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25호] 세계인의 세계화와 경제인식
[2] 냉담한 세계, 외로운 미국 :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세계의 평가
"중국의 국제 영향력"에 한ㆍ미ㆍ일 국민 과반수가 부정적 평가
곽소희(EAI 여론분석센터 연구원)
□ 중국의 국제 영향력"에 한ㆍ미ㆍ일 국민 과반수가 부정적 평가
중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국가의 대외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을까? BBCㆍEAIㆍ한국리서치가 전체 34개국의 17,5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국이 세계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49%가 긍정적으로, 30%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 실시한 동일한 설문조사결과(긍정적 영향 42%, 부정적 영향 32%)보다 다소 우호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이 설문조사는 현재 국제사회의 심각한 인권문제로 대두된 티벳유혈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의 조사임을 감안하면 이 시점에서 다시 동일한 조사를 실시할 경우 그 결과에 변동이 예상된다.
2003년부터 대외정책의 기조로서 중국이 표방한 화평굴기(和平崛起)는 국제사회의 중국위협론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지속적으로 평화적인 다자외교를 통한 부드러운 힘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EU(45%), 북미(47%) 등지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의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한국ㆍ미국ㆍ일본은 국민의 과반수(한국 50%, 미국 54%, 일본 59%)가 중국의 영향력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중국 외교부에 적지 않은 당혹감을 안겨줄 것 같다. 왜냐하면 중국이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가장 주력하는 대외정책 중 하나가 아시아 지역 내 중국의 지도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이와 관련해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국들이 바로 한 ㆍ미ㆍ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의 미국에 대한 반미여론은 2006년 이후 점차 완화되어 절반보다 적은 46%로 나타난 반면, 미국은 여전히 과반수이상의 반중여론이 우세하다. 일본과도 역사 인식의 갈등, 영유권 및 에너지 분쟁 등으로 인해 일본 내 중국에 대한 반중 여론이 조사국가들 중 독일(대중국 부정적 평가 59%)과 함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 아프리카ㆍ호주ㆍ중동은 우호적 여론이 우세
그러나 중국의 ‘화평굴기’ 대한 국제여론이 비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65%)와 아랍에미리트(66%)를 비롯한 중동, 그리고 호주(60%)에서 중국의 국제영향력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함으로써 중국의 자원외교가 성공적인 실효를 거두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중국정부가 2006년을 아프리카의 해로 선정할 만큼 적극적인 외교 공세를 펼쳐 온 아프리카는 대중국 긍정 평가에서 2006년보다 12% 상승한 65%를 나타냈다. 이는 중국이 아프리카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2000년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발족 이후 채무탕감, 차관제공, 인프라구축 등의 지속적인 경제지원을 함으로써 아프리카에서의 이미지를 제고시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중동, 그리고 철광석, 아연, 니켈 등이 풍부한 호주도 중국에 대해 경제적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한 우호적 여론을 보여주었다. 작년에 비해 호주의 대중국 긍정적 평가는 17%나 높아진 수치를 보여줘 중국이 호주의 자원수출 상대 교역국으로서 주요한 역할을 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얼마 남지 않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은 현재 국제사회의 모든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08년을 정점으로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중국으로서는 티벳사태 해결과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여부가 중국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제고시키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그렇기에 어느 때보다 중국의 대내외적 정치 수완이 요구되는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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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NK 북중러 삼각관계 시리즈] 북·러 관계 강화와 중국: 지정학적 시각에서
전재우 | 200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