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중 절반 이상이 자신이 구금되면 고문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앰네스티는 유엔 고문방지협약 채택 30주년을 맞아 국제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캔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21개국 시민 2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고문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에선 글로브스캔과 동아시아연구원 공동 주관으로 19세 이상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국에서 구금될 경우에도 나는 고문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질문에 한국인 응답자들 중 36%는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18%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응답자들 중 54%가 자신이 국내에서 구금되면 고문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18%는 '매우 동의한다'고, 20%는 '약간 동의한다'고 답해 국내에서 구금되더라도 고문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8%에 불과했다. 이는 호주(83%), 영국(83%), 캐나다(77%) 등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고문은 부도덕하며 국제인권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고문을 금지하는 명확한 규범이 필요하다’는 질문엔 한국인 응답자들 중 69%가 '매우 동의한다'고, 20%는 '약간 동의한다'고 답했다.

 

‘대중을 보호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한 고문은 때때로 필요하며 용인될 있다’는 질문엔 한국인 응답자들 중 25%가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46%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71%가 대중을 보호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한 고문도 허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제앰네스티는 “유엔 고문방지협약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155개국이 비준했지만 2014년에도 최소 79개국에서 고문이 자행되고 있고, 이 중 절반 이상은 고문방지협약 비준 당사국”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문 중단(Stop Torture)'을 주제로 캠페인을 실시하고 전 세계적으로 고문 반대 운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