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국경제 - 후진타오' 관심많아

  • 2003-03-24
  • 김교만 (문화일보)

요즘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집무실 책상 위에는 2권의 책이 놓여 있다. ‘한국경제 생존 프로젝트 - 경제특구’(남덕우 외 지음)와 ‘뉴 차이나 리더 후진타오’(양중메이 지음)다. 노 대통령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는 책들이다.

 

‘한국경제…’는 노 대통령의 야심찬 국가발전 프로젝트인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에 대한 고민과 맞닿아 있는 책이다.

 

노 대통령은 취임뒤 국무회의, 부처 업무보고, 각종 행사에서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이라는 화두를 빼놓지 않는다. ‘뉴 차이나…’는 13억 중국의 국가주석이 된 후진타오(胡錦濤)에 관한 책. 후진타오는 “불과 몇년 전만해도 TV나 라디오에서 그가 말하는 것을 들은 중국인은 없었을 것”(타임지)이라는 평을 들었던 인물이다.

 

시련 속에서 국가 최고지도자가 됐다는 점에서 노대통령과 공통점이 있다.

 

노 대통령은 늘 책을 옆에 두고 산다. 당선자 때는 ‘대통령의 성공조건 1, 2’(동아시아연구원 대통령개혁연구팀 지음), ‘두개의 한국’(돈 오버도퍼지음·이종길옮김)을 열독했다. 일화도 많다. 잘 모르는 것은 온갖 책을 읽어 답을 찾기로 유명하다.

 

80년대 초 국내에 컴퓨터가 막 보급됐을 때 컴퓨터 관련 책들을 섭렵, 프로그램까지 개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로 이사하면서 다른 살림은 포기한 채 3000여권의 책은 고스란히 갖고 왔다. 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이 가운데는 80년대 이른바 ‘운동권’에서 널리 읽힌 책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당시 시국사건을 변론하기 위해 읽은 책들이다.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토론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또 평상시 추상성이 높은 사회과학 용어들을 쉽게 쏟아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 대통령은 “정치학 개론서를 한번 써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학자가 아닌, 대통령을 지낸 정치인이 쓴 ‘정치학 개론’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