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은 일본을 북한에 이어 두 번째로 ‘군사적 위협이 되는 국가’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법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시민단체 겐론(言論)NPO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상호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양 기관이 함께 참여했고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졌다. 조사는 한국의 경우 전국의 19세 이상 남녀 1004명, 일본의 경우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5∼6월 실시(한국은 면접조사, 일본은 설문지 보내 회수)됐고 신뢰수준은 95%, 오차범위는 ±3.1%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국에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국가나 지역’을 묻는 질문(2개 복수응답)에 한국 응답자의 46.3%가 일본을 꼽았다. 북한(83.4%)이란 응답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조사 결과보다 2.4% 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순위상 지난해 2위였던 중국(39.6%)을 앞질렀다. 일본인의 경우 한국이 군사적으로 위협이 된다는 응답은 15.1%로 북한(72.5%) 중국(71.4%) 러시아(29.0%)에 이어 네 번째였다.
양국이 느끼는 상대국에 대한 호감도는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에 비해 일본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다소 개선된 반면, 일본인이 느끼는 한국에 대한 인상은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응답자 중 70.9%는 ‘일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해 지난해 대비 5.7% 포인트 줄었다. 일본 응답자 중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보다 17.1% 포인트 높아진 54.4%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일 관계가 악화됐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63.2%, 일본인은 68.1%였다. 향후 한·일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한국인의 39.4%, 일본인의 22.7%에 달했다. 한·일 관계의 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양국 모두 ‘독도 문제’를 압도적으로 꼽았다. 한국인의 92.2%, 일본인의 68.9%가 이같이 응답했다.
조사를 주관한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장은 “한국의 역사 문제에 대한 강력한 비판에 일본 내에서 반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구도 야스시 겐론NPO 대표는 “국민감정이나 인식이 언론 보도에 의존하면서 조장·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가까운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직접적 교류가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