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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과 품질

  • 2021-10-29
  • 강우창

ISBN  979-11-6617-257-1 95300

[편집자 주]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 (Varieties of Democracy Institute) 연구결과에 의하면 민주화 이후 한국 선거의 공정성과 자유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도적 변화 속에서도 꾸준히 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였으며, 국회나 정부보다 비교적 높은 국민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강우창 고려대 교수는 한국은 기본적으로 높은 국가 역량(state capacity)을 가지고 있고, 관료제의 역량(bureaucratic capacity) 역시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수준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량 분석을 바탕으로 신민주주의 국가들이 한국 민주주의 경험을 활용할 때 고려해야 할 전략을 제시합니다.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arieties of Democracy Institute)에 따르면 민주화 이후 한국 선거의 공정성과 자유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 그림 1은 1948-2020년 사이에 한국의 선거 품질(푸른색, ‘Election free and fair’)과 한국의 선거민주주의 지수(빨간색, ‘Electoral Democracy Index’)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1948년 제헌 선거 이후 약 40여 년간 선거품질과 민주주의 지수 모두 큰 변화가 없었으나, 1987년 직선제 개헌을 계기로 선거의 공정성과 자유도가 크게 상승했으며, 선거민주주의 지수 역시, 과거에 비해서는 크게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한국의 선거품질 변화 1948-2020

 

선거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은 크게 구조, 제도, 행위자의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구조적인 요인에는 경제발전, 정치 사회적 균열, 지정학적 위치 등이 있다. 제도적인 요인으로는 권력의 분립을 뒷받침하는 헌법적, 법률적 기반과 선과과정을 관리 감독하고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법부와 관리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 행위자 차원에서는 정부와 야당의 정치 엘리트, 시민사회 및 미디어 등의 역량과 전략적 선택이 선거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지지한 정당이나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했는지, 패배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유권자가 느끼는 선거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은 비교적 낮은 수준의 불평등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 갈등이 존재하긴 했으나, 사회 구성원 간의 폭력적인 대립과 갈등, 혹은 내전을 야기할 정도의 심각한 종교적, 인종적, 문화적 갈등은 부재했다. 또한, 민주화 이후 김영삼 정부(보수)에서 김대중 정부(진보)로, 노무현 정부(진보)에서 이명박 정부(보수)로, 박근혜 정부(보수)에서 문재인 정부(진보)로의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야당은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으로 성장했고, 이는 관제동원을 어렵게 함에 따라 선거품질 향상에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었다. 마지막으로 선거관리 역량이 성장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림 2는 한국의 선거관리능력을 보여준다. 선거의 자유도와 공정도 향상이 한국선거관리위원회의 자율성과 역량 변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 한국선거관리위원회의 자율성과 역량 변화 1948-2020

 

한국은 기본적으로 높은 국가 역량(state capacity)을 가지고 있고, 관료제의 역량(bureaucratic capacity) 역시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특히 주민등록제도는 선거 때마다 투표할 수 있는 유권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등록해야 하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와 비교할 때, 유권자 명부 파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선거관리의 토대가 되어 왔다. 이 글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한국 선관위의 역량을 선거관리위원회의 헌법적, 법률적 지위, 조직의 역량, 그리고 그 구성원들의 역량과 동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I. 선거관리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

 

선거 과정(electoral process)은 “일반적으로 선거의 전체 주기를 고려하여 선거법 제정, 선거구 획정, 선거일정 확정, 선거권자 확정, 정당 등록, 후보자 등록, 선거운동관리, 선거권자에게 선거 정보의 제공, 선거비용 내지 정치자금 관리, 투표관리, 개표 및 집계, 선거 결과의 확정, 분쟁의 해결” 등을 포함한다(음선필, 2015). 따라서 선거관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적 선거가 이뤄지도록 선거과정을 집행하고 감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선거관리기구가 선거과정 중 어떤 부분을 관리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가는 개별 국가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 선관위가 담당하는 역할은 선거인명부 작성과 감독, 정당 및 후보자 등록, 선거운동, 투표, 개표 및 집계를 통한 선거 결과 확정 등을 포함한다. 반면, 선거법과 선거구 획정의 문제는 국회의 권한이며, 선거 관련 쟁송은 원칙적으로 법원의 사법권에 속한다.

 

선거는 국민의 의사에 따라 행정부와 입법부를 재편하는 과정이다. 선거관리는 선거과정과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거관리가 정파적 이해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경우,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킨다. 따라서, 선거관리는 행정부를 포함한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독립된 기구에 의해 이뤄져야 하며, 해당 기구는 선거인명부 작성에서, 결과 확정에 이르는 방대한 과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행정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한국 헌법은 선거관리위원회 외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선거에 관한 사무는 행정부에 설치된 ‘선거위원회’가 관장했다.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대한 역사적 반성으로 제3차 개정헌법에서는 정부, 법원, 국회로부터 독립된 헌법 기관인 ‘중앙선거위원회’를 설치했다. 이후 1972년 헌법을 제외하고, 헌법이 개정될 때마다, 중앙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1960년 제3차 개정헌법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구성 방식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조직, 권한 등에 관한 사항은 법률에 위임하였다. 그러나, 이후 권한, 임기, 정치적 중립성, 신분보장, 규칙 제정권, 각급 선관위와 행정기관에 관계 등의 내용도 헌법에 포함되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상징적, 선언적으로 규정한 것을 넘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활동의 근거를 헌법에 마련하여 실질적인 독립성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선관위의 권한을 헌법 차원에서 규정한다 하더라도, 그 구성과 운영을 법률 차원에 맡겨 둘 경우, 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선거결과에 따른 정치세력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헌법에 규정된 한국 선관위의 권한과 직무는 다음과 같다.

 

제114조

①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선거관리위원회를 둔다.

②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3인, 국회에서 선출하는 3인과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 한다.

③ 위원의 임기는 6년으로 한다.

④ 위원은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

⑤ 위원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한다.

⑥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선거관리ㆍ국민투표관리 또는 정당사무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으며,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내부 규율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⑦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직ㆍ직무범위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115조

① 각급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인명부의 작성 등 선거사무와 국민투표사무에 관하여 관계 행정기관에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지시를 받은 당해 행정기관은 이에 응하여야 한다.

 

제116조

① 선거운동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하에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② 선거에 관한 경비는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

 

II. 선거관리 위원회의 조직 역량

 

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직원의 채용, 승진, 임용, 전보를 독자적으로 관리하여 인사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 인사혁신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원은 2,867명이며, 현원은 3,085명이다. 행정부(1,078,516)나 사법부(17,751)와 비교하면 인원수가 적지만, 이는 정규직 직원만을 반영한 수치이다. 표 1은 선거 품질 프로젝트가(Electoral Integrity Project)가 2016년 수행한 ‘선거교육과 역량 훈련(Electoral Learning and Capacity Training)’ 데이터에 나타난 각국 선거관리기구 조직의 규모를 비교하여 나타낸다. 표 1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중 가장 많은 정규직원을 보유한 국가는 멕시코(1만 5천여 명)이다. 그다음으로 이라크(4천여 명), 파나마(3천여 명), 한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선거기간 동안 임시로 고용되는 인원수를 살펴보면, 한국은 100만 명 이상을 고용하는 아프가니스탄과 태국, 인도네시아(55만여 명), 케냐(30만여 명), 탄자니아(25만여 명) 다음으로 많은 인원인 20만여 명을 선거 당시 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은 무료 자원봉사자에게는 거의 의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각국 선거관리위원의 인적규모

Country

Permanent staff

Additional staff
(hired during election time)

Additional staff
(from other gvt during election time)

Does EMB use unpaid volunteers during elections

Afghanistan

455

1155859

0

Never

Argentina

80

100

35

Never

Bahamas

18

10

75

Never

Bhutan

171

126

126

Never

Cambodia

300

7000

200

Rarely

Canada

328

231

1

Never

Costa Rica

900

300

0

On a regular basis

Cote d'Ivoire

301

537

60000

Rarely

Dominica

5

800

4

Occasionally

Ghana

2000

1000

 

On a regular basis

Guam

14

330

30

On a regular basis

Guinea

25

2442

684

Occasionally

Indonesia

40

547073

0

Rarely

Iraq

4000

300

100

On a regular basis

Kenya

868

300000

0

Never

Rep. of Korea

2800

200000

0

Rarely

Kyrgyzstan

164

30

7000

Rarely

Malawi

280

90000

30

Never

Maldives

60

4800

3900

Never

Mexico

15000

65000

0

Never

Mongolia

30

20000

10000

Never

Mozambique

500

48000

170

Rarely

New Zealand

106

18018

11

Never

Palestine

100

200

0

Rarely

Panama

3000

1000

200

On a regular basis

Peru

150

100

50

Never

Rwanda

50

75000

0

On a regular basis

Samoa

45

10

1500

Never

Sao Tome and Principe

32

54

Occasionally

Senegal

14

18163

11972

Never

Sierra Leone

200

40000

0

Never

Suriname

19

700

10

Never

Tanzania

143

250000

43

Never

Thailand

2000

1000000

2000000

Never

Zimbabwe

490

100

100000

Rarely

 

흥미로운 사실은 한국을 제외하면, 정규직 혹은 임시직 수에서 상위에 있는 국가들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 멕시코의 경우, 임시직은 약 6만 5천여 명을 고용하는데 그치고 있으며, 임시직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정규직의 수는 455명 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 상시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행정부와 입법부 선거관리를 위한 임시직을 비교적 많이 고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한국 선거관리위원회의 제도적 및 조직적 역량은 선관위가 상시업무와 선거관리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 선관위는 2005년, 산림조합, 농협, 축협, 수협 조합장 선거 위탁관리가 법제화된 이래로 민간주식회사 주주총회, 국립대학총장선거, 새마을금고 임원선거, 그리고 공공단체를 비롯하여 아파트 조합장 선거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거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평시 선거관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거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나아가 한국 선관위는 2014년부터 사전투표를 도입하여, 유권자들이 거주지와 지역구에 관계없이 전국 어디에서나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투표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한국 선관위는 전자개표를 도입함으로써 개표와 공표를 공개적이고 신속한 방식으로 수행하여 선거 사후 발생할 분쟁의 가능성을 줄여 왔다. 가령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 및 개표는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선거 결과는 10시간 이내에 공표되고 있다.

 

다음으로 표 2는 선관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에 대한 선관위 구성원들의 자체 인식을 보여준다. 한국 선관위는 독립성 측면에서, 아프가니스탄, 코스타리카와 더불어 100점을 기록했으나, 전문성의 측면에서는 부탄, 말라위, 멕시코, 페루에 이어 80점을 기록했다. 다른 선관위들과 비교할 때, 선관위 스스로의 자체 역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선거 품질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캐나다와 네덜란드의 경우, 독립성과 전문성이 비교적 낮게 나타난 반면, 독립성과 전문성 수치가 높은 멕시코나 부탄의 경우, 선거 품질에 대한 평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뉴질랜드와 캐나다의 선거관리 기구 직원들이 스스로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평가함에 있어 멕시코나 부탄의 직원들에 비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최재동·조진만 2020).

 

<표2> 각국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평가

Country

INDEPENDENT

PROFESSIONAL

Afghanistan

100

60

Argentina

20

60

Bahamas

0

60

Bhutan

80

100

Cambodia

40

0

Canada

20

40

Costa Rica

100

80

Cote d'Ivoire

20

80

Dominica

80

40

Ghana

60

60

Guam

20

20

Guinea

20

40

Indonesia

60

60

Iraq

60

60

Kenya

60

80

Rep. of Korea

100

80

Kyrgyzstan

20

60

Malawi

80

100

Maldives

80

40

Mexico

80

100

Mongolia

20

80

Mozambique

40

60

New Zealand

40

80

Palestine

20

60

Panama

80

60

Peru

80

100

Rwanda

20

40

Samoa

40

60

Sao Tome and Principe

40

20

Senegal

80

40

Sierra Leone

60

80

Suriname

0

40

Tanzania

60

80

Thailand

40

60

Zimbabwe

60

60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성에 대한 긍정적인 자기 평가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역사적 경험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창설 이듬해인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은 각 부처 연두 순시를 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순시하려고 하였으나, 사광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행정부의 장이 헌법상 독립기관을 방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박정희 대통령의 위원회 방문을 거절했다. 또한, 1988년 동해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이회창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공명선거에 대한 강력한 의지 표명의 일환으로 당시 선거에 출마했던 5명의 후보와 선거사무장 전원을 검찰에 고발하였다. 이는 선관위 역사상 최초로 후보자를 고발한 사례였으며, 이후 공정한 선거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언론과 여론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독립성을 실현하는 데 있어, 선거관리위원회의 법적, 제도적인 토대뿐 아니라 선거관리기구 구성원의 적극적인 의지 또한 중요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III. 공정한 선거

 

정치기구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국민들이 신뢰의 대상이 되는 정치기구가 국민들이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를 반영한다. 선관위에 대한 신뢰도는 선관위의 활동에 대한 유권자들의 주관적 평가이다. 따라서, 선관위가 선거 품질의 제고에 기여한다는 인식이 형성될 때, 선관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이러한 신뢰도는 추후 선관위가 선거과정에서 관리 감독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림 3> 한국선거관리위원회 활동의 공정성 평가 (%)

 

선관위에 대한 한국민의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조진만·김용철·조영호(2015)에 따르면,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선관위에 대한 신뢰는 71.4%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에 치러진 세계 가치 조사에서 국회에 대한 신뢰도가 24%, 정당에 대한 신뢰도가 26%, 행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46%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선관위에 대한 신뢰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은 선거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벌인 감시, 단속 활동의 공정성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을 나타낸다. 2007년에 치러진 17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61%가 선거관리위원회의 활동이 공정했다고 응답했다. 18대 대선의 경우,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약 52%가 선관위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18대 총선의 경우도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는 72%가 선거관리위원회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작년에 있었던 21대 총선에서는 긍정평가 응답자의 비율이 76%까지 올라갔다.

 

IV. 자유의 제약

 

공정한 선거를 만들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의 자유, 특히 선거운동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공직선거법 제58조는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규정하고, 선거운동의 기간, 선거운동의 주체, 선거운동의 방법, 심사기준 등 선거운동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정하고 있다(조영승 2018). 특히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기간과 허용되지 않는 기간,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과 할 수 없는 사람, 허용되는 선거운동과 허용되지 않는 선거운동을 규정하는 등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는 복잡하고 세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고, 유권자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에 대한 욕구가 증가함에 따라 공직선거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규제 중심의 선거관리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어 2021년 보궐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는 일반인 유권자가 일간지에 게재한 야권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 광고와 여성단체가 진행한 “보궐선거 왜 하죠” 캠페인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현행법은 선거일 18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시설물과 인쇄물을 통해 특정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지지·추천·반대 입장 표명, 정당명이나 후보자 이름과 사진, 또는 그것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게시·배부·설치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는데 지면 광고와 현수막이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018년 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는 17,101개의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삭제를 요청한 바 있다. 삭제 사유를 분석한 한 시민단체는 단속 대상이 된 인터넷 게시물이 주로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 인용하거나 후보자 자질 검증 등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게시물들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단속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1]

 

이러한 비판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에 관한 결정들이 “후보자 간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선거의 공정성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2] 이는 공직선거법이 선거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이 대체로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려온 헌법재판소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헌법 제116조 제1항은 선거운동에서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공직선거법 제1조는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과거 315 부정선거에 대한 반성이 독립된 헌법 기관으로서 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는 계기가 되었던 만큼 자유와 공정 중 공정에 선거관리의 초점이 맞춰져 왔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공직선거법에 대한 위헌소원이 제기될 때마다 헌법재판소는 과열된 선거운동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고, 후보자들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불균형으로 인해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방지하고, 관건, 흑색선전과 비방, 폭력 등에 의해 선거의 공정성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을 때 공직선거법에 의한 선거운동의 제한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으로 판시해왔다(김일환·홍석환 2014).

 

그러나 민주화 이후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안착되고, 선거문화 개선 및 국민의 정치의식이 충분히 향상됨에 따라 지나치게 세세한 규정을 토대로 한 규제 위주의 선거관리가 시대적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지난 4월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설물·인쇄물의 게시·첩부·배부 등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90조와 제93조 1항 폐지를 통해 정치적 의사표현을 확대하고자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한 5월에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 기간을 확대하고, 국민의 정당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시·군당' 설치를 허용하되 과거의 폐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자금을 더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 법 개정으로 이어질 경우 선거과정에 대한 유권자의 참여가 활성화되고, 정당과 후보자들이 보다 다원화된 정치적 경쟁과 책임성을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V. 세계민주주의 지원

 

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와 한국 민주주의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이들의 전반적인 선거관리 역량을 향상시키고,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필요한 민주주의의 가치와 규범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2014년에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Association of World Election Bodies: A-WEB) 창설을 주도하고, 그 본부를 한국 송도에 설치한 바 있다. 협의회에는 2021년 현재 전 세계 108개국, 118개 선거관리기구(Election Management Bodies)가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은 창설을 주도한 국가로서 재정지원을 포함하여 협의회 운영 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협의회는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 UNDP), 민주주의와 선거지원을 위한 국제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Democracy and Electoral Assistance: International IDEA), 민주주의연구소(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 등 선거관리분야의 국제기구 및 시민단체들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신생민주주의 국가들의 선거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거관리능력증진 프로그램(Election Management and Capacity Building Program)은 선거관계자들이 선거관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함양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정보통신기술에 관한 특별연수 프로그램(Specialized Training Program on ICT)은 선거관리 제도와 운영에 있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선거 관계자 방문 프로그램(Election Visitor Program)은 선거관계자들에게 다른 국가의 선거관리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관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각국의 선거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선거제도를 이해하고, 더 나은 선거관리기법을 공유, 확산할 기회를 제공하여, 각 국가의 상황에 맞는 선거관리제도를 모색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VI. 결론

 

이 글에서는 한국 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 선거의 품질 향상에 어떻게 기여해 왔는가를 밝히고자 했다. 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강한 국가역량과 관료제의 토대 위에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받아 왔다. 또한, 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나라의 선거관리위원회와 비교할 때, 선거관리를 위해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비교적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선관위 구성원들은 제도적 변화 속에서 선관위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이는 선관위가 국회나 정부와 비교할 때, 비교적 높은 신뢰를 유지하고 활동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 민주주의가 성숙하고, 국내정치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한국이 민주주의 성공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 민주주의 증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다음과 같이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째, 규제중심의 선거관리에서 벗어나 선거운동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화 이행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관권, 금권에 의한 선거개입에 대한 우려로 인해 공직선거법과 그에 근거한 선거관리위원회의 활동은 선거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우선순위를 두었다. 그러나 사회가 다원화됨에 따라 시민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기존 공직선거법에서 허용되는지 혹은 제한되는지의 여부를 명확하게 판별하기 어려운 다양한 방식의 선거운동이 등장했다. 그 결과 법이 정하는 방법으로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의 선거운동 규제가 갖는 실효성은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금지되어야 할 사항들을 명시하되 법에 저촉되지 않는 활동들은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선거관리로 전환하여 정당과 후보자가 자유로운 선거활동을 통해 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유권자는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정치자금의 수입 및 지출 명세 상시 공개 등을 통해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강화하여 국민의 알 권리와 참정권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선거와 민주주의의 품질은 시민문화(civic culture)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유권자들이 민주시민으로서의 의식과 능력을 함양하고, 사회전반에 걸쳐 시민문화가 자리잡을 때, 선거와 민주주의의 품질 또한 향상될 수 있다. 2차 세계 대전 이전의 독일은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가장 뿌리 깊게 자리잡은 국가 중의 하나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후 헌정 개혁과 교육 개혁을 실행하면서 1970년대에 이르러서는 독일의 시민문화가 미국을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온 바 있다.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시민문화가 형성되고 민주주의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한국 유권자의 시민의식과 한국의 시민문화 또한 과거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지만, 한국 민주주의가 새롭게 직면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범람이나, 정치적 양극화 등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디어리터러시와 정치리터러시를 포함하는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연구와 교육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경험들은 한국 민주주주의가 신생 민주주의 국가와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신생민주주의 국가의 경우 부족 간, 종교 간 갈등이 투표가 아닌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선거와 투표의 가치, 대화와 타협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함양할 수 있는 민주시민 교육을 통해 시민의식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신진 민주주의 국가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은 선거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해 왔으나, 앞으로는 일반 국민들까지 그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셋째, 한국민주주의 경험과 성과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 동안 한국에서는 선거법, 정당법, 선거관리 등 세부분야에 대한 연구들은 비교적 활발하게 축적되어 왔지만, 선거거버넌스에 대한 종합적, 정치적, 실증적 관점의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계는 물론 선거관리위원회, 연구재단 싱크탱크 등 여러 기관들의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 민주주의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통계자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국회의원 및 입법과정과 관련된 자료는 국회에서, 선거과정 및 선거결과에 관한 자료는 선관위에서 생산하고 있으나,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개 및 소통할 수 있는 체계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해외 원조 과정에 대한 자료구축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이다. 2020년 8월 데이터3법이 시행된 이래 비식별 처리 과정을 거친 행정정보를 활용하는 연구들이 보건, 의료, 금융 등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을 선거와 정치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넷째, 한국의 민주주의 경험을 토대로 세계 민주주의 발전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법률적 토대와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을 통해 국제사회의 민주적 거버넌스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은 서로 다른 주체들에 의해 개별적, 분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민주주의 원조에 관한 법률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보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세계선거관리위원회의 예산감축으로 인해 위원회의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위축되었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정적인 재원조달은 지속적인 지원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다섯째, 제3의 국제기구나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NGO 및 지원대상 국가 시민사회와의 네트워크 구축과 파트너십 확장이 필요하다. 선거관리는 각 국가의 정치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민주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해당 국가의 법적 제도적 개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국 정부나 외국 정부가 지원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효과적인 지원 사업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는 국제기구 및 NGO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원 사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현지 시민사회와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신생 민주주의 국가의 경우, 시민사회의 역량 또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지원대상국의 시민사회가 민주적 거버넌스의 다양한 문제들을 발굴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

 


 

참고문헌

김일환·홍석한. 2014. “선거운동 규제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 미국헌법연구 25(1). 31-63.

음선필. 2015. “선거관리위원회의 헌법상 지위와 역할.” 홍익법학. 16(1). 219-249.

조영승. 2018. “선거운동의 자유의 보장체계에 관한 소고 – 헌법적 근거와 보호영역을 중심으로.” 공법학연구. 19(2). 155-183.

조진만·김용철·조영호. 2015. “선거품질 평가와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신뢰.” 의정연구 21(1). 165-196

최재동·조진만. 2020. “선거관리위원회의 제도와 조직, 그리고 선거품질: ELECT 데이터를 활용한 경험적 분석. 의정논총. 15(2): 145-170.

Dahl, Robert A. 1998. On Democracy. New Haven &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1] 참여연대. https://www.peoplepower21.org/Politics/1451265 (검색일: 2021/9/7)

[2] 선거관리위원회 https://m.nec.go.kr/site/nec/ex/bbs/View.do?cbIdx=1090&bcIdx=144141 (검색일: 2021/9/7)

 


 

저자: 강우창_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뉴욕대학교 (New York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예일대학교 동아시아 연구단 박사후연구원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비교정치, 선거, 정치행동 등이다. 최근 논저로는 "Envy and Pride: How Economic Inequality Deepens Happiness Inequality in South Korea" (2020, 공저), "The Liberals Should Pray for Rain: Weather, Opportunity Costs of Voting and Electoral Outcomes in South Korea" (2019), "The Corruption Scandal and Voter Realignments in the 19th Presidential Election in South Korea" (2019,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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