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22대 총선을 종합 평가하면서 특정 정당의 승패를 떠나 행복하지 않은 선거였으며, 그 원인은 정책의 결과나 향방에 대한 담론은 사라지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 정서가 압도적으로 투표 행위를 결정한데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번 선거로 드러난 한국 유권자의 정치 지형 중, 반윤석열 정서가 그 대안으로 이념, 정책과 무관하게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했다는 점, 경제적 양극화의 국면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층이 소수의 자산가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 등이 국민의힘이 받아들여야 할 경고 신호라고 논의했습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양 거대 정당의 지지층에서 공히 선거제도개혁을 높은 비율로 찬성하며 개혁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것이 나타난 바, 이를 바탕으로 정치제도개혁을 위한 활발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한다고 제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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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전문
강원택(서울대 교수): 이런 좋은 기회에 선거 연구를 할 수 있게 돼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립니다. 비용이 드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의지가 없으면 계속 진행되기 어려운 작업입니다. 흔쾌히 지원해 주신 손열 원장님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저는 제가 쓴 부분도 말씀 드리겠지만 오늘 참석 안 하신 연구진들의 연구와 관련해서 또 추가로 전달 드리려 합니다. 오늘 연구진 중, 두 분이 오셨는데, 신정섭 선생님과 성예진 박사님이 오셨습니다. 제가 발표를 조금 짧게 하고, 한 5분씩이라도 쓰신 부분들 간단하게라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연구진들이 굉장히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14일 전이란 말이죠. 저희들이 하는 조사가 선거 끝나고 나서 해야 하는데 자료 모으는 데 또 며칠 걸리고. 그것을 저희들이 받아서 또 분석해서 써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저희가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완성된 형태라기보다는 연구진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중심으로 정리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저희 연구진들의 연구 결과를 보고 나서 제가 받은 느낌은 선거의 승패는 나왔는데 굉장히 행복하지 않은 선거였다…라는 게 전체적인 총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투표를 어느 당에 했던 간에 정말 행복하게 좋은 의미로 투표를 하셨던 분들 보다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 느낌. 전체적으로 나온 분석의 결과는 그렇습니다. 그 개별적인 내용들은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제 논문의 핵심은 지난번 대통령 선거와 0.7% 차이로 했던 근소한 경쟁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대통령의 지지 연합, 선거 때 지지연합이라는 게 만들어지잖아요. 이탈자가 많이 생겨났다고 저는 가정을 했습니다. 실제로 분석을 해 본 결과 이재명 투표자에 비해서 윤석열 투표자들의 이탈이 많았습니다. 민주당을 지지하거나 또 다른 정당으로 간 경우도 있었고, 또 여기 다른 선생님 분석에 의하면 투표 불참자도 윤석열 투표자 중에 더 많았습니다. 한 10% 정도 더 높게 나왔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이번에 그 이전에 2년 전에 투표했던 분들에게 좋은 이미지나 희망을 주지 못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보시면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아니면 “야당에게 힘을 실어줘야 된다”. 이 두 가지를 물어봤는데 보수거나, 국민의힘을 찍은 사람들은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준다”고 답을 했습니다마는 전체적인 흐름은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쪽이 더 높게 나왔습니다. 중도 쪽도 그렇고 이탈자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리고 투표 결정 시기가 사실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오래전부터 “나는 어느 당 찍겠다”고 생각했으면 굉장히 강한 연대가 만들어져 있거나 만족감이 있는 상황이고, 반면, 이탈자가 많아 선거일이 다가와서 마음을 정하게 되면 그 연대가 그렇게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거죠. 만족스럽지 못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탈한 사람들의 경우에 거의 한 일주일 전 정도까지 따지면 한 60% 정도 됩니다. 즉, 윤석열 지지자 중에 이탈한 사람은 거의 한 60% 이상이 선거일 일주일 전까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망설였던 거죠. 따라서 이번에 민주당이 크게 이기기는 했습니다마는 민주당이 아주 만족스러워서 투표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나왔던 결과를 보면 오히려 민주당이 끌어당기는 힘 어떤 풀 팩터(Pull Factor) 가 있다면 그 풀 팩터 (Pull Factor) 의 힘보다는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밀어내는 그래서 바깥으로 나가게 하는 푸시 팩터(Push Factor)의 영향이 훨씬 더 컸던 선거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이슈는 특히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에 상당히 영향을 미쳤습니다. “의사 정원 확대”나 이런 것들은 좀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 같고요. 다른 연구진분께서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잘 나왔고요. 오히려 뜻밖이었던 건 “윤석열, 한동훈 갈등”은 별로 크게 영향을 안 미쳤는데 선거 기간 중에 있었던 “이종섭, 황상무 논란”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고요. 그리고 ”대파 논란”이 있었습니다마는. 실제로 물가가 영향을 줬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고요. 흥미로운 것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논란”은 여전히 문제가 됐습니다. 그게 지지층을 제외하고는 (아주 민주당 지지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중간 정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부정적인 효과를 준 것으로 그렇게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번 선거를 제 연구의 결과에 보면 그냥 말 그대로 윤석열 선거였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흥미로운게 되게 이제 중간 평가이긴 하거든요. 임기 2년 차에 있었기 때문에 중간 평가가 맞는데 이렇게 내용 없이 특정인을, 대통령을 놓고, 중간 평가가 있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개 어떤 핵심적인 정책적 실패가 있거나 혹은 정책의 방향을 두고 논란이 있거나 그런 형태의 것들인데, 이번에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과 관련되어 있는 혹은 대통령의 리더십과 관련돼 있는 것이, 이번 총선에 굉장히 중요한 평가의 대상이 됐다고 보여집니다.
떠난 분들은 그냥 묻지마 심판을 하신 거죠. 따지지도 않고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일단 “싫다”라고 하는 정서적인 부분들이 이번에 굉장히 강하게 그렇게 작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런 선거 연대가 깨졌기 때문에 단기적인 이슈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고 그게 특히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나뉘었던 수도권에서는 상당한 정도로 당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통령 국정 운영 평가가 한 30%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상당히 큰 이런 근접한 부분에서는 상당히 큰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제가 우울한 선거다라고 얘기했던 게 여기 128페이지 한번 펴주시면 유성진 교수가 했던 것들인데요. 유성진 교수가 했던 이 세 번째 줄부터 읽겠습니다.
윤석열 투표자 중에 총선 투표자는 국민의 힘에 대해 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느끼는 희망과 기대가 굉장히 낮았다는 거죠. 즉, 국민의 힘을 위해서 혹은 국민의 힘의 미래를 위해서 총선에서 투표할 동인이 없었던 거죠. 기권해 왔던 것은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아니고, 차라리 부정적 평가는 애정이라도 깔려 있는 건데, 부정적 평가도 아니고 상대 정당에 대한 분노도 아니고, 그냥 뭐 기대 희망 이런 것을 갖지 못했다고 하는 거죠. 이런 감정이 기권이라는 비참여로 나타난 것입니다.
국민의힘의 선거 캠페인은 이들의 이러한 미래를 향한 복잡하고 예민한 감정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이게 국민의힘 지지자들 이야기입니다. 전혀 희망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투표장에 나갈 유인을 찾지 못했던 거고요. 제 연구에서 그 사람들의 일부가 민주당이나 다른 정당 지지로 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민주당에서도 특히 비례 대표나 이런 데서는 조국당이라든지 여러 군데로 많이 갔습니다마는. 특히 아까 말씀드린 대로 대통령 요인이 굉장히 중요했던 선거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제 또 하나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20대의 이야기인데요. 31페이지에 있는 잠정적 결론인데요. 충북대학교에 있는 구본상 교수가 정리한 내용입니다. 그 결론을 읽으면 될 것 같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20대 이하 유권자들은 현대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적이다라는 거죠. 그리고 강하게 비호감을 느끼는 정당과 정치인이 있는데 이게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서 발견이 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남성 정치인에 대한 강한 비호감, 보수 정당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20대 여성 전반에 확산된 것 같고. 따라서 이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로 전환이 됐다는 거죠. 이것은 20대 대선 지난 2년 전에 있었던 것과 상당한 정도의 일관성을 갖고 있는데 이게 좋아서는 아니라는 거죠. 적극적인 형태고, 다시 말해 이들이 감정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기 보다는 혐오하는 정치인과 정당에 대한 대안으로 민주당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반면, 조국 혁신당은 이들에게는 대안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20대 지난번에 있었던 선거에서 있었던 일들이 계속해서 이번에도 나타났고 20대 남성의 일부는 또 이준석 사태와 함께 또 떨어져 나갔습니다. 20대 여성의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계속 유지됐고 이런 것들도 또 차이가 나게 됐던 한 가지 요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 다음, 이제 국민의힘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만 좀 하고 싶은데요. 54쪽에 보면 이제 이번에도 역시 자산안에 따른 투표 선택의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면 압구정동에서 보수 정당이 높게 나오는 그런 패턴이죠. 김수인 연구원과 제가 20대 대선을 가지고 한 번 수도권에서 한 분석한 논문이 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자산에 따라서, (소득이 아닙니다. 매달 얼마를 번다가 아니고 우리 집에 재산이 얼마다라는 것. 예를 들어 아파트 등 집값과 같은 자산 부분), 수도권에서 이미 대통령 선거 때 자산에 따른 투표 성향의 차이가 확인이 됐습니다. 그게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는 거죠. 이것의 의미는 뭐냐. 제가 볼 때 이것은 국민의힘에게 상당한 위기 징후라고 생각이 됩니다. 부자 정당이 된 거죠. 부자 정당이 됐기 때문에 지금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정부가 그와 관련된 부분이 갖고 있는 보수의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면 결국은 이제 비슷한 일을 겪을 수밖에 없는 거죠.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점점 더 양극화, 경제적 양극화는 커지고, 그 구조 안에서 가지고 있는 사람(자산가)의 비율이라는 것은 전체 사회에서 그렇게 클 수가 없는 거죠.
이런 자산 형태의 것들이 점점 투표와 관련된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면 나타날수록 (국민의힘과 같은) 그런 보수 정당으로서는 더욱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상당한 정도의 이 경고 사인이 이번에 나타났다. 이렇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발표를 마치기 전에 제 논문에 맨 마지막에 제가 포함을 했는데요. 19페이지입니다. (19페이지 20페이지인데요.) 이번에 우리나라 정치에서 선거 제도를 결정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번 민주당이 이른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것도 날치기였고 이번에도 사실상 야당 단독처럼 이렇게 처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경기 규칙이란 말이죠. 경기 규칙인데 어느 특정 팀이 결정을 하는 거죠. “우리 골대 이쪽에다 세울 거야”,”골대 우리 좀 낮출 거야, 높일 거야” 이러고 있는 상황이라서 룰을 세팅하는 것 자체는 민주화 이후에 이 경기 규칙만은 사실 여야 합의로 그동안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그런 문제(경기 규칙을 특정 정당이 결정하는 현상)가 생겼고요.
또 실제로 이 문제가 생겨서 득표율, 특히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 간의 괴리가 많이 나타나는 이런 불비례성의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굉장히 이런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느끼신 분들이 많다고 봅니다. 또 소수 정당 참여 문제도 있고, 양극화 정당 정치도 있고. 그래서 저희가 한번 설문상에서 물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의 73.2%가 선거제도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저희들이 조사했던 것 중에는 지금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즉, 상당한 정도로, 이 사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지정당과 무관하게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도 3분의 2 정도가 여기 참여를 했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정도입니다. 그리고 제도 개정이 필요한 이유도 양극화된 정당 정치, “이거 지금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또 앞으로 다가오게 될 또 올 5월 말부터 보여주게 될 이 또 격한 싸움에 대한 걱정이 많이 될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사회,경제적 대표성 강화를 해야 한다”, 그 다음에 “득표율과 의석률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생각보다 높게 나왔습니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선거제도 개정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를 이제 활발하게 해야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발표자: 강원택_EAI 민주주의연구센터 소장.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 담당 및 편집: 김선희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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