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신정섭 숭실대 교수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의 투표행위를 분석하여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가 단순히 중앙정치의 대리전 혹은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만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통계분석 결과, 유의미한 숫자의 유권자들이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을 참고해서 투표 결정을 내리는 바,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최소한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만큼은 국회의원이 정치적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1. 들어가며

 

올해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는 전체 300석 중 254석을 지역구에서 단순다수제(single member district plurality)로 선출하였다. 약 85%의 국회의원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선출한 것이다. 단순다수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한 명의 후보를 선출하는 선거제도이다. 단순다수제는 쉽고 이해하기 편하며 지역 선거구 단위별 지역 대표성과 대표자의 책무성을 담보하는데 용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정당의 득표수와 획득 의석수 간에 불비례성이 높고 정치적 대표성에 있어 다양성이 약화된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정당의 득표수와 획득 의석수 간의 비례성이 낮아져서 시민들의 민의가 의회에서 잘 반영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지역구 의석 편중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점차 늘어났다. 민주화 이후 처음 실시된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지역구 의석 비율은 75%(299석 중 224석)였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약 85%로 10% 정도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비율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정치권의 이해타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아마 우리나라 국민들의 과반 이상이 비례대표 선출방식보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직접 선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출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이 비례대표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자를 직접 선출하여 지역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이렇게 선출된 대표자에게 직접적인 정치적 책무성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도 소수자 대표성이 약화되고 불비례성이 높아지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단순다수제가 비례대표제보다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 바로 국회의원 개인에 대한 정치적 책무성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구 국회의원 제도가 그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구 유권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의 재임 기간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기초하여 투표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 전제된다. 즉,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을 평가하여 잘했다면 해당 국회의원을 다신 신임하고 잘 못했다면 투표로 처벌을 하는 보상과 처벌의 원리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지역구 의원들에 대한 개별적인 평가보다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며, 정당선호도나 지역주의에 의해서 유권자의 투표선택이 결정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의 재임 기간 활동에 대한 평가가 지역구 국회의원선거 투표선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만약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현재의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의 정당성은 더욱 약화 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가 유권자의 지역구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면 현재의 지역구 중심의 선거제도의 존재의의가 뒷받침 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먼저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투표 결과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유권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권자의 지역구 의원에 대한 평가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투표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것이다.

 

2.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투표선택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는 개별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보다는 유권자의 정당에 대한 선호와 정부여당, 특히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성격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지역주의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영남과 호남의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동일한 정당의 후보가 지속적으로 당선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 개별 요인이 선거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직효과는 매우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결과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 될 수 있다.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평가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 전체 254석의 지역구 의석 중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61석을 확보하였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90석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지난 21대 총선과 비교해 보면,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63석의 지역구를 획득하였고, 미래통합당은 84석의 지역구 의석을 회득하였다. 그리고 정의당이 1석, 무소속이 5석을 획득하였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번 제22대 총선 지역구 선거결과는 비록 국민의힘이 6석의 의석을 더 얻기는 하였지만 제21대 총선 지역구 선거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당의 지역구 득표율 총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52.33%를 얻었고, 국민의힘은 46.29%를 얻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9.91%, 미래통합당이 41.46%를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정당 모두 지역구 선거에서 득표율이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선거만 보면 양당체제가 더 굳건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22대 총선은 지난 선거와 마찬가지로 지역주의 투표행태가 강하게 나타났는데, 더불어민주당은 총 38석이 걸린 호남(전북, 전남, 광주)에서 38석을 싹쓸이 하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총65석이 걸린 영남(경북, 경남, 부산, 울산)에서 59석을 획득하였다. 나머지 6석은 더불어민주당이 경남에서 3석, 부산에서 1석, 울산에서 1석을 획득하였고, 진보당이 울산에서 1석을 획득하였다.

 

현직효과를 살펴보면, 전체 254개 지역구 중 152개 지역구에서 기존의 현직 국회의원이 다시 재출마 하였다. 비율로 따지면 약 60%였다. 이 중 138개 지역구에서 기존 현역 국회의원이 다시 당선되었으며 14개 지역구에서는 기존 현역 국회의원이 탈락하였다. 비율로 보면 약 90%의 현직의원이 동일한 지역구에서 재출마하여 다시 당선되었다. 추가적으로 현직의원이 재출마 하지 않은 지역구를 포함하여 현직의원 소속 정당 후보의 당선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선거구 재획정으로 신설 및 병합되어 기존 현직자의 소속이 불분명한 지역구를 제외한 총 246개 지역구 중 219개 지역구에서 기존 현역 국회의원 소속 정당 후보가 재당선되었으며, 27개 지역구에서 현직 국회의원 소속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비율로 보면 약 90%의 지역구에서 현직 국회의원 소속 정당 후보가 다시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이번 선거는 기존 21대 의회의 지역구 판세가 크게 변하지 않고 많은 부분에서 반복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개별 유권자의 투표선택은 어땠을까? <표1>은 이번 EAI 22대 총선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유권자의 21대 총선 지역구 투표선택과 22대 총선 지역구 투표선택의 교차 비교표이다. <표1>을 보면 제21대 총선 지역구 투표선택과 제22대 총선 지역구 투표선택이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제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도 다시 동일한 정당에 투표한 경우가 많았다. 지난 21대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한 유권자 중 73.5%가 다시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였다. 반면에 지난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에 투표했던 유권자 중 84.7%가 다시 국민의힘에 투표하였다. 지역구 투표에 있어서는 지난 총선과 비교하여 더불어민주당보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투표선택이 좀 더 일관성이 있었으며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이탈이 조금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결과를 바뀌지는 않않았다. 한편 지난 총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의 경우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를 하지 않을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경우 지역구 투표선택의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에 따라 투표선택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가 지역구 투표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가 어땠는지 분석하고, 지역구 국회의원 평가와 투표선택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 볼 필요가 있겠다.

 

<표1>. 제21대 총선 투표선택과 제22대 총선 투표선택 비교

 

3. 유권자들의 지역구 의원 평가

 

유권자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상적인 대의민주주의라면 지역구의 유권자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이 자신을 잘 대표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주기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을 감시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나, 합리적 선택의 관점에서 보나, 지역구 유권자가 자신의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국회의원의 활동을 일일이 확인하고 평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표2>는 유권자들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기에 앞서, 유권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해서 얼마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하나의 사례이다.

 

<표2>. 지역구 현직의원 출마에 대한 응답자 답변과 실제 출마여부 비교

참고: 확인불가는 선거구 재획정으로 인하여 실제로 현직의원이 출마했는지 확인이 힘든 지역

 

이번 EAI 22대 총선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에게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을 물어보고 해당 지역의 현직 국회의원이 이번 22대 총선에 재출마 하였는지를 물어보았다. 사실 매우 간단한 질문이었으며,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투표선택 결정을 위해서는 당연히 알아야 하는 질문 이었음에도 전체 응답자 중 약 20%에 가까운 응답자가 ‘모른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약 5.5%의 응답자는 실제 현직 의원의 재출마 여부와 다른 응답을 하였다. 즉 전체 응답자 중에 약 25%가 자신의 지역구에 어떤 사람이 출마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구에서 투표한 응답자 4명 중 한 명이 후보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매우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모든 유권자가 정치에 관심이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지역구에 누구 출마하는지 잘 모르는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지역구 투표를 하지 않을 경우 누가 후보로 출마하였는지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에 누가 출마하였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불일치’와 ‘모름’ 응답자 중 약 80% 정도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를 하였다는 것이다. <표3>은 지역구 현직의원 출마에 대한 지식여부와 투표여부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지역구에 현직의원이 출마했는지 사실을 모른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80%가 투표를 하였다고 응답하였으며, 지역구에 현직의원이 출마한 사실을 틀리기 응답한 유권자 중 약 85%가 투표를 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유권자들의 상당수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즉 우리나라 유권자 중 약 20%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가 누구인지 모른 상태에서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표3>. 지역구 현직의원 출마에 대한 지식과 투표여부

 

그러나 약 20%의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투표에 참여 하였다고 해서 모든 유권자가 지역구 후보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나머지 80%의 유권자들 중에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를 단순히 중앙정치의 대리전으로 보지 않고 지역구 국회의원의 정치적 책무성을 담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시민들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를 기준으로 투표선택을 하는 유권자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전에 본 연구는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어떠한 분포를 가지고 있으며, 정파성에서 얼마나 독립적인지 알아보았다.

 

아래 <그림1>, <그림2>, <그림3>은 각각 서울, 대구/경북, 광주/전북/전남 지역에서의 지역구별 현직의원에 대한 평가 분포를 보여준다. 설문조사 표본의 제약으로 인하여 전체 254개 지역구에 대해서 지역구별로 충분한 숫자의 표본을 확보하지는 못하였다. 총 254개 지역구 중 응답자가 최소 1명 이상 있었던 지역구는 250개 지역구였으며, 응답자 비율이 가장 많았던 지역구는 “관악구갑”과 “용인시을”로 각각 15명이었다. 응답자가 없었던 4개 지역구는 “서초구갑”,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보령시서천군”, “해남군완도군진도군” 이었다. 지역구별 평균 응답자 숫자는 6명이었다. 지역구마다 표본의 숫자가 많지 않아 지역구별 현직 의원에 대한 평가 점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지역구의 현직의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어떤 지역구의 현직의원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는지는 본 연구에서 보고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지역구별 현직의원에 대한 평가가 얼마만큼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한 지역구 내에서도 현직의원에 대한 평가가 얼마만큼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하겠다.

 

지역구별 표본의 숫자가 적지만 대표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하여 아래 <그림1>, <그림2>, <그림3>에서는 지역구별 응답인원이 최소 8명 이상이며, 응답자의 정당선호가 특정 정당으로 쏠리지 않은 지역구만 포함하였다. 우선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강세가 유지되지만 비교적 중립적이며 지역주의 표심이 덜 한 서울 지역의 지역구별 국회의원 활동 평가를 살펴보면 <그림1>과 같다.

 

<그림1> 유권자의 지난 4년 간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평가 (서울)

 

<그림1>에는 총 14개의 지역구가 포함되었는데 남색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회활동에 대한 평가 점수 분포이고 붉은색은 지역구 국회의원의 지역구 활동에 대한 평가점수 분포이다. 각각의 평가 점수는 0점에서 10점 만점으로 측정되었다. 박스플롯(box plot) 그래프의 직사각형은 표본 하위 25%와 상위 25%를 제외한 중위 50%의 분포를 보여주며, 아랫수염은 최하점, 윗수염은 최고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직사각형 중간의 선은 중위값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구로구을”이나 “서초구을” 같은 지역구의 경우 다른 지역구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응답자들의 지역구 의원에 대한 평가가 높은 편이며, 평가분포 역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강남구병”, “관악구갑”, “노원구을”, “양천구을”과 같은 지역은 지역구 응답자들의 현직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의회활동과 지역구 활동에 대한 평가 유사한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2>와 <그림3>의 경우에는 지역주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과 광주/전북/전남 지역의 지역구별 현직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평가 분포이다. 흥미로운 것은 서울과 비교해서 오히려 두 지역의 지역구별 현직의원에 대한 평가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한 지역에서의 평가 역시 차이가 많이 나는 지역과 작게 나는 지역으로 다양하게 나누어 진다는 것이다.

 

이상의 결과를 통하여 우리는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의회활동 평가와 지역구 활동 평가가 지역별, 그리고 지역 안에서 유권자별로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 평가와 투표선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함에 있어 매우 주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가 유권자와 지역별로 충분한 차이가 있어야지만 지역구 국회의원 평가에 따라 투표선택에 차이가 있는지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2> 유권자의 지난 4년 간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평가 (대구/경북)

 

<그림3> 유권자의 지난 4년 간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평가 (광주/전남/전북)

 

다만 본격적으로 유권자의 지역구 평가와 지역구 투표선택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 평가가 얼마만큼 독립적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연구들에 따르면 유권자의 현직자 평가나 경제상황 평가는 독립적이거나 객관적이기 보다는 당파성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우려 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표4> 정당일체감에 따른 지역구 의원 지난 4년 의회활동 평가

 

<표5> 정당일체감에 따른 지역구 의원 지난 4년 지역구 활동 평가

 

<표5>는 유권자의 정당일체감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회 활동에 대한 평가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며, <표6>은 정당일체감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지역구 활동에 대한 평가와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유권자의 정당일체감은 유권자가 지역구 현직 국회의원이 소속된 정당을 선호하는 경우 ‘현직정당지지’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경우 ‘다른정당지지’로 정당선호가 없는 경우 ‘무당파’로 구분하였다. 일부의 우려와 마찬가지로 지역구 국회의원 활동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의 정당일체감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역구 현직 국회의원의 소속 정당에 정당일체감을 가지는 응답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지역구 현직의원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의 경우는 흥미롭게도 무당파나 다른 정당 지지자가 현직 의원 소속 정당 지지자보다 현직의원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흥미롭게도 무당파가 다른 정당 지지자보다 현직 국회의원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경우를 종합해 볼 때 유권자의 지역구 현직의원 활동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의 당파적 선호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상관관계 지수(gamma)가 <표4>와 <표5> 모두 아주 높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반 이상의 응답자가 자신의 정당일체감에 반하는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유권자의 지역구 의원 활동 평가가 완전히 당파적으로 오염되었다고 주장하기는 힘들다고 하겠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평가를 의회 활동과 지역구 활동으로 나누어서 물어보았다. 국회의원의 주요 활동이 크게 의회 활동과 지역구 활동으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그림 4>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 비중에 대한 유권자 인식

 

<그림4>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이 의회 활동과 지역구 활동 중 어느 부분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물어본 결과이다.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경우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은 의회보다는 지역구에 더 집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모름 및 무응답을 제외하고 19.30%만이 의회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하였으며, 21.92%는 중도적 입장, 58.78%가 지역구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4. 지역구 의원 평가가 지역구 선거 투표선택에 미치는 영향

 

이제 마지막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활동에 대한 평가가 지역구 선거 투표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활동을 긍정적으로 할 경우 현직 의원이나 현직 의원 소속 정당 후보에게 투표를 할 확률이 높아질 것인지를 살펴보았다. <표6>과 <표7>은 각각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회 활동과 지역구 활동에 대한 평가와 현직 국회의원 소속 정당 후보에 대한 투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표6>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회 활동 평가와 유권자 투표 선택 상관관계

 

<표7> 지역구 국회의원의 지역구 활동 평가와 유권자 투표 선택 상관관계

 

<표6>과 <표7>에서 모두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유권자 평가는 현직 의원 소속 정당 후보에 대한 투표선택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위에서도 지적 하였듯이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 평가는 정당일체감과 같은 다른 요인들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역구 국회의원 활동에 대한 평가가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정당일체감이나 이념성향,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와 같이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포함한 다변량분석(multivariate analysis)을 실시하여야 한다. <표8>은 이러한 변수들을 포함하여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binary logistic regression)을 실시한 결과이다. 의회 활동 평가와 지역구 활동 평가 변수를 하나의 모델에 동시에 포함하지 않은 것은 두 변수의 상관관계가 너무 높아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 의원에 대한 유권자의 지역구 활동 평가와 의정 활동 평가의 상관관계 지수(Pearson correlation r)는 0.848로 매우 높았다.

 

 

<표8> 지역구 현직 의원 소속 정당 후보에 대한 회고투표

참고: *P<0.05, **P<0.01, ***P<0.001

 

<표8>의 결과를 보면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회활동 평가와 지역구 활동 평가 모두 지역구 현직 의원 소속 정당 후보에 대한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유권자의 투표선택과 의원활동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당일체감이나 이념성햐, 대통령 국정운영평가와 같은 변수들을 통제하였을 때도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즉 정당선호, 이념성향,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평가 등이 동일한 경우 현직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수록 지역구 투표에서 현직의원이나 현직의원이 소속된 정당의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요 통제변수 중 정당일체감, 이념성향,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역시 유권자의 지역구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가 유의미한 변수로 나타난 것은 기존의 연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우리나라의 지역구 선거가 단순히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수단이 아닌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수단으로 유권자들에게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5. 나가며

 

그동안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선거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정치적 책무성을 묻기 보다는 대통령과 정당에 대한 평가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평가받아 왔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역시 이러한 중앙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강하게 나타난 선거라고 할 수 있다. 앞의 <표8>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투표선택에 정당일체감이나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거시적 차원에서 전체적인 선거결과는 정권심판론에 기초한 야당의 압승으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의 학계나 언론의 생각과 달리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가 단순히 중앙정치의 대리전이나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전체 유권자 중 약 20% 정도가 지역구 투표선택에서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투표에 참여하였지만 통계분석 결과 유의미한 숫자의 유권자들이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의 의정활동과 지역구 활동을 참고해서 투표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통계 검정결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정당일체감, 이념성향, 대통령 국정 운영평가와 같이 유권자의 국회의원 투표선택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변수들을 통제한 상황에서도 유권자의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즉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유권자가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할수록 현직자 혹은 현직자가 소속한 정당의 후보에게 다음 선거에서도 투표를 할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우리나라 유권자 중 유의미한 숫자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를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정치적 책무성을 담보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현재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가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책무성을 담보하는 제도로서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어떤 조건에서 어떤 유권자가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를 지역구 국회의원에 대한 투표선택에 유의미하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

 

참고문헌

길정아·강원택 (2020)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회고적 투표: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평가와 당파적 편향” 『한국정당학회보』 19(4): 101-140.

황아란 (2017) “국회의원선거와 현직의 직·간접적인 효과: 제20대 총선을 중심으로” 『한국정치학회보』 51(4): 123-146.

대한민국 헌정회 (https://www.rokps.or.kr/dataroom/data_05.asp)

뉴스민. 2023. “소선거구제 유지한다면 결선(선호)투표제 도입해야: ‘500인 회의 결정’,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2편” 6월7일. (https://www.newsmin.co.kr/news/89606/)

 


 

■ 저자: 신정섭_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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