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④ 21대 대선에서 윤석열 지지연합은 어떻게 분열되었는가?](../images/bg_tmp.jpg)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한국 민주주의: 위기, 분열, 그리고 재편] ④ 21대 대선에서 윤석열 지지연합은 어떻게 분열되었는가?
| 워킹페이퍼 | 2025-08-26
신정섭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Ⅰ. 서론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파면)으로 예정보다 2년이나 빠른 조기대선으로 치러지게 되었다. 불과 3년 전인 2022년 실시된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의 윤석열 후보는 전체 투표수 중 48.56%를 얻어 47.83%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재명 후보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 여파 속에서 치러진 조기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의 김문수 후보는 41.15%를 획득하는데 그쳤으며,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재명 후보가 49.42%를 얻어 제21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국민의힘은 20대 대선에서 16,394,816표를 획득하였는데, 21대 대선에서는 14,395,639표를 획득하여 지난 대선과 비교하여 약 13% 정도 적게 득표하였다. 21대 대선의 투표율이 79.4%로 20대 대선(77.08%)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 대선 대비 약 13% 정도의 득표수 감소는 단기간에 상당히 많은 유권자가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실시된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의 보수 몰락을 떠오르게 한다. 당시 보수 진영은 탄핵을 둘러싸고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되었으며, 탄핵은 대통령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실제로 보수 유권자들 중 진보정당으로 지지를 전환한 유권자는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강원택 2017; 송진미·박원호 2018; 장승진 2018). 이러한 현상은 이번 21대 대선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대선 결과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보수진영은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득표율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실제로 보수 유권자 중 진보정당 지지자로 변화한 숫자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장은 3년 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던 윤석열 지지연합(투표자 집단)의 분열을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의 주요 결정 요인 중 하나로 보고, 누가 왜 윤석열 지지연합으로부터 이탈하였는지를 분석하였다. 분석을 위해 본 논문은 동아시아연구원(EAI)이 21대 대선 직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서 실시한 <2025 한국인의 동아시아 인식조사> 설문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설문조사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성·연령대별 비례할당을 통한 표집을 통하여 2025년 6월 4일부터 5일까지 웹조사로 실시되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집 오차는 ±2.5%p였다. 전체 표본의 크기는 1,509명이며 응답율은 22.5%였다.
Ⅱ. 윤석열 투표자는 21대 대선에서 얼마나 이탈하였는가?
본 장은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국민의힘 이탈 유권자의 특성을 알아보기에 앞서, 실제로 윤석열 투표자 중 얼마나 많은 유권자가 투표선택을 변경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그림 1>은 이번 21대 대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20대 대선과 21대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1>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92.1%가 다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반면에,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76.8%만이 같은 정당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대선의 선거결과과 매우 박빙 (0.73%p 차이로 247,077표 차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각 진영의 유권자 이탈율은 이번 선거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20대 대선 투표선택 유권자별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렇다면 이번 21대 대선에서 이탈한 윤석열 지지자들은 누구에게 투표하였는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으나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이탈한 유권자 중 같은 보수계열 정당인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8.3%였으며, 진보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는 11.9%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로 투표선택을 변경한 11.9%의 수치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이번 대선에서 보수 진영 후보인 김문수 후보(3.8%)와 이준석 후보(1.7%)에게로 투표선택을 변경한 유권자 수를 합친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숫자라고 하겠다. 이러한 수치는 박빙이었던 지난 대선의 선거결과를 이번 대선에서 뒤바꾸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상황을 감안해 보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이번에 다시 보수 진영 후보인 김문수 후보(76.8%)와 이준석 후보(8.3%)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비율은 85.1%로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비율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과 비교하여 매우 높은 편이다. 2012-2017 패널데이터를 분석한 장승진(2018)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2017년에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32.65%에 그쳤으며,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중 26.53%가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보수 정당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한 맥락을 가진 19대 대통령 선거와 비교하여 이번 21대 대선에서의 보수 유권자 이탈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할 수 있다.
Ⅲ. 계엄과 탄핵은 윤석열 지지연합의 이탈을 불러왔는가?
19대 대선과 비교하여 이탈율이 적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양당제적 맥락에서 3년 만에 특정 정당 지지자 중 약 20% 정도의 유권자가 지지정당을 바꾸는 일은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분명 이러한 현상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이라는 정치적 사건들이 큰 영향을 준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은 기존의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그림 2>, <그림 3>, <그림 4>는 2024년 12월 3일 실시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그 이후 결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파면)결정에 대한 유권자의 태도를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그림 2>, <그림 3>, <그림 4>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비상계엄, 탄핵결정, 탄핵과정에서의 여당의 태도에 대한 응답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2>, <그림 3>, <그림 4> 모두에서 유사하게 윤석열 투표자 중 약 40% 정도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림 2>를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40%가 계엄이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답한 반면에, 약 45%가 계엄이 반헌법적/불법적 행위였다고 응답하였다.
<그림 3>을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47%가 탄핵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응답한 반면에, 약 37%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잘한 일이라고 응답하였다. <표4>를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였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약 42%가 여당(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에서 적극적으로 대통령을 지켰어야 한다고 응답한 반면에, 약 42%는 여당(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에 대해 반성하고 받아들여야 했다고 응답하였다. 계엄과 탄핵에 대한 이러한 응답을 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의 의견이 계엄과 탄핵이라는 이슈를 중심으로 크게 갈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 윤석열 대통령의 작년 12월 3일 계엄에 대한 의견
<그림 3> 윤석열 대통령 탄핵(파면)에 대한 의견
<그림 4>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여당(국민의힘)의 행태에 대한 의견
<그림 2>, <그림 3>, <그림 4>를 보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윤석열 후보 투표자들의 태도가 분열되어 있으며, 약 40% 정도의 윤석열 후보 투표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상반된 태도가 21대 대통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림 5>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계엄에 대한 의견과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5>는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이 비상계엄에 대한 의견에 따라 21대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하였는지를 보여준다. 비상계엄에 대한 의견은 총 5단계 리커트 척도로 물었는데 ‘매우 정당한 권한 행사였다’고 응답한 경우에는 98.4%가 김문수 후보에게, 1.6%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비상계엄이 반헌법적/불법적 행위였다’고 강하게 생각할수록 줄어들었는데, ‘비상계엄이 매우 반헌법적/불법적’이라고 응답한 유권자 중에는 46.2%만이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35.2%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18.6%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그림 6>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탄핵에 대한 의견과 21대 대선 투표선택
이러한 현상은 <그림 6>의 탄핵결정에 대한 태도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표6>에 따르면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들 중 ‘탄핵결정이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응답한 유권자의 98.7%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에 대한 투표 비율은 탄핵결정이 잘 한 결정이라고 하는 방향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는데, ‘탄핵이 매우 잘 한 결정’이라고 응답한 유권자의 경우 36.4%만이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39.0%는 이재명 후보에게, 24.6%는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계엄과 탄핵에 대한 윤석열 투표자들의 입장 차이가 투표선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비상계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탄핵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윤석열 투표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경향이 높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비상계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고 탄핵결정에 대해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유권자 중 각각 46%와 37%에 달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것을 보여주어 진영 간 양극화가 심각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Ⅳ. 지역, 이념, 세대, 이슈로 본 윤석열 투표 이탈자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이번 21대 대선에서 국민의힘을 이탈한 유권자들은 분명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사건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 사건 이외에도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에 영향을 준 요인들 역시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지난 20대 대선과 달리 이번 21대 대선에서는 보수 진영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라는 두 개의 정당으로 나누어져 경쟁을 하였기 때문에, 보수 진영 내에서도 유권자들이 다양한 요인에 따라 투표선택을 달리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본 논문은 지역, 이념, 세대, 이슈에 따라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났는지 분석하였다.
지역, 이념, 세대, 이슈는 한국정치에서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요인들이다. 특히 지역주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데, 그 영향력의 크기가 선거의 맥락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한국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이다(문우진 2017; 장은영·엄기홍 2017; 윤광일 2020; 윤지성 2023). 이념은 한국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있어 지역주의 다음으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념이 한국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강원택(2003) 이후 많은 연구들이 한국 유권자의 투표선택에 있어 이념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있다(이갑윤·이현우 2008; 조성대 2015; 강원택·성예진 2018). 마지막으로 세대와 이슈 역시 2000년대 이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하였는데, 이전 세대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386세대라는 민주화 운동 세대에 대한 주목을 시작으로(강원택 2003; 박원호 2012; 노환희·송정민 2013), 최근 20대의 보수화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최종숙 2020; 우인범·장승진 2023). 따라서 본 논문은 이러한 기존연구에 기초하여 지역, 이념, 세대, 이슈에 따라 어떤 유권자가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지지연합으로부터 이탈했는지 살펴보았다.
우선 지역적 관점에서 <그림 7>은 지역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21대 대선에서 이탈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은 광주/전라였는데, 기존 윤석열 투표자의 52.6%만이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다음은 강원/제주로 70%의 윤석열 투표자가 다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그 다음은 대전/충청으로 75.5%의 윤석열 투표자가 다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전통적인 보수정당 지지 지역인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지난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약 20% 정도가 이번 21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비율은 서울과 인천/경기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이번 선거에서 영남권 보수정당 유권자의 이탈율이 높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호남이나 충청, 강원과 비교하여 서울과 경기도의 보수정당 지지 유권자의 이탈율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림 7> 지역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8>은 이념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예상대로 자신을 진보라고 규정한 유권자 집단에서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이탈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자신을 진보라고 규정한 응답자의 56.3%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40.6%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반면에 자신을 보수라고 규정한 유권의 86.5%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5.8%만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고, 7.7%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중도층에서는 61.9%가 김문수 후보에게, 25.4% 이재명 후보에게, 12.7%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투표자 중 중도층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일반적인 예상대로 보수적인 윤석열 투표자일수록 21대 대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았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진보적인 유권자일수록 이번 21대 대선에서 이탈할 확률이 높았다.
<그림 8> 이념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9> 세대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9>는 세대별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어린 세대일수록 이탈자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에 나이가 많을수록 다시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다. 더 나아가 젊은 세대의 경우 국민의힘을 이탈하여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는데, 세대가 올라갈수록 이준석 후보보다는 차라리 진보 후보인 이재명 후보로 지지를 변경한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보수로 분류되는 이준석 후보가 보수 진영에서도 젊은 세대에 크게 지지를 받는 반면에, 중장년층에게는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보수 진영 내에 세대에 따른 분열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다음으로 윤석열 투표자의 이탈에 영향을 미친 주요 이슈로 본 장은 부정선거 이슈와 젠더 이슈에 주목하였다. 부정선거 이슈는 보수 진영 내에서도 극우와 온건 보수를 가르는 이슈라고 할 수 있으며, 젠더이슈는 개혁신당과 국민의힘을 가르는 이슈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0>은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나 선거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진술에 대한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준다.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 중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나 선거조작이 있었다고 생각할수록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수록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다.
한편 <그림 11>은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불이익이나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진술에 대한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을 보여준다. 주목할만한 점은 해당 진술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할수록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반대로 동의한다고 한 경우에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아졌다. 한편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외하고는 80% 내외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림 10> 부정선거에 대한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그림 11> 젠더 이슈 태도에 따른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Ⅴ. 다변인 통계분석
본 장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중 어떤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에서 이탈하였는지를 분석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위에서 살펴본 주요 요인들은 계엄 및 탄핵에 대한 입장, 지역, 세대, 이념, 그리고 부정선거와 젠더문제에 대한 태도였다. 각각의 변수들이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위에서 개별적으로 살펴보았으나, 좀 더 엄격한 통계적 분석을 위하여 해당 변수들을 모두 포함한 통계분석 모델을 추정해 보았다. 종속변수의 특징을 고려하여 통계검증 모델은 다항로짓(multinomial logit) 모델을 사용하였다. <표 1>은 해당 통계모델의 결과를 보여준다.
<표 1>에서 표본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이며, 다항로짓 모델의 준거집단은 “김문수” 후보에 대한 투표선택이다. “이재명” 열에 있는 회귀계수들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와 비교하여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특징을 보여주며, “이준석”열에 있는 회귀계수들은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와 비교하여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특징을 보여준다. 먼저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특징을 살펴보면, 계엄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일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으며, 자가규정 이념이 진보적일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또한 부정선거에 대한 입장에서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생각할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았다. 반면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을 준거집단을 할 때 서울에 거주하는 유권자들이 이재명 후보보다 김문수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표 1>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모델(다항로짓 모델)
[표 1] 20대 대선 윤석열 투표자의 21대 대선 투표선택 모델(다항로짓 모델)
|
모델 1 |
||
이재명 |
김문수 |
||
계엄에 대한 입장 |
903 (.213)*** |
.889 (.204)*** |
|
이념 |
-.651 (.131)*** |
.005(.141) |
|
세대 |
18-29 |
준거집단 |
준거집단 |
30-39 |
.216 (.812) |
-1.428 (.603)* |
|
40-49 |
-.004 (.783) |
-2.109 (.696)** |
|
50-59 |
-.051 (.788) |
-2.083 (.711)** |
|
60세 이상 |
-.759 (.754) |
-3.615 (.764)*** |
|
거주 지역 |
서울 |
-1.423 (.680)* |
.075 (.764) |
인천/경기 |
-.654 (.628) |
.080 (.733) |
|
대전/충청 |
-.365 (.767) |
-.155 (1.061) |
|
광주/전라 |
.620 (.987) |
1.786 (1.223) |
|
대구/경북 |
준거집단 |
준거집단 |
|
부산/울산/경남 |
-.843 (.698) |
.117 (840) |
|
강원/제주 |
-.827(.892) |
-.199 (1.228) |
|
부정선거에 대한 입장 |
-.925 (.254)* |
-.476 (.228)* |
|
젠더 이슈에 대한 입장 |
-.230 (.185) |
.378(.191)* |
|
남성 |
.200 (.377) |
.612 (.522) |
|
Constant |
2.041 (1.836) |
-4.237 (2.041) |
|
표본수 |
476 |
||
McFaddem’s R2 |
.414 |
참고: 로짓모델의 준거집단은 “김문수”, *P<0.05, **P<0.01, ***P<0.001
한편, 이준석 후보의 경우에는 계엄에 대한 입장이 부정적일수록 김문수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았으며, 세대별로는 20대가 다른세대와 비교하여 김문수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이념이나 지역의 경우는 이준석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선택에 있어 크게 중요한 요인이 아니었다. 이슈에 있어서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부정이 없었다고 생각할수록 김문수 후보보다는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았으며, 젠더이슈에 있어 여성차별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진술에 동의하지 않을수록 김문수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윤석열 지지에서 이탈한 유권자들이 자신의 투표선택을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에게로 변경한 이유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통적으로는 계엄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부정선거 주장을 믿지 않는 윤석열 투표자들이 국민의힘 후보인 김문수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이재명 후보나 이준석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이탈자들은 젠더이슈에 대한 태도나 세대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Ⅵ. 나오며
본 장은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례 없는 정치적 환경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지지연합(투표자 집단)의 분열 양상과 그 정치적 이탈 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지난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중 약 20%가 이번 제21대 대선에서 투표 선택을 변경하였으며, 그중 진보 진영으로 이동한 비율은 약 12%에 불과하였다. 이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 간의 정치적 양극화가 한국 정치에서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최근 대통령 선거가 양당 구도에서 근소한 득표율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임을 감안할 때, 전체 유권자의 12%가 불과 3년 만에 진영을 완전히 전환한 현상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러한 규모의 이탈은 선거 결과를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수준의 정치적 재편을 의미하며, 이는 윤석열 지지연합 내부의 결속력이 일정 부분 균열되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윤석열 지지자의 이탈은 단순한 정치적 피로감이나 일시적 전략투표의 결과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탄핵이라는 정치적 위기가 촉발한 가치·이념적 균열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통계 분석 결과, 계엄에 대해 부정적이고 탄핵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유권자일수록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편, 윤석열 지지에서 이탈한 유권자의 향방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진보진영인 이재명 후보로 이동한 집단은 진보 성향이 강하고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특성을 보였으며, 비슷한 보수진영인 이준석 후보로 이동한 집단은 주로 20대 청년층으로, 젠더 이슈에서 반(反)페미니즘적 태도를 나타냈다. 이는 동일한 ‘윤석열 이탈자’라도 정치적 재배치의 경로가 상이하며, 각 경로가 서로 다른 정치·사회적 의제와 결합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첫째, 탄핵과 같은 정치적 위기는 단일한 정치 진영 내부에서도 해석과 반응의 다원성을 드러내며, 이는 선거 시 지지연합의 해체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둘째, 동일한 이탈 현상이라도 배후 동기와 가치 지향에 따라 재편 양상이 다르므로, 정당은 단순한 ‘이탈 방지’ 전략을 넘어 세분화된 유권자 집단에 맞춘 차별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본 연구는 단일 시점의 설문자료에 기반하였기에, 장기적 추세나 사건 발생 이전의 잠재적 균열 요인을 충분히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패널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치적 충성도의 변화를 종단적으로 추적하고, 계엄·탄핵과 같은 고강도 정치 사건이 유권자 정체성과 정당 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제21대 대선에서 나타난 윤석열 지지연합의 분열은 단순한 선거 패배가 아니라, 정치적 위기와 가치 균열이 중첩된 구조적 사건이었다. 이는 위기 상황이 진영 내부의 이질성을 어떻게 표출시키고, 궁극적으로 정치 지형의 재편을 촉발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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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신정섭 _숭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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