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아시아연구원 대통령 연구의 세 번째 결과물을 담은 것이다. 2002년 《대통령의 성공 조건》을 시작으로 2007년 《대통령직 인수의 성공 조건 : 67일이 5년을 결정한다》를 내 놓으면서 대한민국의 국민과 역사 앞에서 성공적인 대통령의 등장을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로 동아시아연구원이 제안했던 사안들은 정부의 조직과 의제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2002년 당시 노무현 정부의 인수위원회에서 대통령실 직제 개편에 동아시아연구원의 정책 제안을 반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민주화 이후 성공적인 대통령을 갖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다. 이에 동아시아연구원은 2013년 새로운 대통령의 등장을 앞두고 시대의 어젠다와 변화한 국내외 환경, 그리고 국민의 기대와 그 동안의 경험을 고려하여, 성공적인 대통령을 위한 오늘의 실천과제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2012년 한 해 동안 진행되었으며, 누가 대통령이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어느 한 후보 혹은 당선자를 고려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난 시대의 과오와 우리 시대의 과제에 대한 철저한 검토 위에 이루어졌기에, 어느 한 당파나 이념이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며 불편부당한 정책 제안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대통령은 어떤 영역의 행위자와 제도들과 일해야 할까? 이 책은 크게 대통령 자신, 청와대, 관료기구 및 국회, 국민/시민사회 네 가지 행위자와 영역별로 대통령직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조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첫째, 대통령 본인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국가비전과 국정관리’ 및 ‘대통령 어젠다’에 주목한다. 성공적으로 대통령직을 수행함에 있어 대통령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국가원수로서 엄중하고 막대한 책임을 고려하면, 대통령 본인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복잡다단한 국정을 통솔하고 관리할 수 있는 리더십의 의지와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대통령은 임기 중 실행하고자 하는 어젠다를 가지고 청와대에 들어간다. 대통령 어젠다는 일상적인 기능상의 국정의제의 방향을 바꾸거나 행정부가 계획하지 않았던 정책들을 새롭게 도입하게 만든다. 대통령 어젠다의 성공적 실현은 임기 기간과 퇴임 이후 모두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둘째는 청와대이다. 대통령은 자신과 함께 일할 핵심 참모들을 비서실장 및 정책실장 이하 10개 내외의 수석들과 수명의 기획관 및 보좌관을 대동하고 청와대에 입성한다. 청와대의 참모진은 대통령의 비전과 정책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유능한 인재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최적의 판단과 의사결정을 위해 직언할 수 있을 정도로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자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또한 청와대의 참모들은 뇌물을 수수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고 영향력을 부적절하게 행사할 유혹에 처하기 쉽다. 따라서 부패와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도록 원인을 차단하고, 문제발생시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감시체제 또한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적이고 기능적인 업무는 책임총리제를 실질적으로 운영해 총리실에 대부분 맡겨야 한다.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핵심적 정책 방향, 국정운영의 큰 틀, 임기 중 실현하고자 기획했던 대통령 어젠다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는 행정부처 관료기구와 국회이다. 대통령은 행정수반의 지위를 가지고 정부를 조직하고 영도한다. 대통령과 행정부는 한 몸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행정부처는 자신의 수족이 아니라 또 하나의 설득대상이 될 수 있다. 세계화, 정보화, 다원화의 시대에 급격한 경제적 국가안보적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력을 높이고, 효과적이고도 효율적인 공공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료기구의 틀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

 

국회는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대통령과 행정부를 견제하므로 청와대와 갈등관계에 놓이기 쉬운 대상이다. 국회 내 다수당이 집권당일 경우 당정관계가 보다 원활할 수 있지만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같은 집권당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국회로부터의 협력을 얻으며, 소통하는 당정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원활한 국정운영에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은 정치를 초월하는 최고 국정지도자이지만 분파적일 수밖에 없는 정치를 통합시켜 국민을 하나로 이끌어가는 큰 정치가라는 소임을 다할 때 성공할 수 있다.

 

끝으로, 국민과 시민사회 영역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들에게 정책쟁점과 공공문제를 제대로 알려 숙의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여론수렴을 해야 한다. 동시에 필요시 적극적 정책홍보를 통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와는 달리 언론매체를 통한 간접소통보다는 소셜미디어, 트위터 등 직접소통이 중요해지면서 청와대의 홍보전략도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대통령의 리더십과 정책과정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과 특정 쟁점에 대한 여론의 향방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꾀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쌍방향의 소통을 위해 청와대와 정부가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시민사회와의 관계, 대통령의 국정홍보, 국정지지율의 관리 등 세 가지 과제에 주목해야 한다. 

 

이 책에는 총 11인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였으며, 각 전문가들은 자신의 분야를 중심으로 대통령직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하여 주요 사안을 검토하고 실천적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의 부록은 역대 정부 및 현 정부의 국정 경험자들이 말하는 대통령의 성공 조건을 정리하고 있다. 학문적인 논의뿐만 아니라 실제 국정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현장의 지혜와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는 윤여준 전정무수석비서관, 김병준 전정책실장, 이동관 전홍보수석비서관, 이원종 전정무수석비서관, 김종인 전경제수석비서관, 박형준 전정무수석비서관, 성경륭 전정책실장, 한광옥 전비서실장이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우리 시대에 성공적인 대통령을 갖고자 하는 국민적인 열망과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기 위한 지혜를 모은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과 참모들에게는 어젠다 선정과 정책 결정에서 유용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이 책을 읽는 국민 독자에게는 성공적인 리더십을 완성하는 긍정과 활력의 팔로우십을 고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목차

 

서문

 

성공적인 대통령직 수행을 위한 제안 | 이숙종

 

1장 국가비전과 국정운영 | 이숙종·이곤수
2장 대통령 어젠다 | 이내영
3장 청와대 개편 | 박형준
4장 부패방지와 공정 인사 | 이재열
5장 관료기구 새 틀 짜기 | 장용석
6장 당정 관계 | 강원택
7장 국정운영과 시민사회 | 윤성이
8장 대통령의 국정홍보 | 한규섭
9장 국정지지율 관리 | 정한울·정원칠 

 

부록 국정 경험자가 말하는 대통령의 성공 조건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단행본의 원고를 일부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