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아침햇살] 4대강 사업의 날개 ‘이재오’

  • 2010-07-26
  • 편집국장 고하승 (시민일보)
이명박 정권이 6.2 지방선거에서 혹독한 매를 맞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 강행’ 때문이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중앙일보>··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가 지난 달 3~5일 전국의 유권자 패널 904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를 실시한 결과, 6.2 지방 선거의 '한나라당 패배, 범야권 승리'의 원인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잘못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이 대통령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왔다.

 

특히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었다는 데 대해 공감한다는 응답은 65.6%로 공감하지 않는다(33.5%)는 응답의 두 배에 가까웠고, '심판론'에 공감한다는 응답자 중 74.5%는 '세종시나 4대 강 사업 등을 독단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정권이라면, 4대강 사업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했어야 옳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의 태도는 그야말로 안하무인이다.

 

특히 ‘4대강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법도 원칙도 없다.

 

우선 정부가 4대강사업의 공사비 가운데 무려 79억 원을 불법 전용해 홍보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환경부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비용에서 일부를 떼어 내고, 국가하천정비 운영비와 정책기획연구운영비 등에서도 일부를 떼어내 4대강 사업 홍보비로 써 버렸다.

 

이는 국가재정법 46조에 위배되는 불법적 행위다.

 

그렇다면, 정부는 왜 이런 불법적 행위를 하는 것일까?

 

현명한 국민이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의 좋은 점만을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주입시켜, 찬성을 이끌어 내기 위한 수단으로 홍보비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내년 4대강 사업 예산에 홍보비를 더 올려달라고 요구할지도 모른다.

 

국민들의 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들지 않고, 어떻게든 국민들의 생각을 바꿔 놓겠다는 ‘놀부 심보’가 결국 예산불법전용 사태를 불러 온 것이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4대 강 사업을 하면서 토지 보상비를 원래 예산안 보다 무려 2배가 넘게 전용을 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실제 민주당이 낙동강 4대강사업 추진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김해지역을 방문했을 때, 너무나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다.

 

낙동강 인근의 농사를 짓고 있는 농지 보상비가 평당 500만원이나 됐다는 것이다. 평당 500만원 씩 주고 토지를 매입해서 거기에 생태공원을 만든다는 것.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웬만한 택지에 버금가는 보상비가 김해 농지 보상비로 지급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자면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고, 당연히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을 정부는 어떻게 만들어 낼까?

 

불가피하게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내는 방안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실제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4대강 하천관리를 명분으로 내세워 수도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즉 수돗물에 취수 부담금이라는 이른바 ‘취수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

 

정말 분노가 치밀 일이다.

 

당초 수자원공사가 경제성이 없는 4대강 국책사업에 무려 8조원의 어마어마한 돈을 단기간에 투입하도록 만들 때, 국민들은 굉장히 우려를 많이 했다.

 

그렇지 않아도 수자원 공사의 부채가 2조원 가량이나 되는데, 4대강 사업에 8조원, 경인운하 사업에 2조원 등을 더 투입하게 되면 수자원공사는 빚더미에 올라앉을 수밖에 없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수도요금을 대폭 올려 서민들의 주머니를 강탈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당시 정부는 “수돗물 값 오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결국 그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 되어 가고 있지 않는가.

 

그저 4대강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만 하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을 일시에, 전면적으로 추진하다보니 이런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있는 것이다.

 

정말 걱정스런 것은 이게 끝이 아니라,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더 큰 문제들이 언제 또 다시 터질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만에 하나 ‘4대강 전도사’라고 불리는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금배지라도 달게 된다면 어찌 될까?

 

이것은 4대강 사업에 날개를 달아 주는 격 아닐까?

 

정말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