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 사랑방의 두 번째 단행본이 발간되었습니다. 《사랑방의 젊은 그들 규슈를 품다: 21세기 조선통신사, 규슈에 가다》는 2014년 1학기 EAI 사랑방을 수강한 학생들이 일본 규슈 지역으로 답사 여행을 하면서 배우고 느끼고 경험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면밀한 사전조사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직접 한 명씩 돌아가면서 가이드 역할을 하며, 사세보 미 해군기지를 시작으로 아리타 도자기 마을, 데지마, 글로버 가든, 원폭자료관, 한일교류박물관, 일청강화기념관, 규슈국립박물관을 차례로 돌아보았습니다. 140여년 전 박규수의 사랑방이 개화파 젊은 지식인의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었던 것처럼, EAI 사랑방은 오늘날 젊은이들이 기성 교육에서 배우지 못하는 이 시대의 생생한 지식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본서는 전자책으로 학생과 일반인들을 비롯한 모든 독자들이 읽을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머리말

 

 

동아시아연구원 사랑방 3기 젊은이들은 한 학기 동안의 “세계정치 바로보기”라는 지적 유격 훈련을 끝내고 일본 규슈 지방 학술 답사에 나섰다. 단순히 규슈를 보러 간 것이 아니었다.

 

규슈라는 작은 세계 속에서 천하질서 속의 전통적 한일관계는 어떻게 엮어졌던가를 되돌아보고, 천하질서의 변방이었던 일본이 17세기 서양의 네덜란드와 어떻게 만났으며 19세기 유럽 근대국제질서를 어떻게 본격적으로 받아들였고, 19세기말 청일전쟁의 승리로 어떻게 국제무대에 본격적으로 서게 됐는가를 찾았다. 그리고 20세기 상반기 일본제국주의의 잘못된 선택과 그 결과로 겪어야 했던 원폭의 비극적 현실을 보았고,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협력 현장을 찾았고 마지막으로는 21세기 일본과 아시아를 고민했다.

 

이런 답사 목적을 위해서 사랑방 젊은이들은 한일관계사가 잘 정리되어 있는 한일교류박물관, 임진왜란이래 한인 도공들의 숨과 얼을 느끼게 하는 아리타 도자기 마을, 네덜란드인들의 거류지로 만들어졌던 인공섬 데지마(出島), ‘팍스 브리타니카’의 상징적 표현인 ‘글로버 파크(Glover Park),’ 중국 천하질서를 마무리하고 일본 제국주의의 서막을 여는 시모노세키의 일청강화기념관, 잘못된 근대적 만남을 아프게 보여 주는 나가사키 원폭자료관, 주일 미 해군의 사세보 기지를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강행군했다. 한 학기 동안 준비했던 답사 보고서를 현장에서 발표하고 진지한 토론들을 벌였다. 토론은 쉽사리 끝나지 않았고 결국 숙소에 돌아와 밤늦도록 계속됐다. 이야기는 개인, 국가, 동아시아, 지구를 넘나들면서 퍼져나갔다. 짧은 답사 기간이었지만 한 학기 동안 강의에서 미진했던 많은 고민들을 함께 나눴다. 언젠가는 이러한 작은 씨 뿌림의 풍요로운 결실을 거두게 될 것이다.

 

이번 답사도 동아시아연구원 여성 후원모임인 W1°의 아름다운 재정 후원에 크게 힘입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한 학기 강의와 답사에 누구보다도 열심히 참여했던 김덕환군이 함께 답사 보고서 출간을 기뻐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김 군은 답사 보고서와 함께 늘 우리 사랑방 젊은이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을 것이다.

 

2015년 10월 5일

만청 하영선(晩靑 河英善)

 

 

목차

 

머리말

답사일정표

 

1장 답사의 문을 열다 _사세보 미 해군기지 최인호

2장 일본의 해외창구 데지마의 번성 김유란

3장 글로버의 날개짓이 일본과 동북아의 파란만장한 근대사를 일으키다 _구라바엔(Glover Garden, グラバー園) 김주연
4장 도시의 비밀과 꿈을 간직한 곳 _원폭자료관 하보람      

5장 역사 속의 한일관계와 앞으로의 방향 _한일교류박물관 김덕환
6장 청일전쟁과 일본의 제국주의, 시모노세키에서 그 시작을 알리다 _일청강화기념관 I 이주원
7장 중국 천하질서의 마지막을 가다 _일청강화기념관 II 구민선

8장 1930년대 동아신질서와 일본의 기회 _규슈국립박물관 강현민

9장 동아시아 사랑방을 찾아서 _21세기 통신사와 아베 일본의 만남 최인호

 

부록 

 

 


 

 

본서는 전자책으로 일반에 무료로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