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어떻게 연구했나] 석달간 세미나 4가지 국회개혁案 도출

  • 2004-04-20
  • 김병국 (조선일보)

국회는 민주주의의 버팀목이다. 아무리 탁월한 능력을 가진 대통령이라도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데에는 국회를 따라갈 수 없다. 아무리 시민단체가 도덕성으로 무장되어 있더라도 선거에서 표(票)로 심판받는 국회보다 민심에 더 민감하리라고 보장할 수 없다. 시민단체는 국회가 국회답게 일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의회정치의 보완장치일 뿐 그 대체물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국회가 한국에서는 비판을 넘어 국민적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부패의 소굴로 낙인찍히고 정쟁의 원천으로 지탄받고 있는 것이다. 국회에 대한 부정(否定)은 정치적으로 소외된 국민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할지 모르지만 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는 없다. 개혁은 국회를 민주주의의 중심축(軸)으로 긍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은 개혁국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기위해 연구팀을 구성,석달에 걸쳐 주례 세미나를 열고 여덟 차례에 걸친 내부 회의를 통해 연구팀 전체의 통일된 의견을 모았다.

 

EAI가 그 결과물로 내놓는 보고서는 네 가지를 주장한다. 첫째, 국회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려면 여당이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되어 야당과 협력적 경쟁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국회의 힘은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를 펼치려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윤리의식에서부터 태동하고 국민의 삶을 챙기려는 정책의식을 통해 자라난다.

 

셋째, 국회가 제대로 일하려면 그 조직과 운영이 예산 심의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하고, 각종 청문회가 활성화되는 “위원회 중심”이 되어야 한다. 넷째,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싱크탱크를 국회 내에 구축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개혁국회의 전제조건임은 물론이다.

 

김병국 고려대학교 교수·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