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인이 되는 삶을 살고자” 하는 서강대학교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EAI 영 리더스 장학생 2기 김한결입니다.

 

꿈은 무엇인가요? 그 꿈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가고 있나요? 

 

제 꿈은 ‘자살 및 정신병리’에 대하여 사회구조적으로 연구하는 사회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를 잃은 자살 유가족으로서 살아가게 되면서, 본래 가지고 있던 사회학에 대한 꿈은 자연스럽게 세부분야를 자살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자살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할 때, 자살이 왜 사회적인 문제로 다루어져야만 하는지에 대해 당사자로서 강한 신념이 생겼습니다. 압축적인 산업화와 경제 성장으로 빛나고 있는 한국의 자살률이 매년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10대 이후의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은 사망원인 3위 이내에 드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현재 자살예방을 위한 정책들은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개인 및 집단상담 등을 통해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접근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 뿐, 사람들을 위험에 처하지 않게 만들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간 학문적인 연구를 진행 할 수 있는 연구 단체를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 일차적인 목표를 제 스스로가 이 분야에 있어서 전문성이 있는 학자가 되는 것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며, 대학원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학업과 병행해 왔습니다. 사회현상과 관련된 학회에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참석해 왔고, 미국 국무부의 장학금을 받아 미국에서 한 학기 동안 사회학 공부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교수님과 함께 대학생의 삶과 꿈에 대한 연구를 서울시 작은 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EAI 영 리더스 장학생이 도움이 되었나요? 

 

EAI 영 리더스 장학금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이 아닌, 제 꿈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장학금이었습니다. 본래 사회학 공부에 대한 열정이 컸었고, 고등학생 때는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을 정도로 의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진학 이후 트라우마로 인한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자살을 주제로서 연구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또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대학원 진학에 대한 막연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EAI 장학금을 받게 되면서, 제 꿈에 대한 비전을 확인 받고 지지 받을 수 있는 큰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김병국 교수님께서 제 꿈에 대해 명확한 지향성이 있고, 실행 가능한 꿈이라는 말씀을 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EAI 영 리더스 장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듣고

 

EAI 영 리더스 장학생 멘토링을 들으면서 제가 가장 크게 얻은 점은 제가 어쩌면 대학 진학 이후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지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대학에 진학 후 경제적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다른 학생들을 만나게 되면서, 핑계되는 일들이 늘어났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좀 더 학업에 집중 할 때, ‘저 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니까’, 제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여 해야 할 일을 미루게 될 때, ‘나는 트라우마가 있으니까’ 라는 식이었습니다. 이러한 태도가 다른 사람을 배려할 때에는 도움이 되지만, 스스로에게 사용할 때에는 자기 합리화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습관처럼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멘토링 프로그램에서 진재욱 하나 UBS 대표이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저를 반성하게 하였습니다. 저는 대표이사님께 “살아오면서 정말 어려운 위기가 있었다면, 이를 어떻게 대처했었는지”를 질문 드렸습니다. 저는 당연히 개인적인 어려움들을 떠올리며 질문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대표님의 대답은 첫 번째 위기는 1997 IMF 외환위기였고, 두 번째 위기는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였습니다. 제가 이 대답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어쩌면 제가 이때까지 해왔던 불평이나 투덜거림들이 사실은 아주 작은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적어도 제게 있었던 가족 내의 문제, 경제적인 환경에서 나오는 어려움들은 저를 작아지게 하기도 하였고, 초라하게 만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그런 비슷한 위기에 대한 대처를 들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구조적인 변동의 위협인 경제 위기 이외에는 딱히 큰 위기는 없었다고 하시는 대표이사님을 보면서, ‘위기’ 자체에 대한 개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이후 작은 불평들을 줄이고 무기력함을 극복하는 데에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4학년이 된 지금까지 제 일기장 제일 앞에 꽂혀져 있는 카드에 적힌 글귀 중 일부를 나누고 싶습니다.

 

"주인이 되는 삶을 살기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기를.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즐기고 유쾌하게 넘기기를. 세상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것들을 감수할 용기를 가지길."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말들은 많이 합니다. 하지만 원하는 것에는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노력과 시간은 당연한 것이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원하는 것을 막상 가지게 되었을 때 얻게 되는 실망을 두려워하지 않고 감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원하는 것이 실제로 상상하던 것과는 달라서 실망하게 될 수도 있고, 원하는 것을 얻은 뒤 막상 허무해 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때에 그 실망으로 인해서 자신이 걸어온 과정을 무시하거나 평가 절하하는 일이 없도록 용기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일 같습니다. 그 실망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실망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스스로를 삶의 책임감 있는 주인으로서 만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