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국민의힘 윤핵관 논쟁 부끄럽다” “민주당, 전체주의 당으로 변질”

  • 2023-02-08
  • 주형식 기자 (조선일보)

여야 청년 정치인들의 소속당 비판

“여당 내 윤핵관 논쟁 부끄럽다” “민주당은 전체주의로 변질됐다” “정의당은 낡았다”....

여야 청년 정치인들이 소속 정당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정치 양극화 해법에 머리를 맞댔다. 민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 주최로 지난 6일 열린 ‘청년 정치인들의 초당적 대화’ 강연에서 국민의힘 신인규(37) 전 상근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이동학(41) 전 최고위원, 정의당 조성주(45) 전 정책위부의장은 대학생 20여 명과 함께 한국 정치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세 사람은 청년 정치인 모임인 ‘정치개혁 2050′ 멤버다. 그동안 정치 개혁과 선거제 개편 등을 논의하며 정당의 벽을 넘어 함께 활동을 해왔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국민의힘 신인규 전 대변인은 여당의 줄 세우기식 계파 정치를 지적했다. 그는 “정부, 여당이 합심해 국가 비전을 두고 거대 야당과 경쟁을 해도 시간이 부족할 판인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로 수개월 째 친윤계가 누구인지 논쟁만 벌이고 있다”며 “제가 당원이지만 ‘누가 진짜 윤핵관이냐’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정말 부끄럽다”고 했다. 그는 “친이·친박 집안 싸움으로 우리 당은 궤멸 직전까지 갔는데도 여전히 정당 정치가 아닌 계파 정치만 지속하고 있다”며 “당내 초선 의원 63명은 다음 선거 공천을 받기 위해 눈치만 살피다 보니, 현 경제 위기에 대한 초당적인 해법 마련에 고심하기보다는 상대 당 죽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는 민주적인 정당으로 출범했는데, 지금은 일방적인 결정에 따른 수용만을 강조하는 전체주의로 변질됐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 위기가 심각한 수준인데 시급하고 조심히 다뤄야 할 현안들이 정쟁으로 인해 뒤로 밀리고 있다”며 “예를 들어 연일 김건희 여사 논문을 검증해야 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 사안이 촌각을 다툴 만한 사안인가”라고 했다. 그는 “거대 야당답게 다음 세대에 조금 더 책임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표를 의식해 연금 개혁을 제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도 분명히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조성주 전 정책위부의장은 “국민의힘, 민주당이 모두 싫다면 정의당을 선택해야 될 텐데, 현재 시민들은 정의당을 왜 뽑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라고 했다. 그는 “정의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낡았다는 것”이라며 “현재의 정의당 강령은 20여 년 전 민주노동당이 내세웠던 강령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노동자와 함께하는 정당이라고 표방하는데, 한국노총·민주노총엔 연봉 1억원이 넘는 노조원들이 적지 않고 사회적 약자도 아니다”라고 했다. 조 전 부의장은 “정의당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제는 근본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결국 저는 정의당이라는 정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토론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정치권이 사회 갈등을 중재하기보다는 진영 간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 학생은 “유튜브, 극단 지지자들에 갇힌 양당이 ‘친북 좌파’ ‘재벌 하수인’ 등 프레임으로 정쟁을 벌이는 건 시대착오적인 정치”라고 했다. 사회를 맡은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세대, 성별을 아우를 수 있는 미래 지향적 논의가 정치권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