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이 2004년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 10대 뉴스를 선정하자는 주제를 가지고 전문가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12월 13일부터 17일까지 만 4일 동안 진행된 이번 전문가 설문조사에는 정치학 분야 135분의 선생님들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동아시아연구원의 온라인 설문조사 시스템을 통해 진행한 이번 전문가 설문조사는 세 가지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정치학자들의 눈을 빌어 정치 현실을 되돌아보자는 것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보다는 어떤 일이 있었고, 또 어떻게 진행되었나를 곰곰이 살펴보자 취지에서입니다. 둘째,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진행된 설문조사라는 점입니다.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에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정치학자는 정치 분야 전문가분들입니다. 이 분들이 2004년의 우리 정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가를 통해 일반인들은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2005년을 준비하는 데에 도움이 되자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내다보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손놓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정치 영역은 결코 다른 세상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2005년 정치 분야 전망을 통해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취지도 있는 것입니다.

다음은 그 선정 결과입니다.

동아시아연구원은 외교안보 분야의 아젠다 설정과 정책적 대안 제시를 위해 국가안보패널을 구성하여 NSP 보고서(National Security Panel Report)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이번 10대 뉴스 선정과 관련하여 해당 NSP보고서를 보실 수 있도록 링크를 연결하였습니다.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시는 분께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1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통과(53.7%)

2004년 3월 9일, 국회의원 157명의 명의로 대통령 노무현 탄핵 소추안이 발의되었으며 12일 오전 11시 51분, 찬성 193명, 반대 2명으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사회는 탄핵 반대와 탄핵 찬성 시위로 상징되는 국론의 분열과 사회 갈등을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2위. 행정수도 이전 추진 계획의 관습헌법에 따른 위헌 판결(49.3%)

10월 21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 1로 행정수도 이전 추진 특별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충청권으로의 행정 수도 이전은 공식적 추진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한 국민적 설득작업이 미흡했음을 시인하고, 지역균형 발전과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할 정책적 대안 마련에 힘쓰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3위. 17대 총선 결과 열린우리당 과반의석 확보와 민주노동당의 약진(39.6%)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4월 15일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한나라당은 121석을, 민주노동당은 10석을 차지하였고 한나라당과 함께 탄핵을 주도했던 민주당과 자민련은 이번 총선을 거치며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4위. 헌법재판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14.2%)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004년 5월 14일 오전 10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시기가 끝나고 노무현 대통령이 60여일 만에 직무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4위. 열린우리당 추진 4대개혁입법 논란(14.2%)

국가보안법, 언론관계법, 사립학교법, 과거사규명법 등 열린우리당이 입법 추진 중에 있는 일명, 4대개혁입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함으로써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4대 법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지속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균열양상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6위. 주한미군 재배치와 미군기지 이전(6.7%)

2004년 5월 15일 미국정부가 주한미군 1개 여단을 이라크로 차출한다는 발표 이후, 8월 5일에는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자동개입을 보장하고 한국 안보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온 주한미군 2사단 2여단 병력 3600여명이 한국을 떠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안보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조처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7위. 뉴라이트 운동(3.7%)

뉴라이트(New Right)를 표방하는 운동이 등장했습니다. 이 운동은 정치적 자유주의, 경제적 시장주의, 외교적 국제주의를 뉴라이트 운동의 핵심기치로 내세우면서 좌파적인 현 정부와 구(舊) 보수와의 차별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그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습니다.

 

8위. 한국군의 이라크 추가 파병(2.2%)

자이툰 부대 선발대 1진이 8월 3일 출국한데 이어 본진 2,800여명이 차례로 이라크를 행해 떠났습니다. 아랍어로 평화를 상징한다는 올리브란 의미의 자이툰 부대 파병을 놓고서도 국내 여론은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9위. 김선일씨 피살사건(1.5%)

지난 6월 이라크의 알 자르카위 소속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되었던 한국인 청년 김선일 씨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여 전 국민은 경악에 휩싸이게 했습니다. 이후 정부의 대응과 파병군 철수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진행되었습니다.

 

9위.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 간첩 지목 파문(1.5%)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국가보안법 개폐를 둘러 싼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우리당의 이철우 의원이 간첩이라는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회가 또 다시 소용돌이에 빠져들었습니다.

 

이번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2005년 정치 분야 전망과 그에 따른 제언과 의견을 밝히는 논평을 함께 조사했습니다 . 100여 분께서 참여해 주신 논평은 첨부의 파일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