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북한 大예측: 2. 체제 붕괴 가능성] 북, 핵고수하면 ‘제2 고난행군’ 못버티고 무너질수도

  • 2007-01-02
  • 류길재 (조선일보)

북한 ‘無정부상태’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
韓國, 통일에 대한 美·中 동의 얻는게 급선무

 

북한 붕괴론은 흘러간 옛 노래인가. 1990년대 중반 한때 유행했던 이 노래가 다시 또 히트할 가능성은 없을까. 북한이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외부에 대해 비타협적인 노선을 걸어간다면, 미국과 중국은 유엔제재와 더불어 보다 실질적인 제재를 가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관계 역시 한국이 유엔회원국으로 남아 있는 이상 개선의 모멘텀을 찾기는커녕 그나마 지속하던 대북지원도 인도주의적 식량원조 등 명맥만 유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제2 고난의 행군 불가능

전망이 엇갈리지만 이제 다시 북한 주민이 90년대와 같은 ‘고난의 행군’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먹고 살기 어려워진 것을 미국 탓으로 돌리는 것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아무리 겨울이라도 햇볕은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북한 내부에서도 긴장과 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이해관계의 균열도 발생한다. 체제유지 세력과 전환 세력, 그리고 붕괴세력 간의 각축이 예상된다.

 

여기서 붕괴는 체제유지 세력과 전환 세력 간 교착이 벌어지거나, 붕괴세력이 득세하여 대안적 정권이나 집권세력을 수립하지 못하고 일종의 무정부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1인 지배체제인 북한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은 곧바로 붕괴·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김 위원장 힘의 공백을 아무도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붕괴하는 사태가 그렇게 빨리 오지 않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의 무정부 상태는 북한의 규모, 중국과의 인접성, ‘민족’이라는 공통의 끈으로 묶인 남한의 존재 등으로 볼 때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중국에 우호적인 독재세력이 집권하거나 한국에 의해 흡수 통일되는 시나리오 등이 종착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 남한 도움 요청할지도

만약 북한이 무너지고 대안적 권위를 구축하지 못했을 때는 산발적으로 남한을 ‘초대’하는 여론이 등장할 수 있다. 이들은 국제정세에 대한 치밀한 분석보다는 같은 민족으로서의 동포성에 기대어 한국의 독자적인 진주를 희망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 정부가 미국·중국과 어떤 협력과 이니셔티브를 갖느냐가 관건이 된다. 다시 말해서 이런 과정이 당연하게 통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만일 붕괴로 인해 무정부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 입장에서 흡수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국제법상으로 북한은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한국헌법에도 불구하고 붕괴는 유엔평화유지군의 모자를 쓴 미국·중국 등의 북한진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 고민해야 할 사항은 어떻게 하면 미국·중국을 견제하여 독자적으로 북한에 진주할 수 있느냐가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유엔평화유지군 내에서 한국의 위상과 지분을 높이고, 어떻게 하면 통일에 대한 미국·중국의 동의를 이끌어내 붕괴로부터의 안정 복구가 아니라 평화통일의 토대가 되도록 하느냐가 고민거리가 된다. 실제로 이런 사태에 직면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늦어도 한참 늦게 된다. 지금은 북한의 붕괴가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류길재 경남대학원 교수

 


 

동아시아연구원(EAI) 기획 : 大예측-북한, 10년내 어떤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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