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韓美, 역대급 연합훈련…北, 中과 연합훈련으로 맞불?

  • 2023-03-05
  • 강현태 기자 (데일리안)

北국방장관, 지난해 8월

中국방장관에 보낸 축전에서

'세계 평화·안정 공동 수호'와

'긴밀한 전략·전술 협동작전' 언급

한국과 미국이 오는 13일부터 역대급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미 훈련을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 있다'는 북한의 대대적 도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이번 훈련 중 한미일이 함께 손발을 맞출 경우, 지난해 9월처럼 중국·러시아가 연합훈련을 벌이고 북한 역시 도발을 감행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북한 국방상이 지난해 중국 국방부장에게 축전을 보내 사실상 연합훈련을 제의한 바 있어 관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리영길 당시 북한 국방상은 지난해 8월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 95주년을 기념해 웨이펑허 국방부장에게 보낸 축전에서 "항일·항미 대전의 불길 속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운 두 나라 군대는 사회주의 위업을 총대로 믿음직하게 담보하고 있다"며 "조선인민군은 조선반도(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기 위해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전략·전술적 협동작전을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평화·안정을 위해 중국군과 전략·전술적 협동작전을 벌일 용의가 있다고 밝히며 역할 확대 의지를 시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연합훈련을 중국 측에 제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웨이펑허 부장은 북한 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을 맞은 지난 2월 강순남 북한 국방상에게 보낸 축전에서 "중조(중북) 두 당, 두 나라 최고영도자들의 공동 인식을 진지하게 이행하고, 두 나라 군대의 친선과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의지"를 표명하는 데 그쳤다.

'세계'를 거론한 북한과 달리 '지역'의 평화·안정만을 언급한 것은 물론, '공동 수호' '전략·전술적 협동작전'에 대해서도 화답하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중이 미국 견제라는 공통의 목표를 고리로 밀착하고 있긴 하지만, 속내는 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는 최근 동아시아연구원(EAI) 통해 발표한 '북한의 신냉전론에 대한 중국의 인식과 셈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고 북미·남북 간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북중관계는 외형상 긴밀해지고 있다"면서도 "중국에게 북한은 전략적 연대의 대상이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대"라고 말했다.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중국으로선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지만, 북한 변수로 인한 안보 불안을 관리할 필요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체제 위기 및 도발, 그리고 북미관계 개선 등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중국은 북한(핵)문제로 인해 미국과의 갈등 전선이 확대되는 것도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대치가 불가피한 현실에 직면하지 않은 이상 북한과의 군사 안보 협력도 기존처럼 제한적으로만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중국으로선 한미일 안보 협력의 '명분'이 될 수 있는 명시적 북중러 연대 강화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중국은 한미일 안보 협력이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결국은 북한보다 중국을 겨냥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특히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한반도를 넘어 대만 문제로 확장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미일 협력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명시적인 북중러 연대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