 과반수 지지를 넘어서고 G20 정상회의 직후 일부 조사에서는 60%대까지 올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번 조사에 44.2%까지 내려왔다. [그림9], [그림10]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의 지지율 상승이 주로 중도층과 보수층에서의 지지율 상승에 기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전월대비 보수층에서 -8.5%p(66.1%→57.6%), 중도층 -6.2%p(47.0%→39.8%)가 하락하여 진보층에서의 -5.1%p(36.8%→31.7%) 하락폭을 넘었다.
● 정당평가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10월 37.3%에서 11월엔 35.2%로 나타났고, 민주당 역시 10월 23.5%에서 11월 22.9%로 답보상태로 보인다. 긴급한 안보현안 및 군사적 대응을 수반한 사안의 경우 주로 대통령과 정부의 고유한 통치영역이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림9] 국정지지율/정당 지지율 변화: “잘함(매우 잘함+ 잘못하는 편)” (%)
[그림10] 이념성향별 국정지지율 변화: “잘함(매우 잘함+ 잘못하는 편)” (%)
차기대선, 박근혜 30.8% > 유시민 8.5% > 손학규 5.8% > 이회창 5.3% 순
안보위기 최대 수혜자는 이회창
● 박전대표의 경우 지난 8-9월 대통령과의 화해 이후 10월에는 30%대에 재진입한 이래 11월 조사에서도 30.8%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시민 전장관이 8.5%, 손학규 대표는 5.8%로 3위, 이회창 대표 5.3%, 김문수 지사 4.4% 순으로 나타났다. 올 초까지 선두권을 유지하던 한명숙 전총리는 대선행보에 대한 의욕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젠 하위권으로 내려서는 모습니다. 안보위기 분위기 속 이회창 대표가 5.3%로 2010년 조사 이해 처음으로 4위에 순위를 올렸다.
[표 ]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
* 5월 조사는 지방선거 및 안보인식 조사 관계로 본 조사를 진행하지 않음
** 이재오 특임장관은 9월부터 조사대상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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