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동아시아연구원은 2019년 9월 ‘BTS매력론’ 연구팀을 발족하여 문화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 및 국제정치학적 시각에서 BTS현상을 분석한 단행본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 출간에 앞서, 세 번째 워킹페이퍼 시리즈로 “BTS가 오른 세계 무대, 매력외교의 신지평”을 아래와 같이 발간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BTS가 전 세계를 상대로 매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상을 그들이 갖는 국적성과 한국의 소프트 파워라는 측면에서 접근합니다. BTS 매력이 한국인 정체성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이를 과하게 앞세우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여, 보편적 메시지를 담아 내면서 특수성이라는 디테일을 살리는 것을 BTS 매력의 핵심으로 제시합니다. 

 


 

※ 아래는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BTS와 BTS의 팬들에게 한국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방탄소년단(이하 BTS)은 7명의 멤버들 뿐 아니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기획사 역시 모두 순수하게 한국인과 한국기업이다. BTS의 노래들은 거의 대부분 한국어 가사로 되어 있고 가사 역시 한국의 상황, 멤버들의 한국 내 삶의 경험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0만여 명의 ARMY(이하 아미)는 전 세계적인 구성을 보이고 있다. 과연 BTS에게 한국의 국적성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BTS 멤버들, 그리고 BTS의 작품을 생산하는데 참여하는 다양한 참여자들은 한국적인 특색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그리고 BTS에 대한 해외의 팬들과 비평자들, 일반 청자들은 BTS의 한국적 특색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는가?

BTS가 거둔 성과는 순수한 예술적, 음악적 성과이기도 하지만 국제정치적으로 중요한 현상이기도 하다. 한국이 생산한 모든 분야의 결과들 중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해있고,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 스포츠, 학술, 그리고 경제 분야 등에서 한국인들은 이미 상당한 세계적 인정을 받고 있지만 국적성이라는 문화의 벽이 높은 대중 음악계에서는 비슷한 성과를 내는 일이 드물었다. 때문에 BTS의 성취는 남다르고 국제정치적으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현대 국제정치에서 국력은 비단 군사력과 경제력과 같은 하드 파워만이 아니며, 문화, 제도, 이념, 예술 등 소프트 파워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인식되어 있다. 한 마디로 한국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한국의 국력의 중요한 일부가 되는 것이다. BTS의 음악은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고양시켰다는 성과를 거두었고 해외의 대중에게 한국과 한국어, 그리고 한국 젊은이들이 겪는 삶을 널리 알리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BTS의 성과가 의도된 것인가? 많은 해외의 평자들이 논하는 바처럼, 한국의 소프트 파워 전략, 국가 브랜딩 전략, 문화진흥전략 등이 의도적으로 생산해 낸 결과인가? 소프트 파워의 역설은 국가의 힘이지만 특정 국가의 의도가 담겨 있는 민족주의, 전략적 국적성이 드러날 때 그 파워를 바로 상실한다는 것이다. 소프트 파워가 국력, 즉 국가의 힘과 관련된 것이지만, 특정 국가를 넘는 보편성을 상실할 때 힘이라는 요소를 상실하고 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BTS의 성공은 한국이라는 요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 한국을 넘어서 있고, 한국을 보편성 하에서 반영하고 있고, 한국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인다.

BTS는 한국 문화의 우수성, 한국어의 뛰어남, BTS의 음악을 만들어낸 한국의 정치, 문화, 사회체제의 특징, K-Pop(이하 케이팝) 산업의 체계성 등을 의도적으로 내세우지 않는다. 그렇게 되는 순간 BTS는 보편성의 매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BTS의 한국 국적성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중견국 한국의 소프트 파워, 공공외교, 대외관계 등에 BTS는 어떠한 시사점을 던져주는가?

 

 

■ 저자: 전재성_ EAI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 서울대학교 교수.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외교부, 국방부, 통일부 자문위원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국제정치이론, 국제관계사, 동아시아 안보론, 한국외교정책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동북아 국제정치이론: 불완전주권국가들의 국제정치』(2020), 『주권과 국제정치: 근대주권국가체제의 제국적 성격』(2019), 『정치는 도덕적인가?: 라인홀드 니버의 초월적 현실주의』(2012), 『동아시아 국제정치: 역사에서 이론으로』(2011)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전주현 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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