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20대 대선의 주요 두 정당 후보가 정치적 아웃사이더였기에 두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 이슈와 같은 외부적 요인에 따라 쉽게 변동하였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투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슈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와 후보자의 도덕성 관련 이슈를 언급하며, 이슈의 영향력이 유권자의 거주 지역과 투표 선택, 후보자에 대한 지지 여부 및 호오도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고 분석합니다. 아울러, 저자는 주요 후보자들의 향후 국정 운영과 같은 전망적 기대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가 투표 선택과 승자를 결정지었다고 총평합니다.

2022년 대통령 선거는 여러 가지 면에서 그 이전의 선거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무엇보다 특이했던 것은 주요 두 정당의 후보가 모두 정치적 아웃사이더였다는 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기초단체장인 성남시장과 광역단체장인 경기지사를 역임했지만 중앙 정치 경험이 없고 국회의원 경험도 없다. 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까지의 검찰 경험만 있을 뿐 정치 관련 이력이 전혀 없다. 이런 이유로 인해 두 후보 모두 이전의 후보들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충성스러운 지지자들을 갖지 못했다. 지역주의에 기반한 김영삼, 김대중은 말할 것도 없고, 이른바 386 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노무현, 박정희 세대의 지지를 받은 박근혜, 그리고 친노 지지층에 기반한 문재인과는 다른 경우이다.

 

이로 인해 두 후보의 지지율은 상황에 따라 쉽게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즉 선거 운동 기간 중 이들 두 후보의 지지율은 선거 이슈와 같은 외부적 요인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았다. 그런 점에서 이 보고서는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이슈가 미친 영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어떤 이슈가 투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까? [표 1]에서 보듯이, 선거 운동 기간에 제기되었던 다양한 이슈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나타났다. 31.1%의 응답자가 1순위로 부동산 문제를 들었으며, 1, 2순위 응답을 합친 비율도 3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즉, 40%에 가까운 유권자에게 부동산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영향을 미친 이슈는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관련된 이슈들이었다. 1순위 응답을 기준으로 볼 때 ‘윤석열 부인의 허위경력, 주가조작 논란’이 14.2%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고, 1, 2순위 응답을 합한 비율도 26.4%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1, 2순위 합을 기준으로 세 번째는 대장동 특혜 의혹이었는데, 1순위는 9.8%였지만 2순위 응답은 14.4%로 합해서 24.2%였다. 부동산 이슈 다음으로는 두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과 관련된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에 대한 응답률 합계 10.1%와 형수 욕설 등 이재명 후보 자신의 도덕성 논란에 대한 응답률 21.2%까지 고려하면, 이재명 후보와 가족의 도덕성 논란은 55.5%가 된다. 또한 윤석열 후보가 TV 토론 때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나와 생겨난 무속 논란의 응답률 합계 15.3%를 더하면 윤 후보에 대한 도덕성 논란의 비율은 41.7%로 높아진다.

 

결국 두 후보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투표 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합산한 비율에서 보듯이 도덕성 이슈는 이재명 후보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했다. [표 2]에서 보듯이 이재명 투표자 중에서 후보의 도덕성을 보고 찍었다는 응답은 1.4%에 그쳐, 20.2%의 윤석열의 경우와 큰 대조를 보였다. [표 2]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이재명 후보의 경우 소속 정당을 보고 찍었다는 응답이 5.9%에 그쳤고, 후보의 능력과 경력이라는 개인적 요소를 중시했다는 응답이 63.1%로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윤석열 투표자는 소속 정당을 보고 찍었다는 응답이 15.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즉, 부동산 이슈와 각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 관련 이슈가 선거 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는 선거 운동 중 두 후보가 집권 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제시하는 거대담론의 제시 없이 세분화된 맞춤형 공약이 제시되었다는 점과도 관련 있어 보인다.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는 1, 2순위 응답 18.6%로 부동산이나 도덕성 논란 이슈에 비해 높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와 달리 북한 이슈가 사실상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거다. 투표일 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여러 차례 했지만 ‘북풍’의 효과는 사실상 전무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1순위 응답은 불과 0.4%에 그쳤고 1, 2순위를 합쳐도 2.3%였다. 오히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응답의 합계가 3.9%로 북한 미사일 발사보다 높았다.

 

[표 1]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친 이슈

이슈

1순위

2순위

1, 2 순위 합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31.1

7.8

38.9

윤석열 안철수 후보 단일화

11.5

7.1

18.6

정부 코로나 재난 지원 정책

3.8

4.5

8.4

대장동 특혜 의혹

9.8

14.4

24.2

이재명 부인 법인카드 유용 논란

2.1

8.0

10.1

윤석열 부인 허위경력 주가조작 논란

14.2

12.1

26.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0.8

3.2

3.9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0.4

2.0

2.3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5.5

6.8

12.3

윤석열 무속 논란

5.5

9.9

15.3

이재명 도덕성 논란 (형수 욕설 등)

9.4

11.8

21.2

기타

3.4

3.4

6.8

 

[표 2] 무엇을 보고 후보에게 투표했나 x 투표 후보

 

후보의
소속 정당

후보의
능력과 경력

후보의
도덕성

후보의
이념

후보의
공약

후보의
당선 가능성

출신 지역

기타

모름
/무응답

n

이재명

5.9

63.1

1.4

4.5

12.2

5.1

0.0

7.5

0.4

493

윤석열

15.2

13.7

20.2

11.0

14.6

8.9

0.4

15.6

0.4

526

전체

10.5

36.6

11.4

8.1

14.1

6.9

0.2

11.9

0.4

1,050

 

그런데 이슈의 영향은 지역별로 각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아파트 가격 급등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어났지만,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응답률은 충청 지역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서울이었다[1]. 그런데 [표 3]에서 보듯이, 16.5%의 응답을 보인 전라 지역을 제외하면 대체로 30% 혹은 그 이상의 응답률을 보였다. 즉 부동산 정책 실패는 전국적으로 반응을 보인 중요한 선거 이슈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비해 다른 이슈는 지역별로 분명한 편차를 보였다. 이재명 네거티브 이슈는 대구, 경북 지역에서 가장 높았고 전라 지역에서 가장 낮았고, 반대로 윤석열 네거티브 이슈는 그 역으로 나타났다. 즉 네거티브 캠페인의 효과는 지지자들에 따라 서로 다르게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효과 역시 전라 지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두 후보의 단일화로 이재명 후보가 불리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전라 지역 유권자의 투표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표 3] 지역별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 주요 이슈 (1순위 기준)

이슈

서울

인천/ 경기

충청

전라

TK

PK

강원/ 제주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35.7

29.4

37.2

16.5

33.2

32.0

33.8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11.0

9.5

12.6

21.5

11.5

9.8

8.1

이재명 네거티브*

22.4

22.8

19.3

9.8

29.9

20.7

19.5

윤석열 네거티브**

20.3

21.7

15.0

25.1

11.1

18.6

25.8

*이재명 네거티브: 대장동 특혜 의혹 + 이재명 부인 법인카드 유용 논란 + 이재명 도덕성 논란

**윤석열 네거티브: 윤석열 부인 허위경력 주가조작 논란 + 윤석열 무속 논란

 

실제로 [표 4]에서 보듯이, 누구에게 투표했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은 이슈의 내용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석열 투표자들에게는 압도적으로 부동산 이슈가 영향을 미쳤고, 그다음으로 이재명과 부인의 도덕성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재명 투표자들에게는 윤석열 부인의 허위경력과 주가조작 논란, 윤석열 무속 논란이 영향을 미쳤고 선거 후반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이슈가 이재명 투표자에게서도 13%로 그리 낮지 않은 응답률을 보였다는 점은 지적할 만하다.

 

[표 4] 주요 이슈와 지지 후보

이슈

이재명

윤석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13.0

48.5

윤석열-안철수 후보 단일화

17.3

5.8

정부 코로나 재난 지원 정책

5.7

1.8

대장동 특혜 의혹

2.5

16.4

이재명 부인 법인카드 유용 논란

0.6

2.9

윤석열 부인 허위경력 주가조작 논란

30.3

0.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0.6

0.8

북한 미사일 발사

0.2

0.4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6.1

4.4

윤석열 무속 논란

11.9

0

이재명 도덕성 논란 (형수 욕설 등)

1.4

16.8

기타

5.5

1.7

이처럼 각 후보의 도덕성 논란이 투표 결정에 미친 영향은 후보자에 대한 지지 여부 혹은 호오도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라고 정리할 수 있다. 선거에 미친 부동산 이슈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인식을 지역별로 살펴보았다. [표 5]에서 볼 수 있듯이, 서울이 높고 대구/경북도 높게 나타났다.[2] [표 3]과 [표 5]를 함께 살펴볼 때, 서울 지역에서 부동산과 그와 관련된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구/경북 지역도 높은 편이었지만,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의 강세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투표 결정에 미친 부동산 이슈의 영향은 역시 지역주의 정치에서 벗어나 있는 서울에서 그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표 6]에서 보듯이 부동산 정책 실패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세금 이슈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 지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종합부동산세가 과중하고 차기 정부에서 세금 개혁을 해야 한다는데 동의한 유권자들일수록 윤석열에게 투표했다.

 

[표 5]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지역별 평가

 

종부세 과중하다

n

표준오차

서울

6.40

205

.23854

인천/경기

5.85

335

.20128

대전/세종/충청

5.72

115

.31172

광주/전라

4.49

106

.34408

대구/경북

6.37

105

.32684

부산/울산/경남

6.07

160

.27449

강원/제주

6.58

44

.51068

합계

5.92

1071

.10822

ANOVA

F= 4.258 p<.000

0- 전혀 동의 않음, 10- 매우 동의함.

 

[표 6] 종부세 이슈와 투표 후보

 

종합부동산세 과중

차기 정부 세금 개혁

이재명

3.86

6.92

윤석열

7.79

7.99

t-test

-20.79 p<0.00

-7.31 p<0.00

종합부동산세 과중 0- 전혀 동의 않음, 10- 매우 동의함.

차기 정부 세금개혁 0-전혀 중요하지 않다, 10- 매우 중요하다

 

[표 7] 역대 선거에서 서울 지역 주요 양당 후보 득표율

대선 연도

한나라당 계 후보 득표율

민주당 계 후보 득표율

1997

40.9 (이회창)

44.9 (김대중)*

2002

45.0 (이회창)

51.3 (노무현)*

2007

53.2 (이명박)*

24.5 (정동영)

2012

48.2 (박근혜)*

51.4 (문재인)

2017

20.8 (홍준표)

42.3 (문재인)*

2022

50.6 (윤석열)*

45.7 (이재명)

 

[표 7]에서 보듯이 역대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계 정당 후보는 모두 서울 지역에서 경쟁 후보에 앞섰다. 1997년 김대중, 2002년 노무현, 2017년 문재인 후보 모두 보수 정당 후보에 비해 서울 지역 득표율이 높았다.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이재명 두 후보의 격차가 불과 0.73%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별 득표와 관련해서 본다면 이재명 후보가 서울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뒤졌다는 것이 매우 치명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서울 지역에서 윤석열이 더 많은 득표를 하게 된 것은 선거 이슈를 중심으로 본다면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대책으로 부과한 ‘징벌적 수준의 세금 폭탄’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22년 대통령 선거는 주요 후보자들의 향후 국정 운영과 같은 전망적 기대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회고적 평가와 부정적 정책 유산에 대한 교정에 대한 기대가 유권자의 투표 선택과 승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요약할 수 있다. ■


 

[1] 문재인 정부 4년을 기준으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게 오른 곳은 세종시(47.5%)이며, 그다음으로 대전(32.2%), 경기(18.5%), 대구(17.9%), 인천(14.8%), 서울(15.4%)의 순이었다. 디지털타임스 (2021.5.12.)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1051202109932036007&ref=naver

[2] 강원/제주가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사례수가 많지 않아 논의에 포함하지 않았다.

 


 

저자: 강원택_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영국 런던정치경제대(LSE)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한국정치학회장, 한국정당학회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한국 정치, 의회, 선거, 정당 등이다. 주요 논저로는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2019), 『사회과학 글쓰기』(2019), 『한국 정치론』(2019), 『시민이 만드는 민주주의』(2018, 공저), 『대한민국 민주화 30 년의 평가』(2017, 공저), 『대통령제, 내각제와 이원정부제』(2016) 등이 있다.

 


 

담당 및 편집: 전주현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4) | jhjun@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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