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국인의 대외인식은

  • 2004-09-30
  • 김병국 (중앙일보)
3개국 전문가 협의 150여개 문항 작성


[어떻게 조사했나] 한국선 1000명 대상 2주일간 면접 조사

외교가 곧 내정이 되고, 내정이 곧 외교가 되는 지구촌 시대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재편에 동참할 것인지, 저항할 것인지가 국내의 주요 이슈가 되는 세계화 시대다. 우리만 겪고 있는 현상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문명사적 전환이다.

여론조사가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하느냐 마느냐, 미국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대한 조사 등이 수십개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여론의 추이도 살펴보면서 국가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현실이다. 

동일한 문항으로 국제적 차원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여론조사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한국의 여론조사는 조사 대상과 주제가 철저하게 국내에 국한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와 비교할 대상을 설정하지 않은 채 우리끼리 조사하는 우물 안 개구리식 여론조사였다.

동아시아연구원(www.eai.or.kr)은 2003년 5월 자체 연구팀을 구성해 대외인식 국민 여론조사를 국제적 차원에서 세계 유수기관과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여론조사의 새 지평을 열고 한국인의 대외인식이 갖고 있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연구원은 미국의 시카고외교협회(CCFR)와 멕시코의 경제교육연구센터(CIDE).멕시코외교협회(COMEXI)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여론조사를 공동 기획했다.

노스웨스턴대의 벤저민 페이지 교수, 컬럼비아대의 로버트 샤피로 교수 같은 저명한 학자들도 이번 프로젝트에 기꺼이 동참해 주었다. 질문지는 이들 3개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2004년 6월에 완성됐다.

150여개에 달하는 문항에 대한 면접 조사는 3개국에서 지난 7월 약 2주에 걸쳐 동시에 실시됐다.

이 문항은 3개국 공통 질문과 개별 국가에 대한 고유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면접조사는 중앙일보의 후원으로 미디어리서치가 1000명을 상대로 지난 7월 5일부터 12일간 실시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8월부터 자료 분석과 해석 작업을 진행했고 9월에는 CCFR와 분석 결과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병국 고려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