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李 호감보다 尹 향한 분노로 투표”…외신 평가 이유 봤더니

  • 2025-06-07
  • 매일경제 (한수진 기자)

계엄 사태 이후 심화된 정치양극화
NBC “尹 탈당해도 김문수에 분노”
NYT “비상계엄 가장 큰 수혜자 李”
양극화 인식조사서 野 비호감 68.7%
계엄 4년 전 조사보다 20.9%P 증가

6·3 대선으로 국가원수의 궐위 상태는 해소됐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등을 겪으면서 극심해진 정치 양극화가 그 중 하나다. 미 NBC 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서도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이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NBC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유권자들은 이 대통령에 대한 친밀감보다 윤 정부에 대한 분노로 투표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권자들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분노를 표출했다”고 분석했다.

또 리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교수의 ‘그의 승리는 특별한 정책 제안 덕분이라기보다는 윤 전 대통령의 몰락의 결과’라는 발언을 인용하며 “계엄령은 수십년간 군부 독재 통치를 했던 한국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진보와 보수의 양극화도 악화시켰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비슷한 시각을 제시했다. 뉴욕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 비상계엄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 대통령이었다”고 짚었다.

이같은 외신들의 평가는 12·3 계엄 이후 심화된 정치적 양극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 양극화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68.7%가 국민의힘이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계엄 이전인 4년 전 조사보다 20.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2025 양극화 인식조사’는 12·3 계엄 이후인 지난 1월 22~23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1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같은 이유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줄곧 국민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보복’ 우려에 대해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임을 예고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에는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고 헌정 질서를 통째로 부정한 최악의 중대 범죄자, 내란 사범에 대한 수사·처벌을 정치 보복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으로 조사와 처벌을 통째로 면제해 보려는 잔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면이 안 되고, (계엄에) 성공해도 언젠가는 단죄돼 (감옥에서) 못 나온다고 생각하면 쉽게 (계엄을) 했겠는가”라며 “이번에는 최소한 그렇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일축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 4일 취임식에서도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이제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합당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전 정부를 겨냥한 법안 처리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5일 본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해병대원 특검법 등을 처리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주권자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에 부여된 책무를 따박 따박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