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게임 체인저` 민용 드론, 中 90% 생산...`수출 통제` 한계

  • 2024-07-21
  • 서울평양뉴스 (박지현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사용 드론뿐 아니라 민간용 드론도 대규모로 투입되고 있다. 특히 민간용 드론은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탁월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주목받고 있다.

이승주 동아시아연구원 무역·기술·변환연구센터 소장(중앙대학교 교수)는 EAI 이슈브리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드론: 수출 통제와 겸용 기술의 확산’ (2024.7.18.)에서 세계 민용 드론 시장의 90%는 중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 中 민간용 드론 수출 통제 "효과 제한적"

이 소장은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RUSI)는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드론이 매월 1만 대 격추되는 것으로 추산했다며 우크라이나 또한 2024년 1백만 대의 FPV 드론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포탄 수의 두 배에 이른다. 이는 역설적으로 드론이 지속적으로, 그것도 대규모로 전장에 투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이 소장은 민간용 드론은 대부분 중국이 공급한다며 “DJI, 이항(EHang), 오텔(Autel) 등 중국의 대표적인 민간용 드론 생산업체들은 세계 시장의 약 9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개전 초기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중국 드론이 대규모로 전장에 수출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 소장은 “중국은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드론을 전쟁 당사국에게 수출한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고, 미국의 대중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드론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고 했다.

드론 제조사인 DJI가 2022년 4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2023년 7월 중국 정부가 한층 강화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수출 통제가 실행된 2023년 9월 이후 중국의 드론 수출 규모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중국의 드론 수출이 잇따른 통제 조치에도 실질적으로 감소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중국의 수출 통제가 정상 작동하더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제3국 또는 환적 지점을 통한 우회 수입, 세관 데이터의 조작, 대리 민간기업의 활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 드론을 조달할 수 있다.

이 소장은 “제3국 우회 수입의 경우, 러시아는 홍콩,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카자흐스탄 등 통해 중국 드론을 대규모로 조달한다”며 “심지어 네덜란드 등 EU 국가를 통해 중국 드론이 우회 수출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제3국에 수출된 드론 부품을 재조립해 러시아로 수출하는 경로도 있고, 해체된 DJI 드론이 카자흐스탄으로 수출된 후 러시아로 재수출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 드론 무역의 우회 경로, "체계적 검토 필요"

이 소장은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

△ 첫째, 겸용 기술로서 군사적 전용의 가능성이 높음에도, 민간용 드론 수출 통제가 효과를 발휘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이 소장은 “DJI는 전쟁 당사국과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반복적으로 밝혔음에도 ‘사용자들이 다른 국가에서 드론을 구매하여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로 선적하는 것을 방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인정한 바 있다”고 했다.

또 “겸용 기술 통제의 어려움은 군사용 드론에서도 나타난다. 2023년 9월 우크라이나 정부가 G7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드론에 미국,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캐나다, 일본, 폴란드 등 서구 진영 국가들에서 생산된 부품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 둘째, 수출 통제가 드론 무역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과 다양한 우회 경로를 체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소장은 “수출 통제가 모든 국가에 균등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쟁의 향방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며 “2023년 러시아의 중국 드론 수입은 증가한 반면, 우크라이나의 중국 드론 수입은 정체됐다”고 짚었다.

“특히 러시아의 중국 드론 수입은 2024년 4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경우, 수출 통제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9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 것이다. 이는 전쟁의 양상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여전히 경유국을 통해 중국 드론을 우회 수입하고 있다. 이 소장은 “두 국가의 드론 부품 수입이 빠르게 증가한 데서 나타나듯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수출 통제를 우회해 제3국 또는 국내에서 드론 조립과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