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18년 미중 무역전쟁부터 본격화된 전략 경쟁은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여러 분야에 걸쳐 더욱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양국의 경합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연구하고자 EAI는 2018년 <중국의 미래 성장과 아·태 신문명 건축> 연구팀을 발족하여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 보고서는 해당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서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넘어가는 2020-2035년 에너지 수급의 취약성이 대두될 가능성과 중국 부상에 대한 미국의 선제적 공세 전략을 다루었습니다. 미중 간 패권장악을 위한 경쟁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이해상관국들이 미중 에너지 충돌을 막고 협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안을 논의하였습니다.
※ 아래는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I. 서 론
본 연구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다층적으로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협력 가능성을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시기적으로는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넘어가는 2020-2035년 구간에 주목하여 중국의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미중 갈등의 양상과 아·태 지역에서의 협력의 가능성을 연구하였다. 보다 구체적인 문제 의식은 다음과 같다. 1)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경우, 아시아-태평양(이하 아·태) 지역에서 에너지 수급 위기가 발생할 것인가? 2) 미국과 중국 간 전략 경쟁은 무역 전쟁을 넘어 에너지 분야에서 갈등과 충돌로 이어질 것인가? 3) 상호 윈-윈 협력이 가능한 무역과 기술 분야에서 미중 관계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4) 에너지 갈등이 초래할 부정적 파급효과를 제어하고 협력의 질서를 만들기 위한 유인은 무엇인가? 이상의 질문에 대해 본 보고서는 중국의 경제력 성장과 함께 에너지 소비가 크게 확대될 경우 에너지 수급의 취약성을 맞을 수 있으나, 미국의 셰일 혁명 및 비전통 자원 개발과 중국의 ‘에너지 혁명’ 전략 등으로 2050년까지 세계는 에너지 공급 과잉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에너지는 군사, 영토, 무역문제 등 다른 분야와의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공급부족이 아닌 정치적 요인으로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 미중 에너지 분야의 갈등과 충돌은 에너지 부문의 자체 수급논리보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선제적 전략에 좌우될 것이다. 미중 간 무역의존도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으며 2018년 무역전쟁 이후 가속화되어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현상을 가져오고 있다. 미중 무역 관계는 장기적으로 갈등과 조정 국면을 거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양국 간 에너지 무역의 확대와 협력을 촉진할 만한 동력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부문에서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은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원유 수송로 압박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미중 간 패권 장악을 위한 양국의 충돌과 부정적 파급효과는 대단히 크고 광범위하지만, 역설적으로 이해상관자들의 협력 촉진 행동의 유인이 협력적 관계로 나아가는데 기여할 것이다. 2035년경까지는 미중 간 전략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세계질서는 미국 패권의 정당성이 약화되는 탈집중화(deconcentration) 단계가 진행될 것이다. 현재의 트럼프 정권과 시진핑 정부가 지구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탈트럼프, 탈시진핑 시대를 대비하는 미중 관계의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미중 협력은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의 적극적 비판과 참여가 요구된다. 경쟁성이 약하고 상호 이익이 중요한 분야,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을 초기 노력의 발판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태 에너지 협력의 질서를 만들기 위한 유인을 모색하기 위해 유럽의 사례를 살펴보고, 향후 미국이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유럽연합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한국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 담당 및 편집: 서주원 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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