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對美정책 시각차 커

  • 2003-02-12
  • 특별취재팀 (중앙일보)

대미정책에 대해서는 세대.지역.지지층별로 시각차가 컸다. 젊은 층, 호남 거주자, 대선에서의 노무현 지지자들은 "미국 중심에서의 탈피" 입장이 많았다. 반면 고령층, 영남 거주자, 이회창 지지자들은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정치개혁과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지역과 지지층간 괴리가 거의 없었는 데 비해 대미정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성향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노무현 정부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주한미군 문제에서 가장 첨예한 입장차이가 드러났다. 전체적으로는 "크게 줄이거나 철수"(13.8%)와 "다소 감축"(42.8%)등 감축 쪽이 56.6%였다. "현 수준 유지"(41.5%)와 "규모 확대"(2.0%)는 43.5%였다. "현 수준 유지"를 선택한 비율은 20대에서 29.5%에 그친 반면 50대 이상에선 51.1%로 절반을 넘었다. 또 50대 이상에서는 8.0%에 불과한 "미군 철수"의견이 20대에서는 15.4%였다.

지역별로는 호남지역 응답자의 경우 "다소 감축"(52.2%)과 "크게 줄이거나 철수"(17.6%)가 69.8%를 차지했고, "현수준 유지"는 30.1%에 불과했다. 영남지역에서는 "현수준 유지"와 "규모 확대"를 합쳐 48.9%(대구.경북)와 51.5%(부산.울산.경남)였다.

 

미국 정부에 대한 호감도도 지역.세대에 따라 크게 달랐다. 전체적으로는 47.4%가 "싫다", 36.7%가 "중립", 15.9%가 "좋다"고 응답했다. "싫다"는 의견은 20대에서 60.6%로 가장 높았고, 50대 이상으로 가면 34.9%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55.1%에 달했으나 대구.경북지역에선 37.0%에 머물렀다.

 

미국 사회와 미국인에 대한 호감도는 32.3%가 "싫다", 42.8%가 "중립", 25.0%가 "좋다"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에 대해서보다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바람직한 한.미 관계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은 "미국 중심 외교.안보 정책 전면 재검토"에 11.8%, "미국 중심 탈피"에 48.0%, "전통적 한.미 동맹관계 복원" 33.0%, "미국 주도 세계질서 유지에 협력" 7.2%로 답했다. "미국 중심 탈피, 외교 다변화"를 선택한 비율은 20대에서는 54.1%인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36.6%에 그쳤다. 거꾸로 "전통적 한.미 동맹관계 복원"은 20대가 28.1%였고 50대 이상은 43.1%를 기록했다.

 

고려대 이내영(李來榮.정치학)교수는 "전통적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며 "미국의 대북 강경자세가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강도가 높은 호남 거주자, 노무현 지지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정치부 이하경 차장.신용호 기자, 여론조사팀 안부근 전문위원.이주한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