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과의 연계를 강화를 위해 북한이 신냉전 담론을 내세우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면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게 되어 대북 정책에 있어 소극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저자는 현재 바이든 행정부가 이런 맥락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인센티브를 북한에 제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합니다. 이로인해, 북한은 현 상황을 타개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화 하기 위해 계속 도발을 감행하게 될 것이기에 한국은 미국과의 방위 태세를 확립하고 위기 발생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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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국제정세

 

바이든 정부는 미중 전략경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변화 내지 붕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아래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적 수단은 하나하나 진전되고 있는 상태이다.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을 강화하고 국제협력을 이끌어서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것이 바이든 외교정책의 핵심이다. 외교 최우선순위 어젠다는 자유세계와 단합하여 부상하는 독재정권에 대항하고, 인권 문제를 지적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들과 단합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은 바이든 행정부 대중국 견제의 핵심 정책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는 점차 글로벌 신냉전 구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해 동맹국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반도체지원법이 그 예이다. 동맹국들의 반도체기업체들에 대해 중국에서 향후 10년간 반도체 생산능력의 확대를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산 자재를 사용하도록 기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신냉전 구도는 더욱더 극명하게 전개되기 시작했다. 전쟁을 계기로 나토 회원국들은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기 시작했으며 과거에 비해 더욱더 단합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국가들 역시 지역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역 안보 위협인 중국 및 북한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이에 맞서기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한의 대외정책 신냉전에 대한 인식

 

역사적으로 중국은 대북정책을 변화시켜왔다. 2006년도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실험 때 중국은 북한을 질타했지만, 이후 북미관계 강화 현상을 목도하고 2009년도부터는 북한 비핵화보다 북중관계를 우선시했다. 즉, 미국의 아시아지역에 대한 개입정책이 적극적일 때는 북중관계를 우선시했고,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소극적으로 개입할 때는 북한 비핵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 예가 2013년도 북한의 3차 핵실험이었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는 자국 경제상황에 몰두할 때였으며,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중관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는 매우 강경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중국은 북중관계 강화를 중시하고 있다. 2022년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 국면에서 중국은 북한을 두둔했고, 유엔안보리에서도 북한에 대한 제재 및 성명에 반대 의사를 표출했다.

 

북한은 COVID 상황 및 미중경쟁 구도 속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방점을 찍기 시작했다. 북한은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정책과 함께 군사력 증진을 우선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COVID 상황이 풀리면서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로부터 경제지원을 추진하고는 있으나, 그다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는 전쟁 속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여력이 없으며, 중국 역시 국내 경제상황 관리로 인해 여유 있게 대북 경제지원을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북한은 군사력 향상을 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대화가 막혀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뒷배를 이용하여 핵무력정책법 등을 통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다지고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 및 대북정책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적 우선순위는 중국 견제이다. 중국과의 전략경쟁과 관련하여 이제 탈냉전 시기는 끝났다는 입장이며, 미중경쟁을 민주주의와 전제주의 간 경쟁으로 부르고 있다.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유일한 경쟁자라고 언급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미국과 동맹·우호국에 대한 극심한 위협(acute threat)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개인화되고 억압적인 전제주의 체제를 위한 국제질서를 재구축하려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에 대해서 미국은 ‘폭력적 극단주의 집단’으로 부르며, ‘지속적인 위협(persistent threat)’으로 정의내리고 있다. 핵태세검토보고서는 북한을 증가하는 위험이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특히 한반도에서 위기가 발생할 경우 여러 핵보유국가들을 포함하는 지역 차원의 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만약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이는 “정권의 종말(end of regime)”을 의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사용 시 생존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으며, 북한이 외부로 핵기술 전달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물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만들기 위한 북한과의 지속적인 외교를 추진할 것이지만, 동시에 북한의 WMD와 미사일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은 북한이 신냉전 구도에서 중국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미국의 정책적 우선 사항이 중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대북한정책은 매우 소극적인 상태이다. 또한, 북한비핵화에 대한 해법이 부재하고 있는 상태이며, 북한의 도발 국면에 대해 한미일 3국 공조를 바탕으로 한 억지력 강화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가장 중대한 위협을 중국으로 상정하고 있으며, 한미일 3국협력을 중국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기재로 만들려고 한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국방전략에서 통합억제를 강조하고 있는데,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하여 전진배치태세(forward posture) 유지, 통합공중미사일방어(integrated air and missile defense) 등을 강조하고 있다.

 

 

다극 체제를 강조하는 중국,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인식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차별화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비록 국가안보전략서는 중국, 러시아와의 전략경쟁을 언급하고 있으나, 인도·태평양 역내 질서의 차원을 넘어 국제체제 전반에서 본격화된 중국과의 전략 경쟁을 가장 광범위하면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군사안보전략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위협과 관련하여 최근 전개되고 있는 미일동맹의 변환이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작년 말 3개안보문서 발간을 통해 ‘반격능력’을 중요시하고 있는데, 적국의 공격이 있을 시 이에 대응하여 지휘통제기능을 타격하겠다는 것이다. 즉, 과거 보복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punishment)에서 이제는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만해협 사태에 대해 미일 양국의 위협인식이 공통화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일본에 대한 장거리미사일 지원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현재 미일 양국은 군사지휘체제의 변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핵무기와 관련해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양국에 대한 위협인식을 더욱더 높이고 있다. 중국이 2023년도에 10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국을 따라오는 도전 (pacing challenge)으로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현재 1550개의 전략핵탄두화 2000개의 비전략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은 2030년대에 역사상 최초로 두 개의 핵강대국을 상대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고려사항

 

북한의 도발 행위가 고조화되더라도 미국은 이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북한을 대화국면으로 끌어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북한은 미국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대응해야 하는 대화파트너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중 신냉전 구도 속에서 북한이 유일하게 선택가능한 전략은 위기를 극대화하여 현재 정세를 바꾸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은 미국과의 대비 태세 확립을 통해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 본 논평은 "U.S. Stance on North Korea's New Cold War Narrative" 의 국문 번역본입니다.


 

김현욱_ 김현욱 박사는 현재 국립외교원 교수 및 미주연구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연구분야는 한미동맹, 북미관계, 동북아 안보 등이다. 그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 한국국제교류재단 비상근이사, 합동참모본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브라운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이후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포스닥으로 연구했다.

 


 

담당 및 편집: 박정후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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