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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2013년부터 일본의 겐론NPO와 매년 실시해오고 있는 <한국인의 동아시아 인식조사>를 분석한 “한일관계 세대분석: 청년세대(MZ세대)가 보는 한일관계” 세 번째 보고서로 윤석정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의 워킹페이퍼가 발간되었습니다. 본 워킹페이퍼는 일본군‘위안부’문제를 바라보는 청년세대의 인식을 분석하였습니다. MZ세대는 위안부 합의가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한일 관계의 다양한 국면에서도 MZ세대의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MZ세대들이 추구하는 공정함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합니다.

 


※ 아래는 본 워킹페이퍼의 서론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Ⅰ. 들어가며

한국의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출범 직후부터 일본군‘위안부’문제를 두고 일본의 아베 정부와 극심한 입장 차이를 보였고, 한일 관계는 3년 여간 정상 회담도 못할 정도로 심각한 갈등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에 위안부 합의를 맺었지만, 합의의 내용과 체결 과정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현재까지 문제의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본 연구는 한국의 2030 청년 세대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이른바 ‘MZ세대’가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자료는 동아시아연구원(EAI)가 실시한 ‘한국인의 동아시아 인식조사’(2013-2019)에서 일본군‘위안부’문제 관련 조사 항목이다.

  한국 사회에서 청년은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존재이다. 한국 현대사를 되돌아보면 청년은 국가 건설의 주역, 민주화 투사, 새로운 문화의 창조자로서 자신들의 새로움을 바탕으로 미래를 앞서 구현하는 존재였다. 사회적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존재로서의 청년상(像)이라 할 수 있다(주은우, 2004). 이와 반대로 한국의 청년을 무한 경쟁이라는 사회의 외부 압력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존재로 파악하기도 한다(김홍중 2015). 관점의 차이는 있지만 둘 다 청년을 통해 한국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사회의 청년 담론으로서 밀레니얼 세대가 주목을 받는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사람들로,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가 일상화된 생활 속에 경제적으로는 저성장과 금융 위기를 겪은 세대를 말한다. 또한 1990년대 중후반에서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하는 담론으로 Z세대가 있다. 이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강한 개인주의 성향과 진보적인 사회인식 등 이전의 세대와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진다. 한국 사회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 또한 청년 세대들을 이해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 전개될 변화를 예측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일관계를 다루는 본 연구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시야에 두는 것 또한 같은 이유이다. 한국의 20, 30대들이 한일 역사문제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한국인들의 대일인식 현황을 알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향후 한국 사회의 주역이 될 세대들의 대일인식을 알아본다는 점에서 한일관계의 미래를 조망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본 연구는 EAI가 실시한 ‘한국인의 동아시아 인식조사’(2013-2019)의 일본군‘위안부’문제 조사 항목을 중심으로 한국 MZ세대의 인식과 태도를 분석한다. 한국인의 대일 정체성을 고려하면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대한 MZ세대들의 생각 또한 한국 사회의 다른 세대와 유사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한편 MZ세대만의 성향을 감안하면 일본군‘위안부’문제에서 다른 세대들과 구분되는 이들 세대만의 특징이 존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다음의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논한다. 첫째, MZ세대 일본군‘위안부’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의 외교 갈등 속에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15년의 위안부 합의 이후에는 절차적 공정성에 입각한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 관해서는 MZ세대를 제외한 다른 세대들도 같은 경향을 보였다. 둘째, MZ세대들은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재협상과 문제에 대한 관심의 지속성 측면에서 다른 세대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MZ세대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을 선호하고 있으며, 특히 Z세대는 가장 강력하게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대한수출규제 국면에서 다른 세대들은 무역 분쟁 해결을 우선시하는 반면 MZ세대는 일본군‘위안부’문제의 해결을 가장 중요시하는 등 문제의 해결을 지속적인 요구하고 있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지닌다. Ⅱ장에서는 연령효과(aging effect),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 기간 효과(period effect)를 중심으로 세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이론을 검토한다. Ⅲ장에서는 일본군‘위안부’문제 관련 조사 항목 중에 MZ세대에 해당하는 19-29세, 30-39세 항목의 결과를 분석한다. 2013-2015년까지 일본군‘위안부’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의 외교 갈등에 대해 밀레니얼 세대인 19-29세들은 어떻게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밝힌다. 그리고 2016년부터 시작된 위안부 합의 관련 조사 항목에서 19-29세, 30-39세들의 답변을 분석하여, 합의에 대한 MZ세대의 입장을 고찰한다. 이러한 여론 조사 결과 분석과 함께 문헌 분석을 병행하여 조사 결과가 나온 배경과 맥락을 살펴볼 것이다. Ⅳ장에서는 본론의 내용을 정리하고 한일 역사문제에 시사하는 점을 언급하겠다.

 


 

■ 저자: 윤석정_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 연구교수. 일본 게이오(慶應)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한일관계와 일본 외교이다. 최근 저서로는 "1965년 체제와 아베 정권의 보통의 한일관계 만들기: 12·28 합의, 강제동원 문제 사례를 중심으로" (2020), "아베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헌법해석변경과 일본의 정당정치: 7·1 각의결정 과정을 둘러싼 정당정치 동학" <국제·지역연구> (공저, 2019), "1990년대의 한일관계와 한일공동선언: 한일관계의 구조변동에 의한 탈냉전기 협력과 제도화 시도"<일본학보> (2019) 등이 있다.

 

■ 기획 및 편집: 오승희 EAI 수석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내선 202) seungheeoh@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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