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제발 정부 간섭 줄이고 시장에 맡겨라

  • 2007-01-01
  • 송성훈기자 (매일경제)

 ◆ 대표 경제ㆍ경영학자 100인 설문조사 / 매경ㆍ동아시아硏 공동기획 ◆

 

"제발 시장에 개입하지 마라. 수평적 의사결정 사회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시대착오적이다. 그런 경제정책은 무조건 실패한다. " (김희호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정부는 시장에 대한 섣부른 간섭과 이에 따른 정책 혼란으로 경제 주체들의 의사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지 마라. 경제 주체들이 최대한 자율성을 유지하며 스스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 경제도 이제는 인위적으로 조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선진화됐기 때문에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김석희 한미경제학회 회장ㆍ미 디트로이트 머시대학교 국제금융론 교수)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ㆍ경영학자들의 경제정책 해법을 요약하면 간단하다. 정부 간섭을 가급적 줄이고 시장에 맡겨 두라는 것이다.

 

벌써 수년째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내수부진 타개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79.3%에 달하는 경제학자들이 "규제완화와 투자환경 개선에 따른 투자증대 촉진"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학자들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정책을 펼치라고 외친셈이다. 교육 정상화와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있었지만 1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부동산정책에 대한 해법도 시장으로 귀결됐다. 먼저 올해 부동산시장은 소폭 오름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다.

 

절반에 가까운 경제학자들이 올해 부동산 시장은 "완만한 상승세"(49.2%)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이 18.6%, "완만한 하락세"를 예상한 경제학자도 18.6%로 나타났다.

 

폭등세나 폭락세를 예상한 경우는 각각 5.1%와 3.4%에 그쳤다. 경제학자들은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 개입을 축소하고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33.9%)고 강조했다.

 

이어 "재건축 활성화 또는 적극적인 공급정책"(27.5%), "비수도권 지역의 교육과 주거환경 개선"(13.8%)이 옳은 정책방향이라고 꼽았다.

 

올해 경제 현안 가운데 하나인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타결시기를 고려말고 협상하라"(4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시한에 얽매여 서둘 필요는 없다는 주문이다. 다만 미국의 신속협상권한(TPA)이 만료되는 6월 말 이전에 끝내야 한다는 응답도 32.8%로 집계됐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한ㆍ미 FTA에서 반드시 얻어내야 할 것으로 "반덤핑 규제완화"를 꼽았다. 37.6%가 가장 우선적으로 이뤄내야 하는 사안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22.9%가 "쌀시장 개방 제외"를 주문했고 자동차관세 철폐를 내세운 경제학자도 11.9%로 나타났다.

 

안충영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화 시대에 맞는 개방과 자유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제효율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또한 "한국 경제를 지식기반형 서비스산업과 첨단 고부가가치 제조업이 공존하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그런 관점에서 한ㆍ미 FTA는 반드시 타결되고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앞으로 5년을 내다봤을 때 경제와 정치ㆍ군사ㆍ안보 측면에서 가장 협력해야 할 국가를 2개씩 꼽아 달라는 요구에 경제학자들은 미국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경제분야를 보면 미국(44%) 중국(40%) 일본(7%) EU(3%) 순으로 나타났고 정치ㆍ군사ㆍ안보분야도 미국(48%) 중국(23%) 일본(17%) 북한(8%) 순으로 집계됐다.

 

1순위 국가로만 보면 경제분야에서 미국이 87.7%, 정치ㆍ군사ㆍ안보분야에선 미국이 93.2%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