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 워킹페이퍼] 2022 대통령의 성공조건 시리즈: ① 서론_대통령의 성공을 위한 세 가지 조건
ISBN 979-11-6617-291-5 95340
민주화 이후 한국은 7인의 대통령을 배출하였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들은 실책을 거듭하며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퇴임 이후 대체로 불행한 말로를 보냈다. 현 대통령의 경우도 그리 후한 점수를 받고 퇴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022년 대선을 앞둔 지금, 대통령의 실패는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반복되는 대통령의 실패를 바라보며 『 2022 대통령의 성공조건 』 집필진은 ‘대통령은 왜 실패하는가’에 주목하게 되었다. 국민에게 굳게 약속 한 일이 실행에 옮겨지지 않거나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나는 등 대통령이 저지르는 실패는 왜 반복되는가? 어떤 상황이 대통령을 훨씬 더 쉽게 실패하게 만드는가? 이 책의 집필진은 실패의 역사를 분석하여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는 조건을 찾고자 한다.
이 책은 실패하는 대통령의 세 가지 조건을 들고 있다. 첫 번째 실패조건 은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의 문제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란 표현처럼 국가권력은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고 청와대가 그 권력을 행사한다. 제1부가 다루듯이 거대한 행정부 조직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의회와 정당이 무력화되는 현실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오늘날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이 저지르는 여러 실패는 권력의 독점에 따른 의사결정 문제와 실행 문제로 귀결된다. 이러한 실책으로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빠르게 실망으로 바뀌고 대통령의 권위는 엄청난 손상을 입게 된다.
두 번째 조건은 날로 심화되는 국내 정치 분열과 진영 대결 구조이다. 한국 정치는 정치적, 이념적 양극단으로 나뉘어 대결하고 있고, 중간층/중도층은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양극화는 진영 논리를 부추겨 대통령의 주요 정책 추진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한다. 주요 정책은 국회에서 정치적 교착과 마비 속에서 표류하거나 날치기로 통과되어 정당성에 상처를 입는다. 제2부가 지적하듯이 대통령은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의회에서 합의 기반을 넓히고 내각을 통해 협치하는 대신 지지 기반을 결속시켜 여론을 움직이고 사법부와 권력기구를 정치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오히려 정파적 대결을 부추기곤 한다. 결과적으로 정치적 분열과 대립이 깊어지면서 정책의 효능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대통령이 다루어야 하는 업무의 복합성과 불확실성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혁명에 따라 산업은 복잡다기하게 진화하고 있고, 저출산 고령화와 기후변화의 충격이 사회적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미중 전략 경쟁과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세계 질서 재편 흐름은 어려운 전략적 선택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정부의 역량이 따라가려면 대통령의 리더십이 막중하다. 대통령은 자신이 이끌어가는 거대하고 복잡한 정부기구를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며, 대통령 곁에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포진해야 한다. 제3부에서 보듯이 대통령이 정부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무능한 수장이 되거나 독선과 아집으로 정부를 지휘하는 경우 실패의 가능성은 커진다.
이렇듯 대통령의 실패조건을 뒤집어 말하면 성공조건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세 가지 성공조건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권력을 나누어야 성공한다. 차기 대통령은 스스로 청와대에 집중된 권력을 내각과 여당, 국회에 적절히 분산하여 배분해야 한다.
둘째, 분열된 국민을 통합해야 성공한다.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국회에 합의 기반을 넓히고 내각을 통한 야당과의 협치로 화합과 공생의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
셋째, 전문성과 실행 능력을 갖추어야 성공한다. 대중과의 소통과 이벤트 등을 통해 좋은 인상과 영감을 주는 것보다 정책 추진 능력이 중요 하다. 대통령은 정부 내 조직들의 역량과 한계를 면밀히 파악하고 그들의 지식과 자산을 극대화하여 이끌어가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은 권력 집중에서 분산으로, 정치적 분열에서 통합으로, 소통과 이벤트에서 전문성과 실행 능력으로 혁신적 전환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비로소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
■ 저자: 손열_ EAI 원장,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박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원장과 언더우드국제학부장, 지속가능발전연구원장, 국제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하였고, 도쿄대학 특임초빙교수, 노스캐롤라이나대학(채플힐),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방문학자를 거쳤다.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2019)과 현대일본학회장(2012)을 지냈다. Fullbright, MacArthur, Japan Foundation, 와세다대 고등연구원 시니어 펠로우를 지내고, 외교부, 국립외교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자문위원, 동북아시대 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공분야는 일본외교, 국제정치경제, 동아시아국제정치, 공공외교 등이다. 최근 저서로는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9, with T. J. Pempel),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South Korea under US-China Rivalry: the Dynamics of the Economic-Security Nexus in the Trade Policymaking,” (The Pacific Review 2019(32):6), 『위기 이후 한국의 선택: 세계 금융위기, 질서 변환, 한국의 경제외교』(2020), 『BTS의 글로벌 매력이야기』(2020, 공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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