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북한 大예측: 2. 체제 붕괴 가능성] 독일 통일은 서독과 미국의 합작품이었다

  • 2007-01-02
  • 박영호 (조선일보)

한국과 우방국들의 대응방안

 

21세기 한반도 상황은 근 30년 전의 동·서독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통독 과정은 여전히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자 서독의 콜 수상은 동독의 자결권을 선언했다. 주변국의 개입을 막고 양독 주도로 통일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서독은 즉각 영국, 프랑스, 소련 등 통독을 우려한 국가들을 상대로 외교를 전개했다.


그러나 동독과 주변국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서독과 미국은 이런 도전들을 강력한 외교적 결속으로 헤쳐 나갔다. 미국은 통일문제는 양독이 결정하고, 전승 4국은 안보문제를 해결하자는 ‘2+4’ 회담을 추진했다. 미국은 소련에 대해 ‘중립’ 독일이 더 위협적이며, NATO 영역을 확장하지 않을 것임을 설득했다. 서독 또한 통일 독일과 소련의 선린관계가 소련 경제에 이익이라는 사실을 설득했다.

 

미국과 서독은 내부적으로 각기 독일 통일 계획을 마련하고 ‘2+4’회담 공동 전략을 준비했다. ‘2+4’회담은 미국·서독·소련이 주도했다. 소련은 4강이 통독문제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미 힘은 빠져 있었다. 1990년 3월 동독선거에서 콜 수상을 지지하는 ‘독일연맹’이 48%를 획득, 다수당이 됨으로써 서독 헌법 제23조에 의한 방식(동독이 서독에 합쳐짐)으로 통일할 수 있는 기반이 확보됐다.

 

북한의 붕괴가 진행된다면 중국의 영향력은 과거 소련이 동독에 대해 가졌던 이상이 될 수 있다. 소련은 쇠퇴 중이었으나 중국은 대국으로 융성하는 과정에 있다. 더욱이 동독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으나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21세기 동북아 질서의 변환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은 현실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작용할 것이다. 양국 간 저변에 있는 견제와 경쟁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 협력관계가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 붕괴 과정에서의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매우 선명하게 떠오른다. 중국이 북한 붕괴과정과 통일한국의 등장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우려를 자체의 외교역량과 함께 동맹국 미국의 역량을 활용해 설득하는 것이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동아시아연구원(EAI) 기획 : 大예측-북한, 10년내 어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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