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9일 EAI는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해외 기관들의 지원 사례를 청취하고, 민주주의 제도 확립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민주주의 확립과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국내외 참석자들은 선거의 완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한국의 사례에 비추어 정책적 함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본 행사에는 미 국제민주연구소(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NDI)와 민주주의진흥재단(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 NED), 아시아자유선거네트워크(Asian Network for Free Elections: ANFREL)의 해외 참석자들과 여야 국회의원 및 학계, 정부 기관, 시민단체 등 한국 측 선거 행정전문가들이 참석하였습니다.
• 일시: 2022.11.29(화) 오전 10:30 – 오후 12시 (한국 시간)
• 패널: 맨프리 싱 아난드(Manpreet Singh Anand) 국제민주연구소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 이사, 브라이언 조셉 (Brian Joseph) 민주주의진흥재단 프로그램 담당 부회장, 샨다니 와타왈라(Chandanie Watawala) 아시아자유선거네트워크 소장
• 토론자: 김세연 전 국회의원, 김승열 세계선거기관협의회 고문, 김영배 21대 국회의원, 민선영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 이웅용 인천시 연수구 선관위 사무국장, 조영호 서강대 교수, 조정훈 21대 국회의원, 허석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허은아 21대 국회의원
• 사회자: 강우창 고려대 교수,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 시니어펠로우
I. 후원 기관의 전략 및 구조: 민주주의진흥재단 (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 NED)
(1) 민주주의진흥재단의 창립 역사와 후원 구조
NED는 1984년 설립된 비영리 기구이며 독립적인 이사진들로 운영되고 있으나 미국 의회승인을 거쳐 국고를 지원받고 있다. NED 설립에는 전 세계에 민주주의와 인권을 전파하고자 하는 미국 정부의 강한 의지가 뒷받침되었다. NED는 미국 민주주의 연구소(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NDI), 국제공화주의연구소(International Republican Institute; IRI), 국제노동연대 미국 연구소(American Center for International Labor Solidarity; AFL-CLO)에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NED는 정권과 관련 없이 민주화라는 단일 목표의 사명을 가지고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민주주의 관련 논의에 있어 의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조성된 기금의 절반은 기술적 프로그램 작업 착수에 쓰이며 나머지는 민주주의 발전 기구, 여성, 아동, 소수자 인권 보호 단체 및 독립 언론 등 비정부 기구들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2) 민주주의와 거버넌스를 지원하는 미국 정부 기관의 역할
NED 자금은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 운영된다. 이 예산에는 경제 개발, 공중 보건, 식량 안보, 민주주의 및 거버넌스 발전을 위한 기금이 포함되어 있다. NED의 모든 사업 수행 및 이행은 의회의 감독을 받으며, 구체적으로는 의회 의원들과 위원회, 특히 외교 위원회의 감독을 받는다. 미 의회는 해외 민주주의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틀을 설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러한 정책 실행을 위해 여러 미국 정부 기관에 자금을 할당하고 행정부가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감독한다.
미국 국무부는 지역 관료, 대사관, 현지 대사들과 마찬가지로 외교적 개입의 중심에 있다. 당국이 민주화, 거버넌스, 노동권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미 국무부는 이러한 목표를 실제로 수행하는 단체에 자금을 할당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국제개발처(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USAID)는 미국 정부 내의 독립적인 기관으로, 단순히 지원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국제 및 지역 조직이 프로그램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직접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II. 기술적 재정적 지원: 미국 민주주의 연구소 (National Democracy Institute: NDI)
(1) NDI의 주요 업무와 지원 유형
NDI는 보조금 지급을 위해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한다. 이러한 보조금은 정당 발전, 입법 강화, 부패 청산, 소외계층 지원, 정보 청렴성 증진, 선거 감시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NDI는 전 세계에 서울을 포함 50개 이상의 사무국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 실행기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사업을 수행해 나가고 있다. 지역 기관들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략적 의사소통, 업무 및 구성원 지원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2)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한국에 주어진 과제
민주주의 증진은 국가안보전략, 개발 의제 및 국가 공약의 일부로 통합되어야 한다. 이러한 가치는 단독으로 추진되기보다 국가의 우선 순위 목표를 위한 기본 원칙으로 기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한국은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수행함으로 민주적 가치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해야 한다. 한국은 역동적인 민주주의 발전 사례와 교훈을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는 신생 민주주의 국가에게 공유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의 개발원조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계획될 향후 프로젝트들은 협력적으로 진행되거나 보다 광범위한 민주적 목표 해결을 위해 확장될 수도 있다.
Ⅲ. 아시아 지역에서의 공정선거 지원: 아시아 자유선거 네트워크(Asian Network for Free Elections; ANFREL)
(1) 아시아 자유선거네트워크의 주요 활동
민주주의의 후퇴는 아시아 민주주의와 선거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지역 내 권위주의 국가들은 억압적인 법을 부과하고, 시민 사회, 언론을 통제하며 장악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선거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는 곳들도 있다. ANFREL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25년 넘게 선거 민주주의의 진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ANFREL은 지역 전역의 여러 국가에서 권위주의를 반대하는 연대 운동에 의해 형성되었으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시민부정선거 감시단 활동을 촉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ANFRL은 선거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력 강화, 아시아의 민주적 침체에 대한 캠페인을 펼치며 민주적 정부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2) ANFREL에 대한 타 민주주의 협력 기관의 지원 (NED, NDI)
NED는 전 세계 민주주의 기관들의 성장을 위해 수년간 주력해 왔으며, ANFREL에 핵심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ANFREL과 긴밀히 협력하는 또 다른 미국 기관은 NDI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3) 아시아 민주주의와 한국의 역할에 대한 제언
한국 정부는 아시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이자 선진국 중 하나로, 스스로가 민주 국가로서의 모범적인 예시이다. 그렇기에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원하는 미국 사례를 참고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의 지원은 아시아 지역 및 지역 시민 사회 단체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Ⅵ. 질의응답
(1)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김세연 전 의원은 한국이 산업화, 민주화를 한 세대 안에 이루었음에도 민주주의 보급 확산에 있어서는 여전히 국내적인 시각에 머물러 있다며 한국의 국회부터 이런 사명을 인식하여 민주주의 확산을 위해 다른 국가, 기관들과 함께 협력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민주주의와 인권 보장과 같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은 특정 국익과 충돌할 수 있는데, 이때 어떤 제도적 방안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영배 의원은 민주주의, 자유, 인권과 같은 가치들을 이웃 나라, 이웃 시민들과 나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전 세계에서 분단된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사실이 한국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나누는 데 있어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앞으로는 자유와 인권을 확장하고, 지속가능성, 기후, 인권, 자유와 같은 미래 가치에 있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경험을 나누고 시민들과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경우 자치단체나 지방의회, 시민 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한 만큼 정부가 그 단체들을 지원하고,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활발히 교류할 수 있도록 촉진할 방안에 대해 제언한다. 아울러, 한국의 국회가 나서서 동아시아 혹은 이웃에 있는 정치권과 민주적인 교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기관과 기구를 구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국회가 독립적으로 정치적인 교류와 협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맨프리 싱 아난드(Manpreet Singh Anand) 국제민주연구소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맨프리 싱 아난드 국제민주연구소아태지역 담당국장은 민주주의에 대한 지원은 단순히 정부 대 정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시민 사회 조직, 독립 미디어, 입법부, 소외된 그릅 등을 통한 사회 전체의 지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미국 의회가 주도하는 하원 민주주의 파트너십을 예로 들며 한국 국회가 이처럼 아시아 주변의 다른 입법 기관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데 앞장설 것을 제안한다. 엄청난 분쟁 이후에도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국가를 향한 열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민주주의 제도는 위협받고 있을지 몰라도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는 줄어들지 않고 있음을 강조한다.
(2) 민주주의로의 과정
조정훈 시대전환 국회의원
조정훈 의원은 세계은행에서 10여 년 동안 근무하면서 나이지리아와 같은 나라들이 민주적인 변화를 겪는 것을 도왔고,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 민주주의에 관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불완전하고, 전 세계 민주주의 시스템 중 그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때문에 민주주의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을 멈출 수 없다고 말한다. 조정훈 의원은 민주주의는 목적지가 아닌 과정이라며, 민주주의 원칙이 잘 지켜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서유럽, 아시아 국가들의 국회의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에 대해 제안한다.
브라이언 조셉(Brian Joseph) 민주주의 진흥재단 프로그램 담당 부회장
브라이언 조셉 프로그램 담당 부회장은 미국의 두 정당이 국내 문제에 협력하는 것은 어려움이 수반될 수밖에 없지만, 민주주의 지원에 대한 지지는 초당적 협력 분야 중 하나라며 미국에 형성되어 있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강조한다. 또한, 한국이 완벽한 민주주의 국가는 아닐지라도 세계 여느 나라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며 모든 나라들이 진정한 민주화 이륙을 위한 여정에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샨다니 와타왈라(Chandanie Watawala) 아시아자유선거네트워크 소장
민주 정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소되거나 다른 나라로 추방되는 경우들이 존재한다. 샨다니 와타왈라 소장은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다른 권위주의 정부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민주주의 가치 확산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맨프리 싱 아난드(Manpreet Singh Anand) 국제민주연구소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
맨프리 싱 아난드 아태지역 담당 국장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대해 설명하며 한국이 전 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 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앞장설 능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3)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언
김승열 세계선거기관협의회 고문
김승열 고문은 현재 그가 속해있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의 경우 연간 5억~10억 원에 불과한 자금으로 119개 회원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현행 한국 법상 비정부 국제기구가 지원받기 힘든 현실에 대해 설명한다. 선거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해야 민주주의를 이룰 수 있는 만큼 한국 정부가 선거민주주의를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해당 협회들에 더 많은 기여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
이웅용 인천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이웅용 사무국장은 한국에 뛰어난 정보력에 비해 부족한 예산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기관들이 많다고 말한다. 예산을 배정받기 위한 자세한 설명 자료가 굉장히 부족하다며 예산을 어떻게 신청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이드북 제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선거 지원 사업은 적어도 10년 동안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장기 프로젝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선영 참여연대 간사
민선영 간사는 개발도상국에 경제 제도가 도입되는 것과 유사하게 민주주의 성취 수준이 조금 낮다는 이유만으로 민주주의 가치가 국가에 강제로 주입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참여연대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와 기업의 권력 남용을 면밀히 감시하는 등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과 사회경제적 개혁에 국민의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해 앞장서 왔다며 시민들이 선거, 후보자 또는 정당에 대해 직접 평가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선거 공약 이행을 평가하는 방안에 대해 제시한다.
허석재 국회입법조사관
허석재 입법조사관은 국회가 민주주의, 자유, 인권 등 보편적 가치 증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의 경우 여러 정당을 기반으로 하는 기관들임에도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을 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보편적 가치를 위해서는 협력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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