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40대 후반-50대 초반)의 세대 표심변화가 관건
연령효과 대 코호트 효과 : 보수화 경향 강화될까? 진보성향 유턴할까?
 

 

 

본 보고서는 <데일리한국>에 기고한 “과연 보수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가?”(2014년 8월 11일자) 기주장을 경험적으로 검토하고자 작성되었다. 이내영·정한울.“세대균열의 구성요소: 코호트 효과와 연령효과”『의정연구』제19권3호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추가 분석한 결과를 담았다. 본 보고서는 <데일리한국> [선거와 한국의 미래 ②] “386세대 표심 향배가 2017년 대선 승패 가른다” (2015년 6월 23일자)에 소개되었다.

 

세대균열로 본 19대 대선구도 예측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특히 2017년 19대 선거 앞뒤로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제6회 전국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한국정치변동의 계기들이 집중되어 있다. 국민들의 관심이 현 정부의 성공여부에서 차기 대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시점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차기 대선 주자들의 본격적인 출마움직임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대선 정국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전망과 예측은 쉽지 않다. 그러나 차기 대선을 좌우할 구조적, 전략적 환경에 대한 진단은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

 

차기 대선구도와 관련하여 세대투표요인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18대 대선은 2030세대는 진보, 5060는 보수라는 세대간 균열에 초점을 맞춘 정태적인 분석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학습효과를 남겼다. 인구고령화라는 사회적 변화가 유권자 세대구성에 미친 변화와 시간의 흐름 변화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 변화하는 지 그 변동의 동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해졌다. 젊은 층의 투표율에 매달렸던 야당, 40대 유권자 장악에 실패한 여당 공히 기존의 세대분석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대 대선 정국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세대정치 분석의 새로운 접근법을 정리해보고자 한다(당시 세대요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필요성을 제기한 주장에 대해서는 필자가 쓴 월간중앙 기고문 “5060 세대가 승부를 가른다”  및 EAI 오피니언리뷰 “세대투표율로 본 2012 대선예측” 참조).

 

18대 대선의 학습효과1 : 인구고령화 유권자 체질을 바꾸다

 

■ “2030 진보 대 5060 보수”구도론에 매몰

■ 여야 공히 2030세대 투표율에 집착

 

지난 18대 대선 결과는 인구고령화 현상에 따른 세대구성의 변화(composition effect)의 변화가 선거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당시 여야는 물론 대부분의 언론에서 2030세대는 진보 대 5060세대는 보수라는 기존의 세대균열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언론과 정치권은 최대 선거변수로 2030 젊은 세대 투표율을 꼽았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일각에선 젊은층의 투표율을 끌어내리려는 선관위 사이트 해킹 사건이 발생하는 가하면, 야당은 젊은 층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벤트로 시간을 허비했다.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라면 고연령 유권자층의 증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거분석들의 기본 가정은 [그림1]의 좌측그림으로 표현된다. 유권자 세대구성의 변화 가능성을 간과한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 구성 변화 자료를 취합한 결과 2030세대의 규모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1680만표에서 2012년 18대 대선에서는 1530여만표로 줄었다. 5060세대의 경우 같은 기간 1020만표에서 1520여만표로 늘었다. 강산 만 아니라 유권자 체질이 바뀐 것이다.

 

[그림1] 기존의 유권자 세대구성에 대한 이해와 실제 변화 : 고령화 현상

 

자료: 18대 대선 이전 자료는 선거관리위원회, 19대 대선 추산은 통계청 발표

 

■ 세대구성 변화의 위력: 18대 대선, 16대 대선시기 세대구성 적용→ 문 후보 132만 표 승리

 

고령화에 따른 세대구성 변화가 선거에 미친 위력은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대선은 5060세대의 급증과 몰표를 통해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만약 18대 대선 당시 세대별 후보 지지율이나 투표율은 동일한데 유권자 구성에서 고령화 현상이 없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까? 즉 십년 전처럼 2030세대가 과반에 가깝고, 5060세대가 30% 수준에 불과하다고 가정하고 18대 대선 결과와 비교해보자.

 

시뮬레이션 1은 18대 대선시기의 실제 유권자 규모, 최종 투표율과 추정된 세대별 후보 지지율 자료를 활용하여 도출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득표수 격차이다. 반면 시뮬레이션2는 동일한 조건에서 고연령 현상이 가시화되기 이전 시점인 16대 대선시기의 유권자 구성비를 적용하여 계산한 선거결과이다. 2012년 당시 선관위에 등록된 전체 유권자 수 40,507,842명을 기준으로 18대 세대구성비와 16대 세대구성비를 곱하면 18대 대선시기의 세대별 유효투표자수와 16대 구성비를 적용했을 때 유효투표자 수의 규모 차이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표1]은 시뮬레이션1에서는 유효투표자 40,507,842명명 중 18대 대선의 실제 20대 구성비는 18.1%(0.181)을 곱하면 20대 유권자는 7,327,794명이 된다. 만약 18대 대선시기 세대별 구성비가 16대 대선시기와 변하지 않았다면 시뮬레이션2에서는 전체 유권자 중 20대 유권자는 전체유권자의 23.2%에 달하고, 20대 유권자 수는 9,387,797명(40,507,842명*0.232)이 되는 셈이다. 각각에 20대의 투표율 69.0%(0.690)을 곱한 후, 박근혜 후보 지지율 26.5%,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 70.7%를 곱하면 각 후보가 해당 세대에서 얻은 득표수를 추산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1에서는 20대에서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223만표차 뒤지지만, 16대 대선의 20대 세대구성비를 적용한 시뮬레이션2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 286만표 뒤지는 셈이다. 세대구성의 변화로 20대에서만 60만표 이상 문재인 후보가 손해본 셈이다.

 

[표1]의 같은 방식으로 18대 대선 세대구성비를 전 세대에 적용한 시뮬레이션1은 박근혜 후보가 1백8만9천표 차로 승리하는 결과로 실제 개표결과인 1백 10만표차와 매우 근접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러나 16대 대선 당시의 세대별 구성비를 적용한 시뮬레이션2에서는 반대로 동일한 세대별 지지율과 세대별 투표율을 가정하더라도 문재인 후보가 132만 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인구 고령화의 위력을 확실히 보여준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인구고령화 현상은 심화된다. 5060세대는 2012년 선거에 비해 5% 증가한 45% 수준으로, 2030세대는 5%가량 감소한 34% 수준으로 줄어든다.

 

[표1] 유권자 세대구성비 차이에 따른 18대 대선 결과 시뮬레이션

 

자료: 18대 대선 투표율 자료는 중앙선관위 <18대 대선투표율 분석>(2013), 세대별 유권자 구성은

중앙선관위“세대별 투표율 자료”<16대 대선 보도자료>(2003)

 

18대 대선의 학습효과2 : 코호트(cohort effect) 효과인가? 연령효과(aging effect)인가?

 

■ 혼재된 세대 효과

 

18대 대선 결과는 세대구성의 변화 뿐 아니라 세대집단별 투표성향의 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주었다. 세대별 투표성향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를 강조하는 입장과 연령 효과(aging effect)를 강조하는 입장이 대립해왔다(노환희·송정민·강원택 2013; 이내영·정한울 2013). 정치적인 태도형성기에 특정 정치적 경험과 기억을 공유하는 동일한 세대집단(코호트)의 정치성향은 시간이 변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 코호트 효과론라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수화 경향이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입장 소위 연령효과(혹은 고령화 효과)론이다.

 

그 동안 한국사회의 세대인식은 [그림2]의 좌측 그림처럼 2030세대는 진보, 40대 중립, 5060세대는 보수라는 균열구조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이해해왔다. 코호트론의 관점에서 세대를 분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표1]에서 볼 수 있듯이 실제로 2012년 대선에서 50대에서는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에 30%포인트(0.645-0.348) 가량, 60대 이상에서 무여 54%포인트(0.769-0.224) 가량 문재인 후보에 우위를 보이고, 2030세대에서는 반대의 패턴이 뚜렷하다. 2002년 선거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코호트간 균열은 2007년 약화되었지만 2012년 복원되었다.

 

동시에 2002년과 2012년 동일한 코호트 집단의 투표성향 변화는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다. 16대 대선 당시 MBC-코리아리서치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02년 40대에서는 노무현 후보는 48.1%, 이회창 후보가 47.1%로 반반 엇갈렸고, 50대에서는 노무현 후보 40.1%, 이회창 후보가 57.9%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의 50대는 10년 전 2002년 대선에서는 40대였고, 60대는 10년 전 50대였다. 이들의 경우 10년이 지나면서 보수성향의 후보를 지지한 비율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그림2] 우측 그림처럼 코호트간 투표선호의 격차는 여전히 유지되면서도(코호트 효과)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되는 현상이 혼합되는 것처럼 보이는 결과다.

 

[그림2] 세대별 투표성향의 변화 모델

 

주: Baltes의 코호트*연령효과 패턴 유형 중 선별(이내영·정한울 2013)

 

■ 1968년 이후 출생자 진보로 유턴, 1957년 이전 출생자 보수화 경향 대비

■ 386세대(1958년~1967년생)는 진보유턴 + 보수화 경향이 공존

 

만약 5060세대구성의 확대에 나이 들수록 보수화되는 경향이 결합된다면 사실 다음 선거는 볼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지난 칼럼에서 주장한 것처럼 이러한 경향은 5060세대에서만 나타는 제한적 현상이며, 40대 이상 층에서는 다른 변화양상이 나타난다. 2002년 대선에서 40대의 표가 절반으로 갈렸지만, 2012년 선거에서의 40대는 문재인 후보 지지 경향이 오히려 강해졌다. 2030 대 40 대 5060 구도에서 2040대 5060 구도 전환된 셈이다. 이 글에서는 좀 더 면밀히 검증하기 위해 면밀한 분석을 위해 2012년 투표 당시 연령을 기준으로 5세단위로 출생집단 코호를 분류하고 이들 코호트들에서 16대(2002년), 17대(2007년), 18대(2012년) 대선에서의 보수-진보 후보 지지율 차이를 구하였다.

 

[그림3]은 16대부터 18대 대선까지 각 보수후보(박근혜, 이명박, 이회창 후보) 지지율에서 진보후보(문재인, 정동영, 노무현 후보) 지지율을 각각 뺀 수치로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세로축 (+)로 갈수록 보수후보 지지율 우위가 크고, (-)로 갈수록 진보 후보 지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0은 보수 후보지지율과 진보후보 지지율이 같은 경우다. 2012년 40대 초반인 1968년 생 이후 출생한 세대에서는 2007년 17대 대선에서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쪽으로 이동했지만, 2012년 선거에서는 진보성향 후보 지지로 급격하게 유턴했다. 2002년 선거에서 진보 성향이었던 30대 후반 유권자들이 40대 초반대로 진입하면서 연령효과보다는 진보성향이 회복되면서 중도적 40대의 투표성향을 진보적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반면 2012년 당시 55세 이상이었던 1957년 이전 출생자들의 경우 [그림3]의 맨 우측 그림처럼 매 선거 시기마다 보수 성향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이 높아짐으로써 일관된 고령화 효과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1968년 이후 진보성향 유턴효과와 대비된다.

 

[그림3] 연령대별로 뚜렷한 세대효과 패턴의 차이(여당 후보지지율-제1야당 후보 지지율)

 

자료: 16대 대선(KBS-미디어리서치 출구조사), 17대 대선(SBS-중앙일보-EAI-한국리서치 KEPS 패널조사),

18대 대선(SBS-중앙일보-EAI-한국리서치 KEPS 패널조사), 출처: 이내영·정한울(2013)을 재분류

 

19대 대선에서의 세대균열 구도 전망

 

386세대(1958년~67년생)의 변화가 대선 향방 가를 것

 

주목할 대상은 [그림3]의 중간에 위치한 1958년~67년생(18대 대선 당시 40대 후반~50대 초반)이다. 이들 세대는 그 동안 정치적 민주화 시기에 청년기를 거친 386세대로 볼 수 있다. 이들의 투표성향은 그 윗세대와 그 아랫세대와 뚜렷하게 구분된다. 이들은 17대 대선의 50대를 구성하게 된다. 1957년 이전 출생의 고연령 세대와 달리 2012년 선거에서는 보수화 경향에 제동이 걸리고 반전의 조짐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뚜렷하게 진보성향으로 유턴한 68년 이후 출생자들과도 차이가 보인다. 즉 보수화 경향과 진보성향 복원경향이 공존하고 있는 세대다.

 

이들이 진보로 유턴하는 경향성이 강해져서 2017년 50대의 투표성향은 2012년 50대가 보여준 보수의 진지같은 모습과는 크게 다를 것이다. 2002년 40대는 중도적 선택을 보여주었지만, 2012년 40대는 진보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준 것처럼, 50대 진보세대의 등장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반대로 이들이 잠시 주춤했지만 이전 세대처럼 급격한 보수화 경로를 밟게 된다면 야당으로서는 사실상 다음 선거를 기약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 동안 우리가 가정했던 것과 달리 세대는 정지된 현상이 아니다. 이들의 정치적 성향은 현재 진화하는 중이다. 여야 중 어느 세력이 그 진화의 방향을 자신의 쪽으로 이끌어낼 지가 19대 대선을 좌우할 최대 변수라해도 과언이 아니다(끝).