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한정훈 서울대 교수는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 중 20대 보수층이 등장했으나 24세 이하, 25세 이상을 기준으로 연령층 내 차이가 상당하다고 분석합니다. 24세 이하 연령층이 25세 이상 보다 더 보수적이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며 후보의 공약을 중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투표에서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비중이 더 높았던 쪽은 25세 이상 젊은층이었다는 점을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더 나아가, 24세 이하 청년층의 보수성이 후보 선택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대선은 이대남, 이대녀로 불려진 20대 청년층의 투표에 관심이 높았다. 젊은층 유권자의 투표 행태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서구사회는 물론 한국에서 역시 젊은층 유권자가 다른 연령대와 선거과정에서 보이는 차이는 오랜 사회적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 유권자가 특별히 관심을 끈 이유는 이들의 투표 행태가 과거 한국 사회가 보여주었던 투표 행태와 매우 다른 행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이었다. 대중 매체 역시 이와 같은 20대 젊은 유권자층의 변화 가능성 보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각 정당 후보들은 변화의 향방을 가늠하고 이들을 동원하기 위해 20대 청년 공약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포장하였다. 이번 선거에서 20대 청년의 선거행태는 변했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상은 무엇인가? 본 보고서는 20대 유권자의 후보 선택을 중심으로 위 질문에 대해 몇 가지 잠정적인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젊은층 유권자는 누구인가?

 

젊은층 유권자는 누구인가. 2020년 제정된 청년기본법 제3조는 19세부터 34세를 청년으로 정의한다. 반면,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시행령 제2조는 15세 이상 29세를 청년으로 규정하고,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은 15세에서 34세로 정의한다. 유럽의 여러 선진국가들과 국제연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들은 15세에서 24세를 청년으로 구분한다 (전경숙 외 2019).

 

반면, 사회학에서 청년이란 생애과정에서 겪는 어떤 사건이나 사회관계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추어 생물학적 연령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청년기를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이들을 학교에서 노동시장으로의 이행, 가족의 집에서 독립적인 주거공간으로의 주거 이행, 원가족에서 결혼을 통해 새 가족으로 가족 이행 등을 수행해야 하는 집단으로 규정한다 (Bareles and Carstensin 1999).

 

일반적으로 선거과정을 연구하는 문헌은 젊은층을 청년층이 겪는 이행기적 특성을 중심으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법적 선거연령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5조에 기초하여 18세부터 젊은층에 포함될 수 있다. 반면, 한국 사회에서는 이행기를 완료한 시점을 언제로 간주할 것인지에 따라 젊은층에 속하는 연령이 달라질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부터 생애 첫 선거를 치르는 19세를 따로 취급하고, 이후 5세 간격으로 34세까지 연령별 투표 행태를 구분하기 시작하였다. 다시 말해 19세, 20세~24세, 25~29세, 30세~34세를 구분하고 젊은층 또는 청년층의 투표 행태를 분석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선거 후보자들은 로 청년층의 일자리 공약과 관련하여 청년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19세부터 34세를 젊은층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 선거 과정에서 젊은층에 대한 규정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며, 그 결과 젊은층의 선거 행태에 대한 연구도 서로 상이한 구분법을 기초로 하고 있다. 여기서는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젊은층을 미리 규정하기보다 선거연령에 도달한 유권자부터 34세의 유권자 집단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특징을 비교, 검토하고자 한다.

 

한국 사회에서 젊은층 유권자의 선거행태가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루어진 시점은 2000년 이후이다. 따라서 먼저 [표 1]에서는 2012 대선과 2017 대선, 그리고 이번 대선의 젊은층 선거인수의 변화를 비교한다.

 

[표 1] 젊은층 선거인구 수의 변화

 

2012년 대선

2017 대선

2022년 대선

24세 기준 (19~24)

선거인 수
(선거인 비율)

410,772 (9.8)

430,483 (9.9)

4,155,015 (9.4)

투표인 수
(투표율)

294,364 (71.7)

332,482 (77.2)

 

29세 기준 (19~29)

선거인 수

742,452 (17.8)

763,489 (17.5)

7,684,990 (17.4)

투표인 수
(투표율)

512,399 (69.0)

581,860 (76.2)

 

34세 기준 (19~34)

선거인 수

1,153,452 (27.6)

1,111,500 (25.5)

10,847,493 (24.6)

투표인 수
(투표율)

790,480 (68.5)

840,433 (75.6)

 

자료원: 2012, 2017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표본조사결과 2022년은 통계청 인구통계

 

[표 1]의 선거인수 변화를 보면, 24세 이하의 경우 2012년 이후 선거인 수가 증가했다가 2022년 대선에 0.5 가량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이들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70% 이상의 투표율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2017년 대선에서는 77%를 넘는 높은 투표율을 보여주었다. 이는 당시 전체 선거인 평균 투표율인 77.2%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젊은층에 대한 규정을 29세 이하 또는 34세 이하의 집단으로 확대하는 경우, 투표율이 약간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다가 노년에 이르러 다시 감소한다는 서구의 일반 이론에 비춰볼 때, 한국의 젊은층은 본격적인 구직에 나서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24세 이전 젊은층과 24세 이후의 젊은층 간 선거 참여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대선에서 이들 젊은층이 어떤 투표율을 보였는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젊은층의 투표율 하락 추세가 역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된다. 이대남, 이대녀 등과 같은 집단적 규정에서 볼 수 있듯이, 젊은층의 투표에 대한 높은 사회적 관심이 2022년 대선에서 젊은층의 투표율을 상승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러한 예상이 24세 이하의 젊은층에게 국한될 것인지, 아니면 소위 20대로 통칭되는 집단이나 후보자의 청년정책과 결부된 34세의 젊은층에게까지 확대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2. 2022년 대선에서 젊은층 유권자는 어떤 특징을 보였는가?

 

특별히 2022년 대선에서 젊은층 유권자는 이대남, 이대녀라고 지칭되며 다른 연령층과는 달리 20대 연령층 내적으로 남녀의 구분이 강한 집단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면, 일반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간주되는 이념지향, 정당지지, 정책적 선호의 측면에서 이들 젊은층 유권자는 내부적으로 또는 다른 연령층과 비교할 때 어떤 특징을 보일까?

 

① 젊은층의 보수 성향은 24세 이하에서 두드러진다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의 이념지향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젊은층을 세 가지 방식으로 범주화하였다. 첫 번째 방식은 전통적인 구분 방식으로 이번 대선에서 첫 선거를 경험한 18, 19세를 별도로 두고, 20대를 20세부터 29세까지 10년 단위를 중심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과거 두 차례의 대선 과정에서 24세 이하의 젊은층과 25세 이상의 젊은층 간 투표율의 차이를 고려한 후, 젊은층을 24세를 기준으로 24세 이하로 제한한 경우이다. 세 번째, 청년층 경제공약의 적용대상이 되는 34세 이하를 젊은층으로 규정하는 방식이다.

 

[그림 1]은 위와 같은 세 가지 방식으로 범주화한 연령층별 좌/우 이념지향의 차이를 살펴본 것이다. 2022년 대선 기간 중 EAI가 주관한 패널설문조사 자료는 0-10까지의 범주 아래 수치가 클수록 보수적 성향임을 의미한다. [그림 1]은 전체적으로 40대 유권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40대 중반과 50대 중반의 이념성향은 단순히 40대에 속한 이들과 유사하다. 둘째, 60세 이상의 노년층을 제외했을 때, 한국 젊은층은 대체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보수적이다. 특히 24세를 기준으로 연령층을 구분한 가운데 그림을 살펴보면, 20세-24세의 젊은 유권자들의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대학 졸업 이후 취업전선에 뛰어들기 시작하는 25세 이후의 젊은층이 대거 포함되는 34세를 기준으로 한 젊은층은 오히려 50대 중반 이후 소위 ‘586세대’보다 더 진보적이다.

 

[그림 1] 연령층별 평균적 좌/우 이념지향

자료원: 2022년 EAI 패널조사자료

 

② 24세 이하 젊은층은 3배 가깝게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을 지지한다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 유권자의 정당에 대한 지지가 어떻게 분포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령층에 따른 정당 일체감의 분포를 살펴보았다. 정당 일체감 분석을 위해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지, 만일 있다면 어느 정당인지에 대한 설문을 활용하였다. [그림 2]는 정당 일체감의 분포를 연령대별로 구분한 것이다.

 

첫째, 연령대를 10세 간격을 활용하여 전통적인 방식으로 범주화한 경우와 24세를 기준으로 범주화한 경우 모두 연령이 증가할수록 정당 일체감을 지닌 비율이 증가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자를 보면, 전통적 구분을 따른 왼편 그림은 20대가 가장 높은 비율로 지지 정당이 없다고 대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젊은층의 무(無)당파 경향은 24세를 기준으로 한 오른편 그림을 살펴볼 때,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20대 젊은층에게서 ‘지지 정당이 없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오히려 25세 이후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무당파층이 많기 때문이다. 24세까지는 오히려 30, 40, 50대에 비해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낮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쌓인 경험과 학습이 정당에 대한 애착 또는 정당 일체감을 강화한다는 서구의 전통적인 시각(Converse 1976)과 비교할 때, 한국 사회의 24세 이해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예외적인 젊은층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둘째, 24세 이하의 젊은층은 또한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하다. 24세 이하이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1.0% 정도인 반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비율은 대략 2.8%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한국 사회의 24세 이하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강한 정당 일체감을 보일 뿐 아니라 보수 정당으로 간주되는 국민의힘에 정당 일체감이 강한 이유에 대해서 활발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2] 정당 일체감의 연령대별 분포

자료원: 2022년 EAI 패널조사자료

 

③ 24세 이하 젊은층은 후보 공약을 중시하고, 25세 이상 젊은층은 위 세대와 유사하게 후보의 인물을 강조한다

젊은층이 후보를 선택할 때 이번 대선에서 가장 고려했던 것은 무엇일까? 정치학은 선거에서 정당, 인물, 공약, 선거경쟁상황, 기타 선거 맥락 등을 중요한 후보 선택 요인으로 지적한다. [그림 3]은 이번 대선이 첫 투표에 해당하는 18세와 19세 유권자들이 후보의 공약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후보의 인물이나 소속 정당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둘째, 젊은층 내에도 후보를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인에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3]의 오른편을 보면 24세 이하의 젊은층은 18세, 19세 유권자와 유사하게 후보의 공약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 반면, 25세 이상의 젊은층은 오히려 후보의 인물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분화는 전통적인 10살 간격으로 20대를 나누었을 때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구분법에 따르면 20대는 후보의 공약을 중시한 것으로 해석하기 쉽다. 그러나 젊은층을 세분화하는 경우, 후보의 공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층은 24세 이하이며, 구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젊은층이 다수인 25세 이후부터는 오히려 인물을 중시하고 있다.

 

[그림 3] 연령대별 후보 선택 이유 분포

자료원: 2022년 EAI 패널조사자료

 

④ 후보 선택에서는 34세까지의 젊은층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림4] 연령대별 후보 선택

자료원: 2022년 EAI 패널조사자료

 

최종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젊은층들은 어떻게 후보를 선택했는가? 일반적인 연령대 구분이나 24세를 기준으로 하는 연령대 구분이나 모두 윤석열 후보가 젊은층으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4세 기준의 연령대 구분에 해당하는 오른편 그림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젊은층 유권자의 윤석열 후보 지지는 34세까지 유의미하다. 35세 이상에서 44세까지의 윤석열 후보 투표율이 6.3%라는 사실은 오른편 그림에 나타난 30대 평균 윤석열 후보 지지율인 7.6%와 비교할 때, 30대의 윤석열 후보 지지가 사실 34세 이하에서 많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내포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한국의 젊은층 유권자들은 24세 이하 젊은층과 25세 이상의 젊은층 사이에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이념, 정당 일체감, 후보 결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했던 요인 등에서 차이가 난다. 24세 이하의 젊은층은 이념적으로 더 보수적이며 국민의힘 지지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또한 이들은 후보의 공약을 중심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25세 이상의 젊은층은 24세 이하와 일정한 성향을 공유하면서도 이념적 보수성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고, 국민의힘 지지 비율도 더 약했다. 또한 후보 선택에서도 인물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24세 이하의 젊은층이 보인 상대적으로 강한 보수성이나 국민의힘지지 성향에도 불구하고, 실제 후보 선택에서는 25세 이상이 윤석열 후보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왜 발생했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학의 이론에 근거하면 24세 이하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정치적 경험이나 학습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정당에 대한 애착이 실질적인 후보 선택으로 이어질 정도로 강하게 형성되지는 않았던 집단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진단해본다. 그 결과, 말과 머릿속에서 표출되는 보수성과 달리 다른 요인들로 최종 후보 선택을 상당히 망설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24세 이하의 한국 젊은층이 실제로 보수성이 강한 것인지, 어떤 요인이 이들의 이념 성향 형성과 정치적 발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더욱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

 

참고문헌

전경숙·송영호·채창균. 2019. 빈공청년 인권상황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Bartels, M. M., and L. L. Carstensen. 1999. “Social-psychological theories and their application ot aging: from indiviudal to collective” In V. L. Bengtson and K. W. Schaie (eds.) Handbook of Theories of Aging. Springer Publishing Company.

Converse, P. E. 1976. Dynamics of Party Support: Cohort Analytical Party Identification. Sage Publication.

 


 

저자: 한정훈_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이자 EU센터의 센터장. 한국정치, 의회와 정당정치, 비교정치 등을 강의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에 오기전 숭실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하였다. 주 연구 관심분야는 선거와 의회 제도, 정당정치와 의회정치, 그리고 유럽연합의 정치이다. European Union Politics, Journal of European Public Policy, Korea Observer, Contemporary Politics, Korean Political Science Review 을 포함하여 다수의 국제, 국내 주요저널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담당 및 편집: 전주현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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